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with an S-class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80
180화. 기사 내습 (3)
“성검 엑스칼리버의 자매검이라 불렸던 갈라틴의 힘, 받아 보시죠!”
가웨인이라는 코드네임을 지닌 남자는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돌격해 왔다.
주민하가 광탄으로 견제했지만 그는 자신의 검으로 막아내거나 그냥 몸으로 받아냈다.
‘방어력이 만만치 않은데!’
호신강기를 두른 중국의 계약자들 못지않았다.
강유진은 주먹을 쥔 채 가웨인에게 맞서려 했다.
“하압!”
가웨인이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검기(劍氣)를 두른 그 검은 맹렬한 기세로 강유진을 덮쳐 왔다.
콰쾅!
강유진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굉음과 함께 주위 도로에 커다란 균열을 만들었다.
[D급 성좌 ‘탑을 불태운 귀신’이 엄청난 공격력에 놀라워합니다.] [B급 성좌 ‘도깨비를 지배하는 도령’이 막강한 검기를 보면서 감탄합니다.]‘공격력도…… 대단해!’
피하지 않았다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지금 눈앞에 있는 남자는, 지금까지 상대해 온 어떤 검사들보다 강했다.
‘저 갈라틴이라는 성좌무구도 강력한 것 같고…… 검기를 증폭시키고 있는 건가?’
가웨인의 검도 천상운의 뒤랑달 못지않은 무기인 것 같았다.
강유진이 검술에 능했다면 인벤토리에서 뒤랑달을 꺼내서 맞섰겠지만…… 안타깝게도 검술에는 조예가 없기 때문에, 칼싸움을 할 수는 없다.
‘호신강기를 두르고 싸워도 내가 위험해. 그렇다면…….”
강유진은 가웨인의 기량을 파악하려 하면서, 옆으로 손을 뻗었다.
“하압!”
바로 그때 가웨인의 혼신의 일격이 강유진을 덮쳤다.
쿠웅!
굉음과 함께 주위에 충격파가 퍼졌다.
하지만 가웨인은 눈을 크게 놀라워하고 있었다.
“이 공격을 막아 내다니!”
지금 강유진은 양손으로 가웨인의 공격을 튕겨 낸 상태였다.
물론 맨손은 아니다.
인벤토리에서 ‘성자의 신권’을 꺼내서 장비하고 있는 상태니까.
‘이 글러브를 장비하고 있는 상태라면, 충분히 방어할 수 있지!’
성자의 신권이 지닌 방어력에 호신강기를 더하면, 가웨인의 갈라틴도 충분히 막아 낼 수 있었다.
물론 주먹으로 막아 냈을 경우에 한정된 얘기지만…….
“하앗!”
가웨인이 계속해서 공격을 펼쳤지만 강유진은 모두 주먹으로 받아쳤다.
중국에서 양위정 등을 상대하면서 갈고닦은 감각을 최대한 활용하면, 가웨인의 공격을 전부 받아칠 수 있었다.
“음, 대단하군요! 소문대로 실력이 뛰어납니다!”
“내 소문을 들었나 보지?”
“그렇지요!”
공격이 전부 막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웨인은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한국을 순식간에 평정하고, 일본의 지배자를 쓰러뜨리고, 중국에서도 그 실력을 만천하에 증명한 동양 최강의 남자……!”
즐거워하는 듯한 목소리로 가웨인이 소리쳤다.
“그런 당신과 싸울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저의 영광입니다! 물론 이 싸움에서 당신을 쓰러뜨린다면 저는 더 큰 영광을 손에 넣게 되겠지요!”
“긍정적인 성격이군……!”
가웨인의 육중한 공격을 받아친 뒤, 강유진은 순간적으로 후퇴했다.
그러자 가웨인의 머리 위에 주민하의 광탄이 쏟아졌고, 그 틈을 이용해 [회보] 스킬로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평범한 공격으로는 씨도 안 먹힐 테니……!’
진각을 밟으며 주먹을 뻗는다.
중국에서 비약적으로 상승한 내공을 집중시켜 [화천대뢰]를 가웨인의 측면으로 처넣었다.
콰콰쾅!
주먹이 꽂힌 순간, 번개처럼 방출된 기운이 가웨인의 몸을 덮쳤다.
그대로 가웨인은 뒤로 튕겨져 나갔고, 그곳에 있던 전봇대에 부딪혔다.
“후우…….”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전봇대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강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강유진 님.”
“…….”
“아무래도 방어 마법 같은 게 걸려 있는 것 같습니다. 계약자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저 정도 방어력은 어렵습니다.”
뒤에서 들려오는 주민하의 목소리를 들으며, 강유진은 가웨인을 쳐다봤다.
[화천대뢰] 스킬을 정통으로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웨인은 멀쩡한 모습으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이것 참…… 한동안 근육통에 시달리겠군요. 동생한테 마사지라도 해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동생이 있나 보지?”
“네, 가레스라는 코드네임을 지니고 있죠.”
“당신들, 뭐 하는 조직인데 코드네임을 갖고 있는 거지?”
아마 이 남자는 금양단 본부를 습격한 놈과 한패일 것이다.
