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89
나 혼자 무한 보급! 089화
황녀라는 여자가 나를 보자고 한 다.
그와 동시에 칭호 효과가 발동되 고, 시나리오가 변동된다는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안 간다는 선택지 따위는 애초에 있을 수 없었다.
일단 안에서 준비를 좀 하고 나오 겠다고 한 후.
마을회관의 빈방으로 들어오기 무 섭게 민수는 바로 경매장을 열었다.
“ 흐음.”
[스트라이커 돌격 소총]
[등급 : 4+급]
[마석 격발 구조를 채용한 연발식 개인화기의 프로토타입. 마석 격발 구 조 화기의 가장 큰 문제인 열량 제어 에 있어 크나큰 진전을 이뤘다. 다만 이 또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 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의 사항 : 30발 이상 연속 사용 시 10초간 총신 냉각 필요.]
[가격 : 35000코인]
[구매 제한 : 1개]
‘ 소총.’
이제 진짜로 손에 익은 물건이 나 왔다.
권총이니 산탄총이니 하는 게 아니 라, 본격적인 소총.
구매 제한이 있는 건 아쉽지만, 어 차피 혼자 쓸 거면 아무래도 좋은 문제다.
플라스틱도 금속도 아닌 요상한 재 질의 하얀 몸체를 쓰다듬은 후.
민수의 시선이 침대 위에 올려놓은 다른 장비들을 바라봤다.
[플라이어 철갑탄 X3이
[등급 : 4+급]
[접이식 보조날개를 부착한 소총 전 용 철갑탄. 500m 이상의 중장거리 사격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스코프와 조합될 경우 더욱 정확한 명중률을 보여준다. 30발들이 한 탄창으로 제 공된다.]
[특이 사항 : 스코프 부착 시 위력 및 사거리 증가.]
[가격 : 2500코인]
[고스트 버스터즈 특수탄 X3이
[등급 : 4+급]
[막 개발된 반-비실체 합금의 실증 을 위해 개발된 특수탄. 기존 물리 공 격으로 요격할 수 없는 마법, 기, 에 테르 등의 비물리적 효과와 함께 유 령이나 영체와 같은 존재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특수한 탄두 형태로 인 해 탄환 자체으I 물리력은 떨어지는 것이 단점. 30발들이 한 탄창으로 제 공된다.]
등 비물리적 존재에 중상급 공격력.]
[주의 사항 : 물리적 존재에 대한 공 격력 격감.]
[가격 : 10000코인]
‘탄환이 2종류.’
한쪽은 물리력과 관통력이 강한 탄 환.
다른 한쪽은 마법이나 유령 등을 요격할 수 있는 특수탄.
실제로 유령이 있는지는 모르겠지 만, 마법 요격은 유용할 수도 있겠 다.
일단 철갑탄을 소총에 물려놓은 민 수가 마지막 두 개를 살펴봤다.
[장거리 스코프]
[등급 : 4+급]
[돌격소총용으로 개발된 스코프. 결합 시 소총의 명중률을 큰 폭으로 개선한 다. 철갑탄과 결합될 경우 가히 저격 소총에 준하는 명중률을 보장한다.]
[특이 사항 : 소총에 결합 시 명중률 대폭 상승. 철갑탄 계열 탄환 사용 시 명중률 추가 상승.]
[주의 사항 : 소총에 결합한 상태로
만 사용 가능.]
[가격 : 20000코인]
[총검 거치대]
[등급 : 4+급]
[돌격소총의 총구 밑에 장착 가능한 총검 거치대. 적절한 사이즈의 검을 총구 전방에 장착하여 총검으로 사용 할 수 있다. 소총의 내구력만 충분하 다면 훌륭한 근접병기로 활용할 수 있다.]
[특이 사항 : 결합 시 소총에 단검류 무장 추가 결합 가능.]
[주의 사항 : 소총에 결합한 상태로 만 사용 가능.]
[가격 : 3000코인]
‘마침 딱 좋은 거 있네.’
