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032
1042장. 다시 전쟁(9).
“1……0억?”
“네.”
“이 사람아……. 내게 그런 돈이 어딨어.”
급성으로 간이 나빠져 얼굴이 누렇게 뜬 방대섭 애국장성 포럼 의장.
쌍발기로 결정된 뒤 받게 된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일송회 측에서 보낸 조 비서에게 추궁을 당했다.
포럼에 소속된 장성들에게도 돌아가며 시달렸다.
현직 국방부 장관과 안보실장 의견을 묵살한 대통령의 파격 결정.
두 달이 아니라 한 달도 못 버틸 상황이 됐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조 비서에게 사정했다.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강남에 차명으로 아파트도 가지고 계시고 군수 업체에서 받았던 리베이트도 상당하시던데…….”
조 비서가 얼굴을 바꾸고 비열하게 웃었다.
“…….”
현실을 자각한 방대섭은 입을 다물었다.
‘악마 같은 놈들.’
약점을 잡고 흔드는 데 이골이 난 자들이었다.
그들에게 한낱 인간의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까우세요? 10억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의장님께는 그렇게 큰돈도 아니지 않습니까. 늙고 병 들면 자식도 다 필요 없습니다. 큰 아드님 재산 상속 전문 변호사 상담 중인 거 아시죠?”
조 비서는 노골적으로 비웃음을 담고 말했다.
‘개자식들!’
조 비서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자신의 몸 상태가 나빠지자 자식들 간에 분란이 일어난 건 사실이었다.
시집간 딸까지 한몫 챙기려 눈에 불을 켠 상황이었다.
아직 살아서 이렇게 숨을 쉬고 있건만 집에서는 마치 이미 죽을 날을 받아놓은 산송장 취급을 받았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집 안에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돌기 바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친구들과 여러 모임에 더 부지런하게 참석하며 싸돌아다녔다.
그렇지 않아도 모든 게 허망했다.
“새 간으로 바꾸시고 건강하게 사시다 가셔야죠. 그 많은 돈 다 써보지도 않고 저승길 가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조 비서가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속삭였다.
‘그래! 내가 먼저지 다 무슨 소용이야!’
지금까지 사회적 명성을 좇아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이었다.
자식들도 모두 보란 듯이 장성했다.
부모의 의무를 다한 만큼 홀가분한 방대섭.
“좋네! 10억에 구입하겠네!”
“결정 잘하셨습니다. 사실 의장님이 거부하면 바로 다음 사람에게 넘어갈 예정이었거든요. 아시다시피 이번에 준비한 간이 좀 싱싱합니까.”
조 비서가 만족스러운 듯 씨익 미소를 지었다.
‘대충 40억 정도 벌겠군.’
일송회에서 맡고 있는 그의 직책은 라이프 코디네이터.
일송회와 관련 있는 사회 저명인사들이 그의 주요 고객이었다.
재력이나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은 그만큼 또 건강에 민감했다.
권력을 이용해 온갖 방탕함을 즐기며 살아가는 그들은 최고의 먹잇감이었다.
사방에 널려 있는 피붙이 없는 고아들이나 부랑자들을 잘 거두어 키웠다.
그들에 관련된 신체적 의료 데이터베이스를 꼼꼼히 작성해 보관했다.
그리고 적재적소에 필요로 하는 자가 나타나면 그때 작업이 시작되었다.
가장 싼 값에 팔리는 신장이 최소 1억이다.
중국이 자체 내수 수요를 감당하기에 벅차지면서 이제 과거처럼 해외 원정 이식은 불가능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진짜는 따로 있었다.
온전하게 물건 하나를 완전히 해체할 때가 있다.
그때는 모든 신체 기관을 포함해 건강까지 보장된 젊은 남자를 해체할 때다.
부르는 게 값이 된다.
간부터 시작해, 심장과 폐, 신장, 안구와 뼈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장기 기증 수혜를 기다리다 죽어 나가는 이들이 허다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공평한 시스템상에서는 순번을 바꿀 수 없다.
