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98
98화. 천수 공략과 기습.
무위의 앞마당.
수많은 병사가 모인 이곳에 숙부는 병사들을 내려다보았다.
오랫동안 기다린 기회.
서량의 정예병들은 이 기회를 살리려고 무기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걸 바라본 숙부는 호쾌하게 외쳤다.
“기회가 왔다!”
“동탁은 흙으로 돌아갔고.”
“그와의 불가침 조약은 휴지가 되었다.”
“나와 그대들은 천수로 떠난다.”
그 말에 병사들은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아!
-와아아아아! 천수로 진격하자!
이곳에 모인 병력만 4만.
금성의 1만과 무위의 3만이 모두 모였다. 하지만 한수의 도발을 의식해 5천 병력을 금성에 남겼고(아버지의 병력)
혹시 모를 이민족의 공격에 무위도 1천 병력을 남겼다.
모든 군세를 이끌고 천수로 진격.
마등, 마초, 방덕, 파재, 하의, 변희, 참모로 부간과 감택이 따랐다. 남은 마휴와 장기는 무위 수비와 치중의 임무로 대기했고, 금성에도 요화, 주창을 남겨 병사를 거느리게 했다.
4만 병력이 나아가는 길에
장안으로부터 연일 전쟁 소식이 들렸다.
장안을 두고 버리는 여포와 동탁 잔당 간의 전쟁.
우보, 이각, 곽사가 연합하여 장안 근교에서 여포와 싸웠다. 그들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병력 숫자를 줄여간다. 그러다 천수로 향하는 우리 소식을 들었는지 여포와 싸우던 우보의 병력 일부가 회군했다.
하지만 그 병력은 1만이 안 되는 소수.
“어서 가자!”
“남안, 한수의 영지를 지나치며 갈 것이다.”
이는 경고.
통보도 없이 남안을 지나치며 한수에게 보내는 경고가 지금이었다.
감히, 헛된 생각을 품지 말라고.
네놈이 가진 남안쯤은 언제든지 함락할 수 있다고.
딱, 그 정도 경고가 숙부의 얼굴에 있었다.
북부 서량병의 우세.
아군 숫자를 보았으니 도발한다면 정벌하리라.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물론 공성전이니 피해는 클 것이다. 거기다가 쓸모도 없는 작은 땅을 가지고 소모할 필요도 없고, 지금은 훌륭한 먹잇감인 천수를 얻어야 할 때였다.
“하하하. 저것이 남안의 작은 성채구나.”
숙부는 웃었다.
성벽에 의지해 부들부들 떨고 있는 한수의 군병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들썩였다.
그리고 병사들을 향해 명령했다.
“당당히 걸어라!”
“어깨를 펴고 깃발을 높게 들어!”
“그래야 의형께서 놀라지 않겠느냐!”
그 말처럼 남안 성벽 밑을 걸었다. 분명 화살이 날아올 사거리.
돌덩이를 굴린다고 해도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태연하게 걸었다.
공격하려면 해봐라.
이것이 북부 서량의 군대니라.
도발한다면 박살을 내줄 테다.
-와아아아! 진격.
-와아아아! 우리는 천수로 간다.
우렁찬 함성. 당당한 걸음걸이.
이제 한수의 야욕은 사라질 것이다. 한 줌도 안 되는 병력은 쉽게 부서질 것이다.
“아무래도… 한수 형님이 제 밑으로 오셔야겠습니다.”
나는 숙부의 말을 들었다. 무위에서 이곳까지 배웅하며 들은 소리 중 가장 통쾌한 말이었다.
이거지. 한수 따위에게 지지 않는 패기가 숙부지.
나는 숙부의 군대와 금성의 군병을(파재, 하의, 변희, 1만 보병) 배웅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천수 전쟁에 참가하지 않고 무위와(마가장 본가) 금성을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그만큼 전쟁에는 손이 많이 갔다.
장기가 맡은 치중의 임무.
마가장에서 지원하는 군마, 군량, 군수품을 제 때에 보내줘야 했고. 총괄은 내가 했다. 다른 말로 숙부와 마가장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
나는 장기와 논의하며 이번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무위 관청.
