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29
리하르트 황제력 264년 7월 8일 수요일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이 이끄는 함대가 속해 있는 우주 공격군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는 하만 바이파 행성계에 도착하게 되었다. 함대는 이곳에서 잠시 정군하면서 보충병을 받고 하만 바이파와 아이크 등지 출신의 복무 기간이 만료된 장병들을 이곳에서 제대시키고 이들 이외에 2년 이상 종군한 장병들에게 규정된 휴가를 내어 주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도 하만 바이파에서 프로스베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배에서 내렸다. 휴가증과 휴가비 명목으로 지급된 배 삯이 포함된 수표를 손에 쥔 디네스는 모두에게 인사를 한 후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잘가 디네스······가족들하고 시간 잘 보내!”
디네스와 오랫동안 함께 한 시에나는 그녀를 멀리까지 배웅해 주었다.
“뭘 그래? 영원히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는 휴가 받아 집에 갔다가 다시 수도 방어 사령부로 갈 텐데 말이야.”
“그래도 적어도 1년 가까이는 만나지 못할 텐데······”
영원히 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싸워온 디네스와 헤어지게 되는 것을 시에나는 못내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 시에나를 보았을 때 그녀의 차가웠던 모습은 이제는 눈을 씻고 찾아 볼 수도 없었다. 시에나는 진심이 배어 있는 목소리로 디네스의 안부를 걱정해 주었고 디네스는 시에나와 악수를 한 번 하고 굳은 포옹을 해 주었다.
“그럼 내년에 보자고. 나는 이제 가 볼테니까. 사령관하고 좋은 시간 보내고 응?”
디네스는 이제 휴가를 받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크라우프의 제안대로 수도 방어 사령부의 함대로 편입될 예정이었다.
디네스는 시에나가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디네스는 시에나가 가족들도 없고 지금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크라우프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을 만나러 이렇게 기뻐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얼마나 마음이 씁쓸할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바보······’
순간 자책감이 들었다. 그렇지만 디네스는 시에나를 수도인 베르베라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런 마음을 버렸다.
‘하지만······’
디네스는 크라우프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아직 완전하게 승낙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남들에게는 가겠다고 말을 하기는 했지만 프로스베인의 고향에 돌아가 그곳에서 그대로 제대를 해 버려도 누가 비난할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세라 세라 우르반 소령은 쌍둥이 동생인 페넬로페의 남자인 요하네스 카이저 비스톡 네스 중위와 그의 사관학교 동기인 몬도 스피너 맥클레런 중위와 함께 아이크에 있는 자신들의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에서 내렸다. 이들 모두 정식으로 휴가를 받은 것이었다.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비스톡 중위는 자신의 가족들을 만난 뒤 페넬로페를 만나러 다시 올 것이라고 약속을 했다.
“페넬로페를 허락 받으러 다시 올게.”
비스톡 중위는 헤어지면서 페넬로페와 떨어지게 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렇지만 페넬로페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었고 비스톡 중위도 이번 전쟁으로 소식이 끊어진 가족들이 있었다. 사실 페넬로페가 비스톡 중위를 따라 가려 했지만 중위는 그런 페넬로페에게 베르베라에서 자신을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고, 그래서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잠시 동안의 헤어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둘이 키스를 하며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있을 때 아세라는 아이크로 돌아가는 맥클레런 중위를 배웅해 주었다.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계속되시길 빕니다. 소령님.”
맥클러런 중위는 배웅을 나온 아세라와 악수를 하고 경례를 올렸다. 비스톡 중위는 페넬로페 때문에 다시 베르베라에 올 것이겠지만 맥클레런 중위는 이제 그럴 이유는 없어져 버렸다. 지금은 휴가를 받아 가는 것이지만 이제 다른 곳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맥클레런 중위의 푸념에 아세라는 그가 다시 우주 공격군 함대로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과 함께 모두와 짧은 만남과 헤어짐을 나누었다.
