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14
“젠장! 자세를 낮추고 건물 벽이나 단단한 곳에 몸을 의지한 채로 싸워라! 결코 당황해서 움직이지 마라!”
엘레비아는 전투의 경험이 없는 휘하 중대원들이 걱정되어 크게 소리쳤다. 그녀는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대신 부하들 사이를 뛰어 다니면서 건물벽 등을 방패로 삼고 몸을 감춘 채로 사격을 가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탑승하고 있는 세우터의 성능이 치라운보다 뛰어나다고 해도 병사들 대부분이 전투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런 식의 전투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우왕자왕하고 있는 중대원들에게 엘레비아는 라이플이나 방패로 기체를 두드리면서 침착할 것을 요구했다.
“이봐! 침착해! 침착하라고!”
그녀의 중대 뿐만이 아니라 루밀의 중대와 트라멜 중위의 중대에서도 에이센군의 대대적인 반격이 가해져 왔다.
머리 위쪽에서 바리스타들이 교전을 벌이고 있는 사이 바리스타의 발 아래쪽에서도 파츠 베이스군 강습해병대와 에이센 예비군 부대 소속의 병사들 사이에서 난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에이센군은 자동소총과 대전차 빔 발사기로 공격을 가해오고 있었다. 이에 비해 비교적 경무장인 강습해병대원들은 자동소총과 수류탄, 휴대용 로켓 발사기 등으로 반격을 하고 있었다.
“젠장! 적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 거야!”
엘레비아는 적들이 모습을 감추고 재빨리 움직여 다니면서 교묘하게 공격을 가해오자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자신이 이끄는 중대원들이 지상전 경험이 없다는 점이었다. 사실 우주전의 경험도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다 똑같을 것이겠지만 지상에서의 전투는 평소 훈련 받던 우주와는 달랐다.
‘이런 곳에 우리들을 몰아 넣은 녀석은 도대체 누구야!’
사방에서 빔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고 엘레비아는 부하들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채로 반격을 가하기 시작하자 그녀 자신도 기체를 숙여 앉으면서 반격을 가했다. 그렇지만 무너진 건물 더미 속과 고철 더미 속에서 적 보병대가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전차 빔을 쏘아대기 시작하자 금새 수세로 몰리게 되었다.
“이거야!”
오른쪽 아래 50m 쪽에 적 보병대가 출현하자 엘레비아는 격투전용 기관포를 적 보병대를 향해 발사해 넣었다. 자신의 공격에 대전차 미사일을 조준하려던 적이 놀라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
“이렇게 가까이까지 육박해 왔다는 건가? 대단하군!”
바로 그때 엘레비아 근처에에서 정면을 쏘아대고 있던 그녀의 중대원 중 한명이 앞쪽에서 날아온 빔에 두부가 완전히 날아가 버렸다. 두부가 날아가자 그 세우터는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실제로 기체가 피격된 경우가 없었을 것이니 더욱 적잖게 당황했을 것이다.
“당황하지 마! 머리가 날아갔다고 해도 네놈 머리가 날아간 것이 아니야! 보조 카메라로 전환하고 반격해!”
엘레비아는 부하들을 독려하면서 방어선을 굳건히 지키도록 지시를 내렸다.
11월 9일 0시 45분 파츠 베이스군과 에이센군 사이에서 더이상의 교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군이 목전에 이르러 있었지만 번사이드 대위의 중대 소속의 기체들은 구조되지 못하고 적재하고 있는 탄약이 유폭되는 모습들만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번사이드 대위는 숨졌을 것이다. 엘레비아는 주변에서 아직까지도 불타고 있는 건물들의 열기 바로 건너편에 에이센군 바리스타들이 진을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맹렬하게 반격을 퍼붓던 에이센군 보병대도 물러나 버린 상태였다.
