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here to end this fight RAW novel - Chapter 319
318화. 금광월관 (2)
싱그러운 햇살이 파릇한 나뭇잎 사이를 빠져나와 숲속으로 내려앉았다.
가늘게 이어지는 수많은 빛줄기의 세례를 받으며, 한 소녀가 잘 닦인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이 길을 매일 이용하는 소녀를 위해 그녀의 수하들이 정성스럽게 정돈한 길.
사뿐사뿐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레몬빛 생머리가 햇빛 아래 찰랑찰랑 반짝였고.
그런 소녀의 품에는 꽃다발이 한 아름 안겨 있었다.
저벅저벅-.
꽤 깊게 숲길을 걸어간 끝에, 그녀의 발걸음이 서서히 느려졌다.
어딘가 모르게 조심스럽고 신중해진 걸음걸이.
양손까지 공손히 모은 그녀는 오솔길의 끝을 통과했다.
그러자 꽤 너른 공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울창하게 자라나 뒤덮은 나뭇잎 탓에 조금은 어둑어둑한 공터.
그 중심에는 3m에 달하는 거대한 석상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으니.
소녀는 그 석상의 앞에 준비해온 꽃다발을 살포시 내려놓았다.
부스럭-.
그리고 이곳에 다녀간 게 그녀만이 아닌지 석상 앞에는 여러 개의 물건이 놓여 있었다.
화병에 담겨 있으나, 말라비틀어진 겨울에만 피어나는 선홍색의 꽃.
가져다 놓은 시기가 달라 보이는 오래된 건량 두 봉지.
한 움큼의 포인트 뭉치.
거기에 비교적 최근에 가져다 놓은 듯싶은, 여기저기서 난잡하게 꺾어 모은 게 분명한 꽃다발까지.
그것들을 슥 훑어본 레몬빛 머리의 소녀는 이내 석상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경건한 표정으로 입술을 열었다.
“나의 사랑, 나의 주, 나의…… 유리 님이시여.”
그녀가 기도를 올리기 시작하였기 때문일까.
돌연 바람이 불며 공터를 가린 나뭇잎이 흔들렸다.
그러자 맑은 햇살이 석상을 비추니, 정교하게 만들어진 대리석 석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자루의 검을 멋들어지게 어깨에 걸치고 환하게 웃고 있는 미형의 소년.
그것이 바로 레몬빛 머리의 소녀가 기도를 올리는 신상(神像)의 정체였다.
* * *
황금색 팔이 허공에서 급격히 선회해 위로 솟구쳤다.
이를 쫓아 은백색의 궤적이 긴 꼬리를 그리니.
그 모습이 마치 하늘로 거꾸로 솟구치는 벼락과도 같았다.
하지만 황금 팔은 그런 벼락조차 가볍게 떨쳐 냈다.
쉐엑-.
허무히 공간이 갈리는 소리가 들리고.
은백색 섬광이 다섯 줄기로 분화해 사방에서 황금 팔을 포위하고 몰려들었다.
이에 맞선 황금 팔의 움직임 또한 기괴한 환영을 만들어 내니.
그렇게 은백색의 궤적과 황금빛이 일렁일 때마다 두 빛깔이 뒤섞여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허공에 수놓았다.
한편, 그중 은백색의 궤적을 그리는 화공(畫工)은 레몬빛 머리의 소녀가 기도를 올리던 신상을 닮아 있었다.
비록 신상에 비해 훨씬 키가 자랐고, 몸집 역시 커졌지만.
땀 맺힌 미형의 얼굴은 신상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청년.
훙-!
그가 거세게 칼을 휘두른 순간.
헐벗은 근육질 상체에 흐르던 구슬땀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그와 함께 오른이가 뒤로 물러나자 유리도 칼을 거둬들였다.
“후우…….”
길게 숨을 내쉬며 그는 호흡을 골랐다.
이 심심하기 짝이 없는 공간에서 먹고, 자고, 싸는 것을 제외한, 그동안 유리가 해 온 일은 딱 두 가지였다.
오른이가 알려 준 마나 로드의 연구.
그리고 오른이와의 대련.
그중 오른이와의 대련은 처음엔 전투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비록 현재로서는 마나를 쌓을 수 없어도 감각을 유지하고 육체를 단련하는 것.
