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56
56화. 창고 열쇠.
시작합니다.
건석과 이야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수하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건석과 계약.
변장을 내주고 얻어낼 수많은 것들.
그 이야기를 들은 성의, 정은, 장횡은 환호성을 질렀다.
“주군, 토벌령에서 벗어난다니 훌륭한 성과입니다.”
“토벌령뿐입니까?! 돼지 환관의 보물을 얻는다는데. 생각만 해도 엄청날 겁니다.”
“하하하. 맞아요. 고생 끝에 복이 온다더니 이렇게 좋을 수가.”
함박웃음을 지은 성의, 정은, 장횡.
그와 반대로 성공영은 굳은 얼굴을 유지하며 말했다.
“건석의 이야기를 모두 믿으십니까?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 말에 성의가 답했다.
“이보시오 대행수. 지금은 행동할 때입니다. 뜸을 들였다가 모든 게 날아갈지도 모릅니다.”
“날아가다니요? 상대는 무서운 자입니다. 낙양 정치판을 흔드는 십상시란 말이지요. 그런 자에게 변장을 내준다는 건 모험입니다.”
“그래서요? 그를 안 내주면 역적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데.”
“아닙니다. 아직 황보숭과 관계가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가 어렵다면 주준 장군도 있습니다.”
“고지식한 장군들을 상대하고도 그 이야기입니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무조건 건석입니다.”
“십상시와 관계를 갖는다는 건 커다란 멍에를 지는 것과 같습니다. 예전 건달도 그랬지, 않습니까? 제가 그에게 얼마나 뇌물 요구를 받았는지를 알기는 합니까?”
“알아요. 대행수가 건달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건. 바로 그것을 뒤집을 기회가 지금입니다. 건달의 보물 창고를 내준다고 했습니다. 그걸 얻으면 한 번에 뒤집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건석이 또 다른 뇌물을 요구한다면 창고에서 얻은 금품이면 충분합니다.”
성공영은 아직 동의하지 못했다. 미심쩍은지 굳은 얼굴을 유지했다. 그리고 지금의 성과는 모든 게 잘 된다는 전제 아래 이어질 수확.
그리고 지속적인 뇌물 요구라면.
우리가 건달에게 코가 꿰이어 말라 죽는 일이라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십상시는 사라진다.
삼국지 역사에서 십상시는 반짝하고 사라질 존재임은 분명했다.
그걸 생각하면 건석이 내민 손은 두렵지가 않았다.
나는 언쟁 중인 두 사람을 말렸다.
“그만! 언쟁은 그만이야.”
내 말에 두 사람이 멈췄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자 명령했다.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어. 지금은 달려야 할 때지, 다른 방법은 없어.”
그 말에 성의가 답했다.
“그렇다면 수하들에게 일러 변장을 압송하라고 전달하겠습니다.”
성의가 읍하며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원조 풍류대 몇몇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그들은 빠른 말을 타고 무위로 향했다.
이제 마가장에 잡아둔 변장은 압송될 것이다.
시간이 지났다.
낙양에서 모집된 군병과 황보숭이 서량으로 떠났다. 3만에 달하는 군병. 그들은 예전 장온과 같은 잡병이 아니었다.
지금 병력은 황보숭을 따르던 정예. 황건적 토벌에서 힘을 쓰던 역전의 용사이니 토벌은 성공할 것이다. 그것이 역사이고, ‘왕국’의(한수가 내세운 허수아비 군주) 반란이 실패할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나는 황보숭의 출병 소식을 접하는 것과 동시에 무위에서 소식을 기다렸다.
어서 변장을 압송해야 할 텐데.
황보숭이 ‘왕국’을 깨부수고, 한수까지 물리치면, 다음 목표는 어디로 향할까?
생각하기도 싫었다. 무위가 공격당하고 마가장이 불타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삼국지가 시작도 안 했는데 망해버린 느낌. 역사의 반발력으로 모든 게 망쳐버릴지도. 어쩌면 내가 역사 바꿔놓았기에 파국일지도 몰랐다.
