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102
〈 102화 〉 건방진 여자에게 한 방
연금술부에게 과제의 의뢰를 내준 뒤 시간이 흘러 주말이 되었다.
모녀덮밥까지 하고 난 뒤의 나는 한동안 성욕이 줄어든 상태가 되어 처음으로 3일 이상 섹스를 하지 않았다. 기분을 내서 평범하게 강의와 훈련도 진행했다.
제자들은 처음엔 웬일이냐는 표정이었지만 3일째가 되자 다들 신경이 쓰이는 듯 안절부절못했다. 텟샤가 어디 문제라도 생겼냐고 진지하게 물어올 정도였다.
걱정해주는 건 고맙지만 누굴 섹스 안 하면 죽는 생물이라도 되는 줄 알고 있다.
뭐, 어느 정도는 그렇긴 하다만.
‘미디다스 건에 대해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해주기도 했겠다, 감사 차 텟샤를 다시 상대해주는 것도 좋을까? 이사를 끝낸 유에랑 격렬하지 않은 섹스를 하는 것도 좋겠네. 아비나 울프힐데하고도 1대1로 해보고 싶군. 최근 자주 못 봤던 모리건도 있을까.’
노이스 가의 영지로 가서 프리다와 좀 더 섹스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광산의 인수인계가 한창 바쁠 터이니 방해하는 것은 좋지 않을 듯싶다. 최소한 이번 달의 미션이 끝난 다음에 찾아가는 편이 피차 좋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교사 기숙사 1층의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오늘 밤의 상대는 텟샤에 으로 3P든 4P든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아무튼, 또래의 동료가 생겨서 마음이 든든해요. 물론 이졸데에게도 의지하고 있지만요.”
“우리 나이대의 교수는 드무니까 말이지. 기회가 되면 꼭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네.”
라라아와 이졸데가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꼭 마을 처녀와 군인 같은 모습이다. 실제로 크게 다르지도 않지만.
“오. 마침 당사자가 여기에 있었네.”
이졸데가 나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웃으며 인사했다. 상쾌한 미소는 예쁘다기보단 멋진 분위기다. 콧잔등의 흉터 탓에 무섭게 보일 법도 하지만 본인의 상쾌한 분위기가 완전히 상쇄하는 점이 대단하게까지 느껴진다.
“안녕하세요, 라라아 교수님, 이졸데 교수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찍 쉬고 계시네요.”
“교수님은 떼줘. 학생이라면 교관이라고 부르게 하겠지만 사제 사이가 아니니.”
내 인사에 라라아가 반가워했고 이졸데는 이름만으로 부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라라아도 교수님을 붙이지 않고 그냥 이졸데라고 불렀다.
“뭣하면 말도 놓아도 괜찮아. 일단 난 놓을 거야.”
“그러면…… 반가워, 이졸데.”
“정말로 놓는 사람은 처음 보네. 후후.”
이졸데가 재미있다는 듯 쿡쿡 웃었다. 인상은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느낌일까. 호전적이라고 해도 말은 잘 통하는 느낌이다.
“레온 교수는 대대로 교수 가문이라고 했지?”
“뭐, 그렇죠. 딱히 대단한 가르침을 받거나 하진 않지만요.”
나는 이졸데의 질문에 웃음을 띠고 답했다. 동년배 여자 둘이랑 대화라니, 나도 이제 완전 인싸 다 됐다. 제자들을 대할 때와는 다른 설렘과 긴장이 느껴진다.
“그러면 조상님들도 혹시 여자애들만 학생으로 받았어?”
그리고 이졸데가 그 설렘을 바로 짜게 식게 했다.
“……그, 글쎄요.”
나 자신도 정말 뻔뻔하게도 여자만 받았다고 자각하고는 있지만 타인에게 이렇게 노골적으로 비꼬아지며 지적당한 건 처음이었기에 확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제자라면 적당히 뻔뻔하게 농담으로 넘겼겠지만 이졸데는 일단 선배인 데다가 나보다 나이도 아마 한두 살은 많다.
현대의 한국을 30년도 넘게 살아온 나에게 새겨진 쓸데없이 위계질서에 충실한 정신의 악영향이었다.
“생긴 건 샌님 같은데 의외로 욕망에 솔직한 느낌이란 말이지.”
제대로 된 대꾸를 하지 못한 나를 이졸데가 귀엽다는 듯 피식 웃으며 비꼬았다. 얼굴에 아주 살짝 열이 올랐다.
“그런가요? 저는 그냥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네요.”
“인기가 많다고 여자애만 받는 건 또 어떨지.”
이졸데가 라라아에게 괜한 이미지를 주입했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환기했지만 이졸데는 마치 도발하듯이 나를 바라보며 라라아의 옆에 착 붙어있었다.
‘이거, 어디선가 느낀 적 있는 감각인데……. 아!’
이졸데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기시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대학을 다닐 때 쓸데없이 자주 엮인 예쁘지만 재수 없는 여자 과대였다.
