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885
2부 127화
“허.”
케일의 호법을 자처하고 있던 권왕목현은 짧은 웃음을 흘렸다.
“무(武)의 세계는 끝이 없구나. 아니지, 어쩌면 모든 것이 무(無)인 상태에서 모든 것을 그려 나가는 것이 무(武)일지도.”
전각 전체를 뒤덮고, 곤륜파 전체로 퍼져나가는 이 화의 기운.
“어떠한 마(魔)가 눈앞에 있어도 멸할 기운이로구나.”
그는 지붕을 내려다봤다.
그 아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김공자가 무엇을 만들어 가는지 느껴졌다.
그렇기에 그는 기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오는군.”
장문인 인호를 필두로 하여 제갈미려를 비롯한 수뇌부들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하. 뇌마까지 왔군.”
거기다가 마교의 3인자라 불리는 뇌마도 가마에 올라탄 채 뒤따랐다.
“다들 놀랐나 보군.”
뇌마가 곤륜파로 직접 온 것도 놀랍건만, 장문인이 뇌마의 동행을 허가한 것도 예상 밖이었다.
곤륜의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그는 이 모든 것을 한 사람을 생각하면 납득할 수 있었다.
“장문인은 길을 보았구나.”
뇌마가 어찌하여 곤륜파까지 왔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장문인은 김 공자의 진정한 힘을 지금 알아보고, 뇌마를 안으로 들인 것이리라.
그에게 보여줄 생각일 것이다.
이것이 곤륜에 머무는 힘이라고.
“하지만, 김 공자의 힘은 이것이 다가 아니지.”
권왕은 김 공자의 시간을 지켜주고 싶었다.
봉인된 그의 힘이 모두 풀리길 바라고 있었으니까.
그래야 무의 끝을 볼 테니까.
그의 몸이 가볍게 지붕 아래로 내려 섰다.
위 상선과 목희. 그 두 사람으로 저들을 모두 상대하기는 힘들 테니까.
“여긴 다들 무슨 일인가?”
권왕 목현이 땅에 내려서며 내뱉은 말에 모두 걸음을 멈췄다.
배분으로 보았을 때, 여기서 가장 높은 이가 권왕이었다. 또한 그의 힘은 여기 있는 누구보다도 강했다.
“어르신.”
장문인이 멈칫하며 차마 입을 열지 못했을 때. 푸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권왕 어르신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뇌마는 가마 위에 올라탄 채, 입을 열었다.
“여기 계신 분이 김 공자라는 분이십니까?”
권왕 뒤에 서 있던 위 상선이 마교의 정보 체계에 대해 생각했다.
‘역시 마교도 김 공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구나.’
동시에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남궁세가와 달리 김 공자의 처소를 구경하러 오지 않았던 곤륜파 무인들이 지금은 일정 거리를 둔 채 모여들고 있었다.
이는 뇌마를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훈련이 잘되었구나.’
더불어 곤륜은 전시 태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맞네. 여기는 김 공자님의 처소지.”
“그렇군요. 권왕 어르신께서 호법을 서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 와중에도 뇌마는 권왕과 태연히 대화를 주고받았다.
“누군가의 호법을 서실 분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뇌마가 묘한 어조로 덧붙인 말에 목희의 눈썹이 살짝 들렸다.
그러나 권왕은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는 저를 떠보듯 물어보는 뇌마와 그에게 동조하는 듯한 몇 명의 무림맹, 곤륜파 사람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입을 열었다.
“진정으로 그리 생각하는가?”
그 말에 도리어 뇌마의 푸근한 미소가 살짝 굳어졌을 때.
“저번과 같군.”
권왕의 한마디와 함께, 거대한 불의 기운이 삽시간에 줄어들어 갔다.
아니, 한 곳으로 돌아갔다.
권왕의 어깨 너머에 있는 전각으로 빨려 들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벽선이 넋이 나간 얼굴로 읊조렸다.
“설마 이 거대한 화의 기운을 몸에 품고 있었단 말인가?”
그 순간, 장문인 인호는 무언가를 깨닫고 얼굴이 굳어졌다.
‘새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새들이 날갯짓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새들이 하늘로 솟구치고 있었다.
‘아.’
그는 이제야 깨달았다.