“모레라고 했나?”
“네.”
“병원은?”
“걱정 마십시오. 종교 재단에서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곳이 있습니다. 신앙으로 무장한 이들의 입은 무겁습니다.”
종교 재단이라 말하고 있지만 준 사이비 종교 집단인 것을 모르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인들도 함부로 터치하지 못할 뿐이었다.
대마불사 이론도 엄연히 사이비 집단에 적용됐다.
그들이 움직일 수 있는 표가 10만 단위.
이미 각종 선거에서 본격적으로 그들의 힘을 발휘되고 있었다.
하물며 수십만이 넘는 수준이라면 어느 누가 그들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
종교의 자유를 빌미로 대한민국에 뿌리내리고 있는 온갖 사이비 종교들.
양심만 잘 관리한다면 마음껏 사냥하듯 포교하고 그들의 쌈짓돈을 빨아 먹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세뇌되어 온 사이비 종교 신도들은 이미 이성적 판단력을 잃은 좀비 수준이다.
그들은 절대적으로 수장의 말에 복종한다.
현실 세계에서의 도피를 그럴싸하게 포장한 목숨을 내던지는 순교.
그 정신으로 무장하고 살아가는 자들이 다수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미친놈만큼 세상에 무서운 게 없다.
“의료진 수준은…….”
“그것도 걱정 마십시오. 감히 자부하건대 국내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행한 이식한 수술 건만 수천 건이 넘었다.
이미 돈 앞에 생명윤리를 내던진 의사들은 많았다.
“알겠네.”
“내일 오전 11시까지 현찰로 준비해 주십시오. 수표는 사절입니다.”
철저하게 현금 박치기.
“참고로 금이나 보석도 받습니다. 단, 시장가보다는 20% 정도 저렴하게 책정됩니다.”
사악하게 웃는 라이프 코디네이터 조 비서.
“알겠네.”
방대섭 애국장성포럼 의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났다고 했다.
다음 생 따위는 생각하기도 싫었다.
지금 누리고 있는 권세와 비록 늙어가고 있지만 아직 사용 가능한 육신.
그 좋은 걸 기꺼이 버릴 수 있는 선한 의지 따위는 방대섭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
“내가 너무 순진하게 산 것 같아…….”
밤이 깊었다.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간.
장태산은 조금 전 떠났다.
홀로 호텔에 남아 생각을 정리하는 양우석 의원.
장태산에게 들었던 모든 말들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몰지각한 일부 의원들이 지금까지 벌여왔던 온갖 행태가 이제야 이해되었다.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내뱉지도 못할 소리를 교묘한 언변으로 주장하던 그들.
주요 언론들은 그들의 말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동조하거나 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주어가 없다는 말로 모시던 사기꾼을 옹호하고 검찰과 법원이 뒤를 받쳐 주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형 언론사도 당연하다는 듯 동조했다.
그에 반해 엄격한 도덕적 자태로 선한 자들을 탄압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일부 국민들도 그들과 함께 휘몰아쳤다.
가족을 성폭행한 도덕적으로 흠결 있는 자를 빤히 알면서 국회의원이라고 뽑았다.
타락한 자들의 불법적인 행동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몸담았던 회사에 막중한 손해를 끼치기도 했던 사기꾼을 통령으로 세우더니 독재자의 딸을 과거의 영광을 각색해 씌워 대한민국 수장으로 세웠다.
그 뒤에 대통령을 조종하는 사이비 집단의 우두머리 부녀가 있었다.
그 사실을 아는 양심 있는 자들이 여러 번 그 문제에 대해 밝히려 했지만 누구도 믿지 않았다.
자신들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양심에 눈을 감아버리는 이들이 초래한 결과물이었다.
악과 선의 교묘한 경계선에서 줄을 탔다.
편협하고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국가의 위신이 떨어지고 국민이 고통에 빠진다는 걸 몰랐다.
가깝게는 직계 후손이나 미래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었다.
