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66
행복하세요~
핫~~~yaiddasya 님…죄송합니다…조금 늦었습니다…185회의 코멘트를 읽었습니다..,
이번화의 양이 좀 많으니…설마 때리시지는 않겠죠?
그리고…독자분들의 컴퓨터가 별 일이 없으시기를 빕니다…
저의 경우…방화벽을 설치하자 마자 웜이 돌더군요…ㅎㅎㅎ…일종의 ‘염장’…인가요?
드디어 “소”제목을 바꿀때가 되었군요…^_^)/
에이센의 침공 의도가 명확함이 확실한 가운데, 3월 25일 월요일 13시 부터 유케울의 파츠 베이스군 최전선 사령부에서는 에이센군의 침공 의도에 대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여러가지 조짐으로 볼때 조만간 에이센군이 군사 작전을 감행할 것이고 그 규모가 꽤 클 것이라는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로이드에 집결중에 있는 전투 물자와 식량의 유통 상황을 본다면······적어도 10개월 이상의 작전을 예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에이센에서 군부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었고 그것에 발맞추어 민간 상선단의 변경 행성계 취항거부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이 덕분에 군용 수송선이 각종 물자를 수송해 주고 있는 형편이었다.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서류로만 민간용 물자였고, 내용물은 군수용인 경우가 많았다는 첩보가 들어와 있었다. 암브로이즈 차수의 작전 주임참모 카레트 중장은 이 민간 물자수송을 빙자한 군수 물자수송이 큰 문제라고 대답했다.
“하만 바이파를 비롯해서 프로스베인과 케네온쪽으로 대량의 군용 수송선들이 이동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에이센의 공식 입장은 민간 물자 수송이지만······이것들 상당 수가 군수 물자 수송을 기만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빈번해진 에이센측의 국경도발과, 이 국경 도발이 아군측의 소행으로 단정지어지는 것으로 볼때 에이센은 지금 군사 행동의 명분쌓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무서운 녀석들이로군······”
자리에 앉아 있던 유케울 성계의 참모들은 짧게 혀를 찼다. 에이센군의 행동이 내부의 반전 여론을 무마시키고 주전론을 확대하기 위한 일련의 쇼라는 것에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당해야 한다는 것에 표정들이 좋지 못했다.
“빌어먹을······”
최근까지 입수된 정보에 비추어 볼때 카레트 중장의 예견에서 흠을 잡을 수는 없었다. 에이센의 정확한 의도를 확인해 보기 위해 2천 척의 함대를 프로스베인 국경 지역으로 보내 훈련시킨 작전에서 보듯, 에이센군은 확실한 침공의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아무리 비난 성명을 발표한다고 해도 제대로 먹혀 들리는 없었다. 이런것은 아예 처음부터 고려에 넣지않고 이제는 에이센의 군사 행동 범위가 얼마나 되고 그 군사 행동의 한계를 예측해야 한다고 의견들을 모으고 있었다.
카레트 중장은 이 자리에서 말석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래리를 바라보았다. 혹여 그라면 무슨 생각이 있을까 싶었다. 다들 의견을 제시하기 전에 잠시 웅성이고 있었지만 래리는 별반 표정없이 그 자리에 꼿꼿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타르고 상좌······상좌의 어떻게 생각하나?”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는 한 이런 회의에서 말도 제대로 꺼낼 수 있지 못할 래리에게 야릇한 기대를 걸고 카레트 중장은 질문을 던졌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래리에게 향해졌다. 그는 갑작스러운 이런 시선에 당혹스러워 했지만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우리도 명분을 쌓아야 합니다.”
짤막한 그의 대답에 모두들 무슨 말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카레트 중장보다 그 옆에 앉아 있던 암브로이즈 차수가 무슨 의견이 있냐고 다시 물었다. 래리는 최전선 사령부 사령관이 직접 자신에게 질문해 오자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짧은 시간에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
“······지금 우리들은 에이센의 의도대로 끌려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파츠 베이스의 주민들은 에이센군인들이 어떤 식으로 의도해 나올지 전혀 짐작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뉴스를 통해 에이센의 침공 의도를 만방에 알리는 것입니다. 에이센은 현재 아군이 자신들의 무역 항로를 위협한다는 것으로 군사 행동의 명분을 쌓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들은 이것들이 모두 에이센군이 날조한 사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증거를 보임으로서 에이센의 군사 행동에 명분이 없음을 알리는 것 입니다. 만일 에이센이 예상대로 침공을 해 온다면 이것은 명분이 없는 싸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에이센 내부의 반전파들을 잘 설득한다면 에이센 군부의 침공의도를 차단하든지 아니면 전력을 다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래리의 대답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를 바라보면서 다시 시선을 자신의 책상쪽으로 돌리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래리는 회의장의 기계를 조작하고 있는 리아 듀런트 상위쪽을 한번 바라보았다가 그녀가 시선을 모니터쪽으로 고정시키고 있자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암브로이즈 차수는 래리의 말을 듣고 있다가 그 자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귀관. 그것을 서류로 해서 올릴 수 있겠나? 미안한 말이지만 결재를 얻으려면 서류가 필요하네!”
