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96
96. 부부싸움은 칼로 목베기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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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노가 화상회의 패널을 조작하는 사이 카바이트는 면담 요청자의 프로필을 살폈다. 그들 고위층이 다 그렇듯 민감한 정보는 그의 권한으로 접속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감출 수 없었던 사건에 대한 서술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군. 큰 사고를 치고 수형자 생활을 했다는 그 여자야.’
왕족을 노동교화형에 처하다니. 높은 신분일수록 엄격한 도덕의식과 의무를 강조하는 엔델리온 다운 처사였다. 카바이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
‘극히 비효율적이다. 그토록 우월한 능력과 재산을 지닌 자를 노동교화에 처하다니. 가치 있는 자는 같은 죄를 범해도 달리 취급해야 마땅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 낭비에 자원 낭비야. 아무튼, 대책 없는 자들 같으니.’
엔델리온의 사상과 성향은 카바이트와 잘 맞지 않는 편이다. 여러 측면에서.
‘무슨 사고를 쳤는지는 비공개 상태군.’
노동교화형 당시의 가짜 신분 역시 감춰져 있었다.
‘아무리 엔델리온이라도 공주를 위험한 곳에 유배보내지는 않았겠지.’
행정 잡무 같은, 소위 말하는 ‘신이 내린 보직’에서 유유낙낙하던 중 석방되었으리라. 수형자 생활도 백 년을 조금 넘겼으니 촉수 끝만 잠깐 담궜다 뺀 정도.
“준비가 끝났습니다.”
형노는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허공에 영상이 떠오르고 상대의 모습이 구현된다.
엔델리온의 공주.
방사형으로 뻗은 스물 여섯 줄기 촉수 사이로, 심연과 같은 눈동자가 보였다. 카바이트가 왕족에게 예를 표하려던 순간.
“꺄악!”
장소와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비명이 짧게 울렸다.
“?!”
공기가 급속히 식는다. 뒤늦게 억누른 듯 음성의 끝이 뭉개졌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모두가 듣고 말았으니.
더 큰 문제는 화상회의 시스템 특성상 발언자를 찾아 자동으로 화면에 띄운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소리를 낸 자를 발언자로 인식했고 그에 따라 본래 화상에 잡히지 않아야 할 형노를 클로즈업하며 잡았다.
그리하여 공주와 위원회 간부는 구석에 서서 벌벌 떨고 있는 수형자를 보게 되었다.
“컥··· 죄··· 죄송!”
홀로그램이 자신이 비춘 것을 알고 형노는 사색이 되었다. 큰 사고를 친 것이다. 사시나무 떨 듯 경련하는 그녀에게 호통이 쏟아졌다.
“이 멍청한 년··· 지금 대체 뭘 하는 거냐!”
카바이트는 다시 고개를 돌려 화면 너머로 사과한다.
“용서하십시오. 보시기에 흉측한 것을 영상에 띄웠습니다. 아시겠지만 위원회에서는 형노로 인간종의 육신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열린 문으로 숨어 들어온 해수(害獸) 같은 것이 아니니 오해마십시오.”
그런데 공주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저 종족이 소형 포유류에게 느끼는 본능적인 불쾌감은 유명함에도, 공주는 차분한 자세로 말을 아꼈다.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고 기겁하며 촉수를 마구 휘두르지도 않으며 대놓고 혐오를 표하지도 않는다.
그녀는 노예를 지긋이 바라본다. ‘베즈니’ 등급으로 분류되는 형노는 화면에 비친 공주를 보고 떤다. 공주는 그 모습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단순히 엔델리온이라는 종족을 처음 봤기 때문이라고 여기기에는 두 눈에 깃든 공포가 너무 깊었다. 더군다나 신체 반응도···.
“뭣 하느냐! 빨리 화면에서 네 영상을 지워!”
“죄, 죄송합니다!”
형노는 울상이 되어 패널을 조작한다. 그러자 홀로그램에서 노예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 순간 공주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저 수형자는 본래 인간종이 아닌가 보군요.”
예리한데?
카바이트는 화가 치밀어 오르던 것도 잊고 감탄했다. 뭘 보고 눈치챘을까?
“어찌 아셨습니까?”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던데요.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붙잡힌 지 오래되지 않아 그럴 겁니다. 저 몸에 아직 적응해 가는 중일 테니.”