그게 유리의 주된 목적이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자 그 또한 변해 갔다.
아무리 대련을 반복하고 반복해도 오른이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는 현실에 오기가 발동한 것이다.
반드시 언젠가는 오른이에게 한칼을 먹이겠다는 일념.
그렇게 목적은 변질되었지만, 유리의 체력과 검술 실력은 기이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으니.
이는 밖에서보다 훨씬 빠르게 체력이 소진되는 기이한 공간.
그리고 오른이의 움직임을 쫓기 위한 검로 궁리.
그 두 가지가 만나 만들어 낸 엄청난 상승 작용의 결과였다.
덕분에 유리의 체력과 검술의 숙련도는 마나를 사용할 때와 비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상태.
그와 같은 사실을 유리도 인지하고 있었기에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오른이와의 대련에 임하고 있었다.
거기에 유리가 대련을 즐겨 하는 데는 부수적인 이유도 있었다.
그건 바로 몸을 쓸 때만큼은 혹사당한 뇌를 쉴 수 있었기 때문.
흐으으읍-.
길게 숨을 들이쉬자 깨끗한 공기 덕분인지 머릿속이 시원해졌다.
마치 막 각성을 한 듯 개운한 상태에 유리의 눈이 맑게 빛났다.
‘준비는 끝.’
오른이의 마나 로드가 지닌 비밀을 깨우치는 데 성공했지만, 유리는 곧장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혹사당한 뇌를 쉬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이 푼 답이 맞는지 자체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과정이 끝내고.
오른이와의 대련을 통해 머릿속을 맑게 정리한 유리는 그대로 자리에 정좌해 휴식 중에 정리한 내용을 떠올렸다.
동시에 그의 얼굴에 약간의 긴장이 서렸으니.
영혈의 마나 핵을 통해 마나 로드를 구현하는 것도 모자라 본신의 마나 핵과 연결하는 작업.
비록 자신이 오랜 시간 여러 번에 걸쳐 확인하였다고 해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 누가 알려 준 적 없는,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일궈 낸 결과물.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그 결과물이 틀린 건지 맞는 건지 답을 알려 줄 이도 없다는 거다.
결과에 따른 책임도 오로지 혼자 짊어져야 할 터.
후우우-.
‘시작하자.’
길게 숨을 내쉰 유리가 그대로 눈을 감고 관조에 들어가며 마나를 흡수해 들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몸 안 가득 차오르는 마나.
유리는 이를 본신의 마나 핵으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평소였다면 본신 마나 핵에 안착하지 못하고 영혈로 흘러들었을 마나.
유리는 이를 억지로 붙잡아 순환시켰다.
그리고.
‘지금!’
마나의 흐름을 지금까지 연구한 마나 로드의 운용법에 맞춰 움직였다.
우웅-.
유리의 마나가 이미 수십 번도 더 머릿속에서 그려 보았던 그 길을 따라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일반적인 속도.
하지만 그것이 유리의 통제를 벗어날 수준에 도달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위이이이잉-!
실로 어마어마한 속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속도에도 유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아니, 그는 오히려 속도를 통제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
이것으로 부족했기에.
더 빠르고, 더 거세게 흘러야만 했기에.
‘더! 좀 더!’
유리는 오히려 그러한 변화를 부추겼다.
그리고 마침내 마나의 흐름이 유리가 계산한 지점에 달한 순간.
치지지직-!
그는 자신의 마나 핵에서 무언가가 타들어 가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건 실제로 마나 핵이 타들어 가며 내는 소리였다.
물론 곧 이어진 고통 역시 진짜였다.
치이이이이-!
‘큭!’
마치 뜨겁게 달군 쇠꼬챙이로 마나 핵을 지지며 동그랗게 파내는 듯한 고통.
뇌리를 새하얗게 만드는 통증은 한동안 계속되었다.
유리는 이를 악물고 이를 견뎌냈다.
그러다 마침내 그의 마나 핵에 변화가 생겨났다.
즈응-.
본신 마나 핵의 중심.
타들어 간 자리에서 그 모양 그대로 빛이 생겨난 것이다.
지이이잉-!
마나 핵에 박혀 밝게 빛을 발하는 둥근 고리.
이를 느낀 유리는 어째서 이를 광인이라 부르는지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빛의 인(印).’