그의 작전을 채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암브로이즈 차수의 말에 래리는 즉시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원하는 대답이나오자 암브로이즈 차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현재의 가능성으로 볼때 에이센군의 군사적인 침공 의도가 확실시 된다고 했다. 그는 우선 에이센의 군사 행동에 대응하기 앞서서 래리의 의견을 실행에 옮겨, 현재 에이센군이 공작하고 있는 것들이 모두 날조된 것이고 단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한 명분 쌓기일 뿐이라고 선전해, 에이센의 침공이 명분 없는 싸움이 될 것이고 자신들은 침략자들에 맞서 싸운다는 명분을 얻도록 하자고 했다.
에이센군의 군사 행동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노릇이었고, 마찬가지로 아직까지는 에이센군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내외적으로 명분을 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에이센군의 군사 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신들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에이센군의 군사 행동에 대한 정확한 행동 범위를 입수하고 자신들도 전쟁 준비에 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었다.
다시 원론적인 결론만 내렸지만 에이센의 비난 공세에 대한 적극적인 반론 공세가 결정되었다는 것과 파츠 베이스 거주민들에게 에이센이 무력을 앞세워 침공을 해 올지 모른다는 것을 알리자는 것은 결정내려졌다.
래리는 이런 참모 회의에 참석하는 것과는 별도로 로드리게스 중장이 부임하게 될 함대를 재편성하고 참모들을 끌어 들이는 일에도 신경써야 했다. 로드리게스 중장이 자신이 요청하는 일은 거의 모두 들어주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함대를 편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면서 래리는 새로운 참모들과 만날 수 있었다. 함대의 참모들을 인선하는 것은 함대장의 고유 권한으로서 로드리게스 중장은 여러곳에서 참모들을 불러 들였다. 이번에 로드리게스 중장은 휘하에 1만 척의 함대를 지휘 통솔하게 되었다. 함대를 편성하고 참모를 임명함에 있어서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래리를 작전 참모로 임명했다. 가장 먼저 그를 임명하고 난 뒤 다른 참모들을 인선했다.
함대의 인선은 대략 이러했다. 부사령관에 어네스트 베른트 소장이 임명 되었다. 베른트소장은 올해 51세로서 키가 꽤 큰 백인 남자였다. 함대전에서 착실하게 실무 경험을 쌓은 그였기 때문에 끌어들이는데 다소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유능한 인재라고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었다.
래리를 도와 같이 작전을 의논할 작전 부참모에는 근래 촉망받는 인재라고 하는 부르노 엘카토르 대좌가 임명되었다. 엘카토르 대좌는 올해 38세로서 자신보다 나이가 젊은 래리의 밑으로 들어가기 거북스러웠겠지만 그는 쾌히 그 자리를 승낙했다.
일단 공전대 지휘관을 인선하는 것도 중요했는데, 래리는 이점에 특히 신경을 썼다. 지난 16일의 프네페르 행성계에서의 전투에서 후퇴하는 도중 전진 공세를 취해 돌격해 나온 에이센 함대 10척 중 3척을 단숨에 격파해낸 에이스 파일럿 아담 조슈아 디제 중위를 대위로 승진시키면서 로드리게스 중장의 함대로 전속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26일 11시 암브로이즈 차수에게 로드리게스 중장을 경유해 자신이 참모회의때 제안한 작전안을 제출해 낸 래리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로드리게스 중장의 기함으로 배정된 발터-헤로스호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의자에 깊숙하게 몸을 기대 앉고 있었다.
여러가지로 몸이 많이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위가 올라가면 이렇게 일이 많아 진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런 것은 좀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좌가 된 그에게 관사가 새로이 배정되었지만 그 관사에 아직까지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전함안의 자신의 방에 침낭을 가져다 놓고 이곳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모든 일을 그가 도맡아 처리했다.