대답하면서도 카바이트는 의아해했다. 엔델리온이 인간종 몸짓에서 어색함을 느낀다고?
바퀴벌레를 보는 인간은 그것이 징그럽다고 생각할 뿐 더듬이와 다리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를 못 느끼며, 미세한 차이가 있다 해도 알기 힘들다.
마찬가지로 엔델리온이 포유류 몸짓을 예리하게 파악하는 건 의외였다. 아무리 상대가 지성체라 해도.
공주가 무심한 투로 물었다.
“본래 종족이 무엇이죠?”
수형자 본인에게 노출되면 안 되는 정보다. 게드윅은 육성으로 답하는 대신 앞에 놓인 패널을 건드렸다. 그러자 공주가 보는 화면에 짧은 단어가 뜬다. 그걸 읽은 공주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수형자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슈탄 출신 노예라···.
그것도 엔델리온을 보자 경기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실례가 많았습니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공주는 담담하게 답했다.
“인사청탁 좀 하려고요.”
쳇, 그거였나?
카바이트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당연히 표를 내지는 않는다. 반감은 누른 채 예의를 갖췄다. 저런 치들이 위원회 중급 간부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잘 알기에.
하지만 신분 차이가 있다고 해서 게드윅이 그들 요청을 무조건 들어줘야 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저 공주는 고대 종족이긴 하지만 엔델리온 왕가의 일원이지 위원회 구성원은 아니니까.
“아, 그러셨군요. 최대한 도와드릴 수 있도록 두루 살펴 알아보겠습니다. 저희에게 추천하고자 하는 인재가 어떤 분이십니까? 엔델리온 왕가의 후원을 받을 정도라면 당연히 훌륭한 동량이겠습니다만···.”
“나요.”
“······.”
카바이트는 잠시 침묵했다.
“네?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잘못 들은 것 같은데···.”
“제대로 들었습니다. 청탁할 대상은 나에요.”
게드윅은 당혹감 속에서 온 몸의 털을 흔들었다. 그런 카바이트를 향해 엔델리온은 당당하게 요구했다.
“나를 고용하세요.”
게드윅은 혼란스럽다. 이해할 수 없는 내용에, 이해하기 싫은 방식이었다.
고귀한 신분의 자제들이 위원회에 낙하산으로 꽂히는 일은 흔하다. 험한 일, 궂은 일은 수형자에게 모두 넘겨버리는 종족이지만 위원회 중책만큼은 그들이 직접 맡으며, 그것을 자기실현의 방법으로 삼고 싶다면 문은 항상 열려 있다.
하지만 청탁을 요청하는 주체는 대부분 그들의 부모다. 그러고보니 모왕(母王) 허락은 받은 건가? 더군다나 방금 살핀 프로필에 따르면 저 여자는 놀고먹는 공주도 아니다.
“제가 알기로 공주님께서는 엔델리온의 내정 관련 공무를 담당하시는 걸로···.”
“뭘 걱정하는지 압니다. 이미 왕실 내부 합의는 끝났어요. 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니 청탁도 내가 직접 하는 것일 뿐이에요.”
카바이트는 그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읽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마도 조건을 걸었으리라. 모차원에남는 대신 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공주에게, 자기가 직접 협상하여 일자리를 따면 허락하겠다고 답했겠지. 이미 공주라는 신분 자체가 든든한 무기이니 유리한 조건임을 지적하면서.
전형적인 엔델리온 식 양육법이다. 자녀들에게 쓸데없는 스트레스나 가하는.
카바이트는 일단 더 들어보기로 했다.
“원하시는 자리라도 있습니까?”
공주의 답은 생각 이상으로 구체적이었다.
“차원 #22-189의 위원회 대표소장 자리를 원합니다. 지금 공석이죠?”
“네? 확실히 제 관할 차원 중 하나이긴 하지만 거긴 극오지 4급에다가 변방 중의 변방입니다. 여태 공석으로 남은 이유가 있···.”
그렇게 말하던 카바이트가 갑자기 말꼬리를 흐린다.
‘차원 #22-189?!’
머릿속이 다시 흙탕물처럼 혼잡해졌다. 왜 하필?
그곳은 방금 전까지 그의 심기를 뒤숭숭하게 만든 아시프-666이 파견된 차원이다.
더군다나 타이밍이 너무 묘하다.
