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ill establish a family with secret arts RAW novel - Chapter 100
100화 태산파의 몰락
양일도의 말에 적지 않은 자신감이 비치자 모용각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디서 이류 고수를 하나 데려다 놓고는 엄청 자신만만해 하는군…….’
모용각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
“태산파에서는 이번에도 양장문이 나설 것인가요?”
양일도가 손사래를 치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번 졌는데 어찌 다시 나서겠소이까? 이번에는 내 사형 양철심이 나설 것입니다.”
모용각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그래. 양철심이란 분은 어디 계신가?”
양일도가 눈짓하자 잠시 후에 하얀 도복을 입고 하얀 수염이 가슴까지 내려와 마치 신선 같은 모습의 양철심이 대청으로 들어오더니 포권을 취한 후 한쪽에 앉았다.
한눈에 보아도 고수임이 틀림없다.
양철심은 20년 전 태산을 떠나 이리저리 명산을 찾아다니며 홀로 수행을 하며 살아왔기에 사람들과 대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무공대결이 시작될 때쯤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모용각이 양철심의 신선 같은 모습을 보고 약간 기가 죽었다.
그러나 모용각은 사단룡의 무공에 대한 믿음은 확고했다.
모용각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양일도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이자가 괜한 자신감을 가진 것이 아니었군… 내 미리 알지 못했으면 큰일 날 뻔했구나!’
어젯밤에 사철웅에게서 양철심에 관한 얘기를 들은 모용각은 태산파를 접수하는 일에 착오가 없도록 이번에는 사단룡이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사단룡 또한 중원에 와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했기에 이번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되어 모용각의 요청을 수락한 것이다.
사단룡은 양철웅의 신선 같은 모습에 약간 놀랐을 뿐 무공대결에 대해 걱정은 하지 않았다.
대청 앞에 무공대결을 위한 비무장이 마련되자, 양철심은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걸어 나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섰다.
양철심은 어서 임무를 마치고 다시 자신만의 고요한 세계로 돌아가고픈 생각뿐이었다.
양일도는 옅은 미소를 띠며 모용각에게 말했다.
“저희 쪽은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러나 모용각에게는 비장의 묘수가 숨겨져 있음을 양일도가 어찌 알았겠는가?
모용각은 양일도의 기대와는 달리 사단룡에게 나서 달라 요청했다.
“대사! 나서주시지요?”
“흠흠…….”
한쪽에 조용히 앉아있던 사단룡이 일어섰다.
양철심이 무기를 들지 않고 맨손으로 서 있었기에 사단룡도 검을 내려놓고 맨손으로 나서며 생각했다.
‘저자가 권각술에 자신이 있는 모양이군… 오히려 잘되었다. 내 힘으로 눌러 버리겠다.’
양일도와 태산파 사람들은 예상과 달리 처음 보는 사단룡이 나서자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노인이라고는 하나 체격이 당당한 것이 주위를 압도하는 힘이 느껴져 한눈에 봐도 고수임이 틀림없다.
모용각이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사단룡을 소개했다.
“저분은 무림청 사단룡 대사입니다. 사철웅의 아버님 되시지요.”
사철웅의 아버지라는 말에 양일도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사철웅의 무공 실력도 대단하던데 그의 아버지라면 더욱 대단한 고수일 것이다.’
양일도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양철심은 상대할 사단룡을 보며 포권을 취하며 말했다.
“시작합시다!”
양철심이 보기에도 사단룡은 자신보다 고수임이 틀림없다.
‘내 저자의 공격을 50초만 받아내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양철심이 양일도의 간청을 수락해 태산파에 온 것은 자신이 한때 몸담았던 태산파가 무림에서 점점 몰락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거니와 무림청 고수와의 대결에서 50초만 견디어 내면 된다는 것이 그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떤 고수와 겨루어도 수비만 한다면 50초 안에 자신이 지지는 않으리라 자신했던 것이다.
징!
무공대결을 알리는 징이 울렸다.
