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180)
제180화
5화 : 자동화 시대
[새로운 기능.] [건물 ‘상세 보기’가 도입되었습니다.]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에이든은 설명하라는 눈빛을 알프레도에게 보냈다.
“상세 보기라는 기능입니다, 이런 건 직접 써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쓰는 건데?”
“건물주 상점이나 마일리지 상점에서 알고 싶은 건물을 눌러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에이든은 성벽 강화소를 눌렀다.
[성벽 강화소의 상세 정보를 확인하시겠습니까?]“어.”
성벽에 특수한 마법진을 그려 성벽을 강화할 수 있게 해주는 건물.
성벽 강화소의 레벨이 높을수록 성벽에 부여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난다.
“아.”
알 거 같았다.
지금까지는 건물주 상점에 새로운 건물이 올라와도 그게 뭔지 알 수 없었다.
알프레도가 설명해주지 않으면.
하지만 이 기능이 있다면 알프레도가 없어도 건물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에이든은 다음 것도 봤다.
[마도구 연구소 LV. 1]마도구를 연구하여 제작할 수 있는 건물이다.
마도구 연구소의 레벨이 높아지면 수준 높은 마도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단, 마도구 연구소에서 마도구를 제작하려면 마도구에 해박한 마법사를 고용해야 한다.
[비누 제작소 LV. 1]친환경 비누를 제작할 수 있는 건물.
특수한 약초를 이용해서 향기로운 비누를 제작할 수 있다.
비누 제작소를 건축 시, 영지의 위생 상태가 좋아진다.
[목욕탕 LV. 1]영지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목욕탕을 건축할 수 있다.
목욕탕 건축 시, 영지민들의 청결도가 높아져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상승한다.
목욕탕 제작 시, 이주민이 찾아올 확률이 늘어난다.
“오, 편한데?”
“그렇죠?”
“그런데 왜 이걸 이제야 준 거야?”
“지금이 되어서야 드릴 수 있게 되었을 뿐입니다.”
“응?”
“지금까지는 이 기능을 추가하고 싶어도 인과율에 의해서 추가할 수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안 됐지만, 지금은 됐다고?”
“네.”
에이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생각해 보니 메시지창에서 언급되는 단어가 계속 거슬렸던 참이었다.
“그런데 인과율은 뭐야?”
인과율.
예전부터 메시지창에서 몇 번이나 언급되었던 단어였었다.
그때는 바빠서 그냥 넘어갔었다.
시간이 난 김에 물어봤다.
“음…… 지금이라면 상관없겠죠.”
예전이라면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그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딱히 규칙에 어긋나는 건 아니었다.
“인과율이 뭔지는 아시죠?”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라는 거지?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는…….”
“맞습니다.”
알프레도는 그 정도라면 대화하기 편하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영주님도 아시겠지만, 이 세상에는 정해진 결과가 존재합니다.”
“결말 말인가?”
“네. 맞습니다.”
저쪽 세계에서 연재된 ‘멸악의 기사’는 완결이 났었고, 외전에 후기까지 읽었다.
한마디로 이 세계는 한 번 ‘결말’을 맞이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세계는 다시 한번 그 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지금 이 세계는 그 중간 과정을 ‘채워’나가고 있는 중이죠.”
“원인 말이야?”
“맞습니다, 결과에 걸맞은 ‘원인’을 채워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평범하게 갔다면 이 세계는 정해진 원인을 토대로 정해진 결과를 향해 달려갔겠죠.”
다른 세계는 원인 다음에 결과가 따라오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세계는 소설 속 세계.
심지어 완결까지 났다.
그렇기에 순서가 반대가 되었다.
정해진 결과에 따라서 원인이 채워지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 세계에는 변수가 생겼죠, 아주 큰 변수.”
“나?”
“맞습니다. 영주님이죠, 영주님이라는 변수로 인해서 원래라면 정해진 결과를 위해서 채워지던 ‘원인’이…….”
“바뀌었지.”
나비 효과.
그의 행동 하나로 인해서 원작의 내용은 완벽하게 틀어지고 말았다.
죽어야 할 사람이 살고.
살아야 할 사람이 죽었다.
원래라면 성공했어야 할 계획은 실패하고, 실패해야 할 계획은 성공했다.
그가 살린 사람으로 인해서 이 세상은 수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1에서 10으로 가는 도중에 숫자가 바뀐 겁니다, 원래라면 1 다음 2가 나와야 했겠지만, 영주님으로 인해서…….”
