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216)
제216화
16화 : 이지선다
에이든이 용병들을 붙잡고 정보를 알아내고 있을 때.
라비엘라 백작가 훈련장에서 한스는 기사들과 함께 열심히 운동하고 있었다.
“자자, 바벨을 승모근에 얹고, 중심을 잡아라. 복근에 힘을 주고 내려갈 때 숨을 들이마셔야 한다.”
“후웁…….”
“내려갈 때 정신을 집중하고 척추를 잡아야 한다. 천천히 내려가라. 골반을 접고 무릎은 모이지 않게 바깥으로 밀어라.”
“헉…….”
“골반이 무릎 아래로 내려갔을 때 정지!”
“윽!”
“3초 정도 있다가 천천히 발바닥 전체로 미는 느낌으로! 옳지!”
기사들은 한스에게 붙잡혀서 강제로 헬스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거부권은 없었다.
안 한다고 개겼다가 몇 대를 처맞았는지 알 수 없었다.
한스는 끈질겼다.
‘도망치는 놈을 끝까지 추격해서 끌고 왔잖아…….’
‘우린 탈출할 수 없어…….’
‘빌어먹을…… 백작님은 왜 도와주시지 않는 거지…….’
어떻게 도망치든 끝까지 추격해서 끌고 와서 헬스를 시켰다.
“기사의 기본은 하체다! 하체가 좋아야 검을 더 강하게 휘두를 수 있는 법이지! 옳지! 다 올라왔으면 하나 더…….”
“바, 방금이 마지막이라면서요!”
“하나 더 할 수 있어.”
“저 벌써 9개나 했는데요!?”
“9개는 뭔가 애매하잖아. 10개 채워야지.”
“끄아아아아악!”
“좋아! 하나 더! 진짜 마지막 하나다!!”
“으아아악! 거짓말쟁이! 놔! 놓으라고!”
“어허! 반항하지 말고 내려가!”
“아악!!”
기사는 비명을 지르면서 백 스쿼트를 하고 있었다.
“옳지! 잘 먹는다! 네 허벅지를 봐라! 얼마나 잘 조져졌으면 환희에 떨고 있잖아!”
“경련이겠지!”
“경련도 좋은 법이지.”
“이 빌어먹을!”
“비명 지를 힘이 있는 거 보니까 하나 더 하자.”
“아아악!!”
헬창에게 붙잡힌 불쌍한 헬린이.
그는 애처롭게 동료 기사들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지만, 기사들은 고개를 돌렸다.
그 누가 도와줄 수 있겠는가.
돕다가 괜히 걸리면서 저 바벨이 자신의 승모근 위에 얹어질 수 있었다.
이럴 땐 가만히 있어야 했다.
‘그런데…….’
“멋져…….”
그리고 그 광경을 멍하니 보고 있는 여자가 한 명 있었다.
그녀는 바로 레일라였다.
레일라는 한스가 운동을 시작할 때부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름다워, 저 근육 좀 봐. 저 완벽한 동작까지…… 너무나도 멋져.”
“…….”
“…….”
3년 만에 깨어난 레일라는 뭔가 이상할 정도로 달라졌다.
저 근육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것 좀 봐라.
한스의 근육에 시선이 꽂혀서 떼어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거 들었어?”
“뭘?”
“레일라 님의 취향이 근육이래…….”
“정말?”
“그렇다니까? 나도 들은 건데 예전에 우리 훈련할 때 이상하게 레일라 님을 많이 마주쳤잖아.”
“그거 우연이…….”
“우연이 아니라고 하시더라고…… 우리가 훈련할 때 더워서 가끔 웃통 벗잖아. 그때 근육 구경하려고 일부러 시간 맞춰서 오신 거래.”
“…….”
“이상형이 근육질이라고 하시더라…… 특히…… 어디더라? 아래 가슴이 훌륭한 사람이 좋다고…….”
그 말에 기사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레일라가 누군가?
라비엘라 백작가의 유일한 후계자로 그녀는 훗날 백작가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미래에 충성을 맹세해야 할 주군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런 주군이 알고 보니 근육 덕후라니.
그런 그녀가 백작가의 주인이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혹시 모르지…… 훈련할 때마다 상의 탈의를 기본적으로 하게 될지도…….’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근육 덕후의 백작가라니.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헤헤헤…….”