엘레비아는 이곳을 공격하면서 이끌었던 휘하 바리스타 35기 중 1기만 격파 당했고 나머지는 무사했다. 4기 정도는 두부가 피격 당해 버렸지만 그래도 전투는 가능 한 상태였다. 지원 사격이라도 퍼부어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엘레비아는 자신들이 손실이 의외로 적다는 데 안도했다. 전투 중 적기 5, 6기 정도는 확실하게 파괴된 것 같은데 그 이상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들은 병력이 얼마나 많을까? 1개 대대에 도전을 걸어올 정도가 된다면······’
아마 적어도 200기 이상은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친 엘레비아는 기분이 좋지 못했다. 에이센군은 비록 낡기는 했지만 고성능 기체인 치라운을 사용하고 있었고 빔 병기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윗선에서는 이곳에서 저항이 거의 없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도대체 뭣들 하는 녀석들이람······’
엘레비아는 보조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바리스타 주변에서 주변을 경계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강습해병대원들을 살펴 보았다. 혹시 세라핀이 있나 하는 마음에서 였다. 몇군데 보조 카메라를 움직여 찾아 보던 그녀는 조금 앞쪽에서 예의 그 소대장을 찾을 수 있었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았는데 그 소위 녀석이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담배를 빨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엘레비아는 본능적으로 그 주변을 확대 시켰다.
‘흥!’
그 소위를 보고 나니 기분이 좋지 못했다. 소위는 담배를 몇 모금 빨아 마신 뒤 그 담배를 소대원들에게 건네 주었다. 소대원들은 돌아 가면서 담배를 한모금씩 빨고 있었다. 그리고 담배를 받아 입에 물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세라핀을 찾을 수 있었다.
‘담배를 피네······’
아직 18살인 세라핀은 담배를 한모금 빨고 있었다. 그리고 연기를 길게 내뿜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엘레비아는 동생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 기분이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무사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담배를 한모금씩 피워 물고는 수통의 물을 나누어 마시고 장비를 챙긴 뒤 소대장을 따라서 어디론가 움직여 가는 것이 보였다.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엘레비아는 그들이 어디를 가나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았다. 그렇다고 다가가서 말을 건낼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저 다음 전투가 벌어지더라도 세라핀이 무사하기를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었다.
02시 18분 계속 깨어있는 상태로 있는 엘레비아는 에이센의 치라운들이 언제 공격을 해올지 몰라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무진장 애를 써야했다. 그러고 있는 그녀들의 건너로 가끔씩 번사이드 대위가 있던 곳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칼루야 상위는 이때까지도 중대장들을 소집하지 않고 있었다. 그로서도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있던 엘레비아는 주변이 이상하게 조용하다는 것을 느끼고는 피식 웃음을 머금었다. 항상 루밀이 시끄럽게 떠들며 언제나 심심하지 않게 떠들어 주었는데 곁에 없으니 너무나도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해······’
엘레비아는 갑자기 쏟아지는 졸음에 잠을 쫓아 내기 위해 시트의 뒤쪽에서 음료수를 꺼내 한모금 마셨다. 목을 조금 축인 엘레비아는 벨트를 풀고 몸을 일으키면서 배설물을 담는 비닐 봉지를 꺼냈다.
몸안의 배설물을 쏟아낸 엘레비아가 봉지를 잘 싸서 뒤쪽 수납구에다 밀어 넣었다. 그리고 다시 통신기 볼륨을 높였다. 바로 그때 앞쪽에서 작은 폭발과 함께 보병대들끼리 총격전이 벌어지는 것이 보였다.
“뭐야?”
상황을 뭍고 있는 엘레비아에 소대장들 중 한 사람이 대답해 주었다.
“강습해병대 입니다. 강습해병대가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뭐라고? 빌어먹을!”
엘레비아는 재빨리 전 중대원에게 경계할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칼루야 상위에게 이 사실을 보고 한 뒤 자신의 바리스타를 움직여 앞으로 나섰다.
그것을 신호로 다시 에이센쪽에서 빔 라이플 사격이 가해져 왔다. 연속해 라이플 사격이 가해져 오고 로켓탄과 미사일가지 주변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엘레비아는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어 보병들기리 전투가 벌어진 쪽으로 바리스타를 움직여 나갔다.
“강습해병대! 누가 교전을 벌이고 있나! 빨리 대답해!”
엘레비아의 다그침에 누군가 강습 해병대 유리 스몰렌코 소위의 소대가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녀는 그 순간 잊고 있던 이름이 떠올랐다. 그 스물렌코 소위는 바로 세라핀의 소대장인 것이다.
“망할!”
