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21
나 혼자 무한 보급! 121화
“그래, 겁도 없이 날 불러냈겠다?”
예진의 접촉 요청은 그 즉시 보고 되었다.
근위 기사들에 둘러싸여 모습을 나 타낸 아나스타샤.
부담스럽게 반짝이는 그녀의 황금 마도기갑 앞에서 예진이 고개를 숙 였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황녀 전하.”
“시커먼 속내 훤히 보이는데 괜히 겸양 떨 필요 없다. 그래, 굳이 자 청해서 날 보자고 한 걸 보니 여벌 목숨이 한 열 개쯤은 되는 모양이 지?” “굳이 남의 손 빌려 자살하겠다면 야 그렇게 해줘야지. 여봐라. 당장 이것의 사지를 잘라……
“해보시려고요?”
O IX
—r=『.
지체없이 달려들려던 근위 기사들 의 움직임이 멎었다.
불쾌하게 인상을 찌푸리는 아나스 타샤를 똑바로 노려보며 예진이 말 을 이었다.
“그렇다면야 제가 막아낼 수는 없 을 겁니다만, 후회하실 텐데요?”
“지금 날 협박하는 것이냐?”
“여기 오기 전에 제 방 책상에 편 지를 남기고 왔습니다. 이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기 위해 황녀 전하를 뵈러 간다고요.”
“만약 제가 제 시간에 돌아가서 그 편지를 치우지 못한다면, 그 즉시 천공성이 발칵 뒤집어지겠지요.”
당연하지만 그런 편지는 남긴 적 없다.
미쳤다고 내 손으로 직접 배신의 흔적을 남길까.
물론 그렇다 한들 그녀 입장에서 진실을 알 수는 없을 터.
그 예상대로 아나스타샤의 황금 갑 옷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 년이……
“외람된 말씀이지만, 황녀 전하께 선 황자 전하를 감당할 수 있으시겠 습니까? 황녀 전하를 따르던 능력자 가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병참에 곤 란을 겪고 계실 텐데요.”
“싸움이 장기화되어봐야 좋을 게 없을 겁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황녀 전하께서 제일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무자비한 지적에 아나스타샤의 얼 굴이 붉게 물들었다.
약이 오르지만 어쩔 줄 모르고 달 그락달그락 이를 떠는 그녀.
태연을 가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 라보던 예진이 속으로 쾌재를 불렀 다.
‘ 역시나.’
보급관 한 명에게 병참과 보급을 모조리 맡긴 폐해다.
민수가 없는 지금, 황녀 측 군대는 사실상 전쟁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 다.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군대는 속 빈 강정이나 마찬가지.
이제 그녀에게 남은 선택은 둘 중 하나다.
이대로 미하일에게 속절없이 밀려 나던지,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이렇게, 한 걸음 살짝 물러나던지.
이를 꽉 깨문 아나스타샤가 불타는 시선을 들어 올렸다.
“만약 나를 우롱하고자 하는 것이 라면 내 맹세코 너를 용서치 않을 것이다.”
“우롱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오 히려 황녀 전하께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죠.”
“ 도움?”
“황녀 전하. 혹시 물자 필요하지 않으신가요?”
부드럽게 웃으며 사근사근 물어오 는 예진.
그 어색하도록 친절한 미소에 아나 스타샤가 대뜸 도끼눈을 치떴다.
“뭔가 했더니 장사질을 하려는 거 였나? 필요 없다. 너와 네 주인에게 내 금화가 가는 일은 결코 없을 “장사가 아니라 그냥 드리려는 겁 니다.”
“……뭐?”
“거짓이 아닙니다. 물자, 제가 지원 해드리겠습니다. 원하는 만큼.”
황당한 제안에 아나스타샤와 근위 기사들이 눈을 부릅떴다.
이 난리를 피워놓고는 갑자기 먼저 와서 물자를 보급해 주겠다고? 심지어 사실상 적이나 마찬가지인 우리에게?
이 여자는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살기 위해 여기저기 줄을 대놓는 겁니다. 지금이야 황자 전하가 유리 하다지만, 언제 다시 상황이 뒤집혀 황녀 전하께서 반격의 기회를 잡으 실지 모르는 거고요.”
“하! 속 보이는군. 내가 네년의 얕 은 권세 욕심에 놀아나 줄 것 같으 냐?” “그럼 거절하시겠습니까?”
a | 해 묵직한 예진의 반문에 주변에 침묵 이 내려앉았다.
할 말을 잃고 서로의 눈치만 살피 는 근위 기사들.
그들 사이에서 시뻘건 얼굴을 한 아나스타샤가 거칠게 어깨를 떨기 시작했다.
