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49
“글쎄다······우리들은 총을 가지고 있는 것도 금지되었지 않니······무기를 가지고 있으면 처형된단다.”
레나가 태어나게 된 것도 이곳에서 높은 세금 때문에 반란이 일어났던 것 때문이었다.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이런 변방의 시골에서 몇 사람들이 죽어 나가봐야 귀족들은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것이다.
알레베인의 대답에 큰딸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쪽에서 보게 되는 딸아이는 제법 처녀의 몸매를 갖추고 있었다. 이제 나이가 16살이 되었고 결혼을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레베인 자신은 15살 때 결혼을 하게 되었다. 상대는 서른 살이 조금 넘은 남자였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마음씨는 착했다. 첫날밤을 치르고 며칠이나 지났을까? 영주에 대한 반란이 일어나 진압군인들에게 남편이 죽었다. 왜 죽어야 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남편을 살해한 군인들은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열 달 뒤에 태어난 아이가 레나였다. 그리고 그녀가 18살 때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 레나를 데리고 도시로 가 군인들을 상대로 몸을 팔았다. 하지만 거짓도 얼마 하지 못하고 에인샤를 가지게 되었고 에인샤와 레나를 데리고 이 마을에 정착하게 되었다.
젊은 여자가 남편도 없이 아이를 둘씩이나 데리고 살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날들이었다. 젊은 여자들이 대부분 떠나고 잡혀가고 홀아비들이 많은 곳에서 젊은 여자였던 자신을 누구나 할 것 없이 한번씩은 쳐다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도 자신의 생활은 변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딸아이들에게만은 그런 것을 반복하게 시킬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레나와 에인샤만큼은 매우 절박한 심정으로 자신의 이런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도록 기르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레나가 16살이 되었고 이제는 어느덧 어여쁜 처녀가 다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젊은 처녀라고 해도 같이 결혼시킬 만큼의 적당한 남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만약 적당한 남자가 있었다고 한다면 벌써 레나를 시집보냈을 것이다.
아름다운 딸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매우 걱정이 많았던 것이다. 어떻게 할 수가 있을까 싶었다.
레나가 뒤돌아보자 알레베인이 물끄러미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어머니는 놀라 표정을 지으면서 아니라고 대답을 했다.
알레베인은 레나와 에인샤만큼은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부모로서 아주 당연한 것이었다.
다시 마을에는 평화스러움이 찾아 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문제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날 저녁 식사는 감자스프에 새로이 몇 가지 야채를 넣은 것이었다. 에인샤와 레나, 알레베인은 저녁을 먹고 똑같이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은 찾아오는 남자도 없었고 두 딸은 조용히 침실로 들어갔다.
레나는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자신들의 이런 삶과는 달리 맑고 별이 아름답게 빛나는 하늘이 더할 수가 없이 아름다웠다.
“저 별 너머에는 누가 있을까?”
스스로 그렇게 물었지만 자신은 아직까지 이 작은 바닥을 벗어나 보지 못했다.
발바이스제국력 10년 토베이 26일은 가스펠(목요일)이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해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었다. 아침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물을 길어 와야 했다.
레나와 에인샤는 마찬가지로 둘이 평상시와 똑같이 물통을 가지고 게일레호수로 가서 물을 떠오겠다고 하곤 종종 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잘 다녀오려무나. 넘어지지 말고!”
“네에∼”
길게 대답을 하면서 두 딸들은 생글거리며 웃으며 달려 나갔다.
엘레베인은 밭일을 준비하면서 두 딸들이 서로 장난치면서 호수로 뛰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딸들은 좋은 곳으로 시집보내 행복하게 살게 해주고 싶었다. 이것은 자신과는 다르게 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어머니로서 매우 당연한 생각이었다. 자신으로서는 딸들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밭으로 가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말들을 나누고 있다가 엘레베인을 발견하자 다가왔다. 또 무슨 잔소리를 할 것인가 싶었다. 자신이 마을 사람들에게 몸을 팔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마을 여자들이 좋게 보지 않는 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것쯤은 이미 극복한 것이었다. 다가오는 사람은 몸이 매우 뚱뚱한 이웃집 여자였다. 성격이 매우 불같았다. 그녀는 손질을 제대로 하지 않은 머리에 몸이 매우 부어 있었다. 얼굴도 붉고 목소리도 거친 사람이었다. 왼팔을 잘 쓰지 못하는데 이것은 전 남편이 그녀의 팔을 부러뜨린 덕분이라고 했다.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가 이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 사람은 엘레베인에게 그렇게 나쁘게 말을 하지는 않고 있는 사람이었다.
