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59)
특성 쌓는 김전사-259화(259/300)
특성 쌓는 김전사 259화
그림자 신전 –1-
경기도 광주.
나는 멀리서 장인촌을 내려다보았다.
레드 쿠거는 상당히 떨어진 야산에 숨겨 놓았다.
대놓고 진입하다가는 반드시 옛 아버지 교단에 걸릴 테니까.
빨간 비행차.
아무리 용기사 특성으로 은신을 써도 눈에 띈다고.
‘크기가 얼마나 됐더라?’
그림자 신전은 원래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를 가져와도 상대가 안 된다.
월드컵 경기장보다 더 클걸?
‘중심은 조철 공방이었지.’
죽음 장인 조철.
이 세상에서는 옛 아버지 신도 정도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더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인물.
옛 아버지 교단의 핵심 간부면서, 에피소드 3에서는 여덟 중간 보스 중 하나로 나온다.
여기서는 장인촌을 만들고 유지하고 있었지.
지하 그림자 신전을 건설하는 것에도 큰 역할을 했겠고.
‘길이가 가로세로 400미터였지.’
위에서 보면 정사각형 모양.
장인촌과 비슷한 크기.
즉, 장인촌 외곽에서 수직으로 파고 들어가면 된다.
그랬다간 바로 경고가 울리겠지만, 나한텐 좋은 방법이 있지.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해가 완전히 졌지만 장인촌은 여전히 불야성이다.
땅! 땅! 땅!
수작업으로 내리치는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불을 지핀 마법 용광로와, 온갖 마법적인 조명이 새어 나와 장인촌은 물론 장인촌 주변도 하얗게 밝혀 놓고 있다.
예전에는 무심히 보고 지나쳤지만 오늘 보니 더 수상쩍다.
‘잘못하면 걸리겠다.’
은신을 쓰고 들어가도 마찬가지.
귀안과 육감으로 보니 보인다.
대충 새어 나온 듯한 마법 조명에 [탐지]와 [진실] 마법이 깃든 것이.
게임 배경으로만 생각하고 무심히 넘어간 게 잘못이네.
상관없어.
저 정도론 날 못 막아.
나는 신중하게 특성 세트를 골랐다.
[귀안][육감][은신] [초능력][영체화][마력혼]영체화가 핵심.
최대한 장인촌 가까이 접근한 다음 가볍게 숨을 들이켰다.
“후웁.”
그리고 영체화 발동.
한 마리 유령처럼 변하여 바닥으로 스며들었다.
어둠이, 아니 흙과 콘크리트가 시야를 가리지만 아무래도 좋다.
귀안을 통해, 귀안에 포함된 투시를 활용해서 보면 그만이니까.
그대로 잠수.
아니, 잠토(潛土)라고 해야 할까?
수십 미터를 단숨에 관통했다.
그러자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어떤 힘이 나를 밀어낸다.
‘여기네.’
대부분의 신전은 영체화 침입에 대비가 되어 있다.
그러지 않으면 온갖 유령에 망령에 초인에 다 들락날락할 테니.
강제로 부수면 바로 경보가 터지는 결계.
나는 영체 상태 손을 가만히 결계에 가져갔다.
치지직!
찌릿한 번개가 나를 지졌다.
무시하고 특성을 딱 하나만 바꿨다.
[역천]단숨에 결계가 사그라든다.
어차피 조금 있으면 재생될 결계.
슬며시 몸을 앞으로 밀었다.
울렁이는 감각이 한 차례 나를 훑고, 검게 물들었던 시야가 회복되었다.
보인 곳은 어느 어두컴컴한 창고 안.
옛 아버지 교단 사제복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성공이다.’
영체화를 중지하고 주위를 살폈다.
육감과 예언자의 고리에 정신을 집중.
특별한 반응은 없는 것으로 봐서 걸리진 않은 것 같다.
‘이런.’
하지만 나는 다시 영체화를 써서 벽 안으로 몸을 숨겼다.
결계 안쪽.
재생되더라도 날 추방하지는 않는 지점으로.
이유는 간단했다.
저벅저벅.
문 너머.
복도 저편에서 견습 사제 둘이 걸어왔기 때문이다.
“으, 끝이 없네!”
“힘들다…….”
“어휴. 사람이 너무 많아.”
“왜 다 우리 신전에 온 거야?”
“그러게. 다른 신전도 많은데.”
“빨리 일주일이 지났으면 좋겠다.”
“그니까.”
끼이익.
문이 열리고 견습 사제들이 들어왔다.
중학생이나 될 법한 소년들.
그러나 신성력은 있다.
1레벨.
기초적인 [치유의 손]이나 [축복] 정도만 장착하고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다.