이곳에서 전쟁 상황을 들었다.
“천수 소식은 없어?”
내 물음에 수많은 서신을 쭉 훑던 마휴가 답했다.
“평안 형님, 출발한 지 한 달입니다. 성을 포위하고 전쟁을 치르려면 못해도 보름은 더 기다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보름이나. 진군이 더 빨랐던 것 같은데?”
“우보가 중간에 회군하지 않았습니까. 그들과 접전을 치르면 천수는 따로 공성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 말에 끄덕였다. 전쟁은 단일 사건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힘의 역학관계처럼 이곳에서 터지고, 저곳에서 짓누르며, 풍선이 어디로 부풀어 오를지 모를 상황이 지금이었다.
“여포가 잘해야 할 텐데.”
“왕윤의 기세가 상당하니 동탁의 잔당들은 힘을 쓰지 못할 겁니다.”
“정말 그럴까? 걱정되는 게 많아.”
“저번에 말했던 문화 선생 말이지요.”
“그래. 스승님도 그렇고, 장제의 군병도 아직 합류하지 않았지. 그가 어디를 돕고 들어갈지에 따라 상황이 변할 것으로 보여.”
“무슨 말씀인 줄 알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나름 대비하지 않았습니까? 부간 형님과 감택이 내놓은 군략이 상당하니 잘할 겁니다.”
“그래야지. 천수를 얻을 기회인데 꼭 승전했으면 좋겠어.”
꼭 승리하기를 바랐다. 몇 년간 모아온 힘을 쏟는 것이니 그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혹시 기다린다면 이각, 곽사가 정권을 잡은 이후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때가 되면 다른 군웅들은 얼마나 세력을 키울지? 감도 잡기가 어려웠다.
아무튼, 전쟁 상황이 궁금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관청을 찾아와 무위 수비대장 마휴와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이번 전쟁에 마가장의 호위대인 화웅, 성공영, 성의까지 대동해 참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4만 병력이면 천수를 얻고도 남을 전쟁.
나와 기마대가(풍류대) 가세해도 치중 물자만 소모할 뿐. 공성이 대부분인 전쟁에 소용없었다.
“숙부께서 잘하겠지? 걱정은 무위 병력이 공성에 약한 게 문제야.”
그 말에 마휴도 끄덕였다.
“같은 생각입니다. 대신에 파재의 금성 병력이 있지 않습니까? 그들로 성문을 열고 아버님의 기병이 들이치면 끝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지. 그게 부간 형님의 군략이 아닌가.”
“맞습니다. 그리고 맹기 형님도 파재와 함께 공성에 참가한다고 했습니다.”
“직접 사다리를 타겠다고?”
“그런 것으로 압니다.”
“다치면 어쩌려고?”
“큰형님의 성격을 누가 말립니까?”
“그 말도 맞다. 화끈하게 휘젓고 오겠네.”
마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천수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주제가 나오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첫 임무를(수비 대장) 맡은 마휴의 고충을 듣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중 장임이 떠올라 물었다.
“장임이 잘하고 있나?”
“형님도 참, 문제가 많았던 자를 신경 쓰십니까?”
“한동안 시끄럽지 않았나.”
“그래도 마무리가 되었지요. 한미한 집안에, 익주목에게 중용받지 못한 자라 협상이 그나마 가능했습니다.”
“그 말은 들었어. 익주와 교역하기로 했다며.”
“천수를 얻고 나면 교역로가 열릴 겁니다. 겸사겸사 교역과 보상, 등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지요.”
“익주목과 관계는 그렇다고 해도… 장임은 그자는 어쩌고 있어?”
“일개 병사입니다. 군관 자리를 내준다고 해도 거절한 자입니다.”
“고집을 부리고 있어?”
“실망이 큰 것으로 압니다. 믿었던 익주목에게 버림받고 서량까지 강제로 왔잖습니까? 그나마 친족들 모두를 이주한단 조건으로 일개 병사로 종군하고 있습니다.”
“고집은 참.”
“시간이 필요한 게지요. 장임도 적응해야 하고, 친숙해지면 병사가 아니라 군관으로 올라설 겁니다.”
“그래. 능력은 분명하니 숙부께 잘 말씀드려.”