“군인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이웃집에 사는 아주머니가 그렇게 말을 했다. 마을 사람으로서는 아주 당연한 걱정이었다. 젊은 처녀가 둘이나 있는 엘레베인에게는 불안한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부쩍 군인들이 많이 늘어났다오.”
이곳 게일레주변으로 반란군들이 몰려들었다고 하는 불길한 소식들이 자꾸 접해지고 있었다.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서 군인들이 모여든다고 하는 것이 결코 좋을 리가 없었다. 아직 처녀들인 두 딸들을 생각할 때 이들이 군인들의 눈에 띄어서 결코 좋을 리 없었다. 그 아이들이 보통의 평범한 시골처녀들처럼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적어도 마을 사람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레나와 에인샤에게 애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자매는 게엘레 호수로 발걸음을 옮겼다. 참으로 이렇게 계속해서 살 수만 있다고 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싶었다.
레나는 피싯 웃으면서 약간 뒤쳐져서 걸어오고 있는 에인샤 쪽으로 발걸음을 늦추었다. 그리고 동생의 손에 들려 있는 물통을 집어 들었다.
어떻게 된다고 하더라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라 생각을 했고 에인샤는 자신이 들겠다고 하면서 언니가 들고 있던 물통을 다시 받아 들었다. 서로 티격태격하는 것 같았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은 무척이나 강했다.
서로 장난을 치면서 호숫가에서 물을 긷고 있던 곳에 와 자리에 앉았다. 잠깐 지친 다리를 풀고 물을 긷기 시작했다. 이곳의 물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어릴 적부터 마셔왔던 호수의 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물을 떠 마셨다.
레나는 물통을 물을 담고 있었다. 에인샤는 무엇이 즐거운지 콧노래를 부르면서 뒤쪽으로 걸어 나갔고 동생을 지켜보고 있던 레나는 다시 물통에 물을 담았다. 두 개를 꽉 채워서 물을 담았을 때 뒤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에인샤!”
깜짝 놀라면서 레나가 달려 나갔고 무슨 일인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레나가 본 것은 3명의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었다. 한 사내는 에인샤의 팔을 움켜잡고 있었다. 뜻밖에 하나가 더 나타나자 이들은 놀람보다는 오히려 만족함을 표시하는 것 같았다.
“헤헤! 이건 또 뭐야!”
군인들은 체격이 크고 머리는 짧았다. 수염이 거칠게 자라있는 모습들이었다. 군인들을 보면 무조건 피하라고 하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든 것은 공포심이었다.
“으으!”
달아나야 한다고 계속해서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지만 그렇지가 못했다. 에인샤가 잡혀있는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이라도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는 사이 한 남자가 에인샤를 바닥에 넘어뜨리고 그 위로 올라갔다. 버둥거리는 팔을 잡아 비틀고 비명을 지르자 여자애의 얼굴만한 손바닥으로 뺨을 그대로 후려쳐 버렸다. 그것 하나에 에인샤는 거의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 병사는 헤죽 웃고는 손으로 에인샤의 웃옷 앞을 단번에 뜯어냈다. 거친 동작이었다. 그리고 레나는 자신을 뒤쪽에서 끌어 잡아 버리는 사내를 뿌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의 완력은 매우 강했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똑같이 비명을 지르면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려 했다. 앞쪽에서 씩 웃으며 한 녀석이 다가오고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팔을 휘젓고 있다가 레나의 왼팔이 빠졌고, 그 손이 상대의 왼쪽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에 손이 닿았다.
“뭐야?”
아마 순간의 방심이었을 것이다.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어떻게 그것이 빠졌는지도 모르게 레나는 손에 권총을 들고 있었고, 그것의 방아쇠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등 뒤에 있던 사내가 복부에 탄환을 맞고 쓰러졌고, 놀라 나자빠지던 레나의 손에서 다시 한번 총성이 울렸고 앞에 있던 남자의 왼편 가슴이 그대로 꿰뚫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둘은 짧은 비명을 지르고는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에인샤의 위에 올라가 있던 사내는 눈이 2배는 커진 것 같았다.
시골 처녀의 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고, 게다가 자신을 겨누고 있었다. 그것과 똑같은 것을 자신은 허리에 차고 있었다. 이 시골의 처녀들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고 그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는 것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를 자극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에인샤의 몸 위에서 서서히 일어서면서 동료들과 같은 꼴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뒤쪽으로 물러섰다. 다행히도 권총을 손에 들고 있는 처녀는 매우 흥분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렇게 흥분한 상대가 더욱 어려운 상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긴장하고 흥분한다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잠깐 동안에 수많은 생각들이 오가고 있었고 그는 결국 이 시골 처녀에게 자신의 목숨이 달려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상대는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극도로 흥분해 있었고 이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쏘지 말라면서 서서히 탄띠를 풀어 내렸다. 그는 권총을 버리고 서서히 뒷걸음질 쳤다. 직감으로 이 처녀가 살인을 한 것이 처음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쉽게 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그렇지만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용기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알았어······알았다고!”