화의 기운이 곤륜파를, 이 봉우리를 뒤덮었을 때, 새 소리를 비롯한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조금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을.
짐승들이 숨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불의 기운에 짓눌려서.
그리고 이 기운이 사라지자, 황급히 움직이는 것이다.
이 기운에게 휘말리기 싫어서.
마치 자연재해를 피해 도망치듯이.
‘아, 이것이야말로 자연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구나.’
장문인은 김 공자의 경지가 자연경이라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이, 이상합니다!
당황한 운선 도사의 전음이 그에게 닿았다.
근방에 대기 중이던 그녀에게로 인호의 시선이 닿았다.
-선아, 왜 그러느냐?
그는 혼란에 휩싸인 운선의 모습에 순간 철렁했다.
-분명, 김 공자님의 기운은 이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담은 전 음에 장문인 인호가 미간을 찌푸렸을때. 남궁마희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여기 있는 다른 이들은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 멍한 얼굴로 김 공자의 처소만을 바라봤다.
“자연경은 오행의 기운을 모두 다루는 것이란 말인가.”
그 말에 벽선이 반응했다.
“그것이 무슨 말인가?”
모두의 시선이 남궁마희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그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들의 의문에 답해줄 필요는 없다는듯.
그에 벽선이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의 말을 어떻게 해석하든 상관없단 뜻으로 알아들어도 되겠나?”
남궁마희에게 네 말을 우리가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퍼트려도 되냐는 물음이었다. 즉, 너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퍼져도 그것을 감당할 수 있냐는 뜻이, 압박이 담겨 있었다.
그 순간, 그는 남궁마희의 입꼬리에 피어오르는 웃음을 보았다.
그녀는 벽선에게 툭 내뱉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벽선 어르신의 상상 너머일 것입니다.”
“!”
그 말에 벽선의 말문이 막혔고, 모두의 표정이 달라졌다.
특히 장문인 인호는 얼굴에 드러나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뇌마에게로 향했다.
뇌마는 여전히 가마 위에 올라탄 채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네 머릿속은 복잡하겠지.’
장문인은 기분이 좋아짐과 동시에,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저런 힘을 지닌 분이 선뜻 먼저 곤륜에 오겠다고 말씀해 주시다니.’
곤륜은 이번에도 이 땅을 지켜낼 수 있겠구나.
그는 울컥이는 것을 꾹 눌렀다. 장문인은 그런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는 자리였으니까.
그때였다.
끼익.
전각의 창문이 열렸다.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냥 있지?”
“괜찮습니다. 제가 부탁하죠, 뭐. 방안에 계속 있기도 그렇고.”
“하긴 피바다가 되었으니, 여기 있기도 그렇겠네. 그래도 내가 나가서 말하는 게 나을걸?”
“뭐 하러 귀찮게 그럽니까?”
퉁명스럽게 답하며 고개를 내민 케일은 멈칫했다.
‘뭐야?’
창문 너머로 사람들이 아주 바글바글하게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번 남궁세가에서 영약을 먹었을 때, 론의 눈치를 보며 옷을 갈아입고 괜찮다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말하느라 바깥 상황을 몰랐던 케일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저렇게 자신을 쳐다보는 수많은 시선에 그는 멈칫하다가 반사적으로 웃었다.
“하하.”
대외적으로 보았을 때 선량해 보이는 미소로.
‘아차.’
그러다가 제 입가에 묻어있는 피가 떠올랐다.
-인간아, 피 닦아라!
라온의 말을 흘려들으며 케일은 입가에 묻은 피를 대충 옷소매로 닦았다.
그러다가 멈칫했다.
이미 옷소매는 피를 잔뜩 머금어 축축해져 있었다.
“어휴.”
수이 칸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다가와 케일의 입가를 천으로 벅벅닦아냈다.
케일은 그런 수이 칸의 손길을 쳐내고, 천을 받아 자신의 입가를 닦았다.
-인간아, 그냥 씻어야겠다.
라온의 한숨이 섞인 목소리에 케일은 괜히 기분이 떨떠름해져 갔다.
“인간아, 앞으로 피 뿜어내면서 웃지 마라. 저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는 더 환하게 웃으니까 이상하다.
케일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렇지만 그의 입꼬리는 자꾸만 씰룩이며 위로 올라갔다.