엘레비아는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사격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강습해병대 쪽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이런 그녀의 태도에 뒤에 있던 강습해병대원들은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바리스타 부대 중대장이 직접 저렇게 나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엘레비아는 카메라를 통해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뿌옇게 일어나고 있는 먼지 사이에서 강습해병대원들이 모습을 숨기고 있다가 돌격을 위해 일제히 상반신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상대방이 쏘아낸 총격에 모두 몸을 비틀면서 뒤로 넘어지고 그 사이로 수류탄 같은 것들이 연속해서 날아들어 폭발이 얼아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젠장!”
이 모습에 그녀는 빔 라이플을 겨냥해서 이들의 앞 부분을 날려 버렸다. 그런 뒤 이들 뒤쪽에서 자세를 낮춰 사방에다 빔을 쏘아댔다. 잠시후 흙먼지가 걷히고난 후 보여진 것은 그 강습해병들은 모두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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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전화의 코멘트 중에…”파츠 베이스에서 나포한 에이센측 전함들은 왜 안 나오죠?”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
음…질문을 해 주신 ‘soulschaos’님께서는 2차대전사 등 전쟁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인 듯 합니다…아마도 2차대전중 동부전선에서 독일군이 소련군의 T-34등의 전차를 나포하여 도색과 마크만 바꾸어 칠한 후 사용하였던 전례를 보시고서 코멘트를 남겨 주신 것으로 감히 생각하고 싶습니다…
음…에이센군이나 파츠 베이스군이 나포한 적의 전투함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물론 식별신호를 아군의 것에 맞추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식별신호가 아군으로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아군일까요? 아마 대부분은 아군이겠지만, 일부가 적이라면? 상상하기 싫은 사태가 벌어지겠지요…적들도 나포한 아군의 함정을 이용하여 똑같은 방법을 사용할 테니까요…음…여러분은 북한의 주력전차인 T-55가 태극기를 달고 이쪽으로 온다고 하여 ‘아 저거이 남한에서 나포한 것이 겠구나’ 하고 손쉽게 믿으시겠습니까? 아마 일단 포-혹은 미사일-부터 겨냥해 놓은 후 정체를 밝히려 들 것입니다…아니면 그냥 쏴버리던가요…이런 상황에서 대규모로 나포한 적의 전함들로 함대를 구성한다 해도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적을 속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아군도 상당히 두려워할 테지요…아니, 적으로 오인하여 발포하지나 않으면 다행일 것입니다…물론 연락을 확실히 취하여 놓는다거나 하면 상관이 없겠으나, 혼란한 전투의 와중에 그게 잘 지켜지리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전투중에는 일단 군복의 색깔만 틀려도 방아쇠를 당기는것이 진실이니까요…’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초반 적의 방어선을 돌파한 후 독일군 두명이 ‘항복한다’, ‘쏘지 말라’고 하면서 다가왔지만 미군 병사는 ‘뭐? 뭐?’하다가 그냥 쏴버리는 장면이 있지요…이것은 과도한 흥분상태에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적으로 판명되면 그냥 죽이죠…인도주의고 뭐고 없습니다…’죽이지 않으면 죽는다’가 전장의 진리니까요…실제로 전투시에는 순발력 5배, 집중력 4배, 흥분 400%가-씽크로 400%가 아닙니다- 되기 때문에 주변의 소음조차 잘 들리리 않는다고 하더군요…이런 흥분상태를 잊지못해 전쟁이 끝난 후 많은 병사들이 마약에 손을 댄다고 합니다…아, 위의 수치는 정확한 것이 아님을 밝혀 둡니다…^_^;;