쓴웃음을 지은 민수가 허리에 차고 있던 단검을 뽑았다.
에테르의 푸른빛을 번쩍이는 고블 린 주술사의 단검.
스코프를 결합하고, 총검 거치대에 단검까지 결합하는 것으로 준비 완 료.
완전히 조립된 소총을 한 번 겨눠 보며 민수가 침을 꿀꺽 삼켰다.
‘이 정도면 될까?’
아니, 사실 부족하다.
원래 준비라는 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 스스로의 기 준과 타협해야 하는 법.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이 이상 준 비를 갖추는 건 불가능했다.
‘문제가 터지면 어쨌든 내 한 몸은 빠져나올 수 있다. 가지고 있는 걸 총동원하면……
“ 오빠.”
그때 나직한 목소리가 민수의 귓가 를 찔렀다.
화들짝 놀라 소총을 내려놓고 고개 를 돌리는 민수.
활짝 열린 방문 너머에서 은비를 위시로 한 일행들이 민수를 노려보 고 있었다.
“그 소총은 또 어디서 난 거예요?”
“경매장서 팔더라. 내가 이런 복이 또 있지.”
“……대체 어디서 총이 솟구치나
싶더라니.”
퍼스트 킬 보상도 아니고 그게 다 경매장산이었던 건가.
뜻하지 않게 그의 비밀 하나를 알 아버린 순간이었다.
작게 한숨을 쉰 은비가 입을 열었 다.
“오빠. 진짜 그 황녀인가 뭔가 하 는 여자 보러 갈 거야?”
“그럼 설마 안 갈까? 내가 안 간 다고 하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일 텐 데.”
“마음만 같아선 말리고 싶지만…… 그건 안 될 것 같고. 갈 거면 차라 리 우리도 데리고 가요.”
“ 뭐?”
“민수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 무 위험하다.”
잠자코 듣고 있던 환일이 거들고 나섰다.
근육이 꿈틀대는 팔을 뽐내며 그가 은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저 천공성이라는 데로 혼자 가겠 다고? 황녀인지 황도복숭아인지, 무 슨 꿍꿍이 가지고 있을지 모르는 여 자 보러?”
“부른 건 저 하나뿐이에요. 다른 사람들도 데리고 가겠다고 해봐야 들어줄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님.”
“걱정해 주는 건 고맙지만.”
보다 못한 나브의 제지를 단호하게 틀어막았다.
복잡한 동료들의 시선을 보며 민수 가 작게 한숨을 뱉었다.
‘‘……부디 이해해 주세요. 저 말고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위험이라니! 오빠 무슨 말을 그렇 게 三•…”?!”
“설령 저 안에서 무슨 사고가 터져 도 난 내 한 몸만큼은 반드시 건사 해서 나올 수 있어. 하지만 나머지 는?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바쁜 판 에 다른 사람들까지 챙겨줄 수 있다 는 보장은 없어.”
물론 저 마음들이야 고맙다.
나를 지켜주기 위해 기꺼이 같은 위협을 무릅써주기로 한 사람들 아 닌가.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저들 을 데려갈 수 없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그런 불확실성 가득한 곳에 내 사 람들을 같이 데려갈 수는 없다.
“어차피 위험을 뒤집어쓴다면 한 명이 뒤집어쓰는 게 나아. 그리고 적어도…… 나 하나만큼은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끝낼 자신이 있고.” “가볼게.”
행여 마음 약해질까 싶어 얼른 그 들을 지나쳤다.
고개를 설레설레 젓더니 조용히 한 발 옆으로 비켜서는 환일.
그런 그를 지나친 민수가 마을회관 의 정문을 열기 직전.
“……오빠.”
살짝 물기 어린 목소리가 민수의 발길을 붙잡았다.
시선을 돌리자, 깊이 고개숙인 은 비가 어깨를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 말은 결국…… 나 못 믿는다는 거지?”
“그런 소리까진 안 했어.”