로드리게스 중장은 전투 경험이 많은 인물이었지만 실무 지향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함대를 움직이는데 들어가야 할 이런 많은 요건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래리로서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지만 어찌 생각해 보면 이번의 에이센의 군사 행동이 자신에게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훈장과 다시 승진을 할 수 있는 기회일까?’
하지만 래리는 준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 쯤은 잘 알고 있었다.
‘너무 크게 바라지 말자······’
29세에 상좌가 된 것만 해도 대단한 승진이었다. 이미 군 내부에서는 자신에 대해 좋게 보지않는 경향을 느낄 수 있었다.
‘바보같은 녀석들······’
나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싶었다.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직이라는 것에서 너무 뛰어나도 너무 독보적이어도 친구가 없고 배척당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는 한숨만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에이센이 20년 동안 전쟁을 이끌면서 계속적인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능력과 공적만 충분히 갖추고 쌓는다면 나이와 출신에 상관없이 계속된 승진을 보장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유명한 에이센의 지휘관 카디나 크렐의 경우도 그러했다. 징집병인 하사 출신으로 대장의 지위에 올라 우주 공격군 부사령관까지 단지 10년 만에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에이센의 능력과 실적 우선주의가 아니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파츠 베이스의 군조직은 대규모의 전쟁을 치르지 않고 있게 되니 조금씩이지만 관료화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완전히 관료화 되지않은 것은 29세에 래리가 상좌로 승진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었다.
‘리아 듀런트 상위라······’
오랬동안 부관으로서 근무를 했던 인물로서 사무처리 능력은 제법 대단할 것이다. 카레트 중장의 지휘하에 오래 근무하고 있었으니 실무 경험도 많을 것인데 지금의 래리로서는 그녀를 빼내올 수 없었다. 겨우 일개 함대의 작전 참모로서 할 수 있는 범위가 있었다. 그는 그 선을 넘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때때로 자신에게 충분한 권한만 있다면 이런 상황 따위는 무너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쟁 게임이 아니고 뭐란 말이야?’
단순이 양쪽 국가의 지도자들은 서로간에 전면전을 피하면서 전쟁 게임이라고 하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좋지 못한 상황이야······’
에이센이나 파츠 베이스나 서로간에 최대한 피해만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고 있었다. 그리고 상대국을 비난하면서 국지전만으로 끝을 낼 방법만 찾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연결 고리는 누군가 끊을 수 있어야 했다. 래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보았다.
‘이 내가 말인가?’
그는 자신의 재능이 그것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씁쓸한 웃음이 곁들여 졌다.
‘에이센인들은 전쟁을 바라고 있다. 그것의 범위가 얼마나 될지는 에이센인들이 결정하고 있다.’
래리는 문득 이번의 일련의 사태가 혹여 파츠 베이스의 행성계를 점령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해 보았다.
‘행성계를 점령하려는 걸까?’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래리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 파츠 베이스와의 대규모 일전을 상정하지 않고서는 에이센이 지금과 같은 태도로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이센군도 행성계를 점령한다는 것이 상상 하기 어려울 정도의 점령 비용이 들어가고 많은 물자와 병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지휘관들은 아마도 에이센군의 군사 행동이 표면적으로 에이센군이 내세우고 있는 민간 항로의 확보에 있다 여기고 있을 것이다. 어제 참가했던 참모회의에서 카레트 중장이 은근히 내비쳤던 의도도 그런 것으로 결론지어 지도록 만들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에이센에서 의도했다면?’
래리는 순간 섬틋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닐거야······설마 아무리 에이센이라고 해도······’
하지만 에이센의 의도가 그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에이센의 능력이라고 한다면 충분하게 네페르와 알베르 행성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성계를 점령한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더욱이 적의 지배하에 있던 행성계였다. 비록 함대를 물리치고 지상으로 병력을 내려보낸다고 해도 거주민들의 반항하기 시작한다면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었다.
유인행성은 거의 자급 자족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유인 행성 자체가 거의 무한정으로 병력과 물자를 생산해 낼 수 있었다. 행성 자체의 자원이나 공장 시설들을 고려한다고 해도 에이센군은 쉽게 행성을 점령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곳은 바르디아와는 다르다.’
