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20
크라우프는 이번의 패배를 행성계 사령부가 유도함으로서 파츠 베이스군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증대되어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했다.
“어차피 병력이야 좀 문제가 될지 몰라고······장비야 얼마든지 다시 공급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어?”
본래 엠더 광산 정도까지만 점령하고 남부고원지대나 셰어필드 기지에 대한 공격은 엠더 광산을 점령하고 난 이후 파츠 베이스군보다 막대한 병력과 물자, 그리고 장비가 집결되었을 때 그 두군데를 동시에 공격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민간 화물선에 대한 해적들의 행위 덕분에 여론이 나빠질 대로 나빠지자, 이를 타개하고자 케네온 행성계 사령부에서는 셰어필드 기지에 대한 공격을 황급히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아직 준비가 덜된 상황에서 셰어필드 기지를 공격했고 의외로 손쉽게 기지가 점령되자 이번에는 남부고원지대를 점령하기 위해 허버크 대령에게 총공세를 명령한 것이다. 아마 남부고원지대를 쉽게 점령하든 어렵게 점령을 하든 모든 것에 맞추어 행성계 사령부의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그전에 이미 아군을 패배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때부터 비밀 협상에 들어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 되었다. 셰어필드 기지에서 파츠 베이스군이 자진 철수하고, 이들이 바스타 기지에 오히려 대규모 수송기를 집결시키는 것만 보아도 대량의 병력 수송이 목적에 있음을 당연하게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쟁이 끝나서야 이 사실이 알려 지게 되었고, 이런 위험에 충분히 파츠 베이스군의 기습작전과 상륙작전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도리안 준장이 고의로 은폐한 것 같다고 언론에서는 보도하고 있었다. 도리안 준장은 언론의 이런 직접적인 비난에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었다.
또한 크라우프는 케네피온 행성의 위성 궤도상에서 파츠 베이스군 특수부대가 에이센의 통신위성과 군용 첩보위성을 조직적으로 파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전쟁이 끝이 날때까지 은폐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궤도상에서 이런 정도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한다면 에이센에서는 아마도 함대를 파견했을지 몰랐다.
“아마······행성계 사령부가 이번 사건을 조직적으로 꾸민 것 같아······”
시에나는 몸에 걸친 타월이 불편했는지 풀어 버리고는 크라우프의 허벅지위에 걸터 앉으면서 기분나쁘다는 얼굴로 불평을 털어 놓았다.
“우리들의 고생은 모두······장기판을 벗어나지 못한 건가?”
크라우프는 머리를 손으로 긁적이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팔을 쓰다듬다가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가까이 다가온 시에나의 숨결이 크라우프의 가슴을 간지럽게 했다. 크라우프는 그녀를 좀더 끌어올려 그녀의 촉촉한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시에나는 부드럽게 입술을 별려 크라우프의 혀를 받아들였다. 잠시간의 달콤한 키스가 끝난 후 크라우프는 시에나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아마 중요한 정보 제공을 몇 시간 동안 늦추고, 그리고······렘셰이드에서의 명령과 중요 통신이 조금씩 늦거나 아예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면······누구라도 허버크 대령처럼 도무지 상황을 알 수 없게 되어 섵부른 행동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지······”
시에나는 크라우프의 손길이 간지러웠는지 숨을 가볍게 들이 마신뒤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그럴수가······”
그녀의 투덜거림에 크라우프는 아마도 행성계 사령부의 이번 조치 때문에 몇 사람은 다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등을 만지던 손을 점점 아래로 움직여 그녀의 탄력적인 엉덩이를 살짝 거머 쥐었다. 그리고는 다른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시에나는 크라우프의 손길에 약간은 흥분이 되는지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얼마간의 사람들은······책임을 지고 물러나겠지······지금 언론에서 책임지라고 말하고 있는 도리안 준장도 그 중 한 사람일 거야······”
“하아······대단하다.”