“좀 더 자세한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한 차원에 주재하는 대표소장직은 절대 가벼운 자리가 아닙니다. 아무리 엔델리온 왕족이라고 해도 위원회 경력이 전무한··· 아, 실례합니다.”
“이해해요. 낙하산으로 던져 주기에는 꺼려지는 자리라는 거죠? 차라리 공석으로 두면 몰라도.”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고 뒷말이 많이 나올 자리입니다. 그러니 이유가 필요합니다. 그런 변방 차원에 왜 관심을 두시는 겁니까?”
엔델리온은 주저없이 준비한 말을 꺼냈다.
“우리 종족이 아시프-1의 영혼 파편에 큰 관심을 둔 건 아시죠?”
“네? 아, 네. 물론이죠. 그게 왜···.”
위원회에서 그것에 큰 현상금을 걸고 수형자까지 동원해 찾는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정작 위원회를 구성한 고대 종족 내에서 의견이 갈린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카바이트 족은 그것이 불가능한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애초에 수형자들에게 그 임무를 내리는 것에도 반대했다. 다만, 그들을 존중하여 희망고문을 피하자는 의도는 아니었다. 아시프-1이라는 존재에게 쓸데없는 관심이 모이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엔델리온은, 이 이상주의자들은 그것을 반드시 찾아내고자 하는 열의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오래 전 가설을 세웠어요. 그 파편이 어떤 형태로 우주를 떠돌고 있을지에 대해서요.”
“네, 압니다. 이미 조각나고 부서진 영혼이기에 다른 지성체의 몸을 완전히 장악해서 빼앗았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셨죠?”
“맞아요. 그러니 파편은 정상적인 영혼에 가려진 채 누군가의 몸 속에 잠들어 있거나··· 특별한 물건에 깃들어 있을 거에요. 아시프-1의 생전 행적을 생각하면 그 물건은 ‘검’일 가능성이 높고요.”
카바이트는 이야기의 물꼬가 어디를 향하는지 알 것 같았다.
“설마 단서라도 찾으셨다는 겁니까?”
“네. 아시프-1의 파편이 깃든 것으로 추정되는 아티팩트가 지구로 흘러 들어갔다는 신빙성 높은 증거를 입수했습니다.”
다른 고대 종족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것이 뻔하니 엔델리온 차원에서 직접 나기로 했는데, 공주가 그 자리에 지원한 것 같다.
하지만 엔델리온의 공주가 대놓고 목적을 밝히면서 움직이면 파편을 노리는 범죄자들을 자극할 염려가 높다. 따라서 그녀는 지구에 머물 다른 핑계거리가 필요한 것이다.
“확실히··· 고대 종족이 그런 변방 차원에 장시간 머물 핑계로는 적합한 자리지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카바이트는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뭐? 아시프-1의 파편? 그런 허무맹랑한 이유 때문에 중직을 내 놓으라고? 흥, 어림도 없는 소리.
하지만 이 자리에서 바로 거절하면 예의 없다고 비춰질 것이다. 일단 며칠 정도 묵혀 둔 뒤 ‘미치도록 죄송한’ 표정을 지으며 도저히 힘들겠다고 답해야겠군.
“지금 이 자리에서 확답 드리지 못하는 걸 이해해 주십시오. 최대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여 회신 드리겠습니다.”
공주가 화면에서 사라진 뒤 카바이트는 잠시 더 생각에 잠겼다.
‘왜 하필 그 차원이지?’
우연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왠지 마음에 걸린다.
특히, 저 공주가 한때 수형자 생활을 했다는 부분이.
‘그때 혹시라도 접점이 있었다면? 내가 너무 편집적으로 생각하는 건가?’
고민은 길지 않았다. 통신망을 열고 도테스를 부른다.
“아시프-666이 다음 기간 중 접촉한 적 있는 수형자 목록을 정리해서 내게 보내게.”
온갖 데이터 베이스를 다 건드려서 뒤져야 하며 여섯 개가 넘는 관련 부서장 승인을 받아야 하는 업무를 너무도 가볍게 던진다. 설상가상, 상관이 언급한 데드라인을 들은 순간 도테스는 참을 수 없는 살의를 느꼈다.
“······오늘 퇴근 전에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럼 언제까지 되겠나?”
“적어도 일주일은···..”
