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161
160.
“아로네.”
베켄은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이 위 태로운 아로네 상병을 보며 놀랐다.
아로네 상병은 오염된 고르곤에게 자신의 유일한 마법인 파이어 애로 우를 날리고 두 눈에 눈물이 가득한 채 베켄을 향해 입술을 오물딱거렸 다.
“베켄 벼…자님! 육…육소대가. 육 소대가. 크윽! 육소대가아!
베켄은 울음을 터트리며 외치는 아 로네를 보고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졌다.
눈을 떠 막사 밖으로 나와서 6병 단의 주둔지가 엉망이 되어 있는 것 을 보았을 때도 베켄은 6소대를 크 게 걱정 하지 않았다.
칡넝쿨에 당할 녀석들이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염된 고르곤을 상대하면 서 불안감이 커져갔다.
“베켄 병장니임! 육소대가아! 으아 앙! 육소대! 오또케!”
불안했던 마음은 점차 슬픔이 되어 갔지만 지금 슬퍼할 수는 없었다.
“내 불쌍한 새끼들.”
그다지 잘해 준 기억은 많지 않았 다.
왜 이제야 후회가 되는지 모르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덜 때릴 걸 하는 후회를 했지만 너무 늦어버 린 후회였다.
꽈악
6소대의 피는 베켄의 손에 들린 못 박힌 몽둥이에 진하게 묻혀 있었 다.
베켄은 6소대의 피가 묻은 못 박 힌 몽둥이로 복수를 완성하기로 했 다.
우웅!
데이샤 공주에 의해 용사의 무기급 으로 강화된 베켄의 못 박힌 몽둥이 가 베켄의 끓어오르는 분노에 반응 하기 시작했다.
그건 마치 뛰어난 기사들이 자신들 의 기운을 검에 싣는 검기와 유사했 다.
그렇게 강렬한 파괴력을 머금은 베 켄의 둔기가 유형의 모습을 드러내 었지만 뚝배기가 완전히 개방된 베 켄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았다.
“내 새끼들 건드린 네 놈만큼은 결 코 용서할 수 없다.”
베켄이 살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 자 고르곤은 어이가 없었다.
“용서할 수 없다고? 네 놈은 내 부하들을 죽였다. 아니 잡아먹었지. 전사로서의 대우가 아니라 단순한 식량으로 대했어.”
베켄의 분노에 고르곤 또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 우리 애들도 니들이 뜯어 내고 뽑아내고! 줄기는 가죽으로 싸 서 발로 차고 뿌리는 가루내서 물에 섞어 주물거리고 거기에 니들이 들 어간 땟국물에 넣어서 쳐 먹었다 아! —
삵도 분노했다.
삵의 처절한 외침에 베켄과 고르곤 은 뭔 고문을 그렇게 심하게 당했는 지 모르겠다는 듯이 멍해졌다.
삵이 지금껏 당한 것은 직접 경험 해 보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동물들만 고통을 느끼는 것이 아니 었다.
식물들도 고통을 느꼈다.
그러니 우리는 동식물 골고루 평등 하게 잘 먹어야 한다.
그렇게 셋은 서로의 분노의 일부를 들을 수 있었지만 서로 간 입장이 너무나도 달랐기에 절대 서로를 이 해할 수는 없었다.
만일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조별과제가 그런 파국일 리 없었다.
“알게 뭐냐!” 군대를 두 번이나 끌려온 베켄의 마음을 고르곤이 짐작할 수도 없을 터였기에 베켄은 6소대의 복수를 위 해 고르곤의 뚝배기를 노렸다.
기교도 기술도 없었다.
그냥 뚝배기를 못이 박힌 몽둥이로 내려찍어버리는 것이다.
속도로 피하려고 해도 막으려고 해 도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눌러버리면 그만이었다.
오싹!
고르곤은 칡의 정수를 흡수한 자신 이 절대 죽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 었지만 이번만큼은 위험하다고 느꼈 다.
“웃기지 마라! 베켄!”
물러설 수 없었다.
자신이 무너지면 원통하게 죽은 자 신의 부하들의 복수도 할 수 없고 마왕에게 끌려간 데이샤 공주를 구 할 수도 없었다.
자신이 죽더라도 데이샤 공주만큼 은 되찾아야만 했다.
깡! 깡! 깡!
신경 쓰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오 히려 그 소리가 전장의 흥분을 고조 시키고 있었다.
“아니아! 이게 아니야!”
고르곤은 왠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지만 지금 그런 목소리 에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베케엔!”
고르곤의 몸에서 엄청난 숫자의 칡 넝쿨이 뿜어져 나왔다.
한 줄기의 칡넝쿨은 약했지만 수십 수백줄기의 칡넝쿨들이 휘어 감으면 그 어떤 거목도 고사시켜 버릴 수 있었다.