20년 전쟁 당시 에이센군이 바르디아의 영토내로 들어가 행성계를 점령하고 유인 행성에 병력을 강하시켜 지상전을 벌이던 때와는 달랐다. 그곳에서도 많은 지상전에 드러나지 않은 막대한 병력 손실이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바르디아 거주민들은 적국의 주민들이고 언제고 적으로 돌아설 수 있었으니 위험하다고 판단 되면 군인들이 임으로 사살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에서 표면적으로 자국민을 표방하고 있었다. 자칫 바르디아에서처럼 민간인들에게도 무차별적인 사격을 가해 학살을 감행한다면 당장에 에이센 국내에 비등한 반전여론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에이센의 원칙적으로 군복을 입지않은 민간인들은 황제의 시민권자들이었다. 군인들이 함부로 죽인다면 엄격한 처벌을 받게 된다. 에이센군으로서는 유인 행성 내부에서 현지 주민들과의 전투에서 두려운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독립 전쟁때 하만 바이파 행성계에서 벌인 지리한 시가전의 두려움을 아직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흐음······’
래리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왼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기분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일단 거주민들의 배타적인 반격을 모두 무마시켰다고 한다면 일단 민간 경제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전까지 군대에서 거주민들에게 거의 무한정 식량을 공급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에이센군의 보급선이 짧다는 이점이 있었지만 에이센군의 작전에 크나큰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
‘설마······’
래리로서는 자신이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 슬몃 부끄러움도 들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을 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이다.
에이센 군부로서는 파츠 베이스에 점령된 옛 영토를 탈환한다는 명분이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의 일련의 사태들에 의해 비등해진 군부의 비난 여론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에이센 군부의 판단 입지가 좁아지겠군······아니,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건가?’
래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의자에 깊숙하게 몸을 기댔다. 기분이 썩 좋지가 못했다. 다시 한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여동생인 엘레비아를 생각했다.
셰어필드 기지에서 그 애가 최전선에 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랐다. 그래서 로드리게스 중장에게 부탁을 넣어 엘레비아를 후방의 테스트 기지로 전출시키도록 조치했다.
‘그 애는 이제 무사하겠지?’
이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은 여동생인 엘레비아를 후방으로 빼내 주었다. 이것은 너무 비겁한 행동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지만 인간은 이렇게 이기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무척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여동생 만큼은 무사히 제대해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3월 29일 금요일 19시 10분 에이센의 민간용 통신파를 방출하는 방송사에서는 이번의 파츠 베이스와의 교전이 계속되는 일련의 사태가 혹여 군부의 자작극이 아니냐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에이센 군부가 본래 있지도 않은 의혹을 증폭시켜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시도라고 의혹을 내보내고 있었다. 에이센 군부가 파츠 베이스와의 전쟁과 일련의 위기 상황을 증폭시킴으로서 군부에 대한 민간의 지지를 회복하려는 수작이 아니냐는 것이다.
뉴스에서는 에이센 군부와 민회 사이의 오랜 알력이 있음을 은근히 내비치면서 군부가 이번 사건을 일으킴으로서 민회와의 사이에서 주도권을 얻으려 했을지 모르며, 혹시 그런 의도를 고의적으로 감추고 있을수도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내용이 저녁 뉴스시간에 방영된 후 하만 바이파의 민회 의원들중 일부에서 이번에 제기된 군부의 정보 조작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혹여 최근에 있던 상당 부분의 교전 사실이 부풀려 보도되거나 사실과는 다르게 호도되고 있다는 의문은 군부의 신뢰성 문제로 대두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군부에서 정당하게 전쟁을 벌어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군부의 주도권을 위해서 전쟁 분위기를 연출하고 전쟁을 통해서 군인 우위의 지배군을 확립하겠다는 뜻으로 밖에는 비추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칫 민회는 별것 아닌 존재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민회 의원들 상당수가 군부의 이런 전쟁을 준비하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데 앞장을 섰다.
파츠 베이스의 위협에 대해 군부의 무능함을 성토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졌고, 하만 바이파와 프로스베인, 그리고 케네온에서는 군부의 무대책 때문에 지역 경제가 무너지기 직전이라고까지 연일 뉴스에서 떠들어 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태가 혹시 군부의 자작극에 의해서 벌어진 것이 아닐지 모른다는 추측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거주민들은 크게 분개하고 있었다.
