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really good RAW novel - Chapter 143
143
제143화: 제왕들의 생과 사(1)
암만은 마피아가 되어 돈도 벌고 어머니도 호강시켜 줄 계획이다.
일단 마피아가 되려면 겁이 없어야 하고 싸움을 잘해야 하기 때문에 요즘 동네 복싱 도장에 공짜로 청소를 해주고 조금씩 권투를 배우고 있었다.
딩동!
벨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인터폰을 든 어머니 에스더가 물었다.
“누구라구, 루크? 왜 우리 암만을 찾는 거죠? 있긴 한데.”
톡! 하며 문 열어 주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문을 열어주자 곧장 루크가 나타났다.
전쟁터에서 다쳐 흉터로 변해버린 왼쪽 눈썹을 볼 때마다 섬뜩하다.
“형!”
“밥 먹는구나.”
“무슨 일이죠? 암만에게 볼일 있나요?”
스윽!
앉아 있는 암만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갑자기 머리카락을 거머쥐고 위로 당겼다.
“아야!”
암만은 비명을 지르며 일어섰다.
“누구냐?”
“이것 놔요!”
“낮에 우리 집 앞에서 같이 있었던 새끼, 누구야? 빨리 말 안 해?”
“악!”
에스더가 비명을 질렀는데 루크의 손에 예리한 칼이 쥐어져 있었다.
“열 살에 이 세상을 뜨고 싶지는 않겠지? 누구야, 뭐하는 놈이었어?”
“몰라요! 난 그냥 형을 찾기에 집을 가르쳐줬을 뿐이에요.”
“경찰이야?”
“몰라요! 경찰이냐고 물었는데 대답은 하지 않았어요.”
“이름이 뭐야?”
“존이라고 했어요!”
루크는 핸드폰을 내밀었다.
“그 자식 전화번호 알지? 당장 전화해서 ‘트로이’로 오라고 해.”
“알았으니 이것 좀 놔요! 다 뽑힐 것 같아요!”
루크는 잡아당기고 있던 머리카락을 놔주었다.
암만은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만졌다.
“씨이! 아이 씨!”
암만은 씩씩거리더니 전화번호를 눌렀다.
조태수는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가끔은 상대 없이 혼술을 하고 싶다.
독한 버번을 다섯 잔이나 마셨다.
취하지는 않았지만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는 기분이다.
감비노는 지금 초비상이다.
보스가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조태수가 해야 할 일은 반란을 막는 것이다.
이때를 노리고 일어서는 자들이 있는데 미리 찾아 제거하고 진압해야 한다.
지잉!
핸드폰이 울리자 주머니에서 꺼냈다.
처음 보는 번호이다.
“여보세요.”
[아저씨.]“암만 아니니?”
“어딘데?”
[트로이요. 우리 동네에 있는 술집인데 친구가 운영한다고 했어요. 자주 나타난대요.]“그래, 고맙구나. 또 좋은 소식 있으면 전해다오.”
조태수는 전화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
트로이는 오래된 술집이었다.
온몸에 문신을 하고 해골 문양이 그려진 재킷과 목걸이를 한 사내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며 떠들었다.
사내는 30분 전에 들어와 맥주 한 병을 시켜놓고 핸드폰 게임만을 즐기고 있었다.
그릇을 닦고 있던 바텐더 아서는 이마를 찡그렸다.
스탠드는 단골이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차지하고, 손님들 또한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많은 술을 마시지 않을 것 같으면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다고 손님더러 자리를 비키라고 할 수는 없다.
마개를 따고 딱 한 모금 마신 뒤 30분이 지난 지금까지 게임에 빠져 있다.
갑자기 게임을 하던 손님이 핸드폰 번호를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어디선가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이 흘러나왔다.
세 명의 사내들과 앉아 얘기를 나누던 루크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스탠드에 앉아 있던 사내는 힐끔 루크를 바라보더니 전화를 끊었다.
이윽고 마시던 맥주병을 들고 걸어가더니 다짜고짜 루크의 머리통을 내려찍었다.
팍!
맥주병이 깨지면서 피가 흘러내렸다.
깨진 병으로 이번에는 목덜미를 찔렀다.
푸욱!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목덜미에 박혔고 사내는 사정없이 돌려 버렸다.
찌지직!
살이 찢어지며 루크는 비명을 질렀다.
그때 동료 한 명이 조태수를 향해 칼을 휘둘렀다.
조태수는 옆으로 피하며 칼을 든 자의 손목을 잡고 재빨리 한 바퀴 돌려 비틀었다.