본문 어디엔가에서 서술하기는 했습니다만-어디냐고 물으신다면 대략 낭패!-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의 시설을 거의 그대로 물려 받았죠…따라서 함이나 바리스타의 외형은 비록 다를지라도 내부의 부품은 거의 같습니다…그러므로 나포한 적의 전함과 바리스타의 경우, 화력 테스트용, 비교 실험용, 부품용, 고철용…등등으로 나뉘어져 쓰이게 됩니다…
그리고…중순양함과 순양함만 나온다고 하셨는데요…음…적절할지는 모르겠으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비스마르크’, ‘티르피츠’, ‘그나이제나우’, ‘샤른호르스트’, ‘야마토’, ‘무사시’, ‘미주리’, ‘아이오와’…들어 보셨지요? 그렇습니다…유명한 전함-포켓전함 포함-들의 이름들 입니다…그럼 한가지 묻겠습니다…저들 ‘주력’ 함정 말고…굳은 일을 도맡아 하던 ‘비주력’ 함정들, 즉 구축함이나 기뢰정, 어뢰정, 잠수함의 이름을 알고 계십니까? 물론 저도 거의 모릅니다…아무튼 저들이 왜 유명할까요? 많은 활약을 했거나, 그 나라의 해군을 대표했거나 했기 때문이겠지요…
그것과 같은 이치입니다…본문에 ‘주력’인 중순양함과 순양함이 자주, 그리고 비중있게 나오는 것은, 그들이 주로 전투를 수행하기 때문입니다…나머지 ‘비주력’인 구축함들이나 경비함들도 싸우기는 하지만, 그 활약이나 쓰임새가 저들 ‘주력’ 함정에 비할바가 아니지요…그러므로 저들 ‘주력’ 함정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 입니다…
음…이해의 편의를 위해 이 다음에 크라우프가 맡게될 함대의 구성을 살짝 공개해 보겠습니다…우선 기함으로 쓰이는 낡은(!) 전함 1척, 순양함-에이센에는 중순양함이 없죠-1,000척, 구축함 1,500척, 경비함 980여척, 수송함-보급과 수리를 겸함. 통상의 물자 만땅이 아님- 20척…으로 구성되어 지죠…이것도 ‘기동전투단’으로 편성되었기 때문에 순양함의 비율이 높은 것 입니다…보통 저정도 3,500척 정도 규모를 가지는 함대라면 순양함의 수는 500-750척 정도 입니다…
미흡하지만 답변이 되었으면 합니다…m(_ _)m
헥헥…에고고 허리야…그럼 답변은 이쯤 접고 간만에…
‘이름이 나타나지 않으신 한 독자분’…232화에 코멘트 남기신 분…내용보다는 어떻게 그런 아이디를 가질 생각을 하셨는지…처음 보는 것이라 신기합니다…^_^
‘다크크라이드’님의 말씀처럼 어쩔수 없기는 하겠죠…약소국이니…하지만 일부 인간들이 아무런 명분도 없는 곳에 왜 못보내서 난리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군요…ㅡ_ㅡ
‘주희문’님…비평 잘 보았습니다…작가넘 왈…’가슴에 화살을 맞은 듯하다’고 하더군요…^_^;
‘피르다룬’님…시험 잘 치시기를…기도 드리겠습니다…음…저 이번달 운세가 영 아니라는…ㅡ_ㅡ;
‘soulschaos’님…어디에 코멘트를 다셔도 다 찾아서 봅니다…그리고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아니라면 대략 낭패…ㅡㅅㅡ;;;
‘테르미도르’님…엔제나 해주시는 오타지적…크윽…짤리실 각오를 하시고 해 주시다니 그저 감격…T^T
…간만에 가져 본 ‘독자와의 대화’…시간이었습니다…^_^)/
…부디 이름이 호명되지 않으셨다고 삐지신 분이 없기를…^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55…
행복하세요~
…아 소제목 바꾸기 구찮다…걍 냅둘래…ㅡ_ㅡ
잠시 동안의 교전이 끝이 난 02시 40분 엘레비아는 자신의 기체를 숨기고 권총을 손에 든채로 바리스타에서 내렸다. 헬멧을 집어 던지자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지만 이런 것들 보다 세라핀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엘레비아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지금 머리 속에는 세라핀을 찾아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매우 위험한 일이었지만 그런 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빌어먹을······빌어먹을······’
주변은 온통 불탄 연기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지독한 역한 냄새로 가득차 있었다. 바리스타에서 내려선 그녀는 지원을 위해서 강습해병대원들이 달려오는 사이로 들어갔다.
“대위! 위험해요. 바리스타로 돌아가요!”