시에나는 약간 흥분된 듯 신음소리를 흘리면 말했다. 크라우프는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더듬으면서 그녀의 볼이나 입술등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시에나도 그의 목에 팔을 감는다든지 하며 적극적으로 응해왔다.
몇 사람을 희생함으로서 최근 사건을 구실로 한 민회의 군부에 대한 끊임없는 견제를 사라지게 한다. 가뜩이나 위기 상황인데 민회가 군부의 행동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되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민회로서는 다음번 선거를 생각해야 하니 군부에 어떤 조치만 요구하는 성명만 내보내는 선에서 견제를 멈출 것이다. 그리고 군부는 다소간의 비난을 받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때 파츠 베이스군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이것이 에이센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킴으로서 지지를 보다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이 통하는 한가지 이유로는 에이센이 징병제를 실시하고 남·녀 모두 병역의 의무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군 경험자가 사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전선이나 안전 지대에서 근무를 했거나 상관없이 군생활 중에 어디에서 전투로 몇 사람이 죽었다는 정보는 끊임없이 전달해 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관심을 가지다 나중에는 거의 무감각해 지게 된다. 하지만 사회에 복귀해서는 이런 소식을 듣게 되고 뉴스로 자세하게 볼 수 있게 된다면 당연하게 군대에서 자신은 어떻게 복무했는데 저렇게 위험한 곳에 있던 자들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최전선에 있었던 사람들은 당연히 언론의 이런 보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런 자들이 한 사람이라도 있게 된다면 민회의 태도를 제한 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군전역자들이고 이들 모두 군전역자들에게 주어지는 민회의원 선거 투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회의 견제에 제약을 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이들이 사회에서 군부에 지지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하악······대단하군······으음······얼마간의 희생은······아앗······필수란 건가?”
쾌락에 젖어 있는 그녀의 목소리가 섹시하다고 느끼면서 크라우프는 시에나에게 으쓱한 얼굴을 했다. 하지만 그녀를 매만지는 손길을 결코 늦추지는 않았다.
“글쎄······아마도 무한정 계속 될 수 있었던 전쟁을 이쯤에서 그만둔 것은 잘한 것 같은데? 양측에서 계속 병력을 증원해 계속 전투를 수행한다면 아마도 너무 낭비 같은데······불필요한 낭비가 너무 커질 것 같았는데 잘 막아 준 것 같아!”
그의 설명에 시에나는 이해했다면서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의 허벅지와 가슴에 위치해 있는 그의 손을 잡아 살짝 밀어낸 다음 크라우프의 가랑이 사이로 허리를 숙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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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내용은 전혀 위와 같지 않았습니다만…..
제가-아뒤쥔장- 보기에 너무 밋밋한 것 같아 조금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따라서…조금 늦은 것…용서해 주십시요…넙죽~ m(__)m
요즘 작가넘이 통 19禁적인 내용을 적지 않기에 제가 임의로 추가했습니다…ㅡ_ㅡㅋ
이 이상은 짤릴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고로 수위를 적당히 조절하느라…쩝…
…그렇습니다~!!! 써 놓은 저도 아쉽습니다~!!! 크흑~ 좀더 와일드(뭐가?)하고 하드(도데체 뭘?)한 장면이~
…^_^; 자제해야 겠지요…크흠!
아그리고 yaiddasya님…’야이다 크라프트 호우드 윙게이트’ 말입니다…
작가넘이 어떤 캐릭인지 자세히는 안정했다고 물어 보라고 하데요…
일단 에이센군으로 설정…나이나 계급은 미정…출현할 전선(戰線)도 미정…
물론 성격이나 능력도 미정…(대체 무얼 설정했다는 건지? ㅡ_ㅡ;)
대충 원하시는 것을 적어 주시면 감사…아, 다른 분들도 참여해 주십시요…흐흐흐…
너무 좋게 설정해 주실 것 같거던요…먼치킨은 사절입니다…^_^)/
오늘도 여전히 한편 올립니다. Next-45.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11월 20일 11시 정각 이번 케네온행성계의 파츠 베이스군과의 지상전이 종전 되고 난 이후 그간 계속되어 왔던 민회차원에서의 포로 교환 협상이 타결되어 20일 정식 서명만이 남아 있었다.