이어 그자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어깻죽지에 꽂았다.
“허억!”
푸푸푹!
조태수는 허벅지를 세 번 연속 찔렀고 사내는 무너졌다.
부웅!
다른 사내가 칼을 휘둘렀다.
조태수는 뒤로 한걸음 물러나 피한 뒤 번개처럼 파고들었다.
너무 빨리 달려들자 사내는 기겁했고 푸욱! 조태수의 칼이 복부를 파고들었다.
“허억!”
사내는 그대로 엎어졌다.
다른 사내는 주춤하며 뒤로 물러났다.
잔뜩 겁을 집어 먹어 공격할 의사가 없는 눈빛이다.
조태수는 루크를 일으켜 세우더니 쇄골 사이에다 칼을 깊숙이 박았다.
칼이 박힌 루크는 온몸을 떨며 비명을 질렀다.
그때 문이 열리고 제임스가 들어섰다.
“차 준비했습니다.”
조태수는 나직이 말했다.
“가자구.”
조태수는 어깨에 칼을 박은 채 루크를 끌고 나갔다.
사내들은 모두가 입을 떠억 벌리고 구경만 했다.
자신들도 거칠지만 조태수는 새롭다.
감히 건들기에는 너무 벅찬 존재였다.
루크는 살인 도장으로 끌려갔다.
지독한 피비린내에 루크는 사색이 되어 버렸다.
조태수는 윗도리를 벗어 제임스에게 건네주고 고문할 때 입는 비옷을 걸쳤다.
“보난노 패밀리인가?”
“맞소!”
주먹만 한 쇠망치를 든 조태수의 표정이 너무도 살벌한 탓인가, 쉽게 대답했다.
“트럭을 몰았나?”
“인정합니다.”
조태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순순히 응하고 협조한다.
이럴 때는 이쪽도 따뜻하게 맞이해야 한다.
***
적지 않은 사람들이 파티장에 몰려 있었다.
현악 오중주가 만들어내는 선율에 맞춰 사람들은 술을 마시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한 사내를 향해 건강을 기원하고 생일 축하를 마음을 다해 전달했다.
따듯한 플로리다 별장에서 열리는 샘 마시노의 56회 생일파티는 풍요로웠다.
보난노 패밀리와 관련이 있는 기업들과 하부 조직에서 보낸 선물이 탁자 위를 가득 채웠고, 아직 죽지는 않았지만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맥그리거에 대한 보고를 들으며 더욱 큰 소리로 웃는다.
“핫핫핫! 자, 실컷 마시고 즐겨봅시다.”
호탕하게 웃으며 잔을 들었다.
별장 외곽에는 무장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으나 그들 또한 파티의 분위기에 취해 삼삼오오 모여 농담도 하며 담배를 피웠다.
그런데 파티가 한창 무르익을 즈음 절벽 아래로부터 뭔가 굉음이 들리는 것 같더니 잠시 후 헬기 한 대가 솟구쳐 올랐다.
절벽 아래는 커다란 호수이다.
헬기의 몸체는 먹물을 칠해 놓은 듯한 검정색이었는데 UH-60,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블랙 호크였다.
한쪽 문이 개방되어 있고 한 자루 기관총이 거치되어 있었다.
두두두두!
갑자기 기관총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총구는 외곽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을 향해 맞춰져 있었는데 소낙비 같은 탄피를 쏟아내며 갈겼다.
삽시간에 파티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집 안으로 달려가 대피했다.
경호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권총과 지니고 있는 자동소총으로 대응했지만 헬기에서 M240을 사용하는 사내의 사격 실력은 놀라울 정도였다.
기관총인데도 무작정 쏘지 않고 정확히 경호원들만 노렸다.
“욱!”
“크윽!”
추풍낙엽이었다.
급기야 경호원들도 저항을 포기하고 그들 역시 집 안으로 뛰어들어 숨기에 바빴다.
촤락!
헬기에서 밧줄 하나가 내려왔다.
M240을 쏘아대던 사내는 밧줄을 타고 능숙하게 지면으로 내려오더니 권총을 뽑아 들고 집 안으로 뛰어들었다.
“아악!”
거실 한쪽에 엎드려 있던 연주자들이 사내를 발견하고 기겁했다.
사내는 왼손 검지로 입술을 가리켜 죽이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사내는 손가락으로 엄지를 치켜 올렸다.
그건 집 주인이 어디 갔느냐는 질문이었는데 바이올린을 들고 있던 남자 하나가 이층을 가리켰다.
