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12
나 혼자 무한 보급! 112화
“이, 이 찢어 죽일 놈!”
미하일보다 오히려 주변의 근위기 사들의 반응이 더욱 격렬했다.
지붕을 앉은 민수를 향해 삿대질을 해대며 기사들이 언성을 높였다.
“감히 제국의 황손을 능멸하다니! 그 더러운 주둥이에 저주 있을지어 다!”
“전하! 여기는 신들에게 맡겨주십 시오. 비록 지금은 저리 경망스럽게 굴고 있으나 한낱 미개한 토인이옵 니다! 놈을 붙잡아 무릎 꿇려올 테 니……
“아니. 되었다.”
근위기사들을 뿌리친 미하일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지붕에 쪼그려 앉아 속모를 미소만 짓고 있는 민수.
그를 올려다보는 미하일의 입가에 잔혹한 미소가 걸렸다.
“원숭이 주제에 건방지군. 감히 제 국의 다음 지존을 내려다보는 것이 냐?”
“꼬우면 올라오시지? 무슨 혓바닥 이 그렇게 길어?”
“아직 자기 처지를 모르는 모양이 군.”
손에 든 검을 번쩍 들어 올렸다.
달빛을 머금은 투명한 칼날이 아름 답게 반짝였다.
“이 황금의 마도기갑, 임페리움은 제국이 만든 신이다. 영광된 제국의 지혜로 주조한 전장의 신이지.”
“ 얼씨구.”
“황족을 신으로 만드는 갑옷. 이를 입고 전장에 선 황족은 단순한 지휘 관이 아닌 전장을 지배하는 신으로 불리느니라. 한데……
그 순간, 불타오르듯 백열하는 투 명한 칼날.
여태 여유롭던 민수의 얼굴에서 미 소가 싹 증발했다.
“……감히 신에게 직접 올라오라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냐!”
“우와아아악!”
꽈아아아앙!
가볍게 휘두른 검의 궤적을 따라 백광이 폭발했다.
물질화된 마력이 해방되며 빚어내 는 강렬한 폭발과 폭풍.
그 일격에 마을회관의 1층 벽들이 껍질 벗겨내듯 와르르 무너져 내렸 다.
“그깟 흉탄 한 발로 내 얼굴에서 피 좀 보게 했다고 너무 건방져졌 군! 도망가도 부족할 판에 감히 제 발로 내 앞에 모습을 보였겠다?!”
“어우, 씨……!”
“자아, 내려와라! 내려와서 무릎 꿇어라! 신을 모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원숭이!”
검을 내지를 때마다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마을회관.
무너지는 벽, 금이 가는 지주, 흔 들거리는 기둥.
‘망할 놈!’
그 지붕 위에서 가까스로 자세를 낮춘 민수가 이를 갈았다.
자신이 목격한 저 임페리움의 위력 이라면.
이런 판잣집 따위는 그냥 종 베기 한 번으로 2층까지 해체해 버릴 수 있다.
그러니까 지금 저기서 저러고 있는 건 어디까지나 도발.
일부러 출력을 최대로 낮춰서 야금 야금 건물을 흔드는 것으로.
내가 자기 앞에 제 발로 내려오게 유도하려는 것이다.
“곧 죽어도 지는 못 올라오겠다 그 거네! 나브! 저게 바로 젊은 꼰대란 거야! 넌 저렇게 크면 안 된다?!”
“그렇게 여유 부리고 있을 때 아닌 것 같은데! 이러다 진짜 떨어지겠 어!!”
그사이 변신이 풀린 나브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고함쳤다.
“작전대로라면 저 황자인지 완자인 지 하는 놈이 올라와야 하는 거 아 냐?!”
“그랬음 좋았을 텐데 지금 올라오 기 싫다고 저러고 있잖냐!”
“그럼 진짜로 망한 거잖아! 빨리 도망쳐야지!”
“뭘 이런 거 가지고 쫄고 그래? 원래 인생은 뜻대로 안 풀리는 거 야!”
도저히 뜻대로 안 풀리는 사람답지 않은 대답이었다.
아연실색하는 나브 옆에서 민수가 머리를 처박은 채, 씩 웃었다.
“그리고 뜻대로 안 풀리는 인생을 풀어나가기 위해선 요령이 필요하 지.”
“요령?”
“예를 들자면 플랜 B 말이야!”
꽈아앙!
말이 끝나기 무섭게 미하일의 뒤쪽 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솟구쳤다.
두 팔을 잃었음에도 용맹하게 달려 오는 키 7m의 금속 거인.
뒤늦게 그 존재를 발견한 근위기사 들의 얼굴이 순간 사색이 되었다.
“마, 마장기……!”
“놈을 쓰러뜨려라! 접근하지 못하 게 막아라!”
