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17th century, he became the king of Taiwan RAW novel - Chapter 1
https://novel.munpia.com/364596 17세기, 대만의 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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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라고?
가상현실 기기 속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나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게임이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아아아아아!”
나는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마운트 앤 세이버.
이 게임은 PC 게임 시절부터 즐겨하던 게임이었다.
검 한 자루로 중세에 왕이 되는 게임이었는데, 이번 시리즈엔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었다.
그것은 바로 해적이었다.
‘이번엔 해적왕이 되고 말겠어. 그건 로망이니까.’
동료를 모집하여 고잉 메리호를 만들고 후에 왕국까지 건설하면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게임을 구매한 나는 바로 게임을 실행시켰다.
그러자 곧 익숙한 로고가 나오면서 게임이 실행되었다.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자, 난이도를 선택하는 구간이 나왔다.
난이도를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적에게 가하는 피해나 내가 입는 피해, 병사를 유지할 때 드는 비용 등이 달라졌다.
“당연히 리얼 모드지.”
가장 어려운 난이도가 바로 리얼 모드였다.
말 그대로 리얼 그 자체였는데, 상태창이나 인벤토리 같은 게 존재하지 않았다.
죽음에 대해서도 리얼하였다.
다른 모드에서는 웬만해선 주인공이 죽지 않았다.
큰 부상도 며칠이면 회복이 됐고, 설령 전투에서 진다고 해도 포로가 될 뿐이었다.
하지만 리얼 모드는 달랐다.
포로 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투에서 지면 거의 죽는다고 봐도 무방하였다.
이런데도 나는 리얼 모드를 선택하였다.
그래야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자동 통역, 자동 번역 모드는 켜야겠지?’
게임엔 다양한 국가가 존재하였다.
그리고 국가마다 언어가 달랐는데, 통역 기능을 끄면 다른 국가의 인물을 영입하기 어려웠다.
대화가 안 되니 영입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 많은 국가의 언어를 다 배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리얼 모드에서 하나의 설정만 바꾸고는 ‘완료’를 눌렀다.
마침 다음 설정이 국가 설정이었다.
여기서 나는 동양의 섬나라, ‘해 왕국’이라는 국가를 선택하였다.
이 국가의 일원이 되면 바다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 어드밴티지를 얻었다.
특히 태풍 같은 자연재해를 미리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어드밴티지였다.
그다음은 아바타의 외모 설정이었다.
컴퓨터로 하는 시절이라면 대충 설정했겠지만, 가상현실 기기로 하는 지금까지 그럴 수는 없었다.
185cm의 중세에서 잘 먹힐 상남자 스타일의 외모로 설정하였다.
게임 세계관이 서양과 동양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두 대양에서 먹힐 그런 외모였다.
그렇게 외모 설정을 끝내자 아바타의 과거를 설정하는 구간이 나왔다.
어떤 가정에서 태어났는지, 어릴 적 가장 잘했던 것은 무엇인지, 전쟁이 일어났을 때 무슨 일을 했는지 등등.
아바타의 과거를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능력치가 달라졌다.
마운트 앤 세이버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온다고 했을 때 나는 이미 내가 어떤 컨셉으로 게임을 플레이할지 다 생각해두었다.
‘이번엔 해적왕이 되어야지.’
용병으로 시작하여 영주가 되고 그 다음엔 독립하여 왕이 되는 패턴은 너무 지겨웠다.
매 시리즈를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었다.
마침 이번 시리즈엔 해상 국가도 여럿 생겼고 대항해시대를 연상하게 하는 콘텐츠도 많이 생겼으니 새로운 방식으로 플레이해도 좋을 거 같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해적왕이었다.
아바타의 능력치도 해적왕이 되는데 필요할 법한 것들로 최대한 맞추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모든 능력치를 최대로 찍을 수 있겠지만, 리얼 모드이기에 최초의 능력치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아무튼 그렇게 모든 초기 설정을 다 맞추자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오오. 시작부터 바다라니.”
마운트 앤 세이버는 아바타를 만들고 나면 보통 훈련장 근처에서 시작하고는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뭇 달랐다.
도시도 보이지 않았고 훈련장도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보이는 거라곤 오직 바다뿐이었다.
물론 아무것도 없이 바다로 내몬 것은 아니었다.
뗏목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작은 배도 하나 있었던 것.
콰콰콰콰쾅!
그때였다.
갑자기 웬 폭음이 들려왔다.