오로지 눈앞에 떨어지는 콩고물에만 눈이 뒤집혔다.
다수를 위한 선택으로 조금의 불이익만 주어지고 공평이라는 말만 나와도 빨갱이가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몰락해 버린 공산주의 이론이 이 시대까지 먹히고 있었다.
감춰진 진실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오로지 눈앞의 돈과 뱃속을 채울 욕망에만 함몰되어 살아갔다.
무지한 그들을 어르고 달래며 끌고 가야 하는 길.
장태산은 말했다.
“결코 어리석은 자들과 싸우려 들지 말라……. 차라리 침묵하라.”
쉽지만 참으로 어려운 길이다.
촛불을 밝히려는 자와 꺼트리려는 자, 그리고 방조하거나 동조하는 자들이 방대하게 얽혀 있는 세상.
“하아.”
양우석 의원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다음 대 국회가 머리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여당이 다수당이 되지 않아도 문제였다.
야당에서 간을 보다 떨어져 나간 쓰레기들이 상당수 당선될 것이었다.
그들로 인해 벌어질 국회에서의 지난한 싸움.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양우석이 속한 정당에도 뒤섞여 있는 악의 종자들이 조용히 동조하고 활개 칠 게 뻔했다.
“선조들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주신다고 했지. 단박에 꺼지는 촛불이 아니라 횃불로 밝혀져 세상에 감추어진 거짓이 낱낱이 밝혀지는 그 날이 온다고.”
장태산은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미래를 예언했다.
아직까지 그게 무슨 말을 의미인지 모른다.
다만 쉬지 말고 힘을 기르라고 주문했다.
“일송회! 여태 그런 친일파들이 남아 있다니.”
가장 놀랐던 건 역시 일송회라는 조직 얘기였다.
과거 친일파들을 완벽하게 척결하지 못했어도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 일제의 잔재가 사라졌다 생각해 왔는데 착각이었다.
교묘하게 한민족의 뿌리에 뒤섞여 있는 토착 왜구 후손들이 그만큼 견고하게 육성됐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상류층에 주로 포진해 바이러스처럼 사방에 세뇌시킨 추종 좀비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일송회.
생각만으로 섬뜩한 일이었다.
독감처럼 뜨거운 여름에는 잠잠하다가 계절이 변하면 일순간 퍼져나간다는 토착 왜구 바이러스.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벅찬데 그것들과 싸우고 계셨다니……. 진짜 존경스럽다.”
장태산은 전쟁 중이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치열한 전쟁에 함께 참가할 동료로 뽑혔다.
벅찼지만 고맙고 감격스러웠다.
또로록.
병에 남아 있는 마지막 술을 잔에 채웠다.
잔을 들었다.
“김구 선생님! 한민족의 선조님들. 지켜봐 주십시오! 이 양우석이…… 반드시 겨레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지금 상황을 믿을 수 없어 더 뜨겁게 다짐하는 양우석.
단숨에 잔을 비웠다.
“장태산 회장님.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을 위해 이 양우석이 멋진 칼이 되겠습니다!”
***
“곧 시작되겠네.”
앞으로 몇 달 뒤면 본격적으로 밝혀질 감춰져 있는 진실들.
아무리 어둠이 깊고 진하다 해도 진실의 태양 앞에서는 모든 게 드러나는 법이다.
내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추진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길고 긴 세월 동안 감춰졌던 추악하고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것들이 여실히 드러날 것이다.
언론에서 아무리 세뇌하고 거짓을 조장한다 해도 더 이상 감출 수 없다.
문제는.
“교묘하게 그놈들이 숨는다는 거지.”
인간의 탐욕과 망각을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아는 놈들이 문제였다.
국민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이 민족 특성상 오래 누구를 미워하지 못한다는 걸 너무 알았다.
김구 선생님조차 친일파들을 용서하라 하셨으니 말이다.
인간 본연의 선한 심성을 믿었기에 가능한 일.
하지만 토착 왜구들은 더 이상 한민족과 같은 인간이 아니다.
