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yo Black Prince RAW novel - Chapter 11
11화. 11장 고려의 외교
서경민들의 왕자에 대한 기대와 인기는 이미 서경 토착 호족들을 웃돌고 있었다. 여기에는 왕자의 서경 애착이 커질수록,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속내가 있었기는 하나 서경성 전투의 활약이 인기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이다.
이후 서경의 사람들은 고려의 왕자의 눈에 들기 위해서 오만 노력을 다했다. 이 때문에 비록 13살밖에 안되는 왕자가 준 설계도와 제작 지시도 홀대하지 않고 서경의 장인들에게 엄중히 어떻게든 만들어보라고 부탁하였고 장인들또한 노력하였다.
그러나 장인이라 하여 모든 것을 뚝딱 만들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한번도 보지도 못하고 들어도 못한 것을 만들라고 한다면 더 더욱 그렇다. 그리고 서경의 공장들이 처한 경우도 딱 그러한 경우였다.
“전하께서 만들라 한 이것은 도대체…”
“분명 쇠뇌긴 한데. 이러한 설계로 만든 쇠뇌는 내 여태껏 듣도 보도 못했소. 자네들 중에 이러한 쇠뇌에 대해 아는 이가 있는가?”
“없네. 많이 읽었다고 자부는 하지 못하네만, 중원 국가에서도 이러한 쇠뇌를 만든적은 없다고 생각하네.”
“허참. 이게 정말 전하께서 친히 그려내리셨다는 게 안믿기는구만.”
왕자의 제작 지시에 서경의 날고 긴다는 장인들은 자신감 넘치게 공장도구들을 갖추고 모였으나 얼마가지 못해 손이 멈출수 밖에 없었다.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명령이 자신의 지식 밖의 명령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하기엔 실례긴 하나, 사실 이 설계도를 제작하신 전하께선 아직 어리신 보령이 아닌가? 그러니 잘모르고 아는 것 내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그리신게 아니겠는가?”
“그럴수도 있지.”
일부 서경 장인들은 왕자의 낙서로 취급하려고 했지만 눈썰미가 좋은 장인들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자존심 상하는 건 이해하나 솔직히 말하게. 그대들이 보기에 진정 이 설계도에서 나오는 무기와 능력이 불가 하다고 보는가? 물론 정말 이게 전하의 낙서일지도 모르고, 불가능한 무기일지도 모르네. 허나 내가 보기엔 설계의 구조 대로라면 이론상으론 문제가 없어보이네만?”
“흠. 나도 장 형의 말에 동감이네. 이론과 구조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하긴 힘들 것 같네. 문제는 이 이론과 구조를 우리가 만들수 있냐 없냐 아닌가?”
“그대들도 이번 승전에 대해 들었겠지만 전하께서 들고 계신 활과 화살만 하여도 전하께서 직접 구상하하여 만드신 것이네. 이게 무슨 뜻이겠는가? 어리신 보령이긴 하나 무지하거나 눈썰미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시란 뜻이 아닌가. 어줍잖게 이것은 제작을 해도 불가능한 엉터리라고 주장하였다가 전하께서 불가능한 이유를 상세히 논하라고 한다면 누가 말할 것이고, 무얼 말해야 겠는가?”
그들의 말에 장인들은 다시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누가 말하는 것도 문제지만 후자도 큰 문제였다. 무리인 점을 말한다면 제작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득하거나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들이 제작을 할 능력이 없는 것을 만들어도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거야 말로 개쪽이다.
“…젠장. 그래 솔직히 말하겠네, 외형은 몰라도 속에 들어가는 도구들은 만들기가 너무 힘드네. 하지만 그렇다고 서경의 장인들이 모두 모였는데 만들수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대들도 지금 우리에게 쏠린 시선이 어떠한지는 모르지 않은가?”
“……음.”
엄중히 부탁을 받은 만큼 여기서 불가능하다고 말을 하는 것은 장인으로서 체면은 물론, 서경의 위신도 깎았다며 욕을 먹게 될것이다.
“끄응.”
이후 한참을 머리를 맛대보며 제조가 가능한 지에 대해 궁리해보았으나 결국 빨리 만드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였다.
“그럼 이렇게 하세.”
