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42
142. 러브홀릭 (6)
“하긴 작곡가로 성공해도 슈퍼스타는 아니지. 영화감독이 슈퍼스타가 아닌 거나 마찬가지겠네. 결국 대중이 아는 것은 직접 보고 듣는 배우나 가수이고.”
박재선이 원하는 것은 작곡가로서 이름을 날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중에 가수로 진출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다.
“작곡가는 작가이고 프로듀서는 감독이지. 가수는 배우이고. 그런 의미라고 보면 될 거야. 가수나 배우로 성공을 해야 진정한 슈퍼스타로 대접을 받을 것이고.”
“그러면 언제쯤 올 것 같아?”
“7월말쯤에 와서 계약을 할 것 같아. 일자는 내일이나 확정될 거야. 그 때 곡에 대하여 협의도 하고. 나탈리아 캐튼처럼 정확한 테스트도 해야지. 현재 상태를 파악해야 어떤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지 파악이 될 거고. 예전 노래는 참고자료일 뿐이고.”
“그가 오면 난리가 날 것도 같은데. 앤 플로린이나 나탈리아 캐튼은 팝송을 아는 자들만 알지만 그는 대중들도 알잖아.”
지금 앤 플로린이 한 단계 상승했지만 칼리 크리슨은 그보다도 더 한 단계 위라고 할 수 있는 진정한 월드스타였다. 아직 한류 최고 스타라는 BTU도 조금 낮다고 할 수 있었다.
“사실 잘해야 본전일 수도 있지만 전에 한 성과가 있으니 이제는 좀 다를 거야. 이제는 칼리 크리슨이 불러서 성과를 냈다는 식의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노래만 좋으면 이전의 성과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고.”
앤 플로린이나 나탈리아 캐튼에게 노래를 준 것보다 수입 면에서도 0이 하나 더 붙을 정도로 차이가 컸다.
“그러면 3층에 스튜디오 만드는 것을 서둘러야 할 것 같아.”
“그럴 생각이야. 천천히 할까 했는데 이번 계약 끝나면 새로운 스튜디오에서 작업해야지. 기기도 빨리 신청해야 하고.”
좋은 음향기기는 외국에서 가져와야 하기에 먼저 신청해야 했다. 그런 것을 먼저 정하여 작업을 해야 문제가 없었다.
박재선은 존 드리먼드와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은 제대로 이야기가 되지 않아 칼리 크리슨을 바꿔달라고 하여 통화를 했다. 뭐랄까 존 드리먼드는 왠지 뮤지션이라기보다 사운드엔지니어나 매니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먼저 샘플을 보내달라는데 저작권 등록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작품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어떤 노래가 어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보내라니 어이가 없군요.”
“미안합니다. 존의 경우에 기존에 작업하던 프로세스를 버리지 않으려는 성향이라.”
칼리 크리슨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존 드리먼드의 행위가 이해가 되지만 이번에는 그런 방식으로 처리할 문제는 아니라 생각해 박재선에게 사과를 했다. 샘플을 받아놓고 칼리 크리슨이 고르고 그것을 작곡가가 보완하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게 하면서 존도 자신의 생각이나 평가를 반영하면서 프로듀서로서 역할을 확보했다. 이번에도 그 역할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등한 작업이 필요했다.
“일정이 늦어진 것으로 인해 조급한 것 같습니다. 계약을 하고 테스트를 한 이후에 진행을 하는 것이 맞겠지요.”
“먼저 저작권 등록을 하고 진행을 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사실 일을 두세 번 하는 것밖에 의미가 없습니다. 굳이 그런 것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하면 수정에, 수정을 거치면서 난잡한 상황만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존 드리먼드의 생각은 칼리 크리슨이 원하는데 그런 정도는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겠지만 박재선은 그럴 생각은 없었다.
“대신에 오실 때 원하는 노래가 뭔지 명확하게 정리하여 오셨으면 합니다. 애매모호하게 말하면 듣는 사람은 퍼즐을 맞춰야 할 수가 있고 의미를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작사·작곡을 했던 것들이 있으니 그것을 가지고 가도록 하지요. 그렇게 하면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전달이 될 것이라 봅니다. 같이 작업하는 것에 기대가 큽니다.”
“저도 기대가 큽니다. 앤 플로린처럼 서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확한 방문 일정이 나왔습니까?”
7월말에 방문한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7월 26일 오후에 LA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아마 거기에 도착하면 시차가 있기에 7월 28일 오전이 되겠군요.”
하루가 사라지는 마법이 벌어질 것도 같았다. 미국에서 한국에 오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출발시간부터 행선지, 도착시간, 투숙할 호텔 등의 세부 일정에 대하여 통보를 해주었다.
“계약을 도울 변호사도 동행을 하는 것이죠?”
“물론입니다. 내일이나 모레쯤에 프로듀싱과 작사·작곡 등에 대한 계약서 초안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통상적인 수준의 계약서이니 사전에 수정할 내용이 있다면 회신을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전에 앤 플로린과 작업하면서 맺은 계약에 준하는 조건으로 계약했으면 합니다.”
“앤 플로린도 싱어송라이터이니 비슷한 경우이군요. 그렇게 알겠습니다. 단, 존 드리먼드도 참여하는 부분이 있으니 그 부분은 고려했으면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 부분도 고려하겠습니다.”
물론 존 드리먼드는 음악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실무적인 면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도 같기에 기여도를 반영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호가호위 하려는 부분이 있기에 과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다.
박재선은 KM엔터테인먼트의 천경식 사장이 다소 껄끄러운 사이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상종을 하지 못할 관계는 아니기에 약속장소로 갔다.
