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36
36화. 화타의 수제자.
시작합니다.
처음 그를 만나고 명성 높은 화타가 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소개받으니 화타가 아닌 다른 자. 화타의 제자 중 하나라는 이당지 의원이었다.
우리는 실망했다. 화타도 아니고 수많은 제자 중 하나라니? 하지만 듣고 보니 화타가 아낀다는 수제자.
아무튼, 그를 믿고 화웅의 진료를 맡겼다.
이당지는 화웅을 눕히고 절뚝이는 발목을 보았다. 그리고 내뱉은 말이.
“힘줄을 다쳤어. 날카롭게 잘린 것도 아니고 썰리듯 베어졌어.”
이당지는 혀를 찼다. 화웅은 옛 기억이 떠오르는지 부르르 떨었다.
이당지는 그런 화웅을 한차례 바라보곤 고개를 저었다.
“치료는 할 수 있으나 완전히 나았다고 보기는 어려워. 상처 입은 인대가 위아래로 제각각이라… 이 상태로는 완벽하게 연결했다고 볼 수 없겠어.”
이당지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 내저음에 화웅이 물었다.
“할 수는 있는 겁니까? 조금이라도 나았다고 할 수는 있습니까??”
“물론. 못할 것으로 보이나. 내가 말한 건 다른 의미야. 다친 부위가 제각각이라, 처음보다 조금 짧아질 것으로 생각해.”
“그게 무슨 말입니까?”
“쉽게 말해, 가볍게 뛸 수는 있으나. 무리하게 뛸 경우, 또다시 다치네. 평생을 무리하지 말란 소리지.”
화웅은 그 말을 들었다. 이당지의 무미건조한 말투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쪽은 심각한데 이당지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화웅은 그 말에 되물었다.
“정말 가볍게 뛸 정도는 가능합니까? 혹여, 당신이 아니라 화타가 왔다면 그대보다 나은 치료가 되었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화웅은 의심했다. 상대의 말에 희망을 보았지만, 완전히 낫기를 원했다.
누구든 그렇지 않겠는가?
불구보다 조금 더 낫기를,
더 나았으면 완전한 몸이 되기를.
그게 인간의 본능이 아니겠는가?
이당지는 화웅의 질문에 혀를 찼다. 매번 들어온 질문. 그리고 무미건조한 말투가 변하며 냉기가 돌았다.
자기를 의심한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인지? 화웅을 쏘아보며 답했다.
“종종 듣는 말이지. 스승이 더 낫지 않냐고? 내가 아니라 스승께서 오셨으면 더 나았지 않냐고.
하지만 말이다. 빌어먹을 변란에 죽어가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그 한둘을 넘어 수십, 수백, 수천의 사람을 구하고자 돌아다니는 사람이 우리 의원들이야. 그런데 나를 의심해!”
“화내지 마시오. 그 말이 아니지 않소. 나도 내 다리가 소중해서 하는 말이외다.”
“누구나, 자기 육신은 소중하지. 그렇게 아끼고 소중했다면 다치지를 말아야지. 쯧쯧쯧.”
“허어! 말이 안 통하는군.”
“치료받기 싫은가? 내가 떠나면 다른 자가 올 것 같은가? 스승은 바쁜 분이다. 너 같은 자를 만나려고 오지 않아. 또한, 내가 배운 건 모두 스승에게서 비롯된 것. 그 누구보다 치료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리 자신하시오.”
“그럼! 너 같은 자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나지. 그리고 내가 염려하는 건 봉합술 중, 내가 정신이나 차릴지 모르겠어? 대부분 봉합술을 받다가 비명을 지르지. 살려달라고 악을 쓰고 몸을 비틀지. 그러다가 다친 부위를 고칠 기회가 영영 사라지기도 해. 난 그런 겁쟁이들을 많이 보았어.”
“나는 아니오. 나는 아프다고 악을 쓰는 사람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건 보아야 아는 일. 막상 살을 찢고 힘줄을 잡아내면 다를걸. 대게 혀를 깨물고 까무러치기 일쑤이지.”
“나를 무엇으로 보고.”
“다친 환자로 본다네. 지금이라도 자신이 없으면 없던 것으로 하게. 겁에 질려 비명을 듣는 일도 내게는 고욕이야.”
이당지의 차가운 목소리. 화웅의 표정은 붉어졌다.