‘망할 년!’
이건 답이 정해진 질문이다.
애초에 나에게 있어 거절한다는 선 택지 따윈 제시되지 않았다.
물론 저 오만한 여자를 벌하는 건 간단하다.
나도 임페리움을 입고 있고, 근위 기사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럼 그 다음은?
‘민수가 사망한 지금, 동원할 방법 은 많지 않다. 무언가 기지를 짜내 서 미하일에게 타격을 입히거나, 아 니면 이대로 물러나거나.’
물론 어느 쪽이든 쉽지 않다.
천공성이 숨어있는 상대를 엿 먹일 방법도 마땅치 않고.
하물며 이대로 물러나는 건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판국에 갑자기 하늘에서 동아줄이 떨어졌다.
미하일을 따르던 능력자의 난데없 는 지원 의사.
민수와 같은 무한한 물자를 만들어 내는 그녀의 능력이라면.
두 진영의 군대를 동시에 후원한다 는 정신나간 짓도 가능할 터.
‘단지•…”
초조한 아나스타샤의 눈이 덤덤한 예진의 얼굴을 슬쩍 살폈다.
양쪽에 줄을 대고 싶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 믿어지지 않는다.
저 여자도 자기가 가진 능력의 가 치를 모르지는 않을 터.
사실상 지금 상황에서, 이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건 그녀다.
‘그녀가 따르는 자가 이 싸움에서 승리를 거머쥐게 될 것이다. 그렇다 면야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될 것인 데……?’
그냥 가만히 미하일만 후원하고 있 어도 끝났을 일.
하지만 그녀는 줄을 대겠다는 명목 으로 굳이 위험한 양면 후원을 선택 했다.
간단하게 풀릴 일을 일부러 복잡하 게 꼬고 있다.
대체 왜?
‘……아니, 됐다. 의심해 봤자 어쩔 수 있나?’
머릿속을 꽉 메운 그 의심을 얼른 떨쳐버렸다.
말마따나 그녀에게 무슨 남모를 흉 계가 있다고 한들.
그렇다고 이대로 속절없이 패배해 물러날 수는 없지 않은가?
후회도 일단 이기고 난 다음에 해 야 하는 것.
일단 이 위기만 모면할 수 있다면, 뒷일은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보기보단 강단이 있는 자로 군.”
거기까지 생각이 다다른 순간, 아 나스타샤 또한 얼른 표정을 바꿨다.
방금 전까지의 낭패한 기색이 싹 달아난 얼굴
근엄하게 얼굴을 굳힌 그녀가 흠흠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뭐, 좋다. 나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지.”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하.”
그렇게 나오셔야지.
고개 숙이는 예진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떠올랐다.
[도예진(마도기사) : 민수 씨.] [도예진(마도기사) : 황녀 쪽이랑 접 촉했어요.] [도예진(마도기人D : 앞으로는 황녀 쪽에도 물자를 보급해야 할 것 같아 요.]“과연.” 뭔가 했더니 이런 거였나.
비로소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다.
혀를 내두른 민수가 메시지창을 닫 고는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죽을 각오 하고 들어간 거, 확실히 뽕을 뽑겠다는 거네.’
딱히 말을 맞춰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달리 지시를 내린 적도 없는데.
예진은 현 상황에서 가장 위험하면 서 효율적인 작전을 구상하고 있었다.
어차피 미하일 쪽으로 기어들어 간 시점에서 루비콘강을 건넌 거나 마 찬가지.
이러나저러나 잘못됐을 때 죽은 목 숨이라면, 그 목숨 가지고 판을 더 크게 벌이려는 것이다.
‘보급이 끊긴 황녀가 이대로 미하 일에게 패배하면 시나리오는 미하일 의 승리로 끝난다. 그걸 막기 위해 선……
둘은 계속 싸워야 한다.
이 밑에서 우리가 힘을 기르는 사 이.
자기들끼리 끝없이 싸워서 계속 서 로의 힘을 소모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걸 위해 예진은 승부수를 던졌다.
가짜 보급관 직위를 활용해 아나스 타샤 쪽에도 접촉한 후.
그들에게 몰래 물자를 보급해줘서 미하일과의 장기전을 유도하려는 것 이다.
‘이러면 양쪽에 다 물자를 대줘야 겠군. 하긴 나야 물자 무제한이니 뭐 아무래도 좋지만……
덕분에 예진의 상황은 더 위험해졌 다.
이제 이 사실이 알려지면 그녀는 양쪽에서 쫓기는 처지가 된다. 그리고 지하에 있는 자신은 그녀를 구하러 갈 수 없다.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됐을 때를 대 비해 그녀에게도 최후의 수단 하나 쯤은 필요하다.