3월 30일 07시 정각 사태를 방관하고 있던 군부는 하만 바이파의 군 사령부가 위치한 고비엘트리턴의 중심 도시 슈필 테이레의 외각에 위치한 군관구 사령부 앞으로 하나 둘씩 모여드는 사람들 때문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18일에 벌어진 폭력 사태의 후유증이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은 이때 차츰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것에 기겁한 헌병대와, 우주 전투용 공간기갑병용 방패를 들고 장갑복을 갖춰 입은 채로 나타난 공간기갑병들은 잔뜩 긴장한 채로 차츰 늘어나고 있는 민간인 시위 참가자들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사태는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헌병들은 매우 긴장해 있었다. 그렇지만 지난번처럼 헌병들이 직접 민간인들을 폭행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연락을 받은 슈필 테이레의 경찰 당국에서 진압경찰 4천 명을 급파했다. 이것에 발맞추어 민간의 기자들도 또 다시 취재차량을 앞세워 벌떼처럼 몰려 들고 있었다.
10시가 다될때까지 모여든 시위대는 무려 5천 명에 달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시위대가 두 패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한쪽은 군부에게 파츠 베이스와의 전쟁을 촉구하는 것이었고, 다른 한쪽은 군부에서 전쟁을 획책하고 있다고 하면서 전쟁을 일으키려는 하만 바이파 군관구 사령부의 술책에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전쟁을 일으키라는 시위와 반전 시위가 뒤섞여 무엇인가 묘한 언밸런스한 상황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다가 구호를 외치던 반전 시위대들이 계란과 밀가루 같은 것들은 투척하기 시작했다. 공간 기갑병들이 앞에 나서면서 공간 전투용 방패로 이것들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반전 시위대나 전쟁을 일으키라는 주전 시위대나 똑같이 군부에 대해서 비난을 퍼부어 대면서 계란과 밀가루를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성난 군중들은 거의 똑같이 군관구 사령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받아 들여질리 만무한 것이다. 군관구 사령부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고 움직임도 없었다. 지난번에는 공보부 장교가 나왔었는데 성난 시위대에 얻어 맞아 버린 예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선뜻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구호를 외치며 가지고 있던 밀가루와 계란같은 것들을 투척하고 있던 시위대들은 갑자기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했다. 이런 갑작스러운 사태에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군인들과 진압경찰들 그리고 방송 기자들은 깜짝 놀랐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서로 똑같이 군부의 비난 성명을 성토하던 두 시위대들은 그 중간에서 서로 각기 다른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 끼리 언쟁이 벌어졌는데 갑자기 한쪽에서 주먹질을 해 댔던 것이다. 이것이 곧 주변으로 번져 나가 집단 패싸움으로 번져 버렸던 것이다.
사태는 공권력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기들끼리의 패싸움으로 번지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 자리에 있던 경찰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시위를 벌이다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이 무슨 일인가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와중에 상대의 머리통을 보도블럭으로 내리찍는 모습이 보이자 보다 못한 진압 경찰들이 투입되었다.
“모두 때려 잡아!”
진압경찰 지휘관이 호령하는 것에 맞춰서 맨앞에 커다란 방패만 들고 있는 대원들이 옆으로 비쳐서며 그 뒤에 작은 방패와 곤봉을 들고 있던 정예 진압 요원들이 앞으로 나섰다.
다시 한번 구령이 떨어지자 진압 요원들은 모두 진압봉을 손에 치켜 들었다. 곧이어 잠시 시위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던 진압 경찰들에게 돌격 명령이 떨어졌다.
“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면서 이런 시위대나 폭력 사태를 진압할 의무를 지고 있는 진압 경찰들은 앞으로 달려 나갔다. 사회에 혼란을 줄 수 있는 폭력 사태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진압 경찰들은 그 가운데로 뛰어들어 닥치는 대로 시위대를 곤봉으로 내리치고 방패로 찍어 버리기 시작했다.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경찰용 진압화로 마구 밟아 버리면서 상대가 무력화될 때까지 곤봉으로 후려쳐대고 있었다.
헌병들이 민간인을 어쩔 수 없이 가격해야 할때 팔 다리만으로 가격 범위가 제한된 것에 비한다면 그런 제한을 받지 않는 진압 경찰은 무자비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들은 죽지않을 만큼 상대를 쳐대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당장에 무력화된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들의 팔에 붙잡혀 질질 끌려가는 모습들이 그대로 방송 기자들에게 촬영되고 있었다.
거의 40여분 동안 무참한 진압이 벌어지는 동안 헌병과 공간기갑병들은 묵묵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진압 경찰에 쫓겨 몇몇 시위대에 참가했던 여자들 중에서 군인들쪽으로 달려와 살려 달라고 매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군인들은 방패로 이들을 밀어낼 뿐이었다. 매달리던 여성은 곧바로 이들은 진압 경찰들에 의해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더니 진압화로 짓밟혀지고 실실할 때까지 얻어 맞더니 그대로 질질 끌려가 버렸다. 너무나 심각한 과잉 진압 장면에 군인들은 자신들이 나설 수 없음을 안타까워 했다. 저들도 자신들이 보호해 줘야 하는 시민들이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비록 불법 시위대이기는 해도 에이센 민간인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지휘관들은 자신들에게 저들을 진압하거나 보호할 권한이 없다면서 부하들에게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리를 지킬 것은 엄중히 경고했다.