“결국 그게 그거잖아. 안에서 만약 사고 터지면 나 당할 수도 있다고. 나 까지 지켜줄 자신 없으니까 그냥 여 기서 기다리는 게 도와주는 거라고.”
“고마워. 그래, 고맙다고. 거기까지 생각해 주는 거. 하지만…… 자존심 상한다. 누군가의 의지가 되지 못하고, 누 군가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게.
지난 한 달 내내 언제나 자신은 누군가의 버팀목이었다.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모두의 찬사를 받는 존재.
하지만 그런 나도 저 남자 앞에서 는 다른 플레이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말 날 못 믿어? 나는 당할 것 같아? 내가 그렇게 약해 보여?”
자기가 먹여 살리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 단지 그것뿐.
속내를 털어놓기에도, 등을 맡기기 에도 미덥지 않은 존재.
다른 사람이었으면 지는 뭐 얼마나 잘났냐고 큰소리라도 쳤을 텐데.
문제는 정말 상대는 나보다 더 잘 난 사람이었다는 거다.
“스킬도 사기 스킬에, 자고 일어날 때마다 강해지고, 언제나 머릿속에 선 온갖 계략이 떠다니고…… 내세 울 건 검기밖에 없는 나보다야 오빠 는 훨씬, 훨씬……
“은비야.”
“……내가 강해지면 되는 거지?” 울먹이는 속내를 가까스로 가라앉 히는 와중에도.
대체 왜 이러는 건지 은비 자신조 차도 알 수 없었다.
이게 이 정도로 서러워할 문제인 가.
신경 써주고, 걱정해 주는 것만으 로 고마워할 일인데.
왜 나는 그가 걱정해 줄 때마다 분통이 터지고.
그의 믿음을 얻지 못하는 게 안타 까워 속을 앓는 것인가.
“내가…… 씨, 내가 아무튼, 아무튼 겁나 강해져서…… 그래서 오빠가 믿을 수 있을 만큼, 오빠도 지켜줄 수 있을 만큼 세지면, 그러면 되는 거지……?” 치기 어린 중얼거림에 아무도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다들 침묵을 지키는 와중, 민수의 눈이 훌쩍이는 은비를 향했다.
‘어쨌든 애는 애야.’
생각해 보면 은비는 겨우 스무 살 이다.
새내기 대학생.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
억세게 생존자들 구해내며 활약하 는 영웅이라 생각했지만.
그 영웅의 거죽 밑에 있는 건 그 저 평범한 아이였다.
치기 넘치고, 자존심도 있고, 남의 걱정만 사는 건 싫은.
이제 갓 어른이 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여자아이.
“……뭘 그렇게 무겁게 생각하고 그래?”
이런 소리까지 들은 이상 그냥 가 기도 뭐했다.
일부러 유쾌하게 웃은 민수가 씩씩 대는 은비의 손을 맞잡았다.
“그냥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야. 그리고 지금은 이게 내가 할 수 있 는 일이지.”
“ 오빠……?”
“그리고 너한테도 너만이 할 수 있 는 일이 분명 있어. 아직 그게 뭔지 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그게 뭔지 확인할 수도 있겠지.
단지 그게 지금 당장은 아닐 뿐.
내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해하는 건 고마울 따름이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분해할 이유 또 한 없을 것이다.
맞잡은 손을 힘껏 흔들며 민수가 재차 웃었다.
“그때 나한테 보여주고 증명하면 돼. 네가 할 수 있는 일, 너만 할 수 있는 일 말이야.”
“나만 할 수 있는 일……
“그러니까 그렇게 막 땅 파고 있지 는 말라 그거지. 이해했지?”
“혹시 몰라? 지금은 내가 이렇게 잘난 척하고 있지만, 나중 가면 너 한테 크게 한 번 빚질지도 모르는 거니까.”
그렇게 빙긋 웃어주고는 은비의 손 을 놓았다.
아직 온기가 남은 손을 얼떨떨하게 내려다보는 은비.
그 모습 앞에서 고개를 끄덕인 민 수가 몸을 돌리며 유쾌하게 외쳤다.
