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ached the ending with a death route character RAW novel - Chapter 168
제168화
…
친밀도가 30까지 올라갔다.
연주가 끝나자 이번에는 세 아들이 새로운 곡을 연주하면서 노래까지 불렀다.
곡의 이름은 꽃의 눈!
이 곡은 아까와 달리 특별했는데 노래가 한국어가 아니라 마법의 언어인 룬어였다.
뒤므리에나 하인리히는 서클이 있기에 마나를 다룰 수 있고, 룬어를 발음하는 것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에이츠가 문제였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인트를 또 써서 슬롯을 하나 구매하고 1서클 마법을 특성으로 개방시켰다.
[1서클 마법(E)1서클 마법을 다룰 수 있다.]
이제 에이츠도 1서클 마법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마법이 1서클로 한정되고, 수준은 겨우 E등급.
그래도 이걸 했기에 룬어를 읽고, 발음할 수 있게 되었다.
좀 억지이긴 하지만 이 세계의 기반이 게임이고, 시스템에 있어서 문제가 없는 거였다.
참! 왜 노래를 굳이 룬어로 부르냐고?
처음에 기타를 준비했을 때에 내가 노래를 부를 생각이었다.
그래서 연습을 하면서 한국어로 부르다가 문득 룬어 생각이 나서 곡을 최대한 비슷한 단어의 룬어로 바꾼 후에 불러보았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샤아아아아.
룬어가 만들어낸 마법.
이건 눈도 없는 공간에 눈을 내리게 하는 거였다.
곡처럼 꽃의 눈이 현실로 나타나는 마법이 일어난 것.
노래를 룬어로 불렀더니 실제로 마법이 생겨났다.
테스트로 노래를 부른 후에 이 일을 만들어낸 내가 가장 먼저 놀랐다.
‘이건 마법이야. 진짜 마법!’
그래서 세 아들에게도 가르쳤고, 에이츠에게 추가로 포인트까지 써가며 특성을 열었다.
세 아들의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자 마법이 생겨났다.
하늘하늘, 하늘하늘…
마법의 음악으로 만들어진 눈이 천정에서 하얗게 내리기 시작한 것.
오오오오!
이번에도 탄성이, 아까보다 더 진한 탄성이 모든 엘프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엘프 종족과의 친밀도가 +2 상승하였습니다.] [엘프 종족과의 친밀도가 +3 상승하였습니다.] [엘프 종족과의 친밀도가 +2 상승하였습니다.]…
친밀도가 단숨에 90까지 치솟았다.
‘100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살짝 아쉬웠다.
세 아들은 음악 특성을 B까지 올려주어서인지 노래를 정말 잘 불렀다.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것도 한몫을 했고.
연주와 함께 부르는 노래가 끝나자 세 아들에게 기타를 받아 왕에게 건네주었다.
기타는 1개가 아니라 3개였다.
“이, 이 연주와 노래. 가르쳐줄 수 있나요?”
왕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물론입니다. 세 아들에게 말해 가르쳐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오. 고맙습니다!”
왕이 감격하며 말하는데 고대하던 메시지가 들려왔다.
[엘프 종족과의 친밀도가 +10 상승하였습니다.] [엘프 종족과의 친밀도가 100이 되어 최고가 되었습니다.]와락!
왕이 크게 기뻐하며 날 끌어안았다.
이건 드워프 왕과 똑같았다.
쓰윽.
“이걸 예물에 대한 보답으로 주겠습니다.”
둘둘 말린 양피지를 5개나 주는데 펼쳐보니 주문서 확률 보정권이었다.
1%짜리가 아니라 10%짜리.
‘오호, 대박! 대박! 대박!’
이제 스탯 하나는 확실하게 올릴 수 있게 되었다.
행운의 룰렛이 있으니 이걸 이용한다면 2개나 그 이상도 가능할 듯 했다.
내가 행복한 미소를 짓는데 세 아내를 보니 눈물을 글썽거리고 있었다.
레아도, 아나이스도, 심지어 이자벨까지.
‘왜…’
이유를 몰라서 쳐다보고 있으니 셋이 입을 열었다.
“뒤므리에. 너무 사랑스러워요.”
“에이츠가 이렇게 멋져 보이는 건 처음이에요.”
