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40)
제40화
15화 : 돈! 돈! 돈!
“정말 신기한 곳이군.”
벌컥벌컥.
게렌은 헤스티아 영지를 둘러보면서 간단하게 평가를 내렸다.
솔직히 인간이 사는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다지 마음 편한 건 아니었다.
어찌 되었든 자신들을 쫓는 이들도 인간이다.
드워프가 왜 숨어 살겠는가?
그렇게 사는 게 편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인간의 욕심 때문에 노예로 붙잡으려고 하던 이유도 있다.
“맥주 맛은 좋단 말이지. 이걸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건지, 인간들이란.”
맥주 맛이 일품이었다.
다른 곳에서도 여러 맥주를 마시긴 했지만, 헤스티아에서 만든 맥주는 뭔가 달랐다.
풍미?
목 넘김?
무엇 하나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었다.
“으음, 건물도 나름 괜찮네.”
주변을 둘러봤다.
인간이 만든 것이라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건물은 잘 지어 놓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건물을 보고 있자면, 뭔가 알 수 없는 기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거 같았다.
“으음, 신기하단 말이지? 나무는 나무인데, 이쪽에서는…….”
그는 곧 분석을 그만뒀다.
한가로이 이런 것이나 분석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벌컥벌컥.
그 시간에 맥주나 한 모금 더 마시는 게 더 생산적이었다.
“껄껄껄.”
그는 그렇게 대장간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머? 저거 혹시…….”
“드워프인가?”
그때.
지나가는 영지민들이 게렌을 발견했다.
게렌은 인상을 찡그렸다.
“쯧, 또 시작인가?”
자주 있는 일이다.
드워프는 맥주를 워낙에 좋아해서 다른 건 끊어도, 맥주는 못 끊는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만들어지기를 그렇게 만들어졌으며, DNA에 각인되어 있었다.
아무리 인간 때문에 숨었다고는 하지만, 인간이 만드는 맥주는 못 끊었다.
그렇기에 몇몇 드워프는 정체를 숨기고, 인간의 마을로 가서 광석을 팔고, 맥주를 사 왔다.
가끔 정체가 들키는 경우, 이런 식으로 구경거리가 되곤 했었다.
‘가끔은 우릴 잡겠다고 난리를 피웠지만.’
인간에게 있어 드워프가 자신들이 머무는 마을에 나타나니, 신기하기야 하겠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우리 안에 갇힌 동물처럼 구경거리가 되었는데, 누가 기분이 좋을까.
‘어쩔 수 없다. 다 참아야지.’
구경거리가 되겠지만, 동족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시선은 참아야 했다.
어찌 되었든 그는 도움을 요청하러 온 것이니까.
‘그래, 봐라. 그렇다고 할지라도 나는 꺾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일족을 위하여, 이 한 몸 불사르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머금었다.
그런데.
“드워프네?”
“그렇네.”
“그런데 말이야, 저쪽 주점에 새로 들어온 맥주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쓰읍, 아침 맥주는 못 참지. 가자.”
“엄마.”
“응?”
“저기…….”
“아, 저거?”
“저기에 꽃 피었어요!”
“그렇네, 예쁘네.”
“맞아요! 예뻐요! 꺾으면 안 될까요?”
“이런……. 꽃도 꺾으면 아파한단다. 그리고 금방 시들지……. 너는 저 꽃이 시들었으면 좋겠니?”
“아뇨! 아니에요!”
“그렇지? 보기만 하렴.”
“네!”
뭔가 이상했다.
반응이.
평소라면.
‘드워프다! 뭐야? 저 신기한 거.’
‘세상에, 나 드워프 처음 봐. 정말 짧네.’
‘오우, 몸매가, 짜리몽땅한 게 오히려 귀엽네.’
‘드워프면 잡아야 하는 거 아니야? 팔면…….’
‘그렇게 물건을…….’
으레 이런 반응이 이어져야만 했다.
하지만 이쪽은 이상할 정도로 싱겁다.
마치 드워프가 신기하지 않다는 듯이.
‘아니, 신기한 존재는 아니지. 엄연히 인간과 거래를 하니까. 하지만.’
신기하게 구경하는 게 고까웠지만, 신기하게 안 보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길 가던 꼬마는 꽃이 더 신기하다고 하질 않나, 다른 놈들은 맥주에 한눈을 팔았다.
‘왜?’
왜 저런 싱거운 반응만 보이는 걸까?
마치 드워프보다 더 신기한 걸 봐서, 별로 신기하지 않네…… 라는 듯한 반응.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뭔…….”
우우우웅.
그때였다.
