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38)
특성 쌓는 김전사-238화(238/300)
238화 도깨비 나라 –3-
성희영은 그럴 듯하다는 기색이다.
“부동산이요? 나쁘지 않네요. 그런데 여기 이 땅만큼 가치 있는 땅이 있을까요? 우리 그룹 사옥까지 계산하려면 저기 계신 도깨비분들 재산을 다 털어야 할걸요.”
도깨비들은 얼떨떨한 모습.
“우리 땅 없는데…….”
“땅 있었으면 거기 살았지!”
“논뙈기 밭뙈기도 없어!”
무슨 소리야.
나는 도깨비 나라를 가리킨 채 손가락을 흔들었다.
“성 회장님도 아시죠? 도깨비나 마법 생명체들, 이종족들은 아차원에 자기들 세계를 건설하고 사는 거.”
“알죠. 마법사들한테 들었어요.”
“도깨비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옛날부터 살던 아차원이 있어요. 그리고 그 아차원은 여길 통해 연결되었습니다.”
일종의 아차원 다리라고 할까.
금오 그룹 사옥이 있던 곳을 통해 도깨비 나라에 갈 수 있다.
그것도 1년 365일 항상.
다산총도 보물 3점도 필요 없다.
위로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된다.
공중 고정 지저 올림포스를 걸어서 갈 수 있었던 것처럼.
성희영이 눈에서 빛을 뿜기 시작했다.
“아차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요. 아무 때나?”
“예. 아무 때나요.”
“크기가 얼마나 되는데요?”
“대충 한반도 면적과 비슷합니다.”
강남 한복판에 돋아난, 한반도 크기의 새로운 땅!
서울 크기 땅이 생겼어도 어마어마할 판에 한반도 크기라니!
과연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질까?
거의 신세계가 열린 것과 같은 충격.
성희영이 싱긋 웃었다.
“그 정도면 좋아요. 우리 그룹 사옥만큼 가치는 될 것 같네요.”
“에이, 회장님. 어디서 날로 드시려고.”
“그걸 저한테 주신다고 하신 거 아니었어요?”
“도깨비들이 세상사에 어둡다곤 해도 바보는 아닙니다. 나중에 도깨비식 항의받아서 건물마다 귀신 들끓고 상품마다 개똥 범벅 되어 있는 거 보시기 싫으면 합리적으로 처리하세요. 합리적으로.”
“칫.”
보아하니 도깨비 나라를 날로 먹으려고 했던 모양.
아무리 금오 그룹 사옥이 비싸고 강남땅이 비싸도 도깨비 나라를 다 먹는 건 아니지.
상황을 파악한 도깨비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와, 너무하네.”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더니!”
“서울 김 서방들 인심 참 각박하다!”
“우리 땅은 우리 거야!”
“우리 마을은 우리가 지킨다!”
방방 뛰고 목청껏 고함을 지르지만 진짜로 화나진 않은 모양.
아직 마력 파장은 조용하고 아까 들었던 총은 도로 허리에, 허벅지에 꽂아 넣었다.
그래도 방심할 수는 없어.
서둘러 협상을 진전시켰다.
“도깨비 나라 임야 일부, 그리고 적정선에서 자원 채굴권과 독점 무역권을 받는 것에서 마무리하시죠. 이것도 성 회장님 편에서 계산한 겁니다.”
“김 서방아. 자원 채굴권이랑 독점 무역권이 뭐야?”
“말 그대롭니다. 여러분 나라에 양 구름이랑 털 땅, 바람 요정, 먹산이 있죠?”
“엉.”
“그건 캐내서 팔 권리가 자원 채굴권입니다.”
“그걸 캐서 뭐 하게?”
“인간들에겐 중요한 자원입니다. 희귀 마법 재료예요.”
순간, 성희영의 귀가 쫑긋 섰다.
마력 회로도 활성화.
안경에 글자가 주르륵 스치는 게 보이지만 못 본 척했다.
다 성희영과 뒤에서 듣고 있을 비서들 들으라고 한 말이었거든.
“독점 무역권은 여러분이 만드는 걸 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단, 이건 기한을 둬야겠죠. 서로가 만족할 수 있어야지 한쪽이 일방적으로 손해 보면 결국 관계가 파탄 나니까. 이 자리가 아차원 다리가 된 이상, 관계가 나빠지면 둘 다 손해입니다.”
“우으음.”
“우리는 만드는 게 없는데?”
“김 서방들은 금덩이 은덩이 좋아하니까 그거라도 만들까?”
“귀찮은데…….”
도깨비들은 영 떨떠름한 표정.
그야 그렇다.
놀기 좋아하는 도깨비들이잖아.
뭘 만들어서 파는, 그래서 얻은 재화로 필요한 뭔가를 산다는 경제 개념이 아예 없다.
