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354)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354화
합동 훈련 (3)
후웅!
날카롭게 근접하는 수하들의 공격을 받으며.
화르륵!
나는 묵묵하게 검을 휘둘렀다. 창을 찌르고, 활을 쏘았다.
“…….”
만술(萬術)의 기초가 모든 술(術)의 기초를 닦는 것이라면.
중급으로 향하는 길은 모든 술(術)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가장 마음에 드는 무기.
후우웅!
예를 들어, 오직 창 하나만 휘둘러도 된다.
그 찌르기에 담긴 묘리가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기초가 모든 것을 발 넓게 배우는 것이라면, 중급 과정은 그 배운 것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라 보면 되겠다.
나는 그것을 세 무기로 모았다.
검, 창, 활.
검은 다루기가 편했고, 창은 갠취였으며.
활은 원거리의 상대를 견제하기 수월했다.
콰가가가!
태양이의 태양연격을 검으로 쳐냄과 동시에.
핑! 피이잉!
쏘아지는 엘드린의 화살을 내 화살로 걷어냈다.
파괴룡의 화살(SS급)?
그런 것 따위……. 내 화살에 닿는 순간 무력화된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내 화살의 등급은 신살(神殺)이니까.
정확히는 압도적인 정수의 힘으로 폭발하기 전에 소멸시켜 버리는 것이지만, 어쨌든.
“하압!”
무각의 주먹과 발차기를 받아내며, 카덴을 비껴간 내가 태양이를 향해 창을 내질렀다.
쿠과가가가!
이미 이 창으로 태양이의 가슴을 몇 번은 뚫었다.
“흐읍!”
나 역시 태양이가 뿜어내는 불길에 살이 타올랐지만.
우우웅!
곁에서 쏟아지는 다나의 힐링이 그 모든 것을 무력화시킨다.
즉.
우리 둘 다 죽음이 무섭지 않았다.
태양이야 어차피 망자이니 죽는 게 두려울 리 없었고.
나 역시 다나 덕에 사망이라는 것을 배제하고 싸웠다.
다만 느껴지는 감정은.
‘너희들도 강해지고 싶구나.’
태양이도.
엘드린도.
카덴도.
무각도.
성장하고 싶다는 욕망 속에서 각자 느끼는 게 있음이 분명했다.
점점 공격이 날카로워지고, 방어가 튼튼해지는 게 그 증거였다.
‘좋다!’
비록 스켈레톤이라 호흡은 없지만, 우리의 가슴은 뜨거웠다.
병장기를 부딪치고, 몸을 부딪치며 끊임없이 서로를 자극했다.
다시 일주일이 흘렀다.
“껄껄. 좋구나. 뼈일이 저놈에게도 고마워해야겠어.”
노인이 지나가면서 던지는 말.
‘맞네.’
뼈일이 본신 놈.
소름 돋게 강한 주제에 굳건하게 가만히 앉아만 있으니까, 우리가 더 자극되는 거다.
거기다가 훈련까지 하라고, 공격도 안 해주니.
‘땡큐지.’
우리가 훈련하는 동안.
아린이는 마나를 다루며, 이것저것 연구했고.
유이사는 아예 다른 곳으로 가 정령왕들과 소통했다.
이곳 동굴 세계 곳곳을 경험시켜 주는 것 같았다.
그것만으로 정령 친화력이 올라간다나?
그렇게 이 주일이 또 지나갔다.
화르륵!
태양창의 날카로운 창술은 태양을 똑 닮아 뜨겁게 타올랐다.
슝! 쓩쓩! 콰아아앙!
엘드린의 움직임은 날이 갈수록 신속해졌고, 쏘는 속도 역시 바람처럼 날렵하고 정교해졌다. 이제는 빗나가지도 않았다.
쿠웅!
카덴의 방패는 더욱 무겁고 견고해졌다.
때릴 때마다 두꺼운 쇠벽을 때리는 것 같은 느낌.
그의 방어술은 마치 돌파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았다.
그리고 무각.
발차기의 대가였던 그의 손놀림도 이제 진권의 주먹 못지않아졌다.
발과 주먹의 조화.
마치 예전에 싸웠던 ‘투신’(SSS급)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그래 이거라니까.’
재능도 중요하지만.
그 재능 못지않게 노력 역시 중요하다.
보라.
하면 되지 않는가!
분명히 발전하고 있지 않은가!
쿠과가가가!