아무리 뛰어난 의원이라도 저럴 수는 없었다. 물론 화웅도 거칠게 반응하기는 했다. 다른 말로 누가 잘했다고 할 수 없는 상황.
그 과정 중 일은 더 커졌다.
“나를 무엇으로 보고. 나는 고통에 신음하지 않아.”
“쉽게 단언하지 마라. 진료받다가 눈을 뒤집고 악을 쓴 자가 하나둘이 아니다.”
“나는 아니래도. 이보라 이당지!!! 내가 봉합술 중 비명을 뱉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텐가? 내기를 걸어볼까?”
“호오- 호언장담은. 내가 관상 볼 줄을 아는데. 그대는 고통에 약해. 금방 비명을 내지를 테야.”
“아니래도.”
“아니긴. 내기는 함부로 거는 게 아니다. 내가 배운 관상에 따르면, 그대는 심성이 약해. 겁쟁이라고 쓰여 있어. 지금껏 험한 인상에 가려 그게 안 보였을 뿐.
그대는 비명을 내지를 테야. ‘제발 그만하십시오.’라고 외치게 될 테지.”
“아니야. 아니래도.”
“그럼 내기할 텐가? 비명을 내지르면, 내게 금자 1만 냥을 내놓을 텐가?”
“1만 냥이나…”
“어렵겠지. 그만한 돈도 없겠지. 내가 돈이 필요해 1만냥을 원한다고 생각하나? 아니야. 나는 돈을 원하지 않아. 우리 원화 학파는 돈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지.
그대가 1만 냥을 내줘도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을 도울 테야. 그래도 나와 내기를 할 텐가? 아니면, 처음 내기를 건 것을 사과하고 내게 잘못했다고 빌어.”
이당지의 도발. 화웅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을 느꼈다. 언제 이런 경우를 당한 적 있었던가? 거기다가 1만 냥이라니? 굉장한 돈이다. 군마 한 필 당 금자 4~6냥을 오가는 데 1만냥이라니. 가진 군마를 다 팔아야 가능한 금액이었다.
화웅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굴욕에 얼굴이 벌게져 나만 바라보았다.
작은 주인인 나를.
나는 고민하였다. 내기라니? 그냥 치료만 잘 받았으면 좋겠는데 어째서 언쟁이나 붙고, 하지만 이당지의 행동이 마냥 좋은 것 만은 아니었다.
아픈 환자가, 우려를 보일 수도 있고. 그의 스승 화타가 왔으면 어땠냐고 물어볼 수도 있는 일. 그걸 가지고 내기를 운운하다니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것도 마가장 제일 맹장을 붙잡고 말이다.
나는 화웅을 바라봤다. 그리고 차가운 얼굴의 이당지를 번갈아보았다.
이당지가 흥, 하고 콧바람을 뱉는다. 어린 내가 나서자 깔보는 듯한 얼굴도 있었다.
어리다, 이거지.
어린 내가 생각도 없이 버벅거리기를 바랬겠지.
하지만 지금껏 마가장을 일군 게 누군데.
나는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말했다.
“1만 냥 내가 걸지. 그리고 내기에 건 것에 반드시 후회하게 만들 테야.”
그 말에 이당지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가벼운 비웃음. 어린 꼬마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얼굴이 지금.
“그만하지요. 마가장의 작은 주인께서 뭘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지금껏 비명을 내지르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 부하 관리만 잘하시기를 빕니다.”
“아니요. 내 부하들은 내가 잘 압니다. 그리고 사과해 주세요. 다시는 그렇게 웃지 말고 정중히 사과하세요.”
그 말에 이당지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화웅을 쳐다보던 냉정한 눈빛이 내게 향했다.
“좋은 말로 끝내려고 했더니 말귀를 못 알아듣습니다. 좋소. 내기하지요. 화웅이 비명을 내지르면 1만 냥을 받지요.”
“이당지 의원께서 내기에 응하셨습니다. 그럼 우리에게 뭘 내줄 겁니까?”
“뭘 내주다니??”
“1만 냥이 작은 돈입니까?”
“그건 아니지요.”
“그걸 알면은 이당지 의원도 소중한 걸 걸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야, 화웅의 치료를.”
“그냥 그렇게 피해 간다고?! 나와 화웅에게 무례하게 굴더니 그냥 도망친다고?”