도깨비 방망이 하나면 만사 OK니까.
단순히 부지 임대와 자원 채굴로만 둘을 엮는 건 아쉽다.
도깨비들은 더 끈끈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그래야 나를 위해서도 좋아.
뭘 만들 때 도깨비들 찾아가서 한두 점 얻는 것보다, 대량 생산으로 대량 획득하는 방법이 열리기 때문이다.
똑, 또독.
그래서 군주관을 조작해 스마트폰 메시지를 보냈다.
바로 최선수에게.
이럴 때 써먹는 게 최선수지.
아주 전가의 보도이자 만능 심부름꾼이 따로 없어.
“먼저 도깨비 나라를 확인해 보시죠. 시장성 조사는 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요?”
“제 생각에는 그게 좋아 보입니다. 하루만 지나도 다른 곳에서 사람이 올걸요.”
성희영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안 그래도 사람들이 기웃대는 중이다.
금오 그룹 직원들이 둘러싸기는 했으나 터지는 카메라를 볼 때 벌써 SNS에 소문이 쫘악 돌았겠지.
“좋아요. 바로 가죠.”
역시 성희영 하면 실행력이지.
혼자 나 찾아와서 의뢰 넣던 행동력 어디 안 간다.
바로 걸어 올라간다.
무형의 계단이 있는 듯, 경사로가 있는 듯, 저 위 도깨비 나라를 향해 걷는다 생각하자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김 실장과 경호팀이 허둥지둥 따라붙었다.
“검성님. 너무 서두르시는 거 아닙니까?”
“이번 일을 잘하면 금오 그룹이 재계 1위를 차지할 기회입니다. 성 회장님도 그걸 느끼신 거고요.”
“아무리 그래도 1위는…….”
“성 회장님이 8레벨 찍으면 해결되는 문제 아닙니까. 요새 신화 그룹과 금오 그룹이 비등비등하다고 들었습니다만.”
“크흠.”
김 실장이 헛기침을 했다.
“꼭 회장님이 8레벨을 찍으실 필요는 없지요.”
“그럼요?”
“그야 뭐, 배우자를 8레벨 초인으로 맞으신다거나…….”
나는 그저 웃음만 흘렸다.
이젠 아주 그룹 차원에서 밀어붙이게?
꿈 깨.
성희영이 매력적인 건 인정하지만 날 출세 도구로 보는 사람은 도저히 여자로 안 보여서 말이지.
금세 도깨비 나라에 도착.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던 양 구름, 털 땅, 바람 요정, 수묵화 산맥이 우릴 맞이하고 있었다.
성희영도 김 실장도 경호팀도 눈을 휘둥그레 뜨고 주위를 돌아보고 있었다.
“와아아. 이게 다 뭐예요?”
“이게…… 도깨비 나라?”
“동화 속 세계 같습니다.”
“여기서 살면 좋겠네요.”
“킁킁! 여긴 환경 오염이 아예 없는데요? 공기가 아주 맑습니다!”
“그러네!”
“해남 땅끝마을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마라도도!”
“여기 병원 지으면 환자들 엄청 몰리겠습니다.”
“서울신화병원도 잡겠습니다!”
휴양지로 써도 좋고 놀이공원을 지어도 좋다.
공장을 대단위로 만들어도 입지 최상.
강남 한복판이니 교통은 말할 것 없고, 땅값은 아예 없다시피 하니까.
아차원 다리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지만, 그건 성희영이 알아서 할 문제.
“입지 자체는 마음에 드네요.”
“그렇죠? 이 세계를 전부 임차해 드리는 건 과합니다. 하지만 서울시 정도 크기는 가능하겠지요.”
“서울시…….”
“너무 욕심내진 마세요. 그만한 부지를 소화하는 데도 시간과 자원이 엄청나게 들 겁니다. 대신 위치는 여기서 가까운 곳에 드릴 수 있을 겁니다. 마을과 바로 붙은 곳으로요. 당고마. 그렇지?”
“응? 어, 응. 마을 밖이면 아무 데나 상관없지.”
우리가 걸어 들어온 곳.
바로 도깨비 나라 도깨비 마을이었다.
당연히 여길 내줄 수는 없다.
하지만 도깨비 마을이 커 봤자 얼마나 크겠어.
겨우 2백 명 사는 마을.
집도 몇 채 없이, 집 하나에 도깨비 수십 명이 낑겨서 사는데.
성희영이 빙그레 웃었다.
“좋아요. 그 정도면 합리적인 보상이라고 봐야겠네요. 자원 채굴은 얼마나 할 수 있는 거죠?”
“금오 그룹에 임대된 땅과 하늘에선 마음껏 퍼 가세요.”
“그래도 되나요?”
“어차피 재생됩니다. 단, 임대 부지 밖에선 안 됩니다. 너무 심하게 퍼 가면 복원력에 문제가 생겨요.”