우리는 계속 싸웠다.
이제는 서로 인지조차 못한 채로, 완전히 몰입해 움직였다.
생각하지 않고 휘두르는 검, 찌르는 창, 쏘는 활.
우리는 서로를 잊었다.
서로는 무슨, 자기 자신조차 잊었다.
망아(忘我)의 체현!
탈마의 경지에 이르겠다는 하세라.
그리고 성좌의 단계에 서고 싶은 우리들의 욕망과 의지가 몸을 이끌었다.
어려울 것 없는 일이다.
노력이야 뭐.
20살 성인이 된 이후로 계속해 왔던 일이니.
이성 없이 본능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무의식적으로 수하들의 공격을 쳐내고 검을 꽂아 넣는 것도.
기계처럼 반복해 몸에 밸 정도로 훈련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그리고.
어느 순간.
하세라가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주동훈, 그리고 그의 수하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자신 역시 지친 몸을 이끌고 계속해서 이들의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설마?’
저들의 눈동자에 초점이 없다.
하지만, 그런데도 움직임에는 확신이 있다. 거침이 없다.
‘……이것은?’
왜 모를까!
그녀가 입마(入魔)의 경지에 오를 때, 경험해 봤던 건데!
혼연일체(渾然一體)!
사람의 마음과 행동이 완전히 섞여 하나로 뭉쳐진 상태!
아아, 그래.
이것은 성좌로 가는 초입부다.
무언가의 극(極)을 보기 전 단계다.
하세라는 놀랐지만,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쿠과가가가!
오히려 더 최선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이들의 움직임을 방해하면 안 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저들이 깨달음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약속이니까.
하세라 역시 이들과 쉬지 않고 싸우면서 분명 얻은 게 있었다.
수준이 맞는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험이 축적되었으며, 각 세계 절대자들이 지닌 묘리들을 몸소 깨우쳤다.
‘그리고.’
저들이 강해지는 만큼.
그녀 역시 더 강한 수련 대상이 생기는 것!
타앗!
그녀가 땅을 박차 하늘로 유려하게 솟구쳤다.
검과 함께 머리칼을 나풀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동양의 용이 하늘을 누비며 솟구치듯 웅장했다.
이윽고.
쏟아지는 하세라의 검격!
천마신공(天魔神功).
파천수라검(破天修羅劍).
천마대멸겁(天魔大滅劫).
쿠과가가가!
그 순간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마(魔)의 폭풍이 대(大) 자 모양으로 떨어졌다.
언제봐도 경이로운 기술!
쾅쾅쾅쾅쾅쾅쾅쾅!
마치 융단 폭격이라도 떨어지듯, 넘실거리는 마기가 주동훈의 수하들을 타격했다.
‘견뎌 봐.’
작은 나비도 고치를 깨고 나올 때까지 인고의 시간을 버틴다지?
‘그리고 날아오르는 거야.’
고통이 강할수록.
노력이 거듭될수록.
맞이하는 훈훈한 봄날의 청취는 더욱 달콤해질 거다.
성좌라는 달콤한 열매를 더욱 풍미 있게 만끽할 수 있을 거다.
‘흐아압!’
속으로 기합을 내지른 하세라의 검격이 유난히 날카로웠다.
* * *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계산조차 안 하고 있을 때였다.
‘어?’
몰랐는데.
어느덧 내 시야에 메시지가 떠 있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뭐지?’
아니, 그전에.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거지?
콰가가가가!
나는 아직도 검을 휘두르고.
수하들은 아직도 그에 맞서고 있었다.
“……!”
타앗!
일단 태양이의 창을 걷어낸 후, 바닥을 박차 뒤로 후진했다.
그리고 눈동자를 굴려, 맨 위 메시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축하합니다.] [‘태양창’이 ‘태양의 힘’(SSS급)을 깨우칩니다.] [‘태양창’의 기력이 500 증가합니다!] [‘태양창’의 등급이 SSS급으로 상향됩니다!] [‘태양창’의 모든 스탯이 20 증가합니다!]“자, 잠깐!”
곧바로 사방을 향해 외쳤다.
“다들 멈춰 봐!”
미친?
진짜야?
진짜, 태양이가 성좌가 된 거야?
‘아니.’
태양이뿐만이 아니었다.
