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yo Black Prince RAW novel - Chapter 216
216화
51장 해동이물지(海東異物志)-제부국(諸部國)
방에 들어가니 출타라도 한 것인지 아무도 없었다.
주인 없는 방에 있는 것은 실례라 여겨 나가려 했는데 탁자 위에 책 몇 권이 올려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와 펼쳐보았다.
책 표지에는 ‘《해동이물지(海東異物志)》-제부국(諸部國)’이라고 책의 제목이 적혀 있었다.
처음 보는 책에 흥미가 동하는 제목이라 실례인 것을 알면서도 허락 없이 책을 펼치니 저자의 서문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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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이렇게 북벌 때 인연을 맺은 몽고(蒙古)국의 태자이자 나의 상보인 구육 태자는 동진국을 정벌하면서 괴상을 손에 넣게 되었는데 그 괴상은 참으로 기괴하게 생기었다.
몸체는 사람과 흡사했으나 등에는 박쥐와 같은 쌍익(雙翼)이 달렸고, 두상은 문어이며 전체적으로 꺼림칙한 것이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구육 태자는 이것을 수상쩍게 여기면서도 궁금해하고는 내게 물었다.
내가 설화나 구전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아니라곤 하나 이러한 흉상에 대한 것이 고려에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은 없다 여기자, 여진인들에게서 나온 것이니 십중팔구 해동에 이에 대한 것이 있을 것이니 알아봐 달라 청하였다.
그리하여 작게는 고려를, 넓게는 해동 전부에 직접 가거나 혹은 사람을 보냈고, 정보를 수집하여 정리하였는데 이때 괴상과 연관이 없어 보이면서도, 있는 것 같기도 하거나 혹은 처음 들어보는 것들도 많아 기왕 조사하는 김에 그러한 것들도 정리하여 저술하기로 하였다.
타인에 의해 시작한 조사이긴 하나 돌이켜 보면 이제껏 해동에서 살았으면서도 전혀 몰랐던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그중에는 참으로 기기괴괴하다 할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그러나 그렇게 조사한 것들은 대부분이 어디까지나 전해져오는 이야기이며 괴력난신투성이로 진실로 믿기는 힘들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애당초 상보의 청부터가 현실 유무와는 거리가 먼 괴상을 조사하여 달라 한 것이니 민화, 설화, 구전 상 괴력난신이 많은 것은 당연한바, 하여 이 글도 그러한 것들을 가감 없이 적어 정리하였다.
조사를 하며 여러 지역은 물론, 거리가 있으면서도 비슷한 것들이 많으며 중첩되는 설들이 많은데 이목이 미치는 데 따라 널리 여러 설을 채택하되, 일부 그에 대한 소견을 첨부하여 이를 정리하니 현재 적은 것만 하여도 십수 권이 된다.
각 내용에는 설명과 일부는 형상(삽화)도 달았으며 이 글은 해동에 있던 이물들에 대한 글들을 정리한 글이라 하여 《해동이물지(海東異物志)》이라 명명한다.
그리고 이 글은 내가 상보의 청에 따라 조사하면서 알게 된 것을 적게 된 것이라 적고 있는 지금도 조사 중이라 못했음을 말한다.
-저자 고려국 태자 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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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한 번 놀라고, 책이 단권이 아니라 여러 권 중 하나였음에 또 놀라며 책장을 넘기니 그곳에는 다시 제부국이라고 적혀 있었고 그 내용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참으로 놀랍고 신기한 것 들 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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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펴보건대, 동사(東史)의 고금과 설화 등을 보면 (고)조선 시대와 지금까지 소소한 속국(屬國)과 이족(異族)들이 이루 다 기록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리고 믿기 힘든 것들도 많으니 우선 사기(=삼국사기)에 없던 나라들 중 마땅히 크게 부족을 이룬 자들과 나라를 이룬 곳만을 따로 취한 뒤 합하여 제국기(諸國記. 여러 나라를 기록한 내용)로 삼아 붙인다.