‘죽일까?’
아니면 심문이라도 해?
갈등하며 보는 사이, 견습 사제들이 가져온 바구니에 사제복을 차곡차곡 개어 넣었다.
“일주일 뒤에는 끝나는 거 맞겠지?”
“이준 사제님께서 직접 말씀하셨잖아. 일주일만 고생하자. 그럼 우리도 사제가 돼.”
“진짤까? 사제 서품은 3레벨이 되어야 받을 수 있잖아.”
“설마 거짓말을 하셨겠어?”
“그야 모르지.”
“에이. 이준 사제님은 손이 매워서 그렇지 거짓말은 안 하셔. 너도 들었잖아.”
짐짓 목소리를 낮추는 소년 사제.
“봉헌 계획 말이야.”
“진짜 그대로만 되면 좋겠다. 이 지옥이 신국이 되는 거잖아.”
“그럼 그럼! 옛 아버지께서 강림하셔서 세상을 신국으로 인도하실 거야!”
옛 아버지 강림!
봉헌 계획!
나는 슬그머니 손을 거뒀다.
영체화에 마력을 집중하며 더욱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뭘 봉헌하시는 걸까? 설마, 우린 아니겠지?”
“바보냐? 우리 봉헌한다고 옛 아버지께서 강림하실 것 같아? 신전에 있는 사람들을 다 봉헌해도 머리카락 몇 오라기 강림하는 게 전부일걸.”
“하긴…… 성녀님이 자길 봉헌하시지는 않을 거 아냐.”
“이미 봉헌해서 못 봉헌하신대.”
“엥? 그래? 이미 봉헌하셨다고?”
“어. 다른 대주교님들도 그렇대. 나도 정확히는 몰라.”
“세상에…… 성녀님의 영혼에 광영이 있기를.”
성호를 그으며 기도하는 둘.
아니, 그래서 뭘 봉헌하는 건데?
어느 도시를 봉헌하는 거냐고.
뛰쳐나가 심문하고 싶은 것을 참았다.
귀안과 육감으로 볼 때 둘이 모르는 것이 확실해서.
“그래서 성녀님이 신전에 안 계신 거구나.”
뭐라고?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말.
나도 모르게 귀를 벽면에 더욱 가깝게 대게 된다.
“어. 밖에서 봉헌 계획 진행 중이시지. 뭐 신성체 어쩌고 하시던데?”
신성체?
봉헌 도시가 아니라?
“신성체? 그게 뭔데?”
“그거 알면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겠냐. 이미 사제, 아니 주교 서품 정도는 받아서 성녀님을 모시고 있겠지.”
“하긴.”
“그래도 하나는 알지.”
소년 사제가 몸을 굽혔다.
세상 다시 없을 비밀이라는 것처럼, 지극히 은밀한 태도로 친구 사제에게 속삭인다.
“이번 계획은 밤의 여왕님이 핵심이야.”
“아! 작년에 새로 들어오신 분?”
“어. 성녀님께서 운명선이 어쩌고 하시던데 뭔 소린지 모르겠더라. 하여간 그분이랑 성녀님이 같이 뭘 하고 계신대.”
“너 진짜 많이 안다.”
“흐흐! 내가 한 마당발 하잖냐.”
일을 다 끝냈나 보다.
견습 사제들이 바구니를 들고 사라졌다.
나는 여전히 벽 속에 숨어 견습 사제들이 남긴 말을 분석했다.
‘밤의 여왕이 누구지?’
게임에서는 없던 이름.
검의 여왕, 기계 여왕, 겨울 여왕은 들어 봤지만 밤의 여왕은 처음 들어 본다.
상당한 거물이라는 느낌이 오는데…….
육감, 마법뇌, 사색, 성찰, 명상을 다 써도 모르겠다.
정보가 너무 부족해.
‘잡아서 심문할 걸 그랬나?’
외모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지금 시점 고레벨 초인 중에는 내가 모르는 캐릭터가 없으니까.
거기까지 생각하다가 머리를 흔들었다.
괜히 무리하지 말자.
그러다가 경보라도 울리면 골치 아파.
지금은 잠입한 목적부터 해결해야 한다.
견습 사제들이 충분히 멀어진 것을 확인하고 움직였다.
보안장치가 곳곳에 보인다.
CCTV, 마법 탐지기, 신성의 눈, 지문 인식 장치, 마력 파장 확인 장치, 암호 입력기 등등.
하지만 이미 결계 안인 이상 피해 가기 어렵지 않았다.
순식간에 중심부에 도달.
‘추억 돋네.’
그림자 대신전은 게임에서도 등장한다.
죽음 장인 조철의 본거지이자 던전으로.
