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other world, I run a territory with my own rent RAW novel - Chapter (73)
제73화
23화 : 견습 요정 기사(2)
“한니발 님, 이쪽은 정리가 끝났습니다.”
“여기도 끝났습니다.”
“한니발 님, 여기에 흑마법사들의 마법 책을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사악한 물건은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솔라님의 이름으로 전부 태우세요.”
“알겠습니다.”
한니발이 이끄는 성기사단과 니케가 이끄는 기사들은 빠른 속도로 흑마법사를 정리했다.
수가 꽤 많았다.
하지만 정리는 비교적 수월했다.
“바보 같지, 하필이면 지하에 자리를 잡아서 마법도 제대로 사용 못 하고.”
니케는 흑마법사들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흑마법사의 마법은 하나같이 파괴적이며, 범위 또한 압도적으로 넓었다.
밖이라면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좁은 곳에서는 넓은 범위의 마법은 사용할 수 없었다.
“에이든 님의 말대로 선수를 쳤기에 다행입니다, 만약 늦었다면…….”
한니발의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
에이든의 말을 듣고, 서둘러서 움직여 기습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조금만 더 늦었다면 라바돈 영지에 재앙이 떨어질 뻔했었다.
“그런데 대단하네요, 흑마법사들이 이렇게 자리 잡을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니.”
“면목 없습니다.”
한니발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흑마법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
거기에 이런 통로까지 만든 걸 생각하면, 자리를 잡은 지 꽤 오래되었다는 말이 된다.
그동안 태양 신전에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설마 대주교가 흑마법사와 손을 잡았다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
“지금까지 몰랐던 것도 대주교가 손을 썼기 때문이겠죠, 봤잖아요, 한쪽 창고에 있던 신관들의 시체.”
“후우…….”
탄식 섞인 한숨이 나왔다.
흑마법사들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창고에는 신관 옷을 입은 시체가 쌓여 있었다.
아마 이곳의 존재를 눈치챈 신관을 대주교가 처리했을 것이다.
이런 곳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가장 위에 있는 대주교에게 보고했을 테니 말이다.
“솔라시여……. 정말 여기서 너무 끔찍한 일이 벌어졌군요…….”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죠, 그러니 일단…….”
니케가 말을 채 다 잇기도 전에.
우우우웅!
통로를 통해서 거대하면서도 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상상을 초월한 기운!
심연의 어둠을 보는 듯한 기운에 한니발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어졌다.
“이 기운은…….”
“아아……. 솔라시여…….”
“너무나도 사악하고……. 어두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은 이곳보다 더 안쪽이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있었다.
“……사람들이 위험합니다.”
“아무래도 서둘러야 할 거 같은데?”
“……어서 가시죠.”
* * *
“큭!”
에이든은 포토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영주님!”
릴이 달려와, 그를 안전하게 받았다.
“큭, 고맙다.”
“아닙니다, 그런데…….”
릴은 포토스를 바라봤다.
조금 전만 해도 신성력을 뿌리던 그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일렁이고 있었다.
느낌이 이상하다.
“영주님, 제가 하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이 말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
“왜 대주교에게서 마수와 비슷한 기운이 느껴지는 겁니까?”
“…….”
이에 대해 에이든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지? 왜 포토스가 마수처럼 느껴지는 거지?’
이 감각.
전신을 가느다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강렬한 마력!
헤스티아 영지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헷갈릴 수 없는 마수의 느낌이다.
‘생각해 보니, 원작에서도 마수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은 나오지 않았어.’
원작에서 마수는 그저 몬스터와 다른 존재라고만 묘사될 뿐이었다.
어디서 나타나는 건지.
왜 몬스터와 다른 건지, 원작에서도 마지막까지는 나오지 않았었다.
그냥 마수는 마수구나 했을 뿐이지.
그런데.
‘인간에게서 마수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건, 나는 모르는 설정인데?’
또 원작에 없는 것이 나타났다.
이것도 원작이 틀어졌기에 생긴 나비 효과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일이다.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설정이 원작이 틀어졌다고 뜬금없이 개입될 리가 없었다.
“크아아아악!”
지금 확실한 건 하나다.
죽었어야 할 포토스가 살아났고, 더 강해졌다는 것!
“으으…….”
“사, 살려 주세요…….”
“엄마……. 아빠……. 보고 싶어…….”
포토스에게서 흘러나오는 사악한 기운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마수와 비슷했다.
마수에게서 흘러나오는 마력이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크윽!”
“윽! 영주님…….”
“……건물주의 의지!”
[스킬, 건물주의 의지를 사용합니다.] [적이 아무리 강력할지라도, 왕의 군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건물주를 중심으로 반경 20m에 버프 효과를 부가합니다.] [임차인의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임차인에게 불굴의 의지가 깃듭니다.]에이든이 스킬을 사용하자, 릴과 한스는 공포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후우…….”
“끔찍합니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기운인데요?”
“제 카라와 라카도 이제껏 느꼈던 마력 중에서 가장 지독하다고 합니다.”
울끈불끈.
건물주의 의지로 공포에서 벗어났지만, 릴의 눈에는 아직 두려움이 남았다.