“뭐야! 시작부터 번개라고?”
망망대해에서 폭음이 들릴 일은 없었으니 나는 당연히 번개가 칠 거라고 여겼다.
하늘을 보니 마침 먹구름이 잔뜩 껴있었다.
하지만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내가 들은 폭음은 게임 속이 아닌, 현실에서 일어난 것임을.
콰아아앙!
다시금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엄청난 충격이 내 전신을 강타하였다.
“컥!”
***
명나라가 멸망하고 남명이 세워졌으나, 남명의 군대는 유명무실하였다.
동북의 오랑캐, 만주족이 산해관을 넘은 이후, 남명의 군대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속절없이 밀리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남명의 군대지만, 오직 수군만은 제 구실을 하였다.
물론 그조차도 전성기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었다.
복건 우위 수영만 해도 본래는 40척의 전함을 보유하였지만 지금은 고작 13척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래도 ‘순찰’ 같은 기본적인 군사 활동은 하였으니 제구실은 한다고 볼 수 있으리라.
“저 배는 뭐야?”
정선이란 이름의 초관이 거적때기와 다를 게 없는 한 나룻배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나룻배를 이상한 눈으로 본 이유는 나룻배가 아무 깃발도 걸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남중국해에서 ‘보호’를 받으려면 깃발을 걸고 있어야 했다.
정(鄭) 씨 가문의 깃발을 말이다.
참고로 깃발의 가격은 3,000냥이었는데, 이 깃발을 걸지 않으면 어떤 배든 무차별 약탈을 당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정 씨 가문의 수장이 바로 그 유명한 해적왕 출신의 남안후(南安侯) 정지룡이었다.
남명의 최고 권력자로, 여불위라는 별명까지 가진 그에게 돈을 바치지 않고서는 남중국 연안을 통과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할깝쇼?”
“뭘 어떻게 해. 저렇게 대놓고 털어달라 하는데, 털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지.”
“흐흐! 맞습니다.”
정선은 해적 출신이었다.
물론 그의 부하들 역시 마찬가지.
주군의 깃발을 단 배는 철저하게 보호해주었지만, 깃발을 달지 않은 배는 반대로 철저하게 약탈하였다.
수군이 된 이후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털 게 없어 보이기는 해도, 저 쓰러져있는 놈이 꽤 튼실해 보이니 노예로 팔면 이문이 남겠어.’
그렇게 그가 탄 복청선이 나룻배에 닿았다.
곧 정선의 부하들이 나룻배에 쓰러져있는 거한이 끌고 올 것이다.
하지만 정선은 이내 눈을 부릅뜨며 경악하였다.
‘저, 저놈 뭐야?’
병사들이 다가가자 인기척을 느끼고 기절에서 깨어난 거한의 사내.
사내는 곧 노를 들고 저항하기 시작하였다.
“으아아악!”
“괴, 괴물 같은 놈!”
금방 제압될 것으로 예상했던 사내의 저항이었으나, 오히려 병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였다.
사내가 노를 크게 휘두르자, 그 노를 맞은 병사는 마치 강풍에 날아가는 나뭇잎처럼 멀리 날아가 바다로 풍덩 빠졌다.
휘두르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뒤이어 달려들던 병사들도 연이어 얻어맞고 바다로 날아갔다.
그러자,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병사들은 이내 비명을 지르며 바다로 뛰어내렸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정선은 헛웃음을 지었다.
“혼자서 열 명의 병사를 쓰러뜨리다니. 여포가 따로 없구나.”
하지만 그런 정선도 이내 비명을 질렀다.
여포에 버금가는 무력을 지닌 사내가 민첩한 몸놀림으로 그가 타 있는 배로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거한의 사내, 김요한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이놈들, 왜 이렇게 약해?’
기절에서 깨어나자 요한에게 웬 이상한 놈들이 달려들었다.
요한은 처음 그들을 봤을 땐, 마운트 앤 세이버에서 일종의 잡몸처럼 나오는 약탈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약탈자가 약한 병종으로 나온다고 해도 십수 명이 덤비면 지금의 상태에선 이길 수 없었다.
활과 말이 있다면 모를까, 어디로도 피할 수 없는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요한보다 더한 고인물이라 해도 십수 명의 약탈자를 상대로 이길 수는 없으리라.
그런데 요한은 십수 명을 상대로 이겼다.
그것도 아주 가볍게.
‘내가 난이도 조정을 잘못 했나? 근데 최고로 낮은 난이도로 설정해도 이 정도는 아닐 거 같은데?’