============================================================================================
음…완전히 뒷정리 분위기…
최근 아즈망가 대왕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치요짱 카와이이~♡ *^^*
…쿨럭~…전 로리가 아닙니다…ㅡ_ㅡ;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전 아이들을 무척 싫어한다는…
작가넘은 저와는 반대로 아이들을(특히나 귀여운 여자아이를…) 무척이나 조아라~ 하지요…
어쩌면 진정한 ‘ㅂㅌ or ㄹㄹ’는 작가넘이 아닐까 합니다…^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92…
‘마알’님…1타를 축하드립니다…음…디네스를 어찌 꼬시게 될런지는…저는 잘 모르겠습니다…경험이 없다보니…쿨럭~ 하지만 작가넘은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살려 잘만 쓰더군요…의외로 작가넘은 여자에게 인기가 좋다는…ㅡ_ㅡ;
‘검은묵시록’님…중국이 고구려 역사를 날로 먹으려 하는 것은 간도 문제 때문이 아닐까요…뭐 다른 여러가지 이유도 있겠습니다만…100년이 되는 해가 한 5년 남았던가요? 간도가 중국의 관리하로 넘어간 것 말입니다…그때가 되면 국제법상 간도는 중국영토가 됩니다…그것에 대한 사전 정비작업이 아닐런지…에효~ 그런데 울나라 구케토비들은 무엇을 하는지…돈 먹고 구속된 놈을 합작해 꺼내기나 하고…나라가 망하려는 것인가…
‘파란만장’님…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잘 넘어가지 않을까요? 이여자 저여자 왔다갔다 하면서 전전긍긍하는 꼴을 보이지는 않잖아요? 오히려 잘 관리(?)하는 편이니…그러니까…음…어째 말이 안되는군요…쿨럭~ 어무튼…어찌저찌 되겠지요…^_^;
‘horizon’님…저도 복사유저인긴 합니다만…인근에서 복사를 취급하는 곳이 없는지라…어흐흑…T^T 아까븐 내 도온~ 하지만 중고의 경우에는 그럭저럭 부담할만 하니까…그냥저냥 버티는 것이지요…ㅡ_ㅡ; 음…그건 그렇고…디네스를 꼬시는 방법이 너무 적나라 했다는 지적이 많군요…저야 잘 모르는 일이니 뭐…항의는 작가넘에게…^0^)/
‘테르미도르’님…음…확실히 몰아 읽는 것이 이해가 더 빠르지 않습니까? 절랑 작가넘이야 쓰는 입장이니 잘 모르겠지만요…저도 소설 읽을 때 한꺼번에 몰아서 읽는 타입인지라…그래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하지만 그동안 출판되어 삭제되면 대략 낭패~
‘창세전쟁’님…커흐흐흐흐흐흠~!!! 아마도 길지는 않을 것이라 사료되옵나이다…설마 나오지 않지는 않겠지요…^_^;;; 그러니 들고 계신 짱돌은 살포시~ 살포~시~ 내려 놓으시와요~
‘나만의천사’님…크허허허허허헉~~!!! 쿨럭~ 쿨럭~ 쿨럭~ …ㅠ_ㅠ 네에…사실은 전쟁소설을 빙자한 12推 전용 소설이지요…흑흑흑…T^T)/
‘soulschaos’님…흐흐흐…대세에 거스르려 하시다니…흐흐흐…저는 가만히 있으렵니다…다른 독자분들이 알아서 하실 테니까요…흐흐흐…
‘버드아이스’님…좀 더 염장을 지른다면…이제야 겨우 5명을 채웠군요…휴우~ 멀고도 험한 하렘에의 길이여…흐뭇~ ^ㅅ^v
‘하얀백작’님…ㅡ_ㅡ;;;;;; 음…하나하나 변명을 하자면…솔로라서 가기 싫은 것이 아니라…돈이 아까워서 가지 않는 것입죠(그렇게 믿어 주세요…도저히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라고는 말 못해…T^T)…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진주만’이었던가? 아무튼 그렇습니다…음…또 제가 솔로임을 주장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사실이 그러하니까요…이상하게도 여자분들은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더군요…그 때문에 나름대로 고충이 많답니다…-ㅅ-; 음…그리고 경험담 같은 묘사…라고 하셨는데…당연히 그럴 수 밖에요…이 소설을 쓰는 것은 제가 아니라 작가넘(아뒤쥔장의 동생)입니다…즉…그녀석의 경험담을 토대로 쓰여진 것이라는…쿨럭~ 전 단지 수정만 할 뿐이라니까요~!!! 음..그리고 아가씨를 소개해 주신다고요?…감사합니다만 사양하겠습니다…지금 제 여건상…여자는 먼 나라의 이야기이거든요…사실 지금 같아서는 결혼 안하고 그냥 혼자 사는 것이 속 편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에효…시대의 아픔…이라는 것이지요…
‘다크크라이드’님…쿨럭~ 어째 들어서는 안 될 것을 들은 듯 한 분위기…장전? 무슨 장전? 아니 그것보다도…무엇을 장전하는데 ‘얘들아’입니까?…헉…설마…소화기류가 아니라 중화기류…입니까?…105mm? 155mm??? 아니면 설마 8inch??? 쿨럭~…살려주세요…네?
