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45
의아해 하고 있는 다이레아였고 디네스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알고 싶어하는 질문에 한참만에 설명을 듣고 난 다음 크게 웃음을 지었다.
“지금은 네가 몸을 가꾸지 않아서 그런 거야······중사 월급 받은 거 착실하게 모아 뒀다가 전역하고 나면 자신을 가꾸는 데 써······넌 밑바탕이 뛰어 나니까······”
“네······”
대답을 하고 다시 뭐라고 말을 이르려 할 때 우즌 리베라중사가 디네스를 불렀다.
“디네스 나하고 12시까지 경계 근무야······어서 나가자!”
“예 알겠어요!”
곧바로 달려나갔다.
다이레아는 하핫 웃으면서 자신이 16살일 때 무엇을 했나 싶었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시에나에게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물었다.
“참 걱정이 많을 때다······”
아직 어린애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나이의 사람들도 또한 군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다른 것들을 많이 생각해야 할 때였는데 군인이 되어 버리는 것은 너무나도 아까운 일들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군인되고 싶지 않으면 사회에 꼭 필요한 재원이 되어야 했다. 에이센에서 징집제가 시행되는 한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남·녀 모두 똑 같이 징집되기 때문에 한집에서 한사람 이상은 모두 군복무를 마쳐야 하는 것이다. 만약 징집을 피해 달아난다면 범죄자로 낙인찍히게 되는 것이고 가족들에게 각종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이다. 전시에는 시민권이 박탈되어 버리기까지 한다고 했다.
…복구합니다…^_^;;;
케네온행성계 후방에서 포진하고 있던 약 5천 척의 함대는 조용하게 포진하고 있었다. 에이센군에게 그 행동이 발각되어서는 곤란했기 때문이다. 아군이 불리하게 되었을 때 언제라도 유용하게 사용될 전력이었기 때문에 에이센군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08년 8월 24일 10시 20분 비트 로렌조 린제이 타르고대좌는 기동함대 사령관 베토 코리소장의 호출을 받아 사령관실로 들어섰다.
“타르고대좌 부르심 받고 왔습니다.”
문을 들어서고 자리에 앉아 있는 코리소장에게 경례를 올렸다.
“음 앉게······”
그는 래리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했고 소장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당번병에게 커피를 주문하면서 괜찮겠냐고 물었다.
“예 물론입니다.”
래리는 차나 커피나 모두 마시기 때문에 이런 때 좋다는 생각을 했다.
신족들이 에이센인들의 지배에 대항해서 독립 운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지금 파츠 베이스의 공식 표준어는 에이센 표준어였고 상당수 차를 마시는 습관은 에이센인들에게서 들어온 것이다. 지금 열심히 신족의 고유 언어를 부활시키려 한다지만 200년 넘는 시간 동안 에이센의 지배를 받아 오면서 에이센어가 광범위하게 교육되었고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에이센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이크 방언이라고 할 정도로 신족 고유의 언어가 많이 쇠퇴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당번병이 커피를 타 가지고 오자 코리소장은 수고했다고 하면서 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가 래리에게 케네피온의 셰어필드 기지로 가 달라고 했다.
“무슨 일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갑작스러운 주문이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소장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뭐 다른 것이 아니네······자네가 아군 함대와 일선 부대와의 연락 장교가 되어 주었으면 하네······”
래리에게는 뜻밖의 일이었던 것이다. 셰어필드기지와의 연락 장교라고 한다면 다른 사람이 해도 충분할 것이겠지만 문득 코리소장의 의도가 짐작되었다.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
“그래 수고해 주게!”
쉽게 래리가 승낙하자 소장은 잘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25일 07시 10분 렘셰이드기지에서는 광산지대로 계속해서 증원 병력을 보내주고 있었다. 이제 다른 지역에서의 전투도 거의 끝이나 버렸다.
