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39
말끝을 살짝 높이고 있는 다이레아에 크라우프는 히죽 웃으면서
“파츠 베이스 녀석들 말이야······그대로 앉아서 당할 것 같지 않거든?”
“하긴 그렇죠?”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의 말대로 파츠 베이스군이 선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뇌부는 그들도 에이센에 맞추어 병력을 양분할 것이니 큰걱정은 할 것 못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비록 초반에 적잖은 손실을 입겠지만 결국에 승리를 하는 것은 자신들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란 단순하게 병력만 모아 들인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크라우프는 에이센은 장기전에 나서도 충분하게 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과거 20년 전쟁의 교훈을 바탕으로 에이센의 수뇌부는 결코 단기간에 급조된 졸속 작전을 치르지 않는 것을 전략의 기본으로 삼고 있었다. 그들은 적을 상대로 초반이나 중반 그리고 종반까지도 어려움에 시달리다가도 결국 마지막에는 에이센이 승리할수 있을 정도로 모든 제반 준비가 철저해야만 작전을 실행하게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초반이나 중반, 종반까지라도 파츠 베이스의 강력한 저항에 시달리다가도 결국 이렇게 오랬동안 준비한 성과 때문에 마지막에는 승리를 거두게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파츠 베이스가 반격해 나올 것이라는 것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에이센이 승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의 말에 다이레아는 잠시 생각을 해 보더니 옳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크라우프의 말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전쟁이란 예측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습니까?”
다이레아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맞는 말이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막상 전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고 제한적인 정보만을 계속해서 입수하게 되니 이렇게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자꾸 생각만 늘어나는 것 같군······”
쓴웃음을 짓고 있는 그에게 다이레아는 주변을 살펴 보더니 일어서서 슬쩍 그에게 키스를 해 주었다. 남들 앞에서 이렇게 하지 않았던 다이레아였기 때문에 키스를 받은 크라우프의 눈이 크게 떠였다. 그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웠는지 다이레아는 약간 얼굴을 붉히면서 조용하게 말을 이었다.
“너무 마음 쓰지 말아요. 아시겠죠?”
“그렇게 하지······고맙군!”
크라우프는 히죽 웃으면서 조금 깊게 숨을 들이 마시고 있었다. 그도 너무 오랬동안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걱정이었다. 답답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조금씩 불안감이 피어오르는 것이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8월 8일 이제 파츠 베이스 군인들 중에서 에이센의 대규모 침공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파츠 베이스 수뇌부는 기민하게 병력을 배치 시키면서 대대적으로 함대를 재편성하는 이유에 대해서 에이센의 침공에 대비한 방어선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의 병력 배치에 맞게 록세비엔과 네드 크라이처 행성계에 17만 척 가량의 전투 함대를 배치해서 아이크 행성계 쪽에서의 에이센 함대를 견제하고, 나머지 전력은 유케울 쪽으로 재편성해서 배치시킬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런 일련의 병력 재배치 상황에 따라서 일시적으로 록세비엔으로 귀환하도록 된 공격 항공모함 바우터 크라이스호를 비롯한 공격 항공모함 함대는 매우 조용히 우주 공간을 항해하고 있었다.
엘레비아 아네스 린제이 타르고 대위는 며칠동안 계속된 항해로 몸이 많이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다. 일이 많아서 피곤한 것이 아니라 별로 할일이 없으니 더욱 피곤하게 느껴지는 듯 했다. 온몸을 감싸고 있던 긴장의 끈이 풀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더할 수 없는 무기력증 같은 것에 사로 잡혀 있었다.
에이센이 네페르 행성계를 발판으로 해서 파츠 베이스에 대대적인 군사적인 도발을 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은 파츠 베이스 군인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에 대비해서 자신들이 재배치를 받기 위해 수도로 집결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될까?’
엘레비아 자신이 파츠 베이스라는 국가를 인식하게 된 것은 기본 학교에 들어갔을 때부터 였다. 그곳에서 국가가 무엇이고 에이센이라는 황제가 지배하는 민중을 탄압하는 집단들이 신족들을 상대로 얼마나 간학한 짓을 했는지 교육을 받게 되면서, 국가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 것이다.