아연실색해서 검을 뽑아 드는 근위 기사들.
하지만 그보다는 마장기, 드보르아 의 움직임이 한발 빨랐다.
시퍼런 검기 맺힌 칼들을 가까스로 피하며 훌쩍 뛰어오르는 드보르아.
달을 가리는 그 육중한 그림자에 근위기사들이 경악하는 사이.
민첩하게 지면에 발을 디딘 드보르 아가 있는 힘껏 미하일을 걷어찼다.
“커 헉!”
까아앙!
아무리 자칭 신이라 한들 어디까지 나 인간이 만든 것.
수십 톤의 쇳덩이가 내지른 발차기 까지 튕겨낼 수는 없다.
드보르아의 무자비한 발길질에 축 구공마냥 튕겨 날아가는 미하일.
황금의 갑옷이 무색하게 처참한 꼴 이 되어 마을회관에 처박히자.
주변에 있던 근위기사들이 일제히 비명을 내질렀다.
“ 전하아아으아아아아!”
“전하아아! 전하으하으아아아아앍!”
울음도 뭣도 아닌 괴성과 함께 근 위기사들이 일대 혼란에 휩싸였다.
누구는 미하일을 지키려 달려오다 드로브아에게 걷어차이고.
누구는 한창 날뛰는 드보르아를 향 해 덤벼들고.
주변의 광기가 전염될 때까지는 채 3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마을회관 1층에 처박힌 미 하일이 허우적대는 사이.
이죽대는 웃음소리와 함께 발소리 가 다가왔다.
“그래. 황자 전하. 그게 신이라고?”
“네, 네놈……!”
“신이 약골이네.”
펑펑펑펑펑!
“크아아아악!” 에테르 권총의 시퍼런 폭발이 임페 리움의 황금 장갑을 뒤덮었다.
방어막 때문에 바로 타격은 오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멀쩡할 수는 없다.
꼴사납게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다 벌떡 일어나는 미하일.
에테르 권총을 든 민수를 노려보는 그의 눈이 증오로 불타올랐다.
“원숭이 놈이 감히……!”
“표현 정정해 주셔. 이젠 신을 모 독한 원숭이잖아?”
“이이이 익!”
“자! 영혼의 맞다이다! 덤벼봐! 신 이면 신답게 한 번 벌을 내려 보라 고!” 도발하듯 팔을 활짝 펼친 민수가 재빨리 주변을 살폈다.
미하일의 발광으로 1층은 사실상 뼈대밖에 남지 않은 상태.
기둥 하나만 툭 건드려도 우르르 무너져 내릴 것이다.
민수의 입가에 득의한 미소가 걸렸 다.
‘당초 계획이랑 약간 다르긴 하지 만 이 정도면……!’
“이 노오오오오옴!”
그때 노호성과 함께 미하일이 검을 번쩍 치켜들었다.
검을 중심으로 태양처럼 타오르는 뜨거운 백광.
양손으로 태양을 움켜쥔 미하일이 핏발 선 눈으로 외쳤다.
“이젠 시체도 필요 없다! 황족을 능멸한 대가는 네놈의 목숨으로 갚 아야 할 것이다!”
“해보시던가!”
날카롭게 응수한 민수가 보관함에 서 천사의 눈물을 꺼냈다.
큼지막한 대바늘 세 개가 망설임 없이 민수의 목덜미에 꽂히고.
뒤이어 온몸이 불타는 듯한 고통이 엄습해왔다.
[육체 강화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남은 시간 : 4분 59초]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메시지창을 확인한 민수가 재빨리 한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머리 위에는 다 무너져가는 마을회 관.
눈앞에는 태양을 들고 으르렁대는 자칭 신이라 하는 황족.
여기서 한 치라도 어긋나면, 그땐 이쪽이 죽는다!
“으아아아아아아!”
그사이 기어코 풀쩍 뛰어오른 미하 일이 검을 내리찍었다.
사방으로 밀어닥치는 폭풍. 실명해 버릴 듯 빛나는 백광.
코앞까지 날아오는 그 검을 애써 똑바로 노려보던 중.
드디어 그의 칼날이 얼굴에 닿기 직전.
“섬광의 문양!”
민수의 입에서 터지는 짧지만 강한 한 마디.
그와 동시에 폭발하는 백광이 민수 의 얼굴에 작렬했다.
“전하아아아아!”
섬광. 폭발. 그리고 폭풍.
폭발에 휘말려 무너진 마을회관이 미하일의 몸 위로 쏟아져 내렸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싸움은 무승 부였다.
정확히는 양측 모두 더 이상의 싸 움이 불가능했다.
지나치게 흥분한 미하일이 최대 출 력의 마법검을 자기 발 앞에 내리꽂 는 바람에.
