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Station RAW novel - chapter 128
그는 곧장 앞으로 몸을 날렸다. 전송진 옆에 도착한 그는 바로 그 안으로 뛰어들지 않고 저물대를 두드려 검은색 독검을 꺼냈다. 그것을 맹렬하게 흔들자 그 위에 붙어 있던 열 개 이상의 가시가 떨어져 나왔다.
독검은 다시 저물대로 되돌아갔고 한제는 두 손을 흔들어 잔영의 원 여러 개를 만들어냈다. 그 잔영의 원들은 떨어져 나온 각각의 가시에 놓였다.
모든 작업을 마친 한제는 오른손으로 미간을 두드리더니 붉어진 얼굴로 금단의 단기(丹氣)를 뱉어냈다. 이 단기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얇은 실 형태로 바뀌어 비검에서 떨어져 나온 가시에 녹아들었다.
부르르.
가시들은 가늘게 떨리더니 천천히, 가지런하게 펼쳐져서는 여러 잔영의 원을 맴돌 듯 느릿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한제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 발을 전송진 안으로 들였다. 그의 몸이 전송진 안에 진입한 순간, 피처럼 붉은 빛의 장막이 진의 가장자리에서부터 솟아오르더니 곧 전체를 감싸 안았다.
“이전의 관문 세 개를 통과한 시간은 예정된 기한을 넘겼지만 돈오자의 칭호를 획득했으니 기해(氣海) 밖으로 보내주마.”
붉은 빛의 파동에서 한제의 몸이 곧장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내 그의 모습이 사라졌고 진에서 솟아난 붉은 빛은 천천히 흩어져 원래 상태로 되돌아갔다.
순간 한제가 이곳에 남겨두었던 잔영의 원이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일곱 빛깔의 번쩍이는 금제가 되어 전송진을 감쌌다. 그와 동시에 그 가시들은 잔영의 원을 따라 움직이며 빠른 속도로 전송진을 공격했다.
각각의 가시는 전송진 안의 혈관 같은 것에 내리 꽂혔고 그 독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전송진이 발하던 붉은 빛이 사라지더니 어두운 빛으로 번득였다.
하지만 이는 빛은 천천히 옅어지다가 다시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때, 네 번째 관문의 입구에서 혈해의 요마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이 안에 들어서자마자 전송진에 이르렀다.
“전송진이 망가졌다. 세 시진은 있어야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그중 한 수련자가 전송진을 훑어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상관없어. 신식의 바다에 들어가야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데 그 탄혼도 세 시진 안에 신식의 바다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해.”
한편, 한제는 전송진에 들어간 순간 온몸의 뼈와 살이 분리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곧 그는 자신의 몸이 보이지 않는 힘에 감싸여 빠르게 소용돌이 쪽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과정에서 그의 몸은 점점 사라지고 신식만 남게 된 느낌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보이지 않는 힘이 갑자기 사라졌고 한제는 천천히 자신의 몸에 존재하는 감각을 되찾았다.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에는 온통 파란 세상이 나타났다.
기이한 곳이었다. 하늘도 파랗고 땅도 파란색이었다. 마치 하늘만 있는 것 같았다. 딛고 선 곳도 사실은 하늘이었기 때문이다.
한제는 냉정함을 되찾았다. 그는 이곳에 들어온 순간 전송진에서 울리던 목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는 그가 돈오자이기 때문에 고대 신의 체내, 즉 기해 밖으로 보내준다고 말했다.
그 말을 통해 한제는 방금 그 전송진이 바로 네 번째 관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만 그 네 번째 관문에는 어떤 장애물도 없었다. 그저 전송을 위한 통로일 뿐이었다.
한제의 눈이 번득였다. 자신은 이미 고대 신의 체내, 엄밀히 말하자면 그의 기해 밖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감격에 겨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 강력한 자들보다 자신이 먼저 고대 신의 체내에 들어오게 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세 번째 관문에 이르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고대 신의 땅에 들어가기를 고대했다. 하지만 정작 그 안으로 들어온 지금 이 고대 신의 체내는 단목극이 말한 것처럼 각종 법보가 널려 있지도 여러 환약들이 깔려 있지도 않았다.