가장 낮은 티어의 병사인 신병이라 해도 이들에 비해 훨씬 강하였다.
사실 말이 신병이지, 평균 키가 거의 180cm에 활이든, 검이든 주특기 하나 정도는 있었다.
반면 요한이 조금 전에 상대한 이들은 체구도 160cm 정도였고, 하나같이 빼빼 마른 체형이었다.
아마 요한이 게임 속 육체가 아닌, 현실의 육체였어도 두세 명은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으리라.
게임 속 육체인 지금이라면 수십 명도 거뜬할 것이다.
레벨이 낮을 때부터 기본적인 피지컬이 그 어떤 격투기 선수보다 우월했으니.
“가, 감히 천군을 공격하다니! 그러고도 무사할 거 같으냐!”
“천군?”
“우, 우리는 명나라의 수군이다! 이제라도 잘못을 알았다면···. 컥!”
“새끼가 진 주제에 말이 많네.”
게임 속에서 요한은 폭군이었다.
엄청난 후폭풍이 있을 걸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포로를 처형할 정도였다.
그런 요한이기에 포로 따위가 건방진 말을 지껄이는 걸 가만히 지켜보지 않았다.
“커억!”
주먹으로 입을 강제로 다물게 만든 것이다.
‘그나저나 아무리 봐도 이상하단 말이지. 명나라라니. 그런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요한은 게임이 출시하기 전부터 세계관을 빠삭하게 공부하였다.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조사한 것이 국가였다.
국가마다 주력 병종이 달랐고, 상성이란 것이 존재하였다.
리얼 모드로 시작한다면, 모든 국가의 정보를 빠삭하게 알아야 했다.
그래야 어떤 조합으로 군대를 꾸릴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한이 아는 국가 중, 이들이 말하는 명나라는 존재하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요한은 저도 모르게 외쳤다.
“로그아웃!”
불길한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로그아웃을 몇 번이고 외쳐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요한은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설마 나, 갇힌 건가?’
게임 속에 갇히다니.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부정해봐야 뭘 할 수 있을까.
로그아웃이 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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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 게임 속에 갇혔다는 생각에 절망감을 느낄 때, 멀리서 한 척의 배가 다가왔다.
그가 제압했던 배와는 비교도 안 되게 거대한 정크선이었다.
“이 오랑캐 놈! 넌 이제 끝이다!”
아군의 등장에 요한의 포로로 잡혔던 정선이 다시 기세등등해졌다.
“너 진짜 죽고 싶냐?”
“···살려주십시오. 제가 잠시 정신을 잃었었습니다.”
하지만 아군이 등장했어도 그가 요한에 붙잡힌 처지인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요한이 검을 들고 위협하자 정선은 정신을 차리고 넙죽 허리를 숙였다.
그렇게 실랑이하는 사이 정크선이 점점 다가왔다.
아직 거리가 있었지만 요한은 정크선에 몇 명의 병사가 탑승했는지 알 수 있었다.
시력이 엄청나게 좋아져서, 마치 망원경으로 보는 것처럼 보였다.
정크선에 탑승한 병사는 족히 50명은 되어 보였다.
‘50명이라. 저 배에 탄 놈들도, 이놈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두려울 게 없지.’
비록 게임 속의 경험이지만, 그는 이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도 몇 번이나 이겨낸 사람이었다.
병사들은 모두 죽고, 동료들은 전부 다친 상태에서 혼자 수백 명의 적군과 맞서 싸운 적도 있었다.
물론 그때는 모든 능력치를 최고로 찍어 여포가 아니라, 거의 무협지에 나오는 절정 고수급으로 강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달리는 속도부터 스포츠카만큼 빨랐으니까.
반면 지금은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단계였다.
당연히 능력치는 몇 개 찍히지 않은 상태였다.
심지어 아바타의 과거를 설정할 때 받는 능력치 몇 개도 전투에 직접 연관이 있는 ‘활력’이나 ‘제어’가 아닌, ‘술책’과 ‘인내심’에 찍혀있었다.
지금 상태라면 사실 게임에서 잡몹 취급받는 약탈자 부대도 이기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요한은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상대는 거적때기 옷과 몽둥이 하나 들고 덤비는 약탈자들보다 나약했기 때문이었다.
“덤벼! 이 새끼들아! 네놈들의 배는 내가 해적선으로 잘 써주마!”
그런 요한을 정선은 그저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미친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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