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90)
특성 쌓는 김전사-290화(290/300)
특성 쌓는 김전사 290화
사원체 영약 –1-
노르드 전사들이 크게 손을 흔들었다.
“잘 가! 형제!”
“코리아에서 보자고!”
“발할라를 위해!”
“우리 형제를 위해!”
그렇게 되었다.
여기 있는 전사들 말고도 시구르드 일족 전체가 참전하기로 한 것.
다들 레벨이 낮아서 말렸지만 모두 껄껄 웃을 뿐이었다.
[형제를 위해 죽는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복이지!] [발할라에 가고도 남아서 대전사로 인정받을 일이야!]라고 하면서.
시그문드와 효르디스가 양옆에서 나를 껴안았다.
“토르 교단 성기사들도 따라가기로 했어. 조만간 보자고.”
“더 강해지러 간다면서? 역시 형제는 대단해. 날 살려 낼 때부터 알아봤지.”
“형제에게 진 목숨 빚, 목숨으로 갚겠다.”
스톡홀름 대궁정이 직접 나서는 건 아니다.
토르는 여전히 무기력한 중립 위치에 서 있으니까.
참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 자격 성기사들.
그래도 수가 수백 이상 되는 모양이었다.
나는 둘의 어깨를 토닥여 주고 대탈출 마법칩을 꺼냈다.
사냥꾼 협회장이 둘과 나란히 서서 정중히 허리를 굽혔다.
“사냥꾼 협회도 협회 차원에서 참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얻을 것도 없는 법이죠.”
협회장의 눈이 영활하게 빛나고 있었다.
계산기를 두드린 끝에 이득이라는 판단이 선 모양.
하기야 참전하는 세력들 목록을 봐.
4대 세력은 물론이고 마교, 불가해의 성, 용 네 마리, 시구르드 일족, 도깨비 나라도 있다.
숟가락 얹어서 옛 아버지의 살점 하나, 피 한 방울이라도 얻어 내면 초대박이지.
[검천님. 마교와 이종족들, 용들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도깨비들도 후방 보급은 하겠다고 했고요.]최선수가 보낸 메시지.
[그리고 말씀하신 마법 무구도 준비해 놨습니다. 언제든 사용하시면 됩니다.] [역시 최 이사야.]끝이 다가오는 중이다.
나는 그것을 느끼며 잠깐의 작별을 고했다.
“그럼 대한민국에서 뵙겠습니다.”
대탈출 발동.
마법칩이 부서지면서 빛이 날 감싼다.
다음 순간, 나는 노르웨이 미로숲 바깥이 아닌 내 대저택에 와 있었다.
“후아…….”
피로감이 몰려온다.
진짜 피로가 쌓인 것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조금 지쳤을 뿐.
이 악물고 달린 까닭에 내 정신이 휴식을 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쉬는 건 죽어서 쉬면 돼.
최소한 옛 아버지는 죽여 놓고 쉬어야 한다.
마법 욕조에 몸을 던지는 대신 휴거 한 번 써서 피로를 날려 보냈다.
[주인님. 응접실에 손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생각보다 빨리 왔네?
응접실로 가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몸을 일으켰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검천님.”
20대 쾌활한 인상의 청년.
신원 시장에서 영업하는 김춘복 고물상이었다.
그 정체는 부천 콜로세움의 중개인이었고.
한때 이 인간 통해서 다이아를 꽤 많이 수급했었지.
요즘엔 필요 없어서 연락 안 하고 지냈지만.
“오랜만입니다.”
나도 묵례로 답해 주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정장을 차려입은 거한, 강철 보호복을 착용한 여자, 까만 지팡이를 짚은 소년, 흰 모자를 품에 안은 말라깽이도 내게 정중히 인사했다.
“그간 격조했습니다. 검천님. 한때나마 검천님을 응대했던 것을 삼생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검천님을 뵈어 영광입니다.”
다 아는 얼굴들이네.
거한은 파괴왕.
여자는 탄룡왕.
소년은 흑주왕.
말라깽이는 백광왕이었다.
나는 설마 해서 파괴왕에게 물었다.
“예전에 말씀하셨던 친구분들이신가 보죠? 그런데 혹시, 저번에 그분들은…….”