“다른 숫자가 나왔다고?”
“네, 그로 인해서 인과율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게 된 거죠.”
에이든은 알프레도가 한 말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의도를 파악했다.
과연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설마…….’
“……원래라면 결과에 따라 원인을 채워가던 이상한 순서가 지금은 원인에 따라서 결과가 바뀌고 있다는 건가?”
핵심을 짚어내는 에이든을 보며 알프레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뭔가 어린아이를 칭찬하는 어른 같아서 기분이 나쁘긴 했지만.
“맞아?”
“맞습니다, 영주님의 행동으로 인해서 수많은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더는 결말에 끼워 맞출 수 없을 만큼 말이죠.”
“흠, 대충은 알겠어. 그래서? 그거랑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원래 영주님께서 가지신 능력은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될 이질적인 능력이었죠.”
“그렇지.”
‘멸악의 기사’에서 에이든이 가진 특성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건 에이든이라는 변수가 가진 특수성이다.
“예전에는 그 인과율로 인해서 영주님께 큰 능력을 드릴 순 없었습니다.”
“…….”
“하지만 지금은 인과율이 달라졌습니다, 결과에서 원인이 아니라, 원인에서 결과로 말이죠, 그 덕분에…….”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가?”
“네, 맞습니다, 규칙도 좀 느슨해졌고요.”
이쪽 세계에 정해진 법칙이 있었다.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절대적인 법칙.
하지만 에이든의 행동으로 인해서 원작이 틀어지고 그 결과 더는 정해진 결말로 갈 수 없게 되었다.
그 덕분에 법칙에는 작은 빈틈이 생겼고 그것을 이용해서 에이든에게 새로운 능력을 주는 것이 가능했다.
“흠…… 그렇군.”
“이해하셨습니까?”
그 질문에 에이든은 웃으면서 대답했다.
“물론이지, 전부 이해했어.”
“…….”
당당하게 대답하는 에이든을 알프레도는 게슴츠레 바라봤다.
자신감이 넘치는 대답이다.
하지만 뭔가 석연찮았다.
‘이해 못 하고 귀찮으니까, 그냥 대답만 한 거 같은데?’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어쨌든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보상이라는 거잖아?”
“음, 종합적으로 보면 그렇습니다.”
“그럼 됐네.”
상세 보기가 있다면 예전처럼 힘들게 알프레도를 부를 필요도 없었다.
그 자리에서 확인하면 되니까.
“편하네.”
“그렇죠.”
“그런데 이걸 어쩌냐?”
“에?”
“이것마저 없다면 네 존재 의의가 없지 않나?”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설명충이 네 존재 의의였는데 이제 시스템에 그 자리를 뺏겼잖아.”
“아니…….”
“이런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서 또 한 명의 실업자가 생기고 말았구나…….”
“…….”
“퇴직금은 안 챙겨줘도 되지?”
“여, 영주님, 설마 저를 버리시려는 건 아니죠!? 영주님?”
“껄껄껄.”
알프레도는 돈 아꼈다며 해맑게 웃는 에이든을 보며 불안감을 느꼈다.
그라면 그러고도 남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는 애당초 월급도 안 받는데 퇴직금이 있긴 합니까?”
“없으니까 안 준다는 거지.”
“……영주님.”
“왜?”
“……정말 자르실 건 아니죠?”
“…….”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 * *
“후우…… 드디어 왔구나, 헤스티아 영지!”
플라워 상단의 상단주, 바루스는 레발트 영지에서의 거래를 끝내고 헤스티아 영지로 돌아왔다.
고된 여행이었다.
그의 핼쑥한 안색이 그가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안색과 다르게 눈에는 생기가 가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호구 제대로 잡았다!’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레발트 영지에서 식량을 비롯한 필요한 물건을 평소 가격보다 3배나 받고 파는 것이 가능했다.
에이든의 명령이 있었기에 장례식에 필요한 물건은 정가에 팔긴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제법 쏠쏠하게 받아낼 수 있었다.
“정말 많이 벌었군요.”
바루스의 호위를 맡은 라인하르트는 이번 거래에도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정말 영주님은 대단해.”
“영주님이요? 왜 여기서 영주님이 나옵니까? 물건을 판 건 바루스 님이시잖아요.”
“물건을 판 건 나긴 하지만, 그 호구를 물어온 건 영주님이잖아.”
“아.”
