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310
311. 업(業) (16)
***
쩌적!
민준은 큐브 표면의 균열을 보았다.
골드 드래곤은 엉뚱한 이에게 빼앗기는 걸 우려했는지, 이걸 망가뜨리면 내용물이 사라지도록 했다. 엔델리온의 기술력을 빌어서.
‘이 안의 기억을 볼 필요는 없다.’
그는 더 이상 울타리를 넓히고 싶지 않다.
수형자 시절의 경험 때문에 동족 외에도 소중한 사람, 아끼는 대상이 너무 많아졌다. 그들을 위한 연민과 공감만으로도 벅차다.
하물며 골드 드래곤이 삶으로 쓴 유서를 보면 그 범위가 훨씬 넓어질지도 모른다. 그 용이 수천 년 쌓아 온 인연. 기억 속에 존재할 수많은 사람들.
몰랐으면 모를까, 인지한 순간 그 등장인물들은 머릿속 숫자가 아니라 각기 살아 숨 쉬고 생각하며 소망하는 사람이 된다.
민준은 그것을 원치 않았다.
앞으로 할 일에 방해가 될 것이므로.
쩌억! 쩌어억!
그렇다면 이대로 드래곤 하트를 소멸시킬 것인가?
민준은 그럴 생각 또한 없었다.
파앗!
섬광이 번쩍인 뒤.
민준의 손엔 더 이상 큐브가 존재하지 않았다.
한 개의 물체가 두 곳의 장소에 존재하게 확률을 조작했던 아티팩트는 사라졌다. 또한 엔델리온이 만든 트랩을 태초의 종족은 공들여 해체하고 무력화했다. 내용물을 전혀 손상시키지 않은 채.
그 결과, 이제 드래곤 하트는 오직 한 장소에만 실존한다.
‘젠킨슨.’
벗의 이름을 뇌까린다.
‘그 심장은 네가 갖는 것이 맞겠다. 수명을 연장시켜 줄 테니.’
마지막으로 그와 마주한 날, 레드 드래곤의 호소를 민준은 기억한다.
용은 어느 순간부터 벗이 아니라 자신 위에 존재하는 누군가를 대하고 있었다. 공대하며, 삼가 몸을 낮추어 간절하게.
그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울린다.
– 아직 말씀드리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때 젠킨슨은 먼 옛날의 이야기를 언급했다.
설마 그의 입에서 나오리라고는 민준조차 예상하지 못한 내용을.
– 당신은 잠에서 깬 직후, 어떤 행성에 감금되었던 적이 있지요.
그 별은 이제 용릉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곳에 갇힌 동족을 구출하려 침입한 골드 드래곤이, 카바이트로 변신한 민준과 마주친 것은 어디까지나 우연이었다.
용은 그를 상대를 카바이트 고위직으로 착각했기에 납치 후 도망쳤다. 탈출을 꾀했던 민준 입장에서는 저절로 굴러 들어 온 행운.
– 식룡족. 아니, 태초의 종족인 당신마저··· 본래 가축에 불과했던 종족에게 도움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 명의 드래곤과 얽힌 덕분에 당신은 그 행성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골드 드래곤이 용릉을 뒤집어 놓지 않았다면, 민준 홀로 별을 빠져나가는 일은 불가능했을 터.
사실이었기에 그는 더 당황했다. 어떻게 알지?
분명 자신이 이야기해 준 적 없는 내용을 젠킨슨은 이미 알고 있었다.
또한 이어지는 설명에도 그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 엘프로 변신하여 용릉에 침입했던 남자. 당신은 그와 훗날 다시 마주치게 됩니다. 드래곤은 당신을 알아보았으나, 당신은 드래곤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 골드 드래곤은 전대 로드였다.
젠킨슨은 머리를 깊이 숙였다. 그의 뿔 사이, 드문드문 탈피 직전처럼 뿌옇게 일어난 비늘이 보였다.
– 전대 로드는 지구에서 당신과 재회한 뒤로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적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위험한 존재라고 판단하여 손을 대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당신이 기억을 되찾을 날을 대비하여 안배를 몇 가지 남겼을 뿐입니다. 그는 수형자로 다시 나타난 당신을 오로지 호의로 대했습니다. 그렇게 선업(善業)을 쌓았습니다.