헤스티아에서 살면서 수많은 마수를 만났다.
마수의 숲에서 직접 싸웠었고, 영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다르다.
‘전혀 달라, 마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
에이든도 충분히 느꼈다.
포토스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흘러나오며 주변을 압도하고 있었다.
몸이 무겁다.
이쪽 세계로 넘어와서 처음 느껴보는 압도적인 존재감에 몸이 떨렸다.
거기에.
[퀘스트, ‘타락한 포토스’가 생성되었습니다.] [타락한 포토스]야망을 품고 있던 포토스가 모종의 이유로 타락하고 말았다.
이대로 둔다면 원작보다 훨씬 끔찍한 괴물이 세상에 튀어나올 수 있다.
그의 분노는 하나.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 당신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것.
만약 여기서 그를 처치하지 못한다면 그의 다음 목적지는 헤스티아 영지다.
타락한 포토스를 처치하자.
성공 조건 : 타락한 포토스 처치.
성공 보상 : 칭호, 새로운 건물.
실패 시 : 라바돈 영지 멸망, 헤스티아 영지 멸망, 사망.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에이든은 이를 악물었다.
실패 시, 자신이 죽는 것은 물론이요, 라바돈 영지와 헤스티아 영지까지 사라진다.
“……절대 안 돼.”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더 커졌다.
포토스의 타락은 원작에도 없었던 일.
원작이 틀어져서?
그것도 아니면.
‘애당초 내가 아는 원작이 존재하긴 한 것인지…….’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포탑 소환!!”
에이든은 포탑을 소환했다.
광산을 지키는 열 대의 미니 포탑을 모조리 소환한 에이든은 검을 겨누며 명령을 내렸다.
“집중포화!”
푸슉!!
푸슈슉!
포탑에서 쏘아진 화살이 일제히 포토스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나, 그 어떠한 화살도 포토스에게 닿지 않았다.
“……다크 실드.”
검은 방어막이 생겼다.
얇은 듯하지만, 포탑에서 쏜 수십 발의 화살이 검은 방어막에 너무나도 쉽게 막혔다.
포토스의 악의가 담긴 검은 눈동자가 에이든을 향했다.
“……네놈은 반드시 죽인다……. 언데드 소환.”
영혼을 긁는 듯한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울리면서 지면을 뚫고 언데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흑마법사가 소환했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좀비와 스켈레톤인 건 똑같지만, 놈들이 가진 힘은 어지간한 기사와 맞먹을 정도였다.
-달그락.
-키엑.
“죽여라.”
포토스의 명령에 언데드들이 일제히 에이든 일행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한스! 릴!”
“알겠습니다.”
“도망치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잔말 말고!”
“넵!”
한스와 릴은 돌진해 오는 언데드를 보며 강하게 이를 악물었다.
물러설 수 없다.
철창에 갇힌 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었다.
“후우우웁!”
한스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의 전신 근육이 크게 부풀어 오르는 것과 동시에 주먹에 짙은 마나가 깃들었다.
그의 무기는 주먹.
검에 마나를 두른다면 마나 블레이드라고 부르겠지만, 주먹에 두를 경우, 마나 피스트라고 불렀다.
“하아압!”
마나를 두른 한스는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연타했다.
누군가를 지켜야 하는 싸움.
최근 들어서 그 빈도가 많이 늘어나는 거 같았다.
“큭! 단단한데, 그사이에 칼슘 좀 먹었나?”
주먹으로 스켈레톤을 박살 낸 한스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도에 깜짝 놀랐다.
흑마법사가 소환했던 것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쇄애애액!
스켈레톤이 휘두르는 뼈 몽둥이를 보며 한스는 팔을 교차하며 공격을 막았다.
공격이 묵직했다.
공격을 막은 것과 동시에 한스는 빠르게 주먹을 뻗어 스켈레톤의 머리를 박살 냈다.
그렇게 한참.
전장을 누비며 언데드를 처리하던 한스는 길게 숨을 내뱉었다.
‘많다.’
그의 몸에는 자잘한 상처가 늘어났다.
아직 좀비에게 물린 건 아니지만, 그들의 공격을 무리하게 피하다 보니, 상처가 생겼다.
‘단련이 부족하군.’
조금 더 완벽하게 근육을 단련했다면 이런 언데드의 공격을 피할 필요도 없을 텐데.
돌아가는 즉시, 기존에 했던 세트 수를 늘려야 할 거 같았다.
그때였다.
“으아아악!”
릴의 모습이 보였다.
릴은 철창을 지키며 싸우고 있었는데, 언데드에게 둘러싸였다.
“훕!”
단숨에 사이에 끼어든 한스의 주먹이 섬광처럼 휘둘러지며, 언데드를 박살 냈다.
“가,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단련이 부족하군.”
“에?”
“돌아가면 너도 나와 같이 세트 수를 늘린다, 앞으로 병사 훈련소가 아니라, 경비대로 오도록.”
“……아니, 그게 무슨…….”
“그리고 최대한 방어에 신경 써라, 지원이 올 때까지.”
“……네.”