“알아들었어요.”
도깨비 나라의 대표적인 네 가지 자원.
양 구름, 털 땅, 바람 요정, 먹산.
각기 특수 속성 마력을 간직한 희귀 재료다.
이게 다가 아니지.
낮이 오면 태양이 뜨고 태양은 강력한 신성 속성 마력을 뿌려 댄다.
그것만 모아서 태양광 마력 발전을 해도 고레벨 마력핵을 만들 수 있을걸?
이 세상 마도과학이 마력핵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소모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금오 그룹이 얻을 이득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검성님! 저 왔습니다.”
“아, 최 이사. 오늘도 고생이야.”
“아닙니다. 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요. 성 회장님도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랜만이에요. 검성님께서 부르셨나 보죠?”
“예. 흐흐, 검성님께서 부르자마자 뛰어왔습니다.”
“그러게. 세 시간은 걸릴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공간 이동 초인을 비서로 고용해서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지요.”
공간 이동 초인?
연봉 장난 아니게 비쌀 텐데 힘 좀 썼네.
그 대가로 내가 주문한 특제 메밀묵 세트가 공간 확장 가방에 실려 수백 세트가 실려 왔다.
“킁킁. 이게 뭐야?”
“선물입니다. 맛 좀 보세요.”
“메밀묵이네?”
“메밀묵이여?”
도깨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술도 좋아하고 떡도 좋아하고 고기도 좋아하지만 온리 원픽을 뽑자면 단연 메밀묵이다.
내가 최선수에게 주문한 것은 국내 최고 메밀묵 장인 10명의 대표 메밀묵 1개씩 넣은 10개들이 세트였다.
최선수는 그걸 불과 30분 만에 달리고 달려서 가져왔고.
이게 초능력이지 뭐가 초능력이겠어.
도깨비들이 킁킁대며 냄새를 맡았다.
얘들도 메밀묵은 만든다.
정확히 말하면 도깨비 방망이로 뿅 하고 만들어 낸다.
국내에서 가장 맛있는 메밀묵으로.
그런데 알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한 가지 음식만 먹으면 물리는 거.
간장 치킨 좋아한다고 365일 간장 치킨만 먹을 거야?
후라이드를 아무리 좋아해도 매일 먹으면 질려.
피자도 먹어 주고 족발 보쌈도 맛보고 하다못해 가끔은 간장도 먹고 양념도 먹고 해야지.
메밀묵은 더할 거고.
“어디…….”
“맛이나 볼까?”
“김 서방이 우리 생각해서 사 왔는데 맛나게 먹어야지!”
메밀묵을 허겁지겁 집어삼키는 도깨비들.
입이 악어처럼 좍좍 벌어진다.
이걸 보면 평소에는 인간 같아도 인간이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니까.
메밀묵을 퍼먹던 도깨비들이 메밀묵을 든 채 손을 부르르 떨었다.
“마, 맛있어!”
“세상에 이런 메밀묵이?”
“이거 먹어 봐! 밤 맛이야!”
“메밀묵에서 밤 맛이 난다고?”
“딸기 향도 나!”
“이건, 이건 또 무슨 맛이지? 완전 느끼하고 단데 맛있어!”
대세는 퓨전이다.
정통 메밀묵만 가져오면 좀 아쉽다고 생각했는지 최선수는 다양한 맛 메밀묵을 섞었다.
밤, 딸기, 블루베리, 크림치즈 등등.
색다른 맛의 향연이 도깨비들을 사로잡았다.
금세 자기 몫을 먹어 치우곤 벌건 눈으로 날 노려본다.
“김 서방아! 한 개만 더 줘!”
“한 개만 더! 한 개만 더! 한 개만 더!”
“도깨비는 배가 고프다!”
“더! 더! 더 달라!”
나는 최선수를 한 번 보았다.
최선수가 자신만만해서는 머리를 끄덕인다.
잠시 후, 초인들이 줄지어 마법 가방을 들고 올라왔다.
마법 가방에서 음식과 술이 끝도 없이 쏟아진다.
한방 족발, 한방 보쌈, 냉채 족발, 냉채 보쌈, 매운 족발, 매운 보쌈, 막걸리, 밤 막걸리, 복분자 막걸리, 복숭아 막걸리, 바나나 막걸리…….
“크아아!”
“캬아!”
“이게 진짜 막걸리네!”
“진짜 막걸리는 우리가 먹던 막걸리지!”
“그래서 넌 밤 막걸리 안 먹을 거야? 그럼 나 줘!”
“싫은데? 내가 다 처먹을 건데?”
도깨비 방망이의 치명적인 단점.
맛으로 따지면 우리나라 최고의 물건을 복사하긴 한다.
단, 딱 그거 한 종류만.
이런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만들지는 못했다.
“너흰 이런 거 못 만들지?”
