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28
27장. 이 구역의 주인공
“넌 이제 뒈졌어 새꺄! 크크크.”
“오늘 장주고 새끼들 한번 신나게 패보자.”
호오. 여기가 아지트였어?
시내 중앙에 위치한 옛날 백화점 자리였다.
잘 나가는 나이트클럽 옆에 위치해 있었다.
시내 중심이었지만 화재로 몇 명이 죽어 나간 뒤 구입자가 없었다.
조폭들이 관리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정문 말고 뒷골목으로 들어가는 후문이 보였다.
보통 사람은 발견할 수 없는 개구멍 같았다.
그렇게 놈들을 따라 허리를 숙이고 들어갔다.
“X발…….”
“분위기가 엿 같다.”
의리의 친구들 다섯 놈이 따라나섰다.
피자에 영혼을 판 도중이와 함께 쫄았다.
사실 내 친구들은 공부도 그만그만했다.
물론 싸움도 잘하지 못했다.
평범함 인상에 성품도 무난했다.
그런 친구들이 미래 조폭이 될 놈들에게 끌려가니 간이 쪼는 게 당연했다.
내부에는 10여 명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오자 놈들이 입구를 막았다.
그렇다고 친구들이 물러나지는 않았다.
피자 때문이 아니었다.
그랬다면 홍가를 처리할 때 모두 발을 뺐을 거다.
“형님, 장태산이 데려왔습니다!”
“수고했다.”
역시 저 놈이 최종 보스였다.
예린 선배 때문에 나와 시비가 붙었던 산업고 씨름부 녀석이었다.
백화점 1층 안쪽이었다.
어스름한 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정문 쪽은 철제 셔터 문이 닫혀 있었다.
창문은 두툼한 천으로 상당수가 가려졌다.
조폭 영화가 사람 버렸다.
낡은 소파 위에 앉아서 담배를 꼬나물고 있었다.
꼬맹이 양아치들에게는 열라 멋있는 장면 같지만 완전 유치뽕이었다.
“장태산이~.”
자식, 지가 조민수야? 어디서 같잖게 대사를 훔쳐!
“불렀나~ 최혁찬이~.”
나도 따라했다.
“큭…….”
“키키키.”
상황 파악 못하는 내 친구들이 웃었다.
이 자식들도 생각해 보면 정말 바보다.
아무리 나를 믿는다지만 여기서 뼈가 부러질 수도 있는데 여유가 넘쳤다.
“이 새끼들이 뒈질라고!”
“아우! 장주고 개새끼들 옛날부터 재수 없었다니까.”
나도 마찬가지다 새끼들아.
“넌 내 경고를 무시했다.”
“경고 뭘?”
“개새끼……, 오늘도 네 아가리 터는 건 끝이다.”
저 새끼 눈빛이 위험했다.
뭔가 단단히 결심한 듯 최혁찬의 눈동자에 핏발이 섰다.
그리고 이 공간 기분이 나빴다.
수련한 이후로 몸이 아주 예민했다.
정화되지 않는 기에 민감했다.
더구나 이곳에서 강한 음기가 느껴졌다.
‘피?’
예리한 눈에 핏자국도 설핏 보였다.
다른 이들에게는 먼지 가득하고 더러운 바닥이지만 나에게는 아니었다.
사람 몇은 죽어나간 자리 같았다.
“적당히 하자. 형이 좀 살아봤는데 인생 구만리 한 순간이더라. 바쁘게 열심히 살기도 힘든데 사소한 일에 흥분할 필요까지 있을까?”
진짜 충고를 해줬다.
겉모습은 고삐리지만 정신세계는 30대다.
이 공간에서 철없는 시절도 한때라는 걸 나만 알았다.
“형님? 와, 저 새끼 완전 또라이 아닙니까? 형님, 제가 버릇 단단히 고쳐 놓겠습니다!”
“다리 한 짝은 작살날 줄 알아라.”
어린 양아치들이 겁을 줬다.
“니들 지금 특수폭행죄에 해당하는 건 아냐? 형법 제261조. 단체 또는 다중(多衆)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죄!”
형법 조문을 읊자 애들이 움찔 쫄았다.
새끼들 쫄리지?
“여기서 나 코피 나면 특수상해죄야. 최소 1년 이상 유기징역이란다.”
애들 노는 데 쫄 것 하나도 없었다.
내 말이 끝나자 애새끼들이 아가리를 닥쳤다.
이런 양아치들일수록 잔머리는 기가 막히게 굴린다.
“너희들 아빠 엄마 나에게 싹싹 빌어야 해. 치료비는 있어? 참고로 나 얼마 전에 머리 다쳐서 한번 누우면 반 년짜리야. 특실만 쓰니까 알아서 해.”
아무리 침 뱉고 다닌다고 해봐야 고삐리들이었다.
진짜 연장 들고 다니는 전문 직업 조폭이 아니다.
아빠 엄마라는 말이 나오자 더 몸이 굳는 게 보였다.
자식들 착하게 살아라.
“새끼……, 귀엽네~.”
보스는 좀 달랐다.
최혁찬은 담배를 길게 빨아들였다가 연기를 뱉었다.
도넛 모양의 담배 연기가 동그랗게 말려서 날아갔다.
뭔가 초탈한 모습이 보였다.
이 새끼한테는 약발이 안 먹힐 것 같다.
그런데 애새끼 싹수가 노랗다.
천하장사를 꿈꾸는 씨름선수가 담배라니…….
호동이 형이 봤다면 귀싸대기를 날렸을 것이다.
