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living as a healer in the fantasy Nord world RAW novel - Chapter 373
373화
[스카디의 영광 (+10)착용 조건 : 73 LV / 등급 : 유니크 / 단계 : 상급
공격력 : 20 ~ 25 / 정신력 : 19 / 지능 : 5 / 체력 : 9
HP : 330 / MP : 440
세인트의 모든 순간 회복 스펠 치유력 100% 고정
세인트 스펠 사용 시 소모 MP 감소
~ 안드바리의 황금 망치를 통한 추가 부가 옵션1 획득 가능 ~
~ 안드바리의 황금 망치를 통한 추가 부가 옵션2 획득 가능 ~]
결국, 강화의 끝을 보고 말았다.
리디안은 홀가분한 표정이 되어 스카디를 바라봤다. 리디안에게는 많은 변화를 안겨다 준 최고의 무기였다.
비록 헤임달에 의한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고 해도, 강화에 성공할 때마다 리디안은 도전의 성취감을 느끼며 대담해졌다.
이전 같았으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일들이었다. 그러니 이 변화는 앞으로 리디안의 앞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미쳤다. 10강, 생라이브로 보는 거 실화냐.”
10 강화 스카디의 탄생으로 주변은 난리가 났다.
여러 브리핑으로 헤임달과 리디안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퍼졌지만,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리디안의 저 도전 정신은 사람들의 입담에 오를 만한 용기였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겁을 내며 지르지 못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대체 아이템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충동적으로 질렀다. 99.9% 이상의 확신이 아니고선 행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중에서도 혀를 차는 사람은 있었다.
“아니. 쟤 저거 그동안 헤임달 버프빨이었다면서. 헤임달이 버프 끊었으면 어쩌려고?”
오지랖 넓은 누군가는 무모했다며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각오하고 예상한 일이라 리디안은 한 귀로 흘려들었다.
“와… 진짜 다행이다. 리디, 축하해!”
“아침부터 대축제네! 리디안 님 축하해요! 이거 빨리 알려야지.”
주변이 빠르게 허공을 두드리는 가운데, 이노센트, 백검이 웃으며 축하했다. 조용히 지켜보던 크라이그 역시 헛웃음을 내보이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서버 최초 스카디 10강. 그리고 얼마 없는 10강 무기 반열에 들었네요. 축하해요.”
“서버 최초?! 해외 섭에서도 이건 기록 없을걸? 진짜 섭종 해도 커뮤에 길이길이 남을 역사야!”
흥분한 백검이 또다시 날뛰었다.
그런 백검이 부끄러워 진정시키면서도, 이노센트 역시 기분 좋은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아! 그런데 신규 장비가 있잖아요. 혹시 스카디보다 더 좋은 무기가 나오면 어떡하죠?”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리디안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크라이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나온 신규 장비가 기존 유니크보다 더 사기적이긴 하죠. 그러니 무기도 그럴 확률이 높고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세인트 무기는 치유력 100%로 무조건 고정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 역시 그렇겠죠?”
“아무래도요. 게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이런 RPG는 각 직업의 성향이 두드러져야 하는데, 힐러는 회복이 주 업무잖아요. 또 게임 환경상 100% 회복 물약에 의존할 수 없기도 하고요.”
“맞아요.”
“필드 활성화에 있어 세인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으니, 운영진들도 머리가 있다면 희소 옵션으로만 끝내려 하진 않았을 거예요.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다른 게임들처럼 100% 회복 고정이 진행에 더 편리하거든요. 뭐, 사측에서 캐시샵 회복 물약 판매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면 100% 회복은 스카디의 고유 옵션으로 남겠죠.”
“음…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신규 무기 역시 좋은 옵션이 줄줄이 달려 나올 확률이 높아요. 그래도 10 강화는 세인트 중에선 거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거라서, 자부심을 가져도 될 거예요.”
크라이그가 씩 웃으며 추켜세웠다. 일부가 하는 쓴소리를 두고 격려하는 게 분명했다. 리디안은 그 마음에 고마워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리디안의 10 강화 성공 소식은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제는 스크롤을 한참이나 내려야 할 정도로 가득 찬 친구 목록에서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안면을 트고 같이 사냥까지 다녔어도, 조금은 데면데면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서도 편지로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우와! 축하드려요!”
심지어 길을 가다가도, 모르는 사람이 축하를 건넸다.
침공전 종료 이후 파티 동맹원이 600인으로 늘어난 만큼, 스카디 힐이 자신의 생명을 쥐고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일반 플레이어들까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리디안의 성공을 기뻐했다.
