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76
275.
마계에도 밤이 존재한다.
마왕의 힘에 의해 유지되는 마계의 태양이 지면 마계는 짙은 어둠에 휩 싸인다.
물론 완전한 어둠은 아니었다.
마왕군의 주둔지 곳곳에 지옥불 화 로가 불타면서 빛을 내고 있었다.
더욱이 몬스터들 중에 일부는 시각 보다 후각이나 청각이 더 발달을 해 서 어둠은 그다지 위험하지 않았다.
“하암! 오늘 암구호 뭐였지?”
경계 근무를 서기 위해 몬스터 병 사들이 행정반을 나와 자신들의 근 무지로 향했다.
“바이엘! 동생 생기냐? 이지 말입 니다.”
“아! 그래? 공주님이냐?”
“모르지 말입니다.”
오늘의 암구호를 습득한 고참 몬스 터는 후임 몬스터와 함께 근무지에 도착을 했다.
“손들어!”
“공주님이 냐?”
고참 몬스터는 순간 착각을 해서 엉뚱한 소리를 해 버렸다.
“뚝배기!”
“동생 생기냐!”
근무자들이 고참 몬스터의 뚝배기 를 깨버리기 전에 후임 몬스터가 황 급히 답구호를 외쳤다.
“뚫!”
고참 몬스터의 뚝배기가 깨지고 다 음 근무자임이 확인되었다.
“그럼 근무 수고해라.”
“알겠지 말입니다.” 별 다른 문제없이 근무 교대를 했 다.
“야! 가서 사골삵 한 잔 마시러 가 자.”
“알겠지 말입니다.”
고된 야간 근무도 했으니 허기짐을 달래기 위해 뜨끈한 미노타우로스 사골국물에 칡가루 말아 한 그릇 뚝 딱하면 든든해서 아침 기상 시간까 지 푹 잘 수 있었다.
전번 근무자들이 막사로 돌아가고 다음 근무자들인 몬스터 병사들은 경계 초소로 들어갔다.
“또 주무시네.” 후임 근무자는 잠들어 있는(?) 선 임 근무자를 보며 투덜거렸다.
간부가 순찰을 하는 일은 거의 없 었지만 만에 하나 순찰을 하는 간부 의 눈에 걸린다면 다음 날 아침 식 사가 되어 버릴 터였다.
고참이라 깨우지도 못하고 독박 경 계를 서게 된 후임 몬스터는 멍하니 초소 밖을 바라보았다.
초소 밖의 지옥불 화로가 이글거렸 다.
그런 지옥불 화로의 근처에 있던 칡밭에서는 칡넝쿨이 꿈틀거렸다.
꿈틀! 꿈틀! 꿈틀!
“누가 또 삵넝쿨 밭에 들어갔나? 평소보다 많이 꿈틀거리네.”
평소보다 격하게 꿈틀거리는 칡넝 쿨들을 보며 계속 경계 근무를 서는 후임 몬스터는 초소 뒤로 꿈틀거리 며 다가오는 칡넝쿨을 보지 못했다.
칡넝쿨은 은밀하게 초소 뒤의 문으 로 들어와서 후임 몬스터 근무자를 덮쳤다.
몸이 활처럼 휘어지며 후임 근무자 의 입에서 격한 탄성이 터져 나왔 다.
그런 격한 탄성소리에 초소 구석에 서 잠들어 있던 선임 근무자가 눈을 뜨더니 초소 중간에서 몸이 활처럼 휘어져 있는 자신의 후임을 보고 인 상을 찡그렸다.
“내가 근무 중에는 그런 거 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지만 근무 중에 놀고 있는 후임을 본 선임 근 무자는 버럭 화를 내었다.
그리고 그 때 초소 밖 지옥불 화 로 근처로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 고 있는 삵 병사들을 볼 수 있었다.
“어! 암구호가? 공주님?”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암구호가 떠오 르지 않는 선임 근무병은 뚝배기를 깨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자신의 뚝 배기가 터져 나갈 것 같은 상황이라 결국 비상을 외쳤다.
“삐요! 삐요! 삐요! 거수자 발견! 삐요! 앙〜”
비상을 외친 선임 몬스터의 몸도 활처럼 휘어졌지만 역시 짬밥은 무 시할 수 없다는 듯이 후임과 달리 비상을 외쳤다.
적막한 6병단의 주둔지에 삐요! 삐 요가 울려 퍼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오대기 출동! 오대기 출동이지 말 입니다!”
훈련인지 실전인지는 알 수 없었 다.
다만 합법적으로 누군가의 뚝배기 를 깰 수 있는 기회였다.
쳇바퀴 돌아가듯이 죽을 때까지 똑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하는 마 왕군 병사들로서 오대기는 스트레스 를 풀 수 있는 기회였다.
“뚝배기여?”
“제가 확실히 들었지 말입니다! 거 수자라고 했지 말입니다!”
청각이 예민하게 발달을 한 몬스터 병사의 외침에 다들 서로서로의 얼 굴을 쳐다보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거수자가 없더라도 근무자의 뚝배 기라도 깨고 오면 되는 일이었다.