에이센군도 다수의 병력을 동원해 있는 가운데 다시 광산 지대로 진입하지 못한 채로 에이센군의 기습을 회피하기 위해서 45킬로미터 정도를 후퇴했던 것이다 이러는 사이 3척의 지상 전함과 4개 바리스타 대대 병력은 헛되이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다시 공격 명령이 떨어진다면 엄청난 희생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에이센군은 재빠르게 병력을 보강했고 주변에 다시금 강력한 방어 진지의 구축에 들어갔던 것이다. 정찰 행동 중에 장거리 망원경으로 바라보이고 있는 에이센군들은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올 것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바보라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정찰을 마치고 상황 보고를 마친 엘레비아는 지상 전함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적어도 사람이 만든 요리를 먹는 다는 것은 참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취사병들은 최전선의 한가운데 와 있지만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보리와 검은콩을 섞은 쌀밥에 돼지갈비를 잘게 잘라 넣고 양파와 후추 소금과 마늘로 간을 해서 만든 국이 전부였다. 음식을 입안에 넣어 먹었다. 맛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부터 기름진 음식을 먹는 다면 살찐다고 걱정이 되겠지만 그 만큼 많이 활동하니 비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밤새 정찰 수고 많았어······좀 쉬어 두지 그래······”
대대장인 아르코대위가 음식을 타 가지고 와서 그녀의 앞에 앉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예 그런데 이 거 맛이 아주 좋네요.”
수저를 들어 입안에 떠 넣으면서 그렇게 말을 했다.
“그래 말이야······아참 이번에 듣자 하니까 다시 셰어필드로 철수할 것 같다.”
“······공격 기회를 잃었군요.”
간단하게 대답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된 것 같아 뭐 이제 더 이상은 싸우지 않아도 되니 말이야.”
평소답지 않은 말을 하는 아르코대위에 엘레비아가 조금 이상한 표정을 짓자 그는 하핫 웃으면서
“아니 다른 것이 아니라 에이센군이 저렇게 우리가 올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는데 다시 공격한다고 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
그렇지만 사령부의 생각은 다를지 모른다 싶었다. 엘레비아는 엷게 웃으면서 음식을 다시 입안에 떠 넣었다. 아까와는 달리 맛이 좀 없었다. 말이 길어지려 하자 대위는 황급히 음식들을 입안으로 떠 넣었다.
“빨리 먹자 구 식으면 맛없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 비켜 줘야 하니까 말이야.”
조금씩 사람들이 식당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같은 시각 에이센군도 광산 지대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대위로서 대대장을 맡고 있는 크라우프였지만 아직까지 파괴 행위가 복구되고 있는 다른 부하들과 마찬가지로 우유와 함께 배급해 주는 전투 식량을 받아 야외의 아무 곳에서나 걸터앉은 다음 포장을 뜯었다. 대대장이 자신들과 같이 앉자 의아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래 저래 바쁘군 그래······느긋하게 말을 할 시간도 없구······”
시에나가 전투 식량을 들고 다가와 그의 옆에 앉으면서 반갑다고 했다.
“정말로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군 그래 너무 바빠서 미안해.”
엷게 웃어주었고 시에나는 피싯 웃음을 지으면서 다시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가 내쉬었다.
“우리야 그렇다 쳐도 디나님도 이제 보병으로 입대 하셨겠다.”
“아? 응······그렇게 되었겠지 8월 10일날 입대했던가?”
크라우프의 말에 시에나는 씹고 있던 비스킷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건조한 거 이렇게 많이 먹다가 변비 걸리겠다.”
영양 젤리를 튜브를 짜서 입안에 넣고 있던 크라우프는 핏 웃었다.
전투 식량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하게 먹는 것이 이들이 받고 있는 것인데 군용 비스킷과 건조 쇠고기 스테이크 완전 영양젤리 씨리얼 군대용 초컬릿이 함께 포장되어 있는 것이고 영양 젤리는 완전 영양 식품으로 그것 하나만으로도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하루 정도 버틸 수가 있는 정도의 열량이 들어 있는 것이다.
“좋은 음식 안주는 거 보니까 공격 명령은 없는 거 같은데?”
시에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코벨중령이 이곳 지휘관으로 정식 임명 될 것 같다. 그리고 무모하게 적과 교전하지 말라고 하는 지시가 떨어진 것 같고 말이지.”
다른 사람에게 외고 다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중요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말을 해 주었다.
“뭐 좋겠다. 싸우지 않으면 좋은 거 아니야······”
배급받은 우유를 따서 한 모금 마셨다. 따끈하게 데워져 있는 쇠고기스테이크의 포장을 뜯어서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런데 이런 거 맛있어? 잘도 먹네······”
시에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응 아니 네가 해준 음식이 더 맛있지 뭐 먹어야 하니까 어쩔 수가 없잖아?”