“레일라 아가씨…….”
“응? 왜?”
“입에서 침이 흐르고 계십니다만…….”
“아차…… 츄릅…… 이건 눈물이야.”
“입에서 눈물이 흐른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요.”
“…….”
정말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레일라가 가주가 되면 라비엘라 백작가는 그 길로 끝일지도 모른다.
“자! 한 세트 더!”
“또 한다고요!? 저 이제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요!”
“하지만 상체는 움직이겠지.”
“설마…….”
“하체를 조졌다면 이제 상체를 조져야지!”
“헉! 저, 저 오늘 이 정도면 충분할 거 같은데요!?”
“충분한지 아닌지는 내가 판단한다. 이쪽으로 와라, 어깨부터 시작해서…….”
“사, 살려주세요!! 더 하면 죽을 거 같단 말이에요!”
“운동하다 죽은 사람은 없다. 걱정할 필요 없어.”
“내 걱정을 네가 하지 말라고!!!”
“하하하!”
한스는 거의 폭주하듯이 기사들을 운동시켰다.
기사들은 죽을 맛이었다.
그만하고 싶지만, 저 미친 헬창은 놓아줄 생각이 없는 거 같았다.
‘이대로 운동하다 죽는 건가?’
‘빌어먹을…… 이제 끝인가?’
기사들은 그렇게 체념하듯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콰과과광!!!
저택을 뒤흔들 정도의 폭발음이 들려왔다.
훈련장의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큰일 났습니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는 다급하게 음성을 터트렸다.
“흑마법사의 습격입니다!”
* * *
“빌어먹을…….”
에이든과 알폰스 그리고 베일리는 바쁘게 다리를 놀리면서 저택을 향해 달렸다.
용병들이 털어놓은 정보는 이러했다.
‘저, 저희도 잘 모릅니다! 아니! 진짭니다! 의, 의뢰인은 로브를 쓰고 있어서 진짜 모른단 말입니다!’
‘그냥 이곳에 들어오는 침입자를 처리하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선금도 두둑하게 받았고 안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진짜 로브를 입어서 모른다니까요!? 진짜! 그러니까 야, 양동이 좀 치워 주십시오! 히익…….’
‘물…… 싫어…… 무서워…….’
용병들을 털어 봤지만, 의뢰인이 누군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단지 로브를 입고 있었던 여자였다는 것만 알아낼 수 있었다.
그래도 목적은 알아냈다.
‘침입자를 죽일 수 없으면 최, 최대한 시간을 끌라고 했습니다!’
‘맞아요!! 그, 그랬어요! 시간만 끌어도 완수금을 주겠다고 했어요!’
시간을 끌라고 했다.
아마 놈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용병으로 에이든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면 노리는 건, 다른 것이다.
‘백작가를 노리고 있구나.’
에이든은 단번에 놈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요력이 깃든 마도구를 판 상인의 상단이 사라지고.
그 상단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용병들을 만나게 되었다.
과연 이게 우연일까?
아니.
우연은 아니었다.
“놈들은 우리가 이곳에 오는 것을 알고 유인한 거야. 그리고 용병들을 시켜서 시간을 끌게 한 거지.”
“설마 백작가를 노리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베일리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그러던 찰나.
콰아아앙!
마치 베일리의 질문에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백작가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저택에서 검은 연기가 맹렬하게 하늘 위로 솟구치는 것이 멀리서도 보일 정도였다.
으득.
에이든은 전신에 요력을 돌렸다.
요력으로 육체를 강화했다.
에이든이 외쳤다.
“최대한 빨리 간다.”
“알겠습니다!”
“서둘러…….”
에이든은 빠르게 지면을 박차며 저택을 향해 몸을 던졌다.
반드시 살려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대금 못 받았어!!!”
발광석 대금을 아직 못 받았으니까!
* * *
라비엘라 백작가의 저택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되었다.
갑작스러운 흑마법사의 마법이 쏟아지면서 저택 이곳저곳이 무너져 내렸다.
거기에.
-크어어어…….
-끄에에에…….
언데드까지 동원했다.
“살아 있는 인간을 전부 죽여라!”
