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ached the ending with a death route character RAW novel - Chapter 171
제171화
알비온 제국이 둘로 나뉘고, 영 힘을 쓰지 못하니 베르게르 제국과의 국경에 있는 귀족들은 편을 바꾸려 했다.
실제로 몇몇은 그렇게 했고, 살기 좋다는 소문에 평민이나 노예들 중에 도망치는 자가 많았다.
특히 베르게르 제국은 노예를 인정하지 않기에 노예나 천민들이 많이 넘어가는 추세였다.
이 세계의 국경에 철책이나, 감시하는 망루 같은 게 있는 게 아니기에 타국으로 넘어가는 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긴 하지만 최근 몇 년은 그 정도가 심했다.
매년 숫자는 수천에서 수만으로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남북은 이 문제에 대해 베르게르에 제국에 제대로 따지지도 못했다.
괜히 심사를 거슬려 전쟁의 빌미를 줄까 봐서였다.
“심각하긴 하죠.”
“준비하고 칩시다.”
“하지만 우리의 낌새를 스타크도 눈치를 챌 텐데요. 그게 걱정입니다.”
“상대를 방심하게 만들죠.”
“어떻게요?”
“저희가 모두 저들에게 휴전을 하자고 하는 겁니다.”
“휴전을요?”
“그렇죠. 휴전이 되어도 좋고, 안 되어도 좋습니다. 상대를 방심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니까요.”
“그, 그럼 휴전하자고 했다가 뒤통수를 치자고요?”
이지크는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
끄덕끄덕.
“그렇습니다.”
“하지만 국가 간의 신뢰인데 이걸 깨겠다는 건…”
“으음. 해석하기 나름이죠.”
“네?”
“휴전 중에도 암살은 할 수 있죠. 그리고 암살을 우리가 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까?”
“하지만 샤이아 공작은요?”
피식.
“방법이 있습니다.”
“무슨 방법이요?”
“그가 흑마법사인 건 이제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그리고 흑마법사를 누가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저주의 마법은 그가 멋대로 건 것으로 할 겁니다.”
“하! 그런 변명이 통하겠습니까? 바로 전쟁을 할 거 같은데요?”
“암살이 실패하면 그럴 수도 있죠. 만일 그런다면 저희 쪽에서 휴전을 깬 건 베르게르 제국이라고 주장할 겁니다.”
“적반하장…”
이지크의 말에 다시금 다리우스는 가볍게 웃었다.
“말장난이라 할 수도 있지만 아예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명분이라는 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죠.”
“으음…”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한 달! 이 안에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쪽은 스타크에게 보낼 암살범이 있습니까? 아주 뛰어나지 않고선 암살이 성공하기 힘들 텐데요?”
“스타크가 아주 좋은 걸 발명했죠. 과거에 암살은 상대에게 접근해야 했습니다. 독을 쓰더라도 그렇고, 마법을 쓰더라도 그렇죠. 하지만 총!”
“아하!”
총이란 단어만 듣고도 이지크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저희가 심어둔 첩자들이 족히 백 명은 넘잖습니까?”
“그렇죠.”
“이들이 힘을 합쳐서 기회를 노리다가 스타크가 쓰러졌을 때에 한꺼번에 총을 쏜다면 어떻게 될까요?”
“…죽일 가능성이 높겠네요.”
“맞습니다.”
“돌아가서 폐하께 말씀드리고 긍정적인 답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지크가 돌아간 후에 답이 돌아왔는데 다리우스가 제안한 것처럼 하자는 거였다.
다만 버나드가 걱정한 게 있기는 했다.
“첩자 하나 심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전부 노출을 시키는 건 좀 그렇다.”
“그럼 절반만 할까요?”
“그래. 어차피 저들도 첩자를 얼마간은 숨겨둘 테니까. 우리만 손해를 볼 수는 없지 않나?”
이렇게 해서 다시 합의를 했는데 남북은 각각 50명씩 첩자를 동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각자 10명씩 암살자를 보내기로 했다.
이들 10명은 특별히 사격 훈련만 몇 년을 하면서 암살자로 길러진 자들이었다.
암살자를 보내기로 하면서 양측은 서로가 암살자를 키우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했다.
***
제보가 들어왔다.
국경 쪽에 있던 남 알비온 제국의 귀족인데 베르게르 제국으로 넘어오면서 정보를 하나 건네주었다.
“암살?”