“내일까지. 엔델리온의 공주를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만들 수는 없지. 어차피 대답은 정해져 있지만 일단 뒤를 캐보고 나서 그걸 던져야겠어.”
화면 너머의 도테스는 목구멍으로 욕을 삼켰다. 그리고 나중에 돌아올 화를 면하기 위해 선수 친다.
“게드윅 님, 아시지요? 아시프 등급 수형자 정보는 대부분 극비입니다. 석방되었다면 즉시 신상자료가 삭제되고 말입니다.”
“개인 프로필은 삭제되어도 임무 수행 기록은 해당 차원에 남을 거 아닌가?”
“말씀하신 기간 내 아시프-666가 근무한 차원 중에는 게드윅 님 관할도 있지만 다른 간부 구역도 있습니다. 그쪽에서 협조를 해 주지 않으면···.”
“나도 알아. 최대한 파 보라고.”
안색이 핼쑥해진 도테스가 사라진 뒤 카바이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냄새가 나.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어디 한번 파헤쳐 보자고, 공주님.’
***
한국에 돌아온 뒤 민준은 며칠 간 집안에 틀어박혔다.
목적은 되돌아온 기억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거기에서 의미를 건져내는 것.
여전히 군데군데 도려내듯 구멍이 뚫렸지만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무래도 오래된 기억부터 먼저 돌아왔던 것 같군.’
창천을 죽일 때 떠올린 부분은 돌아온 것 중 제일 오래 묵은 기억인 듯싶었다.
민준의 본래 종족, 선지자 표현을 빌리면 ‘태초의 종족’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정말로 용을 치고 잡아먹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엘라후-프라가에 모여 잠에 들었다. 아주 오랫동안 이어질 잠을, 거짓되고도 행복한 꿈을 꾸면서.
그 사이 그들이 키우던 드래곤은 변방을 제외한 전 차원에 퍼져 폭군 행세를 하게 되었다. 고대 종족이 돌아오기 전까지 말이다. 이 부분은 수형자로서 아는 역사와 일치한다.
‘그러다가 나만 먼저 깨어난 건가? 어떻게? 왜?’
총대주교의 머리를 만지고 꾼 악몽에 따르면, 깨어난 자신은 카바이트와 접촉한 것 같다. 그들은 남은 동족들도 깨우겠다며 엘라후-프라가의 위치를 물었다.
그 질문에 그는 결국···.
‘답을 해 주었겠지.’
꿈 속 관찰자 입장에서 그 장면을 보며 필사적으로 외쳤던 말을 기억한다. 민준은 그 행동을 치명적 실수로 여기고 있었다.
그렇게 느낄 이유는 하나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결국 배신당한 건가?’
그 결과가 현재의 세계일 것이다. 드래곤 대신 고대 종족이 패권을 쥔 세계. 오직 그들만이 제대로 된 방법으로 달란트를 대량 채굴할 수 있는 현실.
그랬다. 위원회는 손에 넣은 것이다. 민준의 동족이 흘리는 피로 쌓아 올린 권력과 금력을.
그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
가장 큰 고민이었다.
태초의 종족을 신으로 모시는 교단은 다가올 사이클에 맞춰 다른 동족을 깨울 생각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민준은 그것이 옳은 방법이 아니라 여기고 있다. 그렇다면 옳은 방법은 무엇인가?
‘되살아난 기억이 아직 불완전해.’
결정을 내릴 근거가 될 재료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기억이 더 필요하다. 더 되살려야겠어.’
민준이 지금 수준의 기억이라도 되찾을 수 있었던 건 총대주교의 신성력 덕분이었다. 태초의 종족을 잠에서 깨우기 위해 악몽을 흘리는 능력. 그것에 접촉한 순간 민준 역시 악몽을 꾸었고 그 과정에서 기억을 일부 회복했다.
‘같은 방법으로 한 번 더 시도해야겠군.’
상가 지하실에 교단 고위 사제가 머무는 중이니 머뭇거릴 이유도 없었다.
외계인 입장에서는 여흥거리가 될 것도 없으니 내내 기도나 묵상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으리라.
덕분에 독일에서 소모한 신성력이 이미 충만하게 차오른 건 물론이고 정신 역시 어느때보다 정순해진 상태겠지.
민준은 재판관을 만나기 위해 거침없이 지하로 향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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