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79
분신으로 절대무신 179화
-크아아악!
고통. 태어나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하늘마저 내려다보는 그 오만함도 드래곤 로드로서의 자부심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산 채로 살점을 살라 먹히는 짐승의 두려움과 공포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리…… 리커버리. 리커버리!
워낙 격이 높은 존재다 보니 영혼이 갈려가는 그 속에서도 이성의 한 자락을 찾기도 했으나, 오히려 그의 몸부림은 그를 더욱 밑바닥으로 끌고 깔 따름이었다.
마치 악몽처럼 드래곤 로드의 용언은 장일에게 베인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
-츠즈즈…… 후두둑!
-크르릉!
아니, 단순히 그뿐이라면 차라리 다행일 것이다.
무시무시하게도 용언에 의해 일어난 회복의 힘이 일기 무섭게 상처 부위가 무너져 내렸던 것으로, 이로 인해 드래곤의 모습은 점차 뭉개진 살덩어리와 같은 모습으로 변해갔다.
“생각보다 전투가 일찍 끝을 맞이하겠구나.”
장일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흥미로운 눈빛을 보였다.
승기를 잡았다지만 용언의 힘을 통한 회복을 무시하지 못했던 그는 이 전투의 끝에 이르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보았다.
하지만 그 예상과 달리 그 끝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었다.
장일은 그제야 자신이 일으켰음에도 아직 이 검은빛의 진가를 알지 못했음을 인지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세상을 뒤덮을 듯한 거대하고 아름다웠던 드래곤을 대신해 추악하기 그지없는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살덩어리가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쿠루루룽! 우우우!
살덩어리는 본능과도 같은 끔찍한 비명이 쉼없이 토해냈다.
수천을 넘어 수만에 이르는 상처들이 지금도 분열과 소멸이 끝없이 반복되며 생기는 고통이 그의 자아를 완전히 붕괴시키며 생긴 현상이었다.
“완전하다는 것이 오히려 그를 망가뜨려 버렸군.”
그 존재 자체로서 완전하게 태어난 초월체는 확실히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 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에는 이처럼 취약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
그나마 드래곤이기에 포식을 통해 10성에 이를 수 있었겠지만, 그 이상은 이전처럼 쉬이 다가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수백 년 동안 후계자 전쟁에 뛰어들었던 후보자인 드래곤 로드는 아마 엄청난 숫자의 후보자를 포식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끝내 완전히 11성의 존재감에 다다르지 못했다.
그 자신이야 11성에 이르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장일이 보기에는 그는 여전히 10성의 존재감에서 발버둥을 보일 뿐이었다.
크기만 커졌을 뿐 그 존재의 격은 여전히 그대로였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의미가 없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았다.
터무니없는 크기를 지녔기에 이처럼 자아가 붕괴되었음에도 여전히 소멸되지 않고 있던 것이다.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어쩌면 이성도 자아도 없는 또 다른 괴물이 탄생할지도 모르겠군.’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악귀가 탄생할지 모르기에 장일은 그전에 이 혐오스러운 살덩어리를 멸하고자 마음먹었다.
-스스슥!
그 마음이 일기 무섭게 장일의 분신들이 거짓말처럼 모습을 감추었다.
결국 본신 하나만 남게 되었는데, 그가 그리 한데에는 바로 불사왕의 죽음을 통해 새로이 강화할 권능 때문이다.
강화할 권능은 다름 아닌 사멸이었다.
-스으으으으…….
7성이던 사멸의 권능은 거짓말처럼 그 격이 높아져 가기 시작했다.
드래곤 로드와의 전투 전이었다면 아무리 장일이라고 해도 8성의 강화 이상을 넘보기 어려웠겠지만, 지금의 그는 달랐다.
사멸의 권능은 8성을 넘어 9성에 이르렀으며 다시 그를 뛰어넘어 보였다. 10성에 이른 것인데 놀라운 것은 아직도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이었다.
바로 구음의 근원에 한 걸음 다가가 깨달은 것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덕분에 장일은 달리 카르마 포인트를 통해 강화되지 않은 권능으로 이 같은 이능을 발휘하는 게 가능해졌다.
어찌 보면 장일이 다루고 있는 불사왕의 죽음도 이제는 더는 그것과는 별개의 힘일지도 모른다.
-파아아앗!
그렇게 10성을 넘어선 사멸은 전능과 같은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 차원을 모두 먹어치울지도 모를 괴물에 빛과 같은 모습으로 스며들었다.