12시가 되기 전에 상황은 종료되었다. 하지만 이번의 진압 경찰들의 과잉 진압사태는 곧바로 뉴스를 통해서 슈필 테이레 전역에 보도 되었다. 피투성이가 된 일련의 사태와 참가자 대부분을 검거했다는 경찰의 공식 발표가 있었지만, 진압 방식이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해 졌다. 이러면 파츠 베이스 녀석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는 비난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군대며 경찰이냐는 것이었다. 시위대의 진압이 주임무인 경찰은 군부가 아닌 민회 소속의 집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들의 이번 과잉 진압에 대해 민회의 관리소홀도 상당한 비난 거리가 되고 있었다.
3월 30일 19시 40분 크라우프들이 탑승해 있는 수송함 엘츠호는 아이크 행성계로 향하는 중간지점에서 보급함대와 접촉했다. 이 보급함대는 아이크 군관구 소속으로 40척의 수송함, 1척의 순양함, 4척의 구축함, 6척의 경비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보급을 위해서 잠시 멈추어 서 있는 수송함 안에서 크라우프는 별로 할일이 없이 따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하는 일 없이 책이나 뒤적이고 운동이나 하며 보내는 것도 꽤 지루한 일이었다.
저녁 식사를 하고난 뒤 시에나는 디네스와 함께 총총히 사라져 버렸다. 소령이 되어 버리니 어디 함부로 돌아 다니기도 힘들었다. 자신이 가면 다들 잔뜩 긴장하고 꺼려 하듯 보이는 것이 별로 기분 좋지 않았다.
그는 바리스타나 한번 둘러볼 요량으로 화물칸에 실려 있는 바리스타들 쪽으로 내려섰다. 그때 캣워크 쪽에 있는 정비병 휴게실에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것이 보였다. 의아한 생각이 들자 크라우프는 그쪽으로 몸을 날려 갔다.
정비병들 사이로 다이레아와 게리 쉐프턴 대위가 팔짱을 낀채로 뉴스가 나오는 TV를 묵묵히 주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크라우프는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들 뒤쪽에서 뉴스를 바라보았다. 그곳에서는 오전중에 있었던 시위대에 대한 과잉 진압 내용과 헌병들이 2명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망할 자식들! 우리가 이렇게 전쟁터에 나와 있는 것이 누구때문인데······”
게리 쉐프턴 대위를 비롯해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대부분의 군인들이 저런 시위나 하는 자식들 모두 파츠 베이스의 스파이가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했다.
이런 반전 운동을 이끌고 있는 하만 바이파 민회의원 윌리엄 비츠가 뉴스에 출현해 군 사령부에 헌병대 전원의 처벌을 요구하는 성명이 함께 방영되고 있었다.
“윌리엄 비츠라······베르베라에서도 꽤 유명한 친구인데 말이야!”
크라우프의 말에 앞쪽에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던 다이레아가 놀란 표정으로 뒤돌아 보았다.
“저 윌리엄 비츠라는 친구 굉장한 인물이야······에이센 반전 운동의 대가라고 하지 않나?”
으쓱한 표정을 짓고 있는 크라우프의 말에 다이레아는 엷게 웃으면서
“저는 반전 운동 같은 것은 잘······아! 소령님. 저 사람 베르베라에까지 알려졌으면 굉장히 유명한 사람인가 보네요······”
다이레아는 갑자기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이 자신을 향한 것은 아니라는 것 쯤은 크라우프도 잘 알고 있었다. 무슨 사정이라도 있나 싶었지만 크라우프는 쉐프턴 대위를 돌아 보면서
“사회가 뭐라고 하든 우리들은 에이센 군인이야! 최선을 다해서 우리 자신의 임무에 임해야 하네!”
크라우프의 말에 쉐프턴 대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는 말이라고 대답했다. 대위가 뭐라고 말을 이으려 할때 함내 방송을 통해 크라우프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짧게 투덜거리면서 크라우프는 자신을 찾은 수송함 함장을 찾아 갔다. 계급은 크라우프가 위였지만 수송함 함장이 이 배의 주인이었기 때문에 그는 조금 서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