보관함에서 투명화 물약을 꺼내고, 가까운 매대에서 물병 하나를 쥐었다. 물병의 내용물을 모두 쏟아버린 후 거기에 물약을 채운 뒤.
거래창에 올린 민수가 그것을 바로 예진에게 보냈다.
[김민수(보급관) : 마셔봐서 알죠? 투명화 물약.]
[김민수(보급관) : 만약 일 잘못되면 써요.]
[김민수(보급관) : 2회분이니까 반 씩 나눠 마셔야 해요.]
[도예진(마도기人D : ……고마워요.] [김민수(보급관) : 더 필요하면 얘기
하고요.]
그렇게 투명화 물약을 예진에게 보 낸 후.
오늘 일을 마친 민수의 시선이 슬 쩍 옆에 둔 포단으로 향했다.
서책 같은 게 든 거로 추정되는 큼지막한 포단.
천마가 준 것이니 그 내용물이야 짐작이 간다.
민수의 손이 슬그머니 그 포단의 매듭을 풀기 시작했다.
‘뭐 딱 봐도 무공비급 같은 거긴 한데……
천마가 맞춤 추천한 거니 굉장한 놈 아닐까?
무슨 절세무공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야.
그런 기대감과 함께 포단을 풀자 드러나는 서책 몇 권.
그중 가장 위에 올라온 서책의 표 지를 본 민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뇌천비검 (雷天飛劍)?”
뇌(雷)라고 붙어 있으니, 번개 속 성 같은 건가?
그렇게 고개를 갸웃하며 서책을 집
어들자, 그 옆에 메시지창이 떠올랐 다.
[뇌천비검(雷天飛劍) 비급세
[등급 : 무등급]
[결국, 검의 본질이란 베고 찌르는 것. 베고 찌름이 극에 다다르면 그 경 쾌함이 뇌전(雷電)에 비할 수 있다. 검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극도로 빠 르고 치명적인 검 그 자체의 묘리를 담은 절세무학.]
[특이 사항 : 사용 시 뇌천비검 (Lv.1) 획득. 1회 사용 가능.]
[가격 : 비매품]
“……1회 사용 가능.”
당연히 소모품이라고 생각하고 있 었는데.
어째서인지 지금껏 본 적 없던 사 용횟수 제한이 붙어 있다.
아무래도 서책 종류 아이템은 사용 법이 좀 다른 모양이다.
침을 꿀꺽 삼킨 민수가 다음 서책 들을 허겁지겁 확인했다.
[만상일천공(萬t—天功) 비급세
[등급 : 무등급]
[스승이 제자에게 자신의 내공을 전 해주는 격체전공(隔體傳功)의 묘리를 따와 만들어진 신공. 여타 신공에 비 해 쌓을 수 있는 내공의 양은 적지만, 운기조식을 하지 않아도 끊임없이 내 공이 쌓이며 이를 타인에게 전해줄 수 있다. 악용의 여지가 많아 사장되 었다.]
[특이 사항 : 사용 시 만상일천공 (Lv.1) 획득. 1회 사용 가능.]
[가격 : 비매품]
[구천지무(九天之武) 비급세
[등급 : 무등급]
[베고 찌르고 때려 상해를 입히는 것이 무의 본질. 그렇다면 검(檢)과 도(刀)와 권(奉)을 가리지 않는 공통 된 무의 형식을 찾아내는 것도 가능 할 것이다. 그런 가정하에 어떤 노고 수가 만들어낸 모든 무학의 결정. 무 기를 가리지 않고 가장 효과적인 파 괴가 가능하다.]
[특이 사항 : 사용 시 구천지무 (Lv.1) 획득. 9회 사용 가능.]
[가격 : 비매품]
‘설마……?’ 다급한 민수의 서책이 다음 서책들 을 뒤지기 시작했다.
삼재검법. 육합권. 이외 기타등등.
무협지에서 흔히들 삼류무공으로 나오곤 하는 기초 무공들.
검, 도, 창, 권, 그리고 다른 무기 들까지.
종류별로 구비해 놓은 비급서들을 내려다보길 잠시.
먼저 꺼낸 뇌천비검 비급서를 집어 든 민수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런 건가. 역시 그 어르신은 이리될 줄 아시고……
“민수? 거기서 뭐 해요?”
“뭔 책이 이렇게 많아? 설마 밑에 서 가져온 거야?”
그때, 왁자지껄한 고함과 함께 플 레이어 일행들이 몰려왔다.
서책을 앞에 둔 민수를 둘러싸며 즐겁게 낄낄대는 동료들.