“형님이 인정하시니 믿겠습니다만…”
“그런데?”
“일 처리는 깔끔한데… 사람이 말수도 없고 어두운 게 영 마음에 안 듭니다.”
“싫은 내색을 한 거야?”
“아이고 형님. 제가 일개 병사에게 왈가왈부하겠습니까? 저 그렇게 한가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홀대하지는 말라고. 정 싫다면 내가 마가장으로 데려갈 테니.”
“그건 안 되지요. 맹기 형님이 어렵게 데려온 사람인데. 저 큰형님에게 혼납니다.”
“알았어. 대신에 맹기 형님께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전해줘라.”
“제 말을 듣겠습니까? 형님도 알면서…”
“맞다. 그 독불장군을 누가 말리겠냐.”
“형님이 말려주셔야죠. 저번에 들으니 마가장과 함께 상행을 떠난다고 하던데… 멀리 데려가 그 성격을 고쳐주십시오.”
“하하하. 그래야지. 큰형님도 우물 안에서 벗어나면 좀 달라질 거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저번 형주와 장강 이남을 돌면서 깨달은 게 많습니다. 세상은 넓고 군웅들의 기량이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보았군. 동생도 제대로 봤어.”
“그걸 못 보면 장님이지요.”
마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가 무료한 시간을 달래려고 연병장으로 옮겼다.
대련.
약속이나 한 것처럼 우리 마음이 그랬다.
은근히 경쟁심이 있다고 했지.
같은 나이에 서로 똑같이 배웠지만, 나는 명성이 크게 올렸고, 누구는 변방의 수비 대장. 그것도 임시로 맡은 직무일 뿐이다.
“평안 형님. 형님의 무예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압니다.”
“내가?”
“성의에게 들은 말도 있고. 형님은 무예를 갈고닦을 시간이 없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양보하려고요.”
“양보? 얼마나 해주려고.”
“하하하. 많이 해드려야지요. 일단 마상무예는 하지 맙시다. 제가 배운 인마일체는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허허허! 내가 그걸 못 쓸까 봐. 네가 배운 걸 나도 배웠다고.”
“에이. 흉내만 낼 뿐이지. 제가 보기에는 아닐걸요.”
“날 무시하는 거야?”
“무시가 아니라 시간이 없었지, 않습니까? 형님이 해낼 무예가 아닌 걸로 압니다.”
“이거 은근히 무시하네. 걱정하지 마라. 마상무예로 하자.”
“괜찮겠습니까? 제가 한 번에 병사 셋은 상대 합니다.”
“셋? 그럼 나는 다섯이다.”
“형님. 욕심부리다가 혼쭐납니다. 제가 무기를 잡으면 그때는 사정을 안 봐 드려요.”
“왜? 때리려고. 내가 형인데. 동생이 기어오르면 되나?”
“미안한 말씀이지만, 대련에 들어가면 형 동생 없습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형님과 제가 동갑인걸.”
“알지. 그래서 상대해 준다고. 덥벼! 내가 오늘 지면 마대가 아니다.”
“하하하. 형님. 자만하다가 혼절합니다.”
“그건 네 이야기고. 나는 아니야. 아무튼 내가 오늘 지면 내 이름은 마대가 아니야.”
“그럼, 뭘로 하시게요?”
“마준馬遵이다. 마준으로 개명하마.”
“그런 자도 있습니까? 있겠지. 천수 어딘가의 호족이라던데.”
“별걸 다 아십니다. 상인이라 그런가? 아무튼 갑니다.”
그 말을 하면서 군마에 올랐다. 나는 흑랑(애마)에 오르며 고삐를 움켜잡았다.
그동안 얼마나 훈련했던가? 성의에게 두들겨 맞고 절치부심. 내 실력이 마휴와 비슷하단 말에 정말 노력했다.
진짜 마대가 데려고.
역사 속 마대처럼 무예를 갈고 닦았다.
할수 있다.
마휴 따위는 이겨야 마대지.
지면, 진짜 마준 같은 허접 나부랭이가 된다.
마휴를 이기고자 무거운 묵창이 아니라 박달나무 창을 움켜잡았다.