“그렇습니다. 폐하에 대한 암살 시도입니다. 총을 전문적으로 훈련한 놈들이 있다고 합니다.”
“휴전을 제안하면서 암살을 하려고 한다?”
“제가 들은 정보에 따르면 북도 함께 한다고 했습니다.”
[생사의 분기흑마법의 연구 자료를 보호하시오.
유제프를 살리시오(선택, 난이도 하락).
피지컬을 SS로 올리시오.]
‘응? SS? 갑자기?’
암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데 피지컬을 올리라니.
‘암살을 당한다는 말이군.’
암살을 당하지만 피지컬을 올린 덕분에 살아난다.
딱 봐도 각이 잡히는 얘기였다.
‘후우, 총을 괜히 만들었나?’
갑옷은 항상 입고 다닌다.
팔다리 정도에 맞는다고 죽는 건 아닐 테니 답은 머리.
‘젠장. 머리에 한 방? 아니면 여러 방 맞나?’
하여튼 메시지가 떴으니 무시할 수는 없고 드워프와 엘프 종족에게서 받은 주문서 확률 보정권을 쓸 때가 왔다.
이전에 모은 것도 있는데 둘로 나눠서 쓰기로 했다.
그동안 쓰지 않고 모으고만 있었는데 한 번에 지르기로 했다.
열 몇 장 쓴 후에 행운의 룰렛 돌리면 아낄 수도 있긴 하다.
열 몇 장 정도라면 여러 번 시도할 수도 있고.
‘하지만 실패하면 안 되잖아.’
생사의 분기까지 떴는데 실패하면 죽음이었다.
보정권 아낄 때가 아니었다.
때문에 그동안 모은 걸 둘로 나누고 행운의 룰렛을 돌린 후에 피지컬에 사용했다.
도르르, 도르르, 도르르…
몇 번이나 던지는데도 도무지 6이 나오질 않았다.
주사위도 아는 거지.
A에서 S로 만드는 건 어렵다는 거.
아무리 주문서 확률 보정권을 썼음에도 말이다.
대략 수십 번은 던졌을 때에 드디어 나왔다.
6!
나오기만 기다렸기에 즉시 강화를 시도했다.
결과는…
[피지컬이 A에서 S로 올랐습니다.]‘앗싸~! 성공.’
이어서 찾아오는 격렬한 통증과 쾌감!
마치 깔려죽을 거 같은 무게의 역기를 어깨에 지고 부들거리며 당장 부러질 거 같은 두 다리에 마지막 한 줌의 힘까지 집어넣어 간신히 일어났을 때의 그 고통과 쾌감을 10배 정도 했을 때?
“후후, 후후, 후후….”
뜀박질을 한 것도 아닌데 폐가 터질 듯 가쁜 숨을 반복해서 내쉬었다.
이렇게 몇 분을 하니 겨우 육체가 진정이 되었다.
‘피지컬 상승은 확실히 다르네.’
하지만 끝났다고 기뻐하기엔 아직이었다.
하나 더 남았으니까.
심호흡을 한 후에 다시 시도하려고 했다.
S로 만들 때는 되겠지 하는 막연한 편안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긴장이 됐다.
고통 때문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실패하면 다시 모아야 하는데 그게 쉬울 리도 없고.
모으기도 전에 암살자가 올 거 같았다.
‘잠깐. 그런데 왜 이건 흑마법이랑 같이 묶인 거지?’
이제껏 경험에 따르면 생사의 분기는 위기에 따라 각각 경고를 주었다.
그런데 지금 건 흑마법… 그러니까 샤이아와 함께 묶여서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 얘기는 샤이아와 암살이 어떻게든 연관이 있다는 말이었다.
‘샤이아가 저주로 날 죽일 수는 없고. 저주를 건 후에 암살이 시도 되나?’
상세한 추측을 하게 해주는 생사의 분기가 고마우면서도 이렇게까지 고급 정보를 주어도 되나 싶기도 했다.
‘안 주면 진짜 죽으니까 그런 거겠지.’
생사의 분기 이벤트가 이제껏 많아야 열 번 정도였나?
초기에 많았는데 그땐 너무 약해서였고, 10여 년 동안 생사의 분기 메시지는 흑마법에 관련된 거 하나가 전부였던 거 같다.
‘후우, 이자벨이 곁에서 떠나면 안 되겠네.’
하여튼 당장은 피지컬부터 올리는 게 중요했다.