나한테 묘하게 불쾌하게 굴어서 어쩌면 나름대로 관심이나 호감을 표출하나 싶었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에 남자친구(좋아하던 조교를 따먹은 남자 과대)와 콘돔을 사러 와서 멘탈이 걸레짝이 된 추억이 있다.
여자 과대는 나와 눈도 안 마주치고, 남자 과대는 친하지도 않은데 괜히 어깨에 손을 대면서 다른 애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했었지.
‘…….’
떠올리니 굉장히 쓰레기 같은 기분이 되었다. 오늘 밤 텟샤와의 섹스는 꽤 격렬해질 예감이 든다. 지금 내 기분이라면 4P까지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불만이 있는 듯한 표정이네.”
“아직 그렇게 친해지진 않았는데 꽤 무례한 질문을 한다고 생각하긴 했어.”
“그러면 기분도 풀 겸, 가볍게 대련이라도 할까?”
이졸데가 특유의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제안했다.
“대련이라. 어떤 규칙?”
나는 표정을 관리하는 것도 그만두고 내뱉듯이 물었다. 약간 험악해지는 분위기에 라라아가 당황했다.
“먼저 유효타를 입힌 쪽이 승리하는 규칙으로. 서로 매일 바쁜 입장에서 너무 험하게 했다간 곤란할 터이니.”
‘유효타……. 아, 그 이벤트인가.’
나는 그제야 뒤늦게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깨달았다. 자주 봤던 해금 이벤트였다.
이졸데와 대련을 하고 패배하지만 검사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원한다면 자신과 함께 단련해도 된다고 하는, 이졸데에게 각종 전투 스킬의 강습이 해금되는 이벤트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스킬의 단련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
‘어쩌면 나랑 대련을 하고 싶어서 일부러 도발해온 건가?’
그래서 내 쪽에서 대련을 신청할 이유는 없었다. 그 탓에 반대로 이졸데가 도발하며 대련으로 유도하는 흐름이 된 것 같기도 했다.
‘의도가 어찌 되었든 중요한 건 내가 기분이 나빴다는 사실이지만.’
나는 쪼잔한 사람이기에 딱히 화를 풀 생각은 없다. 마침 대련을 제안했으니 용서 없이 두드려 패기로 했다.
질 수밖에 없는 이벤트를 이겨버리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확인해볼 좋을 기회다.
나와 이졸데는 대련장으로 향했다. 당연히 라라아도 그 뒤를 따라왔다.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다며 필사적으로 분위기를 어떻게 하려 했지만 나도 이졸데도 물러섬이 없었다.
“무기는 이걸 쓰는 게 좋겠지.”
이졸데가 대련장에 꽂혀있던 목검을 뽑아서 나에게 던졌다. 나는 능숙하게 검을 잡아채고 그 성능을 살폈다.
‘인가. 어디에 있나 했는데 여기에 이렇게 그냥 꽂혀있었구나.’
예전에 찾으려고 했던 크리티컬이 나든 어쨌든 상대의 체력을 반드시 1 남기는 효과가 인챈트된 무기였다.
아무리 공격력 수치가 낮다고 해도 크리티컬 배율이 워낙 높은 엠블럼 레전즈이기에 약한 무기(이전에 고블린 토벌에도 사용했던 훈련용 무기라든지)로도 재수 없게 크리티컬로 죽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다.
‘애초에 사실 그게 가능한 사람은 이졸데 정도뿐이지만.’
다른 유닛은 크리티컬을 내봤자 옷을 좀 찢는 정도가 최대다. 이전에 루시아가 텟샤를 상대로 성공시켰던가.
아무튼 은 실상 대련 이벤트 자체가 별로 없고 굳이 할 일도 없다 보니 실제 용도와는 달리 마지막 공격의 양보에 흔히 쓰이는 무기였다. 의외로 쓰임새가 있는 주제에 대련용 검답게 내구성이 높지 않아 다회차 플레이어인 나에게도 가끔 재고가 없는 무기다.
“이거라면 잘못해서 아프게 맞아도 죽지 않으니 안심해.”
“잘못해서 아프게 때릴 의지가 넘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눈치가 빠르네. 그러면 잘 부탁해.”
이졸데가 능글능글 웃으며 나와 거리를 벌리며 대련의 준비를 했다. 사실 준비를 한다고 해도 평소에도 임전태세가 되어있는 이졸데라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
‘……좀 벗겨볼까.’
나는 크리티컬을 내서 이졸데의 옷을 벗겨보기로 했다. 제복에 감싸진 가슴은 그리 커 보이진 않지만 실제로 벗기면 어떨지 이참에 확인해주기로 했다.
“잘 부탁해. 그리고, 시작!”
내가 태세를 갖춘 것을 확인한 이졸데가 인사하는 것과 동시에 땅을 박차며 나에게 검을 휘둘렀다.
휘익!
‘매섭군.’
나는 뒤로 스텝을 밟으며 이졸데의 공격을 피했다. 피할 것을 예상하였다는 듯 이졸데는 별다른 빈틈도 보이지 않고 내게 연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휘익, 부웅! 붕!