사내는 이층 계단으로 뛰어올라갔다.
탕!
이층 계단 끝에 오른 사내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번개처럼 들어갔다.
탕!
좌측 복도에 서 있던 경호원과 동시 사격을 했지만 사내가 빨랐고 정확했다.
경호원은 이마에 총알을 맞고 뒤통수까지 모조리 날아가 버렸다.
사내는 복도를 빠르게 이동하면서 방문을 열어 젖혔다.
그러나 사람은 없었다.
막다른 곳에 도착하자 넓은 거실이 나타났다.
두두두두!
거실로 진입하려던 사내는 재빨리 벽 뒤로 몸을 숨겼다.
신형 AK72가 불을 뿜었다.
탕!
탕!
사내는 잠깐 얼굴을 비치며 반응했는데 사수는 거대한 대리석 기둥 뒤에 숨어 있었다.
파파팟!
사수의 사격이 또다시 시작되면서 사내가 숨은 벽은 조각이 나며 부서졌다.
사내는 품에서 연막탄 한 개를 꺼내 거실로 집어던졌다.
파아아!
연막탄이 터지며 거실은 짙은 연기로 가득 찼다.
기둥 뒤에 숨어 있던 사수는 입구 쪽을 향해 무작정 갈겼다.
부하들의 저항이 심하다는 건 우두머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반증이다.
툭!
빈 탄창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사삭!
탄창을 갈아 끼우는 순간을 이용해 사내는 안으로 접근했는데 도무지 소리가 나지 않았다.
마치 고양이 한 마리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대리석 뒤에 숨어 있는 사수는 사내가 등 뒤로 다가왔는데도 모르고 앞으로 고개를 내밀고 입구를 향해 총을 갈겼다.
퍼억!
사내는 사수의 뒤통수에 권총을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사수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툭!
침입자 사내는 권총의 탄창을 갈아 끼우고 왼쪽 닫힌 방문을 노려보았다.
열린 창문으로 연기가 빠져나가면서 방 안은 조금씩 훤해졌다.
사내는 죽은 사수의 AK를 잡더니 닫힌 문을 향해 맹렬히 방아쇠를 당겼다.
드르르르르!
나무로 된 문은 완전히 벌집이 되었고 급기야 커다란 구멍이 났다.
쾅!
발로 문을 차고 뛰어들었다.
방 안은 텅 비었고 창문이 열려 있었다.
사내는 재빨리 차 문을 통해 밖을 보았는데 한 남자가 절뚝거리며 승용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남자는 50대 후반가량 되었는데 재빨리 승용차에 올라갔고 시동을 걸었다.
“샘 마시노!”
사내는 재빨리 돌아서서 바닥에 던져버린 AK72를 다시 들고 창가로 돌아왔다.
벤츠가 움직이고 있었다.
사내는 별장을 나가는 벤츠를 조준했다.
탕!
첫 탄이 발사되었고 벤츠가 한쪽으로 기우뚱했다.
오른쪽 타이어가 터진 것이다.
탕!
또다시 총소리가 울렸고 왼쪽 타이어가 주저앉았다.
꽈아아!
후륜구동인 벤츠는 탁한 소리를 내며 세차게 흔들렸다.
운전자가 세게 액셀을 밟자 바람 빠진 타이어가 견디지를 못한 것이다.
그러나 벤츠는 움직였고 출렁거리며 도망을 쳤다.
휘익!
사내는 단번에 잔디가 깔린 마당으로 뛰어내렸다.
오토바이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샘 마시노가 바이크 속도광이라는 것을 들었었다.
스즈키의 하야부사이다.
흔히 말하는, 밟는 대로 나가는 물건이다.
사내는 재빨리 아래 박스를 뜯어내더니 숙련된 동작으로 전기선을 꺼내 두 가닥을 매치시켰다.
그리고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에 올라 시동을 걸자 걸린다.
부아앙!
오토바이는 총알처럼 튀어나갔다.
산길이다.
오토바이는 더욱 속도를 높여 달렸고 웬만한 커브에서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그냥 빠져나갔다.
5분쯤 달리자 벤츠가 나타났는데 좌우로 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내는 순식간에 벤츠로 다가섰다.
오른손에 권총을 꺼내더니 운전석 쪽 타이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끼기기긱!
벤츠는 한쪽으로 밀리더니 왼쪽 절벽을 사정없이 들이박았다.
쿠우웅!
보닛이 찌그러지고 연기가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