아니겠지?
아닐 테야.
아니어야 한다.
불안했다. 압송될 변장이 오려면 시간이 걸렸고, 그 시간 동안 황보숭이 빠르게 진압해서는 안 되었다.
바로 그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건석을 찾아갔고, 건석은 흔쾌히 면담을 수락했다.
“어서 오게, 내가 요구한 것은 잘 되어가고 있겠지?”
다짜고짜 물어오는 건석의 날카로움. 몇 주전 살가움은 사라지고 지금은 냉랭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감정 기복이?
조울증인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종잡을 수 없는 게 건석의 무서움 중 하나였다.
나는 그의 말투에 두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하지만 여기서 밀리면 안 되었기에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물론이지요. 숙부님이 하명하시고 바로 사람을 보냈습니다. 빠른 말을 탔으니 못해도 두 달 안에 압송되지 않겠습니까?”
“두 달이나 걸리나? 황보숭이 끝내버리면 어쩌려고?”
“그, 그거야…”
걱정했던 걸 건석이 물어왔다. 나나, 건석이나 비슷한 걸 생각했는지? 아니면 정치적 성과가 사라질까 걱정했는지 다시금 묻고 있었다.
“황보숭의 활약에 따라 다르겠지. 그래서 다시금 묻겠다. 평안아, 저번에 내게 했던 말은 사실이지?”
“무엇을 말입니까?”
“변장을 잡고 있다는 말?”
“사실입니다.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두 달 안에, 빠르면 한 달도 되지 않아 만나게 될 겁니다.”
“그렇지. 사실이었지. 그거 다행이야. 저번에 내 이야기를 듣고 동료 환관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거기서 얼마나 비웃음을 샀는지.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핀잔을 들었구나.”
“그러셨습니까?”
“듣고 보면 맞는 말이지. 어린아이가 무슨 힘으로 변장을 잡겠냐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말이지.”
“저는 사실을 말했습니다.”
“믿는다. 나는 너를 믿는다. 그리고 확신을 주어 고맙구나.”
건석의 얼굴이 차가웠던 이유를 알았다. 그리고 확신을 심으니 다시금 웃는다. 나는 긴 숨을 삼켰다. 역시나 찾아와야 했음이 정답이었다.
건석은 계속해서 살펴봐야 한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봐야 했다.
건석과 차를 마셨다.
나는 차를 마시며 조금 더 빨리 사면령을 내려줄 순 없는지 물었고, 건석은 웃으면서 안 된다고 하였다.
역시 관건은 시간. 압송하는 시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건석과 이야기가 길어지니 무언가를 부탁했다. 그가 차를 마시면서 넌진 다른 말이었다.
“평안아, 네가 수고해 줄 것이 있다.”
“무엇을 말인지요?”
“별거 아닌 일이다. 내가 사람 하나에게 일을 맡겼는데, 그가 일을 잘하나 지켜보는 일이다.”
“지켜본다면?”
“양봉 휘하의 사내라고 하더구나.”
“양봉이면 백파적이 아닙니까?”
“역시 상단을 이끌더니 아는구나. 상행하면서 마주친 적 있더냐? 그랬다면 내가 언질을 놓아주마. 마가장은 건들지 말라고.”
“그리해주시면 감사하지요. 그리고 백파적은 아직 마주친 적이 없습니다.”
“아무튼 양봉에게 일을 하나 시켰는데…”
“숙부께서 백파적과 관련이 깊으십니까?”
“관련은 무슨. 그저 허드렛일이나 시키는 것이지.”
“아!”
“그래. 일을 맡겼는데. 네가 일의 경과를 지켜보다가 내게 보고를 해줘야겠다.”
“제가요?”
“아니지. 어린 나이의 네가 나설 게 아니지. 믿을 수 있는 수하를 보내거라.”