그 강인한 칡넝쿨을 향해 베켄은 있는 힘껏 못 박힌 몽둥이를 휘둘렀 다.
퍼엉!
잔뜩 부풀어 오른 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음과 함께 사방으로 칡넝쿨 줄기들이 튀었다.
하늘에서 칡넝쿨들이 눈처럼 내렸 다.
“제길!”
베켄은 회심의 일격이 본체인 고르 곤에게는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 음을 확인하고서는 이를 악물었다,
베켄의 공격력은 분명 대단했지만 고르곤과 삵의 방어력은 넘지는 못 했다.
“뚝배기!”
본체가 드러난 것에 다시 한 번 더 뚝배기를 노렸지만 순식간에 재 생을 하는 칡넝쿨이 베켄의 몸을 노 렸다.
결국 고르곤의 칡넝쿨을 피해 물러 서야만 했다.
“하아! 하아! 하아! 뭐 저런 놈이 다 있지?”
지금까지 상대해 왔던 그 어떤 적 보다 까다로웠다.
꿈틀! 꿈틀! 꿈틀!
사방에서 꿈틀거리는 칡넝쿨들에 베켄은 어쩌면 후임들이 갔던 그 길 을 자신도 가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 각이 들었다.
바로 강제 전역으로 가는 길이었 다.
“하아! 하아! 하아! 역시 내가 용 사도 아니고. 역시 여기까지인가?”
마왕과 용사는 일주일 밤낮을 싸운 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베켄은 고 작 고르곤과 싸우기 시작한지 십 분 도 지나지 않았다.
격투기 시합도 3분에서 5분 싸우 고 중간에 휴식 가지고 다시 싸우는 법이었다.
전쟁에서도 아드레날린이 터져도 몇 시간씩 미친 듯이 싸우는 건 아 니었다.
대부분의 전투는 찰나의 순간에 끝 이 나기 마련이었다.
온 힘을 다한 베켄의 일격이 적에 게 통하지 않았기에 이미 승산은 베 켄에게 없었다.
용사로서 일차 각성을 했음에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점차 전의를 잃어가고 있을 때였다.
“베켄 병자임!” 베켄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비 틀거리며 다가오는 우륵을 보았다.
“살아있었구나. 우륵.”
다행히 아직 살아 있는 우륵을 보 고 베켄은 다행이라 생각했다.
“크윽! 베켄 병자님!”
“야! 발음 좀 잘 해라.”
화 낼 기운도 없었지만 영 귀에 듣기가 거북했다.
“육소대가! 육소대가아!”
베켄은 처절하게 외치는 후임의 목 소리에 식어가던 분노가 다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내 새끼들. 얼마나 아팠을 꼬. 내가 이렇게 포기 하면 안 되 지. 포기는 김장할 때나…. 아! 포기 김치 먹고 싶다, 흰 쌀밥에 포기 김 치 하나 올려서 오크 앞다리 수육으 로…….”
의식의 흐름으로 들어가 버린 베켄 은 다시 자신의 못 박힌 몽둥이를 움켜쥐었다.
용사의 불굴의 의지가 베켄의 마음 속에서 피어올랐다.
“뚝배기이이이이! 브레이커어어어 어어!”
타이에게는 기술명 외치지 말라고 그래놓고서는 베켄은 내로남불을 보 여주었다.
베켄의 뚝배기 브레이커가 다시 한 번 고르곤의 몸에 작렬했다.
퍼
또 다시 하늘에서 칡넝쿨들이 눈처 럼 쏟아져 내렸다.
“소용없다! 베켄!”
“아아! 역시 소용없는 건가?”
체념이 참 빠른 베켄은 이제 그만 편안해지고 싶었다.
어차피 자신은 용사도 아니었으니 세계를 위해 처절하게 싸울 이유도 없었다.
그냥 적당히 시간만 보내다가 전역 을 하는 것이 꿈이었던 예비역 병장 출신의 몬스터 병사일 뿐이었다.
그렇게 다시 숨이 턱밑까지 차서 포기를 하려고 할 때였다.
“베켄 병자니임!”
“구블이냐?”
“크으윽! 육소대가! 육소대가!”
회복력 빠른 트롤 다음에 늑대인간 인 구블이 보이자 베켄은 적어도 셋 은 살아남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죽은 소대원들의 얼굴이 눈앞에 어 른거렸다.
“하아! 하아! 그래. 니들 복수를 나 아니면 누가 해주겠냐. 그래! 뚝 배기! 아우! 힘들다! 브레이커어!”
베켄은 구블의 처절한 외침을 스팀 팩 삼아 다시 한 번 고르곤을 향해 못 박힌 몽둥이를 내려쳤다.
퍼엉!