이 또한 사실이었다.
이민국 요원으로서 민준은 그를 좋은 친구로 기억한다. 실제로 많은 도움을 준 드래곤이기도 했다.
– 저 역시 당신과 도움을 주고받았으며, 그 복잡한 인과는 결과적으로 당신의 목표를 위한 반석이 되었으면 되었지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어조.
– 슬픕니다. 근거로 들 수 있는 드래곤이 오로지 이 두 명뿐이라는 것이. 하지만 이 둘이 당신과 얽힌 업을 쌓았다면 미래에도 그럴 용이 나올 것입니다.
존재와 존재는 서로 한 방향으로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 자유로운 의지로 그리 선택할 수 있는 드래곤을 위해, 작은 문이라도 열어주었으면 합니다. 그 길목을 넓히기 위해 난 여생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이게 나의 새로운 소원입니다.
현재.
아무도 없는 방에서 민준은 기억 속의 젠킨슨을 떠올린다.
닿지 않을 목소리.
“헛된 꿈이다, 젠킨슨.”
민준은 그의 소원대로 해줄 것이다.
하지만 약조의 말을 건넨 자리에서, 민준은 자세한 내용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한 명의 공혈룡과 한 명의 죄인을 일대일로 교환한다는 모호한 약속만 만들어졌을 뿐.
허점을 노리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나중에 벗의 뒤통수를 치려는 생각도 없었다.
가만히 두어도, 민준은 벗의 꿈이 허망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부 사항을 정하지 않은 건 그 때문이었다.
“네가 아무리 열심히 피를 바쳐도, 목이 터져라 전 우주에 주장을 전파해도. 다른 용들은 움직이지 않을 거야. 한 명의 죄인을 구해내겠다고 평생 공혈을 약속할 드래곤이라··· 글쎄.”
벗이 꿈꾸는 것처럼 모든 드래곤이 사람이 되는 미래는 오지 않으리라 민준은 예상한다.
물론 자신이 틀릴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확신에 가까웠다.
“그들이 누린 자유는 사실상 끝났어.”
진정한 자유에는 책임이 수반되며, 의무에 고통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민준은 생에 의무를 지우는 고통을 잘 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줌의 자유조차, 그들은 스스로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사용할 거다.”
고대 종족과 드래곤은 그 고통을 거부한 결과 미래를 결정지었다.
업(業)은 행위로 완성되며, 의식과 욕망만으로는 죄가 성립할 수 없다. 자유로운 의지로 움직일 때 비로소 업보는 거미줄처럼 서로 얽힌다. 행위가 서로에게 주는 영향에 따라 선업과 악업이 구분된다.
잠에서 깬 민준은 지금까지 그들을 관찰하고 경험해 왔다. 그리고 지금은, 쌓인 악업의 무게를 잴 저울을 만드는 중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민준은 문득 의문을 품는다.
그렇다면 나의, 우리의 업을 잴 저울은 누가 만들 것인가?
***
– 일주일이라고?
영계 통신. 차원계 중심에서 변방까지 전해진 데이터는 문자열을 만든다.
채팅에 가까운 방식이었지만, 아시프-1은 델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리고 그 표정을 두 눈으로 응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음성으로 답했다.
“네. 아버지는 제게 일주일을 주셨습니다. 그 사이 저는 신성력의 정체를 규명하고, 그 힘이 아버지의 대안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통신 기기가 음성을 인식한 뒤 문자열을 만들어 전송한다.
약간의 딜레이 후, 먼 행성의 델이 보낸 메시지가 떴다.
– 사실상 거절이나 마찬가지구나.
뭔가를 고민하는 듯 한동안 새로운 메시지가 뜨지 않다가.
– 나도 이쪽에서 자료를 찾아볼게. 신성력에 대해서는 태초의 종족보다 엔델리온이 더 많이 알고 경험했을지도 몰라.
“그렇군요. 아버지가 잠든 사이 나타난 새로운 이능이라 하니까요.”
메시지가 발송되기 전 그는 한 마디를 덧붙인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도와주셔서.”