‘英雄’님…음…크라우프의 수법이야 뭐…익히 알고 계시지만 약점을 파고들어 마음을 휘어잡는…수법이지요…전쟁에서건 여자에게건 말입니다…^_^; 개인적으로는 지극히 부러운 능력이라는…왜 내가 한마디 하면 분위기가 썰렁~해 지는 것이냐~!! 도대체 왜~!!!!…쿨럭~
‘하레스’님…그동안 관찰한 결과 정공법이 잘 먹힐 것 같으니 썼겠지요…음…역시나 크라우프는 선수? 크흑…그냥 확 내용을 바꿔서 디네스를 무사히(?) 제대시켜 버려? 어흐흑~ 부러븐 놈…ㅠ_ㅠ;
이하 쉰소리…
음…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신 듯 하여 조금 섭섭하지만…그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m(_ _)m 사실 저도 오늘에야 알았거든요…^_^;;; 그럼…
…소제목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0^)/~
7월 20일 월요일 크라우프는 우주 공격군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 후미에서 자신의 함대를 이끌고 조용히 정해진 항로를 따라 함대를 운항시키고 있었다.
그는 함교에 앉아 수많은 민간의 화물선들이 화물을 가득 싣고 자신들과는 반대쪽으로 운행해 가는 것을 보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파츠 베이스가 멸망함으로서 탈환히게 된 옛 파츠 베이스의 영토로 에이센의 수많은 기업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듣기에도 전후 복구 사업권이나 행성 개발권 등을 따내기 위해 수많은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했다. 특히 행성 내부에서의 대규모 지상전이 벌어졌던 아이크 행성과 로드 멜비스 행성 같은 경우는 개발업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려는 곳이기도 했다.
“그나마 많이 파괴해 놓지 않아서 다행이군.”
크라우프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어 씁쓸히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열심히 싸워 파괴해 놓은 일이 개발업자들만 좋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민간 기업들이 할 일들은 행성 내부에서의 개발 이외에도 우주 공간에서도 많았다. 초장거리 통신망을 회복하기 위한 통신 중계 시설의 설치와, 항로에 널려 있게 된 함대간 전투의 잔해들을 치우는 일도 민간 업자들의 일이었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 전쟁으로 수많은 함대가 궤멸되었으니 다시금 함대를 재건하는데 필요한 제반 시설과 재원들을 공급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어쨌든 대규모 전쟁을 치르고 영토가 확장 되었으니 다시금 에이센 내부의 경제가 크게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다. 어디에서 나왔는지도 모르지만 정규 항로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 민간의 화물선들이 경기가 회복되려 한다는 증거의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민간 화물선들이 그렇게 실어 나를 화물이 많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물자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고, 그렇게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지역에서 필요한 만큼의 물자를 생산해 내야 하는 일도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결국은 에이센 경제가 크게 활력을 받아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죽은 녀석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인가?’
크라우프는 베르베라에서 대규모 전승 기념행사가 열릴 것이라는 것쯤은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것은 모두 살아 있는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그리고 군인들에게는 싸워 이겼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었다.
크라우프는 카레나를 통해 자신이 수도 방어 사령부의 함대 지휘관에 부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 이런 것들 모두 자신이 살아 있기에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갑자기 씁쓸한 웃음이 저절로 나온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비어 있는 부사령관의 자리를 돌아보았다. 전쟁이 끝나고 지그스문트 대령은 비록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아이크에 남아 있을 자신의 가족 걱정 때문에 크게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그는 크라우프에게 하만 바이파에서 내리고 싶다고 청했고 크라우프는 그의 부탁을 선선히 들어 주었다. 사실 지그스문트 대령은 제대를 원했지만 크라우프는 아이크에 가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제대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그의 전역 신청을 받아 주지 않았다. 다만 아이크 군관구로 전출에 관련된 모든 서류들을 작성해 건네주었다.
크라우프의 배려에 지그스문트 대령은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했고, 크라우프는 지그스문트 대령과 헤어지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의 마음을 생각해 지그스문트 대령을 전출시켜 주었다.
