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141
나 혼자 무한 보급! 141화
숨겨놓기엔 지나치게 큰 사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알아서 좋 을 내용 또한 아니었다.
“회귀자라고요?”
“ 네.”
긴급히 소집된 주요 플레이어들 간 의 긴급회의장.
황당하다는 예진의 물음에 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 그대로 회구]. 돌아온 자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다다르게 될 미래를 선험하고 온 키 플레이어…… 라는 설정인 것 같습니다. 일단은.”
“뭐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보다 주인님. 그거 말해준 게 그 알리아라는 날파리였다고?”
“그래. 지금은 실각한 전 GM이 지.”
그보다 날파리라니, 비유 한 번 적 나라하다.
민수의 대답에 나브가 복잡한 얼굴 로 인상을 썼다.
“어쩐지 냄새가 익숙하다 싶더라 니. 설마 그게 GM이었나……
“아니, 그보다 민수야. 넌 GM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제가 여태껏 깽판 쳐 온 것 때문 에 GM들이 좀 많이 피곤해했거든 요. 그거 때문에 가끔 한 번씩 만났 죠.”
“허허어……
민수의 태연한 대답에 환일이 혀를 찼다.
원래부터 난 놈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보니 참 굉장한 놈이다.
GM이랑 알고 지내는 플레이어라 니.
그야말로 ‘게임’으| 룰을 쥐고 있다 는 거 아닌가?
“그런 거 있었으면 진작 말을 했어 야지. 민수야, 너 이렇게 자꾸 숨기 는 거 있으면 아저씨가 섭섭해.”
“죄송합니다. 근데 어쩔 수 없었어 요. GM이랑 알고 지낸다는 소문이 퍼졌다간 어떻게 될지 몰라서.”
“됐다, 됐어. 혼내려는 거 아냐. 아 무튼……
“……민수야. 회귀자라고 했지?” 슬쩍 말꼬리를 흐리는 환일 대신 태준이 나섰다.
옆에 앉은 수아의 손을 꼭 잡은 채 그가 물었다.
“미래를 겪고 돌아왔다…… 그러니 까 그 녀석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다 알고 있다는 거지?”
“원리는 저한테 묻지 마세요. 저도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 “그게 가능한 걸까?”
고개를 갸웃하며 던진 태준의 물 음.
순간 얼굴을 굳힌 민수가 냉큼 되 물었다.
“무슨 소리세요?”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알고 거기 에 대처할 수 있다. 설명만 들으면 그럴듯한데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가.”
“자세히 말씀해보세요.”
“그 회귀자란 놈이 알고 있다는 미 래 지식이 유효하게 활용되리면 전 제가 필요해. 그가 알고 있는 미래 의 사건들이 100% 확실하게 일어 나리라는 전제.”
하지만 그렇다는 보장이 없다.
미래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 이다.
“당장 보자고. 지금 우리는 그자가 회귀자라는 사실을 알았어. 그렇다 면 그 순간부터 회귀자가 가지고 있 는 미래 지식이라는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지는 거 아냐?”
“하긴……
“그가 알고 있을 미래의 사건에 우 리가 맞춰서 대응할 것이고, 그렇다 면 그가 알고 있는 미래의 지식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지지. 그리 고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닐 거고.”
시간여행의 딜레마와 비슷하다.
미래에서 온 자가 과거에 일어날 비극을 막는다면.
그 순간 바뀐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고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야. 하지만 그걸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움직이는 순간 부터 이미 미래는 바뀌고, 그 순간 미래 지식은……
“쓸모가 없어지죠.”
“그렇지. 그리고 이런 걸 ‘게임’의 GM이란 자들이 모를 리 없을 테 고.” 흥미로운 의견이다. 턱을 매만지며 민수가 생각에 잠겼 다.
‘태준이 형 말이 맞아. 미래 지식 은 강력하지만, 그걸 사용하고자 하 는 순간부터 그 지식은 가치를 잃는 다.’
그렇다면 회귀자 또한 다른 플레이 어와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클리어 확률 은 0%.
알리아가 직접 확언했으니 틀릴 리 는 없다.
‘뭔가 더 있어. 뭔가가.’ 회귀자가 미래 지식을 사용하면 일 어나게 될 비틀림.
그 비틀림을 보정하는 무언가가 존 재한다.