그때, 위 상선이 황급히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김 공자님, 부탁하실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아무래도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안도 좀 치워야 할것 같고요.”
위 상선은 담백하게 답하는 케일의 목소리가 꽤 가벼워 표정이 밝아졌다가 방안의 풍경을 보고 멈칫했다.
피가 엄청났다.
‘김 공자의 피.’
분명 그럴 것이다.
그런데 저리 피를 토하고서 어떻게 이리 멀쩡할 수가 있단 말인가?
심지어 안색이 더 좋아졌다.
위 상선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공자님. 원하시는 결과를 얻으셨습니까?”
그는 거침없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네. 봉인이 꽤 풀렸습니다.”
환하게 웃는 케일의 모습은 진심이 듬뿍 느껴졌다. 비록 핏자국이 선명했지만.
케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와, 이제 살겠다!
파괴하는 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행입니다.”
위 상선도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그렸다.
“그럼 말씀하신 부분 바로 하겠습니다.”
“아, 바로는 하지 않고, 지금부터 준비해주시면 됩니다.”
“네?”
케일은 놀라는 위 상선에게 태연하게 말했다.
“하나 더 남았거든요.”
“네?”
“영약 말입니다. 한 번 더 할 겁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고?
위 상선의 눈이 커졌을 때, 케일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화생화.
그것은 전설을 가지고 있을 만큼의 영약이었다.
중원이가 한 번 더 거울로 연락해서 말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현재 방패의 봉인은 70% 풀렸으며, 물의 봉인은 53%가 풀렸다.
-나?
그리고 파괴하는 불은.
-68%
화생화 한 방에 68%까지 봉인이 풀렸다.
띠링띠링, 띠, 띠-
“라온, 저거 이불로 좀 덮어놔.”
-알았다, 인간아!
계속해서 메시지가 오는 거울을 무시하는 케일이었다. 뭔가 중요한 게 있어서 살짝 봤더니 찡찡거리는 내용이 태반이었다.
‘혼날까 봐 무섭다고?’
결국 감당할 수 있지만, 혼나는 게 무섭다고 케일을 멈춰 세우려는 중원이었다.
케일은 그 태도가 짜증 났다.
‘나는 지금 사람들 데리고 차원까지 넘어와서 생고생 중인데, 혼날 게 무섭다고 몸을 사려?’
그것도 본인 세계가 달린 일인데?
케일은 호의적인 듯, 뭐든 다 해줄 것처럼 굴지만 실질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소극적인 중원이의 태도에 불만이 쌓여있었다.
‘적어도 샤올렌은 통이 컸어!’
이전 세계인 샤올렌은 케일이 놀랄 정도로 통이 컸다. 그렇게 해야 일하는 사람이 신이 나서 일하지 않겠는가?
‘내 마음대로 간다.’
케일은 이제 중원이를 무시하고 혈교, 푸른 피 가문 사냥꾼을 잡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다른 영약까지 섭취해서 파괴하는 불의 봉인을 더 풀작정이었다.
“그, 그럼 일단 옷을 준비해두고, 방을 치울 준비를 해두겠습니다.”
케일은 위 상선이 잠시 말을 더듬었으나, 이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조금 있다가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다시 창문을 닫았다.
물론 문을 닫으면서 눈이 마주친 제 갈미려와 장문인에게 대충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닫힌 창을 바라보던 위 상선은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자리는 권왕과 다른 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
“…….”
권왕과 위 상선은 서로를 가만히 바라봤다.
권왕을 비롯하여 이 자리에 있는 웬만한 무인들은 케일과 위 상선의 대화를 들을 정도의 청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만큼 무공 경지가 높으니까.
“호법을 서야겠군.”
권왕은 그리 말하더니, 무인들에게 말했다.
“이만 물러나 주었으면 한다만.”
그 말에 반발하는 이들은 없었다.
다들 어딘가 넋이 나간 얼굴로, 혹은 고민이 깊어진 얼굴로 물러날 뿐.
오로지 제갈미려와 뇌마만이 입가에 미소를 달고 있었다.
물론 그 속내는 알 수가 없었지만.
원래 호법을 서던 이들을 제외하고 무인들은 케일의 처소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곳을 지켜보는 시선들은 여전했다.