“어떻게 말인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긴 하나 명령이 내린 이상 시도는 해봐야 할것 아닌가? 일단 우리가 가진 기술과 지식으로 해보고, 벽란도에 사람을 보내 금이나, 송의 기술중에 이것에 관련된 책이 있나 없나 알아보세. 다만, 어찌되었든 빠르게 할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 전하께 시간과 예산을 더 달라고 하세”
“…전하께선 만약 묻는 다면 어쩌겠는가?”
“……그럼 별수 있나. 장 형이 솔직히 말하게.”
“에휴.”
* * *
“시간과 예산을 더 달라?”
전투가 끝나고 얼마 뒤 서경의 장인이 나를 찾아와서는 시간과 예산을 더 달라고 했다. 이유는 당연히 폴리볼로스 제작에 대한 문제였다.
“그렇사옵니다. 원체 처음 만들어보는 쇠뇌다 보니, 아무래도 만드는데 좀더 난행을 겪고 있사옵니다.”
“전투가 끝이 났으니 시간은 생겼을 것이고, 예산도 부족하게 하지 않게 하라고 말하였는데 구태여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무엇이냐?”
“그것이…”
“혹여 과인이 그린 설계도가 이상하여 보기 어려웠던 것인가?”
“아, 아니옵니다. 결코 그렇지 않사옵니다. 전하. 전하께서 내주신 설계도의 깨끗함과 정교함은 장인들과 화공을 합친 것보다 더 하옵니다.”
그림이 이상해서 못알아보냐는 말에 장인은 화들짝 놀라며 부정하였다. 뭐, 어느 간덩이가 부은 인간이 왕자 면전에 못그렸겠다고 하겠는가…만은 정말로 남이 못알아볼정도로 그리지는 않았다고 자부하는데 어째서 저러는 걸까?
“허면?”
“그것이….”
* * *
“……음.”
“고려국 용호군(龍虎軍:수도를 지키는 경군중 친위군과 시위군 성격을 가진 부대. 견룡군이라고도 부른다.) 낭장 김방경이 대몽골국의 부원수 철가 대장군님을 뵙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고려가 눈치 채기 전에 퇴각을 하던 몽고군은 퇴각을 하던 도중 길에서 자신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고려의 사자를 만나야 했다. 그리고 살리타이가 죽고 원수 대행으로 있는 부원수 테케는 자신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젊은 사자를 굳은 얼굴로 맞이하였다. 세상에 두려울 것은 없다며 소리치며 고려로 들이닥친 몽골군이었지만 지금 와서는 눈앞의 약관(弱冠:20세)이 되었을까 말까한 젊은 장수를 대하는 것에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사자가 젊어 보이는데? 직위가 뭐지?”
“낭장? 낭장이면 어느 정도지?”
“모르겠군. 주르첸(금나라)식으로 품계를 따지면 적어도 정 3품 정도는 되는 건가?”
김방경의 말이 몽골군에게 딸린 역관이 통역하자 순식간에 테케를 제외한 몽골군 장수들 사이에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가지 못해 눈앞의 젊은 사자가 고작 정 6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몽골 장수들의 표정은 험상궂게 굳어졌다. 이는 테케라고 별 다르지 않았다.
“지난 해와 오는 이의 격이 다르니 오늘날 고려국에서 우리 예케 몽골 울루스를 어찌 보는지 잘 알것 같군.”
김방경의 인사에 테케는 가시 돋힌 말로 답하였다. 원수가 전사하며 부랴 부랴 퇴각을 준비하고 있었음에도 자신들은 푸른 늑대의 피를 이은 후손이 세운 예케 몽골 울루스(대몽골 제국)였다. 고려왕이 직접 북계분대어사[北界分臺御史]로 임명하여 보내온 민희 조차 ‘너는 소관에 불과하여 격에 맞지 않으니 더 높은 대관을 보내오라’고 돌려보낸 던 것이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그때 돌려보낸 자 보다 더 낮은 자를 사자로 보내온 것이었다.
분하지 않을 리가 없었고, 살의가 나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적의를 내비치고 있는 몽골 장수들 앞에 두고도 젊은 김방경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 충분히 예상 하고 왔었기 때문이다.
“비록 소장의 격이 대몽골국의 장군분들께는 부족한 것은 사실이오나 이번 경우에는 받고 있는 업무상 소장의 이곳에 오는 것이 이자성 상장군께서 이곳에 직접 오는 것 이상으로 ‘그분’의 뜻이 제대로 전해질 것이라고 하여 오게 되었습니다.”