특히 세 번째 관문 출구에서 갑자기 나타난 맹타자 같은 수많은 요마들에 한제의 마음은 거대한 돌로 눌린 듯 갑갑했다. 오지 말아야 할 곳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자신을 보는 그 요마들의 눈에는 광기 어린 기쁨이 드러났다.
“이전에는 맹타자만 나타났는데 갑자기 그리 많은 요마가 나타난 건 내가 목표라는 거겠지? 그렇다면 그 유혼이 내가 탄혼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일 거야.”
한제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에게는 그 요마들이 절대 추격을 멈추지 않으리라는 예감이 있었다. 언젠가 다시 자신의 앞에 나타날 터였다. 그러니 지금 해야 할 일은 최대한 빨리 이 기이한 고대 신의 땅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탁탁.
한제가 한손으로 저물대를 두드리자 옥패 하나가 그의 손에 나타났다. 한참 동안 그것을 살피던 한제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웠다. 잠시 후 그 옥패를 다시 저물대에 챙겨 넣은 한제는 잠시 고민하다가 두 손을 빠르게 움직여 결인 하나를 그려냈다.
그 옥패는 고왕이 준 것으로 이곳을 떠날 때 쓰는 결인이 기록되어 있었다. 총 4백 개가 넘는 결인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것을 전부 그려내야만 이곳을 빠져나가는 출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제는 첫 번째 결인을 만들어낸 뒤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연이어서 다른 결인들도 그려냈다. 총 34개의 결인을 그려냈을 때 갑자기 우뚝 멈춘 그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이 짙어졌다.
이 34번째 결인은 이전의 것들과 비슷해보였지만 실제로 그려내고 보니 저도 모르게 체내의 영력이 꿈틀거렸다.
한제는 한동안 고민하다가 두 손을 움직여 다시 빠른 속도로 옥패에 기록된 대로 모든 결인을 다 그려냈다.
마지막 결인을 그려낸 뒤 그것을 꾹 누르자 그의 앞에 소용돌이 하나가 나타났다. 음산한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소용돌이였다. 하지만 이 소용돌이는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곧장 붕괴되며 눈앞에서 사라졌다.
강력하게 꿈틀거리던 체내의 영력은 소용돌이가 사라지자 천천히 가라앉았다.
한제는 눈도 떼지 않고 소용돌이를 주시했다.
“아주 악독한 결인이군!”
한제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냉소했다. 이 결인이 만들어낸 소용돌이는 각 관문의 출구에 있던 것들과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회전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알아차릴 수도 없었을 차이였다.
이 소용돌이가 정말 이곳에서 내보내 줄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두 개의 소용돌이가 부딪히는 순간, 체내의 영력 파동이 어떤 식이로든 그에 감응하리라는 것뿐이었다. 어쩌면 엄청난 혼란이 일어 금단을 둘로 쪼개버릴지도 몰랐다.
이는 한제가 매 관문의 출구 소용돌이에 이를 때마다 체내의 영력이 감응해 순간 아주 격렬한 파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든 생각이었다. 비록 순간에 불과했지만 만약 두 개의 소용돌이가 부딪힐 경우 서로 상반된 파동이 자신의 체내 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다.
한제는 생각에 잠겼다. 결인이 이곳을 떠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한제는 한손으로 미간을 두드렸다. 이곳에서도 석주의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면 도망칠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다.
한참 뒤, 손을 미간에서 뗀 그의 표정에는 기쁜 기색이 어렸다. 석주 공간에 들어가는 데 제한은 없었다.
한제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다시 흔들어 고왕의 저물대를 꺼내 신식으로 훑었다. 저항력이 느껴졌다. 이를 통해 고왕이 죽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맹타자가 고왕을 쑤셔 넣은 곳과 세 번째 관문의 출구 쪽에 나타났던 거대한 균열은 모두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그가 열어 보지 못한 저물대는 전신전의 동굴에서 훔쳐온 것과 고왕의 것까지 두 개였다. 이 두 개의 저물대에는 모두 그 원래 주인의 신식이 깃들어 있어, 이를 지워버리지 못한다면 열 수 없었다.