같은 시각 셰어필드 기지에 임시로 설치된 파일럿숙소에서 20시간 넘게 잠을 자 버린 엘레비아는, 10시쯤에 간신히 깨어나고도 1시간 가까이 뒤척이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우~ 머리야!”
오래 간만에 일어나 보니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그녀는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파일럿숙소의 입구쪽에 그냥 주저 앉아 버렸다.
기지는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기지내 곳곳에서는 공병들과 작업용 바리스타들이 분주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몇 번이나 대규모 전투를 겪었기 때문에 셰어필드 기지는 많이 파괴되어 있었다.
엘레비아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몸이 좀 많이 가렵다는 생각이 들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 다른 동료 파일럿들에게 샤워실을 사용할 수 있는 지를 물었다. 동료들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하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속옷 등의 샤워용품을 챙겨나와 임시 숙소 근처에 마련되어 있는 샤워장을 찾아갔다.
정오가 다되었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엘레비아는 물을 한번 틀어 보아 물이 제대로 나오자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고 샤워기를 틀었다.
샤워기에서는 시원하게 물이 쏟아졌다. 머리 위쪽에서부터 쏟아지는 물줄기를 엘레비아는 가만히 눈을 감고 맞았다. 그녀는 얼굴을 따라 흘러 내리는 물방울들을 양손으로 쓸어 내렸다. 물발울들이 그녀의 굴곡을 따라 거침없이 흘러내렸다.
엘레비아는 아직도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을 너무 자서인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샤워실에 그대로 주저 앉아 버렸다. 만약 누군가가 다시 잠을 자라고 한다면 더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리 위쪽에서부터 물이 쏟아져 내려오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조금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그녀의 아마색 머릿결을 따라 물은 계속해서 아래쪽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코끝과 턱끝에 맺힌 물방울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피곤하다.’
어디 따뜻한 욕조에라도 깊숙이 몸을 담갔으면 싶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이 정도의 샤워를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큰 행복이었다.
엘레비아는 이제 조금만 지나면 19살을 넘어서 20살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또래의 여느 여자들과는 달리 그녀는 제대로 남자 친구도 사귀어 보지 못했고, 사실 남자 경험도 없었다.
뭐 이제까지 많은 남자들이 자신에게 접근해 왔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에게서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었다. 접근해 오는 남자들 모두 자신과의 섹스를 위해서 다가왔었다. 남자들이야 여자에게 다가오는 것이 단순히 그것이 목적인지 몰라도 엘레비아는 그런 것에는 별로 관심이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그녀 자신도 다른 여자들처럼 남자 친구와의 잠자리에서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다. 섹스에 대해서 거부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서로 보다 친밀해 지기 위해서는 그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는 남자보다 자신의 삶과 지금의 위치에서 보다 확실하게 자신을 가지고 싶었다. 남자도 단지 자신의 몸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대화가 통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섹스라고 해봐야 길어야 한 시간은 거의 넘지 못한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다. 보통 10분에서 20분 정도라고 했다. 하루의 대부분 중에서 겨우 20분만을 위해서 남자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깊은 잠에 빠지기 전, 서로 충분하게 대화를 나나눌 수 있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다.