“하인리히라면 내 생명도 아깝지 않아요.”
셋이 각자 아들에게 아주 푹 빠져버렸다.
그런데 이건 세 아내만이 아니었다.
눈을 반짝거리고 있는 틸리도, 다른 여자 엘프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이후로 나와 세 아내는 일주일을 머무르며 대접을 받았다.
다음에 황성으로 떠났는데 세 아들은 엘프 왕국에 더 머무르기로 했다.
이유는 기타 연주와 노래를 알려주어야 했기에.
예정된 시간은 3달이었다.
“세 달 후에 아빠가 오겠다. 그때 다시 보자.”
엘프들이 세 아들을 잘 보호하며 돌봐줄 걸 믿기에 아무 걱정 없이 남길 수 있었다.
세 아내는 같이 남고 싶어 했지만 나와 세 아들이 모두 만류했다.
세 아들에겐 떠나기 전에 여자 엘프들을 조심하라고 했다.
“너희는 아직 어리다. 사고치지 말기 마란다. 알았지?”
이제 13살이니 사고 칠 리는 없겠다고 생각하지만 한국 나이면 14살이었고, 세 아들은 특히 성장 속도가 빨랐다.
살짝 안심이 안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직 어리니까 하면서 믿기로 했다.
‘설마 13살에 손주를 안겨주지는 않겠지.’
황성에 돌아온 후에 밀린 일을 하느라 정신없이 3개월을 보냈다.
해가 바뀌고 세 아들을 데리러 세 아내, 세 딸과 함께 밍구를 타고 엘프 왕국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이, 이런…’
세 아들 옆에 엘프 여자가 하나씩 붙어있었다.
문제는 각자 엘프 여자의 손을 꼭 잡고 있다는 거!
하인리히 옆에는 틸 리가.
뒤므리에와 에이츠 옆에는 잘 모르겠는 엘프가.
“어머!”
비틀.
레아가 한 손으로 이마를 잡으며 쓰러지려 해서 얼른 부축했다.
그리고 아나이스와 이자벨을 보았는데 둘 다 쓰러지지만 않았지 표정은 레아와 다를 게 없었다.
“얘, 얘들아?”
내가 걱정하며 세 아들을 불렀다.
가까이 다가오는데 여전히 각자 잡고 있는 엘프의 손을 놓지 않고 있었다.
“흠흠. 너희들. 그동안 아무 일 없었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물었다.
“그럼요. 잘 지냈어요.”
“너무 잘 대해주어서 키도 쑥 컸어요.”
“몸무게도 는 거 같아요.”
셋 다 해맑게 대답하는데 걱정하는 일은 없었던 거 같았다.
세 아내도 안심이 되는지 굳은 얼굴이 좀 펴졌다.
“그런데 이쪽은 누구니?”
질문은 레아부터 했다.
“저는 사르베코바 아비나 아프라기디언 공주예요. 아비나라고 부르세요.”
“저는 이자프만 루이자 아프라기디언 공주예요. 루이자라고 부르세요.”
아들이 소개해주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스스로를 소개하는 두 엘프 여인.
‘다 공주네?’
살짝 안도했다.
왜냐하면 결혼까지 한다고 해도 그냥 엘프인 거랑, 엘프 공주인 거랑은 급이 다르니까.
나는 지구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에 신분 따위 따지지 않지만 이 세계에선 이것도 꽤 중요한 거였다.
특히 황자가 일반 평민과 결혼한다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아무리 종족이 다르다 해도.
‘일단 신분은 엇비슷하게 맞았네. 그런데 어느 정도 깊은 사이일까? 그냥 친구?’
설마 여기서 생사의 분기 같은 게 뜨면서 세 아들을 엘프 공주들이랑 결혼시켜야 한다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도 아니긴 했는데 이유는…
“전 틸리랑 결혼하고 싶어요.”
“저는 아비나랑 결혼하고 싶어요.”
“전 루이자랑 결혼하고 싶어요.”
세 아들이 홀딱 넘어가 버렸다는 사실.
더군다나 셋의 나이는 30대, 30대, 40대.
끄응. 나이로는 장인, 장모랑 맞짱을 떠도 된다.
