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79
“썩을 놈들!”
보울러 대장은 계속된 전투 상황 때문에 쉽게 잠깐 잠깐씩 가면을 취하면서 계속해서 전투 지휘를 손에서 놓고 있지 않았다.
이미 그의 휘하 함대에서는 1만 3천 척 이상이 격침되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파츠 베이스 함대에게도 비슷한 숫자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었지만, 파츠 ㅔ이스 함대가 숫적으로 열세에 있으니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입은 손실이 더욱 큰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울러 대장의 마음은 조금씩 초조해 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5월 3일의 반격 작전을 구상했을 때 사령부에서 약속했던 대로 보급이 끊어지지 않고 24시간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루치 보급품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를 뒤꽁무니에 잔뜩 연결한 수송함 500척이 무려 1천 척에 달하는 호휘함을 대동한 채 오늘도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고 있었다. 그나마 그것이라도 비정기적으로 운용되었다면 보울러 대장으로서는 파츠 베이스 함대의 이런 끈질긴 공세를 견뎌낼 수 없었을지 모른다.
보울러 대장은 꾸준하게 이어지는 아군 함대의 보급을 믿고 파츠 베이스 함대에 대항해서 계속적인 반격을 개시했다. 그는 오랜 함대전 경험을 가진 관록의 지휘관답게 파츠 베이스 함대의 이번 기세만 잘 견뎌 낸다면 반드시 자신들에게 반격의 기회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보울러 대장은 파츠 베이스 함대의 공격에 힘겨워 하는 휘하 함대 지휘관들을 격려하고 때로는 질책하면서 적의 공격이 언제까지나 이렇게 어이지지만은 못할 것임을 설득시키면서 방어전을 총괄 지휘하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의 강력한 공격은 7월 2일 10시 20분 까지 이어졌다. 그렇지만 그 이후 부터는 파츠 베이스군의 공격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7월 3일 01시 40분 쯤에는 후퇴를 할 기색을 보이기 까지 했다.
“드디어 기회인 것 같군!”
이제껏 끈질기게 이어진 파츠 베이스 함대의 공격을 묵묵히 방어해 내고 있던 보울러 대장은 적의 의도를 시험해 보기 위해 총 4만 척을 차출해 5천 척 단위로 돌격 함대를 구성한 후 차례대로 파츠 베이스 함대쪽을 향해서 갑작스럽게 돌진해 들여 보냈다. 첫 공격은 03시 20분에 있었다. 에이센 함대의 적극적인 전진 공세에 파츠 베이스 함대는 처음에는 격렬하게 반격을 퍼부어 5천 척의 에이센 함대를 무려 20분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에 모조리 격침시켜 버렸다. 그렇지만 그 뒤를 차례대로 이어지듯 고속으로 전진해 들어오는 에이센 함대의 집요한 공격에는 쉽게 대항하지 못하고 있었다.
07시까지 이어진 에이센 함대의 연속된 함대 공격을 받고난 파츠 베이스 함대는 갑자기 이제까지의 기세도 잃고 스스로 진형을 무너뜨리며 후퇴하기 시작했다.
07시 30분 더그 보울러 대장은 지난 6월 27일 이후 7월 3일까지 무려 7일 동안이나 자신들을 옴싹달싹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있던 파츠 베이스 함대가 후퇴를 하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고 결국에는 추격 명령을 내리게 되었다.
‘위험하기는 한데······’
비록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주일 동안이나 대규모 공세를 가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 함대가 갑작스레 철수하는 것에 석연치 않은 기분을 가지고 있던 더그 보울러 대장은, 썩 좋은 예감이 드는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오래간만에 자신의 눈앞에 찾아온 좋은 기회를 저버릴 수 없어 함대에 추격 명령을 내렸다.
7월 4일 15시 20분 크라우프가 소속되어 있는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함대는 예정보다 며칠 빨리 프로스베인 행성계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프로스베인 행성계가 고향인 디네스는 전망대에 올라 지금 자신들이 지나고 있는 곳이 자신의 고향인 프로스베인 근처라는 사실에 기분이 꽤 울쩍해 하고 있었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 행성이 어디인지 지금 눈에 보이는 우주 공간 속에서 찾아 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고향을 지난다고 하니 기분이 많이 울쩍한 것은 사실이었다. 바로 저곳이 자신의 가족들이 있는 곳인데 가서 만나 볼 수 없으니 더욱 서글퍼 져 있었다.
“고향 생각 나서 그러니?”