“역시… 스카디는 진짜 공공재가 맞는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뜨거운 반응에 리디안의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행여나 잘못 짚어 실패해 증발이라도 했다면… 리디안은 아마 그날로 사회에서 매장되었을 거라며 실소했다.
“나머지는 강화 안 해?”
강화 성공 소식에 춤까지 춘 자토가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리디안인 만큼, 다른 아이템의 강화도 기대된다면서 말이다.
하지만 리디안은 생각이 없었다.
“음… 나머지는 그대로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한다면 아무래도 귀걸이일 것 같은데. 귀걸이는 강화하면 방어력이 올라가잖아요? 저는 웬만해선 맞는 일 별로 없는 세인트니까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물론 하게 되면 좋은 거지만, 강화에 집착하는 사람도 아니고, 또 귀걸이의 능력치 같은 게 공개될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내막을 아는 사람이 많다지만,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하는 만큼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아직 아이템 정보를 가리고 다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 * *
레벨 업 시작 7일 차인 2일.
니플헤임 사냥 파티는 여전히 맹렬하게 달리고 있다. 리디안은 어제 오전 78레벨을 달성했고, 오늘과 내일을 종일 달리면 내일모레쯤 79레벨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5레벨이었던 리디안이 부쩍 성장한 것처럼, 그 위에 머물던 하이 랭커들의 성장은 더 눈에 띄었다.
이제 80레벨은 수두룩하다. 하이 랭커 100위권에 속한 반 이상이 80레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모두가 초인은 아니었고 일부는 80이라는 숫자에서 만족하며 물러났다.
생각해보면 80레벨은 아쉬울 게 없는 숫자였다. 딜러의 경우, 신스킬을 배울 수 있는 레벨.
거기에 신규 장비까지 착용 가능한 레벨이며 앞자리가 바뀐 효과로 기본 능력치는 더 올랐다.
결정적으로 80레벨부터는 정말 지독하게 경험치가 오르지 않았다. 그게 너무 눈에 잘 보여서 성질 급한 사람들의 의욕을 떨어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레벨 업을 아예 중단한 건 아니었다.
80레벨인 만큼, 파티에서 그들의 포지션은 몹시 중요했다. 그들이 빠지면 사냥 속도에 지장이 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간 타임에 함께 달려 레벨 업과 장비 드롭을 돕고, 야간에는 철저히 개인의 시간을 가졌다.
경험치에 눈먼 레온이나 크라이그의 경우, 빠진 인원에 불평하지 않고, 대신 야간에는 필드를 헬하임으로 옮겨 야행성 일반 플레이어들과 사냥했다.
“글쎄, 신규 장비도 나왔으니까 세트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가면 파프니르한테 맞설 수 있지 않을까?”
80레벨을 달성한 백검이 쉬러 가며 뱉은 말이다. 검증 없는 추측이지만 대다수가 그 예상에 힘을 두고 있었다.
물론 파프니르의 압도적인 능력을 생각하면 더 분발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제 겨우 일주일째다.
짧은 기간 내에 플레이어들이 비대하게 성장하기도 했고, 플레이어들 역시 육체적, 정신적으로 자극받았다. 갑작스럽고 지나치게 달린 만큼 다들 지칠 때가 된 것이다.
다들 그걸 알고 이해하기에 누구도 레벨 업을 부추기지 않았다.
그래도 간부들은 느릿해진 분위기를 방치할 수 없는 처지라, 대략적인 일정을 세워 플레이어들에게 흘렸다.
“일주일 정도만 더 돌고 1차 장비 체크한 뒤에 신규 레이드 일정 잡겠습니다. 레이드 성공시에는 2차 장비 체크 및. 신스펠, 스킬 배분 후 파프니르 재도전 투표도 진행하겠습니다.”
간략한 계획이 잡히자 지쳐가던 리디안의 얼굴에도 활기가 돌았다. 솔직히 파프니르에 대한 도전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지만, 신규 레이드는 손꼽아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 과정은 그렇다 쳐도 레이드 성공으로 얻을 결과는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리디안은 이번 레이드에서 쏟아져 나올 신스펠, 스킬을 기대했다.
특히 ‘여신의 영역’과 ‘초월자의 손길’. 이 두 개만 넉넉히 나와도 세인트들의 사정은 더욱 더 여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뒤 레이드라니. 시기상조 아닐까요?”
