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95)
특성 쌓는 김전사-95화(95/300)
쟈네트 -1-
쟈네트
쟈네트가 왜 여기 있지?
하긴 어디서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지.
게임에서 첫 등장은 콜로세움에서였지만, 지금은 게임 시작 몇 년 전이니까.
‘캐릭터 설명에서 분명히······’
쟈네트는 어릴 때부터 선천적인 초능력 때문에 고통받았다고 했다.
마법사를 굉장히 싫어하고, 태양 마탑에 진입하면 난동을 부리는 이벤트도 있었지.
아마도 생체 실험을 당했을 것이다.
사람 좋아 보이던, 내게 그렇게 친절하게 굴던 태양 마탑주에게.
‘그럼 생체 실험당하기 이전이겠네.’
통찰 능력을 통해 쟈네트를 관찰한다.
보이는, 느껴지는 특성이라고는 딱 하나.
[선천강기]공식적으로는 고유 특성이라 부르는 그것.
백소린의 천살성과 같다.
결코 제거할 수 없으며 전승도 불가능한 특성이다.
꽝!
“헉!”
“조심해!”
흰 섬광이 날아들었다.
갱단원들 사이를 아슬아슬 파고들자 갱단원들이 법석을 피웠다.
0레벨에 충분한 마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어 위력이 약한 상태지만, 평범한 사람은 저거 맞기만 해도 뼈가 부러질 것이다.
“이게 마녀라고?”
김철권이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마녀나 뭐, 선천적인 초능력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어디서 데려온 거지?”
“저희도 모릅니다. 고준범 그 새끼가 주워왔어요!”
뭐가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게임에서는 단검파 영역에서 발견되지 않았을까 싶다.
인신매매를 거리낌 없이 하던 단검파.
바로 태양 마탑에 팔아넘겼고, 생체 실험과 탈출, 콜로세움 진입을 거쳐 내가 아는 쟈네트가 되었겠지.
[선천강기][마력혼][금강체][방패술]이런 시작 특성으로.
김철권이 나를 돌아보았다.
“초인님, 저거 마녀 아니지 않습니까?”
“아니지. 선천 초능력자라고 봐야지.”
“역시······ 그런데 어쩌지요? 정신이 나간 것 같습니다. 풀어줘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텅 빈 푸른 눈을 응시했다.
쟈네트는 멍하니 천장만 올려다보고 있다.
지금도 간헐적으로 섬광이 터져 힘을 방출하는 중.
왜 저런지 안다.
‘마력 부족 현상.’
자기 보호를 위해 본능적으로 선천강기를 발현한 쟈네트.
문제는 선천강기 마력 소모가 너무나 심했다는 것.
직접적인 위기를 어떻게든 벗어나긴 했으나 뇌로 공급되어야 할 영양까지 마력으로 전환되어 선천강기에 소모되고 있었다.
지금은 목숨줄만 가까스로 붙잡은 상태.
이 상태가 오래되면 정말 죽거나 폐인이 될지도 모른다.
“마력 물약 있지? 가져와 봐.”
“예? 아, 예. 가져와.”
“옙! 형님!”
갱단원들이 급히 마력 물약을 가져왔다.
하급도 아닌 최하급.
손짓을 해서 감옥문을 열라고 하자 갱단원들이 난처한 얼굴을 한다.
“저, 감옥문은 고준범 그 새끼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비용 열쇠는?”
“그것도요······”
“아주 가지가지 한다.”
“절단기라도 가지고 올······ 커헉!”
하필 그 순간 쟈네트가 선천강기를 쏘아냈다.
갱단원이 빛무리에 얻어맞고는 피를 토했다.
겁먹은 얼굴로 비틀비틀 물러나는 갱단원들.
나는 그들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비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때워야지.
[거인의 힘][금강체][불사] [근력][괴력][강건]내 몸이 부득부득 자라났다.
눈에 띌 정도로, 거의 10센티미터는 더 커진 육체.
갱단원들이 놀라는 한편 두려워하는 눈빛을 보내고, 김철권은 왜 그러냐는 얼굴로 나를 본다.
성큼, 앞으로 나섰다.
두꺼워진 팔을 내밀어 철창을 붙잡는다.