기묘한 기운에 게렌은 고개를 돌렸다.
빛무리가 일렁인다.
동시에.
“저건!? 요, 요정!?”
빛무리 안에서 요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게렌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드워프도 나름 신비로운 존재이긴 하지만, 신비로움에 급이 있다면 요정은 정점을 찍는 존재다.
그런 존재가!
지금 눈앞에 나타났다.
신기하게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 싫지만, 문득, 왜 인간들이 자신들을 그렇게 봤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궁금하거든!
못 참지!
벌컥벌컥!
“무슨 요정이……. 그런데…….”
복장이 이상했다.
장로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요정은 존재한다. 하나 만날 수 없지.’
‘왜냐고? 바로 신비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우리들의 선조가 요정을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순수한 존재라고 하더구나. 녹음에 물든 옷을 입으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자아내는 아이들이라고 하더구나…….’
장로의 말에 모든 드워프가 요정에 대한 환상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었다.
한데.
“……왜 요정이 작업복을 입고 있는 거지?”
삐익-
삐익-!
가장 앞에 선 호루라기를 부는 요정.
요정의 호각(號角) 소리에 맞춰 요정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몇몇 요정들은 빛무리 안에서 건축 재료를 꺼내고 내려놓은 다음, 다시 들어가서 꺼내 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머리에 두건까지 쓰고……. 뭔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게렌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리고 시작되는 공사.
요정들이 망치와 못을 들고 요리조리 날아다니더니,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요정이…… 건축을?”
뚝딱뚝딱!
파닥파닥!!
뚝딱! 뚝! 딱!!
삐익-! 삐익-!
빠르게 땅을 밀고, 삽으로 파고.
거기에 건축 재료를 쌓으면서 기반을 다지고, 철저하게 계산하며 기둥을 세운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요정들의 동작에는 군더더기가 없을 정도로 절제되어 있었다.
“뭔데?”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광경이란 말인가.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오, 영주님이 또 뭐 하시려나 본데?”
“이번엔 뭘 만들려고 하시는 걸까?”
“나도 모르지. 뭐, 완성되면 알겠지. 맥주나 마시러 가자고!”
“맥주는 못 참지!”
‘야 이! 미친놈들아!’
맥주보다 더 중요한 게 눈앞에 있잖아!
아무리 맥주에 환장한 드워프라고 해도 요정을 앞에 두고 찾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처음만 잠시 볼 뿐이지, 영지민들은 자기 할 일을 찾아 움직였다.
익숙하다는 듯이.
이런 광경은 너무 많이 봐서 지겹다는 듯이 떠나는 그들을 보며.
“뭐, 이런 미친…….”
그뿐인가?
쿵! 쿵!
지축이 흔들리는 듯한 지진과 더불어 거대한 골렘이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
그 광경에 화들짝 놀란 게렌은 하마터면 목숨보다 소중한 맥주를 흘릴 뻔했다.
“왜 골렘이!?”
놀람도 잠시.
골렘은 마치 아버지가 밥상을 엎듯, 농경지를 거하게 엎어 버렸다.
적의 공격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어이쿠! 좋았다!”
“이제 조절도 잘하네! 흙이 다른 곳에도 안 튀잖아!”
“자자, 다듬자고!”
그 아래에 있는 농부들은 신나서 괭이를 들고, 정리하고 있었다.
“끄응…….”
게렌은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요정에 이어, 골렘이 버젓이 나타나는데, 영지민 중 그 누구도 동요를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
그에 게렌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러니 나를 봐도 신기하지 않겠지.”
* * *
-도왔어! 도왔어!
-이제 조절 잘해! 잘해!
-응응!! 잘했어!
-헤헤, 또 도울래! 도울래!
정령들이 에이든의 근처를 맴돌면서 뭐 더 할 거 없냐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좋은 냄새!
-좋아, 좋아!
“왜 이래.”
에이든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정령들이 이상할 정도로 달라붙었다.
아무래도 칭호 때문인 듯했다.
정령들의 호감도가 크게 상승한다고 하더니, 이런 정령들에게도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드워프를 구하는 것도 구하는 거지만, 그렇다고 영지를 내버려 둘 순 없지.’
할 일을 끝마친 에이든은 정령 연구소를 살폈다.
사실 게렌에게는 시간이 남았다고 했지만, 그리 많지는 않았다.
‘나는 영지도 지켜야 해.’
레드 문이 뜨면, 마수가 미쳐 날뛰며, 영역은 신경 쓰지 않고 달려든다.
마수의 숲에 있는 마수도 마찬가지다.
그 말은.
‘영지에 대대적인 습격이 있다.’
그것을 마수의 난이라고 부른다.
