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197)
특성 쌓는 김전사-197화(197/300)
197화 대균열 –3-
흉악한 머리가 홱 젖혀진다.
정신파는 본래 정신에만 작용하는 힘.
하지만 별의 자손이 날린 정신파는 기이하게도 물리적인 충격까지 동반했던 것.
“구어어어!”
노호성을 지르는 시체룡.
거대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탑 위에서 어떤 존재가 낙하하고 있었다.
정신파를 수도 없이 쏘며, 시체룡을 난타하다시피 하며 강하한다.
퍼억! 퍽퍽퍽!
시체룡이 연거푸 얻어맞았다.
그러나 크게 흔들린 건 불의의 일격을 얻어맞은 처음뿐.
이내 정신을 차리고 힘껏 꼬리를 휘둘렀다.
강하하던 존재는 흐느적대며 공격을 피했다.
그 바람에 두툼한 꼬리가 소라탑을 강타했다.
탑이 무너진다.
암흑 마력과 독기에 침식당해 삭을 대로 다 삭아 있던 탑.
수십 톤이 넘어가는 몸무게를 실어 때리자 단번에 붕괴하고 만 것.
저 안에서 넋 놓고 숨어 있었으면 고생 꽤 했겠지.
나는 은신을 활성화한 채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체 덩어리 주제에!]별의 자손이 격하게 손짓을 날린다.
그때마다 시체룡 표면이 퍽퍽 패였다.
시체 일부가 끊어져 흩날렸다.
그러나 큰 타격은 없어 보인다.
다시금 용울음을 터뜨리고, 암흑 마력을 퍼뜨리며 별의 자손을 공격해 들어갔다.
그렇게 얽히는 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다.
거의 막상막하.
둘 다 서로에게 뚜렷한 피해는 주지 못하고 있었다.
별의 자손은 상성상 불리해서.
시체룡은 별의 자손을 제대로 맞히질 못해서.
“서, 선생님? 괜찮으세요?”
셋과 합류.
모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다.
간접적이라고는 해도 용울음의 여파를 뒤집어쓰고 있으니 당연한 일.
“난 괜찮다. 너흰?”
“저도 괜찮아요.”
“저도요.”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면 성수 마셔. 충분히 남아 있지?”
“그럼요.”
“토르 교단이랑 가이아 교단에서 수십 병씩 챙겨 줬어요.”
셋 다 공간 확장 가방에 소모품을 꽉꽉 담아 온 것.
나는 별의 자손과 시체룡의 전투를 보며 뛰어들 시간을 가늠했다.
전투에 전념하는 척, 이쪽을 의식하는 시선이 느껴진다.
바로 별의 자손.
시체룡이야 아무 생각 없지만, 별의 자손은 어떤 계획을 설계하는 눈치.
백소린이 깔깔대며 웃었다.
“우린 여기서 구경만 하다가 어부지리 노려도 되겠어요!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죽겠네요, 쟤네들.”
“그러면 좋겠지만 그렇게는 안 될걸. 별의 자손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
“그, 그래요?”
그 증거로 내가 입은 스타 스폰이 잠잠해져 있다.
텔레파시를 보낼 별의 자손이 바로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하자.’
그러면 별의 자손도 시체룡도 다 잡아먹을 수 있다.
무장집과 허리에 찬 무기를 한 번씩 쓰다듬은 후 셋을 향해 말했다.
“너희는 멀리 빠져 있어. 혹시 내가 도망치면 바로 대탈출 마법칩 써서 도망치고.”
“선생님이라면 이기실 거예요!”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길 확률 95% 이상이야.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야지. 다시 말하지만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성수 마시고. 알겠지?”
“네, 네. 귀에 못 박히겠어요.”
“먼저 가.”
셋이 최대한 거리를 벌렸다.
대미궁에서 장비도 모두 좋아진 상태.
정신 방어 장비도 하나씩 찬 걸 보면 별의 자손이 수를 써도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각자 천살성, 선천강기, 여신의 피 소유자이기도 하고.
나만 잘하면 된다.
나만.
눈에 힘을 주고 둘을 노려본다.
전투가 격화되고 있다.
시체룡이 자기 몸 시체를 탄환처럼 내쏘아 별의 자손을 공격한다.
별의 자손이 방어막을 경사 장갑처럼 만들어 시체를 흘린다.
이어 대규모 마법 폭격 실시.
그림도 글자도 문양도 아닌 기괴한 형상이 허공에서 일그러지며 뿌연 안개 포탄이 기름때처럼 현실을 침식했다.