자신들 사이에서 권총 하나만 들고 있는 엘레비아를 보고 주변에서 달려오던 강습해병대원들이 자동소총을 번뜩이면서 소리 질러 댔다. 하지만 엘레비아는 그들이 소리 지르는 것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오직 전장에 흩어져 있는 부상당한 병사들 사이에서 세라핀을 찾을 생각 뿐이었다. 가까이 다가간 전투장은 실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처참한 광경을 보이고 있었다. 폭발에 팔다리가 찟겨져 사방에 흩어져 있고 머리가 날아간 것도 있었다. 이런 시체들 사이에서 폭발 때문에 머리통이 날아가서 다른 시체의 발 옆에 떨어져 있고 몸이 산산히 부서져서 내장이 좌우로 흩어져 있는 모습들 천지였다. 그리고 것들 사이는 비명과 신음소리 그리고 피냄새과 고통에 가득찬 사람들의 목소리로 메워지고 있었다. 주변에서 악머구리가 끓듯이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더욱 정신이 없어진 엘레비아는 마치 무엇에 술취하기라도 한 것 처럼 정신없이 세라핀을 찾고 있었다. 처참하게 부서진 시체와 부상자들 뒤집으면서 세라핀을 뒤지고 다녔다.
“세라! 세라!”
그래도 찾을 수 없자 목소리를 높이며 찾아 다녔다. 그렇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자 없자 오히려 한가닥 희망이 생겼다. 세라핀이 무사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에 잠시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아직까지 세라핀이 없으니 분명 그애는 무사할 것이다 라고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었다. 허리를 숙여 숨을 고르는 엘레비아의 앞쪽으로 갈색 머리칼을 뒤로 모아 묶은 머리통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주변으로 팔다리가 흩어져 있고 몸통이 날아가서 내장이 주변에 흩어져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난 엘레비아는 순간 현기증이 날 뻔 했다. 세라핀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서 그쪽으로 가까스로 손을 뻗었다.
겨우 손을 뻗어 그 뒤집어져 있는 머리통을 집어 들어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엘레비아는 그대로 그자리에 주저 앉아 쓰러져 버렸다. 얼굴이 여러군데 찟겨져 있기는 했지만 세라핀이 맞았다. 왼쪽 눈은 파편에 맞아 완전히 날아가 버렸고 오른쪽 눈은 부릅뜬 채로 자신을 찾아온 엘레비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난 엘레비아 눈물이 쏟았다.
“흑······흑······흑······”
눈물을 흘리면서 그녀는 세라핀을 머리통을 끌어 안고 있다가 자기도 모르게 주변에 흩어진 세라핀의 팔다리를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대위님?”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강습해병대원들이 놀라 엘레비아쪽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누군가의 시체를 안고 오열하고 있자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죽은 시체가 친동생이라는 사실에 모두 놀라고 있었다.
동생의 시체를 주워 담은 엘레비아는 몸을 일으켰다. 그렇지만 몇 걸음 걷지도 못하고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자신은 쓰러졌지만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떨어 뜨리지 않으려고 꽉 움켜 잡고 있었다. 주변에서 시체를 수습을 지휘하고 있던 강습해병대 소위가 엘레비아를 발견하고 무슨 일이냐고 주변에 물었다. 사정을 하는 강습해병대원들이 저 바리스타 파일럿 대위의 친동생이 지금 전사했다는 말을 해 주었다. 이 말에 소위는 잠히 할말을 잃었다. 그는 입에 고여 있던 침을 뱉어 버린 뒤 고개를 뒤로 젖혔다.
“빌어먹을······저 대위님 어서 데려가! 빨리!”
그는 주변에 있는 다른 대원들에게 엘레비아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도록 지시했다. 다른 대원들이 주변 경계에 들어가 있었지만 아직 곳은 위험 했기 때문이었다. 강습해병대원들은 그 소위의 지시에 따라 엘레비아가 안고 있는 세라핀의 시체를 빼앗았다. 의외로 엘레비아는 순순히 세라핀의 시체를 넘겨 주었다. 세라핀의 시체는 곧 시체 담는 봉지에 집에 넣어 졌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의 모양이 아니었다. 단지 무슨 고깃덩이를 넣은 봉지 같은 모양이었다. 나머지 사람들이 서둘러 엘레비아를 부축했다.
엘레비아가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섰을때 그녀의 눈앞에서 세라핀의 소대장이었던 유리 스몰렌코 소위가 다리가 잘려진 부상을 입은 채로 들것에 실리고 있었다. 그녀석을 본 엘레비아는 순간 달려가서 욕설이라도 퍼부어 대고 싶었다. 하지만 거칠게 기침을 하면서 계속해서 피를 토하는 스몰렌코 소위의 모습에 엘레비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부축하려는 강습해병대원들의 팔을 거칠게 밀어내 버렸다. 상대가 움찔 놀라자 괜찮다면서 마구 주변에 팔을 휘저었다.