“영주님은 대단해, 어디서 계속 그런 호구를 계속 물어오는 걸까? 항상 이런 식이라면 부자가 되는 것도 꿈만은 아닐 텐데.”
“이러다가 나중에는 왕족도 호구로 잡아 오는 건 아닐까요?”
“왕족까지? 에이…… 아무리 영주님이라도 그건 좀 무리가 있겠지.”
왕족을 호구로 잡는다?
그랬다가는 왕족 모독죄로 목이 잘려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리 에이든이라고 해도 그건 힘들었다.
“그런데 정보부 설립은 쉽지가 않군요.”
“아직도?”
“제가 아는 용병 중 몇 명에게 말을 걸고 있긴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흠…….”
상인에게 정보는 생명이다.
지금까지는 정보 길드를 이용하고 있었지만, 바루스는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보 단체를 만들고 있었다.
‘내가 정보 길드에서 정보를 사면 그것만으로도 정보가 되니까.’
정보 길드는 양날의 검이다.
어떤 정보든 살 수 있지만.
어떤 정보든 팔려 나갈 수 있었다.
바루스가 무언가를 구하려고 한다는 정보조차도 돈이 되는 세상이다.
그의 개인 정보도 아마 여러 놈들이 사 갔을 것이다.
에이든이 이걸 봤다면.
‘와, 여기서도 개인 정보가 막 팔려 나가네, 저쪽 세계에선 중국 놈들이 사더니, 여기서는 귀족 놈들이 사나?’
라며 투덜거렸을 것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바루스는 정보 단체를 만들 생각이다.
독자적인 정보 단체를 만들면 굳이 정보 길드를 이용할 필요도 없고.
무엇보다 이쪽의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문제는 사람인가?’
정보 단체를 운영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사람이다.
중요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관리는 바루스가 하겠지만, 그걸 모으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했다.
은신이 뛰어나고.
정보 수집 능력이 좋아야 했다.
무엇보다.
‘입이 무거워야 하지, 충성심이 높은 인물이면 좋겠지만…….’
“후우, 그런 존재를 찾기는 힘드니……. 조금 힘들지만, 더 해봐야지.”
“더 찾아보겠습니다.”
“그래.”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저택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쿠구구궁!
지축이 흔들린다.
지진인가?
다른 영지였다면 이 진동을 느끼고 혼란에 빠졌겠지만, 헤스티아 영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했다.
“어이쿠, 또 시작이네?”
“저번에는 오밤중에 뭔가 건물을 엄청 짓더니, 이번엔 다른 걸 지으시는 건가?”
“이야, 이번에도 큰 걸 짓나?”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한 반응이다.
삐익-삐익-
파닥파닥.
익숙한 호각 소리와 요정들이 날아다니는 소리.
바루스와 라인하르트는 대충 짐작이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또 시작이군요.”
“그러게.”
대대적인 공사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건물을 짓는 모양이다.
요정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밀어내며 통제하고 있었다.
“어어, 밀지 마, 비킨다니까?”
“그런데…… 나 저쪽으로 지나가야 하는데…… 아…… 위험하니까 안 된다고?”
“쩝,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이제 요정은 헤스티아 영지에서 익숙한 존재로 스며들어 있었다.
“영주님이 또……. 아니, 잠깐만…….”
바루스는 조금 전, 영지민들이 한 대화를 떠올렸다.
‘저번에는 오밤중에 뭔가 건물을 엄청 짓더니, 이번엔 다른 걸 지으시는 건가?’
저번에도 짓고 이번에도 건물을 짓고 있었다.
에이든의 비밀을 조금 알고 있는 바루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도 그럴 것이…….
“바루스! 왔구나!”
“영주님……? 여, 여긴 어쩐 일로…….”
“어쩐 일이긴! 네가 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마중을 나왔지!”
에이든이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바루스를 마중 나왔다.
언뜻 보면 그가 보고 싶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바루스는 에이든이 어떤 인간인지 안다.
“영주님.”
바루스는 불안감을 품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드린 돈…… 얼마나 남으셨습니까?”
“…….”
“영주님?”
“…….”
“왜 제 눈을 피하십니까?”
“아하하…… 그게 말이야…….”
“설마…….”
“거의 다 썼거든, 그래서 말이야…… 즉완권 사야 하는데 돈 좀 있어?”
“…….”
볼을 긁적이면서 당당하게 돈을 내놓으라는 에이든을 보며 바루스는 생각했다.
‘이게 사람 새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