이어 좌우로 벌렸다.
끼기기기긱!
비명을 지르는 창살.
오리 알처럼 두꺼운 창살이 차츰 휘기 시작한다.
영화나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
갱단원들이 입을 쩍 벌리고 김철권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빛이 하얗게 타오른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꽝!
나를 정통으로 직격한 선천강기.
“초인님!”
김철권이 다급하게 외쳤다.
반면 나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놀라지 마라. 괜찮으니까.”
“후, 깜짝 놀랐습니다.”
김철권은 금방 진정했다.
어젯밤에 본 게 있으니까.
나 혼자 집중 사격을 막아내던 것도, 초인들의 집중 공격을 막아내던 것도.
그러던 나였으니 저런 정체 모를 빛 정도는 가볍게 막았다고 생각했겠지.
대조적으로 갱단원들은 더욱 압도당한 눈빛을 보였다.
맨손으로 철창을 구부리고 맨몸으로 빛 공격을 막는다?
그야말로 괴물.
혹은 초인 중의 초인.
뽕!
감옥 안에 들어가서 약병 뚜껑을 땄다.
입에 대주자 받아먹긴 잘 받아먹는데 변하는 건 없었다.
되레 빛을 더 자주 뿜어서 몇 번 더 얻어맞아야 했다.
“곤란한데······”
일단 마력을 채워줘야 하는 건 맞다.
그래야 정신을 차리고 대화라도 가능해진다.
그리고 환경도 바꿔야지.
지금 선천강기가 요동치는 것은 자기 보호 본능의 발현.
이런 삭막한 감옥에 놔둬서는 마력을 공급하면 공급하는 대로 몽땅 선천강기로 변해 쏘아질 것이다.
“김 사장. 최 소장한테 연락해서 중급 마력 물약······ 아니다. 그러면 안 되겠다.”
내가 서우진을 치료할 때 마셨던 게 중급 마력 물약이다.
그걸 마시면 충분하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다름 아닌 [약물 의존]이 생길 가능성.
나야 교체해가며 잘 써먹었지만 쟈네트한테 약물 의존을 달아줄 수는 없지.
SSR 캐릭터 망칠 일 있어?
“생리식염수 10리터에 하급 마력 물약 10병, 마귀 악어 심장 3개, 3레벨 마력핵 하나만 구해서 보내 달라고 해. 계산은 내가 한다고 하고.”
“어디에 쓰시게요?”
나는 턱을 들어 쟈네트를 가리켰다.
“얘 치료해야지.”
“알겠습니다.”
쟈네트를 안아들고 감옥을 빠져나왔다.
꼭대기 층, 간부 숙소 침대에 눕히자 쟈네트가 앓는 소리를 냈다.
여전히 뿜어지는 선천강기.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해놓고 최 소장을 기다렸다.
“초인님!”
다행히 오래 걸리진 않았다.
최 소장이 내 옆에 서 있는 김철권을 보더니 눈을 치켜떴다.
“김 사장님이랑 같이 계셨습니까? 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철권파가 김 사장을 배신했습니다.”
“예에?”
“그래서 제가 조금 도움을 줬지요.”
“아, 어쩐지······ 지금 밖은 난리도 아닙니다. 어쩌면 수배령이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수배령?
경찰 영역에서 조금 과하게 날뛰긴 했지.
내가 얼굴을 찌푸리자 김철권이 허리를 굽힌다.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아니야. 애초에 놈들은 나랑 너를 같이 노린 거였어. 처음부터 싸울 수밖에 없었지.”
“일단 제가, 또 서우진 본부장님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대한 수배령만큼은 막아보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그건 그렇고 이건 왜 구해오라고 하신 겁니까?”
“영약으로 만들려고요.”
“영약이요? 여기서 더 강해지시게요?”
“제가 먹을 건 아닙니다.”
수작업으로 만들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행히 여기선 그럴 필요가 없다.
지하 최하층 신체 개조 시설.
거기에 재료 집어넣고 돌리면 바로 만들어주니까.
정석은 쟈네트를 거기 넣고 주입하는 거지만 그러면 안 된다.
그게 바로 생체 실험이잖아.
