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20
나 혼자 무한 보급! 120화
“스으으으읍 ”
오늘 밤도 달이 참 밝다.
노랗게 반짝이는 달덩이를 올려다 보던 병운이 물고 있던 담배를 내밀 었다.
“자, 한 모금 빨아. 돛대다.”
“이거 간접키스 아냐?”
“아, 더러운 새끼가 진짜 뒈지려 고.”
“어어! 야! 농담 좀 했다고 정색하 기냐!”
사색이 된 태환이 얼른 병운의 손 에서 담배를 뺏어 물었다.
폐부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구수 한 향기.
온몸으로 퍼지는 니코틴의 기운을 만끽하며 태환이 담배를 돌려줬다.
“어휴. 오랜만에 한 모금 빠니까 살 것 같네.”
“너 이 새끼 그렇게 담배 뻑뻑 피 워댈 때부터 알아봤다. 그러게 좀 아껴 피우지.”
“아, 당기는 걸 어떡해? 참다가 병 나. 그리고……
거기서 말꼬리를 흐린 태환이 밤하 늘로 시선을 돌렸다.
반쪽이 된 달을 올려다보는 두 눈 가득 근심이 끼었다.
“……수찬이 새끼 걱정돼서 자꾸 손이 가는 걸 어쩌라는 거냐.”
“쓰읍.”
이 새끼는 애써 말 돌리려 했더니 또 이 지랄이네.
물론 그렇다고 병운 또한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갑갑한 얼굴로 한숨을 뱉은 병운이 담배를 입에 물었다.
‘지금이…… 얼마나 지났지? 한 달? 두 달?’
이 시나리오가 시작된 지 체감상 약 두 달 남짓.
그동안 병운 조의 주변에선 아무 일도 없었다.
정말이지 거짓말 같을 정도로 아무 일도 없었다.
단체 채팅방에서는 황녀와 황자가 싸우니 뭐니 악다구니를 쓰는데.
정작 자신들 주변에선 그 어떤 사 건도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건 대체 우리가 시나리오를 클 리어하는 건지 야영을 하는 건지 모 르겠다고. 게다가……
이 판국에 가장 중요하게 활약할 사람마저도 침묵 중이다.
슬쩍 옆에 있는 태환의 눈치를 살 핀 병운이 입을 열었다.
“……수찬이도 수찬이인데, 민수 형님은 괜찮겠지?”
“에이, 뭘 당연한 걸 묻고 있어. 그야 당연히 괜찮겠지.”
“아니, 그런데 좀 이상하잖아? 그 동안 민수 형님, 단체 채팅방에 한 마디도 안 나오고 있다고. 잠수가 길어지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지 만 이건 좀 너무 길잖아.”
몇몇 광명시 플레이어들이 단체 채 팅방에서 종적을 감추기 시작했다.
얼굴 모르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민수를 위시로 한 핵심 지도부까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민수 일행이 사라지는 건 아주 심각한 일이다.
사실상 광명시 플레이어들의 핵심 이며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인 플레 이어들.
만약 그들이 탈락했다면 광명시 플 레이어들의 와해 또한 불가피하다.
“우리끼리라도 찾으러 가봐야 하는 거 아닐까?”
“간다 쳐도 어디로 가게? 경기도가 어디 동네 뒷방인 줄 알아?”
“그야 그렇지만……
“그리고 그 이전에 우리가 어디 있 는지도 모르잖아. 뭐 표지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위치를 알아야 찾으러 가든 말든 하……
[플레이어 도예진으로부터 일대일 거 래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음?” 툭!
그때, 느닷없이 병운의 눈앞에 메 시지창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메시지창을 뚫고 땅으 로 툭 떨어지는 네모난 뭔가.
깜짝 놀란 나머지 두 남자가 구르 다시피 뒤로 훌쩍 멀어지고.
잠시 후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발 견한 그들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뜨 였다.
“다, 담배……!”
빨간 포장지로 감싼 어른 팔뚝 길 이의 종이 포장.
담배. 그것도 무려 한 보루.
그리고 이 판국에 이런 걸 보낼 사람이라면 한 명뿐이다.
떨리던 병운의 두 눈에 환희가 차 오르기 시작했다.
“서, 설마…… 민수 형님이……?!”
[도예진(마도기사) : 안녕? 병운 씨.] [도예진(마도기人D : 옆에 태환 씨도 잘 있어요?]‘•…”음?’
이어지는 메시지를 본 병운의 얼굴 이 굳어졌다.
뭐야. 민수 형님이 아니라고?
게다가 그게 또 예진 누님?