그리고 만약 그런 게 존재한다면, 아마도 그건…….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죠.”
아직 확실한 게 아무 것도 없는 상황.
억측은 나중에 해도 된다.
꼬리를 물고 떠오르던 생각을 자른 민수가 입을 열었다.
“일단 중요한 건 그 회귀자라는 친 구와 접촉하는 겁니다.”
“만나서 얘기라도 해보게?”
“들어보니까 왠지 저에 대해 오해 를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일단 얘기 정도는 해보렵니다.”
물론 통할지 어떨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 지식을 아는 자와 척지고 싶은 마음도 없다.
구슬릴 수 있으면 구슬리고, 아니 면 그 때부터 방침을 달리해야지.
순식간에 갈피를 잡은 민수가 말을 이었다.
“안 그래도 병운 씨 일행을 미궁으 로 들여보냈어요. 병운 씨가 말재간 이 좀 있으니 분위기만 따라주면 어 떻게든 될 겁니다.”
“오오. 빠르네?”
“만약 진짜 우리가 아는 그 회귀자 면 함부로 부딪쳐서 좋을 게 없어 요. 오해도 좀 풀고, 내친김에 그 미래 지식이라는 것도 좀 주워들을 수 있게……
“보, 보급관 선생님!”
우당탕!
그 때 식당 문을 박차며 익숙한 얼굴이 뛰어들었다.
시뻘겋게 상기된 얼굴. 정신없이 흔들리는 눈동자.
무너지듯 바닥에 주저앉은 그, 조 철재가 민수를 향해 외쳤다.
“바, 방금 전에 들어간 병운이네 돌아왔습니다. 그, 그런데……
“그런데?”
“죄 얻어터지고 돌아와서 꼴이 말 이 아니라고……
망할 놈. 협상 결렬이로군.
민수의 손에 들고 있던 볼펜이 꽈 작 부러졌다.
약 30분 전. 미궁 1층.
“우와. 안에 음침한 거 봐.” “귀신 나오는 거 아냐? 야, 병운 아. 나 담배 한 대 줘봐. 여기서 한 까치 때리고 가자.” “장소 좀 가려라, 골초 새끼야. 여 기서 담배 잘못 피웠다간 그걸로 향 불 하게 생겼다.” 왁자지껄한 대화와 함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인원은 세 명. 구성은 전부 남자.
슬쩍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카일이 빠득 이를 갈았다.
‘김병운. 장수찬. 서태환.’
나는 알고 있다.
보급관의 수족을 자처하는 세 남 자.
저들이 앞으로 무슨 짓을 하게 될 지.
‘김병운.’
지금은 저렇게 실실 웃고 있지만.
사실 저 놈이 셋 중 제일 악질이 다.
저놈의 탐욕으로 인해 수많은 플레 이어가 고통받았다.
‘장수찬.’
저 놈은 셋 중 그나마 나은 편이 다.
애초에 뭐 할 틈도 없이 일찍 죽 어버렸으니.
물론 일찍 죽었다고 착한 놈이라는 건 아니다.
‘서태환.’
그래. 저 놈은 특히 잘 기억난다.
내가 받아야 하는 보상을 훔쳤던 도둑놈.
간사하게 곁눈질할 때부터 알아봤 어야 했는데.
‘이번만큼은 그렇게 안 될 거다.’
비극을 막기 위해 나는 회귀를 선 택했다.
다시금 모든 것을 버리고, 나는 미 궁이 처음 열린 이 순간으로 돌아왔 다.
오로지 저들을 막기 위해.
저 사악한 플레이어들을 막기 위 해.
그리고 저들을 이끄는 그 남자, 자 칭 보급관을.
‘죽이기 위해.’
꾸욱.
불끈 쥔 주먹을 통해 뜨거운 감촉 이 느껴졌다.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주황색 빛.
카일의 시선이 달궈진 쇠처럼 번들 거리는 주먹의 주황빛을 응시했다.
[플레이드 건틀렛]
[등급 : 4급]
[불꽃과 전사의 여신 플라나의 축복 이 깃든 건틀렛. 신성한 투신의 불꽃 이 그 안에 깃들어 있다. 착용자에게 강력한 힘과 놀라운 격투술을 부여해 준다.]