왼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던 엘레비아는 이번의 전투를 통해 다시 한번 태어난 것이나 마찬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 자신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되는 것 같았다. 수많은 죽음들이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이런 죽음들을 뛰어넘어 엘레비아는 이렇게 살아 남아 있었다. 그러니 이런 생각도 하고 있는 것이다. 전사한 아르코 대위는 아마도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액체 비누로 몸을 씻고 머리도 감았다. 비누거품을 모두 닦아낸 다음 샤워기를 껐다. 그리고 짧게 숨을 들이마시며 되돌아 서 타월로 몸의 물기를 깨끗이 씻어 냈다. 몸의 물기를 완전히 말린 다음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속옷을 꺼내 입었다. 전에 입고 있던 것은 땀이 많이 배어 있었기 때문에 찝찝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제대로 세탁을 하기 어려우니 이렇게 갈아입고 남은 속옷 같은 것은 많은 수가 그대로 버려졌다. 차라리 보급부대에서 새것을 받아 따로 갈아 입는 것이 더 편리했기 때문이다.
샤워를 마치고 군복에 군화 차림으로 밖으로 나오니 12시가 다 되어 있었다. 점심 식사를 해야겠지만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다. 먹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를 찾는 듯한 표정을 짓고있는, 왼손에 전문을 든 갈색 머리카락의 여자 하사관이 자신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엘레비아를 발견하자 다가오면서
“저기 혹시······엘레비아 타르고 중위님을 보시지 못하셨습니까?”
하사의 물음에 그녀는 핏 웃으며
“내가 타르고 중위일세. 무슨 일인가?”
하사는 잠깐 그녀를 바라보았다. 보급대에서 지급받아 입고 있는 군복에는 아무런 표식도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몰라본 것일 것이다.
“아! 죄송합니다. 중위님······지금 즉시사령부의 인사과 사무실로 출두하라는 전문입니다. 전달해 드리러 방에 찾아갔는데 샤워하러 가셨다길래······”
그녀는 괜찮다면서 하사관이 내미는 정식 명령이라는 전문을 받아 보았다.
“즉시 가죠!”
엘레비아는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여자 하사관이 경례를 올리며 되돌아 갔다. 하사관이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 잠시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인가 짐작해 보았지만 짚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엘레비아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고서는 정식으로 출두하라는 명령이었으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 군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어깨에 계급장을 달았다. 군모를 쓴 뒤 복장을 점검하고 밖으로 나와 숙소 근처에 있던 지프에 올랐다.
그녀는 차를 운전해 가면서 활기에 넘쳐 있는 주변을 돌아 보았다. 하지만 활기참과는 반대로 곳곳이 전투의 흔적으로 파괴되어 있기 때문에 지프를 운행하기 좀 힘들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제대로 치우지 못한 시체들이 군데 군데 눈에 들어왔다. 건물의 잔해나 파괴된 차량 속에서 불에 타 뒤틀려진 주검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 것이 엘레비아는 정말로 우스웠다. 이제는 이런 죽음에 무감각해 버렸는지 몰랐다.
30분 정도를 달려가자 임시로 설치된 사령부 건물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건물의 근처에는 잘 구축된 기관총 진지가 몇군데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지프를 한쪽에 주차시키고 내려선 다음 날렵한 발걸음으로 사령부 건물 속으로 들어섰다. 입구에서 완전 무장한 병사가 꼿꼿한 자세로 서 있다가 들어서는 엘레비아에게 경례를 올려 주었다.
“수고해요!”
경례를 받아주며 가볍게 말을 건네고는 사령실의 인사과 사무실을 물어 그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가 안으로 들어서자 책상과 컴퓨터로 가득차 있는 사무실 내무는 무척이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들어서는 엘레비아를 보고 안쪽에서 누군가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었다.
“아? 저기······명령 받고 왔습니다. 제가 엘레비아 타르고 중위입니다.”
그녀의 대답에 한 사람이 일어서서 가장 안쪽에 있는 인사과장쪽으로 안내해 주었다.
“엘레비아 타르고 중위입니다. 정식 출두 명령을 받고 인사과에 출두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마치 노파와 같은 은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소령계급의 여자 인사과장에게 말했다. 인사과장과 엘레비아, 두 사람 모두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별다른 말없이 즉시 사무적인 일로 들어갔다.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중위······올해 19세인가?”