그가 입고 있던 임페리움마저 일시 적인 작동 불능 상황에 빠지고 말았 다.
“퇴각! 퇴각하라!”
“황자 전하를 지켜라! 모든 병력은 호위 대형으로 질서정연하게 물러나 라!”
머리를 잃은 몸통이 재대로 기능할 리 없고.
하물며 그 머리가 황족이라면 더 말할 필요조차도 없었다.
인사불성이 된 미하일을 둘러업은 황자 측 병력은 그렇게 먼저 물러났 다.
처음의 기세등등했던 모습이 초라 하게 느껴지는 패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녀 측 병력은 그들을 쫓지 않았다.
“잔해란 잔해는 다 뒤져라! 사람이 숨어 있을 수 있을 만한 곳이면 샅 샅이 뒤집어 확인해라!”
“가까운 숲속을 수색해라! 혹시 혼 란을 틈타 숲에 잠시 몸을 숨기고 있을 수도 있다!”
“김민수는 들으라! 전투는 황녀 전 하의 승리로 끝났다! 안전이 확보되 었으니 어서 나오라!”
아니, 더 정확히는 쫓을 수 없었 다.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잃 어 버렸으니까.
“하얀 옷 토인이다! 하얗고 나풀대 는 옷자락을 걸친 토인을 발견하거 든 즉시 연락하라!”
“마법사들은 뭐하는가! 마장기 어 깨에 올라타서라도 수색해!”
부옇게 먼동이 터오는 아침의 산 속.
불타버린 건물들의 잔해와 수풀을 뒤지는 병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했 다.
무거운 분위기 탓에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
한참이나 수색이 이어지는 거점과 그 주변을 바라보던 중.
결국, 참다못한 근위기사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전하. 아뢰옵기 송구하오나……
“ 계속해라.”
“하오나 전하. 이제 현실을 받아들 이셔야 하옵니다.”
간곡한 호위기사의 충언에도 아나 스타샤는 말이 없었다.
칼집 씌운 검을 지팡이 삼아 짚은 채 묵묵히 대지 위에 선 그녀.
뻥 뚫린 눈동자의 밑바닥에서 분노 가 넘실대고 있었다.
“격돌 당시 양측은 거의 코앞에 있 었고, 거기에 대고 황자가 최대 출 력으로 검을 내리꽂았사옵니다. 폭 발이 어찌나 센지 현장에선 돌멩이 한 조각조차 남지 못했사옵니다.”
“그저 후폭풍만으로도 서 있는 사 람을 갈가리 찢어버리는 위력이옵니 다. 그런 걸 아무런 방비 없이 코앞 에서 맞았으니 살아있을 확률은 “내가 너무 물렀다.”
묵묵히 이야기를 듣던 아나스타샤 가 중얼거렸다.
심상치 않은 목소리에 근위기사가 얼른 입을 다물었다.
“내가 너무 물렀어. 너무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도전받지 않아서 그런 가…… 너무 순진하게 생각했다.”
“전하••••••?”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자를 내 곁 에 두었어야 했다. 거절한다면 억지 로, 팔다리를 부숴놓는 한이 있더라 도 천공성에 가져다 놨어야 옳았 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을 거라 생 각했다.
예전 같았으면 하지도 않았을 생각 이었다.
그리고 그 오판의 결과로, 나는 제 국의 미래를 잃었다 저질러선 안 되는 실수였다.
아나스탸사의 눈동자 밑에 깔려 있 던 분노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그간 줄곧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이 달콤함에 취해 있었어.”
“아직 이 제국이 나의 것이 된 것 도 아니었을 텐데. 내가 너무 급하 게 승리자의 기분을 냈던 것 같군.”
그래. 받아들이자.
김민수는 죽었다.
내가 이 땅에서 발견한 그 귀한 인재가 이렇게 죽었다.
하지만 죽었다고 해서 여기서 물러 날 것인가?
제국의 다음 지존이, 이런 굴욕을 당하고 물러날 것인가?
“……오랜만에 칼을 뽑게 하더니, 기어코 그 칼로 끝장까지 보게 하는 군.”
“저, 전〒••••••?”
채앵!
근위기사의 겁먹은 부름은 외면한 채.
짚고 있던 칼을 뽑아 든 아나스탸 사가 칼끝을 지면에 가져다 댔다.
물질화된 강대한 마력은 갖다 대기 만 해도 무언가를 파괴할 수 있다.
지면에 닿기 무섭게 지면으로 퍼지 는 새카만 거미줄 같은 문양.
접촉만으로도 흙바닥을 태워버리는 위력에 근위기사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기사들은 들으라.”
“하, 하명하십시오!”
“지금 이 시각 부로 미하일은 내 동생이 아니다.”
살벌한 선언에 기사들이 눈을 부릅 떴다.
황족의 입에서 직접 나온 절연 선 언.