그들 앞에서 서책을 차분하게 갈무 리한 민수가 조용히 말했다.
“……여러분.”
“응?”
“예진 씨는 위에서 뛰고 있고, 은 비는 밑에서 한창 수련 중이죠?” 이건 천마 갈중혁이 자신에게 한 제안이다.
여기서 마냥 놀고만 있지 말고, 이 거라도 한 번 써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
그리고 자신 입장에선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거만 있다면 이제 자신들도 마냥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까.
“우리도 이제 행동할 때가 되었습 니다.”
“행동?”
“지금부터 지상의 광명시 플레이어 들을 전부 불러들일 겁니다.” 두 달 넘게 시간 끌었으면 오래 끌었지.
이제부턴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준 비를 시작해야 한다.
굳은 얼굴을 한 민수가 서책 하나 를 집어들어 보여줬다.
“우리도 죽창 한 대 찔러보죠. 제 국 놈들한테.”
삼재검법의 서책이 야명주 불빛 아 래서 반짝였다.
한편 그 시각. 지하 심부에 위치한 수련동.
“저기, 스승님?”
“그냥 어르신이라 불러도 된다. 말 했다시피 본좌의 제자는 저기 있는 은비 하나뿐이니.”
무뚝뚝하게 대답한 갈중혁이 턱짓 으로 은비를 가리켰다.
벌써 한 시간 넘게 앉아서 명상하 고 있는 은비.
정좌가 익숙하지 않은 탓에 그녀의 이마에선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 었다.
“본좌도 그대들의 스승 노릇이 내 키지는 않으니 말이다.”
“네, 네. 그럼 어르신.”
“말하거라.”
“저희에게 가르침을 주시겠다는 건 알겠는데…… 시간이 꽤 걸리지 않 겠습니까?”
민수가 있는 자리에서 차마 할 수 없었던 질문이 위천협의 입에서 튀 어나왔다.
일단 뭐 가르침을 주겠다고 하니 자신만만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마냥 여기 앉아서 수련만 하고 있기에는 이쪽도 시간이 없다.
“뭔가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방법 이 있는 거 아닙니까? 저희도 마냥 시간을 쓰기에는 그리 여유롭지 못 해서……
“뭔가 했더니 그거였군. 걱정 말거 라. 다 방법이 있다.”
“방법이 있다고요?”
“본좌라고 해서 아무 생각도 없이 그대들을 부른 게 아니다. 그러고 보니 슬슬 보여줄 때도 됐지.”
고개를 돌린 갈중혁이 은비를 불렀 다.
“은비야. 이리 오너라. 너도 한 번 봐야겠구나.”
“네, 네. 스승님.”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난 은비가 갈 중혁을 향해 조르르 달려갔다.
다리가 저린 것인지 걸어오는 모습 이 위태롭게 휘청거린다.
딱하다는 듯 팽서운이 혀를 차는 와중, 갈중혁이 천천히 허리를 수그 렸다.
“이 시설이 본질적으로 본좌와 무 관한 곳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본좌가 아주 손도 못 대 는 곳은 아니다.”
철컹!
갈중혁의 손이 바닥에 돋아나 있던 큼지막한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떨리는 손바닥. 바닥을 타고 터지 는 미미한 진동.
그와 동시에 손잡이에서 푸른빛의 파동이 터져 나왔다.
“ 어어••••••?!”
“아…… 시설 전체를 구석구석 쓸고 지나가 는 빛의 파동.
그야말로 파도처럼 푸른빛의 장막 이 시설 전체를 휩쓸며 사라진다.
단 한 순간에 펼쳐진, 심상치 않은 모습.
절로 긴장한 세 남녀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가운데.
천천히 허리를 세운 갈중혁이 입을 열었다.
“지금 이 시설 전체의 시간 흐름이 느려졌다.”
“네, 네?!”
“바깥의 하루가 이 시설 안에서의 30 일.”
7일이면 210일.
30일이면 900일.
1000일이면 3000일.
“위의 사람들과 비교해서 30배는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느니 라. 어떠냐? 본좌의 배려가 참으로 고맙지 않느냐?”
“저, 저기. 그럼 설마……?”
“물론 속성으로 전수해줄 생각이 다. 지상의 30배 효율로. 30배 더 많은 시간 동안. 30배 더 고통스럽 게.”
챙!
허리의 연검을 푼 갈중혁이 씨익 웃었다.
“무릇 무(武)란 고생한 만큼 얻어 가는 법이니라.”
“어서 무기를 들어라. 수련에 앞서 각자 실력이나 한 번씩 보자꾸나.”
‘ 망했다.’
세 사람의 얼굴에 절망이 스쳐 지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