게임에서 쟈네트와 태양 마탑의 관계를 생각하면 절대 불가.
완성한 영약은 옅은 붉은 빛을 띤 투명한 용액이었다.
게임이라면 이런 이름으로 출력되었겠지.
[마력심 수액]먹으면 약효가 흩어지니까 반드시 정맥 주사로 투여해야 한다.
나는 직접 용액을 수액팩에 옮겨 담고 쟈네트에게 수액을 달았다.
번쩍!
그런 다음에야 실수를 깨달았다.
하필이면 선천강기가 침대 옆에 단 수액 수액팩을 향해 날아간 것.
김전사가 마력심 수액을 썼다면 딱 1팩, 1리터, 하루만 달고 있어도 마력심을 얻는다.
그런데 쟈네트는?
‘닷새는 걸리겠지.’
SSR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백소린은 내가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줘서 금방 특성을 개방했지만 쟈네트는 그게 아니다.
생체 실험 대신에 통상적인 획득 조건을 따라가고 있으니 평범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 그동안 옆에서 꼼짝없이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건데······
‘쉽지.’
수련하다 내상 입던 예전의 내가 아니다.
금강체와 불사를 완성한 지금, 5일이 아니라 1년 365일을 꼬박 새워도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다.
혹시 모르니 그런 짓을 하진 않겠지만.
챙!
묵호검을 뽑았다.
때를 맞춰 붉은 선이 쭈욱 그어진다.
통찰로 보이는 공격 신호.
야구 방망이 휘두르듯 신중하게 휘둘렀다.
꽝, 하는 소음과 함께 강렬한 충격이 묵호검을 흔들었다.
‘훈련한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쉬운 훈련이 어디 있어.
보고 있다가 쳐내기만 하면 된다.
5일이면 김전사 특성 상 쳐내기는 충분히 얻는다.
기왕이면 흘리기까지 익혀서 검 전문가 조건을 채우고 싶지만 그건 힘들겠지.
내 수준으로는 선천강기를 쳐낼 수는 있어도 흘리기가 힘드니까.
꽝! 꽝꽝!
바로 훈련에 집중했다.
김철권이 안절부절 못하며 날 지켜본다.
“초인님, 괜찮으십니까? 제가 도와드릴까요?”
“아니지. 김 사장은 김 사장 일을 해야지.”
“예?”
“최 소장이 말했잖아. 잘못하면 수배령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김 사장은 어제 일 뒤처리 해. 최 소장이랑 협력해서, 힘들면 우진이한테 도움도 받고. 뒷정리만 하고 끝내지 말고 이 기회에 관악구 전체랑 독산동까지 진출해.”
“그래도 되겠습니까?”
“어쩌겠어. 김 사장이 안 가지면 개판이 될 건데. 김 사장이 고생 조금 하는 게 낫지.”
독약파와 나체파 간부들이 몰살당했다.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될까?
전국 시대 개막이다.
치안 악화는 덤.
누군가는 관악구와 독산동을 가져야 한다면 김철권이 갖는 게 낫다.
김철권의 영역은 결국 내 영역이니까
“예. 그럼 바로 움직이겠습니다.”
“최 소장님도 부탁드립니다.”
“예, 초인님.”
최 소장은 바로 움직였다.
약간 걱정스러워 하는 김철권과는 다른 행동.
그간 봐온 날 생각했을 때, 이 정도에 다치진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
꽝! 꽝! 꽝!
나는 잡다한 일은 잊고 쟈네트에게만 집중했다.
조금 난감한 일이 있었다.
선천강기 방어는 내가 하면 되는데 잡일까지 하기가 힘들었던 것.
벌써 한참을 굶은 쟈네트다.
가만히 놔두면 영양실조로 굶어죽게 생겼다.
그래서 도우미를 한 명 불렀다.
“선생님! 너무 오랜만이에요!”
바로 백소린.
몇 주 못 본 사이에 꽤 많이 바뀌었다.
나처럼 방호복에 츄리닝을 껴입고 한쪽 어깨에는 골프백을 짊어지고 있다.
이런 건 아무래도 좋다.
진짜 변화는 백소린의 심장에, 또 척추에 숨겨져 있었다.
“축하한다.”