사단룡은 상대가 공격할 기미를 안 보이자 탐색하기 위해 가볍게 손과 발을 휘둘러 상대가 어찌 대응하는지 간을 보았다.
쉭! 쉭! 쉭!
이렇게 3초를 겨루고선 양철심의 의중을 간파했다.
‘이자는 나를 꺾으려는 의지가 없구나! 그저 50초를 버티는 것이 목적인 것이야!’
이리 판단되니 상대의 공격에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붕! 붕!
사단룡이 휘두르는 쌍장의 공력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하지만 양철심도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그는 세차게 밀고 들어오는 사단룡의 장력과 부딪치지 않게 피하면서 틈틈이 사단룡의 혈도를 노리고 찍어갔다.
쉭! 쉭!
사단룡은 양철심의 노림수가 큰 위협은 안 되었지만, 자칫하다 혈도를 찍힌다면 낭패를 볼 수 있기에 마냥 무방비로 공격만 할 수는 없게 된 것이었다.
사단룡은 자신의 특위의 장점인 힘으로 결판을 내기 위해 손과 발을 어지럽게 휘두르며 양철심이 자신의 장과 부딪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만들려 했다.
사단룡은 일단 자신과 장을 부딪치면 내공 싸움이 될 것이고 그리되면 50초로 한정된 무공대결 규칙과 상관없이 상대를 여유 있게 굴복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얍!”
양철심도 상대가 힘에 우위를 가지고 있음을 직감하고 손이 아닌 다리를 사용해 상대의 하체를 기습적으로 공격했다.
그러나 사단룡은 역시 고수였다.
붕! 붕!
사단룡은 급히 서두리지 않고 서서히 양철심을 자신의 영역에 가두어 가기 시작한다.
어느덧 시간을 흘러 서로가 40초의 공방을 주고받았다.
40초를 버텨내자 태산파 제자들의 표정에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슴을 졸이며 10초만 더 버티기를 바라며 지켜보던 양일도와 태산파 제자들의 바람은 허망한 희망이었다.
처음부터 사단룡은 모든 것이 계산된 초식을 전개한 것이었다.
양철심이 여러 번의 위기를 모면하며 버텨냈지만, 결국 마냥 피해 다닐 수만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사단룡은 양철심이 권각술이 아닌 내공을 사용하여야만 막을 수 있는 공격을 하나씩 시전하며 결국에는 양철심이 자신과 장을 맞받아칠 수밖에 없게 몰아넣고는 마지막 50초째가 되자 양철심의 발을 묶은 후 회심의 일장을 양철심의 가슴을 향해 뻗었다.
“얏!”
벼락같은 기합 소리와 함께 쏟아내는 사단룡의 일장을 보며 양철심은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다.
사단룡의 장을 가슴으로 받아내고 몇 장을 물러선 후 두 발로 서서 버텨내고 무공대결에 통과할지, 아니면 자신의 장을 뻗어 사단룡과 내공 대결을 하며 일단 위기를 넘길지를 선택해야 했다.
그러나 사단룡의 일장을 몸으로 받아낸다면 자신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었다.
찰나의 순간 인간은 결국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쪽으로 선택을 하게 된다.
극한 상황에 몰린 양철심이 어쩔 수 없이 자신과의 내공 대결을 선택하자 사단룡은 입가에 엷은 미소가 피어났고 이를 지켜보던 양일도는 깊은 한숨을 뱉었다.
“우우…….”
사철웅의 장세에 갇혀 몸을 뺄 도리가 없는 양철심의 얼굴은 점점 붉게 물들며 호흡이 거칠어졌다.
태산파 제자들이 자신을 바라보며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양철심은 어떻게든 상황을 변화시켜보려 했지만, 거대하게 밀려드는 사단룡의 장력에 두 다리로 버티고 서있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엄연히 인간에게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사단룡은 금방 항복하리라 생각했던 양철심이 숨을 헐떡이며 자신의 내력을 버티어내자 내심 양철심의 의지에 감탄했다.
양철심이 자신과 나이도 비슷할뿐더러 태산파를 위해 죽을 이유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단룡도 양철심의 목숨만은 살려주기로 마음을 정했다.