“하기야 뭐······”
두 사람은 하핫 웃었고 전투 식량을 모두 먹은 크라우프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또 있다가 보자!”
다시 그가 다른 곳으로 갔고 시에나는 가볍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손에 들고 있는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멜리사 코벨중령은 주요 지휘관들을 08시 30분 임시 지휘 통제실로 모두 소집했다. 광산기지의 대부분이 포격으로 피해가 컸지만 많은 시설들은 아직까지도 충분하게 사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크라우프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다른 지휘관들 중에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코벨중령은 기지에 오래 있던 다이레아로부터 들었던 말이 별로 두각을 드러내었던 인물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야전의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라고 했다. 올해 38세로서 로이드 행성계 출신이라는 것과 결혼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자네들 중에서 이곳이 처음인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네 지금은 사정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귀관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야 지금 우리들은 적과 마주보고 있는 가운데 현재 아군의 방어 시설이 상당수 복구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 형편이네 귀관들이 보다 분투해 주었으면 하네······”
전투가 끝이 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지를 재정비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대륙을 남북으로 가르고 있는 절대 방위 라인 전체에서 전투가 벌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인 재정비는 시일이 걸릴 것이다.
“적이 내습해 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 병력의 재배치가 하달되었네······”
크라우프 자신이었다고 한다면 광산기지 내부에 많은 병력을 집결해 두고 그 외의 지역은 소규모의 정찰대와 항공 정찰로 할애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코벨중령은 광산지대에 배치된 전체 병력들 중에서 1/3을 전선으로 보내서 적과 직접적으로 대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광산기지는 그 사이 공병대 등을 총동원해서 다시 재정비할 것이라고 했고 가장 먼저 2개 바리스타대대를 최전선으로 내보내겠다고 했고 크라우프의 대대도 최전선으로 움직이도록 지시했다.
“예 알겠습니다.”
거부할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코벨중령의 지시에 곧바로 대답했다.
09시 10분 크라우프는 휘하 중대장들을 모두 불러들인 다음 배치 이동되었다고 했다. 몇 몇 사람들은 기지로 돌아 가냐고 물었지만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그렇지가 않아요. 황야로 나갑니다. 광산지대에서 적과 마주친다면 자칫 앉은 채로 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투덜거리는 중대장들에게 출발 지시를 내리도록 했다. 그리고 다이레아와 스티브 피럴 넥스중위를 불러서 최대한 챙길 수 있을 만큼의 전투 물자와 식량을 최대한 가져갈 수가 있도록 모아 들이라고 했다.
“무슨 이유이십니까?”
넥스중위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보급선이 유지되고 있는 이때 굳이 움직임에 불편할 정도로 물자를 보유하려는 크라우프에게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아니 대비해서 나쁠 것은 없네 움직이게······”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상대는 엄연하게 대대장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보통 소령급이 맡게 되는 대대장이지만 크라우프는 대위 계급장을 달고 대대장으로 보직되어 있다.
20시 20분 준비를 마친 대대원들은 중대장들을 통해서 전달받은 지시가 오래 간만의 이동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야전으로 나가는 것이라는 말에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명령을 받은 군인으로서 하는 수가 없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난 파일럿들은 각자의 바리스타로 들어갔다.
무릎을 숙여 위장 막을 덮어 씌워 놓았던 바리스타들이 몸을 일으켰다. 크라우프도 오래 간만에 자신의 바리스타에 올랐다.
“모두 지정된 위치로 움직여 간다.”
그를 선두로 해서 차례대로 바리스타들이 움직여 나가기 시작했고 움직여 가고 있는 바리스타들을 향해서 경비를 서고 있던 보병들을 손을 흔들어 주었다. 문득 디나 생각이 났다. 디나도 군입대를 하게 되면 저렇게 할 것이라 싶었다.
‘무사해야지······’
엷게 웃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보병들은 운이 좋으면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2년 동안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것이다. 교전 지역에 투입되기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징집대상자의 대부분이 보병으로 몰리는 것은 최전선으로 배치될 경우가 적었기 때문이다.