“가자!”
몬스터들은 각자의 무기를 들고 막 사 밖으로 뛰어나갔다.
고된 훈련과 욕망이 뒤섞인 놀랍도 록 신속한 반응이었다.
6병단 전체가 무기들을 쥐고 6병 단을 습격해 온 삵 병사들과 조우를 했다.
“뚝배기다! 뚝배기이!”
-뭐냐? 들킨 거냐?-완벽한 기습이 간파 당하자 삵 장 군 카크로트는 당황을 했다.
들키더라도 어느 정도 혼란한 상태 에서 드래곤 하트를 찾을 시간적인 여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 다.
6병단에는 삵 여왕조차도 두려워하 는 베켄과 아로네를 위시한 6소대가 있었다.
다행히 베켄은 보이지 않았고 아로 네만 있다는 걸 확인한 카크로트였 다.
물론 아직 살이 덜 빠져서 베켄을 확인하지 못한 칡들이었다.
하여튼 베켄과 6병단을 상대하려는 것이 아닌 드래곤 하트가 목적이었 기에 드래곤 하트를 찾을 때까지의 시간 끌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삐요! 삐요! 삐요!”
“삐삐요요! 삐삐요요!”
막사 입구의 불침번 몬스터들 모두 가 비상 외침을 외쳐대자 6병단 주 둔지 전체가 비상이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 비상은 깨워서는 안 될 집단을 깨우고야 말았다.
“누가 삐요 소리를 내었는가?” 눈에 다래끼가 나 안대를 한 구블 이 잠에서 깨며 외치자 구불 아래 서열의 몬스터들이 투덜거리며 몽둥 이를 든 채로 막사 밖으로 나갔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나다 싶으면 알아서 잘 하는 6소대였다.
구블 위 서열들은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잠에 빠져 있었다.
대충 훈련 상황일 터였으니 귀찮아 서 나가지 않는 것이다.
“아. 근손실. 근손실.”
“예? 아로네 상병님?”
“하피 가슴살 퍽퍽…. 내 가심이.
가심이.”
구블은 아로네가 잠꼬대를 하고 있 는 걸 보고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게 운동 좀 적당히 하시라니 까.”
벌크업일 때는 체지방 8%에 도달 한 아로네였다.
하여튼 윗급들이 나설 일은 아니었 기에 구블 위로는 꿀잠을 자고 있었 다.
6소대의 괴물들이 나서기 시작하자 전황은 급속도로 6병단에게 유리해 지기 시작했다.
“뭐야? 삵이야?”
“저 놈들 왜 저래‘? 뭐 잘못 먹었 나?”
베켄도 아로네도 우륵과 구블도 나 서지 않았지만 십여 마리의 6소대가 나서자 삵 병사들의 뒤통수에서 신 경삵들이 사정없이 뿌리 뽑혀 나갔 다.
-칫! 별 수 없군.-
작전이 실패했지만 삵 병사들과 삵 넝쿨들을 이용해 최대한 시간을 끌 기로 하고 삵 장군인 카크로트는 드 래곤 하트를 찾기 위해 6소대 뒤 쪽에 있는 드래곤 언덕으로 달렸다. 드래곤과 드워프가 함께 살고 있는 언덕 위의 신식 막사를 몬스터들은 드래곤 언덕이라 부르고 있었다.
이 드래곤 언덕에는 무시무시한 전 설이 있었다.
물론 베켄은 전설을 믿지 않았지만 드래곤 언덕에 올라간 털 달린 몬스 터는 살아서 내려오지 못한다는 군 대 괴담이었다.
하여튼 드래곤 하트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장소가 드래곤 언덕이라는 칡넝쿨로부터의 정보를 가지고 있던 카크로트는 드래곤 언덕으로 내달렸 다.
삵 장군들은 처음에는 칡넝쿨들이 뭉쳐진 살덩이 같은 모습을 했었지 만 본래 골렘의 모습을 했기에 칡넝 쿨들을 골렘의 형체로 바꾸어 활동 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칡넝쿨로는 도저히 골렘의 형태를 가질 수 없어서 그와 비슷한 모습을 이루었다.
“응? 웬 나무가 움직이냐?”
칡넝쿨과는 다소 다른 나무의 형태 를 한 삵 장군의 모습이었다.
막사 밖에서 누가 계속 쿵쿵거려서 결국 잠에서 깬 베켄은 창문 밖으로 드래곤 언덕으로 걸어가는 카크로트 를 보며 말을 했다.
“엔트냐?”
지구에서 수많은 판타지들을 섭렵 했던 베켄의 눈에 삵 장군의 모습은 나무 골렘이 아닌 엔트라는 나무 정 령과 비슷하게 보였다.
“어떻게 합니까? 베켄 뱀?”
“아! 엔트 착한 애다. 그냥 놔둬 라.”
베켄은 착한 애라며 신경 쓰지 말 라고 하고서 다시 침대에 누워 버렸 다.
엔트는 보통 착한 애들을 도와주는 착한 역할 하는 쪽이었다.