자신의 마나 핵에 찍힌 고리 형태의 밝은 낙인은 광인이라 부르기 마땅했다.
이에 살짝 감탄했던 유리는 곧 정신을 차렸다.
‘아직 안 끝났다.’
이제 겨우 절반을 이뤄 낸 셈.
하여 유리는 곧바로 새로운 마나 로드에 집중했다.
우웅-.
그러자 광인이 엄청난 빛을 뿜어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광인이 만들어 낸 빛은 마치 촉수처럼 뻗어 나갔다.
삽시간에 위로 솟구친 빛의 줄기는 그대로 유리의 영혈에 닿았고.
이후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영혈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가.
아직 유리조차 제대로 탐사하지 못한 그 미지의 영역으로 빛의 줄기는 거침없이 쭉쭉 나아갔다.
그건 빛의 줄기가 길을 알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빛의 줄기 역시 그저 이끌려 가는 것뿐이었다.
자신을 끌어당기는 영혈 속 마나 핵의 응집력에 말이다.
그렇게 망망대해 같은 영혈 속을 단숨에 헤치고 나아간 끝에 빛의 줄기는 마침내 닿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유리의 영혈 속에 숨어 있던 마나 핵에.
톡-.
단 한 번도 그 실체를 보이지 않았던 미지의 핵을 마침내 감지할 수 있게 된 순간.
‘너 이 새끼, 찾았다!’
유리는 희열했다.
그리고 재빨리 기회를 낚아챘다.
위이이잉-!
치이이이익-.
본신의 마나 핵에서도 그러했듯, 영혈의 마나 핵에서도 광인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이에 유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을 또 다시 경험하고 있었다.
‘끄흑!’
본신의 마나 핵에 광인을 새기는 게 달군 쇠꼬챙이로 내장을 지지는 듯한 고통이었다면.
영혈의 마나 핵은 달군 쇠꼬챙이로 뇌를 후벼 파는 듯한 고통이었다.
‘끄아아아아!’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듯한 어마어마한 격통에도 유리는 이를 꿋꿋이 견뎌 냈다.
그 결과 그는 너무도 달콤한 과실을 삼킬 수 있게 되었다.
위이이잉-!
마침내 영혈 속 마나 핵에 새겨진 광인.
그리고.
위이이잉-!
본신에서 빛을 발하는 광인.
두 개의 광인이 공명하며 둘 사이에 연결된 빛의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변화를 일으켰다.
그 변화는 바로 유리가 도저히 사람의 몸으로는 품을 수 없으리라 여겼던, 바로 그 마나의 경로였다.
이를 지켜보며 유리는 탄식했다.
‘이 방대한 걸 사람 몸에 때려 박으려 했으니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수밖에.’
오른이가 알려 준 마나 로드는 육신뿐 아니라 영혈의 영역 전반에 걸쳐 구축되는 형태였던 거다.
그 방대한 양 때문인지 구축의 과정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렇게 무려 하루가 흘러.
마침내 모든 마나 로드의 구축이 끝난 그날.
우우웅-.
유리는 순식간에 차오른 본신 마나 핵의 충만감에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게 얼마 만이냐.”
너무도 오랫 동안 잊고 있었던 그리운 감각.
결국 참다못한 유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뇌운의 마나 로드를 운용해 보았다.
파츠즉-.
늘 정적에 휩싸여 있던 공간에 작은 뇌성이 울리고.
쾅-! 콰강-!
유리의 신형이 벼락처럼 사라졌다가 나타나길 반복했다.
‘이거지! 이거라고!’
오랜만에 맛보는 극한의 쾌.
귀청을 울리는 바람 소리와 얼굴을 때리는 풍압.
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하하하!”
신나게 웃은 유리는 그 뒤로도 한동안 신나서 뇌익과 운보를 펼쳤다.
그렇게 한바탕 회포를 푼 뒤에야 개운하고 만족스러운 얼굴이 된 유리.
그는 자신이 만들어 낸 난장판 속에 서서 숨을 골랐다.
그런 유리의 눈에는 작은 기대감이 서려 있었으니.
‘본신의 마나 핵에 마나가 돌아온 건 두 핵이 연결되며 일어난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그걸 광인의 진정한 능력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리라.