일단은 어린 아들들의 첫 연애(?)였기에 진정을 시켰다.
마음은 세 아들을 데리고 바로 떠나고 싶었지만 엘프 종족과의 관계를 생각해 일주일이나 있으며 저들과 친목을 다졌다.
하지만 마음은 무척이나 불편했는데 엘프 왕이 혼인을 맺자며 공식적으로 요청을 해올까봐서였다.
세 아내는 엘프가 예쁜 건 인정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점과 타 종족과의 결혼이라는 것, 향후 제국의 성장을 생각해 이에 도움이 되는 결혼이어야 한다는 걸 이유로 반대했다.
나이나, 타 종족은 이해를 하지만 제국의 성장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의외였다.
‘아들을 정략결혼 시키려고 할 줄은 몰랐네.’
“당신 의견은 어때요?”
세 아내의 대표로 레아가 물었다.
“나이는 문제가 아니라고 봐. 왜냐하면 엘프의 수명은 천 년이야. 당장 10년만 지나도 남들은 어린 신부라는 말을 할 거야. 왜냐하면 지금 상태에서 하나도 변하지 않고 아들만 바뀌니까. 20년이 지나면 딸이랑 결혼했나? 이런 소리까지 들을 걸?”
아마 세 아들이 죽을 때까지 세 공주는 여전히 10대 소녀의 모습일 거다.
“다음으로 타 종족과의 결혼. 이건 오히려 제국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해가 안 가는데요?”
“숲에 사는 엘프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셋은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엘프의 역사는 수십만 년이 넘어.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야.”
게임의 배경설정에 나오는 얘기였다.
“저들이 숲에서 산다고 미개한 것도 아니야. 우린 저들에게 배울 게 많아. 바로 마법!”
잠시 말을 멈추고 셋을 바라보았다.
“총이 대단하지? 마찬가지로 엘프에게서 총과 같은 새로운 무기가 될 마법을 배울 수 있다면 제국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안 될까?”
물어보나마나한 질문이었다.
“특히 공주가 결혼해서 우리에게 온다면 공주를 보좌하기 위해 최소 서넛의 엘프가 함께 따라올 수밖에 없어. 이들이 무시무시할 거야.”
피식.
“고작 서넛이잖아요.”
아나이스가 헛웃음을 지으며 반응했는데 레아나 이자벨의 표정도 다를 바 없었다.
“저들의 수명이 천 년이야. 검을 5백년만 수련해도 소드 마스터는 될 걸? 마법이라면 8서클 마법사는 되겠지.”
“설마 그런 사람이 따라온다고요?”
“그런 사람이 아니라 그런 엘프라고 해야지. 우리에게 소드 마스터나 7서클 마법사는 대단한 존재지만 엘프에겐 흔한 존재일 수 있다고.”
진짜로 흔하지는 않지만 인간에 비할 수 없이 많은 건 사실이었다.
게임 설정 상으로 그렇다.
소드 마스터가 최소 백 이상, 7서클 마법사도 최소 백 이상.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지만 엘프와 맞서는 주인공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설사 그런 게 가능하다고 해도 엔딩을 볼 가능성은 0%에 수렴할 거다.
나도 맞설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예를 들어서 엘프 왕 옆에 검을 차고 있는 자가 있는데 그는 드레이크 공작보다 수준이 높아.”
“진짜요?”
“내가 드레이크 공작이랑 두 번이나 붙어봤잖아. 그의 기세보다 훨씬 강하다고.”
“또 다른 얘기를 해줄까? 엘프의 땅에는 흑마법사가 활동하지 못해. 왜 일까?”
“…엘프가 강해서?”
짝짝짝.
“정답!”
박수를 치며 외쳤다.
“엘프의 땅에선 흑마법의 악한 기운은 바로 감지된다고. 그러니 흑마법사는 이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지.”
이 말을 하면서 생사의 분기를 기억했다.
‘혹시 이 땅에 흑마법사가 얼씬도 못하니까 초대에 응하라고 했었나?’
그러면서 다른 생각도 들었다.
‘혹시 이 땅에서라면 흑마법의 저주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거 아닐까?’
답은… 모르겠다.
“그래도 셋이나 결혼할 필요는 없는 거 아닐까요? 그냥 하나 정도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