갑자기 디네스의 뒤쪽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 보았다. 뜻밖에도 그녀의 뒤쪽에는 크라우프가 서 있었다.
“아? 각하!”
디네스가 경례를 올리자 크라우프는 괜찮다면서 슬쩍 그녀의 경례를 받았다. 그런 뒤 자신도 지금 조금 답답한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전망대에 올라 왔는데 뜻밖에도 디네스를 보게 되었다면서 슬쩍 웃음을 지어 보였다.
“디네스의 고향이 프로스베인 맞지?”
“네······”
그녀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크라우프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면서 이제 고향 떠난지 4년이 다되어 가겠다고 하면서 디네스를 위로해 주었다.
“각하도 비슷하시잖아요.”
디네스는 자신만 위로 받는 것이 무안해서인지 크라우프도 마찬가지로 4년 가까이 가족과 고향에서 떠나 있었다는 것을 들먹이며 넌지시 그도 위로해 주고 있었다.
“하핫. 고맙네······”
크라우프는 슬쩍 디네스의 위로를 받아 들이면서 그녀의 옆으로 다가왔다. 디네스는 조금 눈을 가늘게 뜨면서 크라우프에게서 전망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잠시 말없이 우주공간을 바라보던 크라우프는 자신과 함께 오랬동안 여러 전장을 누볐던 디네스의 입장을 생각해서 다시 한번 네페르에 도착하면 프로스베인 쪽의 후방 경비대로 전출시켜 줄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디네스가 원한다면 네페르에서 그렇게 해주겠다고 약속해 주었다. 그렇지만 디네스는 다시 한번 크라우프의 그런 제안을 거절했다.
“전에도 같은 제안을 하셨지만 그때도 사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동료들과 함께 이번 전쟁에 참가하겠습니다.”
디네스의 결의에 찬 대답을 듣고 난 크라우프는 알겠다면서 씁쓸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오랜 부하로 있는 디네스에 대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각별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디네스도 이것은 크라우프가 자신에 대한 각별한 관심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이렇게 자신을 배려 해 주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나와 함께 처음부터 같이 있었던 사람중에 남아 있는 사람은 이제 시에나와 디네스 뿐인 거 알지?”
“저도 각하를 만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크라우프는 디네스에게 먼저 경례를 했고 디네스는 황급히 자세를 갖춘 후 크라우프에게 경례를 했다.
“너무 우울해 있지 말라고, 디네스. 알겠지?”
크라우프는 씽긋 웃어 보인 후 되돌아 나갔고 디네스는 그가 사라지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함빡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얼굴이 자연스럽게 발그레 해 졌다. 그리고 숨쉬기 가쁠 정도로 심장이 마구 뛰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디네스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슬쩍 고개를 앞으로 숙인 후 자신이 너무 우울해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저 우주공간 멀리에 있을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했다. 이번 전쟁에서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자신은 지금 가족들을 생각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돌아갈 수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중이었다.
록시나 XI호의 정비반장 발레리 미구엘 대위는 신형기인 스부타이의 매뉴얼을 들고 재조정의 마무리 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예비 파츠로 들어온 스부타이를 펼쳐 놓고 다른 정비반원들과 함께 임시로 재조립을 보고 있었다. 다른 부분에서 별다른 특이할 점은 없었다. 자카운보다 제네레이터 성능이 향상되었고 운동 성능이 향상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동력 전달 계통의 내구력이 다소 강화되었다는 점 이외에는 큰 차이점은 없는 것 같았다.
발레리는 스부타이의 기체를 재조립하던 과정 스부타이에 들어가는 신형 제네레이터를 보고 어디에선가 본 것 같다는 생각이 언뜻 머릿속에 스쳤다. 한손에 스패너를 들고 그것을 천천히 흔들면서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던 발레리는 신형 제네레이터의 구조가 예전에 보았던 세우터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맞다······전에 보았던 그 세우터의 제네레이터와 모양이 거의 똑같은 것 같은데?’
그녀는 갑자기 그 생각이 들자 자기도 모르게 적의 기술을 카피하여 생산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일었다. 하지만 에이센이 파츠 베이스의 제네레이터를 연구해서 비슷한 성능을 내도록 제작했을 것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리고 정비반원들과 함께 스부타이에 대한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재조립 작업에 다시 열중하기 시작했다.