“구오오오오!”
암흑 마력을 내뿜는 시체룡.
순수한 힘이 구현된 마법을 밀어낸다.
별의 자손이 얼굴을, 정확히 말하면 얼굴에 달린 촉수를 꿈틀거렸다.
조금씩 시체룡이 승기를 잡아 가는 것.
내가 기다리던 순간이다.
“흡!”
배에 힘을 준다.
땅을 박찬다.
마력을 터뜨린다.
새처럼 날아오른다.
그리하여 별의 자손을 덮친다.
[이 야만종이!]성난 외침.
뾰족한 정신파가 내 정신을 후벼팠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뇌가 터져 죽었을 강도.
그러나 금오모의 황금빛 방어막이 빛나고, 묠니르와 아이기스가 반짝이고, 스타 스폰 방호복이 꿈틀거려 적응하고, 금강체와 불굴 특성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정신 공격을 완벽하게 흐트러뜨렸다.
내 피해는 0.
우주를 닮은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
[막았다고? 야만종 주제에?]“야만종, 야만종 하지 마라. 이계종 새꺄!”
묠니르를 던졌다.
유령처럼 흐물흐물 피해 내는 별의 자손.
바로 옆에서 멸절뢰가 터지지만 역시 비껴 낸다.
하지만 내 공격은 묠니르 투척이 끝이 아니다.
쌍권총을 쥐고 별의 자손을 겨누고 있었다.
“죽어!”
타타타타타타타타탕!
무적총 발동.
무한 연사가 이어진다.
기관총을 능가하는 총알 세례가 퍼부어진다.
하나하나가 영탄과 정지, 파괴 속성.
파괴로 방어막을 부수고 영탄과 정지를 박으려는 것.
한 발만 맞아서 잠깐 멈칫해도 치명적이다.
“구오오오오!”
시체룡 때문이다.
내가 파고드는 것과 동시에 아가리를 들이민 것.
더구나 두 궤적이 겹치지도 않는다.
누가 보면 절묘한 합동 공격이라고 생각하겠지.
실은 내가 시체룡의 행동을 예측, 최적의 공격이 날아가게끔 유도한 거지만.
[벌레놈들이…….]경멸 어린 정신파.
별의 자손이 희끄무레한 빛으로 변한다.
이어서 분열.
빛 덩이가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다.
내 총알 세례도 시체룡의 공격도 벗어난 곳에서.
이어서 나와 시체룡을 한 번 쓸어 본다.
[아쉽군. 몇 년만 더 하면 완전히 제련이 끝났을 텐데…… 할 수 없지. 너희를 저 거룩하신 별 지배자께 바쳐 내 손해를 벌충하겠다. 오너라!]쌔애액!
기묘한 파장이 회색 공간을 뒤덮는다.
그에 화답하듯 날카로운 비명이 들렸다.
“꺄아아악!”
귀곡성을 연상시키는 비명.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된다.
비명이 들린 방향으로.
덕분에 어떤 인영이 빠르게 접근해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벌거벗은 여인.
사람은 사람이되 피부가 기괴하게 변형되어 있다.
촉수가 잔뜩 일어나 소용돌이무늬 새긴 듯 비비 꼬아져 있던 것.
거기에 팔과 다리는 문어 촉수.
원래 오른팔이었을 촉수는 검과 융합되어 피를 죽죽 흘린다.
“하, 할머니?”
착각이었을까?
멀리 떨어진 칼리가 입을 벌리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야만종을 죽여라. 내 종복아!]“꺄아아악!”
이것으로 주연 배우 모두 출현 완료.
나는 촉수 여인을 무시했다.
오로지 별의 자손을 향해 달려들었다.
본격적으로 특성 전환을 활용하며 묵호검을 내리긋고 왼손으로 권총을 쏘았다.
[야만종을 죽이란 말이다!]“꺄아아악!”
스스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림자 속에서 튀어나온 능력은 그림자 이동.
춤추듯 검을 휘두르는 방법은 혈신무.
지금 내 몸을 느리게 만든 힘은 시간 조작.
마지막으로 내 생명을 불사를 칼라라트리까지.
금강체와 불굴을 발동한다.
두 특성에 포함된 결의와 극기, 정화가 시간 조작을 받아 낸다.
이어 대공습과 가속 장착.
기동과 가속을 함께 써서 몸을 돌린다.
세계가 휘리릭 돌아가고 촉수 여인과 정면으로 마주한다.