– 카인이 알면 화낼지도 모르지만··· 난 이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 그래서 의외였어. 넌 카인에게 무조건 복종하려는 사람처럼 보였거든. 그런데 그의 뜻에 정면으로 거스르려 하다니.
“사실 전, 이게 정말 아버지의 뜻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 무슨 뜻이야?
잠시 기억을 더듬으며 말을 고른다.
“제가 후라이팬이었던 시절, 기억을 불완전하게 찾았던 아버지는 복수의 열망에 불타오르는··· 이렇게 말하면 안 되겠지만 귀신에 가까웠습니다. 완전하지 못한 기억의 조립체 속에, 가장 절실한 욕망과 의지가 활활 타오르던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전 똑똑히 기억합니다. ‘카바이트는 멸종할 것이다.’라고 선언한 날, 아버지는 정말 기쁘게 웃으셨습니다.”
그의 창조주는 본래 웃음에 인색한 사람이다.
헌데 그날은 정말 기대가 되어 견딜 수 없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후라이팬이 놀랐을 정도로.
“그 계획의 실행이 가까워진 지금, 아버지는 행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아버지는 다시 웃음을 잃었습니다. 오히려 기억을 완전히 찾은 뒤 희열을 잃은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뭔가 걸리는 듯 고뇌에 빠진 표정.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카바이트의 학살마저··· 지금 아버지에게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고. 만약 그게 맞다면, 아버지가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 ······.
약간의 딜레이 후.
델은 갑자기 엉뚱한 답변을 보내왔다.
– ······난 지금도 사제들이 날 성모(聖母)로 부르는 게 편치 않아. 더 솔직하게 말하면, 네가 처음 날 어머니라고 부를 때도 어색했어.
“그때 어머니는 제가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았지요.”
시제는 과거형이다.
– 너는 나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 당연히 외모가 닮지도 않았고. 심지어 정신은 오로지 카인으로부터 유래했잖아? 그런데도···.
분명 문자열에 불과하지만, 아시프-1은 델의 옅은 미소가 보이는 것 같았다.
– 세상에서 생각하는 방식이 나를 가장 닮은 사람을 꼽자면, 그건 바로 너일 것 같아.
델은 짧은 인사 뒤 통신을 종료했다. 데이터 기지로 바로 출발하기로 한 모양이다.
그 후로 메시지가 갱신되지 않았음에도, 아시프-1은 한동안 통신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
“끄응, 역시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군.”
잠시 후.
아시프-1은 서울 종로구의 높은 빌딩 꼭대기에 앉아 도심을 내려다본다.
“시간은 촉박한데 말이야.”
한탄하며 뒤통수를 긁는다. 손이 가는 방향을 따라 긴 장발이 거칠게 출렁거렸다.
엘라후-프라가 사제들은 지금 지구에서 어떤 교단보다 활발하게 전도 중이다. 그들은 찾아오는 병자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을 수집했다.
그들 보고에 따르면, 이 행성에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신성력 능력자가 존재한다고 했다.
아시프-1은 그가 열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도 엄청난 능력자라면 그의 정신을 들여다보는 것을 통해 무엇이 신성력을 강하게 만드는지, 그 요소를 분해분석하고 이론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다른 이들에게 배양할 수도 있을 터.
그래서 아시프-1은 바로 젠킨슨 타워로 향한 것이다. 그 능력자가 아버지의 벗 휘하에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기에.
그런데, 정작 젠킨슨은 부재중이었다. 아시프-1은 더 머뭇거릴 것도 없이 이 빌딩에 오가는 사람들의 기억을 읽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감시 좀 잘할 것이지. 그 사이 도망치게 놔뒀단 말이야?”
능력자를 관리하던 비서, 블레어라는 엘프는 반 공황 상태였다.
그녀의 마음속은 상사가 시킨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자책감과, 그를 ‘끔찍한 몰골’로 만인 앞에 내보냈다는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들여다보던 아시프-1이 어지러움을 느끼고 다시 빠져나올 정도였다.
“용과 거미, 하프 엘프의 혼혈이라. 확실히 특이한 배경이긴 한데. 그게 열쇠인가? 그럼 마음을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건드려야 할 수도···.”
그럼 일이 더 복잡해진다.
제발 그렇지는 않기를 빌며.