[특이 사항 : 착용 시 격투술(Lv.3), 근력 강화(Lv.1) 부여. 모든 공격에 화염 속성 부여.]
[주의 사항 : 착용 시 모든 종류의 무기 사용 불가능.]
[가격 : 비매품]
‘다행히 먼저 손에 넣을 수 있었 군.’ 미궁 1증에 숨겨진 히든 피스.
초반에 미궁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장비다.
원래 역사에서는 한참 뒤에 발견된 물건이다.
참고로 발견자는 지금 저 앞에서 다가오는 장수찬.
이 장비를 얻은 놈의 활약은 지금 생각해도 참 인상적이었다.
‘뭐, 이제는 내 거지만.’
피식 웃은 채 어둠 속에 몸을 숨 기고 거리를 쟀다.
저벅저벅 다가오는 발걸음.
점점 가빠오는 숨소리. 시끄럽게 미궁을 울리는 말소리.
‘여기서 죽인다.’ 이미 계산은 섰다.
재앙의 싹은 자를 수 있을 때 자 른다.
저쪽은 아직 마땅한 장비도 손에 넣지 못한 상태.
칠 수 있다면 지금이 기회다.
그렇게 계산을 마친 카일이 어둠 속을 빠져나와 달렸다.
“뭐, 뭐야?!”
어둠을 타고 달려오는 엄청난 속도 의 발소리.
앞서 걸으며 농담을 지껄이던 병운 의 눈이 비로소 카일을 발견했다.
‘썅! 뭐야?! 왜 이렇게 빨라?!’
어둠 속임에도 그 속도감이 느껴진 다.
경륜선수가 사이클 타듯 엄청난 속 도로 달려오는 존재감.
여기 오면서 몇 마리쯤 상대한 몬 스터들과는 궤를 달리한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병운이 얼른 언성을 높였다.
“……야! 그 새끼 온다!”
“그, 그 새끼?”
“미궁 입구랑 같이 나타난 그 새끼 있잖아! 거기 형님! 우리 얘기 좀 합시다!”
타타타탓.
한 시도 주저하지 않고 달려오는 발소리.
“우리 민수 형님이 거기 형님 꼭 좀 보고 싶으시대! 긴히 할 말 있다 고!”
몇 번이고 외쳐대도 발소리가 멈추 지 않는다.
식은땀을 흘리는 병운의 손이 자기 도 모르게 월도를 꽉 움켜쥐었다.
“무섭게 이러지 맙시다! 우리 형님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라니까? 갑자 기 거기 형님이 욕하고 달아나니까 마음이 불편하시대! 자기가 무슨 큰 잘못한 거 있나 싶어서!”
멈추지 않는 발소리.
주저하지 않는 존재감.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질량감.
“아, 거 형님! 말 좀 하자니까요! 들었으면 들었다고 대답을 해요! 설 마 한국어 못하는 거야?! 캔 유 스 피크 코리안?”
“……에이 씨! 야, 김병운! 정신 차려, 새끼야!”
“아 또 뭘?!”
“뭘 한국말을 못 알아들어?! 저 새 끼 듣고도 모른 척하는 거야! 들을 필요도 없다고!”
결국, 보다 못한 나머지 병운을 밀 치고 나서는 수찬.
하지만 이미 카일은 그들의 코앞까 지 다다라 있었다.
너덜너덜한 누더기. 양손에 낀 불 타는 건틀렛.
복장의 부조화가 심각해서 오히려 더 무서워 보인다.
이를 갈며 나선 수찬이 도끼날을 틀어 앞을 막은 채 외쳤다.
“거기 아저씨! 대체 왜 이러는 겁 니까?!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 고……?!”
“아직 살아 있는 죄.”
“뭐야?!”
“닥치고 죽어라.”
빠각!
시원한 주먹질이 도끼날을 피해 수 찬의 얼굴을 강타했다.
“……와, 진짜 큰일 나는 줄 알았 습니다. 한끝만 늦었어도 그때 대가 리 터졌다니까요.”
“제때 제가 뒤로 잡아당겨서 망정 이지, 내버려 뒀으면 이 새끼 머리 통 개박살 났을 겁니다.”
다쳤다고 해서 헐레벌떡 달려왔는 데.