괴상하게 일그러진 얼굴.
머리카락은 다 빠져 버리고, 촉수 뭉텅이가 미역 덩어리처럼 치렁치렁 늘어진 괴물.
파아앗!
묵호검을 뽑았다.
발도 특성 활용.
어느새 마르스 검투법이, 검의 주인이 장착되어 있었다.
어마어마하게 소모되는 마력.
대신 두 특성이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폭풍 같은 검격이 촉수 여인을 휘몰아쳤다.
“꺄아악!”
혈신무?
상당히 강력한 특성이다.
아름답고 우아하며, 치명적인 독니를 숨긴 춤이자 무예.
그러나 마르스 검투법과 비교할 수 있을까?
검강을 발하지는 않고 있다 하나, 검의 주인 특성에게 보조받는 마르스 검투법을?
챙챙! 채애앵!
검이 비껴 간다.
촉수 여인의 급소가 훤히 드러난다.
심장이 있는 가슴도 뇌가 있는 머리도.
촉수 여인이 다급히 내치는 검을, 그래서 수십 개로 분열하는 검을 모조리 걷어 냈다.
채찍처럼 변형해도 마찬가지.
내가 촉수 여인을 간단히 압도하고 있었다.
‘이거…….’
그래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알아챘다.
‘게임보다 약하다.’
게임에서 촉수 여인은 6레벨 보스였다.
정석으로 공략하려면 칼리를 6레벨까지 키우고, 6레벨 파티를 끌고 가야 했지.
특수한 퀘스트로 약화시키면 5레벨 파티로도 클리어할 수 있었고.
지금은?
그 약화된 상태와 같다.
6레벨이 아니라 5레벨 보스라는 뜻.
단련이 안 끝났다더니 이게 그 말이었나 보다.
“구어어어어!”
별의 자손이 시체룡을 몰아치는 게 보인다.
날 묶어 놓고 시체룡부터 잡자고 생각한 모양.
아하, 그게 네 그림이었어?
시체룡 사냥은 연막.
실제로 노리는 건 나겠지.
내가 처음부터 의도한 대로.
투투퉁! 타타타탕!
그걸 직감한 즉시 소총과 산탄총을 꺼내 쏴 갈겼다.
모조리 정지와 영탄.
양손에 들고 갈긴 난사다.
무적총은 못 썼지만 탄창 하나를 다 비웠다.
촉수 여인이 그림자 이동을 써서 피하려 했으나 불가능.
귀안으로 먼저 보고 이동한 자리, 즉 내 그림자에 총알을 퍼부었으니까.
“꺄악, 꺄아악!”
잠시 경직.
대충 2초 정도 시간이 날까?
그 정도면 충분하다.
몸을 날려 별의 자손을 덮쳤다.
[10년만 시간이 더 있었어도!]별의 자손이 원통하다는 듯 정신파를 뿌린다.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않았다.
손 같은 촉수 넷을 뻗고 정신파를 날린다.
마법이 구현되어 기이한 혼돈이 나와 시체룡을 침식하려 한다.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시체룡의 눈에도 혼탁한 빛이 맴돌았다.
하지만 안 되지.
콰콰콰콰콰.
묠니르가 별의 자손을 두들기기 무섭게 시체룡이 숨결을 뿜는다.
[크흑!]숨결을 아슬아슬 지나쳐 저격총을 쏜다.
저격총에 담긴 파괴 속성이, 또 파괴 특성이 방어막을 파괴한다.
거기서 끝일 것 같아?
흑염이, 벼락이, 지구가, 무려 셋이나 되는 상위 속성 특성이 피어나 별의 자손을 갉아먹었다.
[이까짓, 이까짓 놈들에게!]그러고도 별의 자손은 살아 있었다.
하나 더.
촉수 여인도 행동을 개시했다.
그새 다른 명령을 받았는지 시체룡 턱 바로 아래 그림자에서 나타난다.
이어서 팔을 뻗었다.
춤추듯 포 뜨듯 비늘 사이로 들어간 검이 턱을 제대로 찔렀다.
“그어어어억!”
시체룡이 비명과 함께 머리를 뒤튼다.
칼리는 파괴와 죽음의 여신.
칼라라트리는 그런 칼리가 내린 검법.
방어 관통, 치명타 배율 증폭이라는 효과가 있다.
당연히 생명력이 뭉텅이로 깎여 나간다.
[이젠 네놈 차례…… 어엇?]다 예측했던 일.
나는 별의 자손을 향해 내리꽂히고 있었다.