이 누님은 이걸 또 어디서 나다가 보낸 거래?
[도예진(마도기사) : 대답이 늦네.] [도예진(마도기人D : 민수 씨 아니라 서 실망한 건가요?] [김병운(전人D : 아뇨아뇨아뇨아뇨!] [김병운(전사) : 누님 건강하게 잘 계시죠?]물론 그런 티를 내봤자 좋을 게 없다.
얼른 자판을 펼친 병운이 실실 웃 으며 잽싸게 메시지를 입력했다.
“뭐야, 뭐야? 왜 그래? 뭐 왔어?”
“……예진 누님이야. 거래창으로 연락 왔어.”
“ 뭐?!”
“우리한테 뭐 시킬 거 있다는데.”
그 와중에도 병운의 손은 잽싸게 바닥의 보루를 주워들었다.
얼른 포장을 뜯어다가 담배를 다섯 갑씩 챙겨 주머니에 쑤셔 박는 두 남자.
잠깐의 침묵 후, 긴장한 병운의 눈 앞에 다음 메시지가 떠올랐다.
[도예진(마도기人D :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좀 해줄래요?] [도예진(마도기사) : 아, 담배는 민 수 씨가 주는 선물이에요.]시나리오 개시 후 약 2개월.
드디어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엘리베이터를 움직일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
그 빡센 나선 계단을 다시 올라갈 생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그렇다고 그들더러 바닥 뚫고 알아 서 내려가라고 할 수는 없었다.
“배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맹주 님.”
“김 형! 위에서 기다리십쇼. 괄목 상대라는 게 뭔지 이 아우가 몸소 보여드리겠소!”
“그래, 그래. 빡세게 해라. 거기 위 천협 씨도 힘내시고요.”
사뭇 진지한 얼굴로 고개 숙이는 위천협 옆에서 팽서운이 손을 붕붕 흔들었다.
껄껄 웃으며 거기에 마주 손을 흔 든 민수의 옆으로 갈중혁이 다가왔 다.
“화산의 아해야 당연히 올 줄 알았 지만, 팽가의 소가주는 예상 밖이로 군. 정파 무림의 젊은 후기지수들은 생각보다 깨어 있구나.”
“하하. 서운이가 좀 단순무식한 놈 이라 그런 것도 있…… 음? 근데 쟤 팽가 사람인 건 어찌 아시고……?”
“어깨는 떡 벌어져 있으나 상대적 으로 하체가 부실하고, 서 있는 자 세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구나. 팽 가의 오호단문도는 익힌 이가 좌수 (左手)냐 우수(右手)냐에 따라 미세 하게 신체의 균형이 달라진다.”
“허, 허어……
“팽가의 도법은 그 강맹한 묘리로 유명하나, 이렇듯 조금이라도 아는 이의 눈에는 그 약점이 바로 들어오 게 되지. 본좌가 가르쳐주는 도법은 다를 것이다.”
이야, 완전 족집게네.
절묘한 지적에 민수와 팽서운이 동 시에 혀를 내둘렀다.
“……스승 노릇 하겠다고 할 만한 이유는 있었군.”
“어허, 비록 한때라고 하나 본좌는 그대들의 스승이니라. 스승을 앞에 두고 자기소개도 하지 않는 것이냐?”
“아이고, 그렇지. 팽서운입니다.”
“……화산의 위천협입니다.”
“그거면 됐다.”
고개를 끄덕인 갈중혁이 두 남자를 돌아봤다.
뻥하니 구멍 뚫린 것 같은 눈동자 에서 미미한 열기가 타오르고 있었 다.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 스승이라 칭하긴 했으나, 그렇다고 그대들에게 스승 대접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본좌 또한 태고의 비전을 도적질한 도적놈에 지나지 않는다. 훔친 물건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 이니 그대들도 그리 고맙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건 좀 뜻밖이다.
놀란 얼굴로 서로를 돌아보는 위천 협과 팽서운.
속 보이는 그 반응에 갈중혁이 껄 껄 웃었다.
“왜? 본좌가 구배지례라도 하라고 할 것 같았느냐?”
“그, 그걸 어떻게……?”
“협(依)을 등지고 올 각오를 다졌 으면서 아직도 그런 사사로운 것에 얽매이느냐? 아직 갈 길이 멀었구 나.”
쯧쯧 혀를 차는 갈중혁의 모습에 붉게 달아오르는 두 남자의 얼굴.
그들에게서 건조한 눈을 뗀 갈중혁 이 마지막으로 민수를 바라봤다.
“아무튼, 수고 많았네. 귀인이시여. 이제부터는 본좌에게 맡겨주시게.”