사람의 겉가죽만 둘렀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리고 의식 없이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좀비들이었다.
사람의 말이 먹히지 않았다.
김구 선생님도 한때 동료였던 자가 꾸민 흉계에 휘말려 총탄을 맞고 운명하셨다.
긴 세월 동안 세뇌되어 온 오염된 자들의 수가 적지 않았다.
귀를 닫고 오로지 맹목적으로 악마의 속삭임에 따라 움직이는 영혼 없는 추종자들이었다
그들은 횃불처럼 타오른 민심이 꺼지기만을 기다렸다.
2020년 국가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그들은 지하에서 기어 나와 사방에서 공격의 나팔을 불었다.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에서 힘겹게 버텨내던 당시 정부를 향해 폭주하던 악마의 무리들.
정권을 잡는다는 명분하에 그들은 어떤 짓도 서슴지 않았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토착 왜구 후손들과 함께 한반도의 분열과 파멸을 위해 거짓 정보를 뿌렸다.
한반도가 망하기를 바라며 온갖 부정적인 것들로 인터넷과 언론을 도배했다.
세상이 흘러가는 이치와 진리에 눈 어두운 무지한 이들은 그럴싸한 말을 믿고 함께 아우성쳤다.
친일파 정치인들과 언론, 법조계, 경제계를 비롯해 종교계까지 연계된 모든 그물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때를 기다렸다 단단히 이를 갈고 수면 위로 올라온 그들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진화했다.
결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 속에서 거대 그물을 움직이며 선동했다.
그들이 뿌려대는 독한 기운이 대한민국 전역에 사방으로 펴져나갔다.
경제적 위기에 봉착한 국민들은 홀린 듯 그들의 말에 따라 흘러갔다.
당시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인정받을 만큼 선방 중이었지만 막상 회오리 속에 휘말린 국민들은 알지 못했다.
부동산이 폭락했다.
주식장도 끝을 모르고 추락했다.
일본이 수십 년 적 먼저 겪은 버블처럼 부동산 거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도리어 이미 수년 전부터 조심하라고 주장하던 선한 이들을 향해 그 책임론이 돌아왔다.
개인들의 욕망에 의해 경계를 넘어 버린 투자를 하고 그에 따른 손해는 타인들에게 돌렸다.
처음부터 여유자금이 아닌 빚을 내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한 이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미국과 유럽, 자기들이 살기 위해 프린터 한 달러와 유로화, 엔화들이 본국으로 귀환했다.
금리가 치솟는 건 당연한 일.
IMF 이후 20년간 피땀 흘려 쌓았던 대한민국의 국부들이 헐값에 팔려나갔다.
저금리의 혜택을 한껏 누리며 해외여행을 즐기고 저축의 개념마저 없던 이들은 단박에 나락으로 추락했다.
욜로를 즐기며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오늘만 살던 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그 뒤를 이어 무리한 욕망에 이끌려 콘크리트 건물을 매입한 이들이 무너져 내렸다.
사방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 처절하고 비통한 비명들.
그 요란했던 전쟁터에서 나는 이 과거 시간으로 회귀했다.
한 번의 경험을 지혜 삼아 최대한 악의 세력의 발호를 막고 이웃집 개들을 패주기 위해 돌아왔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해.”
나도 벅찼다.
토착 왜구들과 그들에 전염된 숙주들은 여전히 도처에 널렸다.
내 손은 달랑 두 개가 전부였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새벽의 서울 하늘은 맑았다.
하나둘씩, 멀리 보이는 아파트들에 불빛이 들어왔다.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 위한 이들이 깨어나는 시간.
“당신들을 위해 제가 버티겠습니다!”
자신의 피와 땀으로 세운 노력의 결과물들만이 진정한 반석이었다.
쉽게 얻은 것들은 거품처럼 가라앉고 사라진다는 걸 몰랐다.
그게 하늘이 정한 공평한 이치.
그때.
– 살, 살려주세요! 형니이이이임!!!
회귀의 전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