18시 30분 에이린은 우연치 않게 다이레아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크라우프는 저녁 식사를 지그스문트 중령, 루이스 중령, 쉐프턴 중령, 워크홀 중령과 더불어 하기 위해서 고급 장교 식당으로 내려갔고, 그 자리에 끼기 거북했던 때문에 다이레아는 사병 식당으로 내려온 것이다. 크라우프가 중령급들과 무엇인가 조촐하게 대화를 나누려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에이린과 다이레아는 크라우프라는 존재를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그 이전에는 같이 바리스타에 올라타 싸우던 사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사이가 좋았다. 그러던 것이 크라우프를 함께 만나면서 사이가 더 가까워 지게 되었다. 서로 자주 식사를 하지 못했지만 다이레아는 에이린의 뒤쪽에 줄을 서게 되자 먼저 인사를 건네면서 식사를 타서 자리에 앉았다. 지난달 20일 크라우프와 두 사람이 함께 섹스를 한 이후 서로 얼굴도 못보고 있다가 이렇게 처음 만나 보게 되는 것이었지만 별로 어색해 하는 것 없이 마주 자리에 앉아 음식을 입안에 떠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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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중에 짤막하게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만…스부타이와 세우터의 제네레이터는….같은 회사의 제품입니다…
그러니 모양이 거의 같지요…에이센에서 파츠 베이스에게 넘겨준 것 이지요…
…그런데 왜 파츠 베이스쪽에서 신형기가 먼저 나왔느냐?…하는 의문을 가지실지 몰라…변명을…
…성능 테스트 겸, 파츠 베이스에게 생색내기 겸, 에이센의 신형기 채택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 겸, ‘모모씨’의 지시 및 공작…으로 인해서 입니다…
파츠 베이스가 강하면 강할수록 좋아하는 에이센 사람들이 꽤 많죠…ㅡ_ㅡ;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31…
‘horizon’님..쿨럭~ 그, 그렇습니까…^_^;;; 저랑 작가넘이 알고 있는 욕이라고는 ‘젠장’, ‘빌어먹을’, ‘C-8’…정도밖에는 없어서요…엇~ 야 작가야 뭐하냐? 이 XXXXXXX 야~!! 그것 내꺼라고 했잖아~!! 이 XXXXX 같은 놈이~!!!…응? 제가 무슨 말을 했나요? 므할할할…
‘창세전쟁’님…슬슬…작업을 진행중이니…염려하지 마시길…하지만 먼저 ‘주변에 있는 꽃’부터 걲어야 하지 않겠습니까…므흐흐흐흐흐…
‘양아’님…쿨럭~ 진 겟타…쿨럭~ 최근 에뮬로 ‘슈퍼로봇대전 알파 외전’을 했습니다…그것이 갑자기 생각난다는….”샤아인~!! 스~파아~ 쿠우~~~~~!!!!!!!”…쿨럭~ 역시…원츄~! >_
‘마이트레야’님…예비대는 지금 열심히 전장으로 행하고 있는 크라우프 부대와…주인공 보다 조금 앞서서 행성을 점령하면서 전진하고 있는 이리나스의 부대가 그 역할을 합니다…음..조금만 기다리시면 그 부분이 나옵니다…^_^; 이리나스의 부대…100만 척이라지요…거기에다가 크라우프가 속해 이는 함대들까지…쿨럭~ 예전에 에이센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보다 많다는…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ㅅ^
‘프리맨’님…어허~ 이제껏 많이 나왔던 장면인데요…별로 므흣~ 하지는 않…을리가 업지요~!!…아…나도 여자랑 같이 샤워하고 싶어~ ㅠ_ㅠ;
‘나만의천사’님…본문에도 나오지만…’현재 작업중’입니다…쿨럭~
‘다크크라이드’님…크라운 소위…말씀하신 대로…작가넘이 겪었던 신임 쏘가리의 압ㅂ박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네요….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런지…( ..)a
‘제로나인’님…꼬…꽃돌이…ㅡ_ㅡ;;; 제가 W건담 캐릭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듀오입니다…일단 제가 말주변이 없기 때문에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왠지 부럽다는…^_^; 그나저나…W건담의 자폭 오타쿠 5인방을 ‘꽃돌이’라 표현 하시는 것을 보아하니…’제로나인’님…여성분? ^ㅅ^;;
‘검은묵시록’님…제가 아직 ZZ건담을 보지 못한 관계로…물론 게임으로야 지겹게 했습니다만…(SD건담 시리즈 말입니다…) 얼마나 대단한지는 잘 모르겠더군요…파일럿인 마슈마가 강화 받은 이후 맞장을 뜬 것이니…음…자쿠 직계 최후의 기체답게 상당히 강력했을 것 같습니다…집에 프라모델도 있지요…제가 조립했는데(도색은…쿨럭~) 그 첫 느낌은…”야~ 욘석 한가닥 하겄는디?” 였습니다…전 개인적으로 돔이나 지오같은 육중한 기체를 좋아하거던요…^_^; 호리호리한 건담은 별로…
약간 늦었지만…세이프로군요…음…심심한데 아즈망가 대왕이나 다시 봐야겠습니다…
…오사카…한국어판에서 ‘부산댁’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고 쓰러졌었다는…^_^)/~
좋은 주말 되세요~ 솔로군 소속의 분들은 12.25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힘 내시구요…
…저처럼 아~무런 계획도 없이…’어떻게 하면 잘 놀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하지 않으시려면요….