엘레비아도 따지고 본다면 태어났을 때에는 에이센인으로 태어난 것이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었때는 파츠 베이스인으로서 살고 있었다. 엘레비아도 나이를 조금씩 먹어갈 것이다. 30살이 되고 40살이 되고 그 이상 나이를 먹게 되었을 때 엘레비아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 것인가 걱정이 되었다.
‘에이센인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이 들자 그녀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자신이 태어났을 때에는 에이센인이었다. 그렇지만 유년 시절부터는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파츠 베이스인이 되었고, 성인이 된 지금도 파츠 베이스 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고 앞으로 에이센인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에이센인들은 과거 신족들을 무력을 앞세워 침탈했을 때 3천 억 명 이상의 독립 투사들을 학살했다고 배웠다.
‘나도 파츠 베이스의 군인이니 죽게 될지도 몰라······’
항복한다고 해도 아마도 그 크라우프 같은 변태같은 녀석들이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빌어먹을 놈들은 여자 포로가 잡히면 그들의 은어로 저녁 식사로 생고기가 들어왔다고 말한다고 정신 훈화 시간에 들었다. 그리고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하자면서 집단 성폭행은 기본이라고 들었다. 만약 엘레비아 자신이 그런 짓을 당한다면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 자살하든지 아니면 자신을 그렇게 만든 녀석들에게 어떻게든 복수를 하려 할 것이다. 엘레비아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되기를 빌 뿐이었다.
엘레비아는 이제 무사히 군대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밖에는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세라핀이 그렇게 죽었고 부모님께 정식으로 세라가 죽었다는 통지가 갔으니 더이상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 넘기고 있던 엘레비아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파일럿 숙소를 빠져 나왔다. 방안에만 드러누워 있으려니 왠지 너무 답답했기 때문이었다. 공격 항공모함은 단순하게 전투에 실용적인 면만 생각해서 건조되었기 때문에 오락거리도 없었고 선실도 비좁았다. 겨우 침대 하나에 옷장하나, 다용도 선반 하나가 선실의 전부였고, 그것도 침대에 바짝 붙어 있어 겨우 몸을 운신할 수 있을 정도였다. 화장실이든 욕실이든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그것마저도 무려 6천 명에 달하는 파일럿들이 완전 배치되니 계속해서 붐비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로 섞여 들어갔다. 앞으로 자신들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는 파일럿들은 다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 휴게실에 모여 카드를 하거나 심지어는 술을 마시고 있기도 했다. 일부는 좁은 선실 속에 들어가 서로의 불안함을 욕정으로 분출해 내고 있었다. 솔직히 젊고 혈기 넘치는 남녀들을 좁은 곳에 함께 두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엘레비아는 혹시 피임기구가 동나 버리면 어떻게 될까 싶었다. 그녀는 불시에 자신의 중대원들의 관물 검사를 했을 때 콘돔박스가 100여 개나 쏟아져 나오자 짧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던 기억이 떠올라 씁쓸히 웃었다.
“이러다가 싸우기도 전에 힘을 다 빼버리겠군!”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엘레비아는 병사들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무척이나 불안해 하고 있었고 어떻게든 그 불안함을 떨쳐 버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불안과 공포심을 회피하는 방법일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은 그런 불안과 공포심 같은 것을 의외로 잘 극복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가 신병들이고 전투 경험이 없으니 중대장인 엘레비아를 보고 모두들 불안한 자신들의 감정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런 병사들을 다독여 주면서 안을 돌아 다녔다.
바로 그때 브리트니가 아담 조슈아 디제와 정답게 말을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좁은 복도에서 아담은 브리트니를 앞에 세우고 무엇인가 말을 하고 있었고, 브리트니는 웃는 얼굴로 집중해서 아담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엘레비아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갑자기 무엇인가 주체하기 힘든 감정이 솟아 오른 것이다. 그것은 결코 아담에 대한 연민 같은 것이 아니었다. 바로 기분 나쁜 감정이었다. 잠시 눈이 날카롭게 변한 엘레비아였지만 이내 자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담은 라디아와 꽤 오래 사귀었는데, 얼마전에 그녀가 전사해 버렸다는 말을 들었다. 그가 그것을 자신에게 털어 놓았을 때 별로 상관하지 않았었는데, 이제와서 아담과 브리트니와 어떻게 되든 엘레비아 자신이 관여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긴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니지 뭐······’
어떻게 되든 잘 해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엘레비아는 슬쩍 그들 두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발걸음을 돌렸다.