내가 보자마자 그 말부터 하자 백소린이 예쁘게 웃었다.
“선생님이라면 알아보실 줄 알았어요!”
“응? 뭐가요?”
“무슨 일 있었습니까?”
중간보고하러 와 있던 김철권은 어리둥절한 표정.
백소린이 발랄하게 외쳤다.
“저 어제 3레벨이 됐어요!”
“허······”
충격받은 얼굴로 백소린을 보는 김철권.
당연하다.
자신은 철권파를 몇 년이나 운영하고, 내 덕에 건우봉 시설을 차지한 후에 3레벨이 됐는데 백소린은 각성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서 3레벨이 됐으니까.
최 소장이 나와 백소린을 번갈아 보다가 허탈하게 웃었다.
“스승 제자가 쌍으로 대단하십니다. 이게 재능 수저인가 보죠?”
“아하하. 재능 수저라고 하니까 이상하네요. 재능 없다는 말만 듣고 살았는데.”
“비결이 뭡니까?”
“어······ 선생님 제자가 된 거요?”
“하하하! 그게 정답이겠습니다!”
김철권도 웃음을 터뜨렸다.
본인도 똑같은 경우였으니까.
백소린도 따라 웃다가 힐끔 쟈네트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쟤는 뭐에요?”
푹신한 침대에 눕혀놓은 쟈네트.
여전히 허연 섬광이 간헐적으로 치솟는 중이다.
번쩍!
지금도 수액팩을 향해 거친 광선이 날아오지 않나.
나는 검을 휘둘러 광선을 쳐냈다.
“두 번째 제자 후보다.”
“제자 후보요?”
백소린의 눈이 반짝였다.
“그래. 너처럼 선천 재능이 있는데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어. 제자로 받아서 재능을 일깨워줄 생각이다.”
“저처럼요?”
“그래. 너처럼.”
“와!”
백소린이 짧게 환호를 질렀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걸릴 거다. 우선 새로운 능력을 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열흘 정도 시간이 필요해.”
“그렇게 오래요?”
“저게 다 들어가야 하거든.”
내가 수액팩을 가리키자, 백소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저거 하루면 다 들어가지 않아요? 저 예전에 독감 걸렸을 때 링겔 맞아봤어요. 오전부터 시작해서 저녁 정도에 끝나던데.”
“저거 10팩 맞아야 된다. 1팩에 12시간 잡으면 5일 걸릴 거야.”
“어······ 단축하는 방법은 없고요?”
“그러다 부작용 생겨.”
“윽, 안 되겠네요.”
백소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왜 선생님이 절 부르셨는지 알겠네요. 교대할 사람이 필요한 거죠?”
“아니.”
“그럼요?”
“5일 정도는 나 혼자 충분하다. 문제는 쟤 밥 먹이고 씻기는 거지. 여자애를 내가 씻길 수는 없잖아.”
“에이, 그 정도는 아무나 시켜도······ 안 되겠네요.”
“안 되지.”
“쳇. 저도 잘 할 수 있는데.”
“넌 아직 힘들어.”
3레벨이 됐어도 선천강기에 제대로 얻어맞으면 목숨이 위험하다.
백소린이 입을 삐죽이다가 힘껏 머리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제 후배니까 제가 챙길게요!”
“고맙다.”
“에이, 고맙기는요. 제가 할 일인데요.”
백소린은 바로 쟈네트를 씻기러 들어갔다.
잠깐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구사일생 특성이 있으니까.
죽음을 한 번은 무효화해주니, 설마 그 사이에 몇 번이고 얻어맞진 않겠지.
“엄마야!”
욕실에서 갑자기 비명이 터졌다.
그리고 쿵, 하는 둔중한 진동.
묵호검을 쥐고 벌컥 몸을 일으켰다.
“소린아! 괜찮냐?”
“괘, 괜찮아요! 으, 이거 진짜 아프네요! 빨리 나갈게요!”
백소린은 쟈네트를 후닥닥 씻기고는 엎고 나왔다.
얼굴 한쪽이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죽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5일이 지나고.
마력심 수액 10팩의 마지막 한 방울이 떨어진 순간.
내가 [쳐내기] 특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쟈네트가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