“뭘 원하시오?! 가진 건 몸 밖에 없소이다. 그리고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어리석은 무부를 가진 주인이요. 어떻게 두 사람이 똑같소이까?”
그 말과 동시에 웃었다. 이당지의 차가운 눈과 함께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것에 성의도 참지 못했다. 지금껏 조용히만 있던 성의가 칼집을 매만지며 말했다.
“무례하다. 정녕 죽고 싶은 터인가?! 의원이라고 목숨이 여럿 가진 것도 아니고.”
“물론이지요. 칼로 내려치면 죽는 건 당연지사. 오늘 이곳에서 죽으면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겠소. 그리고 내기에 뭘 거냐고 물었으니 답하지요. 내가 가진 건 몸뚱이뿐이니 가지시오. 내가 지면 날 하인으로 부리든 알아서 사용하시오.”
어깨를 편 이당지.
이당지는 차가운 눈으로 마가장 사람들을 쏘아보았다.
그렇게 벌어진 내기.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마가장의 명성이 달렸다. 또한, 진다면 가진 군마가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걸 알고 있는 화웅은 이맛살을 잔뜩 찌푸려 고민했고, 다른 수뇌부도 비슷했다.
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이길 수 있다.
저, 건방진 이당지에게 사과를 받을 것이다. 함부로 화웅을 욕하고 나를 모욕한 것에 무릎을 꿇릴 것이다. 거기다가 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냐, 네놈이 말한 대로 해주마.
너는 마가장의 명의가 되어야 한다.
평생을 마가장을 위해 헌신해라.
나는 허리춤에서 숨겨진의 비약을 꺼냈다.
마법의 가루.
마가장을 키운 원동력이자 내가 숨겨온 비법.
마비산 가루.
암말의 산통을 줄여줬던 진통제.
이 약으로 화웅의 고통을 줄여주리라. 절대 비명을 내지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마비산 가루를 꺼냈고, 가루약을 알고 있던 성공영은 무릎을 내리쳤다.
되었다고.
작은 주인이 아무 생각 없이 말한 게 아니라고.
성공영은 물론 성의도 끄덕였고,
화웅도 그걸 알고 있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내 손을 잡았다.
나는 화웅에게 다가가 마비산 가루와 술을 먹였다.
이당지는 그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고작 술인가? 마셔보아라. 동이째 마셔도 효과가 없을 테니깐.”
이당지의 도발. 그 도발에 화웅은 더 많은 술을 마셨다. 그리고 이당지에게 말했다.
“참을 것이다. 입밖으로 절대 비명을 내지르지 않는다.”
“그거야 잠시 뒷면 알게 될 일. 나는 허언하지 않아. 내가 본 관상에 그대는 비명을 내지르고 눈물까지 쏟을 테야.”
화웅은 술에 취해 벌겋게 변했고
이당지의 봉합술이 시작되었다.
넓은 탁자에 화웅이 눕히고 발목 안 생살을 갈랐다.
핏물이 주르륵 흐른다. 이당지는 익숙한 동작으로 생살과 핏물 사이에서 인대를 찾아냈다.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던 모습. 그는 뛰어난 의원이 맞았다.
조금 차갑고 건방지게 행동했지만, 실제 명의가 분명했다. 화타가 어떤 실력인지 모르겠지만, 수제자 이당지도 그에 못지 않았다.
우리는 입을 꾹 다물고 술에 취한 화웅과 이당지의 모습을 번갈아 보았다.
손에 땀을 쥔 봉합술.
어금니를 꽉 깨문 화웅이 땀을 흘린다. 움찔움찔. 고통에 겨워 괴로워하는 모습.
하지만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화웅의 얼굴이 편안하게 변해갔다. 그걸 바라본 이당지가 의아한 얼굴을 한다. 그리고 붙잡은 힘줄을 잡아당겨 화웅이 괴로워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편안하다.
화웅은 절대 신음을 내뱉지 않았다. 그것도 술에 취해 잠까지 들었는지 코를 골기 시작했다.
드르렁. 드르렁.
아주 편안한 꿀잠.
그걸 바라본 이당지의 당혹. 얼굴은 빨개지고 이런 일이 어떻게?? 라는 얼굴이 지금.
나는 안심했고, 이당지 보고 봉합술에나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승부는 내가 이겼고, 너는 수술에 집중해야 한다.
너를 어떻게 할지는 내가 결정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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