-[백설야인족(白雪野人族)]
옛 삼한 시대에는 압록강과 송화강 너머 북방에선 엄청 추운 겨울만 되면 말갈(여진)족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것 같은 종이 나타난다.
가끔 교역을 하러 내려오기도 하나 대개 약탈하거나 사람을 납치할 때가 많다.
그들은 보통 7척이 조금 안 되는 거구(평균 2m)에 온몸이 눈처럼 새하얗고, 힘이 성성이처럼 강하며 비록 말을 타고 다니진 않으나 체력이 많아 오래 움직이며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무기는 쇠로 만든 것과 뼈와 나무로 만든 것도 있지만 가장 많은 것은 얼음으로 만든 무기다. 그들은 언제나 차갑고 그와 악수를 하면 차가움이 뼛속까지 퍼진다.
불과 더위를 싫어하여 그들은 겨울. 그것도 매우 추운 겨울철에만 나타난다고 한다.
숙신과 부여에서는 그들과 교역을 하며 교린하거나 혹은 때때로 그들을 부렸으나 옛 고려가 그들을 복속시키면서 사라졌다고 한다.
일설에는 고구려에게서 살아남은 소수가 백두산에 들어가 산다고 한다.
-[이면족(二面族)]
와 에 나오길, 이면족은 동해 한가운데에 있다는 섬에 살았다고 한다.
이면족들은 사람과 비슷하게 생기고 복장은 서토인(중국인)들과 비슷하나 두 소매가 3장(丈)이나 되고 팔이 기괴하게 길다고 한다.
그리고 이마 가운데 또 하나의 얼굴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북순행 때 옛 옥저 지역을 지나며 그들에 대해 알아본 다른 이야기론 그들의 주식은 물고기로 어렵, 특히 투망질(투망을 물속에 던져 고기를 잡는 일.)이 뛰어난데 어느 날 수맥질을 하며 물고기와 조개를 잡던 어인국의 사람들을 투망으로 잡았다가 소통이 되지 않고, 어인들의 외면이 물고기와 흡사하여 큰 물고기로 오해하여 잡아먹었다.
이때 살아남은 어인 한 명이 나라에 보고했고, 어인국에서는 이면족을 쳤다.
이 전쟁에서 이면족은 섬에서 힘껏 싸워 어부인들을 수차례 격퇴하긴 하였으나 그 이후 배를 띄우고 나갈 때마다 어인국 사람들에게 잡혀 죽게 되자 어인들이 활동이 뜸한 밤이나 겨울에 어렵을 하여 끼니를 채우며 살게 되었다.
그러나 어느 날 쳐들어온 장인국의 장인들의 공격에 결국 섬과 함께 사라졌다.
이때 장인국을 피해 배를 띄우고 섬을 떠난 이들이 많았지만 그마저도 어인국의 추격에 대부분 죽고 일부만이 삼한에 넘어갔다.
다른 구전에서는 그 살아남은 유민들은 산에 숨었다가 남옥저 사람들에게 쫓겨났고 해안가에서 마을을 만들려 했으나 마침 약탈하러 온 읍루 사람들에게 모조리 도륙되어 죽거나 끌려갔다고 한다.
-[장인국(長人國)]
살펴보건대 에서는 신라 동쪽은 장인국(長人國)에 닿았고, 동남쪽은 일본, 서쪽은 백제, 남쪽은 바다, 북쪽은 고구려에 닿았다, 라고 하고 -또 이르기를, ‘장인(長人)은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키가 3장(丈)이고 톱니 치아에 갈퀴 손톱을 하였으며, 검은 털이 온몸을 덮고 있다. 화식(火食)을 하지 않고, 새와 짐승을 날로 씹어 먹으며, 간혹 사람을 잡아먹기도 한다.
부인(婦人)을 얻으면 의복(衣服)을 만들게 한다. 그 나라는 산이 수십 리에 이어지는데, 입구의 골짜기에 튼튼한 쇠문짝을 만들어 달고는 관문(關門)이라고 한다. 신라는 그곳에 항상 쇠뇌를 잘 쏘는 군사 수천 명을 주둔시켜 지킨다.’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중국은 해동에서 멀어 장인국(長人國)에 대한 정보가 모호하거나 틀린 부분도 있는 등 오기(誤記)를 한 것도 있다. 하여 여기선 보다 가까운 해동에서 내가 직접 들은 것도 추가로 적기로 한다.