“자!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몇 살 차이 안 난다지만, 어쨌든 오빠는 오빠구나.
멀어지는 그의 등이 은비의 눈에는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하늘에 떠있는 성으로 가니 무슨 비행선 같은 거라도 타나 싶었지만.
역시 자칭 다차원 제국이라는 건지 그런 번거로운 것조차도 없었다.
“준비 끝났나?”
“네.”
“그래. 그럼 가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들어 올리 는 발러.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 쏟아진 빛이 민수와 발러를 감싸더니.
이윽고 두 남자의 몸이 하늘로 두 둥실 떠올랐다.
‘이거 완전 UFO가 따로 없네.’
하늘에서 견인광선 비슷한 걸 쏴서 사람 끌어올리기.
주체가 판타지 대제국이라는 걸 빼 면 SF 속 클리셰 그 자체다.
그렇게 캐틀 뮤틸레이션으로 끌려 가는 젖소의 기분을 만끽하길 잠시.
점점 커진 빛이 시야를 완전히 가 리나 싶더니.
이윽고 민수 앞에 완전히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와우.”
“훌륭하지 않나?”
감탄하는 민수 옆에서 발러가 어깨 를 폈다.
두터운 성벽. 너른 내성의 공간. 곳곳을 절도 있게 행군하는 병사들.
화려하게 꾸며진 내성의 정원을 가 리키며 발러가 자부심 넘치는 눈을 빛냈다.
“라비안 차원제국의 제8호 천공성, ‘제국의 자비’ 호에 온 걸 환영하네.”
“제 8호……
“천공성은 제국이 가진 가장 강대 하고 궁극적인 무력이지. 총 12개가 존재하는 천공성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은 7개 외차원 식민지의 총독, 제 국 수도의 근위대장, 그리고 은혜롭 고 자비로우신 황제 폐하와 그 직계 혈통들뿐이네.”
이딴 게 11개나 더 있다, 그 말이 지.
제발 이번 시나리오 안에서는 안 보길 빈다.
속으로 투덜댄 민수가 앞서가는 발 러의 뒤를 따랐다.
“천공성은 제국의 상징이자 힘 그 자체이기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발 을 들일 수 없네. 특히 이 천공성의 내성에 출입할 수 있는 것은 천공성 의 주인과 그가 허락한 일부의 병사 들로 한정되지.”
“그렇군요.”
“자네가 여기 있는 건 어디까지나 이 성의 주인 되시는 황녀 전하께서 직접 허하셨기 때문이네. 내가 알기 로 외차원 식민지의 원주민이 천공 성에 발을 들인 경우는 이번이 세 번째일세.”
즉 귀한 기회 줬으니 알아서 기라 는 소리다.
살짝 배알이 꼴린 민수가 입술을 비죽 내민 사이.
어느새 커다란 성문 앞에 선 발러 가 손을 들며 외쳤다.
“발러 트라칸트, 황녀 전하의 명을 받아 그 백성을 데리고 왔다.”
쿠르르르르!
‘백성은 누가 백성이야. 이 아저씨 김칫국 마시는 거 하곤.’
속으로 힘껏 투덜대는 사이,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이 활짝 열렸다.
내부는 묵직해 보이는 외부의 모습
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로지 하얀 대리석만으로 빈틈없 이 발라놓은 웅장한 홀.
흔한 그림이나 조각상은 고사하고 바닥에 융단 한 조각도 깔려 있지 않았다.
“……멋지긴 멋지네요.”
“멋지긴 멋지다니. 당연히 멋진 거 아닌가? 아무리 토인이라고 하나 이 렇게나 보는 눈이 없으……
“내방객은 명을 받들라!”
그때, 갑자기 계단의 그림자 뒤에 서 시커먼 그림자들이 솟구쳤다. 은빛으로 번쩍이는 마도기갑으로 무장한 기사가 8명.
깜짝 놀란 민수가 반사적으로 혼 블래스터를 찾기 직전.