소식을 전해 들은 우래귀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우물거렸다. 겁 많은 우래귀의 생각으로는 그럴 만도 했다.
그게 길드원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걸 알아, 리디안이 미소 지었다.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중급이긴 해도 지금 신규 장비가 꽤 잘 나오고 있어요. 그리고 80레벨들도 많아졌잖아요. 장비나 화력 면에서 전보다 더 상황이 좋아졌으니, 한번은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며 리디안이 웃으며 덧붙였다.
우래귀의 눈에 리디안은 뭔가 전문적으로 보였다.
본인도 75레벨이 되었으면서, 우래귀는 리디안을 정말 고레벨 보듯 감탄했다.
그 시선을 의식한 리디안이 부끄러워할 무렵, 아지트 테이블에 불량하게 누워있던 파파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리고 자유 길드에 그분들. 빨리 결혼하고 싶으시다잖아요. 갑자기 뭔 일 생길지 모른다고.”
블루벨, 실버린. 두 사람의 사정도 레이드 결정에 한몫했다.
그러잖아도 두 사람의 호감도가 100까지 꽉 찬 상태였다. 90에서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의외로 금세 올랐다. 리디안과 호드라의 도움으로 예복도 구했으니, 마지막 퀘스트로 추정되는 ‘눈꽃 여왕’만 잡으면 될 일이었다.
얼추 계획이 잡히니 잠시 흐트러진 하이 랭커들도 초심을 되찾았다. 만족하며 물러섰던 80레벨들도 아이템 파밍과 분석에 집중해 플레이어들을 도왔다.
그사이, 100위 아래에서는 여전히 랭킹 전쟁이 활발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일반 플레이어들이 레벨 업에 이리도 열중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다.
신사가 꿈꾸는 궁극적인 미래는 플레이어들의 레벨 상향평준화였다. 그게 개개인의 의지로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니 기뻐해야 할 일이었다.
바람직한 현상에 기분 좋아진 하이 랭커들은 이참에 더 끌어올려 주자며 발할라의 아침에서 ‘쩔’ 계획을 세웠다.
“한 번에 많이 데려가면 좋겠지만. 너무 어수선하고 위험하니까. 파티 별로 최대 다섯 정도씩 데려가죠. 하루마다 바꾸고요.”
“순번은 공평하게 지원자에 한한 랜덤 뽑기로 하는 게 어때요?”
“제한은요? 너무 저레벨은 못 버티니, 어느 정도 레벨 제한을 두는 게 나을 거예요.”
“70레벨 이상 어때요? 앞으로 유니크가 많이 남아돌 텐데…….”
“기본으로 73까지 올려주자는 거죠? 근데 그러면 아이템 수요가 너무 높아지지 않을까요?”
“73에서 75만 돼도 헬하임 레이드 B 난이도 정도는 무리 없이 돌 수 있어요. 정말 다 같이 상향평준화하고 싶은 거면 이제 레이드 공략팀 2군, 3군도 자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아이템 공급이 늘어나죠.”
늦은 밤. 발할라의 아침 가장 안쪽에 각 길드의 간부들이 모여 앉았다.
헤임달과의 결전을 앞두고 더 합리적인 진행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오랫동안 신중하게 의논했다.
일반 길드원들은 근처에 앉아 경청하거나, 혹은 자기들끼리 조용히 떠들었다. 길드 마스터들에 의해 대략적인 ‘쩔 계획’이 잡혀가던 때였다.
그간 자리를 비우고 있던 아퀴나스가 돌연 무너스키를 데리고 주점으로 들어섰다. 제법 분위기 좋던 발할라의 아침은 무너스키의 등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고요해졌다.
쩔 인원에 끼고 싶다던 헤른과 우래귀를 응원하던 리디안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무슨 일로 무너스키가 다시 나타난 걸까 궁금했지만, 아퀴나스와 함께 나타난 것으로 보아 나쁜 일은 아닐 것 같았다. 일전에 페페가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리디안은 은근하게 기대하며 무너스키의 행동을 살폈다.
잠깐의 침묵 후, 무너스키는 머뭇머뭇하다가 푹 고개 숙였다.
“모두에게 사과하러 왔습니다.”
시선은 피했지만 목소리만큼은 진중하고 또렷했다. 진심이 느껴지는 말투에 가장 안쪽에 있던 레온의 표정이 단박에 밝아졌다.
그간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있던 레온은 그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뛰어왔다. 그러곤 무너스키를 향해 깍듯하고 다정하게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