습격자도 백인이라는 듯했고, 서양 쪽 조직 같았다.
“……아까 007 시리즈와 킹스맨을 언급했었죠.”
뒤에서 주민하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가웨인도 가레스도 ‘원탁의 기사’의 일원…… 영국에서 오셨습니까?”
“이래 놓고 프랑스나 독일에서 왔으면 상당히 어색하겠지요.”
가웨인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답변드리지요. 저희는 ‘라운드’라는 조직에 소식되어 있습니다.”
“라운드…… 원탁을 의미하는 겁니까. 그럼 코드네임으로 원탁의 기사들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도 자연스럽군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코드네임과 계약한 성좌가 동일합니까?”
“코드네임을 부여받은 사람들은 다 그렇지요. 예를 들어…….”
고개를 돌려 강 건너를 쳐다보면서, 가웨인이 말했다.
“여러분의 본거지를 습격하고 있는 랜슬롯도, A급 성좌 ‘짐마차의 기사’ 랜슬롯 본인과 계약하고 있습니다.”
“……!”
역시 금양단 본부도 이 남자의 동료가 습격한 건가.
만약 그 랜슬롯이 이 남자하고 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다면 피해가 상당할 것이다.
‘이죽헌이 제시간에 도착해서 잘 싸워 줘야 할 텐데…….’
강유진이 동료를 생각하면서 입술을 깨물고 있자, 주민하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 라운드에서…… 왜 저희들을 습격한 겁니까? 영국에서 여기까지는 꽤 거리도 있고, 딱히 원한 살 일도 없었을 텐데요?”
“그것까지 자세히 알려 드릴 수는 없지요. 하지만…….”
가웨인이 어깨를 으쓱했다.
“거리는 상관없지 않습니까? 당신들은 이미 국제적인 존재입니다.”
“…….”
“그리고…… 음,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웨인이 검을 치켜들었다.
“저희 라운드는 지금까지 유럽에서 총 네 명의 소체를 처치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강유진도 주민하도 숨을 삼켰다.
“네 명의 소체를, 처치했다고?”
“그렇습니다. 다들 상당한 강적들이었죠.”
먼 유럽에 소체가 네 명이나 있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걸 이 라운드가 처치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강유진은 가웨인을 노려보며 물었다.
“이번에는 나를 죽이러 온 건가? 다음에 처치할 소체로서?”
“흠, 그건 제 권한으로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문제군요.”
가웨인이 왼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만 여기서 당신이 저한테 쓰러진다면……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겠지요.”
그 순간.
갈라틴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던 검기가 갑자기 잦아들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칼날의 표면에 ‘응축’되었다.
‘저건…… 검강(劍罡)!’
중국에서 검존이 잠깐 보여 준 적이 있다.
일반적인 검기를 응축시켜, 칼날 표면을 코팅하듯이 감싸는 것이 검강이라는 듯했다.
물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며, 웬만한 무기는 검강을 버티지 못하고 부스러진다는 것이 검존의 말이었다.
하지만 검강은 검기보다 훨씬 단단하고 날카로우며…… 그 위력도 일반적인 검기의 수배에 달한다고 한다.
“갑니다!”
가웨인이 땅을 박찼다.
아까까지는 파워 위주의 공격이었지만, 이번에는 정교함과 스피드가 더 돋보였다.
“윽……!”
피할 수 없었다.
강유진은 결국 성자의 신권을 장비한 손을 치켜들었다.
쿠쿵!
검강를 두른 갈라틴.
호신강기를 두른 성자의 신권.
두 장비가 부딪치고,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다.
“오오오옷!”
가웨인이 기합 소리를 냈다.
정장이 터질 것처럼 온몸의 근육을 부풀어 올랐고, 갈라틴에 담긴 힘이 더 강해졌다.
이대로라면 성자의 신권을 뚫고, 갈라틴이 강유진의 몸을 베어 버릴 것이다.
“이걸로 끝입니다, 강유진……!”
가웨인의 우렁찬 포효가 울려 퍼졌다.
* * *
“이 자식!”
이죽헌은 본회의장을 달리면서 계속해서 칼을 휘둘렀다.
스킬 [천둔검법]을 손에 넣은 이죽헌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소위 ‘신검합일’의 경지가 되어 검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흠!”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랜슬롯이라는 남자는, 그런 이죽헌의 공격을 모조리 막아 내고 있었다.
‘이 자식…… 지금까지 내가 만나 본 그 누구보다 검술이 뛰어나!’
랜슬롯은 처음에는 아론다이트에 검기를 담아 싸웠지만, 언제부터인가 ‘검강’으로 전환하여 이죽헌에게 맞서고 있었다.
스킬 [천둔검법]에는 검 자체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웬만한 검기는 그냥 받아칠 수 있지만, 검강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윤미호가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서 개발한 검이지만…… 자칫하면 박살 나겠는데!’
검강을 두른 아론다이트는 지금까지 이죽헌이 보아 온 그 어떤 무기보다 날카로웠다.
만약 검이 부러진다면 이죽헌은 바로 그 자리에서 두 동강 날 것이다.