한 마리 독수리가 된 듯이.
그리고 묵호검.
흑백색 검강에 휘감겨 있다.
조금 전처럼 약점을 노리고 돌진하는 백전노장의 검이 아니라, 신적인 존재에서 비롯된 검광을 빛내면서.
[말도, 말도 안 돼!]별의 자손은 늦었다.
방어 마법을 구현했지만 강기를 막을 절대 방어가 아니라 검기 세례 요격용 방어 마법이었다.
흑백 검강이 방어 마법을 갈랐다.
겹겹이 쳐진, 대공포처럼 날아오던 마법을 튕기고 별의 자손에게 꽂힌 것.
촤아악!
체액이 치솟는다.
격하게 뿌려지다가 증발한다.
청록색 액체가 수증기가 되어서는 나를 뒤덮었다.
“이겼다!”
“역시 우리 선생님!”
“이번에도 최고였어요!”
멀리서 셋이 쩌렁쩌렁 고함을 터뜨렸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나는 스타 스폰 방호복이 청록색 수증기를 빨아들이는 것을 확인했다.
소용돌이무늬로 똘똘 말린 촉수들이 번들거리기 시작한 것도.
“훗.”
이거야말로 내가 바라던 것이다.
촉수 여인만 해도 이리 번쩍 저리 번쩍하며 시체룡과 싸우고 있잖아?
정확히 말하면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시체룡이 내게, 스타 스폰 방호복에 신경 쓰지 못하도록.
[흐흐흐.]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한 3초, 4초?
별의 자손 특유의 음침한 속삭임이 두개골을 울렸다.
[속았구나. 야만종아.]“속은 건 너지.”
[뭐?]힘을 끌어 올린다.
준비는 되어 있다.
심장으로부터, 마력 회로 전체를 과부화시키며 마력을 내뿜는다.
[흑염][천상화]핵심은 이 둘.
오른손으로는 흑염을 피운다.
왼손으로는 천상화를 발한다.
시커먼 불꽃과 새하얀 불꽃이 동시에 타올라 내 전신을 불태우기 시작한다.
물론 나에겐 피해가 없다.
피해는, 공격은 오로지 하나에게만 집중된다.
스타 스폰 방호복에게.
방호복에 깃든 이형의 존재, 별의 자손에게만.
[그아악! 그아아악! 이게 무슨 짓이냐!]흑염은 독선적인 힘.
자기 외에 모든 존재를 불사르고 태우고 강압한다.
천상화는 신성하고 고귀한 힘.
온갖 사악한 것을 정화하고 지우고 추방한다.
하나만 써도 치명적인데 둘을 함께 쓰면 어떨까?
고의로 충돌시키기까지 하면?
[이이이익!]별의 자손이 도망치려고 했다.
안 되지. 안 되고말고.
그래서 나는 미리 특성 하나를 특별하게 골라 놓고 있었다.
[용울음]“[멈춰라!]”
[아아아아!]“[가만히 있어!]”
[안 돼애애애애!]“[그 안에서 죽어!]”
[크아악!]쉬지 않고 용울음을 발한다.
고개를 반쯤 숙이고 내 가슴을 향해, 스타 스폰 방호복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시체룡까지 용울음에 자극받아 날 돌아볼 지경.
효과가 있었다.
방호복이 찌이익 늘어나고 혹 덩어리가 생겨 도망치려 했으나 결국 별의 자손은 자신이 선택한 감옥에서, 무덤에서 나오지 못했다.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다. 내가 어떻게 이깟 야만종에게…….]쉽게 가려 한 게 문제.
정석대로 자기 권속들을 최대한 긁어모아서 초능력과 마법을 교묘하게 사용했다면 나도 힘들었겠지.
이처럼 쉽게 끝내지는 못했을 거라고.
하지만 별의 자손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고 말았다.
내가 방송에서 몇 번이나 봤고, 다른 퀘스트에서 함정 루트를 골라 직접 해치웠을 때처럼.
푸시시시.
스타 스폰 방호복에서 새까만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별의 자손은 죽었고 촉수 여인도 동작을 멈추었다.
“크르릉?”
남은 것이라곤 시체룡 한 마리가 전부.
마력을 상당히 소모하고 잔뜩 상처 입은 상태.
에피소드 2 최종 보스로 출현했을 땐 그야말로 공포의 존재였지.
하지만 지금 내게는 좋은 전리품 공급원일 뿐.
묵호검을 들어 시체룡을 겨눴다.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