슥슥.
하지만 한제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한손으로 저물대를 쓸어 그 안에 깃들어 있는 고왕의 신식을 감싼 자신의 신식을 지워버렸다. 이 저물대에 대한 감응을 끊어버리기 위해서였다.
고대 신의 유산 (1)
일을 마친 한제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쏜살같이 질주했다. 그의 목표는 이 고대 신의 신식의 바다였다. 두 번째 관문에서 얻은 금번(禁幡)의 옥패에는 그 보물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재료인 묵간석(墨間石)은 오직 신식의 바다에만 있다고 적혀 있었다.
한참을 질주했는데도 한제는 여전히 그 가장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눈길이 닿는 곳은 그저 푸를 뿐이었다.
그는 당초 단목극 등이 이 고대 신의 몸은 주작성과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러니 하나의 혈에서 다른 혈로 이동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다.
다행이라면 무엇도 앞길을 가로막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위는 고요했다.
이 고대 신의 체내에서는 신식을 펼쳐도 이전처럼 제한을 받지는 않았다. 오히려 바깥에서처럼 먼 곳까지 충분히 펼칠 수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 관문을 지나쳐오면서 한제의 신식은 크게 불어나, 최대로 펼치면 수천 리까지 닿을 정도였다. 덕분에 그는 신식으로 사방을 둘러보면서 질주하듯 날아갔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한제는 갑자기 우뚝 멈추고 의심이 담긴 눈으로 전방을 주시했다. 체내의 영력은 모종의 신비로운 힘에 이끌리듯 파동이 일며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다는 듯 펄떡거렸다. 곧이어 아주 멀리까지 나아간 그의 신식에 짙푸른 색의 폭풍이 감지됐다.
그 높이는 수십만 척에 이르렀고 길이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한눈에 다 담기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 폭풍은 아직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하늘을 뒤흔들 듯한 우르릉 소리는 벌써 들려오고 있었다.
눈 깜짝할 순간에 그 폭풍은 바짝 가까워졌고 한제 체내의 영력 파동은 점점 더 커졌다. 그 거대한 폭풍은 너무나 충격적인 존재였다.
무엇보다 한제는 체내의 영력이 마음대로 통제되지 않는 현상이 놀라웠다. 금단도 격렬하게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우르릉-!
폭풍과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지자 요란한 소리가 마치 그의 귓가에서 울리는 듯했다. 그 폭풍이 몰아치기 전에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제는 손으로 미간을 두드렸다. 순간 석주가 그의 미간에서 솟아올랐고 한제는 빠르게 그 안으로 들어갔다.
불과 10여 초 후, 미친 듯이 몰아치는 폭풍이 그곳에 이르렀다가 다시 먼 곳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한제는 그제야 다시 나타났다. 그는 끊임없이 먼 곳으로 향하고 있는 폭풍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다시 전방으로 날아갔다.
★ ★ ★
세 번째 관문의 출구에서 1만 척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육욕마군의 비쩍 마른 얼굴이 드러났다. 그의 손에는 팔의 반 정도 크기로 줄어든 해골이 들려 있었다. 해골에서는 옅은 금색 빛이 반짝였다.
그의 살은 이미 수많은 유혼들과의 투쟁 중에 깨끗하게 흡수됐고 체내의 원영은 거의 붕괴될 위기에 몰려 있었다. 지금 그의 몸은 수많은 유혼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계속된 공격에 육욕마군은 상당한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
지금 그에게는 더 이상 욕념혈둔대법을 펼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유혼들이 그를 완전히 흡수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거나 그의 사부에게 따라잡히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그는 유혼들에 의해 완전히 빨아 먹히느니 사부에게 얼른 따라잡히기를 바라고 있었다. 목숨을 부지할 수만 있다면 요마가 되는 편이 차라리 나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희망은 실현되기 어려워 보였다. 원영의 마지막 방어막이 붕괴됐고 이제 수많은 유혼들 앞에 무방비하게 드러나게 됐다.
유혼들은 탐욕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고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육욕마군은 완전히 무력한 상태였다.