“어? 아! 모두 정정하십니다. 은퇴하셔서 유유자적 살고 계시지요. 검천님을 뵙고 싶어 하시긴 하셨지만 제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시겠다고 양보하셨습니다.”
“아하. 다행입니다. 이건 선물입니다. 하나씩 드리세요.”
엘릭서 세 병을 꺼내 건넸다.
파괴왕이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엘릭서를 받았다.
“이, 이 귀한 것을…….”
얼마나 놀랐는지 손이 미세하게 떨고 있다.
그럴 만하지.
엘릭서면.
지금 나한테 엘릭서는 화수분에 엘릭서를 넣었다 빼는, 2초짜리 노동의 대가에 불과하지만.
나는 파괴왕을 눈여겨보며 말했다.
“많이 강해지셨네요?”
“예? 하하하.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엄청난 사람을 하나 보았거든요.”
파괴왕이 쑥스럽다는 듯 말했다.
강인한 육체 아래, 마력 회로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거인의 힘][금강체][실전 격투] [격투 전문가][맹공]예전에는 격투술, 정권, 발길질이 있었지.
지금은 상위 특성인 격투 전문가로 통합되었다.
레벨도 5레벨 막바지.
넥타르를 마시거나 경험치 조금만 쌓아도 6레벨이 되겠다.
SR등급이니 재구성 영약도 필요 없고.
‘이 정도면 SSR급 아냐?’
파괴왕만 아니라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
게임에서 등장할 때보다 훨씬 강해진 상태다.
자기들 스승이 나를 포함한 김씨 파티한테 깨진 걸 보며 충격 먹은 모양.
어쩌면 1, 2년 뒤에는 여기 있는 모두가 6레벨에 도달할지도 모르지.
“앉으세요.”
소파에 적당히 앉았다.
마법 정령이 날아와 커피잔을 내려놓는다.
잠깐 말이 없다가 중개인, 김춘복 고물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참. 검천님. 콜로세움 명예의 전당에 검천님 이름이 올라간 것 아십니까?”
“명예의 전당이요?”
“예. 콜로세움 운영진 전원이 만장일치한 사항입니다. 원래 랭킹전 1위를 찍은 분만이 기재됩니다만, 검천님에 한해서 명예의 전당에 기재하기로 했습니다.”
나도 4레벨 랭킹 1위는 찍은 적 있다.
하지만 그게 다였지.
5레벨 이상 랭킹이나 종합 랭킹은 1위를 찍지 못했다.
무제한 랭킹전 역시 마찬가지였고.
여담이지만 나 빼고 김씨 파티 셋, 그러니까 김철권 김마법 김사제 파티는 3인 랭킹전 1위를 찍었다고 들었다.
“고맙습니다. 뭐, 손해 볼 건 없지요.”
나는 그저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아무리 대한민국 1등이라고 해도 일개 지역 콜로세움.
거기서 명예의 전당에 올려 주든 말든 나한테는 아무 영향이 없다.
콜로세움 쪽한테나 이득이 되지.
홍보 효과에, 나와 인연이 있다는 걸 과시하게 될 테니.
“그래서 말입니다만…….”
고물상이 내 눈치를 살폈다.
“콜로세움 운영진과 검투사들이 이번 전쟁에 참전하고 싶어 합니다.”
나는 마시던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초기에는 눈치 보고 간 보던 이들이다.
건수 생기자 참전하겠다는 걸 보면 우리가 유리해 보이긴 하는 모양.
“좋습니다.”
거부할 이유는 없지.
챙겨 줄 필요도 없고.
“대신 참전하는 이상 군법에 확실히 따르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군법과 철원 시국법에 따라 명령 불복종은 엄격하게 처벌하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많이 이끌어 주십시오!”
“영광입니다!”
고물상만 아니라 파괴왕 파티도 머리를 숙였다.
저들도 참전하는 모양.
위험하긴 해도 전리품 얻을 게 많으니 그럴 만하다.
나는 커피 한 모금 입술에 적시고 고물상을 주시했다.
“제가 굳이 사장님 통해서 파괴왕님과 접선한 이유, 알고 계시죠?”
이젠 내 볼일로 넘어가야지.