-…….
그것으로 전쟁은 끝을 맞이했다.
사멸이 괴물에 들어서자 사멸(死滅)이라는 이름처럼 한순간 그 존재가 지워져 버린 것이다.
-휘이이잉!
그 파장으로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의 전쟁이 꿈이 아닐지 누군가는 의문을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일은 그러한 여운 따위에 젖어 들지 않았다. 그처럼 감상적이지도 않은 데다 무엇보다 시스템으로부터 기다리고 있던 알림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후계자 후보를 소멸시켰습니다.] [후계자 후보를 소멸시킴으로써 560,000카르마를 축적합니다.] [후계자 후보를 소멸시킴으로써 권능 포식(捕食)★★★★★★★★★★을 손에 넣습니다.] [초월 행성으로부터 별의 열쇠 사용 권한을 손에 넣습니다.] [초월 행성으로부터 후보자는 이 세상의 별의 열쇠 사용자가 됩니다.] [999개의 별에 오를 조건을 획득했습니다.] […….] [999개의 별의 주인에 오름으로써 시스템으로부터 한 가지를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알림은 무려 수십 개에 달했으며, 그 내용은 그 숫자만큼이나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드래곤 로드를 죽인 것이었던 만큼 그 얻은 카르마 포인트의 수치가 560,000에 이른 것은 크게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의외라면 초월 행성으로부터 별의 열쇠 사용 권한과 그 사용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초월 행성이 가진 힘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아는 장일이었으니 그가 놀라 할 만한 일이기는 했다.
그러나 장일의 시선을 끈 것은 따로 있었다.
“999개의 별?”
바로 999개의 별의 조건을 획득해 그중 하나가 되었다는 알림이었다.
본래라면 이러한 정보는 시스템을 통해 달리 찾아 알아봐야 했지만, 999개의 새로운 별의 주인이 된 영향 때문인지 장일은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지식을 시스템으로부터 습득했다.
“하아.”
그 정보를 습득한 동시에 장일은 긴 한숨을 내뱉었다.
999개의 별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후보자가 있다는 것이지?”
장일의 한탄과도 같은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999개의 별이란 다름 아닌 새로운 후계자 전쟁에 뛰어들 자격을 갖춘 자라는 것을 뜻했다.
간략히 말하면 이제부터가 본 무대라는 뜻이었다.
999개의 별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본 무대에 이른 자가 999명이라는 것을 뜻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지금 존재하는 후계자 후보생의 숫자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제 경외감조차도 들지 않는군.”
경외라는 것도 그 상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드는 것이라, 장일은 이처럼 터무니없이 많은 차원의 우주를 지배하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니, 자신이 그 지고한 존재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가고 있다는 것 또한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상념도 잠시 장일은 어째서 자신이 999개의 별에 오를 수 있었는지 집중했다.
본 무대라 할 수 있는 999개의 별에 오르기 위한 방법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나, 결정적인 부분에서는 같았다.
별의 역량을 초월하거나 그에 준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 본격적인 후계자가 되는 것이라면 999개의 별의 주인이 되는 것은 바로 시스템의 역량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시스템은 그야말로 절대적인 힘을 다루었지만 그 한계는 의외로 명확했다.
아무리 많은 카르마 포인트가 있더라도 10성 이상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데 장일은 불사왕의 죽음을 통해 구음의 근원에 한 걸음 다가가면서 그 이상의 것을 바라보며 그 힘을 손에 넣게 되었다.
덕분에 그 터무니없던 드래곤 로드를 죽일 수 있었고, 자연 999개의 별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이러니 그 대단한 초월 행성이 장일에게 자신의 주인이 되기를 바란 것이다.
그렇게 999개의 별의 주인이 되면서 장일이 얻은 것은 여러 가지였다.
시스템이 새로운 권한을 통해 업데이트가 되었다는 점이다.
그로써 별의 열쇠가 아니라도 자신의 휘하에 있는 별의 운명을 자신의 뜻대로 다룰 수 있게 되었으며, 그가 다루는 모든 권능은 10성에 이르게 되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의 혜택이 있었으나, 가장 큰 것은 역시나 마지막에 등장한 알림이었다.
바로 시스템으로부터 한 가지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알림이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고 싶군.”
-우우웅.
과거와 달리 장일의 물음에 시스템은 어렵지 않게 과거 999개의 별의 주인이 시스템으로부터 얻은 것들 중 일부를 장일에게 알려주었다.
“……엄청나군.”