흑마법사의 명령에 언데드는 저택에 있는 인간들을 죽이기 위해 움직였다.
“이게 무슨…….”
레이던 백작은 흑마법사의 과감한 움직임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설마 대낮부터 흑마법사들이 움직일 거라 생각은 못 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하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빌어먹을 흑마법사 놈들! 다 네놈들의 짓이었구나!”
레일라가 쓰러진 건, 흑마법사의 짓이었다.
놈들은 레일라를 이용해서 무언가 얻으려고 했지만, 에이든 때문에 실패했다.
그에 더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직접 움직인 것이다.
“감히 내 딸을…….”
으드득.
레이던 백작은 이를 악물었다.
그동안 흑마법사의 사악한 계획으로 인해서 고통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었다.
“절대 용서 못 한다!”
하지만 그 전에.
‘레일라!’
저택이 습격받았다.
그렇다면 레일라 또한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둘러 그녀를 지켜야 했다.
‘일단 마도구를 챙긴다.’
레이던 백작은 비밀 공간에서 전투에 유용한 마도구를 챙긴 후, 레일라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이 정도의 소란이다.
그렇다면 영지에 있는 길드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영지에 소속된 길드는 영지에 위험이 찾아오면 도와주는 약속을 했지.’
이건 계약이다.
이러한 계약을 맺는 대신 길드는 세금 면제와 여러 가지 혜택을 받게 된다.
아마 지금쯤 길드에서도 위험을 감지했을 것이다.
‘지원이 올 때까지 버티면 된다.’
레이던 백작은 복도를 달리며 레일라를 찾았다.
“레일라! 어디 있니!!”
이제 막 깨어난 사랑스러운 딸을 지키기 위해 그는 열심히 복도를 달렸다.
몇 번의 폭발음이 계속 들려오긴 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저건…….”
복도를 달리던 레이던 백작은 창문을 통해 밖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보았다.
“저게…… 뭐냐…….”
하늘을 뒤덮는 엄청난 수의 마법이 일제히 영지를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콰아앙!
쾅!!
화르르륵!
“으아아아악!”
“사람 살려!”
“아아아악!”
끔찍한 절규가 영지를 울린다.
사악한 악의를 담은 마법으로 인해 건물이 박살 나며 불이 옮겨붙기 시작했다.
뜨거운 업화는 삽시간에 퍼지며 게걸스럽게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고 하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놈들이!”
레이던 백작은 이를 악물었다.
저택만이 아니라 영지까지 공격받고 있었다.
놈들의 의도는 뻔했다.
‘지원을 늦출 생각이구나…….’
일부러 다른 곳까지 공격하는 것으로 길드의 눈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 분명했다.
콰아아앙!!
요란스러운 폭발음이 마치 물기를 기다리는 미끼처럼 느껴졌다.
마치 ‘나 여기 있다!’라며 홍보하는 느낌이다.
“꺄아아아악!!!”
영지민의 절규에 레이던 백작의 얼굴이 흉악스러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감히 내 영지를!!”
도대체 어떤 놈이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지만,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이곳은 백작의 영지이며 그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소중한 터전이다.
“당장…….”
쾅.
저택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그에 레이던 백작은 깊은 갈등을 해야만 했다.
아비로서 당장 딸을 구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영주로서 영지민을 구할 것인가.
운명은 잔인하게 그에게 잔혹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젠장! 나는 도대체…….”
“뭐 하고 있으세요?”
“……자네는!?”
레이던 백작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언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에이든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얼른 움직여야죠.”
“……지금 영지와 저택이 동시에 공격받고 있네. 적들이 뭘 노리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선택을 해야 하네…….”
“선택을요?”
“영지를 구할 것인지…… 레일라를 구할 것인지…….”
레이던 백작은 분하다는 듯이 주먹을 강하게 말아쥐었다.
두 가지의 선택을 두고 갈등하고 있는 그를 보며 에이든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굳이 한쪽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까?”
“뭐?”
“영지를 구한다, 레일라를 구한다. 는 선택지 말고 하나 더 있지 않습니까.”
에이든은 천천히 검을 뽑아 들며 복도를 달려오는 검은 로브의 ‘적’을 응시했다.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를 필요가 있을까?
“둘 다 구하면 그만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