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Destined for Greatness! RAW novel - Chapter 447
§ 나는 될놈이다 445화
“……!”
둘은 말과 함께 서로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저놈이 데리고 간 게 아니었구나!
상대방이 벌써 데리고 간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었는데, 반응을 보니 아닌 것 같았다.
‘그러면 어디지? 아무도 안 데리고 갔을 리는 없고.’
‘설마 중국이나 미국인가?’
“흠. 감독님이 데리고 간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양 감독은 상대가 케인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자 갑자기 생기는 유혹.
‘허세 좀 부려봐?’
양 감독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허세를 부렸다.
“커허험. 우리는 뭐…… 긍정적인 대답을 듣기는 했습니다.”
“?!”
양 감독의 말에 한 감독은 깜짝 놀랐다.
설마 양 감독이 케인을 거의 영입하기 직전이란 말인가?
‘아니, 잠깐만. 거의 직전이면 나한테 케인 영입했냐고 저렇게 물을 이유가 없는데?’
한 감독은 사실을 깨닫고 양 감독을 쳐다보았다.
저 인간이 허세를 부리는구나!
“아, 예. 그러시겠죠. 저희도 긍정적인 대답은 들었습니다.”
“?!?!”
이번에는 양 감독이 놀랄 차례. 놀란 양 감독은 한 감독의 입가에 걸린 비웃음을 보고 상황을 깨달았다.
그리고 얼굴을 붉혔다.
“…….”
“…….”
“이제 그만합시다?”
“커흠. 그러도록 합시다. 남는 것도 없으니…… 어쨌든 케인 데리고 간 게 아니다, 맞습니까?”
“맞습니다. 그쪽이야말로 나중에 뒤통수 치고 발표라도 하면…….”
“이쪽이 할 소리를.”
두 감독은 서로 확인을 끝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케인을 누가 데려간 거죠?”
“설마 LK 라이온즈?”
LK 라이온즈. ST 파이브나 KG 위자드처럼 통신사 대기업을 뒤에 두고 있는 게임단이었다.
그러나 양 감독과 한 감독은 LK 라이온즈를 모두 싫어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LK 라이온즈의 주 감독을 싫어했다.
양 감독과 한 감독은 그래도 라이벌로서 치고받은 악연이 있었기에 서로를 싫어해도 서로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는 있었다.
그렇지만 주 감독은 정말 짜증 났다.
게임은 해본 적도 없는 양반이 경영 쪽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게임단을 이끌고 승승장구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성격도 바늘 하나 들어갈 틈 없이 꼼꼼하고 냉철했다.
두 감독의 배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아니, LK 라이온즈 쪽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몰래 확인해 봤는데 케인, 김태현 영입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역시…….”
“중국이나 미국이겠군요.”
두 감독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E스포츠에서 가장 크게 자본을 움직이는 건 역시 중국과 미국이었다.
사실 두 감독은 행운인 편이었다.
대기업이 게임단을 지원해 주고 있었으니까.
모든 게임단이 대기업을 뒤에 두고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열악한 상황에 있는 게임단이 더 많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대기업이 지원을 해주는 게임단이라고 해도, 중국과 미국 쪽 게임단과 비교하면 밀리는 감이 있었다.
ST나 KG가 적게 투자하는 게 아니었다.
중국과 미국 쪽이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
판온 이전의 게임에서도, 중국과 미국 쪽 게임단들이 잘하는 한국 선수들을 막대한 돈으로 데리고 간 사례들이 많았다.
“이세연 선수도 지금 데리고 갔다고 발표한 팀이 없죠?”
“아마 미국 쪽과 조건을 맞춰보고 있다고 하는 소문이 있던데…….”
“어떤 팀이 데리고 가든 탐나는 인재니 말입니다. 이세연 선수는.”
“해외에 다 뺏기면 나중에 힘들어지는데…….”
두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대회에서 판온 선수들의 역량은 대충 나온 셈이었다.
앞으로 새로운 선수들이 나오더라도 지금 이름을 알린 선수들만큼의 실력을 뽑아낼 것 같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케인 선수라도 데려와야 하는데 말입니다.”