고물상이 꾸벅 인사하고는 자기 손목을 탁 쳤다.
사전에 전달한 목록이 주르륵 튀어나온다.
불사조의 깃털, 크라켄의 촉수…….
바로 사원체 영약 재료들.
고물상이 신중한 눈으로 재료 목록을 짚었다.
“검천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이 재료를 구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모두 천 년 이상 묵은 신수들 아닙니까? 옛날에는 신으로 모셔졌던 것들이기도 하고요.”
“그렇죠.”
“그런데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최근에 이 재료 모두 거래된 적이 있습니다. 주재료 말고 부재료와 나머지 재료는 제가 다 구할 수 있는 것들이고요.”
고물상이 눈을 빙글 돌려 파괴왕을 돌아본다.
파괴왕이 짐짓 눈을 내리깔았다.
“다 알고 오신 모양입니다. 하긴 그렇게 떠들썩했으니…… 맞습니다. 신수 재료 모두 제 수중에 있습니다. 나중에 저와 동료들이 성장 한계에 도달하면 재구성 영약을 만들려고 준비한 거지요.”
신수 재료를 이용한 재구성 영약이라.
아마 하나씩 먹을 생각이었나 본데, 이들에겐 그 정도로 충분했을 것이다.
“이번 참전 일도 있고 하니 검천님께 괜찮은 가격에 파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검천님께서도 섭섭하게 대하진 않으실 겁니다.”
“음…….”
당연한 말이지만 공짜로 받을 수는 없다.
9레벨 신수 재료라고.
돈으로 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콜로세움으로 흘러 들어간 것 자체가 신기할 지경.
“혹시 원하는 게 있습니까? 제가 드릴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맞춰 드리죠.”
내 레벨이 낮았으면 차라리 쉬웠겠다.
무쇠주먹과 기타 등등을 걸고 한판 승부 벌이면 끝이니까.
하지만 지금 나는 8레벨이잖아.
꼴랑 5레벨따리한테 승부 내기를 걸기엔 격이 안 맞다.
“음, 그게 말입니다…….”
파괴왕이 눈을 내리깐다.
시선이 향하는 곳은 내 두 손.
황금 양털에 꽂혀 있었다.
“검천님께서 원하시니 마땅히 드려야겠습니다만, 저도 워낙 힘들게 구한 거여서 말입니다…… 몇 가지 요청을 드리고 싶습니다.”
“말씀하세요.”
“첫 번째로, 스승님의 유품인 무쇠주먹을 돌려받고 싶습니다.”
사전에 얘기가 됐던 모양.
파괴왕의 동료들도 머리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나도 짐작했던 일.
사실 무쇠주먹은 9레벨 신수의 재료와는 비교하기 힘들다.
성능이 괜찮긴 해도 고작 SR 등급이라고.
나도 안 쓴 지 오래됐지.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 법이다.
옆에 내려놓은 골프백을 열고 뒤적거렸다.
어디 놔뒀더라?
십여 종류 마법칩을 지나, 수십 종류 비약과 음식 재료, 심지어 소고기 뭉치 안으로 손을 넣은 다음에야 묵직한 물건이 잡혔다.
무쇠주먹.
하도 관리 안 해서 광택 죽은 물건을 파괴왕에게 내밀었다.
파괴왕이 감회 어린 얼굴로 무쇠주먹을 받아들였다.
“드디어…….”
“축하해.”
“그 고생한 보람이 있네.”
“돌아가신 파멸왕님께서도 기뻐하실 거예요!”
즉석에서 무쇠주먹을 차는 파괴왕.
심지어 능력 [무쇠주먹]을 즉석에서 전개해 본다.
촤르륵!
내가 쓸 때 그랬던 것처럼 강철판이 펼쳐진다.
아울러 파괴왕을 감싸는 마력광.
대단히 강력하고 단단했었지.
저거 아니었으면 난 학살 여제한테 죽었을 거야.
잠시 감상에 잠긴 사이 파괴왕이 공손히 머리를 숙였다.
“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관리되어 있네요. 검천님께서 무쇠주먹을 쓰셨던 것을, 돌아가신 스승님께서도 감사히 여기실 겁니다.”