“세라나 잘 돌봐줘!”
그런 뒤 무척이나 나직한 음성으로 자신을 잡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 혼자 갈 수 있다면서 비틀거리면서 자신의 바리스타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리하르트황제력 261년 파츠 베이스 제국력 09년 11월 10일 파츠 베이스군 제 38번 기지에 장기간 은거하고 있던 크라우프는 자시들이 은거하는 동안 알게된 파츠 베이스군의 허술한 보안 태세에 매우 놀라고 있었다. 이제껏 한번도 후방 시찰을 나오지도 않았고 별다른 확인 같은 것도 없었다. 단순하게 정기적인 통신만 주고 받으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통신장치가 파손되었다고 거짓 보고를 한 것에 대해서도 별다르게 확인도 없이 그대로 믿어 버렸다. 지금 온통 정신이 로드 멜비스에 쏠려 있다고는 해도 너무나도 허술하고 형식적인 일들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들 덕분에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군 기지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고 앉아 은거하면서 입수하게 된 암호 책자로 적들의 통신을 모두 모니터화 하고 있었다. 그렇게 통신을 모니터한 결과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파츠 베이스군 야전 함대의 심각한 군수품 부족이었다. 매일 같이 보급품을 요청하는 통신이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었고 후방 사령부에서는 지금 준비 중이라는 내용이 많았다.
이런 통신 감청을 통해서 현재 파츠 베이스군과 에이센군 사이의 전쟁도 어떤 상태인지 알수 있었다. 현재 파츠 베이스군은 단기 결전으로 로드 멜비스에서 에이센 함대의 함대 전투력을 완전히 몰아내 버리기는 했다. 그렇지만 정작 로드 멜비스에서의 지상전은 생각보다 여의치 않게 되었다. 바로 항복을 하거나 아니면 어느 정도의 전투만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막상 지상에 강하를 하고 보니 에이센 지상군이 생각 보다 많이 남아 있었고 이들의 격렬한 반격을 받아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었다. 에이센은 특히 치라운을 위시로한 예비군 바리스타 부대까지 동원함으로서 극렬하게 반격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야전 함대에서는 추가적으로 지상 제압 병력의 추가 파병 요청과 지상전 장비의 보급에 대한 요청이 많았다. 그리고 이런 지상전에 대한 병력과 장비의 보급과 더물어 아이크로 철수한 에이센 함대의 반격을 예상되니 필요한 함대전 보급 물자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것들은 전선에서 본다면 당연한 요구였다. 그렇지만 전선에서 요구하고 있는 물자를 완전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룸네와 록세비엔에서는 지금 준비중이라는 말과 함께 기다리라는 통신들이 계속해서 대답으로 내려갔다. 서로에 대한 불평도 많았고 잦은 통신상에서의 시비도 많았다. 이것들 모두 로드 멜비스 공격 함대와 룸네를 오가는 암호 통신문을 통해서 알아낼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것들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전선에서는 필요한 물자가 부족하니 후방에서 더 지원해 달라는 내용이었고 후방에서는 아직 준비 중이니 기다리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파츠 베이스군 못지 않게 현재 자신들도 300척의 정도의 함정들로 파츠 베이스군의 후방에 있으면서 보급품의 부족을 피할 수는 없었다. 크라우프는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다이레아는 섣부르게 행동하는 것 보다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충고해 주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도 장시간 동안 이곳에 머물 수는 없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든 행동을 해야 하는데······”
자신들도 보급 물자가 부족했기 때문에 장기간 이 38번 기지에서 오래 머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이 기지에서 출항해서 아군쪽으로 갈 수도 없었다. 현재 파츠 베이스군이 로드 멜비스 근처까지 진출해서 전투를 벌이고 있으니 그쪽으로 움직여 갈 수도 없었다. 탄약도 식량도 한두번 전투를 벌이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멀리 우회해서 아이크를 지나 다른 행성계로 간다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그만큼 장거리 여행을 감당해낼 연료와 물자가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래 저래 어려운 선택만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파츠 베이스에 투항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이것은 다른 지휘관들도 마찬가지였다. 크라우프는 걱정에 짧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어깨를 짖눌러 오는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크라우프를 괴롭게 만들고 있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 상사는 자신이 이런 파츠 베이스군 기지에 와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그렇게 좋지 못했다. 파츠 베이스 기지를 점령한 뒤 곧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이라고 하더니 크라우프는 그대로 이 기지에 눌러 앉아 버기 때문이다. 적진 한가운데 그대로 눌러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상부에 불만이 많았지만 디네스는 상사로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불안해 하는 병사들 사이를 돌아 다니면서 이런 저런 말들을 해주며 이들을 다독여 주고 있었다. 아직 17살이었지만 크라우프와 함께 1년 넘게 싸우고 있었고 그 동안 계속해서 전투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었기 때문에 디네스를 보고 자신들의 앞날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 그녀를를 붙잡고 자신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어왔다. 그것은 디네스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그때마다 병사들에게 다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릴 중령님은 우리들을 버리시지 않잖아······어떤 상황에서도 말이야! 지난 번에 작전에 훗날 그 자신이 큰 비난과 곤욕을 치르면서도 바리스타도 버리고 살아 남도록 하신 분이니까 말이야!”