떠들어대는 걸 보니 생각보다 크게 다치진 않은 모양이다.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병운 3인방을 보던 민수가 안도의 한숨을 뱉었다.
“난 또 철재 아저씨가 호들갑 떨길 래 큰일 난 줄 알았는데.”
“하하! 걱정 마십쇼. 형님. 이 병운 이가 누굽니까?”
“이 새끼랑 같이 다니면 사고 날 걱정은 없어요. 하도 악운이 좋아 서.”
“하긴 그렇긴 하죠.”
생각해보면 병운이 생존력 하나는 좋았지.
다 구겨진 화물차 운전석에서도 털 끝 하나 안 다칠 정도였으니.
안 다친 건 다행이지만, 그걸로 다 가 아니다.
그 옆에 자리를 깔고 앉은 민수가 입을 열었다.
“확인 차 묻겠습니다. 그쪽이 먼저 선공을 취했다는 거죠?”
“네. 문답 무용으로 보자마자 냅다 들이박더라고요.”
“설득은 시도해봤고요?”
“별소릴 다 해봤죠. 근데 전혀 들 은 척도 안 하더라고요.”
“심지어 내뱉는 소리도 얼마나 흉 흉한지 원. 살아 있는 게 죄라느니 뭐니.”
그렇다 그거지.
민수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드리워 졌다.
‘회귀자는 이쪽에 매우 적대적. 협 상의 여지는 아마도 없다.’
그리고 그렇게 적대적인 자세를 취 할 이유라면 하나뿐.
아마도 놈이 회귀 전 보고 왔을 미래 때문일 것이다.
‘이쯤 되니 차라리 궁금하네.’
대체 미래의 우리는 뭔 짓을 한 거지?
얼마나 악독한 짓을 했기에 그렇게 이를 가는 거지?
피에 굶주린 살인마가 아니고서야 그럴 이유가 있을 텐데 말이다.
그렇게 곰곰이 궁리하던 민수의 옆 으로 검은 장포 두 개가 다가왔다.
“오빠. 다녀왔어.”
“어땠어?”
“……죄송합니다. 미궁 1층에서 그 자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은비의 옆에 있던 갈중혁이 꾸벅 고개를 숙였다.
“또한, 1층에 있던 각종 상자가 전 부 열려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상자, 보상, 심지어는 숨겨진 방까지도요.”
“하아. 망할 놈……
“내 생각엔 이미 1층 파밍 끝내고 2층으로 내려간 것 같아. 오빠. 아 무래도……
“예진 씨랑 같이 바로 2층 내려갈 준비해.”
이 세계, 지구-117의 운명이 걸린 시나리오.
사정은 몰라도 호락호락 당해줄 생 각은 없다.
짧게 대답한 민수가 보관함에서 소 총을 꺼내 쥐었다.
“나도 같이 간다. 놈이 더 크기 전 에 빨리 해결을 봐야 해.”
“위험하지 않겠어‘? 들어보니까 놈 의 목표는 오빠……
“그러니까 가는 거야. 내가 직접 눈앞에 나타나면 그 자식 행동도 명 확해지 겠지.”
눈깔이 뒤집혀서 달려들지.
아니면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물러 날지.
그리고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달려들면 달려드는 대로 두들겨 패 면 그만이고.
도망가면 이쪽이 더 강하단 거니 바로 쫓아가면 되니까.
“놈한테 미래 지식이 있으면 우리 한텐 머릿수가 있다. 스노우볼 굴려 서 감당 안 되게 커지기 전에 승부 본다.”
“으, 응!”
“어르신께는 죄송합니다만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만약 놈과 직접 맞부 딪치게 되거든 최대한 상처 없이 생 포하는 방향으로……
그 때, 한창 설명하던 민수의 말문 이 우뚝 멎었다.
갑작스런 반응에 은비가 고개를 갸 웃했다.
“오빠?”
“……방금 전 지시는 취소.”
갑작스러운 번복에 고개를 갸웃하 는 은비와 갈중혁.
그 와중에도 민수의 시선은 앞을 향하고 있었다.
시야 밑을 가린 채 깜빡이는 메시 지 창.
거기 쓰여 있는 내용은 다름 아닌.
“보상 떴다.”
지금은 없는 M으로부터의 선물.
이 난국을 뚫고 나갈 해결책이 손 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