동해 장도(長島 섬)에는 전체적인 생김새가 사람과 비슷하지만 이빨과 손톱이 톱과 낫처럼 생겼으며, 손가락은 망치나 몽둥이처럼 크고 굵으며, 동물이나 사람을 잡아먹는 장인족이 산다.
장인족은 몸 전체가 검은색 털로 뒤덮여 있으며, 옷을 만들 줄 모른다.
이 때문에 속민들에게 옷을 만들게 하거나 혹은 이따금 해안을 침략하여 사람을 잡아먹고 약탈을 할 때 반드시 옷을 챙긴다고 한다.
한때 우산국을 속국으로 삼고 근방을 침략하거나 때로는 읍루, 옥저 등 삼한에 가 약탈을 하였으며 신라의 수도까지 쳐들어갔다.
그러나 우산국의 우해왕(于海王)에게 속아 여인국을 쳤다가 어인국과 전쟁을 벌여 공멸(共滅)하였다고 한다.
-[여인국(女人國)]
북옥저 동북해 가운데에는 여인국이 있는데 그곳은 여자들만이 있는 섬이 있다. 그곳 사람들은 섬에 있는 과일과 바다에서 나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며 살아간다.
그 나라에는 신정(神井)이 있는데 태기를 가지고 싶은 여자들은 그 우물로 간다. 그러면 얼마 안 가 태기를 가지게 되고 그 아이들로 존속해간다.
이들은 어인국(魚人國)과 우호를 맺고 살아갔는데 장인국(長人國)의 장인(長人)들에게 침략당하여 잡아먹히거나 끌려가 멸망 당하였다.
살펴보건대 여인국 또한 와 에 기록되어 있는데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어인국과 장인국에 관한 설화나 이야기들을 보면 이들 사이에 관련된 것이 많으나 내용이 길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이후 따로 후술한다.
-[어인국(魚人國)]
이 나라는 어인국 혹은 어부국(漁夫國)이라고 하는데 그곳에 사는 이들은 인간의 별종으로 어인(魚人) 혹은 어부인(漁夫人)이라고 부른다.
어부인들은 몸이 튼튼하고 힘이 세며 수맥질을 잘하는데 특히 어렵이 아주 뛰어나 그들이 있는 곳은 매년 풍어(豐漁)가 계속된다고 한다.
그러나 얼굴이 추하고 눈썹이 없어 생선과 비슷하다.
종종 삼한에 해안에 들러 생필품을 구하고 돌아가기도 하나 근처 사람들이 사는 섬이나 해안마을과 관계를 맺고 친밀하게 지내기도 한다.
어부인들과 긴밀하게 지내면 풍어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들을 안으로 들인 곳은 시간이 흐르면 어부인들밖에 안 남는다고 한다.
그들의 신앙은 문어 얼굴을 한 거대한 신-아무래도 그 괴상은 이들의 신인 듯하다.-과 또 시조(始祖)로 모시는 자신과 같은 물고기와 흡사한 얼굴을 한 고래보다 거대한 어인을 섬긴다고 한다.
각자의 이름은 문어 형상의 신은 구둘루(九㐈婁)라고 하고 섬기는 시조는 다곤(爹鯤)이라고 한다. 둘의 관계는 군신 관계라고도 한다.
그들의 나라는 여인국과 장인국, 우산국처럼 동해 한가운데 섬에 있다고도 하며, 혹은 동해 너머에 있다고도 할 뿐 정확한 위치는 알수 없는데 일설에서는 그들의 위치를 아는 곳은 우산국뿐이라 한다.
어인국은 여인국과 우호를 맺고 가끔씩 삼한의 해안에도 오는데 여인국이 장인국에게 멸망 당하자 복수를 하기 위해 장인국과 전쟁을 벌였다가 공멸하였다.
