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60
“우아아아!”
그는 크게 소리를 지르며 기체를 되돌려 그녀의 기체를 노리려 했지만, 엘레비아는 방패로 엘윈의 라이플을 밀쳐내 버리고 콕핏에다가 페인트탄을 먹여 주었다. 잠깐동안의 퍽하는 충격과 함께 몸이 들썩였다. 근거리에서 맞은 페인트탄의 충격보다 자신이 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엘레비아는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추어 있는 듯 하더니 갑자기 자신의 뒤쪽으로 재빨리 이동해 와서는 등무릎을 숙인 채로 뒤에 바짝 기대섰다. 그리고 나서 탄창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칼루야 상위는 어쨌든 자신이 져 버렸으니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했다. 하지만 전자장비는 멀쩡했기 때문에 다른 자카운 5기가 모두 루밀에게 격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신기를 통해 엘레비아가 고르게 숨을 내쉬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기체 어깨너머로 라이플을 꺼내더니 루밀쪽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 그리고 나서 재빠르게 기체를 움직여 자리를 이동해 버렸다.
‘뭐야?’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곧바로 자신의 기체쪽으로 루밀이 발사한 페인트탄이 집중 되었다.
“제기랄! 또 죽인다는 건가?”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자 그는 짧게 비명을 질러댔다. 엘레비아가 자신의 기체를 방패로 쓴 것이다. 그는 카메라를 돌려 엘레비아 기체를 찾았다.
루밀은 1기가 살아 남았나 싶었다. 그래서 그쪽에다가 라이플을 집중시킨 뒤 탄창을 새것으로 교환했다.
“쳇! 뭐야 이거!”
루밀은 짧게 혀를 차면서 재빨리 자신의 기체를 숨겼다. 아마도 1기 정도 살아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5기를 격파했으니 아군기 쪽으로 달려간 엘레비아가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그 계집애······설마 저비스를 해치운건 아니겠지?’
다른 3명은 몰라도 저비스라면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군기 모두 당했다는 신호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사격이 가해졌다면 엘레비아 그 계집애만 살아남아 있다는 말이 되었다.
‘어디야! 제기랄!’
루밀은 갑자기 짜증이 났다. 모습을 숨기며 어디에 적이 있는지를 찾아 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바로 그때 자신쪽으로 2발의 페인트탄이 발사되는 것이 보였다.
“거기냐!”
그녀는 연속해서 페인트탄을 쏟아 내었다. 그 주변에다가 라이플을 사격한 뒤 다른 반격을 염려해 재빨리 모습을 감추고 탄창을 새것으로 교환했다.
‘후욱······’
루밀로서는 어디에서 엘레비아가 튀어 나올지 모를 일이었다. 행성계 사령관 추천에 똑같은 린제이 타르고 대좌라는 성을 쓰는 남자가 추천한 계집애라고 해서 아마도 어디 든든한 연줄로 이곳 후방으로 배치된 사람이라고 여겼었지만, 그래도 제법 실력은 갖추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야, 어디······’
루밀은 자신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내 어디에서부터 공격이 가해져 올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짧게 숨을 몰아내쉬며 센서와 레이더를 최대한 활용하여 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무척이나 애쓰고 있었다. 바로 그때 정면으로 다시 페인트탄 사격이 가해졌다. 그리고 그쪽으로 고속으로 접근해 들어오는 기체가 메인모니터에 똑똑히 잡혔다. 루밀은 그 기체를 노려 사격을 가했지만 상대는 재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면서 조준선을 흐트러 뜨리고 있었다.
“이거!”
그대로 서 있으면 자신이 당하기 때문에 루밀은 즉시 기체를 움직여 마주 달려 나갔다.
엘레비아는 루밀이 탑승한 실험기가 지상에서 전차와 같이 땅바닥에 바짝붙어 고속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라이플 사격을 가했다. 하지만 루밀은 자신의 공격을 회피해 내면서 정확하게 반격을 가해왔다.
“흥!”
그녀도 그 공격을 피해내면서 상대를 향해 페인트탄을 날려 댔다. 서로 잔류탄약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탄을 퍼부어 댔다.
‘빠르다.’
하지만 실험기는 자카운보다는 고성능이었기 때문에 엘레비아가 쫓아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루밀의 조종실력 또한 일급이었다. 일급 조종사가 자신보다 우수한 기체에 탑승해 전력을 다해 덤벼드니 엘레비아로서는 쉽게 상대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녀는 거의 반격할 생각도 못하고 상대의 공격을 회피해 내는데 열중했다. 몇발 반격 하기는 했지만 상대도 금방 자신의 공격을 피해내 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루밀의 움직임에서 지상전때 상대했던 에이센 파일럿을 떠올렸다. 자신이 그렇게 긴장하고 싸워야 했던 녀석이었다.