아니, 더 집요해졌다.
그러나 권왕은 무시했다.
그저 다시금 지붕 아래에서부터 피어 오르는 불의 기운에 감탄을 삼킬 뿐.
‘남궁마희가 눈치챘으니, 남궁가에서는 알아채겠군.’
그리고 남궁마희의 발언으로 다른 이들도 알아챘을 것이다.
권왕도 진즉에 눈치채고 있던 부분.
‘남궁세가에서 물과 나무였다.’
그리고 이제는 불.
‘김 공자는 지금 하나씩 봉인을 풀고 있다.’
소위 음양오행이라 일컬어지는 것들 중에 오행에 해당하는 물, 불, 쇠, 땅, 나무.
그중 김 공자의 경우, 바람을 하나 더 집어넣은 듯했다.
‘육행인가?’
만약 김 공자가 그 모든 봉인을 풀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야말로 자연 그 자체이리라.
권왕은 고개를 들었다.
다시금 사방이 조용해졌다.
화의 기운에 숨을 죽이는 것이리라.
“…경이롭구나.”
노인은 오랜 세월을 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무의 경지에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 * *
“공자님.”
위 상선이 소면을 먹고 있는 케일에게 말했다.
“총군사께서 뵙자고 하십니다.”
“그렇습니까?”
“네. 그리고 장문인께서도 뵙자고 합니다.”
“그래요?”
“네. 뇌마도 방문을 청했습니다. 벽선과 남궁마희, 팽유, 정찬-”
끝없이 이어지는 방문 요청에 케일의 표정이 떨떠름해져 갔을 때, 그는 물었다.
“정찬이면 생강시죠?”
“네.”
“그러면 정찬은 한 번은 봐야겠고.”
소림의 후기지수이자, 생강시인 정찬.
“나머지는-”
고민을 하며 다시 소면을 먹는 케일은 기분이 좋았다.
어제저녁, 72%까지 봉인이 풀린 파괴하는 불.
그것만 생각해도 아침에 일어나 먹는 소면이 아주 맛있게 느껴졌다.
“그, 공자님.”
그때, 위 상선이 상당히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뇌마가 공자님을 먼저 뵙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응?
케일의 표정에 의아함이 서렸다.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엄청난 굉음이 저 멀리서 들려왔다.
“뭔 일이야?”
케일은 들고 있던 젓가락을 놓았다.
“뇌마, 마교와 곤륜이 부딪친 것일까요?”
위 상선이 굳은 얼굴로 말하고는 알아보겠다며 다급히 밖으로 나갔다.
그러고는 굳은 얼굴로 돌아왔다.
“…공자님.”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심각한 얼굴에 케일의 표정도 절로 굳어져 갔다.
위 상선은 이런 표정을 잘 짓지 않았으니까.
“그것이-”
“말씀해 주십시오.”
“하아.”
망설이던 위 상선이 한 손으로 눈가를 매만지며 말했다.
“사마정과 하문이 대장, 그러니까 공자님을 뵈러 와야 하니, 들여보내 달라고 청을 하다가 곤륜파 정문을 부숴버렸습니다.”
사파의 망나니 사마정.
녹림의 2인자 하문.
“…그런데… 그 곁에 있던 두강 대협이 한 손을 거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로운에서 온 미친놈 툰카.
이 셋이 일을 벌였다.
“빌어먹을.”
케일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저도 가겠습니다.”
그러나 최한이 검집을 들어 올리며 나직이 말하는 순간, 케일의 표정이 밝아졌다.
“최한. 믿는다.”
“네.”
역시 툰카 같은 놈들 잡는 데는 최한이 최고지.
케일은 밝아진 얼굴로 방을 나섰다.
부서진 곤륜파 정문으로 향했다.
* * *
그 시각, 뇌마는 전령에게 서한을 내밀며 단단히 일러두었다.
“이건 무조건 바로 천마님께 전달되어야 한다. 알겠느냐?”
“네. 어르신.”
전령은 그의 핏줄이었다. 그렇기에 믿을 수 있었다.
뇌마는 떠나는 전령을 보며 눈을 감았다.
“드디어 천마님께서 찾으시던 사람이 나타났구나.”
다시 눈을 뜬 그의 시선이 김 공자가 머무는 전각 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