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81)
제181화
6화 : 성벽 강화소
[성벽 강화소 건축이 완료되었습니다.]“음, 좋아.”
메시지창을 확인한 에이든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라면 건축이 완료될 때까지 시간이 걸렸겠지만, 바루스에게 돈을 받아서 즉완권을 구매해서 질렀다.
“역시 돈이 좋아, 안 그래? 바루스?”
“…….”
“왜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는 거야?”
“제가 어떤 눈빛을 하고 있는데요?”
“눈으로 욕은 그만하지?”
“…….”
안 하게 생겼나?
그는 보았다.
자신이 힘들게 벌어온 골드가 하늘로 사라지는 것을 말이다.
‘내가 개처럼 굴러서 번 돈인데, 영주님은 물 붓듯이 막 쓰시는구나.’
손가락 몇 번 까딱이는 것으로 그가 일주일 고생해서 번 골드가 사라졌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구멍 뚫린 항아리에 물을 부어도 이것보단 잘 모일 것이다.
“요정의 힘을 빌리는 데 돈이 필요한 건 알았지만, 이건 너무 심하긴 하군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안 살 순 없잖아, 네가 타고 다니는 마차와 말을 생각하면 답이 나오잖아.”
“그건…… 그렇군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가 이 정도로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건, 헤스티아 영지에서 얻은 마차와 말 덕분이다.
다른 명마에 필적할 정도로 빠르게 달리면서도 쉽게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을 가진 말.
거기에 아무리 빠르게 달려도 부서지지 않는 내구력을 지닌 마차까지.
‘거기에 마차에 물건을 실으면 물건의 무게까지 가벼워져서 전보다 더 많이 실을 수 있게 되었지.’
바루스는 그것을 기반 삼았다.
빠른 운송을 이용해서 귀족들에게 신뢰를 얻고 그것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플라워 상단이 지금 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전부 요정의 특별한 건물 덕분이다.
“대단하긴 하더군요.”
“그렇지?”
“영주님께서 왜 그렇게 돈을 썼는지 알 거 같습니다.”
“그게 현질의 맛이지, 이게 한번 지르면 또 지르고 싶어지거든, 이거 못 끊어.”
현질할 때마다 느껴지는 짜릿한 손맛.
누군가의 몇 년 치 연봉이 손가락 한 번 까딱이는 것으로 사라질 때 느껴지는 배덕감까지.
현질은 늘 새롭고, 짜릿했다.
무엇보다 확실한 리턴이 있다.
저쪽 세계와는 다르게 지른 값을 확실히 했다.
‘버프는 상시 유지가 힘들긴 해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으니까.’
“그런데.”
바루스는 눈앞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을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이건 도대체 뭡니까?”
“흠…… 성벽을 강화해 준다고는 하는데 직접 봐야 알 거 같은데?”
에이든은 성벽 강화소의 정보를 열었다.
[성벽 강화소 LV. 1]요정의 축복을 받은 건물.
특별한 상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건물이다.
성벽에 특수한 마법진을 그려 성벽에 특별한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
성벽 강화소 레벨에 따라서 한 번에 부여할 수 있는 마법진의 숫자가 늘어난다.
현재 부여 가능한 효과 : 1개.
내구력 강화 – 10,000골드.
물리 방어력 강화 – 10,000골드.
마법 방어력 강화 – 10,000골드.
안전지대 효과 부여 – 10,000골드.
마법 반사 효과 부여 – 10,000골드.
원거리 방어력 강화 – 10,000골드.
뭔가 효과가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강화소 레벨이 낮아서 부여할 수 있는 효과는 하나뿐이었다.
“흠…….”
에이든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이내 마법 반사 효과를 부여하기로 했다.
내구력이나 방어력은 어차피 성벽 레벨이 높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안전지대 효과는 마수의 접근을 막아주는 효과다.
‘마수 사체를 팔아야 하는데 마수의 접근을 막으면 어떻게 해.’
그렇기에 패스.
원거리 방어력 강화도 마수 중에 원거리 공격하는 놈들은 극소수였기에 넘겼다.