[축하합니다.] [‘엘드린’이 ‘자연의 의지’(SSS급)를 깨우칩니다.] [‘엘드린’의 기력이 450 증가합니다!] [‘엘드린’의 등급이 SSS급으로 상향됩니다!] [‘엘드린’의 모든 스탯이 20 증가합니다!]엘드린도.
카덴도.
[축하합니다.] [‘무각’이 ‘투신’(SSS급)을 깨우칩니다.] [‘무각’의 기력이 500 증가합니다!] [‘무각’의 등급이 SSS급으로 상향됩니다!] [‘무각’의 모든 스탯이 20 증가합니다!]무각도.
나와 하세라, 다나를 상대했던 모두가 성좌가 ‘이미’ 되어 있었다.
‘도대체 언제?’
마치 긴 꿈을 꾼 기분이었다.
기억나는 것은 미친 듯이 팔을 휘두르고 날아다닌 것뿐.
오직 하나.
성장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것만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어느덧.
모두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고는 멍하니 자신의 상태를 관조했다.
“지, 진짜……. 진짜입니까?”
태양이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망자가 되어서, 생전의 자신을 뛰어넘은 첫 순간!
“아아, 고대 사막 세계의 태양……. 태어나던 그 순간 눈에 담고 살 수밖에 없었던 그 태양의 힘이 제 가슴 속에 담겼습니다.”
만약.
태양이가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면.
물기가 떨어져 내리지 않았을까?
‘그래, 녀석아.’
남자는 꿈을 이뤘을 때, 비로소 눈물을 흘리는 법이지.
“아아, 몸이 가벼워요. 주인님.”
노란 머리칼의 엘드린이 주변을 가볍게 뛰놀았다.
“자연, 그리고 숲. 그게 무엇인지 진짜 깨우친 느낌이 들어요.”
나풀거리면서 통통 튀는 게.
너무 현묘해서 눈에 잘 잡히지도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자연의 의지’(SSS급)라 했지.
제법 거창한 이름이었다.
자연이란 곧 우주.
우주란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방대하니까.
아린이가 설명한 대로.
성운급, 은하급 등등등.
엘드린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만 있다면, 그 잠재력만큼은 최상위가 아닐까?
“마스터.”
쿠웅!
‘녀석…….’
성좌가 되었어도.
그 방패 내려찍는 버릇만큼은 못 고쳤나 보다.
“이 방패 하나만 있다면, 용의 브레스도 막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오.
용의 브레스도?
“마스터를 더 안전하게 보호하게 될 수 있어 이 카덴, 너무도 기쁩니다.”
역시, 카덴.
녀석은 마치 커다란 바위를 보는 것만 같다.
곁에 있으면 너무도 듬직하고 든든한 바위.
“크하하핫!”
그에 비해, 무각은 너무도 가볍다.
“주인! 드디어! 드디어 내가 투신에 자리에 올랐어! 생전에도 못 이뤘던 꿈을 주인과 함께 이뤘다고!”
나는 그 가벼움도 좋았다.
원래 무거운 것보다 가벼운 게 더 날렵하고 빠르니까.
무각은 통통 튀는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매력만큼 날카로우면서도 강했다.
솔직히.
아직도 녀석이 타격한 갈비나 복부가 욱신거린다.
‘하여튼.’
내 수하들이! 내 소환수들이!
마침내 성좌에 오르다니!
녀석들도 기쁘겠지만, 사실 내가 제일 기뻤다.
성좌를 마음껏 부릴 수 있게 됐는데 어찌 기쁘지 않으랴!
후련하면서도 시원한 마음이었다.
그런 나를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하세라도 고마웠고.
무언가 아쉬운 표정으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다나도 고마웠다.
“다들.”
후, 내가 호흡을 위로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고생 많았어. 정말로.”
그렇게 위로와 동시에 수하들을 격려하는 순간이었다.
[태양창이 우주를 빛내는 성좌가 되었습니다.] [엘드린이 우주를 빛내는 성좌가 되었습니다.] [카덴이 우주를 빛내는 성좌가 되었습니다.] [무각이 우주를 빛내는 성좌가 되었습니다.]“응?”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왜.
또 뭐가 있어?
시스템 메시지가 뭐 변화도 없이 뜨는 게 아닌데…….
스켈레톤 엠페러.
나의 이명이자, 고유 능력!
이제 시스템이 나에게 다른 이름을 선물하려 하는가?
[당신은 여러 성좌들의 충성을 받는 존재.] [당신은 ‘스켈레톤 마스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