“부디 천하를 호령할 고수로 길러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거야 저들 하기에 달렸지. 아, 그럼 내친김에 귀인도 한 수 배워보 는 게 어떻겠는가? 단검을 조금 쓴 다고 들었는데.”
“죄송합니다. 저도 마음은 굴뚝같 지만 할 일이 있어서.”
정중하게 거절한 민수가 꾸벅 고개 를 숙였다.
물론 무공을 배울 수 있다니 상당 히 끌리는 제안이지만, 지금 입장 상 차마 여기 박혀 수련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지상에 있는 예진이 요청할 때 즉 시 물자를 보내줘야만 하니까.
“……뭐.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 지.”
“거듭 죄송합니다.”
“죄송해할 거 없다네. 한동안 얼굴 못 볼 테니 다른 쪽과도 인사나 나 누시게.”
그렇게 말한 갈증혁이 한 걸음 옆 으로 비켜서자, 지금껏 뒤에 숨어 있던 은비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어딘지 모르게 긴장한 것 같은 얼 굴.
고개를 끄덕인 민수가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이야. 벌써 군기 바짝 들었네.”
“……오빠.”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뭐 그 래? 됐고, 이거나 받아.”
와르르르르!
냅다 보관함을 연 민수가 안에 있 던 걸 모조리 쏟아부었다.
껌, 사탕, 초콜릿, 과자, 이외 온갖 군것질거리들.
사람 키 높이까지 쌓인 먹을 것들 의 산에 은비가 눈을 휘둥그레 떴 다.
“이게 다 뭐야?” “챙겨줄 게 이런 것밖에 없더라 고.”
먹을 게 벽곡단이랑 차밖에 없는 수련동이라 했다.
힘든 수련 버티다 보면 이런 군것 질 생각도 많이 나겠지.
힘든 길 가는 동생에게 줄 수 있 는 건 이것뿐이었다.
떨리는 은비의 손을 민수가 굳게 맞잡았다.
“네가 선택한 길이지? 그럼 후회하 지 마라.”
“••••••응!”
“나 따위보다 훨씬 센 플레이어가 돼서 오는 거야. 그거면 돼.”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은 비.
그 미소를 확인하고 안도한 민수가 손을 놓자.
옆에서 흥미롭게 눈을 반짝이던 갈 중혁이 한 마디를 보탰다.
“과연 천하의 이치로다. 젊은 청춘 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리 가 슴이 뛰는구나.”
“……그런 거 아닙니다. 어르신.”
“뭐, 그렇다 치겠네. 인사 끝났으면
이거나 받아가게나.”
“ 네?” 휙!
고개를 갸웃하는 민수의 품 안으로 낡은 포단이 날아들었다.
만져보니 느껴지는 제법 두툼한 질 감.
크기에 비해 제법 나가는 무게에 민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 어르신? 이건……?”
“귀인께 드리는 선물일세.”
“ 선물?”
“본좌가 직접 봐주지는 못하나 그 래도 수련 자체는 위에서도 할 수 있지 않겠나?”
아, 그건가.
비로소 그 내용물을 짐작한 민수가 눈을 번쩍 떴다.
“이런 귀한 걸 받아도 되겠습니 까?”
“어차피 여기 둬봤자 썩히기만 할 물건일세. 제 주인을 찾아간다면 그 거야말로 복이지.”
“……그렇군요.” “본좌가 사사하는 것에 비하면 못 할지라도, 플레이어에게는 플레이어 나름대로 강해지는 방법이 있지. 물 론 그걸 극성으로 익히려면 플레이 어 토큰이 만만찮게 필요하겠지 만……
뭐, 그런 게 무슨 대수인가.
눈앞의 귀인에게 그딴 건 문제조차 되지 않을 거다.
그의 정체가 내가 아는 바로 ‘그 것’이라면 말이다.
흐뭇하게 웃은 갈증혁이 손을 흔들 었다.
“귀인 가시는 길에 그게 도움이 됐 으면 좋겠군.”
“감사합니다. 어르신.”
얼떨결에 나까지 큰 기연을 얻게 되었다.
얼른 자세를 바로 한 민수가 갈중 혁에게 고개를 숙였다.
* * *
“저기, 기사님?”
“왜 그러나?”
“그…… 혹시 오늘 밤에 시간 되십 니까?”
“시간?”
“기사님을 꼭 뵙고 싶다는 분이 있 어서요.”
김병운이라는 토인이 느닷없이 그 런 말을 꺼냈을 때.
당연하지만 발러는 그 제안을 거절 할 생각이었다.