인사과장이 갑자기 그것을 물어오니 엘레비아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인사과장은 잠시 말없이 자신의 앞에 놓여져 있는 서류를 뒤적였다. 사람을 불러다 놓고 갑자기 그러고 있으니 다소 황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엘레비아가 다소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을 무렵 소령이 갑작스레 입을 열었다.
“이번에 타르고 중위 자네······테스트 파일럿으로 선발되었네······이것은 행성계 사령부의 정식명령이니 거부할 권한은 귀관에게 주어져 있지 않네. 명령 받는 즉시 개인소지품을 챙겨 바스타 기지로 출발하게!”
인사과장의 갑작스런 말에 엘레비아는 황당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 갑작스러운 말씀이십니다.”
엘레비아의 당황스러움이 묻어나는 말에 인사과장은 귀찮다는 투로 대꾸했다.
“딴소리 말고 정식명령이니 즉시 실행하게!”
그러면서 명령서를 그녀 앞에 내밀었다.
엘레비아는 명령서를 받아들기는 했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제 중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중대장으로서의 엘레비아의 물음에 인사과장은 그것은 그녀가 신경쓸 일이 아니라고 하면서
“적당한 사람이 인선될 것일세······명령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이미 말했을 텐데······아직 가지 않았나?”
인사과장의 축객령이 분명한 말에 엘레비아는 말없이 경례로 대답했다. 다시 인사과장이 시선을 서류쪽으로 돌렸을 때 엘레비아는 되돌아 나왔다. 너무 갑작스러운 이런 명령에 당황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자신의 중대원들이나 다른 중대장들에게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해 보았다.
엠더광산 기지의 지휘 통제실에서 포로 교환 일정에 대한 협상 중계를 지켜보고 있던 크라우프는 으쓱한 표정을 짓다가 정식 포로 교환이 12월 20일에 있을 것이라는 방송기자의 멘트에 잘되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포로 교환이라······”
12월 20일로 합의된 정식 포로 교환을 위해 각지로 분산 배치 된 포로들을 한 군데로 모아 들이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로이드강화 협정상 양측에서 포로가 발생하면 추후 협상에 따라 즉각적인 송환이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협상의 체결은 다시 한번 로이드 강화조약을 준수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방송에서는 열심히 떠들어 대고 있었다. 하지만 크라우프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어제밤에 시에나와 나눈 대화를 떠올리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자신의 주위에 있는 오퍼레이터들이나 장교들을 생각해서 다른 말을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이번의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터놓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시에나 이외에는 없었다. 그녀라면 안심하고 자신의 생각들을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그는 짧은 갈색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번 긁적였다.
기지 정면 40km에는 파츠 베이스군 경계 부대가 진출해 있었다. 이곳이 최전선이었지만 전혀 그런 분위기가 들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광산기지와 렘셰이드 기지로 많은 수의 병력이 철수해서 현재 엠더에는 250대의 바리스타와 40대의 전차, 30대의 전투기들이 배치되어 있을 뿐이었다.
‘어떻게 될까?’
머리를 손으로 긁적이고 있던 그는 지휘통제실 안에 자신이 들어와 있는 것이 이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 같다 생각했다. 사실 지금 자신은 별로 필요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높은 사람이 있으면 여러모로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기 때문이다.
“잠시 밖을 둘러보고 오겠다. 급한 일 있으면 연락해!”
크라우프는 그렇게 말을 한 다음 무전기를 하나 손에 들고 지휘통제실 밖으로 나왔다.
엠더는 몇 번의 격전을 치르는 동안 많이 파괴되어 버렸다. 이곳이나 다이아몬드 광산이나 계속된 전투로 파괴되어 다시 채굴을 시작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계속된 대지 포격으로 광산이 모두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곳은 현재 군사기지로서의 역할만이 남아 있었다.
광산기지 주변에 경계를 서고 있는 바리스타와 중간 중간에 소총을 들고 서 있는 보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크라우프는 잠깐 멈추어서서 이들을 한번 돌아본 다음 바리스타 정비대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