“그래서,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이 녀석.”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그는 감각을 넓힌다.
이 도시에는 현재 신성력의 폭풍이 몰아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곳곳에 퍼진 엘라후-프라가 사제들 때문이다.
여기서 그 도망자를 찾아내는 건, 말 그대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인···.
“······.”
그때.
아시프-1의 시선이 한 곳에 멎었다.
“···어라?”
고개가 살짝 기울더니.
확인하듯이 그쪽을 더 강하게 노려본다.
“설마 그럴 리가?”
일이 쉽게 풀릴 리가 없는데.
그리 중얼거리면서도 아시프-1은 이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상태였다. 젠킨슨 타워의 꼭대기에서, 교황은 입꼬리를 씩 말아 올린다.
“바늘이···.”
텔레포트를 발동하며 중얼거렸다.
“······찾아지네?”
***
동철은 주저앉은 채 두 손으로 눈을 감싸 쥐었다.
“으··· 으윽! 눈··· 눈이···!”
수상한 남자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며 부축했다.
“헐! 형, 미안해요. 괜찮아요? 저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그들을 향해 행인들의 시선이 잠시 멎었다가 차례로 멀어진다. 길거리의 고블린과 햇빛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종족 불명 남자에게 큰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없었다.
“아··· 괘··· 괜찮아요··· 잠시···.”
고블린은 눈물을 훔쳐냈다. 두 눈을 깜박이자 시야가 다시 돌아왔다.
“죽는··· 줄··· 알았네···.”
방금 저 남자가, 증거를 보여주겠다며 신성력을 개방한 순간.
동철은 두 눈이 불타오르는 아픔을 느꼈다. 그는 말 그대로 사방을 집어삼키는, 마주 보기 힘들 정도의 강렬한 섬광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변을 못 느낀 것 같다. 심지어 코앞의 천막 안 외계인 사제들에게서도 별다른 반향이 보이지 않았다.
무슨 수를 쓴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 남자는 방금 어마어마한 신성력을··· 오로지 동철에게만 드러낸 것이다.
“어떻게··· 이게··· 돼요?”
“어떻게? 나도 모르죠. 그냥 하려고 하니까 된 건데.”
동철은 계속 불안한 듯 외계인들의 천막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별걱정을 다 한다는 듯이 웃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도 눈치 못 채게 잘했다니까요? 자, 그러니까 우리는 하던 이야기나 계속해 볼까요? 사실 아직 이름도 못 정했어요. 형이랑 같이 고민하다 보면 그럴싸한 이름이 나오지 않을까 싶으···.”
남자의 말은 거기에서 끊겼다.
공기가 기이하게 일그러진 순간, 고블린의 고개도 한쪽으로 돌아간다.
“······!”
그 찰나, 두 사람은 그전까지 거기 없던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실로 기이한 차림새였다. 지구의 어떤 문화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예복.
동철은 참 희한하다고만 생각했지만, 엘라후-프라가 교단을 관찰해 온 ‘넷째’는 그것에 저 외계인 사제들 복장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걸 눈치챘다.
갑자기 나타난 남자는 아무렇게나 늘어뜨린 장발을 뒤로 넘겼다. 그러자 생기와 호기심으로 가득한 두 눈이 드러났다.
그의 눈길이 고블린과 넷째를 차례로 훑더니.
웃는다.
“생각보다 쉽게 찾았네. 여기 있었구나?”
넷째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젠킨슨 회장이 보낸 사람인가? 어떻게 찾았지? 방금 그건··· 분명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잘 조절했는데.
그리고 혼란에 빠진 것은 고블린도 마찬가지였다.
“어··· 어?”
분명 초면이다. 생김새나 차림새나, 오가다 마주친 적도 없으리라 확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블린은 왠지 저 남자가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다.
둘이 혼란에 빠진 사이, 아시프-1은 넷째에게 손을 내민다.
“잠깐 나랑 같이 좀 갈까? 알아보고 싶은 게 있어서.”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교단의 수장이지만, 정작 본인에겐 한 톨의 신성력도 없는 남자와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신성력을 보유했으나, 정작 휘하에는 한 명의 교인도 없는 남자.
둘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히며 교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