상대의 움직이는 방향에다가 라이플을 2발만 남기고 모두 발사한 그녀는 루밀이 회피하려는 방향에다 미사일을 발사해 넣었다. 그순간 미사일이 궤적을 그리면서 정면으로 쏟아져 나갔다. 즉시 루밀의 기체에서 방해물질이 발사되었다. 그리고 실험기에서도 즉각 미사일로 반격이 들어왔다.
엘레비아도 재빨리 방해물질들을 살포해 낸 뒤 추진기를 분사해 내면서 미사일의 공격 방향에서 기체를 회피시켰다.
미사일들이 교란되고 그 틈을 노린 루밀의 반격이 들어왔다. 엘레비아는 잠시 지상에 착지했다가 추진제를 분사해 내면서 뒤쪽으로 점프해 나갔다. 루밀은 엘레비아의 뒤를 노리고 계속해서 사격을 퍼부어댔다. 하지만 제대로 명중탄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루밀의 사격이 잠시 뜸해지자 엘레비아는 곧바로 자카운을 회전시키면서 루밀쪽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그녀는 근거리에서 루밀이 쏘아대는 페인트탄을 회피해 내면서 남아 있던 2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근거리라 루밀의 기체가 피해내지 못했다. 기체가 미사일에 맞아 중심을 잃자 곧바로 덤벼 들었다. 하지만 상대도 에이스 파일럿으로서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녀는 엘레비아쪽으로 반격을 가하려 라이플을 조준했지만 엘레비아는 방패로 루밀의 실험기에서 내뻗은 라이플을 밀쳐내 버리고, 오른발로 루밀 기체의 바디를 걷어차 버렸다. 루밀이 비틀거리는 것과 동시에 라이플을 겨냥했는데 루밀은 그 상황에서도 기체를 숙이면서 라이플 조준을 피해냈다. 하지만 곧바로 엘레비아의 격투전용 기관포가 집중되었다.
“꺄!”
통신기를 통해 루밀의 짧은 비명소리가 들렸다. 메인 카메라 부분에 격투전용 기관포가 쏘아졌고, 루밀이 충격에 잠시 균형을 잃었을때 엘레비아는 라이플로 결정타를 먹여 주었다. 그리고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었다.
‘이겼나?’
엘레비아는 생각보다 별것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
‘에이센군 파일럿들에 비한다면······’
그녀는 자신이 보아왔던 많은 에이센의 에이스 파일럿들을 떠올리면서 깊게 숨을 몰아 내쉬었다.
제 13기지로 복귀할 때까지 아무도 말이 없었다. 최고의 기대를 받던 실험기가 일반 자카운에게 격파당해 버린 것이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거야?”
기지 사령관 찰스 브룸버그 중좌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달려나와 있었다. 그는 기체에 페인트탄 자국 하나없는 엘레비아의 기체를 보고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껏 거의 피해가 없었던 실험기도 두부가 페인트탄 범벅이 되고 바디에도 몇 발 페인트탄을 맞은 채로 돌아오자 당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MMP의 기술자들도 이런 뜻밖의 결과에 당황한 모습들이었다. 아무런 개량작업도 하지않은 자카운에게 실험기가 격파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칼루야 상위는 샤워하고 점식 식사를 마친 뒤 모두들에게 자신의 기체의 기동기록과 영상기록들을 가져와 분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모두 그에게 경례를 올렸다. 자신이 격파되었다는 사실이 루밀에게는 꽤 큰 충격인 것 같았다. 평소에는 그렇게 수다스럽게 떠들어 대더니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저기······”
조금 걱정된 엘레비아가 다가가 말을 건네려 하니 갑자기 휙돌아서 버렸다. 루밀의 이런 태도에 그녀는 너무 무안한 기분이 들었다.
엘레비아는 일단 지시받은 대로 숙소로 돌아와 파일럿슈트를 벗고 공용 샤워장에서 몸을 씻었다. 이때는 루밀도 들어왔는데 그녀는 엘레비아의 옆에 서서 묵묵히 몸을 씻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엘레비아의 벗은 몸을 힐끔힐끔 보더니 갑자기 얼굴을 팍 찌푸렸다.
“왜 그래?”
엘레비아도 기분이 좋지 않아 볼멘 소리로 물었다.