내가 가는 곳은 최심부, 죽음 작업장 바로 옆에 딸린 성소였다.
그림자 대신전 주재 대주교가 집무실 겸 기도실로 쓴 곳.
종로 대신전을 보조함과 동시에 온갖 비밀스러운 일을 처리한 장소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곳이야말로 옛 아버지 교단의 모든 비밀이 모여 있겠지.
봉헌 계획서를 포함해서.
‘결계다.’
더는 벽을 통과할 수 없다.
역천의 재사용 대기시간 때문.
무려 삼중 결계가 벽을 감싸고 휘몰아치는 것이 보였다.
그럼 강행 돌파해야겠지.
출입구를 주시했다.
5레벨 기사단장급 성기사 둘이 중무장한 채 내부 신전으로 통하는 문을 지키고 서 있었다.
“후으읍.”
벽 속에서 길게 심호흡 한 번.
특성을 바꾼다.
[칼라라트리][검의 주인][섬전] [일기당천][마력혼][대공습]망설일 필요가 없다.
경보가 울리는 것을 무시하고 돌진!
벽에서 뛰쳐나가 벼락이 된다.
칼라라트리를 전력으로 발동해서 성기사를 휩쓴다.
“어?”
“음?”
두 성기사의 대응은 그게 전부였다.
특성도 충실하고 마법 무구도 SR급 이상으로 도배한 둘.
밖에 나가면 국회의원급 대우를 받을 고레벨 초인.
그러나 내 공격 앞에선 장사가 없었다.
벼락검이 허공을 강타하자 눈 한 번 크게 뜨는 것을 마지막으로 지져지고 만다.
“으아악!”
“크억!”
짧게 비명을 지른 게 전부.
새까만 숯으로 변하고, 마법 무구는 모조리 부서졌다.
자연히 경보가 울렸다.
왜애애애앵!
[경고! 경고! 침입자 발견! 침입자 발견!]마법 정령이 사방에서 비명을 지른다.
그래서 뭐 어쩔 건데.
하늘에서 떨어진 듯한 벼락이 성기사들을 이어 문에 작렬하고 있었다.
무려 8레벨이다.
7레벨도 아니고 8레벨.
굳이 외부 마력을 동원하지도 않았건만, 바다만큼 넓은 내 마력이 웅혼하게 문을 후려갈겼다.
단숨에 문이 조각난다.
꽈아앙!
종잇장처럼 구겨져 날아가는 문.
여태 조심스럽게 행동한 것이 무색했다.
영체화로는 해결하기 힘들었던 삼중 결계가 허무하게 깨졌다.
그 안으로 몸을 던졌다.
미리 장착하고 있던 대공습을 활용해서.
복잡한 내부다.
콰앙! 콰앙! 콰앙!
경보가 울리며 격벽이 미친 듯이 떨어지고 있다.
의미 없다.
난 이미 안으로 파고든 다음이니까.
마법 정령이 신전을 통제한다?
전기 신호가 이미 성소 끝까지 도착했다?
그래서 뭐?
대공습과 불사조 신발, 섬전을 활용하는 나는 번개보다 빠르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한 줄기 벼락이 되어 내부 신전을 횡단한 끝에 이미, 저 안쪽 대주교 성소에 도달한 다음이었다.
“감히!”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던 늙은이가 볼을 떨며 일어섰다.
수염이 치렁치렁한, 누가 봐도 나 성직자요 하는 외모.
“여기가 어디라고!”
대주교가 황금 지팡이를 들어 올린다.
상당한 신성력이 휘몰아친다.
7레벨.
하필 상대가 내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유효했겠지.
호위하던 성기사들이 몸을 멈칫했다.
“헉? 구원자?”
“어째서 여기에?”
“으음? 정현 경, 주현 경, 그게 무슨 소리요?”
나는 용의 군주관 마법광을 발동시킨 상태다.
즉, 얼핏 보면 마법광 때문에 달걀귀신처럼 보인다.
그래도 알 사람은 다 안다.
내 특이한 행색 때문에.
대주교는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지만.
“죽어!”
필요 없다.
또다시 칼라라트리를 발동한다.
심문할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무시.
광신도를 심문한다고 시간 버리느니 귀안과 육감으로 계획서를 찾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번개가 강림한다.
넓지 않은 성소 가득 벼락이 피어오른다.
대주교가 다급하게 외쳤다.
“마, 막아!”
쨍그랑!
반지, 목걸이, 수호 부적 깨지는 소리.
겹겹이 신성 방어막이 전개된다.
성기사 둘이 뛰쳐나와 방패를 든다.
제법이야.
옛 아버지 교단 대주교다워.