…쿨럭~…ㅡ,.ㅡ;
…또다시 바뀌어 버린 소제목…ㅡ_ㅡ)/~
음식을 떠먹고 있던 다이레아는 에이린에게 요즘 바리스타 파일럿들은 어떠냐고 물었다. 에이린은 입술을 조금 삐죽 내밀면서 그저 그런 녀석들 뿐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대다수가 신병들 뿐이니 딱히 뭐라고 할 수는 없어요.”
에이린은 짧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뺨을 손으로 한번 매만지고 있었다. 다이레아는 히죽 웃은 뒤 계속해서 음식을 떠먹고 있었다. 바로 그때 에이린의 옆으로 제스 알렉스 크라운 소위가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에이린이 음식을 떠먹고 있다가 자신의 옆으로 다가온 크라운 소위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중대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당당한 어조로 말을 하는 크라운 소위를 보고 에이린의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다이레아는 힐끗 고개를 들어 크라운 소위를 바라보았다. 다이레아는 처음 보는 젊은이 였기 때문에 무슨 일인가 싶어 그 소위를 바라보았다. 가슴에 크라운이라는 명찰이 붙어 있는 바리스타 소위는 에이린에게 자신도 스부타이에 탑승하고 싶다는 요청을 하고 있었다.
“스부타이를 타고 싶다고?”
뜻밖의 말에 에이린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크라운 소위는 장교로서 신형기에 탑승하지 못한다면 무척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자신도 그만큼의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에이린의 대답은 아주 간략했다.
“귀관에게까지 돌려줄 기체가 없네!”
에이린의 짤막한 대답에 크라운 소위는 자신도 충분하게 신형기에 탑승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강변했다. 그러면서 에이린을 보고 자신에게 신형기를 탈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좋지 못한 일이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이레아는 가만히 둘을 지켜보고 있다가 에이린이 모질지 못한 성격 때문에 제대로 화를 못내고 있자 잠시 자신이 끼어 들어도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크라운이라는 명찰을 붙이고 있는 저 소위 녀석은 에이린의 직속 부하임에 틀림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린이 너무 모질게 대한다면 혹시 모를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니 다이레아가 에이린을 대신해서 그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판단이 들자 다이레아는 곧바로 에이린과 크라운 소위 사이에 끼어 들어 목소리를 높였다.
“크라운 소위. 귀관의 자격이 충분하지 못해서 신형기를 제공 받지 못했네. 지금 귀관의 자격이 충분하지 못해 기체를 제공받지 못한 것을 크라이튼 대위에게 따지는 건가?”
갑자기 소령인 다이레아가 끼어 들자 크라운 소위는 움찔했다. 오랬동안 생각을 하고 결심을 굳혀 에이린에게 자기으 의견을 제안했던 것이지만 그녀보다는 나란히 식사를 하던 소령의 부아를 돋게 된 것이다. 하지만 크라운 소위는 그런 것에 별로 위축되는 것 없이 자신이 신형기를 배정받지 못한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면서 재차 에이린에게 해명을 요청했다.