하여 유리는 광인의 진정한 능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했다.
우웅-.
유리가 광인을 사용하니 광혈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전신에서 금빛 선이 생겨났다.
딱히 외향적인 변화는 없는 모양.
하지만 겉과 달리 유리의 내부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었다.
‘마나가 차오른다?!’
뇌운을 펼치며 소모되었던 본신의 마나 핵이 놀라운 속도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 마나는 다름 아닌 영혈의 마나 핵에서 흘러들고 있었다.
이에 유리의 눈에 이채가 스쳤다.
‘그랬던 거였구나.’
광인이 아닌 광혈을 사용하던 시절.
광혈을 펼치면 본신의 마나 핵이 채워졌던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 몇 번만 그러했을 뿐, 그 같은 효과는 이내 사라졌었는데.
그 원인을 유리는 이제야 깨달은 거다.
‘어린 시절부터 영혈 속 핵이 흡수했던 마나가 불완전한 광혈의 효과로 본신 마나 핵에 흘러들었던 거야.’
하지만 지금처럼 제대로 연결이 된 것도 아니기에 그 속도는 너무 느렸고.
심지어 당시에는 귀걸이로 영혈을 막아 둔 상태였기에 영혈 속 마나 핵에 모아 둔 마나가 동나자 그런 효과가 사라진 거였다.
귀걸이로 막힌 영혈 속 마나 핵이 마나를 더는 충전할 수 없었을 테니까.
드디어 오랜 시간 품고 있던 의문을 해결하게 된 유리는 슬며시 미소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다시금 광인의 효과를 찾는 데 집중했다.
그로부터 잠시 뒤.
유리는 광인의 몇 가지 효과를 정리할 수 있었으니.
첫째, 두 마나 핵 간에 마나의 이동이 자유롭다는 것.
둘째, 드디어 영혈의 마나 핵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세 번째.
‘이거… 두 마나 핵에 담긴 마나를 단번에 뽑아낼 수 있겠는데?’
두 마나 핵 간에 마나의 이동이 자유롭고 지연 시간이 없는 수준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마나 핵의 출력을 합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쪼그라들었지만, 열심히 영약이랑 비약을 먹고 마나 보유량을 늘리면…….’
본신은 물론 영혈 속 마나 핵까지 그 크기를 키워 낸다면, 일순간에 엄청난 출력을 뽑아내는 것도 가능해지리라.
‘아무리 마력이 중요하다지만, 마나의 양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거니까.’
다다익선(多多益善).
거거익선(巨巨益善).
뭐든지 많고 클수록 좋은 거지 않겠는가.
그렇게 광인의 놀라운 효과를 정리한 유리.
한데…….
“흠…….”
그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게 끝이라고?”
자신이 이 마나 로드를 분석하는 데 든 시간과 노력이 얼마인데 고작 이뿐이란 말인가.
‘그토록 심오했던 마나 로드의 효과가 이거뿐이면 실망인데?’
물론 두 개의 마나 핵을 연동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부터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오른이의 마나 로드를 연구해 온 유리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아직 이걸로 끝이 아니라고.
하여 유리는 턱을 쓸며 고민했다.
그렇게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그 순간.
‘가만, 두 핵이 연결된 상태에서도 본신의 마나 핵으로 뇌운을 펼칠 수 있었잖아?’
그럼 영혈의 마나 핵은?
이제 감지할 수 있고 다룰 수도 있게 된 영혈의 마나 핵이라면?
그걸로 마체술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유리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2개의 서로 다른 마체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거다.’
한 사람이 완전히 다른 두 종류의 마체술을 사용한다는 걸 유리는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가능하면 좋겠지만… 어떻게?’
이미 영혈 속에 만들어진 핵을 마체술의 핵으로 삼을 수 있나?
아니, 육신에 기반을 둔 마체술의 운용법이 영혈 속 마나 핵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애당초 영혈의 핵에 맞게 만들어진 마체술이 있는 게 아닌 이상……!’
그리 생각한 순간, 유리의 두 눈에 빛이 번쩍였다.
동시에 다급하게 오른이 쪽으로 돌아간 시선.
“너……!”
여전히 말없이 둥둥 떠 있는 황금 팔을 향해 유리가 나직이 질문을 던졌다.
“…나한테 알려 줄 거 아직 남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