“최혁찬. 넌 쌍알 떼 새끼야. 운동한다는 놈이 담배질이야. 그리고 여자가 물건이냐? 개새끼 머리에 똥만 들어가지고. 쯧쯧.”
확실하게 도발했다.
이제 저 자식과 웃으며 화해할 시간은 지났다.
공간에서 느껴지는 불쾌한 사념이 기분 나빴다.
“크크크크크.”
미친놈이 웃기만 했다.
똘끼 100프로 충만이 감지됐다.
친구들이 내 눈치를 살폈다.
얘들도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낄 것이다.
“밟아. 큰형님들이 뒤를 봐주실 거다.”
“네! 형님!”
‘큰형님?’
사건 스케일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았다.
동시에 큰형님이라는 단어에서 여러 가지가 유추됐다.
인구 30만이지만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다.
현재 이 시에서 큰형님들이라 불리는 놈들은 딱 하나였다.
이름도 1930년대에나 어울릴 법한 역전파.
‘어쩐지 이 건물을 고삐리가 빌렸다 싶었다.’
역전파가 관리하는 나이트클럽 옆에 있는 대형 상가였다.
일개 고삐리 따위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역전파 형님들이 뒤에 있다고? 와아! 무서워라~.”
나도 이제 간이 클 만큼 큰 것 같다.
과거 이 나이 때는 조폭들만 보면 벌벌 떨었다.
서울에까지 지부가 있는 대형 조폭이다.
그러나 오늘은 아니었다.
‘역전파라……, 홍장혁이 뒤에 있겠지.’
내가 바보는 아니다.
최혁찬과 예린이 때문이라면 이곳이 아니라 장주산 공원도 있고 다른 장소도 많았다.
하지만 이곳은 애들 노는 곳이 아니다.
역전파와 연결될 악연은 홍장혁밖에 없었다.
“장태산! 너 죽었다고 복창해 임마. 형님들이 너 찍었어. 크크크.”
“멍청한 새끼. 넌 이제 이곳에서 다 살았어. 네 식구들도~.”
“또 주댕이 나불거려보지. 우리들 다 청소년들이야. 너 좃나게 패서 병신 만들어도 100만원 공탁금 걸고 판사에게 눈물 콧물 흘리고 싹싹 빌면 얼마 안 살다 나와.”
“개새끼. 지만 똑똑한 줄 알아~. 키키.”
와아……, 내가 잠시 잊고 있었다.
양아치들이 잔머리에 더 빠삭하다는 걸 말이다.
이래서 법이 강화되어야 하는 거다.
청소년이라고 봐주면 저런 것들이 다시 사회에 나와 흉악범 되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범죄자 인권 주장하다가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대한민국의 형법 체계.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싹 뜯어 엎어놓을 것이다.
“그래. 미안하다. 내가 너희들을 빅 엿으로 봤다.”
나는 인정했다.
그리고 확실하게 다짐했다.
사회를 위해 저 양아치들을 확실하게 교육시키리라 마음먹었다.
“시간 없다. 밟아!”
“넷! 형님!”
어린놈들이 형님 소리도 잘 했다.
어? 이 새끼들 각목까지 쓰는 거야?
언제 준비했는지 비겁하게 각목하고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를 들었다.
“태, 태산아!”
“아씨…….”
친구들 얼굴이 볼만했다.
생각보다 판이 커지자 멘탈이 붕괴되는 것 같았다.
흐흐. 이놈들아 피자 값이 그렇게 쌀 줄 알았냐?
우두둑.
목과 손발을 가볍게 풀었다.
이제부터 쇼타임!
천상 불법과외 선생 천룡신군에게 전수받은 태극오행양의권.
오늘 제대로 실전이 잡혔다.
까닥까닥.
손에 각목 든 살찐 돼지를 손가락으로 지목했다.
“이 미친 새끼가! 뒤져어어어어!”
쇄애애앳, 소리도 살벌하게 각목이 날아왔다.
이런 미친 돼지 같으니라고!
어린놈이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진짜 한 대 맞으면 전치 4주짜리 이상의 힘이 실려 있었다.
눈에서 쌍불이 났다.
어리다고 봐주기에는 요즘 어린 양아치들은 몸뚱이가 너무 컸다.
휘이이익.
가볍게 날아오는 각목을 피했다.
그리고 놈의 똥똥한 아랫배에 주먹 한 방을 힘껏 박아줬다.
퍼어어억!
“컥!”
삼겹살만 처먹은 씨름부 돼지는 피부가 찰졌다.
한 대 맞더니 멱따는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우웩……, 웩.”
돼지는 낮에 먹었던 떡볶이를 바닥에 줄줄 토했다.
많이도 처먹었다.
“빨리 좀 끝내주면 안 될까? 저녁밥 먹을 시간이잖아.”
“너, 너 이 새끼!”
“밟아! 저 새끼 머리통 터트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피자에 팔려온 내 친구들은 한쪽에 몰려서 넋을 잃었다.
홍가 놈 잡을 때와는 분위기가 더 살벌했다.
영화에서나 봤던 집단 난투극을 눈앞에서 보면 다리가 풀리는 법이다.
나야 불법과외로 레벨업이 된 사기 캐릭터라 문제없었다.
돼지들과 인상파들이 몰려왔다.
훈련도 안 된 중구난방 고삐리 양아치들~.
“탓!”
가볍게 기합 한번 질러주고 달려갔다.
멍청이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다.
원래 영화에서 양아치들에게 맞는 주인공은 드물다는 사실.
오늘 이 구역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 28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