8월 12일 파츠 베이스 국방장관 토리만 벤플리트 제국원수는 에이센의 물자 집결 상황 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을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엄청난 양의 물자가 집결되고 있었고 중앙 군관구에서 다수의 함대가 집결하고 있는 것이 파악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런 내용이 가득 적혀 있는 보고서를 손에서 놓으면서 상대하기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긴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벤플리트 제국원수는 에이센이 그 동안 군비를 꾸준히 확장한 것이 아니라 대폭적으로 병력 감축을 계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 덕분에 에이센은 과거 독립 전쟁 초반처럼 몇 십만 척에 달하는 전투함대를 1년 사이에 몇 번이고 동원해 전장에 투입할 능력은 갖추고 있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식량을 포함한 전투 물자는 충분하게 여유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을 만큼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낮게 신음성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식량이 엄청나게 집결되고 있는 것은 에이센이 군사 행동 과정에서 행성 점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벤플리트 제국원수는 에이센의 이런 침공 의도를 보면서 다시 한번 그 자신의 결심을 굳혔다. 지금 상황이 어렵기는 해도 과거 독립 전쟁을 일으킬 당시보다는 휠씬 여건이 나은 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병력 보충도 거의 기대할 수 없었지만 벤플리트 제국원수는 하만 바이파 행성계 소속의 병력들만 거느리고 에이센의 1차 토벌군을 막아냈었다. 당시 그가 지휘하고 있던 함대는 결코 정예 병력들도 아니었다. 행성간 경비대와 예비군들 마저 끌어모아 편성한 것이었는데 오히려 전투 경험도 많고 정예화된 에이센의 1차 토벌군을 거의 단독으로 막아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병력도 많았고 충분한 훈련을 거치는 등 모든 면에서 휠씬 나은 여건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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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점점 올리는 시간이 빨라지는 군요…쿨럭~ 아…토요일 이었구나…
그리고…지난화에는 제 동생넘-작가넘-이…코멘트 테러(!)를 햏하였더군요…쿨럭~ 아햏햏…
…하긴 코멘트에다 하나 뒷글에다가 하나 그게 그거긴 하지만요…
독자분들이 읽으시기엔 여기가 훨씬 낫지만…그래도…
그리고…’마이트레야’님께서 다행히도 납득해 주셔서…쿨럭~ 한시름 놓았다는…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5…
주말이라 커플분들은 별로 읽어주시지 않겠지만…같은 편인 솔로님들을 위하여~ Sieg Solo~!!!
‘마이트레야’님…지적에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그런 지적이 작가가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요…정말 감사합니다…그리고…알려주신 사이트…쿨럭~ 영어의 압ㅂ박…ㅡ_ㅡ; 뭐, 대강은 그림으로 이해했습니다만…그리고 그 노래…쿨럭…죽음이더군요…”뒈져버려~”…쿨럭~ 무쟈게 깨는 가사였다는…ㅡ_ㅡ;
‘나만의천사’님…다시 한번 더 사죄드립니다…m(_ _)m…작가넘이 한번 Feel받으면 말릴 수 없기 때문에…만행을 보고도 그냥 내버려 두었습니다…그리고…수능 점수가 좋게 나오시면-한마디로 시험 잘 보시라는 얘기- 연참해 드리지요…음 한 380점 이상이면 쪼~~~~~금 좋게 나오는 거 맞지요? ^_^;;;
‘무쏘’님…음…뭐라 답변을 해 드려야 하나….뻔~히 다 알고 계시는 사실을…감추고 싶어하는 작가들의 이기심일지는 몰라도, 크라우프나 디나의 정체에 대해서는 별로 밝히고 싶지 않네요…뭐,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ㅡ_ㅡ; 그가 그런 관망자적 태도를 견지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수업’, ‘경험’, ‘호기심’, 마지막으로 ‘지루함’…그 이상의 것은 아니니까요…그에겐 말입니다…쿨럭~
‘제로나인’님…노예검사인 ‘레나’의 이야기는…쿨럭~ 자꾸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이 나와서 연중하고 있는 것입니다…아, 연중이 아니라 연재를 하기는 하는데 책에서만 하지요…그리고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죄송합니다…m(_ _)m
‘soulschaos’님…뭐, 거의 맞습니다…누군가도 그런 방식으로 현재의 위치에 올랐고, 그 방식이 의외로 살아가는데 좋은 경험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본문에 묘사한 적이 있듯이…타의에 의해 사관학교에 입학한 것이지요…
‘다크크라이드’님…컥~…어제 나왔는데요…못 보신 듯…^_^;;;;;; 잘 찾아보면 조금(?) 있답니다…어엇~ 돌 날아온다~! 텨텨텨~ ┌( ㅡ_-)┘
‘하레스’님…허허허…;;; 그랬군요….음 전 모르고 있었는데(정말?) 크라우프 녀석…왠지 한 수 배우고 싶어진다는…쿨럭~ 으오오오오오~! 솔로천국! 커.플.지옥!!