그럼 남은 건, 마법 반사 효과다.
‘마법을 반사한다는 건가? 쓸 만하겠네, 안 그래도 대비를 해야 했는데.’
이건 흑마법사를 대비한 것이다.
이미 에이든은 흑마법사의 계획을 몇 번이나 무너트린 전적이 있다.
혹여 그들이 헤스티아 영지에 해코지를 할 수 있었다.
‘내가 있다면 상관없지만,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공격해 오면 방어할 수단이 필요해.’
“이거면 되겠네.”
[마법 반사 효과를 구매하셨습니다.] [10,000골드를 소모하셨습니다.]짧은 알림과 동시에.
에이든의 돈주머니가 열리면서 그 안에 고이 잠들어 있던 대금화 100개가 하늘로 승천했다.
촤르르륵.
“영주님…… 이건 설마!?”
“응, 질렀어.”
“뭘 하셨길래 대금화 100개가…….”
대금화 100개면 상단에 고용된 상인들의 한 달 월급에 필적할 정도의 금액이다.
그것이 1초도 되지 않아서 사라졌다.
그 말도 안 되는 광경에 바루스는 황망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때였다.
벌컥!
성벽 강화소 문이 거칠게 열렸다.
동시에 그 안에서 작업복을 입은 수십 마리의 요정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각자 작은 분필을 들고 있었다.
“요정들이…….”
삐익! 삐이익!
호각 부는 요정이 호각을 불며 작업복을 입은 요정들을 이끌고 성벽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곤 분주하게 작업에 들어갔다.
그것을 본 바루스가 말했다.
“저거 설마 요정들이 그려주는 겁니까?”
“어.”
“건물만 지어주는 게 아니었습니까?”
“건물도 짓고, 마법진도 그리고 포탑도 만들고, 땅도 갈아엎고 하는데?”
“…….”
왜일까.
분명히 요정은 신비로운 존재다.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그 신비로운 요정을 만나면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느낌이 났다.
신비라는 단어를 한 꺼풀 벗겨 놓으면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삐익- 삐익!
호각 부는 요정의 호각 소리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이는 요정들을 보며.
바루스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왜 우리 상단에서 하청을 맡겼던 사람들이 떠오르는 걸까요?”
* * *
“호오…… 이번엔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 건가?”
마탑의 주인이자, 요정 덕후로 알려진 헤르메스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덕질을 위해 나왔다.
그는 성벽에 달라붙어 열심히 무언가를 그리는 요정들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평소 건물을 짓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역시 신비롭단 말이지, 어떻게 요정이 건물을 짓고 마법진을 그릴 수 있는 걸까?”
그는 요정에 흠뻑 빠져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요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요정을 보게 되니 이제 요정에 대해 알고 싶었다.
‘고대 문헌이나 책에서 요정은 몇 번이나 언급되었긴 하지만 무엇하나 입증된 건 없지.’
책의 정보는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알고 싶었다.
요정은 도대체 어떤 존재이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더 자세히 파고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무리하게 마탑까지 옮겼지, 그 보람도 있었고.’
가까이에서 요정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라니!
요정 덕후의 입장으로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기에 무리하게 강행한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조금 잡음이 들리긴 했지만.
“그나저나…… 도대체 무슨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 거지?”
헤르메스는 강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요정들이 도대체 무슨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 걸까?
그는 마탑주인 만큼 마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 볼까?’
헤르메스는 요정들이 그리고 있는 마법진을 살폈다.
동시에 깜짝 놀랐다.
“이건…… 뭐지?”
그의 수준이라면 어지간한 마법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 용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마법진은 아니었다.
파악할 수 없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내가 아는 마법진과 구성 자체가 달라.’
구성이 달랐다.
지금 시중에 사용되고 있는 마법진은 500년 전.
대현자라고 불리는 위대한 마법사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마법진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이 50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벗어날 필요가 없었지, 그게 가장 효과적이니까.’
대현자의 방식이 효율이 좋았으니까.
굳이 바꿀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 마법진에는 대현자가 세운 이론은 무엇 하나 들어 있지 않았다.