후속해서 군수 물자를 적재한 수송 트럭들과 함께 지상 지휘 장갑차도 동행했다. 크라우프는 문득 시계를 내려보았다. 이동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병력 배치를 어떻게 한다······’
적과 비등하게 전력이 유지되어 있는 가운데 이렇게 병력을 배치하는 것은 썩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전체 전력의 1/3을 렘셰이드기지에 배치하고······1/3을 다이아몬드광산지대에······그리고 나머지 1/3을 절대 방위라인 유지에 투입하고 있다 인가?’
자신에게 지휘권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병력을 배치시키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식으로 선방어에 집착한다면 곤란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군의 분포 또한 자신들과 마찬가지였다.
‘적과 똑 같은 모습으로 싸운다는 건가?’
코벨중령은 나름대로 종심 방어진지를 구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전 병력을 광산지대에 배치시키는 대신에 2개 대대 정도의 바리스타부대를 광산지대 좌우에 전진 배치시킴으로서 적의 공격력을 분산시키려는 생각일 것이다.
‘흐음······’
바리스타가 걷는 것이 사람하고 똑 같기 때문에 파일럿은 시트에 앉은 채로 상하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지상에서의 훈련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심한 멀미에 시달릴 것이다.
26일 09시 50분 셰어필드기지에서는 지상 기지와 함대와의 연락 장교로 부임을 한 래리가 기지 사령관 레오폴트 클레버상좌에게 부임 인사를 하러 들어왔다. 그는 일단 케네피온행성의 방위 사령관을 만나 임명장을 받았고 곧바로 클레버상좌가 셰어필드기지로 도착했던 것이다. 잠시 비서관 사무실에서 기다렸다가 10시 정각 안으로 들어갔다. 꼿꼿한 자세로 보고했다.
“비트 로렌조 린제이 타르고대좌입니다. 08년 8월 26일 10시 정각 기상 기지와 우주 함대와의 연락 장교로 부임하라는 명을 받았고 이에 정시에 부임 신고합니다. 이것이 케네피온 사령부의 정식 명령서입니다.”
래리가 내민 명령서를 받아든 클레버상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중요한 기밀 사항을 알려 주었다. 이것은 그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번 아군의 공세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는 것을 자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네······병력과 물자를 보충 받아 다시금 9월 1일에 대규모의 공세가 예정되어 있네 에이센군들이 방어를 강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보다 철저하게 준비를 한 아군의 승리는 확실하다 생각되네 그렇지만 이것은 지상전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고 혹시 에이센군이 함대를 파견한다면 문제가 커질 수가 있네 그리고 알다시피 에이센군은 잔재주를 좋아하니 거짓 정보를 남발해서 아군을 교란할 가능성이 매우 높네 자칫하다가 대규모의 전쟁으로 발전할 수가 있으니 자네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네 결코 쉽게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주기 바라네······”
기지사령관의 당부에 래리는 명심하겠다고 했다. 그만이 머릿속에 지니고 있는 암호 전문이 있었다. 에이센군은 거짓 정보를 사용해서 아군을 교란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암호 통신을 해독함으로서 TY-98보급기지에 참모장이 갈 것이라는 것을 알아냈던 것이다. 근처에서 초계활동을 하던 독립 함대를 움직여 행성계를 급습하도록 했을 정도였다.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자칫하다가 함대가 거짓 정보에로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래리가 암호 통신문을 기억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포로가 되어 뇌가 뽑혀 데이터가 추출되기 전까지는 그는 기지사령관인 클레버상좌에게도 이 암호문을 털어놓지 않을 것이다.
래리는 조금 깊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밖으로 나왔다. 이곳 기지는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시금 전투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전쟁이 벌어진다는 건가?’