막상 지그스문트 대령이 떠나고 나니 그의 빈자리가 상당히 크고 허전하게 느껴졌다. 크라우프는 그가 하만 바이파에서 전출 가고 난 뒤 따로 부사령관을 뽑지는 않고 루이스 대령에게 부사령관 대리를 겸하도록 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함께 했던 사람이 사라져 버리니 크라우프는 마음 한구석 허전한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7월 29일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는 베르베로 향하는 항로에 들어서 있었다. 크라우프는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하만 바이파로 배치 받은 이후 처음으로 이곳 항로에 들어서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지 모르게 기대감에 부풀고 있는 크라우프였다. 이제는 베르베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베르베라에 돌아가면 여러 가지 할 일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시에나와 에이린, 다이레아와 함께 지낼 곳도 마련해야 했고, 아세라의 일을 비롯해서 카레나에게 부탁한 일도 제대로 처리해야 했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끝난 다면 즐거운 시간이 크라우프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쯤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8월 8일 금요일 구 파츠 베이스의 영토중 록세비엔을 제외한 그 이외 지역에 대한 에이센군의 점령 행동이 계속 되었다. 언론을 통해 아직까지 투항을 거부하고 있는 일부 파츠 베이스 잔당 함대에 대한 토벌 작전이 전개 되었다는 것과, 아직까지 에이센에게 투항하지 않고 있던 옛 파츠 베이스의 행성계가 속속 에이센에게 투항하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에 의해 장기간 지배 되었던 지역은 급속히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는 선전성이 다분한 내용도 추가적으로 보도되고 있었다. 또한 그것에 덧붙여 에이센군에 의한 대민 정책들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었다. 방송에서는 에이센 시민으로의 재등록을 하고 나서 군대의 보호와 식량을 제공받는 다는 것을 계속해서 보도하고 있었고, 전후 복구 사업으로 탈환지역의 건설 경기는 물론 여러 가지 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다는 소식들도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었다. 이제 파츠 베이스는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있었고 에이센에 의해서 모든 것이 본격적으로 안정화 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8월 17일 일요일 록세비엔을 비롯한 옛 파츠 베이스 점령 지역에 대한 에이센 공용 방송의 특별 방송이 장장 3시간에 걸쳐 방영 되었다. 특별 방송에서는 지난 전쟁에서의 피해들이 복구되는 과정과 함께 길거리를 가득 메우는 차량들의 행렬, 그리고 대형 할인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넘쳐나는 상품들이 보도되고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전쟁의 상처는 거의 치유되고 있었고 이제 파츠 베이스는 급속히 에이센의 지배력이 미치는 곳으로 회복되고 있었다. 아직 길거리에는 무기를 든 군인들이 경찰을 대신해 치안 활동에 전념하고 있었지만, TV로 보여지는 파츠 베이스는 평온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언론에서는 파츠 베이스가 항복한 이후 이렇게 급속히 에이센의 지배를 받아들이고 안정화 되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나름대로 분석까지 곁들여 그 이유를 설명하려 애쓰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는 본래부터 에이센의 200년 넘는 지배를 받아왔었고, 본래부터 반란의 명분이 약했다는 식으로 파츠 베이스의 존재 의의 자체를 부정하고 있었다. 언론은 파츠 베이스 전체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파츠 베이스 국민들을 그럴싸한 대의로 현혹시킨 파츠 베이스 지도층을 테러리스트로 몰아 붙이고 있었다. 결국은 간악한 파츠 베이스의 지도층에 속은 옛 에이센의 주민들이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에이센의 지배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또한 언론은 파츠 베이스 지도층 때문에 에이센이 입은 손실에 대해서 크게 부각 시키면서 이런 파츠 베이스 지도층에 대한 비난 수위를 차츰 높이고 있었다. 이것은 전후 명분 쌓기 활동은 물론 그동안 파츠 베이스 국민들로서 있게 된 옛 에이센 주민들에게 다시금 에이센 시민권을 부여하는 구색을 맞추기 위함이기도 했다. 파츠 베이스 국민들은 지도층에게 속은 죄 밖에 없으니 이들을 용서해 주고 다시금 에이센 시민들로 받아 들이겠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게르트 하우츠 황제가 민심의 수습을 위해 내세운 정책으로 인하여 파츠 베이스 시민들에게 주민 등록만 등재하면 에이센 시민권을 부여하고 식량을 공급하고는 있었다. 이런 조치뿐만 아니라 징집병들과 예비군 소집자들에 대한 석방과 함께 이들에게 일괄적으로 6개월분의 급료를 지급해 주었다. 이런 조치들 모두 파츠 베이스의 민심을 조기 수습하려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에이센 내부에서는 오랫동안 에이센의 국력을 낭비하게 하고 수많은 인명을 상실케한 파츠 베이스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도 또한 가지고 있었다. 최소한 파츠 베이스 협력자들에 대한 전원 색출과 함께 이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다.