베켄은 눈을 감았다가 무언가가 떠 올랐다.
“아! 참 우리가 나쁜 놈 쪽이었 지?”
자신이 마왕군 쪽이라는 사실을 깨 달은 용사 베켄은 다시 침대에서 몸 을 일으켰다.
잠시 정체성의 혼란이 일어났지만 마왕군 주둔지를 습격한 정의로운 착한 놈들을 가만 둘 수는 없었다.
“저걸 어떻게 해야 하나‘?”
엔트에게 뚝배기가 있나 고민이 들 었지만 언제든 베켄이 생각하고 싸 운 적은 없었으니 말없이 못 박힌 몽둥이를 움켜쥐었다.
하지만 그런 베켄을 가로 막는 존 재가 있었다.
“베켄 뱀. 베켄 뱀까지 나설 필요 가 있겠습니까?”
아직 어두운 막사 안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구블과 우륵이었다.
베켄은 자신만만해 하는 구블과 우 륵의 그림자 진 주둥이를 보며 두 후임들이 경험치 플래그를 세웠음을 깨달았다.
왜 이리 나쁜 놈들은 착한 놈들의 성장을 위해 경험치가 되어주고 산 화를 하는 것인지 이해 할 수 없었 다.
베켄은 그렇게 자신들이 나서겠다 는 구블과 우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뚫!”
“아니 왜? 뚫!”
베켄은 구블과 우륵의 뚝배기를 깨 고 입을 열었다.
“경험치는 나에게나 줘라.”
구블과 우륵을 쓰러트리고(?) 경험 치를 얻은 베켄은 엔트 껍질을 벗기 러 막사 밖으로 나섰다. 드래곤 언덕에 올라온 삵 장군 카 크로트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드 래곤과 만났다.
“응? 왜 살아있어?”
드래곤이 죽고 드래곤 하트만 이곳 어딘가에 있다고 칡넝쿨로부터 들은 카크로트는 드래곤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을 보고서 당황을 했다.
“해즈링 님! 무슨 일이죠? 저게 뭐 예요?”
“아! 불청객이에요. 그냥 자요.”
해즈링은 칡넝쿨 같이 생겼기기도 하고 나무 같이 생기기도 한 기묘한 생명체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덩치는 생각보다 커서 싸우더라도 성체 상태로 싸워야 할 듯 했다.
물론 그래봐야 그다지 위협적이라 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브레스로 날려버려야겠군.’
상대가 뭐든 상관없었다.
생긴 것이 먹지도 못할 것처럼 보 였기에 해즈링은 숨을 들이마셨다.
3초 컷으로 끝나려는 순간 데이샤 공주는 언덕 위로 올라오는 그림자 를 보고서 깜짝 놀라며 외쳤다.
“앗! 알벤다졸 님!”
“ 응?”
“알벤?”
드래곤의 언덕 위로 골렘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6소대에 몸을 의탁하고 있던 알벤 다졸은 적으로 보이는 괴물이 습격 해 오자 자신이 나서야겠다고 생각 하고 나선 것이다.
골렘 알벤다졸이 나타나자 카크로 트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
“알벤다졸. 사…살아 있었던 거 냐?”
능Y 누구?
알벤다졸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 는 거수자를 보고 의아해졌다.
카크로트와 알벤다졸은 친구였다.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조우였다.
모든 골렘들이 다 사라져 버렸을 것이라 생각했던 카크로트는 데이저 공주를 제외하고 자신의 동족이 남 아 있는 것에 신경삵이 부르르 떨렸 다.
“아…알벤. 나다. 카크로트.”
“뭐? 서…설마!”
알벤다졸은 골렘의 핵이 공명을 하 는 것과 함께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 오자 몸이 떨리며 흙이 흙흙흙 쏟 아졌다.
“카…카크 정말 너냐?”
“그래. 알벤. 살아 있었구나.”
두 친구의 반가운 만남에 드래곤 언덕은 갑작스럽게 만남의 광장이 되어 버렸다.
“친구래?”
“예. 베켄 병장님. 친구라는 거 같 은데요.”
“ 면회야?”
“면회가 뭡니까?” 해즈링은 자신의 옆에 와 있는 베 켄에게 면회가 뭔지 물었다.
“아! 부대에 가족이나 친구가 얼굴 보러 오는 거 말해.”
“아하! 휴가는 제가 가족이나 친구 얼굴 보러 가는 거고 면회는 가족이 여기로 찾아오는 거구나.”
해즈링은 휴가와 면회가 반대되는 의미임을 알게 되었다.
“울 엄마도 면회 와 주셨으면 좋겠 다.”
베켄은 해즈링의 혼잣말에 해즈링 을 빤히 바라보았다.
‘언제 가족 초청 우정의 무대라도 해야 하려나?’
베켄은 또 사고 칠 생각에 몸이 근질근질해졌다.
‘울 엄마가 확실합니다!’
군대 있을 때 본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 스토리가 베켄의 머릿 속을 흔들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여럿 피곤해질 듯 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