하지만 이건 몰랐지?
[역천][역천]세계로 역천을 복사한다.
가장 강력한 방어막 두 개를 무효화한다.
이어 특성 전환.
[마르스 검투법][네피림의 검][검의 주인] [일기당천][성관 기사][마력혼]3대 검법 중 둘을 한꺼번에 사용한다.
7레벨까지는 힘들었던 운용 방법.
8레벨이 되어 마력량이 늘어남은 물론, 외부 마력까지 사용하게 되어 가능한 선택이었다.
흑백 검강이 뱀처럼 꿈틀거린다.
마르스 검투법이 길을 인도하고 있다.
물 흐르듯 움직인 흑백광이 가볍게 방패를 꺾고 갑옷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다.
“어억?”
“으헉!”
6레벨 상급 기사단장?
내 앞에선 애송이일 뿐.
가볍게 목을 치고 검을 내리찍었다.
[네피림의 검][칼라라트리][검의 주인] [섬전][성관 기사][마력혼]흑백 검강이 아니라 흑백 뇌광이 터졌다.
세상을 검고 하얗게 물들이는 벼락.
지그재그도 아니고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대주교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운명을 직감한 것.
가장 강력한 방어막 둘이 취소당한 지금 상태로는, 미처 방어막을 복구하지 못한 현재로서는 절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옛 아버지시어!”
마지막 단말마.
포탄에 얻어맞은 것처럼 터져 나간다.
살짝 물러나서 피를 뒤집어쓰는 걸 피했다.
거칠어진 호흡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본다.
‘마력 소모가 크긴 하네.’
8레벨이 된 지금도 부담스러울 지경.
대신 7레벨 대주교를 1초컷 했으니 마력을 투자한 보람이 있다.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 점도.
원래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없는 세계 특성.
그런데 역천을 복제해서 써서인지 일시적으로 잠겨 있었다.
‘시간이 없어.’
내부 신전은 이미 봉쇄되었다.
주둔해 있던 모든 전력이 모여들고 있을 것이다.
시간을 끌면 나도 위험할 수 있다.
아무리 8레벨이라고 해도 7레벨 수십 명이 레이드하면 버틸 수 없으니까.
[귀안][육감][마법뇌] [통찰][민감][총명]성소를 주르륵 살폈다.
한쪽에 가득하니 꽂혀 있는 서류철, 마법칩, 마법 정령 케이스가 눈에 들어온다.
그중 느낌 오는 것을 몇 개 집었다.
안에 계획서가 있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내 특성들이, 금오안이, 또 예언자의 고리가 맹렬하게 그것들을 지목하고 있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것들만큼은 챙겨 가야 한다고.
‘오케이.’
이만하면 됐다.
그런 느낌이 오자 바로 몸을 돌렸다.
앞을 가로막은 격벽을 들이받았다.
꽈앙!
전력을 다한 몸통 박치기.
두께 수십 센티미터 철벽도 의미 없었다.
내 앞에서는.
8레벨 초인 앞에서는.
구겨진 쇠 쪼가리가 되어 날아가 버렸다.
가뿐히 격벽 수십 개 돌파.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격벽을 부수면 부술수록, 돌파하면 할수록 강렬한 존재감이 가까워진다.
격벽 너머에.
내부 신전과 외부 신전을 잇는 큰 공동에.
게임에서는 무한 웨이브를 이겨 내야 했던 장소에.
쾅!
드디어 내부 신전을 벗어났다.
탁 트이는 시야.
번쩍!
내게 집중되는 마법 조명.
저절로 눈을 찡그리게 된다.
“우리 구면이지?”
그런 내게 다가오는 한 사람.
“어, 오랜만이다.”
부양 휠체어를 타고 있다.
예전에 봤던 가볍고 날렵한 디자인이 아니다.
육중하고 거무튀튀한, 무장이 주렁주렁 달린 전투용 휠체어.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함께 서 있는 초인들이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흑금 전신 갑옷으로 무장한 철탑 거한.
흑십자 보석검을 쥔, 스산한 분위기의 여인.
초대구경 산탄총을 지팡이처럼 짚은 외눈 할매.
에피소드 3의 중간 보스 중 일부.
누군가는 당황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겁에 질렸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놀라는 대신 입꼬리만 살짝 비틀었다.
‘오늘.’
철컥.
묵호검을 뽑았다.
칠흑 검신이 묵직한 의지를 품고 솟구쳤다.
‘절반을 꺾는다.’
성녀의 여덟 날개.
여덟 중간 보스.
그중 칠흑 학살자 서우진은 이미 탈락했다.
네 명이 추가로 탈락하면 성녀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입가에 어린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