파츠 베이스가 일으킨 반란 때문에 20년 전쟁 이후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 있었고, 파츠 베이스를 토벌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인적, 물적 손실이 야기되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얼마전에 에이센 시민들은 반전주의 단체와 공화주의 단체들이 파츠 베이스와 연관이 있으며, 이들이 파츠 베이스의 첩자 노릇을 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유포 되었을 때 광분해 스스로 무기를 들고 나가 이들 반전주의 단체 회원들과 공화주의 단체 회원들에 대한 공격을 가하였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파츠 베이스 지도층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없다면 시민들이 크게 반발할 우려가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8월 21일 16시 40분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자신의 고향 프로스베인 행성계의 유네피온 행성의 자기집 앞에 서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선 디네스는 자신이 떠날 때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자신의 집을 보고 잠시 동안 감탄에 빠져 들었다. 디네스는 하사관에 입대하기 위해 집을 나선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준위가 되어 다시 찾아오게 될 줄은 미처 생각도 하지 못했다. 디네스는 잠시 동안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의 추억이 깃든 곳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디네스는 하만 바이파에서 함대에서 내렸을 때부터 미리 전화를 주었었다. 하지만 제대자와 휴가자들이 갑자기 넘쳐나는 바람에 쉽게 배를 구하지 못해 지금에야 이곳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디네스는 유네피온의 우주항에서 자신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이제나 저제나 딸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행복한 저녁을 준비해 놓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 현관이 열리고 어머니인 리베냐가 모습을 드러냈다. 남들이 보기에는 뚱뚱하고 못생긴 억척스러운 어머니였다. 그렇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디네스에게는 친어머니일 뿐이었다.
“디네스야!”
리베냐가 반갑게 오래 간만에 돌아온 자신의 딸을 맞아 주었다. 디네스는 잠깐 그 자리에 서서 부동자세로 경례를 올렸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 준위. 이제 집에 돌아왔습니다.”
디네스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준비해 두었던 말을 하려 했지만 그 다음은 목이 메어 제대로 말도 못했다. 그런 디네스를 보고 있던 리베냐는 환하게 웃으며 디네스를 끌어안았다. 몰라보게 성숙해진 디네스가 무척이나 대견했기 때문이었다. 감격에 겨운 디네스도 어머니를 끌어안고 그동안 참고 있던 울음을 터트렸다. 그동안 전장을 전전하면서 살아서 가족을 보지 못하게 될 것 같았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누구나 전장에서는 가족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왜 그런 전쟁터에 끌려 나와 있는지 제대로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이번 전쟁만 끝난 다면 가족들의 품에 돌아가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족을 그리며 수많은 사람들은 사라져 갔다. 그런 사람들 속에서 디네스도 다시는 자신의 가족들을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차디찬 침상에서 깨어난 어느날 가족들의 얼굴을 기억해 내려 해도 얼굴이 제대로 생각나지 않았을 때 무척이나 슬펐었다. 하지만 지금 디네스는 무사히 귀향하여 자신의 앞에 있는 어머니인 리베냐를 볼 수 있었고 이렇게 체온을 느낄 수 있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수천 번, 수만 번 생각하고 기억해 보려 했어도 제대로 생각조차 나지 않았던 가족들이었다.
“들어가자.”
한참 만에 리베냐는 디네스를 데리고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고 디네스는 현관에 서서 잠깐 멈칫하고 서 있었다. 그렇지만 눈에 익은 가구들의 모습이 자신이 돌아와 있을 곳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고, 이내 환하게 웃으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아버지는요?”
디네스는 아버지인 비어트가 아직 퇴근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본다면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앉거라.”
그녀는 자신이 하사관으로 입대하기 전보다 어머니가 많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 새삼스레 느껴져 씁쓸한 웃음이 흘러 나왔다. 오랫 동안 집을 떠나 있었던 것 때문인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디네스. 너 이번에 완전히 제대를 한 거니?”
어머니가 주방에 들어가서 거실에 앉은 디네스를 보고 물었다.
“응? 아? 아니······지금은 휴가를 받아 온 거야. 내일 근처 부대에 가서 휴가자 신고 하고 그래야지.”
“아······그렇지······아참 너 그럼 준위가 된 것은 장교 되려는 거니?”