씁쓸한 표정이 깃들었다. 에이센과 파츠 베이스는 이런 위험한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처럼 수 십억 명씩 단 몇 일 만에 전사해 버리거나 하는 일은 더 이상은 벌어지지 않았으면 싶었다. 이제는 전쟁이 더 이상 없어야 하겠다. 그렇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복구합니다…^_^;;;
리하르트황제력 260년 8월 30일 토요일 베르베라에서 10일 떨어져 있는 헤프리온행성계의 제 6번 태양계의 4번 행성 테일러스는 에이센 최대의 육군 훈련소가 위치해 있는 곳이었다. 제 2태양계 칼슈테와 제 8태양계 아드라스와는 다르게 테일러스행성은 약 10억 명 정도의 군인 가족들과 상인들을 제외하고는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고 평균 육군 보병의 훈련 기간인 5주간만을 체류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칼슈테는 금융업이 매우 발달해 있는 곳이고 아드라스는 베르베라에 경공업품을 공급하는 경공업이 매우 발달해 있었다. 아드라스에는 약 150억 명의 인구가 거주한다고 하는데 이들 중 100억 명 정도가 타지에서 공장에 노동자로 들어온 젊은 여공들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테일러스는 대부분의 거주민들이 에이센 전국으로 공급될 보병들이었다. 가장 길게는 변경에서 50일에서 60일 정도 걸려서 테일러스에 군입대를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각 유인행성에서는 비용과 시간 절약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군입대자들을 위해 테일러스로 직행하는 배를 운행하고 있었다. 일반 여객선을 타고 온다면 이곳 저곳 행성들을 거치기 때문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이다.
에이센은 넓은 지역에 거주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교통과 통신의 확보가 매우 중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몇 개의 행성들을 묶어서 일정하게 교통의 중심이 되는 스테이션이나 환승 행성을 지정해서 이곳에서부터 다시 배를 갈아타도록 하고 있었다. 다만 군입대자를 위한 경우에는 우선권을 배정해서 무료로 태워 주도록 되어 있었다.
만일 자신이 살고 있는 행성에서 변경의 한 행성을 찾아가려고 한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행성에서 그 행성이 속해 있는 환승 행성으로 찾아가서 그 변경의 행성이 속해 있는 환승 행성으로 직접 향하는 배로 갈아타야 하는 것이고 그곳에서 도착한 다음에는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 배로 갈아타도록 되어 있었다.
이런 식으로 교통망을 재정비한 것이 현 황제인 게르트 하우츠황제였다. 이전까지는 수많은 변경 행성들의 개척 때문에 교통망이 여러 가지 비용적인 문제들 때문에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서 7년 전쟁과 1,2차 바르디아원정 전쟁을 치르는 동안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연 5천 억 명 이상의 군인들이 바르디아에 원정군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식량과 물자가 징집되어 소비되었는데 유통망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서 국내에서는 식량과 다수의 물자들이 부족해 졌던 것이다. 그 결과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서는 기아사태까지 몰고 왔던 것이다. 덕분에 식량 폭동이 잦았는데 다른 곳에서는 수확한 식량이 운송되지 않아 창고에 틀어 쌓여 썩어가고 있었던 형편이었다. 2차 원정 전쟁 때 국내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내에서는 원정군의 군수 물자로 식량을 전용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고 급하게 우주 공간에 다수의 식량 생산 플랜트를 건설함으로서 군수 물자를 충당했던 것이다.
파츠 베이스와의 내전이 종식되면서 게르트황제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국내 교통과 통신망의 재정비였던 것이다. 이것에는 수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그는 군대를 증강시키는 것 보다 교통과 통신망을 확충함으로서 에이센 국내의 흐름이 원활하게 했다. 그 덕분에 변경 행성에서 수도인 베르베라까지 도착하는데 아무리 길이도 90일이 넘지 못하도록 할 수가 있었다. 그 전까지는 180일에서 200일 정도 걸리기까지 했었기 때문이다. 통신망을 확충하면서 또한 변경까지의 통신도 원활하게 할 수가 있도록 했다.
디나 펜 류픽크는 군입대를 하면서 자신의 성을 실버로 바꿨다. 펜 류픽크라는 성을 사용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뻔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에이센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디나도 군인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8월 10일 입대를 위해서 8월 1일 저녁 늦게 배를 타고 헤프리온행성계 직행했다.
8월 10일 신병들은 우주항에서 가족들과 헤어진다면 앞으로 2년 동안 이제 볼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휴가나 외출 외박이 허용되기는 하지만 부대가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2년 동안 한 번도 집에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디나와 함께 보병으로 징집된 사람들은 매우 많았다. 수많은 젊은 남녀들이 모여들었고 그녀는 입대하기 전 여군 규정에 맞게 머리를 깎아 준다는 미용실에 들러서 2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단발머리로 자를 수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가족들과 함께 왔지만 디나는 굳이 따라 오려는 어머니들을 오지 말라고 했다. 자신에게 2년이라는 시간은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