‘yaiddasya’님…쿨럭~ 클로즈 컴뱃…해보고 싶기는 한데…쩝…느린 다운 속도의 압ㅂ박…당나구에서 최고 속도가 30k를 넘지 않는다는…게다가 걸핏하면 끊기니…그래도 언젠가 구해서 꼭 해보고 싶은 게임중 하나입니다…음…그전에 Call Of Duty…해야 하는데…컴 업글의 압ㅂ박~ ㅂㅜㅔㄹㄱ~!! -ㅅ-;
‘제스’님…풀썩~(←절망중…)…’지그문트’ 중령이 아니라…’지그스문트’ 중령이라네요…우엥~ T^T 언제 다 고치누…음…포기 텨텨텨~~~~ ┌( ㅡ_-)┘
‘英雄’님…그 ‘Feel’ 때문에 비축분이 쌓여가고 있습니다…왠지 행복하다는…^_^;
‘黎明’님…쿨럭~…은근히 게으르…헙!…아닙니다~ ^_^)/ 돌아와 주신 것 감사합니다…
‘버드아이스’님…음..주인공이 바리스타를 타고 나서는 일은 아마 탈할 때(?)를 제외하고는 없을 듯 합니다. 은영전에서 얀이 한 말 중에…”사령관인 내가 총을 들고 싸울 정도면 그 전쟁은 이미 진 것이다”…라는 것이 있죠…뭐, 그런 것 입니다…ㅡ_ㅡ;
음…만두나 먹으러…쩝…살 빼는 것 포기중…178cm에 70kg이지만…살이 옆구리와 엉덩이, 배에만 붙으니 대략 낭패~!!!…이지만…식욕은 무섭다는…쿨럭~ ㅡ_ㅡ;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8월 27일 14시 20분 베르베라 행성계의 베르베라 시티에서 디나는 하얀색 반소매 블라우스에 우유빛 바지를 입고 목에는 하얀색 스카프를 두른 채로 노천 카페에 앉아 있었다. 베르베라 시티의 거주구역의 대부분이 지하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높은 건물들이 없어 그늘이 거의 들지 않는 노천 카페에세 따사로운 햇볕 쬐고 있는 일은 꽤 즐거운 일이었다.
지난 8월 10일 군을 전역한 디나는 소총과 군장을 가지고 귀향길에 올라 16일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베르베라에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예비군 사단에 군생활 중에 지급 받은 소총과 군장을 반납했다. 이제 2년 동안 함께 했던 소총과 군장은 예비군 훈련때나 찾아서 만져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쉽기는 해도 홀가분한 기분이 함께 든 시간이었다.
이제 정식으로 군를 마쳤으니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전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노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이렇게 한가하게 앉아 있으니 모든 일이 다 편안하게 느껴졌다. 이런 것이 여유라는 것인가 싶었다.
어쨌거나 아버님과 어머님들은 디나가 무사히 군대를 마쳤다는 것을 대견스러워 하고 있었다. 단지 카레나 언니를 보지 못한 것이 조금 섭섭하기는 했다. 카레나 언니는 자신이 도착하기 하루전에 바르디아로 떠나 버렸다고 해서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다시 볼수 있을 것이니 그때까지는 좀 참기로 했다.
무사히 제대를 하기는 했지만 디나는 뉴스 거리가 온통 파츠 베이스와의 전쟁으로 가득차 있어 내심 불안하게 느끼고 있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오빠 생각이 났다. 오빠는 전쟁의 한복판에 있을 것인데 자신은 이렇게 노천카페에서 한가하게 커피나 마시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참으로 미안하게 느껴졌다.