그들이 얻은 것들은 하나같이 터무니가 없었다.
그중 인상적인 것을 꼽는다면 999개의 별의 주인이 되어 권한이 상승된 시스템의 권한을 다시금 끌어올린 것이었다.
이로써 시스템으로부터 얻어지는 정보나 그 잠재력을 더 할 수 없이 높아질 수 있었으니, 이를 선택한 자는 실로 현명한 선택이라 할지 모른다.
그 외에도 주인공 같은 기상천외한 권능을 손에 넣고자 한 자도 있었으며, 존재감을 12성으로 올린 자도 있었다.
그 수많은 예시들을 살펴보았던 장일은 저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 훌륭하기 그지없는 많은 선택지에도 장일은 현혹되기보다는 오히려 확신에 찬 얼굴을 보였다.
장일은 더는 고민할 것 없다는 듯 시스템에게 자신의 바람을 말했다.
“구음을 완전히 깨닫고 싶다.”
-…….
장일의 바람이 의외였던 것일까?
시스템은 마치 고장이라도 난 듯 잠시 멈칫거리더니 얼마 가지 않아 장일의 바람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화아아앗!
다채로운 빛무리가 장일을 휘감았고, 그와 함께 터무니없는 정보와 깨달음들이 장일에게 쏟아졌다.
2차 초월 전쟁은 많은 것을 소멸시켰으나, 그 이상으로 거대한 희망을 남겼다.
불안의 씨앗이나 다름없는 드래곤들을 모두 소멸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초월 전쟁에서 큰 역할을 하였던 인종들은 드래곤들이 차지하던 대지와 자원의 일부를 할당받았다.
이들 인종들의 대표자이자 2차 초월 전쟁의 대영웅이던 가렌의 왕 젠은 이를 기뻐하면서도 또한 우려했다.
“이로써 우리들의 잠재력은 더욱 커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게 과연 긍정적이기만 할지는 의문이구나.”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인종들의 탐욕은 드래곤들 못지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현명하고 인자한 가렌의 왕 젠이 그들을 보호하며 이끄니 문제 되지 않겠지만, 이들의 역량이 그를 뛰어넘는다면 어찌 될까?
분명 그때가 되면 오만하고 어리석은 후예들은 새로운 자원을 얻기 위해 타이탄이나 불사족과 같은 초월 종족과 싸우려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곧 인종의 멸망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인자하기 그지없는 타이탄이라고 할지라도 분란의 씨앗을 보이는 존재들을 가만히 있을 수 없을 테니.
어쩌면 그리 길지 않을 평화를 마주하게 된 젠은 암울한 운명 앞에 크게 고개를 저었다.
그때 한 사내가 젠의 앞에 나타나 물었다.
“무엇이 당신을 그리 힘들게 합니까?”
“??”
자신의 기척을 속이고 나타난 사내의 등장에 젠의 눈에 거대한 의문이 일었다. 그리고 그 의문은 그를 마주하면서 더욱 커져갔다.
지혜의 별을 관장하는 그의 눈으로도 그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타이탄의 왕도 불사족의 왕도 그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는 믿기 힘든 일이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하하하.”
젠은 자신의 말에 웃음을 흘리는 사내에 정말로 꿈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마음이 편해졌고, 이내 그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자신이 품고 있는 고민을 사내에게 말했다.
그 모든 고민을 들은 사내는 별 것 아니라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군요. 당신이 그들이 넘지 못하는 초월적 존재가 되면 되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젠은 사내의 말에 확실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내의 말이 현실화가 되려면 적어도 그가 불사족의 왕의 반열에 이르러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젠의 생각과 달리 사내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오더니 이후 손을 들었다.
-화르르륵!
검은 불꽃과도 같은 빛이 일었고, 그것을 본 순간 젠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칠 수밖에 없었다.
“놀라 할 것 없습니다. 본래 그대가 얻었던 것을 되돌려 줄 뿐이니 말입니다.”
“??”
이해하기 어려운 사내의 말에 젠은 뒷걸음질을 멈추었고 이후 사내가 내민 검은 불꽃에 휘감겼다.
-!!!!!
그렇게 젠은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격변을 마주하다 정신을 잃었다.
이후 그가 다시 깨어났을 때 아르만 행성에는 새로운 초월 종족이 탄생하게 되었다.
또한 영원불멸한 인종들의 왕이 탄생하였으니, 이로써 아르만 행성에 피어오르던 불안 요소는 그 불씨조차 남기지 못한 채 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