“훌륭한 솜씨다.”
조용히 검을 휘두르던 랜슬롯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동양 한구석에 이런 검사가 있을 줄은 몰랐군. 역시 강유진의 동료답다.”
“그놈의 강유진 타령……!”
이죽헌은 인상을 찡그리며 검을 휘둘렀다.
“강유진한테 관심이 많으면 강유진만 덮칠 것이지, 여기 애들은 왜 죽여! 얘네가 뭔 잘못을 했다고!”
본회의장 곳곳에는 금양단의 멤버들이 쓰러져 있다.
다들 랜슬롯의 검에 당한 것이다.
“너는 내가 반드시…… 죽여주겠어!”
“웃기는군.”
그렇게 말하며 랜슬롯이 정말로 코웃음을 쳤다.
“호수의 기사 랜슬롯 경과 계약하여 성좌무구 아론다이트의 최대구현까지 허가받은 나한테, 정말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너야말로 웃기지 마……!”
이죽헌은 발악하듯이 소리쳤다.
“랜슬롯이라는 놈, 어차피 A급 성좌잖아! 우리는 S급 성좌하고 계약하고 있다고! 그게 뭐가 대단하다고!”
물론 이건 그냥 되는 대로 떠들어댄 것이다.
하지만 랜슬롯은 또다시 코웃음을 쳤다.
“뭘 모르는군, 이죽헌.”
“뭐라고?”
“랜슬롯 경은 일부러 A급으로 몸을 낮춘 것이다.”
일부러 A급……?
“어째서 랜슬롯 경이 ‘짐마차의 기사’ 같은 멋없는 성좌명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 원탁 최강의 기사로서 더 그럴듯한 이름을 지을 수 있었을 텐데? 그건 다 스스로 몸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저, 정말로?
“그렇다.”
랜슬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이곳에 와 있는 내 동료들이 계약한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랜슬롯 경과 맞먹는 기사였던 가웨인 경,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주인공으로서 압도적인 지명도를 지닌 트리스탄 경…… 다들 S급 성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들이지. 스스로 몸을 낮춰 A급이 된 것이다.”
“그건 몰랐네. 그럼 그 성좌들은 뭣 때문에 그렇게 몸을 낮춰서…… 아니, 잠깐.”
랜슬롯의 설명을 멍하니 듣고 있던 이죽헌은, 중요한 얘기가 섞여 있었다는 걸 깨닫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 동료들이, 지금 이곳에 와 있다고?!”
“그렇지.”
랜슬롯은 태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강유진은 아마 코드네임 가웨인이나 코드네임 트리스탄이 상대하고 있을 것이다. 각각 한강 다리와 병원으로 향했으니까.”
“……!”
이죽헌은 숨을 삼켰다.
강유진은 걱정 안 해도 되겠지만, 다른 동료들이 가웨인이나 트리스탄과 싸우게 되면 위험하다.
그리고, 만약 하민아가 있는 병원에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안 되겠어.”
“뭐가 말이냐?”
“빨리 너를 쓰러뜨리고 다른 놈들한테 달려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단단히 각오를 하면서, 이죽헌은 눈앞의 랜슬롯을 노려봤다.
“……웃기는군.”
랜슬롯이 한 번 더 코웃음을 쳤다.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나?”
“이봐, 잘생긴 형씨. 뭐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죽헌은 검을 두 손으로 잡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까지 내가 전력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라고?”
그 순간.
이죽헌은 움직였다.
마치 빛처럼 빠르게, 랜슬롯의 반응 속도를 초월한 움직임으로.
“……!”
랜슬롯이 눈을 치켜뜨며 대응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느려!”
일갈하면서 이죽헌은 온몸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사방으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랜슬롯의 사각을 찾았다.
그리고, 단 한 번의 찌르기.
“커헉!”
검은 정확히 랜슬롯의 등에 꽂혔다.
배후에서 심장을 관통당한 랜슬롯이 울컥 피를 토했다.
“마, 말도 안 돼…….”
“말이 되니까 이렇게 된 거지.”
이죽헌은 거칠게 내뱉으면서 랜슬롯의 등을 발로 찼다.
랜슬롯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그 자리에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쿨럭! 케흑!”
그리고, 이죽헌은 입에서 적지 않은 양의 피를 토했다.
“아, 씨…… 강유진 그 자식한테 중국에서 영약 좀 가져오라고 하는 거였는데.”
스킬 [천둔검법]은 본래 신선의 검법이다.
인간의 몸으로 사용하려면 내공이 필요한데, 내공이 없는 이죽헌이 이 [천둔검법]의 진정한 힘을 발휘하려면 생명 에너지를 상당히 쥐어짜야 한다.
수명이 줄어든다든가 그런 건 아닌 것 같지만…… 몸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쯧, 어쩔 수 없지.”
이죽헌은 손등으로 피를 쓱 닦은 뒤, 쓰러진 랜슬롯의 손에서 아론다이트가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계약자가 죽었으니 성좌무구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이템 좀 떨구면 안 되냐?”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이죽헌은 비틀거리면서 본회의장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