디나가 제대할 때까지 중대장이었던 길리엄 메즈 중위는 디나들이 제대하는 날 자원해서 바르디아 전선으로 전출되었다. 디나는 메즈 중위도 별일 없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짝 고래를 옆으로 숙이고는 주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전선에서는 전쟁이 한창 벌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세를 떨치고 있던 파츠 베이스와 전면적인 전쟁이 벌어져, 이제 완전히 멸망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활기찬 표정의 사람들은 모두들 그런 것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그녀는 그런 것이 정말로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군대에 있을 때에는 전쟁의 얘기만 나와도 큰 화제거리가 되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왼손으로 턱을 괸 채로 따분한 듯이 앉아 있는 디나쪽으로 주변에 앉아 있던 뭇사내들의 시선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그들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노천 카페의 테이블위에서 한참 동안이나 디나를 힐끔 거렸던 남자였다. 검은 머리카락에 키가 꽤 큰 편인 그 남자는 몇 번의 헛기침으로 용기를 내어서 디나쪽으로 다가온 것이다.
“저기······혼자이신가요?”
그 남자는 조심스럽게 디나에게 말을 건넸다. 디나는 딴 생각에 잠겨 있다가 갑작스러운 남자의 질문을 받자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웃음을 띈 얼굴로 자신에게 말을 건넨 남자를 바라보았다.
“왜 물으시죠?”
빙긋 웃고 있는 디나의 얼굴에 그 남자는 잠시 말을 하지 않고 있다가
“이런 미인분을 이런 곳에서 홀로 앉아 있게 하다니 남자의 수치 같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말벗이라도 되어 드리고 싶군요.”
그 남자가 조심해서 말을 건네자 디나는 한참 동안이나 그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가 슬쩍 시선을 왼쪽 아래로 숙였다. 그런 뒤 환하게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아마도 확실히 보드 쿠벨라 씨였죠? 거의 2년 만이군요.”
“······저를 아십니까?”
그 남자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디나를 바라보았다. 디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자신은 기억을 해냈지만 상대는 디나를 모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후훗······전에 하만 바이파의 고비엘트리턴에서 보았었죠? 여동생분 때문에 찾아 왔었다고 하셨구요. 저는 그때 오빠 만나러 갔었죠. 호텔과 나이트클럽에서 뵌적이 있잖아요.”
보드 쿠벨라는 자신을 알고 있는 여성에 순간 당황했지만 상대가 자신과 만났던 일을 말해 주자 금새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2년 쯤 전에 만나 몇 마디 나누었던 그 여성이었던 것이다.
“아! 이것 참······”
그는 로이드에서 이 여자의 모습을 아쉽게 놓친 것이 마지막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 것을 내심 신께 감사드리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보드가 미소를 지으며 디나의 맞은편 자리에 앉자 주변에서 이들을 은연중에 주시하고 있던 남자들은 잠시 동안 눈살을 찌뿌리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주변에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대화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2년 동안 하나도 안변하셨네요.”
보드는 그때 자신이 첫 눈에 완전히 정신을 잃어 버린 이 사람의 이름이 지금 생각이 나지 않아 머뭇거리다가 겨우 이렇게 말을 꺼냈다. 차마 이름을 물어 보기가 좀 뭣했다. 상대는 자신을 기억해 주는데 자신은 이름도 잊어 버리고 얼굴도 잊어 버린 것이 적잖게 부끄러웠다. 그러면서도 2년 동안 잠시 대화를 나눈 것 뿐인 자신을 이렇게 기억해 주고 있는 디나가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졌다.
“보름 전에 제대했어요.”
“아? 그러세요?”
보드는 깜짝 놀라면서 무사히 제대해서 기쁘다는 말을 해 주었다. 디나는 밝게 웃으면서
“저야 뭐 보병으로 갔다 온 것이니까요. 그나저나 보드씨는 로이드가 고향이라도 말씀하신 것 같았는데······”
자신의 기억이 맞는지 확인을 해보려는 듯 말끝을 조금 흐리는 디나의 표정에 보드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과거에 아주 잠깐 스친 사람을 거의 정확하게 기억해 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기억을 해내고 있는 디나응 보면서 보드의 심장이 야릇한 기대감으로 마구 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대답을 하는 보드 자신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저는······이곳으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로이드에서 베르베라로 말이죠.”