“만들 수 있어!”
“흥! 할 수 있거든?”
“에잇! 메밀묵 나와라, 뚝딱!”
펑!
나오느니 평범한 메밀묵뿐.
물론 그 메밀묵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거긴 하지만.
방망이를 휘두른 도깨비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그렇게 하면 되겠어?”
기세 좋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당고마.
“딸기 메밀묵 나와라, 뚝딱!”
펑!
메밀묵이 튀어나왔다.
단, 딸기와 함께.
도깨비방망이가 딸기와 메밀묵을 별개의 물체로 인식한 것.
“어어?”
당고마의 눈동자에도 지진이 일어났다.
“이게 아닌데?”
성희영이 그걸 빤히 보고 있다.
이 정도 보여 줬으면 됐겠지.
“무역은 서로에게 없는 걸 교환하는 겁니다.”
그렇게 밑밥을 깔고 들어간다.
“인간에게는 도깨비분들이 좋아할 다양한 음식과 술, 옷이 있습니다. 여자 도깨비분들은 예쁜 가방과 장신구도 좋아하실걸요? 남자 도깨비분들은 인간 사회의 게임과 오락거리가 마음에 드실 거고요. 여기 계신 성 회장님이, 금오 그룹이 도깨비분들께 그런 걸 공급하시는 겁니다. 대신 도깨비분들은 인간들이 만들기 어려워하는 여러 희귀 재료를 만들어 주시고요.”
도깨비들의 사기성.
마력핵 나와라 뚝딱 천상금 나와라 뚝딱 정령알 나와라 뚝딱 하면 그만이다.
대상이 명확하면 뭐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금오 그룹에서 집만 지어 줘도 뻑 갈걸?
게임에서도 자기네 집 놔두고 무너진 아파트 단지에서 살면서 뜨신 물로 목욕하는 걸 낙으로 삼았던 도깨비들이니까.
“전 좋아요. 현물 교환이라는 거죠? 뭐든 말만 하세요. 지구에 존재하는 거라면 뭐든지 구해 드릴 테니.”
“어…….”
당고마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도움을 청하듯 날 쳐다본다.
나는 당고마를, 도깨비들을 보며 힘껏 머리를 끄덕여 주었다.
이건 성희영에게만 이득이 되는 게 아니다.
이 계약으로 인해 성희영은, 금오 그룹은 한 가지 의무를 짊어지게 된다.
도깨비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도깨비들.
반드시 보호자가 필요했다.
나도 한 팔 보태겠지만 나 혼자만으로는 부족하지.
최소한 4대 세력 중 하나의 보호가 필수적.
기왕이면 군단이나 재벌 쪽으로.
“좋아요. 계약서 작성할까요?”
“좋아! 이번엔 무효 아니다! 또 속진 않을 거야! 흥!”
“대한민국 법률은 도깨비를 법인격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변호사 공증은 무의미하고, 대신 제가 보증하도록 하지요. 계약을 위반하는 분은 절 적으로 돌릴 각오를 하세요.”
“우리 김 서방이라면 믿을 수 있지!”
“검성님이 무서워서라도 계약 지켜야겠네요.”
계약은 훈훈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금오 그룹도 박하게 굴진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어떻게든 후려쳐서 도깨비들을 착취해야 정상이겠지만.
중간에 내가 있으니까.
성희영을 그룹 회장 자리에 올리다시피 했고, 어떻게든 더 친해지고 싶으며, 서서히 형태를 드러내는 거대 초인 카르텔의 중심인 내가.
“고마워. 김 서방.”
계약 서명식이 끝나고 도깨비들이 몰려왔다.
“우리가 다시 세상에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는데 말이야…….”
“최소한 백 년은 걸릴 줄 알았지!”
“그니까!”
“만파식적이 북극에 가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우리 전설의 김 서방 아니었으면 진짜 백 년, 아니 이백 년도 더 걸렸을걸!”
“맞아 맞아.”
“그래서 말인데…….”
한참 떠들던 도깨비들이 비로소 본론으로 넘어간다.
내게로 모이는 시선.
소 눈망울처럼 반질거리는 눈동자.
“뭐 갖고 싶은 거 있어?”
“땅이라도 줄까?”
“김 서방한테라면 우리 땅 절반도 떼어 줄 수 있어!”
허억, 하고 헛바람 들이켜는 소리가 들린다.
도깨비 나라 땅 절반?
그거 괜찮지.
자원만 적당히 퍼내도 돈방석에 앉는 건 시간문제다.
하지만 돈은 아무래도 좋아.
지금도 많다고.
“사실 갖고 싶은 게 있습니다.”
“뭔데? 말해 봐!”
“도깨비 세트 10개는 어때?”
“100세트도 줄 수 있어!”
“모자라면 내 거도 벗어 줄게!”
다 필요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화수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