“지금 각 기획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어수선한데 그 사이에 빈집털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다소 서먹서먹한 관계가 된 KM의 천경식 사장이 연락을 하여 만나자 그런 말을 했다. 전에 중국을 자극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후에 연락이 없었는데 먼저 연락을 해왔다.
박재선이 조용히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 무리한 요구라는 것을 알기에 연락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연락을 한 것을 보면 뭔가 바라는 것이 있어 보였다.
“가수가 노래를 발표하고 작곡가가 노래를 만들어서 가수에게 주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죠.”
“그거야 그렇지만 이렇게 러시를 하면 문제입니다. 음원차트에 박 대표의 노래로 줄 세우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상반기에 발표한 노래는 제가 만든 노래 30여 곡 정도입니다. 다른 기획사도 모두 다 그 정도, KM만 해도 80곡이나 되는 곡을 발표한 것으로 아는데 많은 것은 아닙니다.”
사실 기획사에서 그 정도로 많은 노래를 발표해도 음원차트에 드는 노래는 많아야 10여 곡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그냥 발표만 하고 묻히는 것이 보통이었다. 반면 박재선의 JS엔터에서 발표한 노래는 대부분 100위권 이내로 최소 하루 정도는 머물렀고 몇 곡은 아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런 의미가 아님을 알지 않습니까? 박 대표가 좋은 노래 만드는 것이야 잘 알지만 그것도 적당히 하자는 것이지요. 우리도 골든 메이트 아니라면 전반기 뭐하나 성공한 것이 없습니다.”
아이돌 그룹이 주력인 3대 기획사들이 줄줄이 아이돌을 컴백시키고 데뷔시켰지만 골든 메이트나 로보틱스, 뮤지카세븐 때문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거기다 5월에 엘프의 여왕 드라마 OST가 발표되면서 나오는 아이돌마다 실패를 하고 있었다.
“그런 판국에 7월말에 로보틱스가 나올 예정이고 거기다 박 대표마저 신곡을 내니 죽겠다는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OST를 불렀지만 저야 작년 가을에 노래 내고 처음인데, 가수가 노래 내는 것으로 뭐라고 하시니 저도 활동해야 하지 않습니까? 무슨 말씀인지 알지만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그걸 뭐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적당히 하자는 말입니다. 시장은 그대로인데 새로운 기획사가 나와 파이를 너무 많이 차지하면 기존의 기획사는 적응할 시간도 없이 적자로 돌아서고 결국 도산의 위험에 직면할 것입니다. 우리 KM도 전반기에 20억 원의 흑자에 불과했습니다. 작년 120억 원인데 무려 100억 원이나 수익이 줄었으니 타격이 큽니다. 아티스트들의 정산금도 반쪽이 되었고 일부 아이돌그룹은 아예 정산을 받지도 못하는 상황이고요.”
“우리는 고작 250억 원 정도 밖에 매출을 올리지 못한 실정인데 조금 과장이 심한 것 같습니다.”
가요계에서 250억 원의 매출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그리 큰 것은 아니었다. 단지 조금 부각이 되는 것이지 그들을 앞지를 정도는 아니었다.
“더구나 해외, 특히 중국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서 250억 원을 한 곳에서 가져갔으니 다른 곳은 100억 원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고 보면 됩니다. 매출액의 감소만큼 수익도 줄었고요. 더구나 음원시장은 앤 플로린의 영향으로 최소 30억 원의 매출 감소가 있었습니다. 시간은 한정적인데 팝송을 들었으니 국내 매출도 줄을 수밖에 없었고요.”
“그것보다 해외시장, 중국시장의 위축이 더 큰 것 아닙니까?”
“그런 상황에서 국내의 매출마저 줄어드니 인원과 비용은 그대로인데 다들 죽는 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박재선은 이야기를 하다가 천경식 사장이 매번 그런 이야기를 와서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한데 굳이 사장님이 나서서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사실 친분이 있기에 곡해를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가수나 작곡가를 그만두기를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오해할 수도 있지만 박 대표가 걱정이 되어서 나서는 것이요. 이 엔터 산업계에는 각종 정체불명의 자금이 들어와 있습니다. 흔한 말로 빨대를 꽂은 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말입니다. 재벌의 자금부터 주먹의 자금, 사채업자의 자금, 일본자금, 중국자금까지 다양합니다. 결국 수많은 이권이 걸려있다는 말입니다.”
“결국 그들이 움직일 것이란 말씀입니까?”
“몇몇 기획사들의 경영진 모임이 있습니다. 거기서 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 내부의 사외이사들의 분위기가 험악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외이사들이란 자금을 댄 전주들의 대리인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사장보다도 더 힘이 좋다고 보면 됩니다.”
보통 기획사는 전주들이 별도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창립자가 오너라고 하지만 지분이 30% 수준이고 몇몇 투자자가 20% 안팎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상장을 하더라도 그런 구조는 그대로 유지가 되고 그들의 대리인이 이사나 사외이사로 도사리고 있었다.
“결국 배당이 줄어들면 전주의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고 그 책임을 나에게 물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런 사장님은 일이 벌어질까 걱정이 되고요.”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 회사만 해도 골든 메이트가 아니었다면 행동에 나섰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정우그룹과 한울그룹에서 투자를 했기에 함부로 움직이지는 않겠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는 자들도 있기 마련이니….”
재벌이건 뭐건 일부터 저지르는 자들이 있다는 말이었다. 그런 말에 박재선은 중국만이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갑자기 두려운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나쁜 짓을 하지 않은 이상 굳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