-[우산국(于山國)]
동해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 있는데 그곳에는 우산국이 있다.
우산국은 옛 조선 시대에는 장인국의 속국으로 장인들이 이따금 육지로 갈 때 노질을 하는 격군들이거나 부하들로 징발되거나 때로는 그들에게 잡아먹히며 가혹한 통치를 받아왔다고 한다.
장인국이 여인국을 쳤다가 어인국과 전쟁에서 공멸을 하며 속박하는 자가 없어지자 비로서 나라를 건국하니 국명을 우산국이라고 하였다.
우산국은 건국되고 동해에서 자신들을 막을 자가 없어지자 장인국이 있을 때 이상으로 신라를 비롯한 뭍을 쳤는데 이때 읍루와 고구려에 패하자 약한 신라를 주로 쳤다.
시간이 흘러 보다 못한 신라에서 이사부를 보내자 이사부의 지략에 굴복하며 신라에 복속되었다.
이후 신라 말기에는 태조(왕건)께서 위로는 발해의 유민들을 아래로는 백제와 신라를 품어 삼한을 다시 일통하시려 할 때 우산국에서도 태조의 명성을 듣고는 토두와 백길이 사람을 보내 속국이 되었다.
현종 대왕 치세 때 야인들의 침략으로 나라가 휘청이며 대거 아조로 넘어왔는데 아조에선 그들을 받아들여 백성으로 삼았고, 우산국도 고려의 땅이 되었다.
살펴보건대 이 해동이물지에서 우산국은 몇 안 되는 실제 존속하였던 나라임은 해동의 사서를 보아도 확실하다.
그리고 단순히 사기에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만 하여도 신라 이사부 때 복속되었다 하니 이후 부용국으로서 있었던 기간을 따진다면 중국의 여타 왕조들보다 오래 존속하였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산국은 스스로 그 어떠한 사서를 기록하거나 만들지 않으니 우산국이 있음은 확실하나 그 외에는 많이 알 수가 없다.
오랜 기간을 존속한 나라치고는 사서를 만들지 않아 과거 사라진 역사를 알 수 없게 되니 이 책에 적힌 설화가 사실이든 아니든 참으로 오호통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혹 만들긴 하였으나 야인 침구 때 사라졌다면 그것대로 딱한 사실이다.
-본인은 논한다.
어인국과 여인국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인국에는 여성이 적은 것인지 어인국의 풍습에는 때때로 뭍의 여인과 혼례를 이루어 자식을 만든다 하는데 여인국은 그 나라에 남성이 없으면서도 가기만 하면 태기를 품게 된다는 신정이 있다 한다.
거기다 어인국의 사람들은 물길을 힘이 세고 수맥질을 잘하여 물에 들어가면 물고기와 같이 움직여 거친 파도와 폭풍우가 치는 날에도 어렵지 않게 잠수하여 헤엄쳐 깊은 물 속도 능히 지나갈 수 있다 하니 신정은 일종의 어부인들과 통교하는 통로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제부들도 기묘하나 그 중 어인국과 어부인들은 설화를 조사하게 된 원인과 매우 밀접하다 할 수 있다.
그들이 모시는 구둘루(九㐈婁)와 다곤(爹鯤)이라는 사신(邪神)은 일찍이 동북 순행과 수분하 너머로 조사를 나갔다가 들은 것과 흡사하며 어부인의 풍속과 일부는 삼한 남방의 해안가에 있는 바다 도깨비들과 상통하는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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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제국기에 여러 나라들을 적었으나 여러 국가들 중 특히나 연관되어 있는 여인국, 장인국, 어인국, 우산국의 공통 구전들을 정리하여 따로 적는다.