창의 속도를 버릴 순 없지.
“간다!”
-쇄애액!
가볍고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 허공을 격할수록 쌔액, 하는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그걸 막는 마휴도 잘한다.
탕탕거리며 불꽃을 만들고 막고 피한다.
“잘하는데.”
“당연한 말씀입니다.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입술을 꽉 깨물었다. 우리 사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진짜 승부.
손목이 뻐근한 충격이 연달아 올라오고 우리는 미친 듯 붙었다.
붕붕, 탕탕!
바람을 가르고 연신 마휴를 두들겼다.
탕! “이크.”
마휴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섣불리 덤비다가 허점을 잡힌 것이다.
나는 허점을 제대로 잡아 마휴의 허리춤을 텅, 하고 때렸다.
그리고 공격을 멈추고 말했다.
“동생, 한 번 죽었어.”
그 말에 마휴의 얼굴이 굳었다. 정말 썩어버린 표정. 정말 날 이기고 싶었는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저, 저, 승부욕은 비슷하네.
마초나 마휴나, 그게 어디 가나.
그리고 내 표정을 보았는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말했다.
“형님, 한 번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 됩니다. 아직 다 보여드린 것도 아니고. 이제 제 기교도 보십시오.”
그 말과 함께 마휴의 창에서 변화가 생겼다.
빠르다.
창을 빙글빙글 찌르고,
또 어떨 때는 가볍게 돌리다가 창미로 후려치고,
하지만 그걸 못 막을 내가 아니어서 승부는 계속이어졌다.
탕! 타당! 탕! 타당!
정말 비슷하다. 그리고 지쳤다. 체력은 마휴가 더 좋았다. 역시 오랜 시간 훈련한 걸 여실히 보였다. 나와 그 사이의 체력적 한계는 분명히 달랐다.
“헉헉헉. 그만하자.”
“싫습니다. 형님이 절 다섯 번 죽였고, 저는 겨우 한 번 이겼습니다. 이래서는 안 됩니다.”
“안 되기는 죽은 자가 무슨 말이 많아.”
“저는 죽어도 싸울 겁니다.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서 말이지요.”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해. 아무튼 쉬자.”
“일단, 창부터 받으시고 쉬세요.”
마휴가 후려쳤다. 정말 전력을 다해서.
나는 그걸 막으면서 일진일퇴.
헉헉헉. 땀방울이 가득. 체력은 바닥까지 떨어지고 숨쉬기가 힘겨웠다.
그리고 결국 바닥에 주저앉아 창을 던져버렸다.
“아이고 죽겠다.”
“형님, 제가 마지막에 한 번 더 이겼습니다.”
“알았다. 알았다고.”
그 말에 마휴도 창을 놓았다. 아쉬운 얼굴이지만 승부는 났다.
5 대 2.
몇 번이나 허점을 드러냈고 내 창은 마휴의 허리와 목덜미 밑에서 멈췄다.
그리고 그걸 바라본 마휴는 표정이 굳었고,
역시 나는 마대가 맞았다.
아무리 마휴가 훈련해도 능력치 자체가 달랐다.
뻔히 보이는 걸 못 보는 마휴와
정확히 파악하는 나의 눈과 몸놀림.
이게 신체 차이인지? 재능의 문제인지?
아무튼, 나는 마준이 되지 않고 마대로 남을 수 있었다.
그날 훈련을 끝내고 마휴와 술 한잔 걸쳤다.
이제는 술도 마시는 나이. 더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물론 현대 관점에서 미성년자지만, 이곳에선 어른이었다.
그리고 그날 밤.
밤하늘이 구름에 가려 어두워졌을 때
그림자가 몰려왔다.
수비병이 1천 뿐인 무위를 향해 어두운 그림자가 몰려왔다.
이들의 손에 날카로운 박도를 잡았고 그 숫자도 상당했다.
이들은 무위의 성벽을 한 차례 바라보고 줄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평소 훈련이 잘된 병사들은
그림자를 발견하고 그 사실을 알렸다.
탕! 탕! 탕! 탕!
위급을 알리는 타종소리.
“적이다! 적이 났다!”
“경계하라! 불을 더 밝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