“으으······너 정말로······20살 맞냐? 나보다 가슴이 크잖아!”
루밀은 갑자기 막 투덜대기 시작했다. 엘레비아가 황당한 얼굴을 하자 루밀은 씨익 웃으면서
“너 맘에 드는데? 움직이는 게 보통이 아니었어······솔직하게 이제까지 너 그저 그런애로 여기고 있었거든? 그 뭐라고 하지? 케네온 행성계 사령관의 추천인데 처음에 널 추천해 올린게 너하고 똑같은 성을 쓰는 린제이 타르고 대좌라 말이야!”
처음 듣는 말에 엘레비아가 놀란 표정을 짓자 루밀은 헤헷 웃으면서 실력은 좀 있어도 결국에는 자신에게 질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너 덕분에 MMP에서도 좀 놀란 것 같더라······하지만 잘 알아둬! 내가 너보다 잘 할테니까! 으으! 내가 너한테 지다니······오늘 진 것은 몇배로 되갚아 줄테다! 각오해!”
그녀의 자신의 각오를 다지는 말에 엘레비아가 알겠다면서 피식 웃었다. 그러자 루밀은 갑자기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엘레비아의 가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 팔꿈치로 툭치며 물어왔다.
“야! 그나저나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냐? 나도 좀 알려 줘라!”
황당한 질문이었다. 엘레비아가 얼굴이 빨개져서 뭐라고 말을 못하고 있자 루밀은 됐다면서
“에휴······나도 군대 끝나면 너처럼 가슴수술이라도 해야 겠다.”
“아니에요······나 수술 안했어요!”
그녀가 당황해서 소리하자 루밀은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우씨······수술 안했으면······내가 진짜로 져 버렸잖아! 으으!”
그러더니 갑자기 안쪽으로 들어온 다른 여자 동료에게 매달려 버렸다. 그리고는 엘레비아를 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저비스 칼루야 상위를 비롯해 번사이드 중위와 다른 중대원들도 공용 샤워장으로 들어왔다. 루밀은 칼루야 상위의 옆으로 다가가더니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상위도 무엇이라고 말을 했다. 엘레비아는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아 몸을 다 씻고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는 타월로 몸의 물기를 말리고 대충 머리도 말렸다. 그런뒤 자신의 라커에 수북히 쌓여있는 포장을 뜯지않은 속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리고 군복을 몸에 걸쳤다. 오후에는 개인용 파일럿슈트를 맞추기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잠시 쉬고 점심을 먹고 가봐야 했다.
군복으로 갈아 입고 잠깐 쉬기 위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그곳에도 보급대에서 가져온 듯한 생필품 박스가 놓여 있었다. 엘레비아는 대충 그것들을 선반에 정리해 놓은 뒤 속옷과 트레이닝복 같은 것들을 잘 접어서 사물함에 정돈해 놓았다.
‘오빠가······’
아까 루밀이 한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자신이 갑자기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 이해되었다. 분명 오빠가 손을 써서 후방으로 빼내 준 것이다. 이런것에 감사해야 할지 뭐라고 해야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잠시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지만 곧 점심 식사를 해야 했다. 그녀는 칫솔 5개가 한꺼번에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칫솔 한개를 집어 낸 뒤 치약도 주머니에 함께 넣고 밖으로 나왔다. 중대원들을 기다렸다가 점심 식사를 했다.
점심은 꽤나 푸짐했다. 쇠고기 스테이크에 감자튀김, 야채 샐러드, 오렌지 쥬스, 갓구워낸 생크림빵, 케익, 야채 스프 같은 것들이었다. 아침부터 움직여 대느라 배고팠기 때문에 다들 그것들을 맛있게 먹었다.
노멀기체로 실험기를 격파해낸 엘레비아 때문에 같은 중대원들이나 기술자들도 그녀를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다. 칼루야 상위는 엘레비아를 보고 오전의 모의전때 보여 주었던 그 실력은 어디에서 배운거냐고 물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당혹스러워 하는 엘레비아에 번사이드 중위도 대단하다고 말하면서
“루밀만큼 그렇게 재빠르게 기동하는 파일럿을 본적이 없어서 말이지······듣기로 우주군 소속이었다는데······”
“케네온에서 지상전에 참가했었습니다.”
엘레비아의 대답에 칼루야 상위의 옆에 앉아있던 루밀은 볼을 잔뜩 부풀리면서 볼멘 소리를 해댔다.
“엘레비아 저 기집애, 분명······어디 강습해병대 소속아닌가 몰라······혹시 특수전 요원 아니야?”