릴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언데드는 강했다.
지금의 릴은 몇 마리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았다.
마수와 달랐다.
죽여도 끝이 없었다.
심지어 언데드 하나를 잡는 데 온 힘을 다해야만 했다.
‘나는……. 너무 약해…….’
그는 이를 악물었다.
앞에서 언데드와 싸우는 한스의 넓은 등.
그리고 저 멀리서 언데드를 처리하면서 포토스와 전투를 벌이고 있는 에이든의 등이 보였다.
또다.
‘나는 항상…….’
에이든을 따르기로 한 순간부터 릴은 결심했다.
에이든과 함께 싸우기로.
그의 옆을 지키며, 용맹스러운 검이 되길 원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고, 단단했다.
늘 이랬다.
흑마법사와 싸울 때도, 오크와 싸울 때도, 마수가 영지로 몰려올 때도.
그는 항상 에이든의 옆이 아니라, 그의 등만 봐야만 했었다.
‘나는 왜 저 등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거지? 나도 영주님과 함께 싸우고 싶다.’
강해지고 싶다.
그 누구보다.
충성을 맹세한 주군의 옆에서 그와 함께.
* * *
“크윽!”
에이든은 언데드를 상대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달그락!
-키에엑!
“포탑! 포화!”
에이든의 명령에 포탑이 움직이면서 주변에 있는 언데드를 향해 화살을 쐈다.
건물의 주인, 무장지대의 효과와 정령 연구소에서 연구한 만큼.
에이든의 검에는 강한 힘이 깃들었다.
“비켜!”
원작과 달라진 내용.
원래라면 포토스는 이곳에서 제물을 이용해서 새로운 흑마법사가 된다.
그렇기에 계획을 방해하고, 사람들을 구하기만 한다면, 손쉽게 정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에이든은 이를 악물며 검을 휘둘렀다.
검술 숙련도가 높아져서 그런지 검을 휘두르는 에이든의 동작은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언데드는 강했다.
하지만 버프 효과로 강해진 에이든의 레벨은 실질적으로 270에 육박할 정도였다.
레벨만 따진다면 S급이라고 불려도 충분했다.
물론, 사유지 내에서만 발휘할 수 있는 힘이지만.
아무튼.
서걱!
그런 에이든을 고작 언데드가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빠르게 돌진하며 휘둘러지는 에이든의 검에서 희미한 빛이 감돌았다.
언데드가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다.
그때였다.
“다크 스피어.”
검은 창이 언데드를 관통하며 에이든을 향해 날아왔다.
지금의 에이든이라면 간단하게 피할 수 있겠지만.
‘뒤에는 철창이 있다.’
물러설 수 없다.
에이든은 이를 악물며 검을 휘둘렀다.
‘지킨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품은 검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지금보다 훨씬 강해졌다.
강한 의지로 인해, 선명한 빛을 품은 검.
[스킬, 마나 블레이드가 생성되었습니다.]우우웅.
그 순간.
에이든의 검에 빛이 깃들며, 푸른빛의 마나 블레이드가 만들어졌다.
푸른빛이 궤적을 그리자, 악의를 품은 검은 창을 깔끔하게 잘라냈다.
공격은 막았다.
마법으로 인해 다친 사람은 없지만…….
부스스슥…….
대가로 검을 잃었다.
힘을 견뎌내지 못한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지금까지의 전투로 인해 내구력이 다 닳은 건지.
검이 가루가 되었다.
“내 200골드가…….”
“영주님!”
그때였다.
릴의 외침에 고개를 돌려보니, 에이든을 향해 마법이 날아오고 있었다.
“이런!”
마법을 피하려고 했지만 언데드가 달라붙으며 그가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들었다.
아무리 에이든이라고 해도 저런 마법을 정통으로 맞는 건 위험했다.
‘제길, 늦었다!’
바로 그때.
에이든은 보았다.
자신의 앞으로 끼어들며 방패를 들고 있는 릴의 등을!
‘지킨다.’
릴은 마법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도 물러서지 않고, 방패를 잡았다.
물러서지 않는다.
지금까지 줄곧 에이든의 등만 보고 따라오지 않았던가.
그를 지키겠다고 맹세했음에도 그는 단 한 번도 그를 지키지 못했다.
‘늘 나는 지켜지기만 했어, 그걸 기사라고 할 수 있을까?’
지키고 싶었다.
충성을 맹세한 주군을.
영지의 사람들을.
뒤에 있는 모두를.
에이든은 헤스티아 영지의 영주이면서도 그곳의 왕이다.
‘나는 왕께 충성을 맹세한 기사…….’
“내가 있는 이상, 나의 왕에게는 손끝 하나 댈 수 없다.”
설사 이 목숨을 불태우더라고 지키고 말겠다.
그런 그의 각오가 누군가에게 들린 것일까?
릴의 눈앞에 희미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언어로 적힌 글자가 떠올랐다.
[기사란, 충성을 맹세한 왕을 지키는 방패이자, 검.] [기사여, 왕을 지키는 검이 되고, 국민을 보호하는 방패가 되어라.] [당신을 견습 요정 기사로 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