심지어 이 상황에 저런 말을 뱉는 다면, 그 의미는 하나뿐이다.
“내게 동생은 없다. 있다면 그저 제국의 미래를 파괴하여 사욕을 채 우려 한 반역도 미하일일 뿐이다.”
“저, 전하……
“그는 살아서 제국의 땅을 밟지 못 할 것이며, 내가 보위에 오르는 날 그의 곁에 선 자들은 내 친히 구족 을 멸할 것이다.”
말이 이어질수록 서늘하게 식어가 는 목소리.
입으로 뱉은 말이 귀를 찌를 때마 다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래, 잃은 건 잃은 거다.
내가 아쉬워해 봤자 죽은 자가 돌 아오진 않는다.
그러니 이제 내가 챙길 수 있는 거라면.
“그는 이 땅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짓밟혀 버린 이 명예뿐이다.
천천히 검을 드는 아나스타샤의 눈 이 증오로 타올랐다.
“제국의 다음 지존을 욕보인 대가 는, 그 목숨으로 받아낼 것이다.”
* * *
그렇게 아나스타샤가 복수 선언을 하고 18시간 후.
거점에서 약 3km 떨어진 야산 숲 속.
“•…”갔지?”
부스럭부스럭!
썩다 만 낙엽이 쌓여있던 지면이 들썩거리다니.
이윽고 바닥이 휙 젖혀지며 하얀 코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낑낑대며 기어 나와 바닥에 대자로 뻗는 남자.
뒤이어 기어 나오는 빨간 머리를 본 그, 민수가 말했다.
“아이고. 너도 욕본다, 야. 주인 잘 못 만나서 별꼴을 다 당하네.”
“말만 그렇게 하지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는 것 같은데……
샐쭉한 어조로 대답한 빨간 머리, 나브가 그 옆에 벌렁 드러누웠다.
간혹 새 지저귀는 소리만이 들려오 는 깊은 산속.
나란히 드러누워 하늘만 바라보던 중 나브가 불쑥 입을 열었다.
“이걸로 작전은 성공인가?”
“그렇지.”
미하일을 도발하여 거점으로 끌어 들인 것도.
병사들까지 한데 모아 난장판을 유 발한 것도.
일부러 성질을 긁어 마을회관을 무 너뜨리도록 한 것도.
과정은 좀 달라졌을지언정, 결과물 은 모두 계획대로 나왔다.
얼굴에 묻은 낙엽을 떼며 민수가 껄껄 웃었다.
“그래도 확실히 빡세긴 빡세더라. 천사의 눈물에 투명화 물약까지 동 시에 먹으니까 속 뒤집혀서 죽는 줄 알았어.”
“하긴 어느 쪽이든 남발할 물건은 아니었지. 그거.”
“그래도 황자가 생각보다 더 끓는 점 낮은 놈이라 다행이야. 그 정도 로 뒤도 없이 달려들 줄은 몰랐다니 까?”
검을 휘두른 순간 섬광의 문양을 써서 폭발 반경에서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왔다.
쏟아지는 잔해들은 방어막으로 막고.
천사의 눈물을 썼으니 웬만큼 큰 잔해는 힘으로 치워냈고.
뒤이어 재빨리 투명화 물약을 먹은 뒤 몰래 도망쳤다.
마침 시간대도 밤이었기에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혼란에 빠진 현장에서 몸을 빼내기 무섭게.
섬광의 문양을 모조리 써가며 미리 준비한 이 은신처에 숨어들었다.
‘황녀는 내가 죽은 줄 알겠지. 아
니, 죽었다고 믿는 수밖에 없어.’
그런 폭발에 휘말렸는데 시체가 나 올 리도 없고.
난전 상황에서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도망 나올 가능성도 적다.
이걸로 보급관 김민수는 표면적으 로 전사했다.
아나스타샤는 내가 죽었을 거라 철 석같이 믿고 있겠지.
아마 그 문제를 가지고 자기 동생 과 또다시 드잡이를 벌이겠지만.
“•••그건 뭐, 지 알아서 할 일이지. 나브.”
“ 응?”
“일어나자. 마냥 여기서 이러고 있 으면 뭐해?”
벌떡 일어난 민수가 코트에 묻은 흙과 낙엽을 툭툭 털었다.
명목상 보급관 플레이어 김민수는 이걸로 사망한 상태.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죽은 사람처 럼 쥐죽은 듯 지낼 생각은 없다.
“통로로 가자.”
이제부터 나의 새로운 무대가 될 곳.
무림맹을 키우고, 플레이어들을 결 집하고.
시나리오를 뒤흔들 제3세력의 요람 이 될 곳으로.
“이제부터 우리 할 일 시작해야 지.”
민수의 입가에 한결 가뿐한 미소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