“맞아! 기록에는 분명······일반 함대 파일럿이라고 분류되어 있었는데······”
모두들 그렇게 자기들의 짐작을 떠들어 대고 있었다. 엘레비아가 황당해 하며 아니라고 하자, 알고 있다고 일제히 대답하는 바람에 엘레비아는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어쨌든 그만하고 식사 후에 잠시 쉬고 나서 분석에 들어가자. 타르고 중위도 참가해!”
칼루야 상위의 말에 그녀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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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허접…X레기…라고 밖에는…;;;
기껏나온 최신예기가 허접스런 자카운에 깨지다니…
F-15들여왔더니, 모의전에서 F-4한테 깨진 것이나 마찬가지겠죠…
…아니면 파일럿의 실력차이 일까요?
음…작가넘에게 문의한 결과…
본인 : “…신예기 말이다…왜나온거냐? 저리 허접스레 깨지면 어떻게 혀?”
작가 : “…크라우프 승진의 발판!”
…할말이 없었더라는…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5…
행복하세요~ ^_^)/~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3월 5일 파츠 베이스의 야전함대 사령부가 있는 유케울 행성계에서는 최근의 에이센군의 군사적인 도발행위 대한 분석 작업에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최근들어 갑작스럽게 에이센군의 군사적인 도발이 부쩍 늘어나 버렸기 때문이다.
유케울 야전함대 사령부 사령관 콜 브롱 암브로이즈 차수는 작전 주임참모 빌리 게라일 카레트 중장과 더불어 참모들과 토의한 결과 에이센군의 군사적인 도발이 무엇인가 거대한 작전을 감추기 위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거대한 작전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망을 모두 가동한다고 해도 에이센군의 군사적인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해 내기는 힘들었다. 다만 에이센 국내에서 민간 항주로를 제대로 경비하지 못하는 군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팽배해 지고 있다는 것 정도만 인식할 수 있었다.
“이런 비난 여론 때문이라도 에이센군이 군사적인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카레트 중장은 자신들이 모아 들인 정보에 의하면 분명히 에이센군이 현재 막대한 보급 물자를 로이드쪽으로 집결시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규모 침공이 될 것일까?”
암브로이즈 차수로서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작년 5월에서처럼 에이센군이 10만 척이 넘는 대함대를 동원해 전격적으로 침공해 온다면 당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에이센군도 작년에 많은 병력을 잃었으니······쉽게 전면전을 벌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 배석해 있던 참모들이 각자의 의견을 제시했다. 대부분 에이센군이 조만간 군사 작전을 벌일 것이라는 것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그 규모에 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작년의 실패 때문에 다수의 병력을 동원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오히려 작년의 실패 때문에 더욱 많은 병력을 집결시켜 공세를 취할지 모른다는 의견도 있었다.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에이센군들이 로이드에 집결시키는 군수 물자의 양이 어머어마하다는 것과 매일같이 이 정도의 물자를 하만 바이파쪽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는 것은 에이센군이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가지게 했다.
그렇지만 에이센군들의 대규모 병력 이동이 포착되지 않은 이상 혹여 국지적인 공세를 펼치고 그 점령된 영토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보이는 것이는 것이겠냐는 의견도 많았다.
완전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까지 확보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일단 에이센군의 움직임에 대해서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에이센군이 침공 의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쪽도 그에 대비해서 물자를 집결시키고 적의 침공에 준비를 하자는 것에는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카레트 중장은 에이센군이 지상전이 아닌 우주 공간에서의 함대전으로 맡부딪쳐 올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케네온 행성계쪽으로 파견되어 있는 베토 코리 소장의 함대를 불러 들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의견을 내었다. 즉시 암브로이즈 차수가 그 의견을 받아 들이면서 회의 참석차 모여 있는 참모들에게 신중하게 행동할 것을 요청했다.
“어쨌든······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다들 이런 변화를 주시하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최선을 다한 준비를 해둡시다.”
일단 회의는 이렇게 끝을 냈다.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나도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카레트 중장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에이센군이 공격해 나올 정도를 예상해 보았다. 현재의 정보로만 판단한다면 에이센군의 무력 행동은 대규모의 병력 동원은 아니었다. 그러면 지금과 같은 국경 도발 수준에서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로이드에 집중되고 있는 군수물자의 양과 규모를 볼때 상당한 시일을 작전 소요 시간으로 상정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음······’
중장은 정보부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짜증이 먼저 났다. 지금과 같이 정보가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는 도대체 아무것도 제대로 판단해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보가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