또 다시 칡넝쿨이 악마의 똥가루처 럼 내리고 베켄의 체력 게이지는 위 험 수위까지 내려갔다.
“아! 역시 안 될 놈은 안 되는 법 이구나.”
마왕군 병사로 끌려와 환생한 자신 이 될 놈일 리는 없었다. 그렇게 무려 세 번의 스팀팩 이후 의 부작용이 그대로 베켄을 덮치려 고 했지만 6소대는 베켄을 결코 놓 아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베켄 병자니임!”
“베켄 병자님! 육 쏘대가아!”
“육 소대가아아아아!”
6소대 몬스터들이 다 몰려와서는 베켄을 향해 목 놓아 울부짖었다.
베켄은 좀 많이 살아남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 우륵! 애들 몇 명이냐?”
“예? 아! 잠시만요! 아니 잠시만 말입니다! 아로네 손가락 좀 빌려 줘.”
“지금 힘들지 말입니다. 쿨 타임 중인데 말입니다.”
“힘들면 군 생활 끝나? 군 생활 끝나냐고?”
아로네는 고참이 갈구자 자신의 손 가락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본 베켄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난 것인지 우륵의 뚝배기를 깨버렸다.
“이 놈의 자식들이! 지금 날 놀려? 어? 내가 요즘 편하게 해주니까. 아 주 우습지? 어? 왜 나를 나쁜 고참 만드세요? 어? 아주 그냥 내년에 우리 6소대 제삿날로 하자! 어?”
베켄은 멀쩡한 6소대 몬스터들의 뚝배기들을 하나씩 깨버렸다.
“하아! 하아! 하아!”
꿈틀! 꿈틀! 꿈틀!
베켄이 극도로 지치지 않았다면 그 리고 6소대 몬스터들이 조금만 더 약했다면 다들 머리가 터져 버렸을 터였다.
“아우! 평소보다 더 아프지 말입니 다. 진짜 뚝배기 깨지는지 알았지 말입니다.” 투덜거리는 6소대 몬스터들 사이에 서 베켄은 숨을 고르며 고르곤을 바 라보았다.
6소대와 합류했지만 여전히 고르곤 을 쓰러트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 다.
그렇게 지쳐 있는 베켄을 향해 고 르곤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 다 놀았느냐. 베켄. 이제 그 만 네 놈들을 죽여 끝을 내도록 하 지.”
6소대 몬스터들이 합류했다고 해도 대세를 바꾸기는 불가능하다고 고르 곤은 확신했다.
기운이 넘칠 때야 자신의 칡넝쿨을 요리조리 피해 다녔지만 이제는 더 는 피할 체력이 남아 있어 보이지 않았다.
고르곤의 몸에서 칡넝쿨이 사방으 로 퍼져 나오며 꿈틀거렸다.
“베켄 병장님. 어떻게 하지 말입니 까?”
베켄은 아직 포기하지 않은 후임들 의 눈빛에 포기하려고 했던 스스로 를 반성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고 해도 안 힘든 건 아니었다.
“ 도망….”
“공겨억! 삵넝쿨을 수확해 버려 라!”
“아로네! 마법! 마법!”
“빌려드린 손 돌려 줘야 마법 쓰지 말입니다!”
베켄은 또 지들 멋대로 돌격하는 6소대 몬스터들을 보며 왜 자신이 이렇게 힘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에 잠겨야만 했다.
그리고 그 때 베켄은 6소대의 브 레인 마법사 아로네로부터 한 마디 를 들을 수 있었다.
“베켄 병장님.”
“왜? 너 타이 잊어버렸지?”
“지금! 타이 님 말씀하실 때입니 까! 저 지금 저 삵넝쿨 약점 알아낸 것 같지 말입니다.”
“약점?”
베켄은 아로네가 고르곤의 약점을 알아낸 것 같다고 말하자 아로네에 게 그 정도 지능이 있었나 싶은 생 각이 들었다.
아로네는 불신이 가득한 베켄의 눈 빛에 언젠가 베켄의 뚝배기를 깨버 리겠다는 다짐을 하며 말을 했다.
“일단 제 마법을 보시지 말입니다. 파이어 애로우!” 쿨 타임이 끝난 아로네 상병은 평 소와는 달리 단 한 발만 만들어진 화염의 화살을 6소대 몬스터들의 연 장에 의해 칡넝쿨이 해체되고 있는 고르곤을 향해 날렸다.
고르곤은 아로네의 화염의 화살을 몸을 움직여 피해 버렸다.
그 광경을 유심히 본 베켄은 아로 네를 바라보았다.
아로네는 역시 짬밥은 무시 못 하 겠다는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저게 왜‘?”
하지만 이내 아로네는 베켄의 멍청 한 표정에 좌절을 해야만 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