서서히 물러서던 그는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자 재빨리 뒤돌아서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권총의 명중률이 낮다는 것과 함께 자신의 달리기 실력을 믿었던 때문이었다.
레나는 상대가 달아나자 자신도 모르게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었고 권총을 내던졌다. 그리고 여동생을 끌어안았다. 그녀들은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서로 말없이 마을 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런 일을 당한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마을에 도착해서 어떻게든지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이 마을에 도달했을 때 이미 마을은 불바다가 되어 있었다. 수많은 군인들과 처음 보는 이상한 사람들이 총을 들고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때에는 마을에 들어서지 말고 달아나야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들은 그렇지 못했다. 둘은 꼼짝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을 뿐이었다.
방금까지도 자신이 있었던 마을이 완전하게 잿더미로 변해 버린 것이다. 이때 멍하니 서있는 둘을 거대한 그림자들이 가로막았다. 그리고 처음 들어보는 말로 떠들기 시작했다. 키는 2미터는 족히 되었고 팔이 매우 길었다. 아래 이빨이 뺨위로 돌출된 돼지머리 같은 인간들. 바로 그 잔악한 피츌레족이었다.
무엇인가 크게 떠들어대는 그들의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수많은 머리들이었다.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도 있었고 피가 눈에서부터 흘러내린 것도 있었다.
“꺄아!”
깜짝 놀라는 두 자매였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까악!”
거대한 손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을 때 둘 다 비명을 지른 것밖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Story Of ‘Rena’. Part. II.
에이센이나 파츠 베이스나 이들은 처음 듣게 되는 말일지 모를 것이다. 단지 부모님들로부터 듣고 따르고 이어졌을 뿐이다.
발바이스제국력 10년 비트리(3월) 3일 가스펠(목요일). 알리샤 레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어딘가의 어두운 방안이었다. 겨우 정신이 들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희미한 붉은색 조명등 아래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으으!”
머리가 너무나도 아팠다. 그때 누군가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덮어 주었다. 참으로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이 없었다. 지금 자신은 집에서 꿈을 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하게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더 자둬! 아직 몸이 덜 회복 되었어!”
누군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있었다. 이것은 꿈일 것이라 생각을 하면서 레나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알리샤 레나가 자신이 노예로서 피츌레족에게 끌려오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던 마을이 피츌레족에게 불바다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 중에서 젊은 사람들은 모두 노예로 잡혀오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나야!”
어머니는 에인샤와 레나를 꼭 끌어안아 주고 있었다. 우주선에서 모두 전자수갑에 묶여 끌려나왔을 때 느끼게 된 거친 흙냄새와 폐를 찌르는 것 같은 탁한 공기가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해서 몸에 망토와 두건을 두르고 있었다. 이들은 수갑에 묶여 끌려들어가고 있는 자신들을 보면서 뭐라고 떠들어 대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레나를 비롯한 이들은 다시 흙으로 지은 것 같은 육중한 건 물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좁고 어두운 복도를 따라 걸으면서 길 양쪽으로 철장이 들어차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다.
“들어가!”
10분 쯤 걸어 들어가니 피츌레족은 이들을 모두 넓은 방안에다가 밀어 넣었다. 레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전자수갑이 채워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어머니는 두 딸 아이들을 꼭 감싸 안아 주었다.
“어떻게 되더라도 우리 서로 떨어지면 안 된다.”
그녀는 다짐을 하듯 그렇게 되새기고 있었고 레나는 그 말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은 철장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올려지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여려진 문으로 거구에 머리가 모두 벗겨지고 뚱뚱한 체구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마치 산만하다고 하면 딱 맞을 체구였다.
레나는 그 사람이 신기한 듯 지켜보았다. 어찌 보면 무척이나 우습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피츌레족과 같이 들어온 것에 고개를 다시 돌려버렸다.
그들은 뭐라고 둘이 떠들어 대고 있었다. 남자는 큰 소리로 떠들고 있다가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거, 늙어빠지고 병들어 버린 것들뿐이잖아! 이런 거 얼마나 한다고!”
남자는 투덜거리는 있는 말을 하고서는 전혀 듣지 못한 말로 피츌레족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피츌레족은 슈페일테마톨레라고 하는 자신들의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었고 거구의 남자는 그 언어를 구사하고 있었지만 레나로서는 그것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한참을 돌아보던 남자의 시선은 레나에게 멈추어 졌다. 그리고 손을 뻗어 레나의 머리채를 움켜잡더니 그대로 잡아들었다. 깜짝 놀랐지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아파서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우악스러운 행동에 어떻게 소리를 지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떻게 하지 못했다.