크라우프는 결코 죽는 것을 생각할 사람은 아니라고 걱정을 늘어 놓는 병사들을 다독여 주었다. 그러면서 이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애써 주려고 했다. 상사로 지위가 올라가니 병사들은 불안해 하는 것을 모두 자신에게 물어오고 있기 때문에 귀찮기도 했다. 그렇지만 디네스는 그런 귀찮음 보다 병사들이 불안해 하는 것이 더 두려웠다. 조금씩이지만 이들에게 현재 상황에서 자포자기 하지 않도록 신경써 주고 있었다. 군대라는 것에 들어와 바리스타 파일럿을 지원한 것이 단지 바리스타 기술만 습득하고 바리스타 탑승 면허만 따내는 것이 목적이었던 디네스로서는 이런 병사들을 다독여 줘야 하는 것이 감내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연줄만 잘 된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편안하게 어디 시설 경비나 하던가 아니면 경비함대에서 순찰이나 돌다가 제대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디네스는 크라우프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자신의 인생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크라우프가 매우 흥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번 만드레일 대륙에서 돌멩이로 사람을 쳐 죽인 것이 특히 그러했다. 그래서 인지 요즘 크라우프가 바리스타 중대장인 에이린과 놀아나고 있다고 것도 금새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소문은 금새 퍼져 크라우프가 에이린과도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거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것 때문에 이제는 그가 발정난 수캐처럼 행동한다고 말들이 많아 졌다. 시에나는 그렇다 쳐도 다이레아는 꽤나 소문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에이린은 매우 몸가짐이 조신한 사람인데 어째서 크라우프와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들을 했다. 크라우프 무슨 여자를 잡아 끄는 매력이라도 있지 않냐고 많은 사람들이 한마디씩 했다.
‘그러고 보면 무슨 매력이라도 있는 걸까?’
디네스 가 생각하기로 크라우프는 그렇게 여자만 보면 좋아하는 발정난 수캐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전에 만드레일 대륙에서 회수되지 못하고 같이 도주했을때 그의 옆에서 같이 잠자리에 들었고 그의 팔이 기대 잤지만 크라우프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힘을 주려고 무척이나 애썼었다. 사실 그때 그가 원했다면 얼마든지 디네스를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크라우프가 무슨 섹스 기술이 대단해서 시에나가 결코 그를 떠나지 않으려 하고 있고 다이레아 같은 갈보도 그와 한번 몸을 섞더니 그를 못잊어 한다고까지 말을 했다. 그리고 몸가짐이 조신한 에이린도 어쩌다가 크라우프와 관계를 가졌는데 그의 기술이 녹아나 버렸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디네스는 아직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섹스 같은 것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는 않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디네스 스스로는 크라우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떤 매력 같은 것 때문에 그 세 사람이 그를 떠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서 기다리기만 할 뿐 별다르게 할일 없이 있다 보니 금새 이런 소문들이 퍼져 그 네 사람의 애정 행각이 큰 화제 거리로 되어 있었다. 이런 화제거리 조차 없다면 병사들은 따분함과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불안함에 아마 정신 이상이라도 일으켰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