장인국은 삼한 동쪽 바다의 여러 나라들 중 가장 강성하고 포악하였는데, 자급자족보다는 탈취와 약탈로 살아가 그들의 부용국인 우산국은 언제가 장인국의 요구를 맞추느라 가혹한 수탈과 고통에 허덕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산국의 왕 우해왕(于海王)이 서북쪽 여인국이 어인국의 혈맹 관계인 것을 간파하고는 꾀를 발휘하여 장인국의 사신에게 말하길, ‘북쪽 1, 2백리에 있는 여인국에는 여성들 밖에 없는데다가 세계의 여러 옷들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라 합니다. 더군다나 그 나라에는 여인들 밖에 없어 대국에서 친다면 쉽게 정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고 꼬드겼다.
그러고는 ‘그녀들은 남성을 본다면 반드시 피하거나 숨다가 수가 적다 싶으면 공격을 하여 저희들은 가까이 갈 수가 없습니다.’ 이러자 장인국에선 우산국에 명을 내려 대선을 만들게 하고는 그들이 직접 여인국에 쳐들어가 쳤다.
여인국은 연약한 여인들밖에 없어 장인국의 장인들에게 잡아먹히거나 끌려가 나라가 사라졌는데, 이후 이것을 듣게 된 어인국에서는 장인국에게 사자를 보내 따져 여인국의 백성들을 돌려달라 요구하였다.
하지만 장인국왕은 ‘너희가 이면족을 멸하여 우리의 옷이 없어졌으니 우리가 여인국을 취한 것이니 따지지 마라.’며 어인국의 사자마저 때려죽인 후 시체는 잡아 뜯어 바다에 뿌렸다.
이로 인해 양국은 전쟁이 발발하였는데, 바다를 메우는 어인군들의 공세와 대지를 박차는 장인군의 반격은 치열하게 벌어졌다고 한다.
우산국은 어인국과의 약조에 의해 전쟁 중 공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면 자신들을 칠까봐 겁을 먹은 우해왕은 장인국에 어인국의 위치를 발설하였고, 장인국은 대선을 이끌고 어인국을 침략하였다.
(중략)
장인국이 멸망하자 우해왕은 산 정상에 향을 올리고는 천지신명께 재를 올리며 나라를 세우니 비로써 부족이었던 우산국이 진정한 나라가 되었다.
우해왕은 장인국과 어인국이 사라지자 백성들과 병사들을 모두 배를 태워 서로는 삼한을 남으로는 신라와 왜를 항해하며 약탈과 교역을 번갈아갔다.
그러다가 대마도에서 데려온 풍미녀(豊美女)에겐 반하여 비로 들였는데 이때 부터 사치와 향락에 빠졌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물길을 터득한 이사부가 신라군을 이끌고 침략하자 패해 신라에 복속되었다.
살펴보건대, 장인국의 강성함은 다른 나라들과 부족들에 비할 바가 안 되며 그 포악함도 손에 꼽히니 마땅히 동해의 제도에서 ‘패자의 나라(霸者國)’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그 포악함에 나라가 사라졌으니 무릇 나라를 다스리는 것에는 공포와 무력보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이 천지의 이치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할 수 있다.
우산국을 제외한 장인국, 이면족, 여인국은 사서에는 신당서, 후한서, 위서 등에 나오긴 하나 명확한 위치를 찾기 어렵고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나 그에 대한 설화가 있으니 구전과 사서의 기록이 전부 그대로 인지는 차차 하더라도 어느 정도 변용되어 전해져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쪽에 적어놓은 남방 해안 마을에 전해지는 바다 도깨비 이야기나 수분하의 어인 등도 어인국과 아주 연고가 없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생각된다. 하니 추가로 조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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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거기서 일단 책을 덮었다.
너무나도 방대한 이야기들과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신기하고 재밌었기 때문이다.
“과연 세상은 넓고 기이한 이야기는 많구나. 이 책은 실로 비보이자 비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구둘루(九㐈婁)라는 것이 바다를 다스리는 신이라면 서해용왕은… 아니, 아니지. 살펴보건대 이들이 활동한 곳은 동해이다. 그렇다면… 아하! 그렇군. 음. 그런 것이라면 말이 되는구나!”
그렇게 어린 아이의 탄성과 탄식이 연신 방에 울려 퍼졌다.만일 저자(著者)가 그 광경을 봤다면 십중팔구 뒷목을 잡았을 광경이었으나 불행하게도 소년의 근처에 저자는 없었다.