“힘들 겁니다. 중국 쪽 조건을 들어봤는데 거기는 정말…… 어후, 예전에도 연봉을 억부터 시작해서 십억 대도 과감하게 지르던 놈들인데…… 지금 판온 인기 보면 그보다 더 지르면 질렀지 적게 지르지는 않을 겁니다.”
* * *
“그래?”
“예. 대충 두 감독의 말이 맞습니다. 이스포츠계 팀 중 중국과 미국 쪽이 투자가 센 편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두 감독이 추잡한 싸움을 멈추고 진지하게 대화하는 것 같자, 유 회장은 정지용에게 ‘저놈들 무슨 이야기하는지 알아올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지용은 바로 도청을 시도했다.
-유성그룹에 불가능은 없다!
“으음…… 으으음…… 얼마를 줘야…….”
“누구를 생각하고 있으시길래 그러시는 겁니까?”
“음? 아, 아니야.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어.”
속마음을 들킨 유 회장은 슬쩍 화제를 돌렸다.
“그보다 저놈들은 왜 김태현 이야기는 안 하는 거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태현 이야기였다.
“아, 김태현 선수 말입니까.”
유 회장과 같이 판온을 하고 나서부터 매일 꼬박꼬박 몇 시간씩 판온 방송을 보고 판온 게시판의 정보글을 읽으며 준비한 정지용이었다.
이제는 그룹의 누구보다도 판온을 잘 안다고 자부했다.
“그야 지금 케인 선수나 이세연 선수도 미국이나 중국 쪽에 밀릴 것 같아서 저러고 있는데, 김태현 선수는 더더욱 그러지 않겠습니까.”
“그놈…… 아니, 흠흠. 김태현이 미국이나 중국에 간다고?”
“아마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현실적으로 그 두 군데가 가장 대우를 좋게 해줄 테니 말입니다.”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유 회장은 생각에 잠겼다.
일단 김태현은 돈이 많았다.
그러니 연봉 같은 조건에 흔들릴 리 없었다.
김태현이 ‘아, 게임은 한국에서 해도 되는데 왜 미국까지 가요’ 하면서 안 가면 안 갔지, 돈 많이 준다고 해외로 나가는 모습은 상상이 안 갔다.
“참. 중국은 안 될 가능성이 있군요. 저는 중국 쪽 가능성은 반반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그건 왜?”
“그야 이번 대회에서 중국 대표팀과 그런 일이 있었잖습니까.”
경기장 밖 PK 사건!
당연히 중국 게이머 중 태현에게 이를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중국 게임단은 중국 게이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으니, 태현의 영입을 망설일 가능성이 높았다.
“하긴, 그것도 그렇군. 그러면 거의 불가능한 거 아닌가?”
“아니요. 반반 정도입니다. 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팬도 많아서…….”
“뭐? 그런 짓을 했는데?!”
유 회장도 깜짝 놀랄 반응!
“그런 짓을 압도할 만큼의 플레이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하긴…….”
유 회장은 납득했다.
자기 나라 대표 선수를 PK했는데도 홀려 버리는 마성의 플레이!
태현이 대회에서 보여준 플레이들은 태현의 안티 팬들도 홀릴 정도였다.
“게다가 데리고 오면 승률이 확 뛸 텐데, 그런 거에 흔들리지 않을 팀은 드뭅니다.”
“…….”
유 회장은 생각에 잠겼다.
모두가 다 데리고 갈 거라고 생각한 김태현을 유 회장이 직접 데리고 온다.
그리고 동시에 유성그룹의 게임단이 부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란 스포트라이트는 다 받을 수 있는 완벽한 계획처럼 보였다.
너무 완벽해서 스스로 무서울 정도!
‘음. 왜 한기가 들지?’
자선 대회와 프로게임단 재창설 계획을 직접 짜느라, 유 회장은 판온 접속을 많이 하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태현의 영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고민하던 유 회장은 생각을 멈추고 앞으로 나섰다.
일단 사람들을 불렀으니 주최자로서 역할을 할 때였다.
“회장님 나오십니다!”
“오오!”
양 감독과 한 감독은 재빨리 자세를 바로 갖추었다.
방금까지 유 회장이 그들의 말을 엿들었다고는 생각지도 못하는 둘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90도로 허리를 꺾는 양 감독.
그걸 본 한 감독은 눈빛을 불태웠다.