헤르메스는 계속 마법진을 살폈다.
대현자가 만들었던 마법진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달랐다.
‘그러고 보니…….’
옛날 대현자가 했던 말이 있었다.
자신이 세운 이론의 기초는 아주 오래전 누군가가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했다고.
그게 누군지는 모른다고 했다.
대현자가 유일하게 존경과 경외를 표한 존재.
그 존재가 누군지 사람들은 찾았지만, 기록에만 남아 있을 뿐 그 누구도 그게 누군지 알아낼 수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헤르메스는 마법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찰싹!
“윽!”
누군가가 헤르메스의 손등을 때렸다.
삐익- 삐익-
그곳에는 앙칼진 눈빛을 하고 있는 호각 부는 요정이 날개를 파닥이고 있었다.
뭔가 화난 듯한 표정이다.
삐익! 삐익!
“응? 아아…… 만지지 말라는 것이냐?”
삐익!
다른 곳을 봤다.
요정들은 이 넓은 성벽에 마법진을 그리기 위해서 노가다를 하고 있었다.
성벽은 넓었다.
그 성벽에 마법진을 적용하려면 거대하게 그릴 필요가 있었다.
마탑의 마법사라고 해도 이 성벽에 마법진을 그려 넣으려면 몇 달은 걸릴 작업이다.
쉽지 않았다.
“그래, 손은 안 대마, 하지만 보는 건 괜찮겠지?”
끄덕.
보는 건 상관없다는 요정의 허락이 떨어졌다.
그러곤 호각 부는 요정은 다른 곳으로 날아가더니, 요정들을 지휘하며 마법진을 그렸다.
삐익-!
파닥파닥!
삑삑!
한 요정이 마법진을 잘못 그린 모양이다.
호각 부는 요정의 지적에 요정은 식은땀을 흘리더니 익숙하게 화이트를 꺼냈다.
화이트는 마법진을 그릴 때 실수하면 바르는 것으로 마법진을 지우는 용도로 사용된다.
요정은 화이트로 마법진을 지우고 다시 그 위에 마법진을 그려 넣었다.
“허허, 이거 참…….”
그 모습을 보며 헤르메스는 생각에 빠졌다.
궁금했다.
도대체 요정은 어떤 존재일까?
신비로우면서도 어딘가 동질감이 느껴지는 요정들.
고대 문헌에서 언급되는 요정과 지금의 요정은 뭔가 확실히 달랐다.
거기에.
‘대현자의 것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이 마법진까지…….’
그렇기에 알고 싶었다.
저들은 무엇을 알고 있고, 왜 인제 와서야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인지.
“정말 궁금하구나, 궁금해.”
이날이 헤르메스가 요정에게 더 깊게 빠지는 순간이었다.
* * *
며칠 후.
에이든은 선크림 연구가 끝나고, 선크림 제작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재료를 모아 선크림을 완성했다.
“이게 선크림인가?”
“그런데 그걸 어떻게 쓰려는 겁니까?”
“뭘 어떻게 써, 귀족들에게 팔면 되지.”
선크림은 귀족에게 팔면 된다.
자외선을 차단해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고, 미백 효과도 있다고 했다.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귀족들에게 팔기 좋았다.
‘그것도 아니면 평민에게도 쓸 만하겠지.’
에이든은 선크림을 누구에게 얼마에 팔지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었다.
우우웅.
그 순간.
빛무리가 열리면서 호각 부는 요정이 나타났다.
삐익.
“너 왜?”
“당신이 왜?”
에이든과 알프레도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요정을 바라봤다.
딱히 요정을 부른 적이 없었다.
원래라면 지금쯤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야 할 요정이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요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오더니.
휙!
선크림을 뺏었다.
“야! 그건…….”
삑-
“아니……. 내 건데?”
삑!
호각 부는 요정은 앙칼지게 휙! 하고 에이든을 한 번 노려보더니 선크림을 가지고 빛무리 안으로 사라졌다.
난데없는 선크림 스틸에 에이든은 벙찐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