“멀리까지도 오셨네요 그럼 승진 인가요?”
디나의 물음에 보드는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정확하게 짚어 냈다고 대답하면서 기억력이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감사해요.”
씽긋 웃어 주는 디나를 멍하니 보고 있던 보드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뭐라고 말을 하려 했을 때 그의 주머니 속에 있던 휴대 전화기가 울렸다. 그는 곧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몇걸음 떨어지더니 한참 동안이나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그리고는 약간 인상을 스다가 곧 표정을 밝게 만들고는 디나에게 다가와 아쉬운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이제 가봐야 겠군요.”
“바쁘신데 오히려 제가 미안하네요.”
디나가 오히려 미안하다는 듯한 펴정을 짓자 보드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괜찮으시다면 오늘 저녁 식사라도 같이 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십니까?”
그가 갑작스러운 저녁 약속을 제안해 오자 디나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미안하지만 선약이 있군요.”
디나에게 단번에 거절을 당했지만 보드는 그것이 기분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비록 잠깐 실망하기는 했지만 이내 정색을 하면서 아쉽다는 말을 했다.
보드가 돌아가고 디나는 자신에게 다가온 남자를 저렇게 거부한 것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디나에게는 남자 만드는 것이 급한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 보다 잠시 동안이라도 자신 홀로 앉아 있고 싶었다.
8월 30일 크라우프는 이유없는 따분함 때문에 차츰 질려가고 있었다. 곧 대규모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에이센 수뇌부와 함대 사령부는 계속해서 병력을 집결시키고 이들을 훈련시키고 전투에 소요될 전투 물자를 집결시키는 작업 등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미 완전 편성이 끝난 뒤 대기 명령을 받고 있는 크라우프의 함대는 지금 따분함과 싸우고 있었고, 차츰 그 따분함에 제압당해 가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작업 이외에는 거의 할일이 없으니 사람들은 조금씩 무기력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크라우프도 정기적인 보고와 점검 이외에는 별다르게 할 일이 없었다. 회의 소집도 없고 그 이외에는 할일이 없자 시에나와 다이레아 그리고 에이린과 함께 섹스에만 몰두하고 있을 뿐이었다.
30일은 다이레아가 당직 사관으로서 근무를 하러 나가고 시에나는 매일 섹스에 응해주기 힘들다면서 며칠 푹 쉬겠노라면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에이린도 자정까지는 격납고에서 출격 대기였기 때문에 일과가 끝나고 할 일이 없어진 크라우프는 가벼운 차림으로 병사들 사이를 돌아 다니고 있었다.
크라우프가 보게 된 병사들의 대부분이 전쟁을 앞두고도 그것을 불안해 하는 것 보다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따분함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었다. 일과가 끝나고 TV를 시청한다든지 아니면 다들 모여앉아 카드놀이 같은 가벼운 도박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었다. 일부는 다툼이 있는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그런 모습들 모두 일상에서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자신과 같은 지휘관들이나 지금 그가 지나치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전쟁이라는 것은 관심 밖의 일들 중 하나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즐겁게 웃고 떠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크라우프는 조금 깊게 숨을 들이 마셨다.
“아! 사령관 각하!”
그때 나직히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크라우프는 고개를 되돌렸다. 그곳에서는 디네스가 눈을 크게 뜬 채로 서 있었다. 그녀는 목에 수건을 두르고 반소매 러닝셔츠에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은 채로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운동을 하던 중이었는지 이마에는 땀이 가득 배어 있었다. 지위가 올라가면서 크라우프는 디네스와 그동안 자주 만날 수 없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 된 것이다.
“아, 오래간만이네? 운동해?”
“그렇습니다. 각하!”
크라우프가 장군으로 승진해 있었기 때문에 디네스는 존칭을 써가면서 말을 받았다.
“괜찮다면 같이 음료수나 마실래? 디네스?”
“예 알겠습니다. 저야 뭐! 하지만 땀냄새가 날텐데······”
자신의 몸 곳곳에 배어 있는 땀냄새를 걱정하자 크라우프는 상관없다면서 같이 전망대로 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