“쓸만한데!”
그렇게 말을 하면서 피츌레족에게 뭐라고 말을 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손바닥을 펴 보였고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레나를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질질 끌면서 밖으로 나갔다. 어떻게 저항을 하려해도 할 수 없었다.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뻗어 보려 했지만 어디에 있는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
레나는 곧바로 밖으로 끌려나왔고 한 무리의 여자아이들이 있는 쪽에 던져졌다.
그녀는 비로소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것은 남자에게는 별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지 않았다. 아무런 상관도 없이 피츌레족에게 다가가서 허리에 차고 있던 주머니를 꺼내들었고 그것을 열어보였다. 그 안에는 은화가 수북하게 들어 있었다.
피츌레족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돌아섰고 남자는 씩 웃으면서 이들 쪽으로 되돌아 왔다.
알리샤 레나와 여러 명의 소녀들이 우주선에 실려서 도착한 곳은 어느 곳인지 몰라도 차가운 느낌이 역력한 곳이었다. 레나는 자신이 나고 자랐던 곳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소 춥다는 느낌이 역력한 곳이었고 레나는 다른 소녀들과 더불어서 차에 실렸다. 그리고 어딘가의 고성으로 끌려 들어가게 되었다.
“여기는 어디지?”
당황하는 소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지하의 감옥과 같은 곳이었다. 창문이 개방되어 있었지만 그 안은 넓어 보였고 침대와 여러 가지 시설들이 들어가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당황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그 철창살의 방안 쪽에서 비슷한 또래의 여자들이 서서 새로 들어온 이 사람들을 이상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새로운 것들인가? 너희들도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을 하고 있는 다갈색 머리의 소녀가 철창을 잡고 그렇게 말했다. 레나는 천천히 이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그 다갈색 머리의 소녀를 돌아보았다. 일순간 시선이 맞았지만 그렇게 오래지 않고 곧바로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야 했다. 복도는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철창이 있는 방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알리샤 레나는 검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레나가 팔려온 것은 노예 검투사를 훈련시켜 경기장으로 내보내 싸우게 하고, 그것을 주민들의 오락거리로 만들어 주고 있는 영주의 훈련장이었다.
억지로든 아니든 기본기를 배워야 했다. 현재의 기술로 소형의 광검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런 것으로는 안 되다. 고대시대로 돌아간 것처럼 강철 검으로 서로 찌르고 베도록 하는 것이었다.
레나를 사들여 왔던 거구의 남자는 호페라고 하는 남자로서 거대한 몸집에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남자였다. 근육이 매우 발달된 호페는 어린 노예소녀들을 시합에 나갈 수가 있도록 검투사로서 양성하고 있었다.
레나는 목검으로 상대를 치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감시하던 병사들이 발질 질을 해댔다. 레나도 못하겠다고 버티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목검을 휘두르면서 달려 나가고 있는 레나를 상대하는 것은 비슷한 또래의 갈색 머리의 여자였다. 그녀는 발도 움직이지 않으면서 나무 방패로 레나의 목검을 막으며, 때로는 목검을 이용해 간단하게 쳐내고 있었다. 분명히 이름이 보디세아라고 했다. 그녀는 레나의 바로 옆방을 쓰고 있었다. 비록 감옥같이 갇혀 있지만 감방안의 시설은 매우 좋았다. 개인침대와 혼자서 쓸 수 있는 가구와 난로가 있었다. 감옥보다는 좋은 곳이었지만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 두려웠다. 경기장에서 뛰어난 검투사를 돋보이기 위한 소모품으로서 언제 죽을지 모를 것이다.
“이곳은 죽지 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 없어!”
그렇게 말하는 검투사들이었다.
“뭐해! 다시 치고 들어와!”
보디세아는 이곳의 영주가 특히 아끼는 검투사라고 했다. 검투사로서 처음 경기에 나선 이래로 이제까지 한번도 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그녀가 자신의 검투사로서의 스승이 된 것이다.
이때 포기하려 한다면 감시하고 있던 병사들이 다가와 발길질을 해댄다. 레나는 다시 일어나 목검을 고쳐 잡고 보디세아에게 덤벼들었다.
“이야압!”
강하게 내리치는 레나의 목검을 보디세아는 슬쩍 비껴내면서 발로 레나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레나는 다시 비틀거리며 쓰러져 버렸다. 보디세아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레나는 군인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다시 목검을 고쳐 잡았다. 호페는 이들을 내려보고 있었다. 백 명이 넘는 검투사와 검투사 후보생들은 이렇게 훈련을 거듭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