“별말씀을. 굉장히 좋은 아티팩트였습니다. 무쇠주먹 덕에 여러 강적을 쓰러뜨릴 수 있었지요. 파괴왕님께서도 선전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음, 그런데 송구스러운 말씀입니다만 무쇠주먹만으로 재료 4개를 다 드리기는 힘듭니다. 제 동료들도 지분이 있어서 말입니다.”
“동의합니다. 또 뭐가 필요하십니까?”
넥타르를 쥐어 줘야 하나?
하지만 필요한 넥타르 한두 병 정도는 파괴왕도 있을 것 같은데.
나처럼 몇 병씩 소모할 리가 없잖아.
파괴왕이 머뭇거리다가 정장을 벗었다.
그러자 안에 받쳐 입은 조끼가 드러난다.
검붉은 금속 조끼.
마법 문양과 마력 회로가 얽혀 특정한 형상을 그린다.
검과 피.
아케인 서울에서 상당히 유명한 방어구였다.
‘철혈갑이잖아!’
등급은 SR.
성능과 부가 능력치 모두 나쁘지 않다.
그러나 철혈갑이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어떤 조건을 만족하면 상급 특성을 얻는다는 거였지.
파괴왕이 날 보며 말했다.
“다이아 백 개와 교환한 아티팩트입니다. 조금 비쌌지만, 저희 동료가 무조건 사라고 해서 샀지요.”
까만 지팡이 짚은 소년이 어깨를 으쓱였다.
흑마왕의 제자 흑주왕.
마법사다 보니 철혈갑의 가치를 알아본 모양이었다.
“저 갑옷 안에는 어떤 강력한 초능력이 봉인되어 있어요. 거의 권능급 같은데…… 그걸 알아보려고 별짓을 다 해 봤는데 봉인이 안 풀렸지요.”
“마탑에 문의하면 되지 않습니까?”
“그게, 사정이 있어서요…….”
흑주왕이 어깨를 움츠렸다.
떳떳한 방법으로 획득한 게 아닌 모양.
콜로세움 파티가 그러면 그렇지.
나랑은 상관없는 일.
“그래서 원하는 게 뭡니까?”
“듣기로 전사든 마법사든 8레벨이 되면 초월적인 눈을 얻는다고 들었습니다. 갑옷 안에 어떤 초능력이 봉인되어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초능력을 개방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나쁜 조건은 아니다.
오히려 나한테도 좋지.
철혈갑 안에 봉인된 특성.
나도 쓸 수 있는 종류거든.
예전에 지고화 업적 달성하면서 얻은 [희생]과 함께 쓰면 대단히 강력해진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빈사 빌드라는 이름으로 불렸지.
“좋습니다. 도와드리죠. 조건은 그게 전붑니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어지는 요구는 소소했다.
동료들 모두 요즘 막히는 부분이 있는데 조언해 달라는 것.
하긴 이 사람들이 어디 가서 8레벨 초인에게 가르침을 받겠어.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이지요. 딜?”
“딜! 감사합니다. 철혈갑 초능력이 뭔지, 개방 조건이 뭔지만 알려 주시면 봉인은 제가 알아서 풀겠습니다.”
“굳이 그럴 필요 있습니까? 지금 바로 봉인을 풀어 드리겠습니다.”
“지금 바로요?”
“예. 거기에 서 보세요.”
나는 적당히 거리를 벌리고 섰다.
뭔가 직감한 듯, 파괴왕을 제외한 넷이 응접실 벽에 달라붙었다.
파괴왕이 꿀꺽 침을 삼킨다.
“그, 저기, 검천님? 혹시 그런 종륩니까? 파괴 조건 아티팩트?”
눈치가 빨라서 좋다.
“바로 그겁니다. 그 방어구, 철혈갑이 일격에 파괴되는 것이 초능력 개방 조건입니다.”
“화, 확실한 거지요?”
“그럼요. 절 믿으세요.”
“그, 그런데 말입니다. 갑옷이 파괴될 정도면 저도 위험하지 않습니까?”
“당연히 위험하죠.”
하나 마나 한 소리를.
나는 주먹을 꾸욱 말아쥐었다.
[거인의 힘]==<거신력>==[거인의 힘]진심을 담아 말했다.
“죽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