건석은 말을 하면서 차를 마셨다. 보기에 따라 어렵지 않은 일. 하지만 아무에게나 시킬 일은 아닌 것 같았다.
건석은 조정의 대신(환관) 그것도 정적과 다툼을 벌이는 대신이니 그의 마음을 이해했다. 거기다가 뭔가 구린 일을 시키는 것이니 내게 말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나는 끄덕였고 건석은 일이 끝난 뒤 보상을 하나 내준다고 하였다. 사면령 같은 큰 것은 아니지만, 건달의 창고 열쇠 정도는 내줄 수 있다고 말이다.
하루가 지나고 총관을 통해 내용이 알려졌다.
우리 역할은 감시자.
실제 일은 도적놈(백파적) 중 누군가가 하고 우리는 그놈이 해내는지 지켜보면 끝날 일이었다.
나는 성의를 따로 불러 지시했고, 성의는 총관이 내준 정보에 따라 움직였다.
성의는 후미진 저잣거리를 향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익숙한 술집. 건석과 선을 두고 있던 홍등가가 목적지였다. 그리고 총관이 내준 서신을 홍등가 안주인에게 내주니 백파적의 도적놈 중 하나가 나왔다.
놈은 예전과 다른 짧은 도끼를 들었고
총관이 내준 서신을 쭉 읽더니 성의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장씨 가문입니까?”
성의는 모르는 내용이기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자 놈이 히쭉 웃더니 말했다.
“초보자로군. 역시 나랏일 하는 어르신은 남달라. 아무것도 모르는 자를 내게 보내다니.”
그 말에 성의는 눈을 크게 떴고 상대는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흐흐흐. 겁나면 따라오지 마시오.”
그 말에 성의도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답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말은 함부로 하지 맙시다. 그리고 내 일은 서신만 전하면 끝이라고 했소이다.”
“그랬겠지. 매번 그랬으니깐. 하지만 내가 내준 수급은 들고 가야지.”
“수급이요?”
“역시 애송이.”
“그만합시다. 그딴 소리를 듣고자 온 것이 아니요.”
“흥! 꼴에 사내라는 게지. 아무튼 서신은 잘 받았으니 돌아가라.”
도적놈은 흉성을 줄기줄기 흘렸다. 성의도 놈이 뿜어낸 위압감에 순간 주춤할 정도. 그럼에도 버티며 이맛살을 좁히자 놈이 웃는다. 그리고 알아서 하라며 목적지로 향했다.
성의는 놈의 뒤를 밟았다.
도적놈. 저놈을 지켜보는 게 일이었다.
멀찍이 따라가는 성의와 앞서서 성큼성큼 걸어가는 도적.
때는 늦은 저녁이라 달빛만이 은은하게 비췄다.
놈은 어느 고관대작의 집안을 살피더니 훌쩍 뛰어넘었다.
성의는 그 모습에 가벼운 탄성을 질렀다.
“허- 미친놈! 혼자서 뭘 한다고 들어가?”
대충 보아도 거대한 전각과 넓은 대지. 그 안에 수많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못해도 수십 명의 노복이 있을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럼에도 겁 없이 들어갔기에 큰 사달이 날 것이다.
‘분명 진탕 두들겨 맞을 테야.’
노복에게 매를 맞는 도적놈을 상상했다.
그러길 한참.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었다. 분명 큰 싸움이 났다면 거친 고함이 터져야 정상인 것을. 이건 조용해도 너무나 조용했다.
성의는 고개를 몇 번이나 흔들다가 담을 넘었다.
담벼락에서 떨어지는 소리를 줄이려고 고양이처럼 착, 조용히 착지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보았다.
온통 시뻘겋게 물들인 바닥과 멀찍이 보이는 시체.
저들의 머리는 터져나갔고 허리춤은 베어져 뇌장이 흘러나왔다.
‘사정없이 내리쳤어. 도대체 이자는 뭐지?’