지체 없이 발러가 그 자리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제국에 영광을! 발러 트라칸트, 황녀 전하의 명을 받아 이 자리에 왔습니다!”
“화, 황녀……?”
“김민수. 빨리 무릎 꿇게! 황녀 전 하의 근위병이야. 곧 전하께서 이곳 으로 직접 행차하실 것이네!” 이 친구들이 근위병?
게다가 황녀가 직접 온다고?
설마 먼저 마중까지 나올 줄은 몰 랐다.
재빨리 고개를 돌린 민수가 가장 가까운 근위병의 빨간색 메시지창을 노려봤다.
‘ 간파.’
[몬스터명 : 라비안 차원제국 근위기사]
[분류 : 일반 몬스테
[보유 특성]
[마도기갑 – 강력한 마도기갑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근력 강화 효과가 상시적으로 부여되어 있으며 민첩성, 지구력, 방어력이 큰 폭으로 상승합니 다.] [충성 – 소속된 국가에 대한 뜨거 운 충성심으로 무장한 기사입니다. 부 상이나 상태 이상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체력이 줄어들수록 방어력이 상 승합니다.] [검기 – 아주 숙련된 검사로, 고밀 도의 검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검 계열 무장의 내구성과 절삭력이 상승 하며 일대일 전투에서 능력치가 소폭 상승합니다.] [고급 방어막 – 일반 공격, 마법 공 격을 가리지 않고 총 7회의 공격을 완벽히 방어해냅니다. 7회의 공격을 막아낸 이후 방어막은 일시적으로 사 라지며, 이후 20초간 천천히 회복됩 니다.]‘정신 나갔네.’
패널티 없는 총 보유 특성 4개.
뉴욕의 최종보스였던 그루바와 같 은 숫자.
심지어 그런 게 무려 8명이다.
지난 시나리오의 최종 보스 8명이 지금 자신을 포위하고 있다.
‘만약 일이 잘못되면……
주먹에 찬 식은땀을 문질러 닦으며 대중 견적을 내본다.
일단 특성 하나하나는 강력하지만 대체로 구성은 단조로운 편.
검과 방어력, 마도기갑 특성을 내 세운 근접전 위주.
더불어 가속 계열 스킬 같은 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비집어 볼 틈은 있다.
수틀리면 일단 뒤의 놈부터 산탄총 으로 날려버리고.
섬광의 문양으로 거리를 벌린 후 투명화 물약을…….
“뭘 그리 언성을 높이고 그러나?”
그때, 저 계단 너머에서 까랑까랑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국의 예법에 익숙하지 않은 평 민이다. 예의를 지키라고 윽박질러 봐야 그게 뭔지를 알아야 지키건 말 건 할 거 아니겠는가?”
“신의 교육이 부족했던 탓이옵니 다. 벌하여 주십시오!”
“뭐 그런 거 가지고 벌하니 마니 따질 게 있단 말인가? 기사들은 이 래서 문제야.”
쯧쯧 혀를 찬 목소리가 조금씩 이 쪽을 향해 다가왔다.
또각또각. 섬뜩할 정도로 선명한 구둣발 소리.
어깨에서 펄럭거리는 화려한 붉은 망토.
당당한 걸음으로 다가온 그녀가 민 수 앞에 우뚝 섰다.
“그래도 확실히 배짱은 있는 친구 군. 일국의 황녀를 앞두고도 이토록 당당하다니.”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하자는 의미 에서 특별히 본녀가 먼저 스스로를 소개하는 영광을 허하노라.”
화려하게 찰랑이는 금발.
그 끝에서 일렁이는 붉은 기운.
핏줄이 보일 것처럼 새하얀 피부.
“본녀의 이름은 아나스타샤 크렐 페리어드 라비안.”
그리고 민수와 바로 눈을 마주칠 수 있을 정도로 큰 키.
가라앉은 민수의 시선에 오히려 즐 겁게 웃으며 그녀가 말했다.
“라비안 차원제국의 황위계승권 1 위. 제국의 계승자이니라.”
시작부터 최종 보스가 나와 버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