어머니가 다시 물어 왔다. 디네스는 슬쩍 웃으며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아직은 완전히 결정난거 아니니까······일단 휴가를 주니까 받아 와야지 뭐. 안챙겨 먹으면 바보게?”
“하긴······”
어머니는 주방에서 무엇인가 굽고 반죽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디네스는 자신이 꾸준히 많은 돈을 보낸 것 같은데 집안 살림이 하나도 나아진 것 같지 않자 기분이 좀 좋지 못했다.
“요즘 건설 경기는 어때요?”
“뭐 그저 그렇단다.”
“사라는요?”
디네스는 사라가 학교에 다닐 것이라고 생각하여 별 생각없이 물어 보았지만 어머니의 반응은 예상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었다. 순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며 고개를 숙이는 어머니가 자신의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아 재차 입을 열었을 때, 어머니의 작은 목소리가 디네스의 고막에 와 닿았다.
“걔······전사했단다······”
“······예?”
갑자기 들려온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는 디네스에게 사라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가르쳐 주었다. 디네스는 하도 놀라 말끝을 높였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사라가 입대 했었어?”
그동안 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들의 소식을 도통 모르고 있던 디네스는 이렇게 갑자기 사라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응······뭐였지? 알 나스디 행성계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하더라······통지서는 그렇게 왔다.”어머니는 말끝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디네스는 하도 어이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서서 거실안을 서성였다.
“사실이야? 사실이냐고!”
디네스가 목소리를 높이자 어머니는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라는 것이었다. 디네스는 슬픔 보다는 허탈한 감정이 먼저 들었다. 하사관으로 입대하러 나섰을 때 사라는 잠에 빠져 디네스가 집을 나서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멍한 표정을 지은 채 한참을 서성이는 디네스를 바라보면서 어머니는 작게 눈물을 지었다.
“알 나스디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했다고 하더라······”
어머니가 주방에서 나와 어이없어 하는 디네스를 보며 나직히 사라의 죽음을 받아들이라고 말했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며 디네스는 양손을 들고 무엇인가 말을 하려 했다. 하지만 끝내 그렇게 하지 못하자 들었던 팔을 서서히 내렸다. 무어라 따져 묻고 싶었지만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듯한 어머니의 표정을 보니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디네스는 어머니의 슬픈 표정을 통해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오랬동안 보지 못해 이제는 얼굴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동생, 사라가 죽었다는 것을 말이다.
디네스는 마구 거실을 서성이다가 다시 어머니를 보며 무엇이라고 말을 하려다가 다시 입을 닫고는 다시 거실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게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런 뒤 고개를 뒤로 젖혀 버렸다.
“망할 년······왜 죽냐. 이 나쁜년아······”
디네스는 자기도 모르게 욕설이 터져 나왔다. 사라 그 계집애는 자신도 기다리지 못하고 전사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팔을 들어 두 눈을 가리고는 작게 울음을 터뜨렸다. 디네스는 어머니가 살짝 자신을 껴안는 것을 느끼자 그 쿰으로 파고들며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아까는 반움에 복받힌 것이었지만, 지금은 슬픔에 목이 맺혔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디네스가 겨우 진정을 했을 때 아껴 두었던 말을 이었다. 사라도 하사로서 군대에 들어갔는데 함대에 징집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사로서 전사해 버렸다고 했다.
“원 참 그 년이 하사가 되었었어? 입대했다면 입대했다고 좀 알려 주지······”
디네스는 이제 사라가 죽어 버렸으니 자꾸 이렇게 자신이 이상해져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디네스가 걱정을 많이 할까봐 일부러 전사한 소식 같은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으씨······젠장······”
수만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 많은 죽음을 무덤덤하게 보아왔던 디네스였지만 자신의 동생인 사라가 죽었다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시 그 생각을 하니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와 버렸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디네스는 울고만 있었다. 아니 그렇게 울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인 비어트가 퇴근해 오자 디네스는 오래 간만에 아버지와 해우를 했다. 서로 굳은 포옹을 하고 가볍게 키스도 했다. 이때 디네스는 많이 진정해 있었지만 다시금 늙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보자 다시금 눈물이 핑 도는 것만은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많이 컸구나.”
비어트는 디네스가 사라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리베냐로부터 들었다는 것을 듣고 리베냐를 질책했지만 디네스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무덤을 만들었냐고 물었다. 비어트는 온화하게 웃으며 사라가 입대전 보내온 손톱과 머리카락, 그리고 전사후 보내져 온 사라의 유품으로 시신을 대신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내일 중 가보자고 말했다.
“예······내일 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