안으로 갈수록 시체의 수는 많았다. 형체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으깨진 사체. 이들이 의복을 걸치지 않았다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의 사체라고 판단했을지도 몰랐다.
대단한 실력이다. 하지만 손속이 거칠어.
얼굴에 드러난 흉성만큼 거침없이 베고 지나쳤다.
고수인 건 분명했다. 가진 능력만 본다면 주군이 좋아할 만한 능력자. 어쩌면 화웅보다 뛰어난 인재일지도…
영입을 위해 부른다면 올 텐가?
이런 자가 우리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 생각으로 안채를 살피며 발을 멈췄다. 그리고 전각의 이곳저곳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정치판. 낙양 정치의 어두운 면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떨어내 생각을 지웠다.
썩어빠진 한나라.
그 썩어빠진 한나라의 고관대작들.
누가 어떻게 되었든 성의가 상관할 것이 아니었다.
안채에서 더 깊게 들어가니 더 많은 자가 부서져 있었다.
성의는 한 번도 하지 않던 헛구역질을 했다.
-욱! 우욱!
“이런 개종자. 천하의 잡놈이 이자가 아닌가?”
그 말과 동시에 깊은 곳의 문이 열렸다. 드르륵 하고 문이 열리고 도적놈이 나왔다. 그리고 구역질을 하는 성의를 바라보고 웃는다. 히쭉 잘도 웃어내며 말했다.
“역시 따라왔어. 담도 작은 자가 잘도 담을 넘었어.”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이상한 질문을 하는군. 나는 명령대로 해낼 뿐이야. 개인감정은 없어.”
“시킨 일이 뭐기에?”
“서신 하나를 빼내 오라는 것인데. 그럴 수 있나? 가진 재능이 이것뿐인데.”
“굳이 이런 짓을 저지르지 않아도 되었어?”
“생각하기 나름이지. 나는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했을 뿐. 나를 욕하기보다 썩어버린 한나라를 욕하라고.”
그 말을 하는 놈은 입술에 묻은 핏물을 털어냈다.
성의는 그것을 보고 이맛살을 좁혔다.
상대하고 싶지 않은가.
백파적의 끄나풀 중 하나가 이놈이다.
그와 헤어진 후.
마대에게 보고를 올렸다.
“총관이 내준 곳으로 찾아가니 홍등가였습니다.”
“그 집?”
“맞습니다. 그 안에서 더러운 잡놈을 만났지요.”
“그게 무슨 말인가?”
“무예는 뛰어나나 흉성이 심각한 자였습니다. 고관들에게 원망을 품었는지 손속이 더러웠습니다.”
*
며칠이 지나고 다시금 건석의 부름을 받았다.
건석은 만면에 웃음을 보이고 조그만 열쇠를 보여주었다. 내가 그것을 보고 묻자 이렇게 답해주었다.
“선물이다. 사면령은 어쩌지 못해도 이건 내줄 수 있지.”
“이것이 뭡니까? 숙부님.”
“건달의 창고 열쇠다.”
“창고요?”
“우리네 사람들은(환관들) 비밀스러운 창고가 필요하지.”
“그런 게 있습니까?”
“흐흐흐. 있지. 동화 전장에서 관리해주는 곳인데 찾아가 봐라. 아마도 입이 떡 벌어질 것이다.”
“얼마나 대단하기에??”
“어린 내가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지.”
“저번 일을 성공했기 때문입니까.”
“양봉의 수하가 했던 일? 그깟 일이 뭐라고. 이건 전혀 다른 일이다.”
“그럼 어째서?”
“서신을 하나 받았다. 짧은 전서구의 내용이지만 값어치는 충분했다.”
“그게 무슨?”
“변장이 안정 땅을 지나쳤다고 하더구나. 평안이 부하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어.”
건석은 웃었다. 그리고 창고 열쇠를 내주며 말했다.
“창고를 열어봐라. 입이 떡 벌어질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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