“그만둬요. 다이레아······”
에이린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자신을 위해 나서준 다이레아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 찬찬한 어조로 크라운 소위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귀관은 전투 경험이 없네······그래서 신형기를 지급하지 않았네······”
다이레아는 에이린이 차분하게 대답하는 것을 보고는 크라운 소위에 대해서 나름대로 짐작해 보고 있었다. 분명히 막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이곳에 배치된 애송이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다른 소대장들이나 아니면 디네스 같은 이들은 모두 신형기를 지급 받았지만 그 자신만 빠졌을 것이다. 그것을 사관학교를 나온 엘리트라 자부하는 그는 참을 수 없는 자존심의 상처로 받아 들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오랬동안 생각하고 결심을 한 끝에 자신이 참아왔다고 생각하는 그런 부당한 대우같은 것들을 해명 받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습군······’
다이레아는 갑자기 크라우프가 크라운 소위 같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분명히 자신은 지금 이 자리에 소령 계급장을 달고 있지도 못할 것이 분명했다. 혹여 이제껏 크라우프 전에 만나게 되었던 상관들처럼 자신에게 잠자리만 요구하고 끝났을지 모를 일이었다. 잠깐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젓고 있던 다이레아는 크라운 소위가 에이린에게 소대장으로서 위신이 서지 않는 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웃음이 터져 나와 미칠 것만 같았던 것을 겨우 참았다.
“이봐 크라운 소위”
다이레아는 조금 허리를 뒤로 젖히면서 크라운 소위를 다시 불렀다. 둘이 대화를 하던 것을 멈추고 다이레아를 바라보자 그녀는 히죽 웃으면서 비아냥 거리는 말을 했다.
“다음번 전투가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크라운 소위······자네를 선두에 세우면 되겠군······”
그녀의 말을 듣게 된 순간 에이린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렇지만 크라운 소위는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음번 전투에서 선두에 서게 그리고 그것에서도 살아남는 다면 신형기를 주도록 하겠네. 내가 직접 지급하도록 해 줄 테니까 그만 조용히 물러나주지 않겠나?”
다이레아의 말을 듣고난 크라운 소위는 그녀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제서야 깨닫고는 얼굴이 붉어 졌다. 몸을 가늘게 떨고 있던 그는 다시 경례를 올린 후 되돌아 나가 버렸다.
크라운 소위가 사라져 버리고 에이린은 다이레아를 돌아 보면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러자 다이레아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분명 부자에 사관학교를 졸업한 거만한 녀석이겠군······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었던 것······물론 사관학교 성적도 제법 좋았을 것 같고 말이야!”
다이레아가 짐작만으로 말을 하자 에이린은 그녀의 짐작이 거의 비슷하다고 대답하면서 씽긋 웃음을 지어 주었다. 그런 뒤 전투 경험도 없는 애송이에게 신형기를 배정해 줄 수 없는 입장인데 저 녀석이 왜 와서 따지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투덜거렸다.
“뭐, 아까 말한대로 그 녀석을 선두에 세워. 그럼 해결 되겠지 뭐······살아남게 된다면 신형기 주면 그만 아닌가? 분명 전투 한번 정도 치르게 된다면 자카운 보다는 신형기의 공급이 늘어날 것 같은데 말이야!”
에이린은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아마도 차츰 스부타이로 교체될 것 같다고 하면서 다이레아도 자신의 기체를 한번 빌려 줄테니 타보라를 말을 했다.
“고맙네. 하기야 계속해서 펜대만 굴리고 있으려니 팔이 근질거리던 중이었거든!”
신형기를 타보라는 말을 듣게 된 다이레아는 씽긋 웃으면서 고개를 조금 뒤로 젖혔다. 슬쩍 눈웃음을 짓고 있는 다이레아의 모습을 보고 있던 에이린은 자신의 앞에 놓인 식사가 다 식었다면서 짧게 투덜 거렸다.
7월 5일 10시 50분 이븐 샤툰을 공격중에 있던 에이센군은 격렬하게 저항을 계속하던 파츠 베이스 함대가 갑작스럽게 철수한 사실 때문에 무척이나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이븐 샤툰의 안전 항로 지역을 공격 중에 있던 뱅상 바리에 대장을 제외한 나머지 케러베인 대장과 보울러 대장의 함대는 더이상 파츠 베이스 함대의 공격을 받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뱅상 바리에 대장은 11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 동안 무려 5만 척 가까운 전투함들을 잃어 버리게 되었다. 안전 항로 지역에서 파츠 베이스군은 매우 강력하고 정확하게 에이센군에게 반격을 가하고 있는 중이었다.
23만 척의 함대를 지휘하고 있던 뱅상 바리에 대장은 5만 척 가까운 손실을 입게 되자 안전 항로 안쪽으로의 공격을 중단하고 안전 항로 안쪽 지역에 투입된 함대를 철수 시키려 했다. 그렇지만 안전 항로 안쪽의 파츠 베이스 함대는 매우 강력하게 반격을 가해와 에이센 함대가 철수하려는 것을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었다.