애초에 그게 누군 줄 알고 털레털 레 나간단 말인가?
하지만 막상 거절하려 하니 병운이 생각보다 끈덕지게 들러붙었다.
“아니, 진짜! 진짜로! 안 가시면 기 사님 후회하신다니까요! 찍고 레알!”
“이거 놓게! 제국의 기사는 그런 사사로운 일에 신경 쓸 시간이
“딱 한 번만! 한 번만 믿어주십시 오! 진짜 중요한 일입니다, 이거!”
“그러니까 흥미 없다고 몇 번이 나…… 에에이! 떨어져라, 이놈아! 징그럽게!”
끈질긴 것도 좀 어지간해야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질질 늘어지 니 결국 발러조차도 질려버리고 말 았다.
그리고 이쯤 되니 좀 호기심이 들 기도 했다.
대체 어떤 놈이 날 그렇게 애타게 보고 싶어 한다는 건가?
“ 하아아아아……
결국, 그렇게 해서, 발러는 약속장 소에 서게 되었다.
밤 깊은 시간. 하늘에는 기울어져 가는 반달 한 덩이.
저 멀리서 불을 붉힌 병운의 거점.
흔들거리는 횃불의 불빛을 바라보 며 발러가 콧수염을 쓰다듬었다.
‘대관절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사연이 있기는 한 것 같은데……
마냥 병운의 설득에 떠밀려서 온 건 아니다.
어쨌든 자기 평생의 절반 이상을 전장에서 보낸 기사.
일선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고려하고 있었다.
‘징병해서 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토인들은 제국의 병사가 아니 다. 충성심도 없을 거고 나름대로 딴 궁리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 다.’
결국, 징병된 토인들이란 자신들 입장에선 한낱 고기 방패.
충성 따윈 바란 적도 없고, 또 그 래서도 안 된다.
그리고 토인들 또한 아마 그 사실 을 잘 알고 있을 터.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그들 나름대 로 딴마음을 품을 가능성이 컸다.
‘누적된 불만으로 인한 민심 이반. 그로 인한 전향 요청 등. 있을 수 있는 일이지.’
대체 미하일이 징병한 토인들에게 뭔 짓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정말로 전향 요청이라면 이쪽 또한 환영할 일이다.
적의 분열은 의심의 여지 없는 커 다란 호재.
혹시 오늘 자길 만나고자 하는 자 가 그런 전향의 의지를 품은 토인이 라면.
이쪽 또한 큰마음을 먹고 그들을 환영해야 마땅하…….
“오셨군요.”
상념을 가른 것은 발러의 등 뒤에 서 들려온 목소리였다.
깜짝 놀라 검을 뽑아 들며 풀쩍 물러나는 발러.
긴장된 눈으로 등 뒤의 수풀을 바 라보길 잠시.
이윽고 수풀을 부스럭부스럭 해치 며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녀 전하께서 중히 쓰시는 기사 님이라고 들었습니다만.”
“……누구냐?”
긴장된 발러의 물음과 동시에 상대 가 모습을 드러냈다.
달빛을 받아 둔탁하게 빛나는 흑철 색 마도기갑.
어깨에서 반짝이는 금빛 황가의 문 양.
거기까지 본 발러가 고함을 치기 직전, 상대가 얼른 손을 뻗었다.
“고함치시기 전에 일단 제 얼굴부 터 확인해주십시오.”
“얼굴……? 어?!”
달빛에 비친 상대의 얼굴을 본 발 러의 표정이 굳었다.
제국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이목구 비.
전형적인 중원과 이 땅 토인들의 얼굴.
인상을 깊이 찌푸린 발러가 중얼거 렸다.
“……설마 토인인가? 그 마도기갑 은 어디서 났지?”
“황자 전하께 받았습니다.”
“뭐, 뭐? 받았다고?”
“조금 운이 따라주긴 했지만요.” 그리 대꾸한 상대가 피식 웃으며 옆으로 손을 뻗었다.
번쩍!
빛과 함께 그 손에서 우르르 쏟아 지는 사과 수십 알.
어디서 많이 보던 것 같은 그 광 경에, 발러의 눈이 놀라움으로 크게 찢어졌다.
“그, 그거…… 설마?!” “제 이름은 도예진. 현재 황자 전 하를 따르고 있…… 다고 알려진 능 력자.”
마도기갑을 걸친 채 달빛을 받으며 선 그녀.
도예진이 발러를 향해 흐릿한 미소 를 지었다.
“최대한 빨리 황녀 전하를 뵐 수 있겠습니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위험한 도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