도르르, 도르르, 도르르…
이번에는 수십 번이 아니라 수백 번이었다.
하지만 지겹다거나, 힘들다거나 하는 건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당연했으니까.
이렇게 해서라도 SS로 만들 수만 있다면 수천 번, 수만 번도 못할 게 뭐가 있나.
결국 천 번에 가깝게 주사위를 굴린 끝에 6이 나왔다.
그리고 강화를 했으며, 결과는…
[피지컬이 S에서 SS로 올랐습니다.] [스타크 베르게르포인트:620
병과:군주
피지컬:SS(SS)
정신력:SS(SS)
감응력:S(SS)
감각:A(SS)
특성:희대의 천재(SS), 위대(胃大)한 소화력(A), 분석(S), 무언의 교감(A), 위험감지(A), 생사의 기로(A), 버서커(A), 행운룰렛(A), 치명적인 일격(A), NPC 각성(S)]
그동안 모인 포인트가 620점이나 되었다.
기쁨도 잠시였다.
밀려오는 고통과 쾌감…
밤새 푹 쉬고서야 몸도, 마음도 가뿐해졌다.
혼자 밤을 보냈는데 새벽에 이자벨의 방을 찾았다.
“으으. 엄마…”
아리아가 함께 자고 있다가 내가 와서 옆으로 밀었더니 잠꼬대로 엄마를 찾았다.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졸린 눈을 부비며 일어난 이자벨이 물었다.
“할 말이 있어서. 둘이서만.”
“뭔데요?”
“잠깐 저쪽으로 갈까? 아리아가 자고 있어서 침대는 좀 그런데.”
방은 무척 넓어서 한쪽에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다.
“잠깐만요.”
이자벨이 일어나 옷을 추스린 후에 의자로 와서 앉았다.
나는 다른 것보다 가장 먼저 이 질문부터 했다.
“나한테 뭐 느껴지는 거 없어?”
“…밤새 운동이라도 했어요? 힘이 넘쳐 보이네요?”
“고작 그 정도야?”
“전에는 오크 같더니 지금은 오우거 한 마리가 앞에 앉아 있는 거 같네요.”
“…황제 모욕죄야.”
“흐흐. 나한테 뭘 바래요?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소드 마스터라도 됐어요? 느낌이 확 달라지긴 했어요. 전에는 높은 벽 같았는데 지금은 마치 산처럼 느껴지네요.”
“그냥 쉽게 설명할게. 특별한 마법의 힘을 받았어. 과거에 던전에서 얻었던 주문서가 있었는데 보관만 하고 있다가 사용했더니 몸에 힘이 넘쳐.”
이것저것 설명해봤자 이해도 안 될 테니 이렇게 말했다.
“하! 그런 게 있었으면 하인리히에게 써주지. 당신은 이미 강하니까 필요도 없으면서.”
“서운하네. 아들만 챙기는 거야? 날 죽이려는 놈들이 기회만 엿보고 있는데?”
솔직히 기분이 팍 상했다.
주문서 확률 보정권을 그동안 아끼고 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세 아들이랑 세 딸을 생각한 것도 있긴 했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화가 나지.
나도 쓰고 싶어서 쓴 건 아니었다고!
“진짜? 잘 모르겠는데?”
“총 때문이야.”
“무슨 말이야?”
“총은 사거리가 멀잖아. 전문적으로 사격 훈련만 한 놈이라면 아주 멀리서도 맞출 수 있다고.”
강선을 파지 않았다 하더라도 2백 미터 이상.
어쩌면 3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맞출 수 있었다.
‘먼 거리에서 쏠 거고, 피지컬만 받쳐준다면 머리에 직격해도 살 수 있으니까 생사의 분기가 피지컬을 SS로 만들라고 했나?’
거리 문제는 생각 못했는데 말하다 보니 떠올랐다.
‘저격 거리가 3백 미터라… 숨어서 쏴야 하겠지?’
하지만 내가 황성에서만 있는 것도 아니고 꽤나 싸돌아다니니 어디서 저격이 이루어질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황성 안에 꽁꽁 갇힌 듯 살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몸을 튼튼하게 하면 안 죽을 거 같았어?”
“응.”
“그런데 암살… 뭔가 들어온 정보라도 있었어?”
“이제 관심이 좀 생겨?”
“말해봐. 무슨 일인데?”
“흐음…. 그러니까…”
제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생사의 분기는 빼고.
마지막으로 샤이아 얘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