특히 뱅상 바리에 대장이 경악했던 것은 파츠 베이스 함대의 바리스타 부대가 보여준 놀라운 위력이었다. 숫적으로 우세한 에이센의 바리스타 부대였지만 파츠 베이스군 바리스타 부대는 번번이 몇배의 바리스타들을 투입해낸 에이센의 자카운 부대를 전투에서 압도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뱅상 바리에 대장의 공격은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뱅상 바리에 대장은 소냐 엘마 오페노자 중장과 시드 리노야 중장에게 함대를 좌우로 전개시키고 그 자신이 중앙 부분능 맡아 안전 항로의 외각 지역에서 반포위 형태를 취했다. 이것으로 그는 현재 공격을 담당하고 있던 리갈 피어벳 중장의 퇴각을 지원할 수 있었다.
파츠 베이스 함대는 에이센 함대가 화력을 집중할 태세를 갖추고 있자 길게 피어벳 중장의 함대를 추격하지는 않고 있었다.
겨우 적들이 후퇴를 하는 것 같아 보이자 뱅상 바리에 대장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파츠 베이스 함대에 무려 5만 척 가까이 잃어 버리게 되자 기분이 우울해 졌기 때문이었다. 케러베인 대장이나 보울러 대장은 각자 자신들의 앞에서 공격을 가해오고 있던 적들을 격퇴 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자칫 그 자신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을 상황이었지만 바리에 대장은 그런 것에 신경쓰기 보다는 자신의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심 가장 먼저 이븐 샤툰의 후방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샤리 케러베인 대장의 함대가 파츠 베이스 함대의 후방을 교란해 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안전 항로 내에서의 전투같은 전투장이 좁은 지역에서는 아군의 손실도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그가 용기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소모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안전 항로 내의 전투에서 쓸데없는 병력의 낭비를 줄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뱅상 바리에 대장은 안전 항로 안쪽에서 병력을 완전 철수시키고난 후, 7월 7일이 될 때까지 파츠 베이스 함대의 움직임이 발견되지 않자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오페노자 중장과 리노야 중장 피어벳 중장과 이 점에 대해서 서둘러 의논을 했고, 그들 세 사람 모두 다시 정찰 함대를 투입할 것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이에 바리에 대장은 약 1천 척의 함대를 구성해서 다시 안전 항로 안쪽을 재정찰하도록 지시했다. 그렇지만 뜻밖에도 파츠 베이스 함대의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바리에 대장은 정찰 함대에 보다 안쪽으로 진출할 것을 지시했다. 그렇지만 안전 항로의 중간 지점까지 정찰을 하는 동안 파츠 베이스 함대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이렇게 되니 3명의 중장들 모두 파츠 베이스군이 철수한 것 같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적이 매복을 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이븐 샤툰의 후방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케러베인 대장의 함대 때문에 파츠 베이스가 안전 항로를 포기하고 철수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었다.
바리에 대장은 시드 리노야 중장에게 약 4만 척의 함대를 이끌고 안전 항로 안쪽으로 돌입해 들어가도록 지시를 내렸다. 명령을 받은 리노야 중장은 즉시 휘하 함대를 이끌고 이븐 샤툰의 안전 항로 안쪽으로 돌입해 들어 갔다.
7월 10일 까지 리노야 중장은 안전 항로의 중간 지점까지 조심스럽게 진출했다. 그렇지만 조심한 것이 무색하게도 안전 항로의 중간 지점 까지 진격하는 동안 파츠 베이스 함대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리노야 중장의 보고를 받은 뱅상 바리에 대장은 뜻밖의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들에게 무려 5만 척 가까운 손실을 입힌 파츠 베이스 함대 치고는 너무나도 허망하다 싶을 정도로 전선에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적이 없다고 해서 신중함을 잃지 말고 계속해서 전진해 나가도록 하게!”
뱅상 바리에 대장은 리노야 중장에게 계속해서 전진해 나갈 것을 지시하면서 최대한 신중할 것을 요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케러베인 대장의 함대가 이븐 샤툰의 뒤를 돌아 진격해 들어간 것 때문에 후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극심한 통신 방해 때문에 연락이 두절되는 수가 많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알 수는 없었고, 그 때문에 뱅상 바리에 대장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었다. 확실하지 않으면 짐작 만으로는 군대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그의 기본 방침이었기 때문이었다. 잔뜩 긴장할 수 밖에 없었고 진격의 속도도 느렸지만 그 방법이 그가 취할 수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