양철심의 내공이 바닥을 드러낸 것을 감지한 사단룡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이 늙은이를 굴복시킬 시간이 되었군.’
“얍!”
상대가 일어설 수 없을 정도가 되자 사단룡은 기합을 지르며 양철심의 손에서 장을 거두었다.
털썩!
양일도와 태산파 제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았으나 이미 기진맥진한 양철심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모용각은 양철심의 신선 같은 모습을 보고 잠시나마 우려했지만, 자신의 의도대로 사단룡이 승리하자 주먹을 불끈 쥐며 일어섰다.
이것으로 태산파의 두 번째 무공대결도 실패로 끝이 났다.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명백히 결과가 정해지자 모용각은 더는 지체할 이유가 없다.
모용각은 호탕하게 태산파 제자들을 향해 소리쳤다.
“황제의 명으로 무림청에서 선포한다. 이제 태산파는 무림 문파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무림청 규칙대로 태산파 해체를 선언한다. 태산파 제자들은 당장 태산파를 떠나라.”
이리 선포하자 무림청 무관 하나가 은자가 가득 든 궤짝을 하나 들고 와 대청 마당에 내려놓았다.
모용각이 다시 목에 힘을 주었다.
“태산파 제자들은 은자를 나눠 받고 당장 태산파를 떠나라. 한 시진 안에 떠나지 않는 사람들은 황제의 명을 거역한 것으로 간주하고 바로 응징할 것이다.”
쓱! 쓱! 쓱!
모용각의 명이 끝나자마자 무림청 군관들이 칼을 빼 들었다.
양일도는 무림청에서 이렇게까지 할 줄 상상도 못 했기에 어찌해야 할지 혼란에 빠졌다.
모용각이 눈짓하자 사철웅이 어찌할 줄 몰라 허둥대는 양일도에게 다가가 그의 손목을 잡아 틀어쥐고 양일도를 대청 앞으로 끌고 나왔다.
넋이 나간 양일도는 사철웅의 거센 악력에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대청으로 끌려 나올 수밖에 없었다.
사철웅은 은자 몇 개를 쥐어 양일도의 손에 쥐여주고는 양일도의 엉덩이를 걷어찼다.
“윽!”
모든 것을 체념한 양일도는 너무나 무력하게 대청 바닥에 뒹굴었다.
“사부님!”
장문이 이런 모욕을 당하자 혈기를 참지 못한 태산파 제자 두 명이 검을 뽑아 들고 사철웅에게 달려들었다.
“이놈! 죽어라!”
그러나 이건 사철웅이 내심 바라던 바였다.
상대가 검을 들고 공격해오니 손속에 사정을 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철웅은 냉소하며 여유 있게 검을 피한 후 무자비하게 연달아 거대한 주먹을 날렸다.
퍽! 퍽!
“윽! 윽!”
사철웅의 주먹을 맞은 태산파 제자 2명은 그대로 3장이나 날아가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처참하게 죽는 제자를 보자 양일도는 정신이 번쩍 들며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이러다 애꿎은 제자들의 목숨만 날아가겠구나…….’
이리 생각이 들자 장문으로서 더는 머뭇거릴 수가 없다.
“너희들은 더는 경거망동하지 마라! 모두 장문인 내가 못난 탓이다. 모두 자신의 물건을 챙겨 신속히 하산한다!”
양일도가 제자 몇을 불러 지시를 하니 태산파 제자들은 서둘러 물건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한 시진 후…….
초조하게 태산파 뒷산 중턱에서 태산파를 내려다보던 나주량의 눈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태산파에서 나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사모님! 사람들이 나옵니다!”
나비연과 상춘이 내려다보니 과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잔뜩 물건을 들고 태산파를 빠져나오는 것이 보였다.
나주량이 말했다.
“무공대결 결과가 결정 난 듯합니다. 내려가서 확인해보시죠?”
궁금해서 몸이 단 나비연은 나주량과 상춘을 데리고 서둘러 산에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