이졸데의 검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강렬한 풍압으로 내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휘날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매서운데!’
과연 검술 S등급이라고 할만한 속도와 기백이었다. 제대로 된 검을 들고 있었다면 휘두르는 방향을 따라 검기가 일어났을 것이 분명하다.
“잘 피하네!”
하지만 헤이젠 때와 비교하면 내 마음에도 여유가 있는 덕에 그런대로 피할 수 있었다.
맞아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시점에서 두렵지 않다. 실패해봐야 원래의 이벤트의 흐름이 될 뿐이다.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기에 편한 기분으로 집중할 수 있다.
‘좋은 공부가 되는군.’
능력은 충분히 갖춰져있다. 멘탈만 추스릴 수 있다면 나는 결코 꿀리지 않는다.
새삼스럽게 그 사실을 확인하며 나는 아주 약간 보인 이졸데의 틈을 노리고 매섭게 검을 휘둘렀다.
따악!
“!”
“호오!”
서로의 검이 부딪히고 기세 좋게 튕겨 나갔다. 강렬한 반동에 서로의 자세가 동시에 흐트러지며 본능적으로 서로 거리를 벌렸다.
“매서워! 이렇게 힘이 넘치는 일격은 처음 받아보는데!”
‘……쉽게 공격을 허용할 생각은 없나 보군.’
이졸데는 신나서 웃으며 외쳤고, 나는 살짝 귀찮아졌다는 생각에 인상을 썼다. 방금 일격으로 옷을 찢어버릴 생각이었기에 이렇게 튕기는 것은 상정 외의 일이었다.
‘생각해보면 검술 등급은 나도 이졸데도 S란 말이지.’
검술 S등급에 강력한 특성 스킬을 몇 개나 지닌 이졸데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검술에서 나에게 밀릴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물론 내가 마법을 쓰면 간단히 제압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검술만을 쓰는 분위기니 그렇게 이겨봤자 꼴사납다.
‘그렇다고 질리도록 검을 겨루다가 능력치의 차이로 이기는 건 사양이야. 얼마 차이도 안 나는 데다가 오래 걸려서 주변의 시선도 과하게 살 터이고.’
유능한 교사로 주목을 받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노시스 제국이 최연소 장교였던 이졸데를 길고 긴 싸움 끝에 이기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과하다. 좋은 일보다 귀찮은 일이 잔뜩 있으리라는 본능적 확신이 들었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은, 다소 편법으로 느껴질 수 있는 재치 있는 승리다.
‘……그건 통하겠군.’
나는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다. 다소 악취미적이지만 분명히 통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기분도 꽤 좋을 것 같다.
“간다!”
나는 땅을 박차고 이졸데에게 달려들어 크게 검을 휘둘렀다. 이졸데는 기다렸다는 듯 씩 웃으며 내 검을 받아치려고 했고,
딱!
“!”
나는 그 순간 검을 쥔 손에서 힘을 뺐다. 이졸데의 힘차게 휘두른 검에 나의 검이 튕겨나가며 높이 하늘을 날았다.
“……!!”
언뜻 보기에는 힘을 못 버티고 검을 놓친 내 패배로 보일 모습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나는 오른쪽 주먹에 옅은 회전을 실은 펀치를 준비하고 있었으니까.
‘마법은 NG여도 맨손은 OK겠지!’
처음부터 검으로 공격할 생각은 없었다.
나는 필요 이상으로 강하게 나의 검을 쳐내 드러난 빈틈을 노려 이졸데의 복부에 펀치를 쑤셔 넣었다.
콰아앙!!
“윽, 커헉!!”
폭발하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이졸데는 뒤로 나가떨어져 바닥을 격렬하게 뒹굴었다.
보통의 펀치가 아니었다. 이전에 유에와의 싸움에서 사용했던 대 검사 클래스인 세스타스의 최종 스킬 중 하나인 였다.
‘……좀 과했나?’
그렇다고 해도 생각 이상으로 격렬하게 나가떨어져서 조금 쫄았다.
“허억, 허억! 콜록, 콜록콜록!”
이졸데가 검을 지팡이 삼아 짚고 일어서려 했지만 힘이 빠져 한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기침이 멎지 않는 듯 입가에서 맑은 침을 흘리며 심하게 콜록거렸다.
“후우, 후우……. 하아…….”
“괘, 괜찮으세요?!”
라라아가 걱정하는 목소리로 이졸데에게 다가와 물었다. 더 이상 이졸데가 싸울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한, 실상 승부의 종료를 알리는 것과도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너무 세게 때렸네. 미안해.”
나는 입가에 흐른 침을 차마 닦을 생각도 못 하고 창백한 표정으로 헐떡이는 이졸데에게 웃으며 사과했다.
“……감탄했어. 설마 여자의 배에 이렇게 진심으로 주먹을 꽂아 넣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이졸데는 진심으로 감탄했다는 듯,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