방경의 말에 헛소리라고 일축하는 주변 장수들과 달리 테케는 아무 대답도,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마치 계속 말해보라는 듯 침묵하고 있을 뿐이었다.
“소장은 낭장이기 이전에 용호군의 무인입니다. 그리고 용호군은 수도에서 아조의 왕을 지키는 군대이지요.”
테케는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딘가 가시 돋힌 기세가 조금 누그러들었고, 주변의 몽골 장수들에 이르러선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저 말은 고려 왕이 지금 근처에 와있단 말인가?”
“고려왕이 보냈단 말인가?”
“고려왕은 강화도에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는 건 너는 서경에 있는 세자를 지키고 있는 장군이라는 것일터. 즉, 네가 이곳에 온 것은 세자의 뜻임을 확실히 입증한다는 의미인 것이냐?”
주변의 오해가 일어날듯 싶자 테케는 김방경에 말을 걸면서 성황을 정리하고 설명했다. 테케의 말에 주변 장수들고 고개를 끄덕이곤 김방경의 대답을 기다리며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서경의 용호군 내에서 신분이 가장 높은 것이 소장이라 온 것일뿐, 결코 대국의 대장군을 모욕하거나 업신여기려는 의도는 없었사옵니다.”
김방경의 말에 테케는 이해한다는 듯 주변이 잘 들리도록 답했다.
“좋다. 고려의 세자가 아직 장성하지 않았다 들었으니 세자의 곁을 지키는 그대의 연령이 젊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바이다. 또한 그러한 뜻이 있었던 만큼 이번 불미스러운 인사 선정에 대한 질책은 보류하도록 하겠다.”
“원수의 넓으신 아량에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김방경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자 테케는 이제야 본론으로 들어갈 것을 직감하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려군의 무례와 몽골군의 체면에 대한 문제를 종식시키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이후 있을 문제를 어찌할지 생각하니 절로 두통이 오는 것이다.
“그래. 말해보거라. 고려국은 거란적[丹賊]을 평정한 뒤로 일찍이 한 사람의 사신도 보내 오지 않았으며, 지난 해 우리 예케 몽골 울루스에 충성을 맹세해놓고, 이번에 왕이 섬으로 도주 하였다. 그리고는 다루가치들을 살해한뒤, 기어코 우리 군과 싸웠거늘 이제와서 무슨 변명을 하고자 왕도 아닌 세자가 사자를 보내온 것인가?”
테케의 말이 통역이 되어 전해지자 방경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침착하게 말하였다.
“서경의 전하께서는 이러한 상국의 오해를 풀고 안전히 돌아가시길 바라여 왔사옵니다. 부원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에 대해 해명해드리겠나이다. 우선 아국은 상국에 대한 예를 잃지 않았사옵니다.
아조에는 상국께서 거란적을 함께 평정하였을 때 보내준 은(恩)을 모르는 후안무치한 관료들은 없사옵니다. 이에 당연히 사신을 보내는 것은 맞으나 아조는 보통 조공을 하며 사신을 보내는데 상국에서 공물을 바치기 위해 굳이 넘어올 이유가 없다하여, 어찌 해석해야 하는지 시간이 걸렸으며 또 황제 폐하께 바칠만한 예물을 준비한다하여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또한, 강화로 피신한 것 또한 상국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근래 들어 ‘상국이 장차 대군을 동원해 저희 나라를 정벌하러 올 것이다.’ 라는 소문이 퍼져 백성들은 놀라고 절망한 나머지 반 넘게 급히 피난을 떠나는 통에 무지한 백성들을 달래고자 성읍이 거의 텅 비게 된 것입니다.”
“다루가치들을 살해한 것은 어찌 해명할 것이냐?”
“우리 도읍에 주재하고 있는 다루가치에게는 대접을 극진히 하여 조금도 불쾌함이 없게 한 것을 상국에서도 진작에 보고 받았을 것입니다. 또 여러 성에도 각각 파견된 다루가치를 후하게 접대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나 만약 나라에서 지시한 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 소장과 나라 또한 그 사례를 일일이 제대로 알 수가 없으니 상국에서 잘 조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
거짓이었다. 당연히 최우의 명에 따라 북방에 있는 다루가치들은 보이는 족족 죽여댔고, 당장에 살리타이를 비롯한 몽고군이 이를 갈며 죽인 홍대순 일가 또한 홍복원이 다루가치를 죽인 것에 앞장섰다는 보고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루가치들이 죽은 것이 중앙에서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당장 증명할 증좌가 없었고 그것이 사실인들 발뺌할 것이 뻔하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무런 질책도 하지 않을수는 없었다. 다른 증좌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군이 서경에 당도하였을 때 진심으로 투항하여 나와서 우리를 환영해야 할 것인데, 우리의 권유를 내치고 성문을 굳게 닫고 우리와 맞서 싸운 것은 어찌 설명할 것이냐? 여기에는 고려국의 세자가 직접 적은 답장이 있도다. 이것이 세자와 고려국이 우리 예케 몽골 울루스를 배반한 증거가 아니란 말이더냐!”