‘이놈이 어디서 먼저 치사하게! 나는 110도로 꺾겠다!’
‘이, 이 양반이 나이 먹고서 추잡하게 허리 꺾는 각도로 경쟁을…… 나는 그렇다면 120도로 꺾어주마!’
점점 허리를 꺾는 두 감독.
그걸 본 유 회장은 질린 얼굴로 물러섰다.
“저런 놈들이 한 대화를 믿어도 되는 건가?”
“저렇게 보여도 국내 게임단 감독 중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선 대회에서 사고 치지는 않겠지? 자선 대회라고.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데.”
“그 정도로 변별력 없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아마도…….”
* * *
“와, 대단해! 너처럼 게임 잘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
“헤헤, 헤헤헤…….”
“아, 물론 동영상에서는 너보다 잘 하는 사람 많이 봤지만.”
“…….”
“어쨌든 직접 본 건 처음이야! 콤보를 이렇게 넣는 거구나!”
케인은 행복 그 자체에 빠져 있었다.
원인은 바로 앞에 있는 하연 때문이었다.
예전부터 이세연 때문에 판온에 관심이 있었던 하연은, 이번에 있었던 일 때문에 판온을 직접 하게 됐다.
그리고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된 것!
그 틈을 타 ‘판, 판온 잘하는데 내가 도와줄까?’라고 말하는 데까지 성공한 케인이었다.
만나서 오해를 풀고, 태현을 욕하며 친해진 덕분이었다.
‘김태현…… 고맙다……! 흑흑! 고맙다!’
태현에게 이렇게까지 고마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심지어 대회 우승 때보다 더 고마웠다.
태현이 듣는다면 뒤통수를 후려갈길 생각을 하는 케인!
하연의 실력은 평범했다.
딱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
그렇지만 케인의 눈에는 그 무엇보다도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원석으로 보였다.
“그런데 판온 랭커들은 다들 바쁘다던데, 너는 이렇게 시간 써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케인은 슬쩍 동영상을 확인했다.
이라는, 지금 판온 게시판 1위를 달리고 있는 영상이었다.
영상의 마지막은…….
태현이 블랙 드래곤을 불러내 랭커들을 쓸어버리는 장면이었다.
‘그래도 태현을 도와주러 가야 하지 않나’, ‘저렇게 많은데 죽기라도 하면 어쩌지’ 하며 고민하던 케인은 저 영상이 올라오는 걸 보고 고민을 멈췄다.
-아, 저 자식은 정말 내버려 둬도 알아서 잘 살겠구나!
정말 같이 하면서 나름 태현을 파악했다 싶은 케인이었지만, 블랙 드래곤을 불러내서 쓸어버릴 줄은 몰랐다.
“안 괜찮은 거 같은데? 정말 일 없어?”
“없다니까!”
“나는 있어서 좀 이따가 가봐야 해.”
“…….”
현재 백수인 케인은 그 말이 가슴에 푹 꽂혔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기사도 나고 그러던데 너도 게임단 제의 왔어?”
이세연과 친하다 보니, 하연은 판온 랭커들에게 게임단 영입 제안들이 날아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 입장에서 우승팀 멤버이자 그 정도 활약을 보여준 케인은 벌써 몇 번은 제안이 날아왔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어…… 음…… 어…… 후후, 나는 때를 기다리고 있어서……!”
“그래? 역시 받았나 보구나.”
“…….”
케인은 입을 다물었다.
그 자신도 대체 왜 제안이 안 오는지 알 수 없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설마 도동수를 같이 두들겨 팰 때 너무 심하게 패서 피도 눈물도 없는 놈처럼 보였나?! 쇠사슬까지 쓰는 건 과했던 건가?!’
사실 ST나 KG의 접촉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 거절한 후 ST나 KG 같은 대기업 게임단 측에는 ‘케인은 중국이나 미국 쪽이 벌써 제안했나보다’ 하는 의견이 퍼졌고, 작은 게임단 측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데리고 오겠냐. 그냥 포기하자’라고 결정이 내려져서 그런 것이었지만…….
그 중국과 미국 쪽 게임단들은 아직 제안을 준비 중이었고,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케인은 국내 게임단 뉴스만 보고 초조해하는 중이었다.
‘흑흑…… 도동수 살살 팰걸…….’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후회하는 케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