드워프는 레드 문이 떠오르기 전까지는 안전하겠지만, 영지까지 생각하면 서둘러야 한다.
드워프도 구하고, 마수도 막아야 했다.
‘오래 비울 순 없어.’
문제는 드워프가 잡힌 곳까지의 거리다.
지금부터 준비하고, 레드 문이 뜨기 전에 드워프를 구출하고, 그들과 함께 영지로 돌아와야 했다.
마차를 타고 3일이나 걸리는 거리.
왕복 6일이나 걸린다.
‘아직 여유롭게 3주는 남았지만.’
레드 문이 뜨기까지 아직 3주나 남긴 했지만,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정도는 아니었다.
준비하려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일단.”
건물주 상점을 열었다.
에이든은 망설이지 않고, 정령 연구소를 건축 즉시 완료권으로 구매했다.
[건축 즉시 완료권을 구매하셨습니다.] [정령 연구소 건축 완료까지 남은 시간은 24시간입니다.] [12,000골드가 소모됩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 Y/N]“콜록…….”
생살이 뜯기는 기분이다.
12,000골드라니!
정령 연구소가 뭔지는 알프레도에게 언질을 받았기에 알지만.
너무 큰돈이었다.
“사, 사용…….”
촤르르르륵.
대금화 120개가 하늘 위로 사라진다.
“큭…….”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에이든은 건물주 상점을 열었다.
흔들리는 손가락이 힘겹게 무언가를 누르고 있었다.
[마구간 LV. 1을 구매하셨습니다.] [3,000골드를 소모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셨습니다.] [마구간 건축을 시작합니다.] [건축 완료까지 10시간 걸립니다.] [마차 제작소 LV. 1을 구매하셨습니다.] [3,000골드를 소모하셨습니다.] [경험치를 획득…….]또다시 골드가 사라진다.
뒤이어 에이든은 레드 문에 있을 일을 대비해서 목책도 구매했다.
모으는 건 힘들었지만, 쓰는 건 너무나도 쉬웠다.
손가락 몇 번 까딱이자, 기사 몇 년 치 연봉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저거면 릴을 얼마나 부려 먹을 수 있는데.
몇 년, 몇십 년은 부려 먹어도 충분히 남을 텐데.
“젠장…….”
* * *
“상태 창.”
이름 : 에이든 사론톤.
종족 : 인간.
칭호 : 정령계를 찾아온 첫 손님.
레벨 : 43 경험치 : 18.62%
특성 : [건물주]
힘 : 48 민첩 : 48 체력 : 48 운 : 48
확실히.
지른 값을 한다고, 현질을 하니 레벨도 잘 올랐다.
“이건 이거고.”
에이든은 이번엔 정령 연구소를 열었다.
내용을 본 에이든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빌어먹을…….”
[정령 연구소 LV. 1]요정의 축복을 받은 정령에 관해 탐구하는 연구소.
정령의 속성을 연구하여, 그 속성을 이해하며, 그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왕과 신하는 한 몸인 법.
건물주에게 소속된 임차인은 효과를 받는다.
(운디네의 연구 LV. 1) – 500골드.
치유의 힘을 가진 물의 힘을 연구하여, 상처 회복 및 물에 대한 친화력을 높인다.
(샐러맨더의 연구 LV. 1) – 500골드.
파괴적인 불이 가진 힘을 연구하여, 그 힘을 몸에 깃들게 하며, 공격력과 신체 능력을 높인다.
(실프의 연구 LV. 1) – 500골드.
자유로운 바람의 힘을 연구하여, 조금 더 빠르게 공격하며,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해 준다.
(노옴의 연구 LV. 1) – 500골드.
단단한 땅의 힘을 연구하여, 신체 내구력을 높이며, 쉬이 지치지 않게 해 준다.
“이것도 전부 돈이네…….”
새삼 느끼는 거지만, 현질의 끝은 없는 거 같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것도 전부 투자다, 투자.
반드시 회수해야 할 투자금!
‘회수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다 회수하고 말겠어…….’
“일단 차 한잔 드시죠.”
“후우…….”
에이든은 알프레도가 넘긴 차를 마시며 울분을 삭였다.
어찌 되었든 지르긴 해야 했다.
흑마법사와의 전투를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더 준비해야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었다.
에이든이 부글거리는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하려고 할 때였다.
[퀘스트, ‘정령 검술’이 생성되었습니다.]“이게 뭐야?”
에이든이 고개를 돌려, 알프레도에게 이게 뭐냐고 물었다.
한데, 그도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이게 뭡니까?”
“…….”
네가 놀라면 안 되지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