그런데 바로 그때, 그의 손에 들려 있던 해골의 금빛이 환하게 밝아지더니 육욕마군을 감싸 안았다.
“으아아악!”
그리고 곧이어 육욕마군 체내에 들어가 있던 유혼들은 모두 비명을 내지르며 그의 몸속에서 뛰쳐나왔다.
육욕마군은 멍한 눈으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았다.
유혼들이 떠나고 몸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은 그는 감동한 듯한 눈빛으로 손에 들린 해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의욕이 솟았다.
그의 주변에 있는 수많은 유혼들은 지금 모두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마치 해골의 번쩍이는 금색 빛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육욕마군은 그런 유혼들을 보고 곧장 1만 척 밖에 있는 세 번째 관문의 출구를 향해 질주했다.
하늘에 나 있던 거대한 공간의 균열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어느 유혼의 방해도 받지 않게 된 육욕마군은 빠른 속도로 이동해 거의 눈 깜짝할 순간에 소용돌이 안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
세 번째 관문은 그에게 너무나 두렵고 끔찍한 곳이었다. 육욕마군은 이번에 만약 무사히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간다면 다음에는 절대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1천 년 전 처음으로 이곳에 왔을 때에도 세 번째 관문에 진입하긴 했지만 이렇게 위험하고 기이한 일은 겪지 않았다. 사부의 부활과 요마로 변한 맹타자의 모습 등에 그는 혼란스럽고 두려웠다.
그는 소용돌이 속에 서서 보라색 번개가 내리치는 순간 오른손을 휘둘러 결인을 그었다. 결인을 다 그려내자 육욕마군 체내의 원영은 곧장 축소됐고 그의 눈빛도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 결인은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그 해골에도 내려앉았다. 순간 해골의 금색 빛이 격렬하게 번쩍이더니 층층의 균열이 일어났다.
펑-
그리고 곧 거대한 소리와 함께 재로 변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 재 속에는 금빛이 섞여 있었다. 육욕마군은 두 손을 휘두르자 뼛가루는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안의 금빛만 한데 모여 금빛의 손뼈를 이루었다. 다만 그 손뼈에서 약지는 절반밖에 없었다.
이 손뼈가 나타나자 소용돌이 속의 수많은 보라색 번개가 멈추더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육욕마군은 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손뼈를 번쩍 들고 영기를 한 움큼 뱉어냈다.
그 영기는 손뼈 안으로 들어가 흡수됐다. 그리고 육욕마군은 그 손뼈로 계속해서 결인을 그렸다. 만약 한제가 봤다면 이 결인이 그가 고왕에게서 얻은 것과 똑같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터였다.
육욕마군이 그리고 있는 결인은 거의 1천 개에 달했고 모두 손뼈로 그려졌다. 그 후 회전하는 소용돌이가 눈앞에 나타나자 육욕마군은 희색을 띄었다. 그가 이번에 고대 신의 땅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것은 손뼈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마쳤기 때문이었다. 이 손뼈가 있으면 1천 년 전처럼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 손뼈는 사실 한제가 줄곧 찾아 헤매던 전수품이었다. 당시 천마산인이 준 이 손뼈를 1천 년간 연구한 끝에 육욕마군은 마침내 이 그 비밀을 풀어냈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길까 걱정한 육욕마군은 심혈을 기울여 이 뼈를 그 청년의 체내에 집어넣었다.
이 뼈와의 연계를 통해 육욕마군은 언제든 손뼈만 꺼내 쓸 수도 있었다. 게다가 이 손뼈는 고대 신의 땅에서 얻은 전수품이기 때문에 어떤 금제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 청년이 어떤 문제도 없이 고대 신의 땅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마지막 결인을 그려낸 육욕마군은 앞으로 다시는 이 위험한 곳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만만하게 소용돌이로 들어가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하던 그때, 소용돌이가 갑자기 붕괴되어 기척도 없이 흩어져 사라졌다.
육욕마군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 정지해 있던 허공의 보라색 번개가 갑자기 내리쳐 육욕마군을 세 번째 관문의 출구 안으로 끌어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