#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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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의 노인이 이야기하기를,
‘일찍이 바다 가운데에서 베옷을 한 벌 주웠는데, 그 모양은 마치 중[국]인의 옷과 같고 두 소매의 길이는 3장이나 되었다’ 하며, 또 이르기를, ‘바닷가에서 한 사람이 부서진 배를 타고 오는 것을 보았는데, 이마 가운데에 또 하나의 얼굴이 있었다. 말을 해보았으나 언어가 통하지 않았으며, 음식을 먹지 않고 죽었다’고 한다.
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바다 가운데에 여인국이 있는데 남자는 하나도 없다. 어떤 사람이 전하는 말로는 ‘그 나라에는 신정(神井)이 있는데 여자들이 그 신정을 엿보면 곧 자식을 낳는다’고 하였다.
– 동이열전(東夷列傳)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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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대답하기를,
‘우리나라 사람이 어느 날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하다가 풍랑을 만나 수십 일을 바람 부는 대로 표류, 동쪽으로 흘러가서 한 섬에 도착하였다. 그 섬 위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으나 말을 서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들의 습속은 해마다 7월 달이면 어린 여자를 구하여 바다에 집어넣는다’라 하였다.
이어 말하기를, ‘바다 가운데에 어떤 나라가 있는데 그 곳에는 순전히 여자만 있고 남자는 없다’고 하였다.
또 그는 말하기를,
‘바다 가운데에 떠올라 있는 베옷 입은 사람을 건졌는데, 그 시체는 마치 중국사람 같고 입은 옷의 두 소매 길이는 3장(丈)이었다. 또 난파되어 해안에 밀려온 배 한척을 잡았는데 그 배에 있는 사람의 목부분에 또 얼굴이 있었다. 생포하여 함께 말을 해 보았으나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으며 음식을 먹지 않고 죽었다’라고 하였다.
[노인이 말한] 그 지역은 모두 옥저의 동쪽 큰 바다 가운데에 있다.– 동옥저(東沃沮)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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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한의 동쪽에 장인국(長人國)이 있다.
신라는 동서가 1000리이고 남북이 3000리이다.
동쪽은 장인국(長人國)에 닿았고, 동남쪽은 일본, 서쪽은 백제, 남쪽은 바다, 북쪽은 고구려에 닿았다. -또 이르기를, ‘장인(長人)은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키가 3장(丈)이고 톱니 치아에 갈퀴 손톱을 하였으며, 검은 털이 온몸을 덮고 있다. 화식(火食)을 하지 않고, 새와 짐승을 날로 씹어 먹으며, 간혹 사람을 잡아먹기도 한다. 부인(婦人)을 얻으면 의복(衣服)을 만들게 한다. 그 나라는 산이 수십 리에 이어지는데, 입구의 골짜기에 튼튼한 쇠문짝을 만들어 달고는 관문(關門)이라고 한다. 신라는 그곳에 항상 쇠뇌를 잘 쏘는 군사 수천 명을 주둔시켜 지킨다’고 하였다.
– 신라 열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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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고는 작가가 병이 나거나 혹은 일이 생겨 정기 집필에 늦을 경우를 대비하여 만든 외전에 가까운 원고입니다.
**작중 이야기는 후한서, 위서 동이전 등 사서는 물론 각 지역 민속 설화나 한국 요괴 등을 보고 창작하여 적었습니다.
‘’를 봐주시는 모든 독자분들에겐 죄송하지만, 연재 시작하고 처음으로 휴재 신청을 하였습니다. 주 3회 연재하면서 휴재를 신청할 거라곤 작가 스스로도 생각 못 한 일이라 더 죄송합니다.
사실 2차 백신 접종 이후 작가 몸 상태가 영 이상했는데 몸살에 걸려 엉망입니다.
거기다 이번 주 갑작스러운 사정까지 생겨 도저히 원고를 제때 준비할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하여 내일 작가의 생일을 기점으로 ‘1주일’만 휴재하여 푹 쉬고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