그렇게 말하며 테케는 [戰死易 開門難]이라고 적힌 서신을 김방경에게 보여주고 엄한 목소리로 따졌다. 하지만 이것조차 예상했다는 듯 김방경은 일말의 주저 없디 답하였다.
“그것은 권유한 사자가 죽은 홍복원의 가족들을 죽인 일을 언급하면서 죽일 것이라며 겁박을 주며 열 것을 명하자 겁이 많은 서경의 백성들과 병사들이 상국에 반감과 두려움을 느껴 열지 않은 것입니다. 그때 서경의 전하께선 상국의 사자에게 분명 ‘고려국의 총의’가 아닌 ‘서경의 총의’라고 답하였습니다. 이 말을 하였는지 아니었는지는 그때의 사자에게 확인하시면 쉽게 아실 것이옵니다.”
그 답에 테케는 말문이 막혔다. 분명 투항 권유로 보내온 사자가 말하길 태자는 이 글을 주면서 ‘서경의 총의’라고 답하였다고 하였지만 그것을 이렇게 들먹일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렇다면 홍복원이라는 자가 다루가치를 죽인 것은 사실이며, 세자가 성벽에서 나와 우리 군에게 화살을 쏜 것은 여기 있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이는 또 어찌 변명하겠느냐?”
김방경의 말은 계속 되었다.
“소문 때문이라곤 하나 아국이 도읍을 깊고 외딴 곳으로 옮긴 것은 본래 상국의 지시에 의한 일이 아니었던 것은 사실이었던 만큼 상국의 군대에 겁을 먹은 것 또한 사실이옵니다. 그리고 서경민들또한 소문에 휩싸인 곳 중 하나입니다. 전하께선 서둘러 와서 그들을 진정 시키려고 하셨으나 그러한 찰나 상국의 군대가 내려와 전하의 목숨을 구한 자의 가족들을 죽이고 서경 겁박하였습니다. 도저히 상국의 군대와 대화로 오해를 풀 상황이 아니었으며, 오해를 풀기도 전에 상국의 군대가 아조의 남방으로 내려간다면 작고 약한 아조의 종묘사직이 위태롭다 여겨 전하께서 우선 진정시키고자 나선 것일 뿐입니다.”
“허어.”
“저희 나라가 우매하기는 하나 이미 상국에 대한 외경심으로 복속의 뜻을 지니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우러러 본 터에 이제 와서 어찌 배반할 마음을 일으키겠습니까? 일례로 (고려 왕이) 강화도로 가셨으나 지금 서경에는 전하께서 있지 않사옵니까? 이 모든 것은 상국에 대한 마음이오니, 우러러 바라옵건대 밝게 살펴보고 아국의 허물을 용서하여주십시오.”
말을 계속하면 할수록 침착한 목소리로 듣는 이들의 어이를 출타시키는 내용들에 몽골 장수들은 적의조차 순간 잊어버렸다. 그리고 겨우 진정한 후에 다시 적의를 되찾았을수 있었을 때 김방경은 그들의 정신을 더욱 뒤흔들어 놓았다.
“전하의 진심은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알수있으실 것입니다.”
“주변을 둘러봐라?”
“아앗?!”
“뭐, 뭣이?”
“무슨 일이냐?”
방경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니 저 멀리서 하늘 높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비록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그 연기는 한, 두 개에서 그치지 않았고 한 방향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았다. 족히 잡아도 십수개가 넘는 연기가 몽골군 사방팔방 저멀리 언덕과 산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범상치 않은 것을 눈치 챈 테케는 다급히 김방경을 노려보며 외쳤다.
“저게 무슨 신호지. 어서 빨리 말해라!!”
“말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전하께서 상국의 군대에게 있을 불미스러운 일을 막고자 한다는 진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